실장이 있는 풍경 9 ~ 가을의 뒷산
실장이 있는 풍경 9 가을의 뒷산
전 스크립트 “가을의 실장 일제구제”의 속편입니다.
= 레귤러 멤버=
나 : 시골의 겸업농부
쥰 : 바보 아들(초등학생)
크리: 눌러 사는 실장홍 (정식 명칭 크림존)
−− 프롤로그 −−
10월 중순. 아직 따스한 가을 산에 자를 데리고 있는 산실장이 있다.
모녀 3마리는 붉은 나무열매나 버섯, 곤충의 번데기 등을 양팔 가득히 안고 있다.
「텟치ㅡ텟치ㅡ♪ 빨리 집에 돌아가서 맛난 맛난 밥인 테치ㅡ♪」
「무거운 테치이 오늘도 밥 잔뜩 구했지만 힘든 테츄ㅡ」
자실장들은 기쁜 듯한 얼굴이다.
하지만 친실장은 시무룩한 얼굴을 하고 있다.
「곤란한 데스우…. 거기에도 도토리 별로 없었던 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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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맑으므로 소풍 기분으로 소풍 삼아 칠엽수를 주우러 가기로 했다.
연말에는 곶감이나 “吊るし餓鬼(매단 아귀[츠루시가키] : 곶감과 같은 발음이고 실장석을 이야기하는 듯)”와 함께 밤떡을 조금 만든다.
불을 맞추기가 어려워서 실패하면 전부 먹을 수 없게 되므로 어디까지나 조금만이다.
잘 되면 연말에 동생에게 보내는 고향의 먹거리가 된다.
아들인 쥰과 같이 사는 실장홍 크리(정식명칭 크림존)를 데리고 간다.
이런 줍기에는 시점이 낮고 수를 채울 수 있는 아이나 실장생물이 매우 도움이 된다.
그것도 그렇고 어른이 흥에 겨워서 힘을 쓰면 다음 날에는 허리가 아프니까 말이지.
참고로 밤떡은 시골의 토산품점에서 팔고 있는 특정상품이다.
국산 밤의 열매는 산지기가 진심으로 팔면 꽤나 좋은 수입원인 듯 하다.
페트병의 차, 종이컵, 목장갑, 수확물을 넣을 비닐봉투(시골이므로 편의점 봉투라고는 부르지 않는다), 간식 등등을 배낭에 넣는다.
만일을 대비해서 곰 방지용 방울을 달고, 각자 체격에 맞춘 지팡이를 가지고 출발 진행.
−− 2 −−
산 추자가 솎아내어 지지 않고 성장할 수 있었던 것에는 이유가 있었다.
친실장이 원래 있던 무리가 월동준비에 실패한 것이다.
원인은 콜로니의 리더가 무능했던 것도 협조성이 떨어지는 분충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최악에 가까운 재해가 스멀스멀 걸어온 것 뿐이다.
재해의 형태는 몸 길이 150cm, 체중 70kg
이래뵈도 일단 혼슈 최강의 동물씨이다.
「뎃 갸 아 아 아 아 아 아 ㅡㅡ앗?!?!
도망가는 데스! 모두 도망가라는 데스ㅡㅡㅡ읏!!」
우연히 동면에 적합한 땅을 찾고 있던 반달 가슴 곰에게 월동굴의 장소를 들킨 것이다.
반달 가슴 곰은 그 강한 팔로 월동굴의 입구를 파서 넓혀보기로 했다.
이럴 때를 위해서…제대로 준비해 둔 비상구가 확실히 도움이 되어버렸다.
「………저리 가라는 데스ㅡ 빨리 나가라는 데스우우우우우우」
풀숲에 숨어서 멀리서 보고 있었지만, 계속 기다려도 곰은 가지 않는다.
용기를 짜낸 리더가 비상구로부터 힐끔 들여다보러 돌아가니, 곰은 산실장들이 힘내서 모아둔 식량을 몽땅 먹어 치우고 잠이 들었다.
따뜻따뜻한 자실장복과 번데기솜이 깔려있는 따끈따끈 월동굴이 매우 마음에 든 모양이다.
이미 절대로 나가지 않을 작정인 것이다.
「도두우우우욱… 집을 돌려내라는 데스우우우우」
하고 작은 목소리로 욕을 해도 곰의 귀에는 데스데스 하는 소리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무지나(너구리) 정도라면 쫓아낼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숲의 곰님을 앞에 둔 산실장 따위에게 뭐가 가능할 것인가.
여름의 끝자락에서부터 주도 면밀하게 계획을 세우고, 겨우 완성된 노력과 수고의 결정이 모두 물거품으로 변했다.
공원의 들실장이라면「이건 꿈인 데스우…모두 나쁜 꿈인 데스우…」하고, 집단현실도피 끝에 위석붕괴가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산실장에게 그런 빈약한 녀석은 없었다.
식량도 주거도 모든 것을 잃어버린 무리는 이제부터 어떻게 할 것인가를 협의했다.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이제부터 새로운 월동굴을 준비해서, 식량을 확보하는 것이다.
눈이 오기 전까지 월동굴을 파는 것 자체는 아직 충분히 가능하다.
하지만 올해는 산에서의 도토리 수확이 나빴다.
근처의 도토리 채집장은 모조리 채취해버렸다.
겨울의 방문이 빠를 것이라고 예견하여, 서둘러 월동의 준비를 시작한 것이 오히려 나쁘게 작용했다.
1석 2석이라면 모르지만 무리가 월동할 수 있는 식량은 없다.
차선책으로써 다른 산실장 콜로니의 월동굴을 습격해서 뺏는 것이었다.
위험도는 높지만 성공하면 돌아오는 것은 크다. 이기면 모든 것을 손에 넣는다.
진다고 해도 잃을 것은 없다.
하지만 약탈이라고 하는 것은 상대가 있어야 성립되는 것.
비장한 각오로 근처 골짜기로 향한 무리가 본 것은, 빗물이 가득 찬 텅 빈 동굴이었다.
「「「데???…」」」
굴은 감자 캐기를 하러 온 인간에게 발견돼서 사냥되고, 파여져 박살 났다.
산실장에게 있어서 곰이 최악에 가까운 재해라면 닝겐은 최악의 재해다.
그 후 멧돼지가 어지럽힌 듯 한 구멍에는 번데기는커녕 도토리 하나 남아있지 않았다.
다른 콜로니를 찾으려고 해도 이 이상 먼 곳은 지리를 알지 못한다.
정처없이 산을 떠돌다가 객사하거나, 운 좋게 다른 월동굴을 발견한다고 해도 굶주리고, 피로한 상태에서라면 오히려 당할 가능성이 높다.
오히려 곰이라도 나타난다면 차마 보지 못할 꼴을 볼 수도 있다.
어느 쪽이건 위험은 피할 수 있지만, 이 도박은 얻을 수 있는 것이 너무 적었다.
다음 선택지가 다른 토지로 이동하는『이주』를 행하는 것이었다.
라곤 했지만 목적지는 없었다.
근처 골짜기의 사냥터 상태도 비슷했다.
따뜻한 쪽, 말하자면 남쪽으로 여행해 보자, 그런 것으로 결정되었다.
실제로는 눈이 오는 곳의 감소에 따라 생활권을 넓혀 북상하고 있던 노루가 산을 먹어 치웠다.
남하한다고 해도 반드시 식량사정이 호전될 일은 없었지만 그녀들이 알 수 있을 리는 없다.
본능이 이끄는 대로『이주』를 실행되기로 하였다.
이 때, 어느 젊은 개체로부터 인간의 마을 근처로 가보자, 봄이 되면 다시 산 속으로 돌아오자 라고 하는 의견이 나왔다.
사육실장이 되어서 따뜬따끈 덩실덩실 같은 들실장 적인 허언이 아니라는 것은 당연하다.
인간의 시점에서 보자면 이 생각 자체는 어느 의미로 합리적이라고 말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무리의 리더는 바로 그 의견을 거절했다.
리더는 닝겐의 공포와 인간 마을의 유혹의 위험성이 뼈 속까지 박혀 있었다.
닝겐의 땅에서 지낸 석은 더럽혀진다.
돌아와도 이제 더 이상 석으로는 돌아오지 못한다.
더 이상 산에서 살 수 없게 된다.
대대로 내려오는 산의 가르침이다.
리더가 엄숙하게 가르침을 내리니 올곧은 고참들은 그 말에 따랐다.
참고로 그 의견을 낸 젊은 개체는 추자를 잉태하고 있었다.
무거운 몸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은 걸림돌이 된다.
그리고 도중에 출산해도 낳은 자는 버려두고 갈 수밖에 없다.
그녀는 마음을 먹고 무리를 벗어나기로 했다.
같은 위험을 감수할 것이라면 차라리 자를 데리고 가족으로 겨울을 넘겨보자.
추자에게의 미련 때문에 무리와 오랫동안 살아온 깊은 산속을 떠나는 산실장은 많다.
그 밤, 한 마리의 산실장이 슬쩍 무리를 벗어났다. 말하자면『탈주자』이다.
그리고 산속 깊은 곳에서 조심스레 뒷산을 내려온 그녀는 적당한 주거지를 찾아, 무사히 추자를 낳은 것이다.
−− 3 −−
산길에 들어가자마자, 양동이를 든 실창석이 영차영차 하고 도토리 줍기를 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명찰을 보니 마을의 킨야씨 댁의 실창석이다.
크리가 다와다와 인사하니 보쿠ㅡ 하고 간단한 대답을 하고 일을 계속 했다.
그러고 보니 거기는 휴경지에서 이베리코 실장의 양식에 도전했었지.
국산사료를 사용한 고급 브랜드를 목표로 한다던가 맏아들인 카즈오군이 열심히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숲 안쪽을 보니, 요 전에 일제구제 때에 포획한 실장석이 노예노동을 하고 있었다.
긴 사슬로 나무에 묶인 알몸의 실장석이 데ㅡ데ㅡ 하고 우울한 목소리로 울면서 도토리를 줍고 있었다.
데에에엥 데에에엥 데스ㅡ데스데스우우우
데갸아아아아ㅡ
일해라ㅡ일해ㅡ 열심히 일해라아아ㅡㅡ
숲 안쪽에서 울고 있는 실장석을 질타 격려하는 카즈오군의 늠름한 목소리가 들렸다.
이베리코 실장은 사료에 포함되는 도토리의 배합비율이 5할 이상이 아니면 육질이 단숨에 떨어진다.
한때 악질적인 식품위장이 걸려서 브랜드 기준이 껑충 뛰어올랐다.
중국산 도토리 사료는 잔류농약의 악평도 있고, 북미산은 수송비용이 비싸다.
최근에는 체크가 심하니 먹이 구하기도 힘들 것이다.
힘 내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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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는 월동에 빠질 수 없는 소중한 보존식이다.
비축한 도토리의 양이 산실장의 월동가능 개체수를 거의 결정한다고 해도 좋다.
하지만 그런 마마의 마음씀씀이를 이해하기에는 장녀와 차녀는 아직 어렸다.
오늘도 제대로 밥을 구할 수 있어서 기쁜 테치.
껍질 까기가 귀찮고 딱딱한 도토리보다 맛난 테치.
이 정도의 이해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어쩔 수 없는 테치 꿀꿀이 먼저 먹어버렸던 테치」
「하지만 대신할 밥을 잔뜩 구한 테치 도토리보다 맛난 테츄」
「…어쩔 수 없는 데스네 일단 집으로 돌아가서 다시 나오는 데스」
아침 일찍부터 먹이 구하기를 하고 있던 산실장모녀는 한번 집으로 돌아가 먹이를 먹기로 했다.
산실장의 가족은 하천에 가까운 잡목림에서 우연히 발견한 쾌적한 토굴에서 지내고 있었다.
그곳은 언젠가 숯막(숯을 굽는 곳에 지은 움막)이 있던 장소였다.
폐기되어 30년 가까이 된 움막은 이미 흔적도 없다.
숯을 굽던 가마도 천정이 무너져 대부분 침몰되어있었다.
하지만 돌과 벽돌로 이루어진 가마 근처는 실장가족에게 있어 적당히 좋은 주거를 제공해주고 있었다.
집 가까이 가니 집을 지키면서 구멍의 흙을 파던 삼녀가 알아채고 다가와 테츄테츄 하고 기쁜 듯이 맞이해주었다.
그 목소리를 듣고 안에서 아장아장 하고 4녀도 달려 나왔다.
「마마ㅡ 오네챠ㅡ 어서오시는 테치ㅡ」
「늦은 테츄 밥 빨리 달라는 테치ㅡ」
배 고파 밥 밥 하고 달려드는 4녀를 달래면서 집 앞에서 나눈다.
물기가 있는 과일이나 버섯, 곤충류부터 먹고, 보존이 가능한 도토리 류는 소중히 보관한다.
가을의 결실 덕분에 당장의 먹을 것에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도토리가 모자란 것은 월동식량의 비축에 커다란 영향을 주었다.
원래 야생동물 사이에서는 빠른 자가 임자인 도토리 쟁탈전이 일어난다.
더욱이 어느 인물에 의해 마을의 도토리의 대부분이 수확되어버린 것도 연쇄적으로 산의 식량사정에 영향을 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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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랏차으랏차 씩씩 다와다와 하고 산길을 올라간다.
골짜기에 띠링띠링 하고 곰 방지용 방울의 청량한 소리가 울린다.
크리는 야생에서 태어났으므로 터프하다.
인간의 페이스에 잘 따라오고 있다.
머리카락에 달아준 100엔숍의 방울이 힘차게 흔들린다.
그에 비해서… 제대로 안 할거냐.
오락기 게임이니 카드게임이니 그런 곳에 정신을 팔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의 어리…. 으흠.
뭐랄까, 나와 총놀이를 하던 할배 정도의 세대차이라 할 수 있겠지.
한 시간 정도 걸은 때에 계곡이 내려다보이는 경치가 좋은 고지대에 올라섰다.
거기에 배낭에서 차를 꺼내서 휴식하기로 했다.
여기서부터 조금 더 가면 계곡으로 내려가는 좁은 길이 있다.
자 마셔.
얼마 남지 않았다.
−− 6 −−
산실장이 월동용으로 보존하는 음식물의 태반은 도토리류가 차지한다.
산밤과 비자나무열매는 특별한 먹거리이다.
껍질이 두껍고 딱딱한 가래나무 열매, 떫은 칠엽수 열매도 섞여있다.
다른 잡다한 감자나 무성아, 구근, 식물의 씨앗, 곤충의 번데기 같은 것도 보존식이 된다.
오늘 아침의 수확을 친실장은 후다닥 나눴다.
「아직인 테츄카 배 꼬륵꼬륵 테츄웅」
「야 데슷! 좀 참으라는 데슷!」
테에에에에엥
나누는 중에도 참을성 없이 손씨를 뻗어온 사녀를 탁 때려서 쫓아낸다.
「테에에엥 배 꼬픈 테츄ㅡ 테에에에엥」
뒤집혀서 버둥버둥 거리며 울고 있는 사녀를 곁눈질하며 나눈 보존식을 종류별로 밥굴에 넣어서 확실하게 돌로 뚜껑을 덮는다.
커다란 자에게는 마마에게 무슨 일이 있으면 이것을 먹고 살아남는 데스 하고 이야기해두었지만, 집을 지키는 쬐그만 자들은 돌을 움직이지 못한다.
이렇게 해두지 않으면 점점 분충기질을 뿜어내기 시작한 사녀가 제멋대로 손을 댈 것이다.
이런저런 산딸기나 빨간 나무열매, 보라색을 띈 덩굴열매, 싹이 트기 시작한 갈라진 도토리, 버섯, 메뚜기, 굼벵이 등을 아이들에게 나눠준다.
아까까지 울고 있던 것은 어디로 갔는지, 드디어 밥이 나와서 사녀가 텟츙~♪하고 달려들었다.
예의 바른 장녀쨩, 차녀쨩, 삼녀쨩은「「「잘 머께씁니다ㅡ」」」하고 잘도 하는데….
…때가…온 데스네….
−− 7 −−
구의 입회지를 지나는 산길에서 벗어나, 완만한 계곡으로 내려간다. 바닥에는 계곡물이 흐르고 있다.
그 경사면 도중에 수령 150년 정도 되는 밤나무가 자라있다.
에도시대에는 소중히 취급되었던 밤도 메이지 때로부터 쇼와에 걸쳐 많이 베어졌다.
그게 저 나무는 줄기가 낙뢰로 찢어져있었으므로 베어지지 않고 살아남은 것이다.
어느 쪽이 좋았을지는 모르지만.
지팡이로 풀이나 덩굴, 관목을 제치고, 발 아래쪽에 주의하면서 비탈길을 내려간다.
아무래도 우리들 앞에는 선객은 없던 모양이다. 그 대신 길 상태가 좋지 않다.
쥰과 크리가 잘 따라오는지 돌아본다.
괜찮으냐, 넘어지지 마라.
−− 8 −−
추자는 산의 식량이 풍부한 계절에 태어난다.
그러니 겨울의 기아를 버티지 못하는 일이 많다.
엄한 선별, 교육, 근성, 무리에 대한 충성심을 박아 넣은 춘자라면 콜로니 전채의 이익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태어나 얼마 안된 어린 추자는 무리보다는 먼저 자기 자신을 우선한다.
낳은 어미에게의 의존심이 남아있으므로 무슨 일이 있어도 어미가 자신을 보호해 줄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럭저럭 좋게 태어났다고 살려두면, 제멋대로 보존식에 손을 대어 콜로니 전체를 위기에 빠트릴 수도 있다.
겨울의 목숨 줄을 먹힌 뒤에 린치를 가한다고 해도 이미 지난 일.
이렇게 경험치를 쌓아 올린 산실장 콜로니에 전해지는 철칙이 만들어졌다.
추자는 바로 솎아낼 것.
비정한 규칙은 선조가 흘린 땀과 피눈물의 결정인 것이다.
무리를 떠나, 산의 규칙을 버린 친실장의 눈으로 보아도 사녀는 낙제점이었다.
엄한 자연의 안에서 살아갈 실장석의 일원으로써, 그녀도 상냥할 뿐인 어리석은 어미는 아니었다.
출산 때에, 오녀로써 태어난 엄지실장은 그 자리에서 계곡에 흘려 보내, 처음부터 없었던 걸로 했다.
막내였던 저실장도 있었지만 이미 환생의 구멍에 던져 넣었다.
구더기는 추위와 어둠과 고독과 굶주림에 레삐레삐 잔뜩 울고 번데기화 한 뒤, 지금은 밥구멍에 나비 번데기와 섞여있다.
참고로 폭신폭신하고 따뜻한 견면(고치솜)은 장녀와 차녀의 뒷머리를 보호하는 후드의 안쪽에 넣어두었다.
마마로부터 포근포근 한 선물을 받아 기뻐한 자매가 그 정체를 알 일은 영원히 없다.
산실장인 그녀에게 있어 엄지와 구더기를 솎아내는 것은 처음부터 당연했다.
분충화가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 사녀의 솎아냄도 거부감은 없다.
문제는 삼녀다.
월동식량의 비축량은 절대로 만족할만한 상태는 아니었다.
이대로라면 차녀도 솎아내지 않으면 안된다.
지금, 삼녀를 솎아내지 않으면 차녀의 솎아냄까지 확정되어버린다.
놀기만 하고 제멋대로인 사녀에게 감화되지 않고 열심히 일해주는 삼녀를 솎아내는 것은 힘들었다.
하지만 이대로 정 때문에 쓸데없는 자를 키우면, 이후에 힘든 일을 겪게 된다.
위석에 박혀있는 냉철한 산실장의 본능이 솎아내기를 재촉했다.
삼녀와 사녀는 오늘 솎아낸다.
살아남아야 할 것을 살리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그것이 그녀가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업인 것이다.
흙 나르기로 진흙투성이가 된 삼녀와 사녀(이쪽은 전혀 더러워지지 않음)의 머리를 어루만지며, 빙긋 웃으며 말했다.
「오마에들도 꽤나 커진 데스 마마는 기쁜 데스
낮에 삼녀쨩과 사녀쨩에게 강에서 세탁하는 법을 가르쳐 주는 데스
장녀쨩과 차녀쨩은 산에서 동글동글 열매를 줍는 데스
마마가 없어도 잘 할 수 있는 데스네」
아이들은 즐거워했다.
한쪽은, 마마와 함께 외출인 테츄웅
한쪽은, 물론 할 수 있는 테치 힘내는 테치ㅡ
하고….
−− 9 −−
「아빠 보이지 않아」
「다와와다와ㅡ」
…안되겠군 이거.
올해는 전혀 구할 수가 없다.
두 명과 한 마리가 나무 밑을 찾아봤지만 전혀 없었다.
열려진 껍질은 있지만 중요한 내용물이 없다.
도토리가 별로 없어서 멧돼지가 먹어버렸나?
하지만 그거라면 콧등으로 땅을 강타한 흔적이나 먹고 남은 찌꺼기가 더 흩어져있어야 한다.
대체 무슨 일이지…
설마 경사면 아래쪽으로 굴러갔을지도 모른다.
좀 더 찾아보자고.
−− 10 −−
그녀들이 동글동글 열매라고 부르고 있는 나무열매가 맺히는 나무는 둥지에서부터 거의 하천 쪽의 계곡 경사면에 나있다.
둥지보다 조금 올라간 곳에 있지만 자실장의 다리로도 그렇게 멀지는 않다.
그런 가까운 곳이라도 산자 자매는「첫 심부름」에 두근거리며 처음에는 주위를 경계했다.
아장아장 걸어가면서 집 쪽을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돌아보았다.
하지만 그곳은 마마와 함께 몇 번이고 걸었던 먹이 길.
위험 따위 그렇게 있을 리가 없다.
익숙한 동글동글 나무에 가까이 가면 갈수록 긴장감이 옅어진다.
지금까지 움찔움찔했던 반동으로 자매는 점점 겁이 없어졌다.
잔뜩 동글동글 열매를 주워가는 테츄ㅡ
돌아가면 마마에게 잔뜩 좋은 아이 좋은 아이 해달라고 하는 테츄ㅡ
텟츄ㅡ텟츄♪ 테츄텟츄ㅡ♪
완전히 기분이 풀어진 자매는 노래를 부르면서 경계심 없이 텟치텟치 걸어갔다.
이런 허술하고 무모한 일은 마마가 있었다면 절대 용서하지 않았을 것이다.
……띠링……띠링…띠리리링
겨우 나뭇가지 아래에 도착했을 무렵 즐겁게 노래를 부르고 있던 두 마리는 들어본 적 없는 청량하고 아름다운 소리를 들었다.
띠링띠링띠리리링
?……예쁜 소리가 들리는 테치
뭐인 테츄카? 저 소리?
산실장이 15cm쯤 되면 슬슬 자립심이 생겨날 때이다.
참고로 공원의 들자실장이었다면 20cm를 넘긴 때부터 중실장병이라고 불리우는 멍청한 반항기에 들어갈 때가 있다.
조숙한 산자실장 자매는 둥지에 도망가지 않고 주어진 과제에 대해 스스로 판단을 내리고 대응해보기로 했다.
정체불명의 무엇과 조우한 때,
①경계한다
②정체를 파악한다
③대상의 위험성, 유익성을 판단하고 대처한다
이지만, 아무리 그래도 조우 상황이 너무 나빴다.
이 시점에서 산자실장 자매는 완전히 들떠있었다.
겁이 없어진 산자실장 자매는 ①의 단계를 건너뛰어버렸다.
호기심은 석을 죽인다.
실수를 거듭하여 성장하는 것이 인간이라고 하는 생물이다.
하지만 실장석이라고 하는 하찮은 생물에게 있어서 실수는 목숨의 끝인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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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성이 비슷한 실창석과 실장석은 자연계에 있어서 심한 대립관계에 있다.
야생의 실장석과 실창석의 격돌은 격렬한 투쟁의 끝에 한쪽의 죽음, 드물게 모두 죽게 되어 끝나는 피비린내 나는 결과가 되는 일이 많다.(승률은 말할 것도 없으려나)
그런 불구재천의 관계와는 다르게 산실장과 야생실장홍의 사이에는 생태적인 대립관계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야생실장홍은 찻잎을 주식으로 하는 극단적인 식성을 가진다.
일본의 생태계에 있어 대립하는 생물(일부 곤충을 제외)은 없다고 해도 좋다.
이런 실제 해가 없는 존재임에도 상관 없이 산실장은 실장홍을 좋아할 수 없는 이웃, 역병신으로써 배제하려고 한다.
이 습성은 인간의 총애를 갈구하는 질투로부터 사육실홍(이것은 실장홍에 국한되지 않는다)을 증오하는 들실장의 천한 근성과는 행동원리가 다르다.
생존합리성을 추구하여 쓸데없는 싸움을 피하려고 하는 산실장이 어째서 이런 행위를 하는 것인가.
그것은 야생실장홍이 산실장에게 있어서 위험한 적을 불러들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도 알고 있겠지만 개와 실장홍은 매우 사이가 좋다.
늙은 버려진 개와 실장홍이 사이좋게 여행을 하는 동화「찻잎 찾아 삼천리」는 아이 취향의 그림책으로써 인기가 있다.
TV에서 매일 아침 방송하고 있는『오늘의 멍멍이』에서도 개와 실장홍이 노는 사랑스러운 모습은 소재로써 자주 비춰지고 있다.
미아가 된 사육견을 찾았더니 공원에서 야생실홍의 둥지에 눌러앉아있었다고 하는 이야기는 자주 듣는다.
야생실장의 무리에 습격 당한 실홍의 비명을 들은 가까운 사육견들이 사슬을 끊고 달려와서 분충들을 모두 죽였다고 하는 미담도 있다.
이 우호적인 관계는 실장홍이 개에 대해 친화성이 높은 우호 페로몬을 분비하기 때문에 생겨나는 것이다.
실장홍에게 있어 개는 우수한 보디가드이고, 편리한 탈 것 동물이고, 따뜻한 이불이다.
개에게 있어서 실장홍은 시력을 보조해주는 감각기관이고, 간접공격수단을 가진 기수이고, 카테킨의 효능으로 둥지의 위생환경을 좋게 만드는 하우스 키퍼이다.
실장홍과 개의 관계는 옛날부터 연구관찰의 대상이 되어, 상리공생의 전형적인 예로써 학교의 이과 교과서에도 실려있다.
야생의 실장홍은 들개, 특히 일을 다해 버려진 사냥개 등을 길들이는 일이 있다.
산실장에게 있어 야생실장홍 자체는 해가 없지만 그녀들이 불러들이는 위험한 동거자가 문제가 된다.
육식성이 강하고 우수한 헌터인 개는 실장석에 있어서 곰에 비견될 만큼 위협이 된다.
그런 역병신을 불러들이기 않기 위해서 산실장은 자기 구역에 들어온 야생실장홍을 집요하게 쫓아내려고 한다.
물론 직접대결을 하게 되면 불리하므로 찻잎이 우거진 곳이나 주거에 똥을 흩뿌리는 일이 주가 된다.
참고로 공원의 들실장도 가까이에 사는 야생실장홍을 배제하려고 할 때에는 비슷한 수단을 행한다.
하지만 그 행동이 실장석에 대한 인근 주민의 혐오감을 부추겨 빠르게도 자업자득인 재해를 불러들이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 12 −−
산자실장 자매의 눈은 실장홍의 금발을 장식하는 신기한 것에 박혀있었다.
그것은 흔들릴 때마다 띠링띠링 하고 가벼운 소리를 내는 방울이었다.
멋진 테츄…저거 가지고 싶은 테치.
가지고 싶은 테츄 가지고 싶은 테츄
위석에 새겨진 산실장의 축적된 기억은 야생동물에 대한 많은 정보와 그것에 대한 대처법을 산자실장 자매에게 주었다.
하지만 실장홍에 대해서는 원래 천적이라고 하는 관념이 심어져 있지 않았다.
실장홍 자체는 포식자는 아닌 것이다.
마마로써도 선배석으로부터 말을 들었을 뿐이고 실장홍을 직접 상대한 적은 없었다.
필연적으로 태교에서의 중요성도 적어진다, 랄까 다른 살아가는 데에 있어서 중요한 것이 너무 많았다.
붉은 것은 운치로 싫어하게 만든다, 이것이 산자실장 자매의 뇌에 어렴풋이 박혀있는 대 실장홍 대처법이었다.
여기에 지금까지 쌓아온 판단력, 습득한 기술을 응용하면…
①저 반짝반짝 하는 머리에 운치를 던진다.
②빨간 녀석이 머리에 붙은 운치를 씻으려고 개울로 간다.
③머리카락을 씻으려고 저것을 벗는다.
④틈을 봐서 저것을 쓱 챙긴다.
공원의 들자실장과 달리 일단 그럭저럭 합리성을 지닌 작전이 되었다.
이것이 행복회로를 발동한 공원의 들자실장이었다면….
①운치 묻히면 노예인 테치.
②노예로부터 헌상을 받는 테치 치프프.
↓
현실은 비정하다. 똥자충은 악즉참. 연대책임으로 일가실각.
이걸로 한 건 해냈군 햣하ㅡ, 라고 하는 황금률이 있다.
서두르는 테칫 빨리 운치 잔뜩 싸는 테치
방울이 눈에 어른거리는 산자실장 자매는 재빨리 팬티를 내리고 끙끙뿌직뿌직 운치를 싸리고 했다.
그늘로부터 운치를 던지고는 재빨리 숨어 상황을 훔쳐볼 생각이었다.
빨리, 빨리 저 띠리링을 손에 넣고 싶었다.
마음이 급해진 자매의 마음은 띠리링으로 가득 찼다.
띠링띠리리링
어라?…예쁜 소리가 잔뜩이 된 느낌이 드는 테츄?
분명 저 멋진 물건이 잔뜩이 된 테치! 기쁜 테치♪
띠리링 하는 소리가 커지고, 거기에 수가 늘어난 듯한 느낌이 든다.
저것 외에도 띠리링을 단 빨간 녀석이 있을지도 모른다.
두 마리가 기뻐하면서 뿌지직 푸드득푸드득 하고 운치를 싸고 있으니 주변이 갑자기 어두워졌다.
테에?
…테치?
위로부터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팬티를 내려서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게 된 산자실장 자매가 얼굴을 들었다…….
…………………짧은 검은 머리카락의 생물이 거기에 있었다.
뜨거운 시선이 산자실장 자매를 바라보고 있었다.
흉악한 포식자가 환희의 웃음을 띄웠다.
−− 13 −−
…풀숲을 뒤지면서 밤을 찾다가 생각지도 못한 것을 발견했다.
우홋! 자실장이 두 마리!
왜인지 팬티를 벗은 채로 웅크리고 있었다.
눈이 마주치니 쿠당 하고 엉덩방아를 찧었다.
기어서 아장아장 도망가려고 하는 자실장을 휙 건져 올렸다.
붙잡힌 자실장이 챠아 챠아 하고 날뛰어서 손에 똥이 묻었지만 신경 쓸 때가 아니다.
꽤나 월척이다. 해냈다ㅡ♪
−− 14 −−
참 맑은 정오를 지날 쯤의 식수터로 향하는 길, 을 걷는 친실장의 발걸음은 무거웠다.
마마와 함께 세탁 테치ㅡ, 하늘 좋은 날씨 테츄ㅡ,
하고 기분 좋은 두 자들은 그런 친실장의 마음 속 따위 알지 못한다.
테치테치 하는 사이에 식수터에 도착해버렸다.
계곡의 절벽 근처 좁은 모래사장에 물을 끌어온 얕은 식수터가 있었다.
태어나는 자의 기쁨의 목소리를 기대했던 친실장이 영차영차 하고 준비한 식수터였다.
「챠一 물 차가운 테츄ㅡ」
「테츗츄 구두 젖어버린 테치ㅡ」
첨벙첨벙 식수터를 뛰노는 자를 그녀는 슬픈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럼에도 살아있어야 할 것을 살리지 않으면 안 된다.
그녀는 마음을 먹었다.
「마마가 사녀쨩의 옷을 세탁해주는 데스. 삼녀쨩은 확실히 보고 배우는 데스」
친실장은 처리를 해도 마음이 아프지 않은 4녀에게 먼저 실장복을 벗게끔 명령했다.
옷을 벗겨내고 내용물은 버린다. 이 지역에 사는 산실장이라면 당연한 풍습이다.
「알겠는 테치 확실히 공부하는 테치」
「와 와 테츄 옷 깔끔깔끔 해주는 테츄웅」
헤벌레한 사녀와 다르게 제대로 대답하는 삼녀를 보고 어미의 마음은 시릴 듯이 아팠다.
이 아이를 솎아내지 않으면 안 된다니…
이럴 거라면 처음부터 낳아서 기르지 않았으면 좋았을 데스….
그런 어미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듯이 실장복을 벗은 사녀가 징징대기 시작했다.
「어…어푸테치 어푸테치 마마 역시 세타근 하지 아나도 되는 테치
흙투성이에 지저부난 오네챠의 옷을 세타캐주면 되는 테치
세타근 지저부난 육체노동자가 하면 되는 테치」
그렇게 마마의 손에 넘겨준 실장복을 되돌려 받으려고 잡아당긴다.
정말 다른 의미로 마음이 아프다.
이런 녀석을 키울 필요 없었다.
엄지와 함께 낳았을 때에 계곡에 흘려 보냈어야 했다.
「오네챠와 다르게 아타치의 오슨 깔끔깔끔테치
태어날 때부터 고귀한 아타치는 처난 오네챠와 다른텟?」
사녀의 심해지는 분충발언에 무언가가 뚝 하고 끊어진다.
이미 살려둘 가치도 없다.
친실장은 분충의 뒷머리를 붙들고 계곡에 있는 힘껏 집어 던졌다.
「그 건 오마에가 게으름뱅이라서 그런 데슷 오마에는 필요없는 자 데슷」
챠아아?아! 아아아ㅡㅡㅡㅡ….
풍덩
계곡에 던져진 사녀가 허우적허우적 거리며 흘러간다.
그것을 보면서도 뭐랄까 전혀 분노가 가라앉지 않는다.
「테……?………이모우토쨔아아아앙! 마마? 마맛! 무슨 짓을 하는 테치이ㅡ」
삼녀는 갑작스레 격앙된 마마의 과격한 벌에 멍해졌다.
잠시 아연해있었지만, 흘러가고 있는 여동생을 쫓아가려고 계곡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발 밑이 불안한 자실장인 만큼, 바로 물결에 발 씨가 걸려서 넘어졌다.
빠른 계곡물이 삼녀를 데굴데굴 굴려간다.
「테챠앗! 테에에에ㅡㅡ! 테에프 테에에에프
마마ㅡ마마ㅡ 구해주는테에에에에에…」
・
・
・
−− 15 −−
이 녀석들이 밤을 주워간 건가.
이 대가는 살(몸)로 받아내겠어♪
「「테에에에엥!! 츄와와와아아아아아앙 쥬아아아아아아ㅡㅡㅡ!!」」
양손에 쥔 산자실장이 도망가려고 꿈틀꿈틀 날뛴다.
무럭무럭 잘 자란 추자다.
싱싱하다. 가을의 솎아낸 자가 아닌 듯 하다.
아마도 산실장이 무리에서 벗어난『산에서 흘러온 자』의 자일 것이다.
『산의 퇴물』、『산에서 흘러온 자』라고 하는 것은 거의 같은 뜻의 말이지만, 약간 뉘앙스가 다르다.
무리로부터 떨어져, 안정적인 땅을 찾아 방랑하는「낙오 산실장」을『산에서 흘러온 자』, 그것이 산에서 사람의 마을에 나타나면『산의 퇴물』이라고 부른다.
깊은 산은 거의 다른 콜로니의 구역이니까「낙오 산실장」은 거의 뒷산에 내려온다.
밭의 작물에 혹하여 내려오는(그리고 맛있게 먹히는) 녀석들이 대부분이지만, 그대로 뒷산에 눌러앉아 사람의 마을로 내려오지 않는 석도 있다.
월동의 실패나 수렵에 의한 구역의 산실장 콜로니가 소멸되면, 이런『산에서 흘러온 자』일가가 산실장으로 돌아갈 때가 많다.
실장생태학자의 연구에 따르면「낙오 산실장」이라고 하는 것은 산실장에게 있어 일종의 보험의 역할을 한다는 듯 하다.
단독으로 무리를 벗어난 그녀들의 존재에 의해 전멸의 위험을 피하고, 콜로니 공백지대의 빠른 회복을 바라볼 수 있다.
그것에 더해서 새로운 생존권 확대의 역할도 가진다.
산중에는 이런 애매모호한 녀석들이 그럭저럭 있다.
그러니『친구사냥』같은 몰살이 일어나도 지역의 산실장이 근절될 걱정은 없다.
어쨌든 계곡에 나가서 똥범벅이 된 손과 이 녀석들을 씻기기로 했다.
챠一챠一 하고 건강하게 날뛰는 산자실장을 계곡물에 잠기게 하고, 물 안에서 부서지지 않을 정도로 꾹 쥔다.
「「테벳 죠와와와와 고보고보고보……」」
자실장이 입으로부터 거품, 엉덩이로부터 똥을 뿜어내며 버둥버둥 날뛴다.
몇번이고 이것을 반복하면 과연 건강했던 산자실장도 축 늘어져 얌전해진다.
그 사이에, 쥰과 크리는 그 주변에 어미가 살금살금 숨어있지 않는가 주의시킨다.
솎아낸 자가 아니라면 자실장만으로 산 안을 돌아다닐 일은 없다.
어미가 있더나, 아니면 꽤나 둥지가 근처에 있는가 둘 중 하나다.
이 녀석들의 둥지를 안내시키면 어미 자매도 잡을 수 있다♪
쥰의 실홍용 린갈(기종 Ai5RR)을 빌려서 산자실장에게 질문을 해보기로 했다.
최근 기종은 덤 기능으로 각종 실장종의 기본 번역 정도는 해 준다.
「「마m마ㅡ!ㅡ! 구br아 레챠우테치y 아一 타츄Kt타t>무서e테에E에에n!」」
하지만 이것은 잘 되지 않았다.
방향이나 거리감각의 언어표현은 인간의 유아가 상대라도 난이도가 높다.
더욱이 상대는 울어제끼는 자실장.
거기다가 실홍용 린갈의 부속기능 정도라면 산실장 특유의 방언이 해석되지 않는 모양이다.
실장생물인 크리에게 통역시켜봤지만 어려웠다.
자주 하던 것처럼 일단 풀어주고 둥지를 찾아내려고 생각은 해봤지만, 만일 놓쳐버리거나 하면 큰 손해이다.
산의 두 마리보다 냄비의 한 마리 라고 하니까 말이지.
어떻게든 둥지가 강가에 있는 듯 하다는 것만 알아냈으므로 들고 다니기 위한 처리를 행한다.
옷을 벗기고 팬티를 끌어당긴다.
배의 내용물을 확실히 빼놓지 않으면 배낭 안에 냄새가 밴다.
엉덩이 구멍에 손가락을 쑤셔넣어 벌리니 두마리 모드 고통스러워하며 테!…ㅅ 츄 우 … 하고 기분 나쁜 반응을 보였다.
벌린 엉덩이구멍으로 분대에 계곡의 차가운 물을 집어넣은 뒤 거꾸로 들고 흔든다.
이번에는 입에서도 으엑으엑 하고 먹은 것을 토해냈다.
또 씻지 않으면 안된다. 수도가 없으니 똥빼기에 손이 많이 간다.
간이 똥빼기가 끝나면 뒷 머리를 사용해서 두 마리를 69의 자세로 꽉 묶는다.
이렇게 해두면 무슨 일이 있어도 자기 혼자서는 절대로 빠져나오지 못한다.
수확물을 배낭에 넣고, 상류 쪽으로 가보기로 했다.
−− 16 −−
에에에에… 마마ㅡ 마 마 아 아아… 아 …
・
・
・
이걸로… 된 데스 …잘 된 데 스
집으로 돌아오는 친실장의 발걸음은 무거웠다.
손에는 한 벌의 자실장복을 안고 있다.
예정대로 제대로 두 마리 모두 솎아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때, 친실장은 바로 계곡으로 달려갔다.
조금 전까지 삼녀를 솎아낼 생각이었던 것도 완전히 잊어버렸다.
도움을 요구하는 자신의 자를 붙잡으려고 손 씨를 뻗었다.
삼녀도 필사적으로 마마의 손 씨를 잡으려고 했다.
하지만, 어떻게든 붙잡으면 손 씨는 미끌 하고 미끄러져, 삼녀는 깊은 곳으로 잠겨서 보이지 않게 되었다.
친실장은 그 때 닿은 삼녀의 온기가 아직 손 씨에 남아있는 듯 한 느낌을 받고 있었다.
하지만…정말 이걸로 괜찮은 데스카….
이 둥지에 안착하기 전, 동료들과 떨어진 바로 뒤쯤.
친실장은 한번 용기를 내서 사람의 마을 근처로 내려가보기로 했다.
거기는 눈이 부실 정도로 풍요로운 땅이었다.
산에서 내려다보던 사람의 마을에는 닝겐의 먹이터가 펼쳐져있었다.
여기저기에 붉은 아마아마 열매가 방울져 있었다.
잔뜩 있는 데스ㅡ
저기서 듬뿍 밥을 받아가는 데스ㅡㅡ응♪
하지만 그런 헛된 기대는 바로 공포에 의해서 사라졌다.
사람의 마을에 가까이 가려고 했던 때, 표고버섯이 자란 나무가 질서정연하게 서 있는 잡목림에서 그녀는 닝겐이라고 하는 생물을 처음으로 가까이에서 봤다.
그것은 그야말로 동료로부터 들었던 불길한 악마의 모습이었다.
상상한 것과는 다르게 닝겐에게는 날카로운 이빨도 긴 발톱도 없었다.
하지만 그 흉악함은 바로 이해할 수 있었다.
데에에엥 데에에엥 데스ㅡ데스데스우우우우
데갸아아아ㅡ
일해라ㅡ 일해ㅡ 빨리 일해라아아아ㅡㅡ
옷을 빼앗기고 목에 사슬이 걸린 노예석들이 영차영차 하고 도토리를 줍고 있었다.
잠시만이라도 손 씨를 움직이지 않는 노예석은 성급한 악마에게 채찍을 맞으면서 울부짖고 굴렀다.
도토리를 훔쳐먹었던 노예석은 흉악한 악마에게 아래턱이 뜯겨나갔다.
데스데스 우는 소리를 하는 노예석은 악마에게 종속된 실창석에게 가위로 혀를 서걱 잘려나갔다.
노예를 부려먹는 습관이 없는 산실장인 그녀에게는 그만큼이나 거대하고 강력한 닝겐이 노예석 따위 쓰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했다.
그런 힘이 있으면 직접 일하라는 데스….
풍족한 대지와 풍요로운 열매를 독점하고, 그걸로도 만족하지 못하고 산의 열매를 뺏어가려고 하는 욕심.
거대한 체구와 그 힘으로 약한 것을 지배하고 혹사하고 유린하고 용서없이 착취하는 냉혹무비함.
그야말로 악마.
버섯이 자란 나무의 그늘에서 그녀는 떨었다.
그녀는 공포에 질려 곧바로 산으로 도망쳤다.
그 이후 두번 다시 사람의 마을에 가까이 가려고 하지 않았다.
이 마음 편한 안전한 장소에 아이를 낳아 기르기로 했다.
정말로 그걸로 괜찮았을까….
무리를 슬쩍 빠져나올 때, 위험은 각오했었다.
그런데도 가까이에서 본 닝겐에 대한 공포 때문에 완전히 겁을 먹었다.
조금만 더 용기를 냈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닝겐의 먹이터에는 넘칠 정도의 먹을 것이 있다.
그곳에서 밥을 먹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을 발견했더라면…
삼녀쨩을 솎아내지 않아도 좋았을지도 모른다.
이제 와서 생각해봤자 의미 없는 것을 생각하면서 그녀는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갔다.
−− 17 −−
계곡 근처를 걷고 있으니 테에에에에엥츄우우우우웅테치코오오옹 하고 자실장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어디지? 어디에 있는 걸까?
「앗 저기」
두리번두리번 거리니 쥰이 개울 중간 정도에 자실장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테에에에엥 테치치챠아아아앙 테치코옹 테치코오옹
잠긴 나무조각으로부터 튀어나온 가지에 두 마리의 자실장이 들러붙어서 울고 있었다.
한마리는 왜인지 옷만이 없는 나체였다.
팬티와 실장화만 신고 있다.
무심코 린갈을 바라보니 《차가운 테츄ㅡ 주거버리는 테챠아아아아아 도아주테에에에에 누가 도아주테에에에ㅡ》하고 해석해주었다.
물론 저 절박한 상황을 보면 린갈 따위 보지 않아도 말하고 싶은 것은 알 수 있다.
곤란하군. 오늘은 장화를 가지고 오지 않았다.
그리고 장화라도 저곳은 좀 깊은 곳이다.
먹거리를 구하려다 물에 잠기기라도 하면 마을에서 웃음거리가 될 뿐이다.
요 주변에 긴 나뭇가지라도 없나 하고 찾아봤지만, 그렇게 마침 떨어져있는 그런 일은 없었다.
조금 생각하고 있다가, 문득 크리의 트윈테일에 눈이 갔다.
실장홍의 트윈테일의 가동범위는 몸 길이의 약 3배 정도, 성체라면 약 반경 1.5m정도 된다.
이 범위라면 꽤나 자유자재로, 뭐랄까 오징어의 촉각 같은 느낌으로 솜씨좋게 조종할 수 있다.
원래 무기라기 보다는 높은 위치에 있는 찻잎을 따기 위해서 적응된 것이다.
이게 더 이상 늘어나지 않는가 하면 그런 것은 아니다.
그저 너무 길게 늘이면 한번 완전히 돌려놓을 때까지 조종하기 힘든 듯 하다.
그러니까 적당히 조절을 해서 그 배의 길이, 약 3m 정도라면 아슬아슬하게 닿을 듯 하다.
좀 거리가 모자랄지도 모르지만 크리에게 부탁해서 잡아달라고 했다.
크리는 자실장에게 들러붙으면 머리카락에 똥이 묻을까 해서 싫어했지만, 그거라면 오늘은 제일 먼저 욕실을 쓰게 해주겠다는 조건을 붙여서 승낙시켰다.
평소에는 남은 물을 담은 대야에서 씻으니까 말이지. 오늘은 샴푸도(남자용의 싸구려라면)써도 돼.
나와 쥰은 일단 풀숲에 숨고, 크리만 개울 근처에 보낸다.
산실장과 실장홍은 결코 사이가 좋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인간인 우리보다는 나을 것이다.
인간도 돌고래 같은 것이면 몰라도 사람을 먹는 상어에게 유인당해서 등에 탈 멍청이는 없다.(그것을 해버리는 것이 들실장 퀄러티)
저쪽도 본능으로 실장홍이 해가 없는 생물이라고 알고 있는 듯이 의도대로 츄우우웅츄우우우웅 하고 아양떠는 목소리를 내며 도움을 요청했다.
자 자실장쨩, 어서 오렴~♪
쑥쑥 하고 크리가 트윈테일을 늘리니, 먼저 알몸인 자실장이 츄웅 하고 울면서 달려들었다.
솜씨 좋게 머리카락 끝에 달라붙어주었다. 옳지 옳지.
거리가 있으므로 자실장의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머리카락 통째로 수면에 닿았지만 그대로 끌고 와서 물가까지 데려왔다.
먼저 한 마리 겟.
다음 한 마리의 자실장을 잡으려고 트윈테일을 늘렸다.
하지만 젖은 실장복을 입고 있어 꽤나 무거운지 움직임이 둔해졌는지도 모른다.
머리카락 끝에 닿기 직전에 첨벙 하고 떨어져버렸다.
아앗!
크리가 되돌린 트윈테일을 다시 뻗었을 때에는 이미 늦은 뒤.
자실장은 테프 테프 하고 버둥거리면서 흘러가버렸다.
아…아까워라.
−− 18 −−
어슬렁어슬렁 걸음으로 둥지까지 돌아온 친실장이었지만, 장녀와 차녀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점심 밥 때에는 그렇게 소란스러웠던 집이 썰렁해졌다.
둥지의 구석에 삼녀가 땅을 팔 때 쓴 작은 돌이 놓여져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삼녀가 가족을 위해서 집을 넓히려고 작은 몸으로 영차영차 하고 힘내주었다.
잘 보니 끝이 닳아빠진 석기의 손잡이 쪽에는 옅게 피자국이 나 있었다.
친실장은 그것을 손으로 들고 열심이었던 삼녀의 웃음을 떠올렸다.
이걸로… 된 데스….
마마는 울지 않는 데스.
용서해달라고는 하지 않는 데스.
마마는 귀신이라도 악마라도 되는 데스.
장녀쨩과 차녀쨩은 마마가 절대로 보호하는 데스.
혹시 차녀쨩의 밥이 모자라면
아무리 무서워도 닝겐의 밥을 뺏는 데스.
이제 도망치지 않는 데스.
삼녀쨩은 산의 신님 곁에서 느긋이 자는 데스우.
따뜻한 봄이 되면 다시 건강하게 태어나라는 데스……
원하지 않았지만 솎아내 버린 삼녀의 위대한 희생을 갚아나가기 위해서라도 친실장은 마음을 단단히 다졌다.
이 시점에서 장녀와 차녀가 인간에게 붙들려버렸다는 것을 그녀가 알 방법은 없었다.
−− 19 −−
…아까워라……
다와와아아아
실수한 걸로 크리도 미안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 괜찮아.
크리 덕분에 한 마리 잡았어. 고맙다.
놓친 자보다 확보한 자실장을 생각하자고.
크리의 발 밑에 있는 자실장은 모습을 드러낸 우리들을 보고 츄에에에에! 하고 비명을 질렀다.
아장아장 도망가려고 하지만 크리가 트윈테일로 다리를 걸어서 데굴 넘어트린다.
그래도 엎드린 자세에서 영차영차 도망가려고 하는 자실장을 휙 잡아올렸다.
12cm정도인가, 아까 잡은 녀석들 보다 조금 작다.
거기다가 몸이 차가워져서 지쳐있으므로 움직임이 둔하다.
이거라면 써먹을 수 있겠군.
자실장의 뒷 머리에 쥰이 가지고 있던 방울(100엔 숍에서 산 싸구려)을 묶어주고 놓아준다.
내것은 제대로 된 놋쇠제라서 무겁고, 그리고 비싸다. 잃어버리면 손해다.
띠링띠링 하는 소리를 내는 방울을 쫒아 사는 곳을 찾아내기로 했다.
−− 20 −−
튜에에에엥 테에에엥
무서워무서워가 쫓아오는 츄와와아아아아아아앙
먹혀버리는 테츄우우우우우 또와쩌 테에에에 마마아아아
오네챠아아아아ㅡ
거대한 포식자에게 쫓기는 공포에 사로잡혀, 정신없이 도망가는 자실장.
언제나 집을 지키고 있던 사녀는 둥지에서 멀리 나가본 적이 없었다.
겨우 물 마시는 곳까지의 길을 왕복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그런 게으름뱅이에 분충인 사녀에게도 야생에서 살아가는 산실장의 피가 확실히 흐르고 있었다.
멀리 보이는 산의 능선.
나무들의 식생 패턴.
흘러가는 계곡물의 흐름.
사녀 자신은 의식하지 못해도, 이렇게 생존에 도움이 되는 정보는 무의식 부분에 제대로 쌓여있었다.
이 정보를 토대로 산실장의 귀소본능은 사녀를 안전(할 터인)한 둥지로 향하는 길로 이끌고 있었다.
그것은 사녀가 저능한 머리로 생각하는 것보다 한참 더 정확한 것이다.
하지만 본능은 그 행동이 최악의 포식자를 둥지에 데려갈 것이라고는 전혀 가르쳐주지 않았다.
−− 21 −−
자아 자실장쨩 붙잡아버린다ㅡ 거기 서라ㅡ
테에에엥 테에에엥 츄와와아아아아아앙
띠리링 띠링띠링 딸랑딸랑
울음소리와 방울소리를 울리면서 알몸의 자실장이 도망간다.
오ㅡ, 가축인 식용자실장과 비교하면 매우 빠르다.
녹색 거북이의 새끼 정도의 전력질주에 비견될 정도다.
원래 산자실장이라고 해도 어차피 자실장일 뿐. 작은 새나 야생 쥐 같은 민첩성 따위 바랄 수 없다.
뭐라고 해도 장애물을 넘어가는 등반 능력이 너무 떨어진다. 이 점에 있어서는 거북이와 동급이라고 할 수 있겠다.
잠시 쫓아가보니 계곡 근처를 벗어나 산 쪽으로 향했다.
이곳은 실장석이 물 근처에서 사용하는 짐승의 길이랄까 석의 길일지도 모른다.
산자실장 중에는 둥지의 위치를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돌아가는 길에서 벗어나는 냉정하고 똑똑한 자도 있다.
선별된 자가 교육을 받으면 대충 교활해지지만, 이 울어제끼는 상태를 보건대 괜찮을 것이다.
도중에 관목의 수풀로 들어갔으므로 거기는 크리가 쫓게 하고 우리들은 우회한다.
담쟁이덩굴도 들러붙어있어 인간은 지나가기 힘들 것 같다.
꽤나 헤맸지만, 크리의 금발이 눈에 띄었으므로 그나마 다행이었다.
−− 22 −−
그건 그렇고 귀가가 늦는 데스네….
동글동글 열매를 주우러 간 장녀와 차녀가 늦게까지 돌아오지 않는다.
식수터에서 씻어온 사녀의 실장복을 가까이에 있는 나무에 걸어두고 말리고 있던 친실장은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익숙한 곳이니까 괜찮을 것이라고 보냈지만, 제멋대로 멀리 있는 사냥터에 가려고 하다가 미아가 된 건 아닐까.
무언가의 사고로 다치기라도 해서 움직이지 못하게 된 건 아닐까.
설마 오늘따라 위험한 천적이 있어서 공격당했다거나 하면 어쩌지……
(※정답♪)
점점 불안해지기 시작한 친실장이 맞이하러 가려고 한 때.
산과는 반대쪽에 있는 식수터 쪽의 풀숲에서 부스럭부스럭 하고 소리가 났다.
데에?… 그쪽에서 돌아오는 데
……테에에엥테에에엥
츄우우우! 테츄우우우웅 겨우 지비 보이기 시자칸 테츄우우우웅
또아쩌ㅡㅡㅡ 마마ㅡ 마마아ㅡ
스?……
어리광에 가득 찬 불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커다란 자들이 아니었다.
제대로 처리했을 터였던 사녀가 돌아왔다.
!? …… 어째서?!
거기에다가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사녀는 실장홍에게 쫓기고 있었다.
멀리서 실장홍을 본 적은 몇번 있었다.
붉은 옷, 번쩍번쩍 머리카락은 산에서는 눈에 잘 띄었다.
산에서의 무서운 일을 두려워하지도 않고, 마치 봐달라는 것 처럼 돌아다니는 실장홍이 신기하기 짝이 없었다.
어째서인 데스우?
저런 차림을 하면 순식간에 무서운 놈의 밥이 되어버리는 데스
태어난 해의 여름, 많은 것을 알고 있는 두살 연상의 언니가 가르쳐주었다.
붉은 녀석은 불행을 데려오는 역병신이라고.
저기에 연관되면 불행해지는 데스
그래서 산의 무서운 녀석도 두려워해서 가까이 가지 않는 데스
붉은 것은 지저분한 멍멍을 부하로 부리는 역병신인 데스
그러니 역병신이 가까이에 살게 되면 운치를 뿌려서 쫓아내는 데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모두가 불행해져 버리는 데스
겨울을 앞에 두고 여우에게 잡아먹힌 언니는 그렇게 말했다.
그런 것 보다도……
…데그그 진짜로 역병신 데스우
역병신이 재액을 데려왔다.
필요없는 자가 돌아왔다.
차라리 삼녀쨩을 데려왔으면 좋았을 것을….
마마ㅡ! 빨리 또아쩌 마마ㅡ 앗! 아타치의 옷
오시 인는 테츄웅
테히ㅡ 테히ㅡ 이제 안심 테치이이 마마가!
마마가 오마에들 따위 날려버리는 테츄우ㅡ!
마마와 자신의 실장복을 발견한 사녀가 매우 기쁘게 아장아장 다가온다.
실장홍의 전투능력에 대해서는 옛날 동료들로부터 들었다.
어쨌든 산실장 따위가 1대1로 싸울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트윈테일을 뚫고 품으로 뛰어든다고 하는 어설픈 기술 따위 무다무다무다 이다.
이외에도 실장홍은 치고 받는 싸움에도 익숙한 파워 파이터다.
아… 아아아 저 멍 청 이 이 잇!
쓸데없는 말을 지껄이지 마는 데스우!!
혹시나 저 멍청이가 실장홍의 기분을 망쳐서 화나게 한 것인가?
정말 어느 쪽이 역병신인지 알 수 없을 정도인 데스!
머리에 피가 몰린 친실장은 똥자충을 걷어차려고 자세를 잡았다.
마마아아아 무서워떤 테츄ㅡ
빨리 무서워무서워를 날려버리는 테벳?!★?!☆?!?!
오마에는 필 요 없 는 자 데슷!!!!
끓어오르는 분노에 맡겨 근처까지 다가온 사녀를 온 힘을 다해서 걷어찬다.
날아간 자실장은 쫓아오던 실장홍의 얼굴에 퍽 하고 쳐 박힌다.
다와왓?!
츄벳
−− 23 −−
데스데스ㅡㅡ! 데쟈아아아ㅡ!!
다왓?! 다와와다와와와ㅡㅡ?!
풀숲 저편으로부터 산실장의 위협하는 목소리와 크리의 비명이 들려왔다.
산실장이 쳐놓은 함정에라도 걸린 것일까?
주로 실창석 대책으로써 산실장이 구멍을 깊게 파두는 단순한 함정을 파놓는 것은 잘 알려져있다.
크리의 비명에 쥰이 걱정이 되었는지 달려나갔다.
−− 24 −−
날려버렸던 사녀에게 부딪친 실장홍이 벌러덩 넘어졌다.
! ……기회는 지금 외에는 없는 데스!!
근처에 놓여진 돌을 주워서 실장홍에게 휙 휙 던진다.
꺼지라는 데스 저쪽으로 가는 데스ㅡㅡ!
오마에는 여기에 있어서는 안되는 존재인 데쟈아아아ㅡ!
돌을 맞은 역병신이 비명을 지르며 웅크렸다.
얼굴에 반쯤 찌부러진 사녀가 들러붙어서 주위가 보이지 않는다.
다왓?! 아픈 다와와 뭐인 다와와와ㅡㅡ?!
원한은 없는 데스
하지만 역병신은 쫓아내지 않으면 안되는 데스
연거푸 돌이나 나무조각을 손에 닿는 대로 집어던졌다.
겨울나기를 위한 구멍을 빼앗은 곰도 와타시들에게 원한이 있었던 건 아니다.
아이들의 미래는 와타시가 지키는 데스
절대로 와타시의 아이들을 불행하게 하지 않는 데스!
마마는 귀신이라도 악마라도 되는 데슷!!
이제 적당한 돌이 없다.
근처에 널려있던 커다란 돌로 찍어버리려고 양손으로 들어올렸다.
그때…무언가가 나타났다.
뎃?! …커…? 커다란…이것은 뭐인 데스?!
아…악마?!
−− 25 −−
풀숲 저편에 크리가 쓰러져서 웅크리고 있었다.
데스데샤 외치면서 무아지경에 빠져 돌을 던지고 있는 실장석이 있다.
표정이 바뀐 쥰이 크리를 구하려고 달려간다.
어라…? …이상하네?
상대가 아이라고 해도 인간과 실장석의 체격 차는 확연하다.
보통의 산실장이라면 인간을 보면 바로 도망친다.
아니 보통의 작은 동물이라면 먼저 도망간다.
그런데도 의외인 것은 크리에게 상처를 입힌 실장석은 위협하는 얼굴 그대로 쥰에게 대들었다.
데쟈아아아아! 하고 큰 목소리로 울부짖으면서 들어올렸던 돌로 찍으려고 느릿느릿 다가왔다.
이 녀석, 바보인가?
−− 26 −−
싸우는 데스! 마마는, 마마는 이제 도망가지 않는 데스!
아이들을 위해서 절대로 이겨보이는 데스
그녀는 용기를 짜내서 닝겐을 노려보았다.
역병신이 불러들인 재앙.
그녀들 산실장에게 있어 최악의 재해.
하지만 그 악마의 모습은 전에 봤을 때보다 매우 작게 보였다.
이, 이길 수 있는 데스
그 때의 와타시와는 다른 데스
적이 작게 보인다는 것은
와타시가 이긴다는 것인 데쟈아아아아아!
・
・
・
그럴 리 없지.
모든 것은 행복회로가 가져다 준 장미 빛 망상인 것이다.
−− 27 −−
왜인지는 모르지만 도망가려고도 않고 다가오는 산실장을 때려서 쓰러트리고 포획한다.
붙잡았다♪ 붙잡았다아ㅡ♪ 맛있는 산실장 겟ㅡ♪
−− 28 −−
아아아! ……아…? 아?… …………………
그녀는 선 자리에서 굳어버렸다.
눈 앞의 악마의 뒤에서 더욱 거대한 그림자가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거기에 있던 것은 그야말로 하계에서 본 불길한 악마의 거대한 몸. 대지의 풍요를 독점하는 지구의 지배종족.
산의 결실은 물론 자신들 산실장의 피와 살까지 먹어 치우려고 하는 욕망의 현현.
『 닝 겐 』. 그 진실된(=성인 남성의)모습이었다.
당황한 그녀의 눈 앞에 다가온 닝겐의 신발바닥이 압박해온다.
들어올린 돌 채로 그녀는 밟혔다.
그리고, 크고 작은, 아니 거대하고 큰 악마가 손에 든 곤봉(나뭇가지)로 두들겼다.
쟈아아아악! 쟈아아아아아아악!!
질 것 같으냐앗… 포기할 것 같으냐…
하지만 그런 실장석의 결사의 각오 따위 확연한 체격차이 앞에서는 허무했다.(그것도 2대1)
먹는 것과 먹히는 것의 사이에는 절대적으로 넘을 수 없는 벽이 존재한다.
약육강식. 대자연의 섭리 앞에서 그녀는 무릎을 꿇었다.
오히려 집요하게 손발을 꺾이고, 정중하게 허리뼈까지 박살났다.
−− 29 −−
크리는 상처를 입었지만 생각했던 것 보다는 큰 상처가 아니었던 모양이다. 잘됐군 잘됐어.
반쯤 찌부러져 경련하고 있는 알몸 자실장도 생명력이 강한 산자실장인 만큼 잘 살아있다. 좋아 좋아.
크리의 말에 따르면, 갑자기 얼굴에 저 자실장이 날아와서 놀랐던 모양이다.
…뭔 짓을 하는 거야.
분명 자에게 별로 애정이 없는 멍청한 어미일 것이다.
그러니 자실장에게 먹이를 모으게 시키던가, 자신의 자를 날려버리던가 했겠지.
주제도 모르는 멍청이가 이런 짓을 하는 것을 보니 무리에서 추방된 쓰레기 개체일지도 모른다.
뭐어 산실장의 가정 사정 따위 알지 못하지만, 이쪽은 맛있는 고기를 먹을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붙잡은 친실장을 계곡 근처에서 똥빼기 처리 한다.
자실장과 다르게 크니까 깊숙이 집어넣지 않으면 안되고 손이 많이 간다.
친실장은 나의 배낭에 쑤셔 넣고, 자실장 세 마리는 쥰에게 들게끔 했다.
묶은 자실장을 쥰의 배낭에 넣으려고 하니, 축 늘어져있던 친실장이 크게 울부짖는다.
아직 그런 힘이 남아있었나. 활기찬 산실장이군.
−− 30 −−
데에에…에…
아픔에 신음하는 그녀를 닝겐은 식수터로 끌고 갔다.
그리고 용서 없이 물로 괴롭혀지고 내장 안쪽까지 유린당했다.
보통의 포식자라면 이런 쓸데없는 짓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닝겐만은 다르다.
그녀는 동료들로부터 전해져 오는 잔인하고 냉혹한 악마의 공포를 떠올렸다.
닝겐에게 붙들리느니 차라리 계곡에 몸을 던지는 데스.
악마가 좋아하는 것은 와타시들의 살덩어리 뿐만이 아닌 데스.
와타시들을 아프고 뜨겁고 괴로워괴로워 를 잔뜩 하는 데스.
그것이 녀석들의 즐거움인 데스우우우
말로만 들었던 악몽이 그 이상의 현실인 것을 이해하는 데에는 얼마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적어도 그녀는 이 끔찍한 운명에 사랑하는 장녀와 차녀를 말려들지 않게 한 것을 기뻐했다.
지옥의 괴로움도 분충인 사녀와 자신만 받으면 된다.
장녀와 차녀만 살아남아 행복해지면….
하지만…음습한 악마는 더욱 강한 절망을 그녀의 눈 앞에 들이밀었다.
그야말로 그녀의 절망을 조소하는 듯이.
닝겐이 매고 있던 봉투 안에서「무언가」를 꺼냈다.
테에에…마 …마…
또아…쪄…어…
모든 것과 바꿔 지키겠다고 맹세했을 터였던 아이들의 목소리.
옷을 빼앗기고 심한 고문을 받고 굴욕적인 포박까지 당한 사랑하는 딸들의 고통스러운 모습이었다.
그녀는 모든 희망이 박살 난 것을 깨달았다.
데…데 쟈 아 아아아 아아 아아아아………
최후의 힘으로 어미는 울부짖었다.
차갑고 비정한 운명을 저주하는 듯이 울부짖었다.
−− 31 −−
중요한 녀석도 붙잡았으니, 이대로 돌아가도 되지만, 모처럼 왔으므로 둥지를 찾아보기로 했다.
어차피 멀리 있지 않을 테니.
생각한 대로, 친실장을 붙잡은 장소의 바로 옆에 원래는 탄을 굽던 오두막이었을 둥지를 발견했다.
일단 위장은 되어있지만, 젖은 자실장복이 근처의 나뭇가지에 걸려있었으므로 아무런 의미도 없었다.
뭐 이리 얼빠진 녀석인지.
그래도 둥지 자체는 인공물을 잘 이용해서 제대로 된 구조가 되어있었다.
안에 자실장이 숨어있지 않은가 들여다보았다. 그렇게 안쪽은 깊지 않은 모양이다.
나뭇가지를 찔러봤지만 느낌이 없다.
크리에게 안쪽을 탐색해달라고는 했지만 눈에 띄는 물건은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
하지만 아무리 멍청해도 겨울을 앞에 두고 음식물을 비축하지 않는 산실장이 있을 리가 없다.
주위를 살펴보니 예상대로 월동식량을 비축해 둔 구멍을 몇 개 발견했다.
많은 도토리 사이에 둥근 칠엽수 열매나 밤이 섞여있다.
잡다한 나무열매를 구별해두는 것은 귀찮으므로 모두 편의점 봉투에 넣어둔다.
이 외에도 더 있을지도 모른다.
각자 나뉘어서 탐색을 해보기로 했다.
「어! 아빠」
쥰 녀석이 뭔가 발견한 듯 했다.
이런 때에는 시점이 낮은 아이는 많은 도움이 되어준다.
가보니 이런 저런 나방이나 곤충의 번데기가 잔뜩 쌓여있는 구멍이 있었다.
오 잘 했구만.
「 …엣 ?」
쥰이 신음소리를 내었다.
아무래도 벌레의 번데기를 먹을 생각인가 하고 착각한 모양이다.
멍청아! 이런 먹이 굴에는 그게 자주 있다고 그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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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2 −−
친실장, 자실장, 월동번데기의 세트가 모이면, 지소시루밖에 없지.
오랜만에 풀 셋트 산 지소시루다.
피곤했지만 기합을 넣어서 만들자.
※지소시루의 개념과 만드는 법은 my스크립트『가족의 온기』를 참조.
본문 말미에 덤으로 적어 둠.
크리와 함께 재빨리 욕탕으로 들어가려고 하던 쥰을 불러 세웠다.
야 임마 너희들도 도우라고… 정말.
먼저 친실장의 온몸을 적당히 상처 내서 피를 뽑아낸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위석적출 처치를 해버리면 피의 성분효과가 떨어진다.
그러니 실수해서 죽여버리지 않도록 적당한 가감이 필요하다.
이렇게 뽑아낸 피에는 육체의 재생에 필요한 성분이 위석과 몸 조직으로부터 잔뜩 배어 나와있다.
피를 뽑아낸 친실장은 나중에 위석을 뽑아내고 얼마간 고기를 절여두기로 한다.
이 녀석은 이번 가을의 첫 물건이니까 감사할만한 정월요리로 써주지.
다음으로 똥을 뺀 자실장을 어미의 피에 절이고 꼼꼼하고 정중하게 부순다.
지소시루에 사용될 자실장은 위석적출 처치를 하지 않으므로 소재 그 자체의 생명력이 생명.
낳은 어미의 피에 절여둬서 자실장만 부숴낸 보통의 지소시루보다도 더욱 깊은 맛이 난다.
조부 대에서부터 사용해온 오래된 절구로 자실장을 그르릉 그르릉 박살낸다.
떡메용이냐 칠엽수 열매를 부술 때에는 무거운 절굿공이를 사용하지만, 지소시루는 가볍고 쓰기 편한 방망이면 충분하다.
바깥을 보니 쥰은 가마에 불을 붙이고 있고, 크리는 소쿠리를 우물의 개수대에서
씻고 있다.
저 아이도 모르는 사이에 꽤나 성장했구나.
요전에는 그을리기만 할 뿐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었지만 지금은 금새 해낸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옛날 형제들끼리 소란을 피우면서 지소시루 만드는 것을 도왔을 때를 생각해냈다.
언젠가 쥰도 이 맷돌로 아이와 함께 지소시루를 만들 때가 올 것인가.
토방에 비춰지는 희미한 저녁 햇살이 귀찮게 군다.
잠시 손을 멈추고 지난 날의 감상에 젖었다.
−− 33 −−
…이 …ㄱ …은 ㄲ ……ㅁ ㄷ스 우우…
쭉 전해져 내려온 악마, 상상했던 악마는 무서운 모습을 하고 있었다.
현실의 닝겐은 두터운 뿔도 날카로운 발톱도 이빨이 난 턱도 없다.
하지만 그 사악한 혼은 겉모습을 한참 추월한 악마 그 자체였다.
닝겐의 집에서 그녀는 먼저 갈고리에 매달렸다.
그리고 이미 엉망진창으로 박살 난 온몸을 봉으로 두들겨 맞고, 온 몸의 피를 뽑혔다.
가혹하고 격렬한 고문을 받아 숨이 끊어져가는 그녀에게는 이미 움직일 힘이 남아있지 않았다.
…아쿠마…다…좋…고기…는…
아 쁘 고 …ㄸ 거 ㅇ 이 잔뜨
녀 서 즐 주그 은…
온 몸을 괴롭히는 격통과 고뇌 탓인지, 현재와 과거, 현실과 꿈의 사이인지 알 수 없게 되었다.
그런 그녀의 눈 앞에 무참하기 짝이 없는 광경이 펼쳐졌다.
자신의 피 웅덩이에 잠겨있던 아이들이 천천히 박살 나서 죽어간다.
그르릉그르릉그르릉
하고, 손과 발이 박살 나고, 절규를 내뿜는 고깃덩어리가 된 딸들.
「「「아파 아 파아ㅡ 마마
또아쪄 마마아ㅡ쥬아아아아아뱌아뱌아테에에쿄뺘아또아쮸갸아아아아아아아아…
도움을 요청하면서 울부짖는 딸들을 닝겐은 기쁜 듯이 벅벅 천천히 시간을 들여서 느긋하게 박살내간다.
죽지 않게끔, 더욱 고통을 받게끔….
최악의 악몽과도 견줄 수 있는 현실을 눈 앞에 두고, 그녀는 그저 아연해할 뿐이었다.
ㅈ …ㄴ 부 나 ㅃ 꿈 인 데 ㅅ 우……
그녀는 알지 못한다.
이 후, 그녀 자신에게 닥쳐올 운명을.
먼저 위석적출 처치를 받은 뒤 열탕이 뿌려져서 생가죽을 벗겨 내어진다.
왕소금, 후추, 로즈마리, 세이지, 백리향을 뿌리고 랩을 싸서 무거운 돌을 얹어 춥고 어두운 곳에 일주일 소금 절임.
꺼낸 뒤에는 물에 담궈서 표면의 소금을 3일 정도 걸려서 빼낸다.
매달아서 바람에 건조시킨 뒤, 보름 정도 천천히 훈연.
훈제 연어를 만드는 듯이 15℃~30℃ 정도의 저온 연기로 장시간 그을리는 훈연을 냉훈법이라고 한다.
본격적인 냉훈법은 온도와 훈연의 관리가 힘든 작업이지만, 보통의 식재와 다르게 완성까지 썩을 걱정이 없는 실장석의 경우에는 손이 별로 가지 않는다.
할일 없을 때에 식재를 구워 죽이지 않을 정도의 온훈을 몇 번이고 반복하면 된다.
대충 위석이 부서질 때까지 숙성시키면 완성이다.
정월요리의 진수성찬으로 다시 태어난 그녀는 양손에 일장기 부채를 펼친 자세로 정월 손님의 눈과 혀를 기쁘게 할 것이다.
그녀의 혼이 먼저 간 딸들과 재회하게 되는 것은 좀 오래 걸릴 듯 하다.
−− 에필로그 −−
아침 안개로 흐릿한 계곡에서 서성거리던 한 마리의 실장석이 있었다.
그녀는 마을사람들에 의한 일제구제로부터 혼자 살아남은 마을실장이었다.
천적, 특히 인간에게 발견되지 않게끔 살금살금 계곡물에 다가간다.
그녀는 계곡의 돌 사이에 끼인 빈 캔을 집고는 안을 확인했다.
캔 안에는 마른 풀이 뭉쳐서 들어있어, 밤 사이에 수서곤충이나 다슬기, 운이 좋으면 작은 새우나 작은 물고기가 들어있을 때도 있다.
아쉽게도 오늘의 수확은 없는 듯 하다.
캔으로 계곡물을 퍼서 마신 뒤, 원래 장소에 다시 돌려둔다.
요 근방의 돌을 뒤집어서 돌의 뒷 편에 있는 수서곤충을 찾고 있던 그녀의 눈에 띈 무언가가 있었다.
계곡 근처의 모래땅에 자실장이 쓰러져있다.
급하게 다가간 그녀는 완전히 차가워진 그 자를 안아 들었다.
아직 숨을 쉰다. 살짝 눈꺼풀을 들고 작은 목소리를 내었다.
… … 테… …에 ……
−− 끝 −−
덤 지소시루 만드는 법(my스크립트『가족의 온기』로부터)
지소시루를 만드는 법은 참게의 게된장찌개와 별로 다르지 않다.
절구로 온 몸을 부순 자실장의 몸을 물과 1:1로 담는다.
그리고 채로 쳐서 채에 남은 고체의 찌꺼기는 버린다.
실수로 즙 쪽을 버리면 안된다.
다음으로 월동번데기를 갈라, 크림 상태인 내용물을 육즙에 녹여넣는다.
월동번데기에 포함되어있는 실장조직 용해성분(실장 토로리의 주성분)이 실장 단백질을 변질시켜 독특하고 순한 맛이 되게 만든다.
육즙 전체가 토로리로 변질되면 간장으로 맛을 내고 불을 지핀다.
처음에 소금 성분을 넣지 않으면 단백질이 잘 굳어주지 않기 때문이다.
불을 지피면 점점 두부처럼 굳어진다.
불을 끄면 따끈따끈한 지소시루 완성.
제대로 월동번데기를 넣은 지소시루는 게장이나 새우장에 조개류 엑기스를 담은 듯한 농후한 맛을 낸다.
작아도 월동번데기가 지소시루에서 제일 중요한 내용물이다. 이것을 넣지 않으면 질퍽질퍽한 간장맛 실장육즙밖에 되지 않는다.
참고로 월동번데기에는 번데기화하기 직전에 체내의 노폐물을 완전히 배설하므로 똥빼기에 손이 가지 않는다.
이것은 자실장으로 변태하기까지 긴 시간을 노폐물의 악영향으로부터 보호하는 생리현상이다.
고집을 부리자면 자실장을 물이 아닌 어미의 피에 담궈서 재생력을 올린 뒤 천천히 박살내면 최고의 맛이 난다.
하지만 가정요리에서 그런 호화스러운 것은 하기 힘들다.
혈연의 자매로 함께 박살내면 같은 효과가 있다.
또한 월동번데기도 혈연인 저실장의 번데기를 사용한 쪽이 더욱 좋은 맛을 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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