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치카짱 (肉骨粉)







(꼭 다시 만날 수 있는 테치♪)


"사토루군, 파파상을 곤란하게 하면 안 되는 테치"
후타바공원 입구에서 울고 있는 초등학생 남자아이와 그의 아버지.
그리고 사육실장 테치카쨩이 있다.
"하지만...하지만..."
"사토루, 새 집에서는 실장석을 기를 수 없어."
전근에 따른 이사로 실장석을 버리는 것은 흔한 일이다.
이 남자아이는 친한 친구에게 테치카를 받아줄 수 있는지 물어보았다.
친구는 승낙했지만 그 집 식구들은 허락해주지 않았다.
"나 꼭 여기 만나러 올게! 그러니까 기다려줘"
"응 테치! 꼭 다시 만날 수 있는 테치♪"
공원을 나서는 부자의 뒷모습을 보면서 테치카는 자신에게 타일렀다.
"...꼭 다시 만날 수 있는 테치"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 안에서 사토루는 테치카를 생각했다.
세일 상품으로 팔리던 걸 산 날에는 경계해서 다가오지 않았던가.
하지만 공놀이를 하다보니 점점 친해졌지.
엄마랑 리본을 골라 선물한 적도 있어.
제대로 화장실을 가리게 된 포상으로.


이윽고 생각은 걱정으로 변해갔다.
먹이는 괜찮은걸까? 거처는 찾았을까?
그래도 최소한 들에게 습격당할 일은 없어.
왜냐면 저 공원에 실장석은 한마리도 없을테니까.


같은 시간, 테치카는 후타바 공원에 없다고 생각된 들실장에게 습격당하고 있었다.
실은 최근에 다른 공원에서 한마리가 와 정착한 것이다.
"그만하는 테치이! 모두 친구인 테치! 이러면 안 되는 테치이!'
"입다무는 데스! 오마에의 물건은 전부 와타시의 것인 데스!!"
성체 들실장은 테치카의 옷을 억지로 벗기고 머리를 북북 뽑았다.
"옷은 고귀한 와타시의 모포로! 고기는 뱃속 우지쨩의 영양이 되는 데스!"
들실장의 두 눈은 초록빛으로 빛나고 있다.
새 생명을 위해서 버려진 실장으로부터 물자를 얻으려는 강인한 어미의 모습이 거기에 있었다.





(데스우! 뎃스우 데스데스 테챠... 오게에에에에!!)

앞머리를 뽑히고 남은 두건마저 벗겨지자 완전한 독라가 되었다.
"두건을 돌려주는 테치! 사토루군을 만날 수 없게 되는 테치!"
사토루군과 마마상에게서 받은 소중한 리본이 달린 두건.
새시작을 위한 표식이자 마음의 기반 그 자체인 것이다.
"이 두건은 우지쨩의 잠자리가 되는 데스! 부드러운 리본은 우지쨩의 운치를 닦는 데 쓰는 데스!"
"테챠.... 오게에에에에!!"
너무나 괴로워서 위의 내용물을 토해냈다.
마지막으로 받아먹은 고급 푸드의 찌꺼기이다.


그리고 몇분 후, 공원은 고요함을 되찾았다.






(테에? 테치)


세달 후, 사토루는 후타바 공원에 돌아왔다.
가족끼리 할머니집에 가는 길에 잠시 들른 것이었다.
아버지와 공원을 탐색하다가 수풀에 교묘히 가려진 골판지 하우스를 발견했다.
"테치카! 나야! 사토루야!" 말을 걸어도 답이 돌아오는 일은 없었다.
지금은 없는건가... 재회를 포기한 순간 골판지 하우스에서 테치테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런데 귀여운 엄지실장이 두마리 얼굴을 내미는 게 아닌가.
아버지가 말했다.
"이녀석들은 틀림없이 테치카의 아이구나. 테치카는 지금 밥을 찾으러 나간 거야."
사토루는 감개무량하여 엄지들에게 콘페이토를 주었다.
멀뚱멀뚱하면서도 콘페이토를 받는 그 모습에 테치카의 환영이 비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저녁때가 되자 후타바공원의 골판지 하우스에 친실장이 돌아왔다.
"오마에타치 기다리게 한 데스. 오늘도 밥을 잔뜩 챙겨온 데스."
비닐봉투 두개에 음식물 쓰레기와 벌레 시체가 가득했다.
"마마~ 오늘은 상냥한 닌겐상을 만난 테치!"
"데에에! 닌겐이 온 데스!?"
하지만 두 마리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니 닌겐은 콘페이토만 주고 떠났다고 한다.
"세상에 죽으라는 법은 없던 데스우"
"배고팠지만 참은 테치!"
"오로롱~ 오마에타치는 착한 자인 데스우! 콘페이토는 다같이 나눠먹는 데스"
실장 친자의 포근하고 단란한 골판지 하우스.
그 안에 모포와 똥묻은 리본이 나뒹굴고 있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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