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장석을 기르겠다는 사람

친구와 홈센터에 물건을 사러 왔다.
문득 애완동물 코너를 지나가봤는데 실장석이 팔리고 있었다.
양질의 개체는 팔려버린 건지 가게 관리가 안 좋은 건지, 남아있는 것은 거의 독라뿐이다.
별로 관심도 없고 해서 그냥 지나가려 했는데, 친구는 그대로 멈춰 서있다.
아무래도 실장석들이 너무나도 궁상맞아서 불쌍한 모양이다.
기어이 자기가 전부 키우겠다고 말을 꺼낸다.






그 뒤 이런저런 사육 용품을 바구니에 넣고 독라인 것들만 같이 구입한다.
커다란 플라스틱 케이스 안에 그것들을 배치하니 제법 그럴듯한 사육환경이 완성되었다.
똥냄새를 억제하는 전용푸드를 주고 고양이모래 위에 목초를 깔아 냄새 대책도 만전이다.
실장석들도 좋아하는 것 같다.








며칠 후 그의 집을 방문했는데 실장석들의 모습이 없었다.
찾아보니 사육케이스째로 베란다에서 비에 노출되어 있다.
이유를 물어보니 질렸다는 모양이다.
결국 실장석을 기르겠다는 애오파는 이런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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