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키우는 엄지는 목욕을 정말 좋아한다.
목욕하고 싶다고 하루에 몇 번이나 조른다. 꼭 도라에몽의 이슬이처럼.
오늘은 새로 사준 샴푸가 대단히 마음에 든 듯 신이 났다.
"주인님, 이 샴푸 딸기향이 나는 레치.
좋은 냄새 레치이. 주인님 고마운 레치♪"
짧은 손으로 열심히 머리를 감는 모습이 귀엽고,
닿지 않는 정수리 등은 내가 손가락으로 살살 씻겨주면 볼을 붉히며 기뻐한다.
음~ 이 아이를 보다 보면 왠지 다 받아주게 되어버리네.
언젠가 성체가 되면 이 녀석도 아이를 낳아서 떠들썩해지겠거니 같은 걸 생각하니 그만 미소가 흘러나온다.
아무래도 나는 진성 팔불출 같단 말이야.
"주인님ㅡ 샤워기 틀어주는 레치이."
"응. 자 틀게~."
쏴아~~~
"레쨔아아아아아아아아!!!!!"
"아차아아아!!! 물이 50도였어! 내, 내 잘못 아니야.
어, 어제 마지막으로 들어가서 안 돌려놓은 놈이 잘못한 거야.
난 몰라. 잘못 없어."
"...레...찌이...레에에에."
"그, 그래도 실장석은 회복력이 굉장하잖아?
며칠 지나면 다시 귀여운 너로 돌아오겠지?
응? 어? 뭐? 화상은... 원래대로... 안 돌아와?
뭐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이제 이 녀석 필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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