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짓소의 아르바이트생
어떤 대상을 향해서든, 사랑을 하면 미쳐버리는 것인가? 나는 틀림없이 그렇다고 본다.
실장석애호협회라는 이름을 들어보았는가.
세간에도 잘 알려진 이 협회는 산하에 재단과 사회적기업까지 있는, 상당히 뼈 있는 집단이다.
협회가 하는 일 가운데 잘 알려진 것 중에는 불법 실장구제업 단속, 애호상생 캠페인 따위가 있는데,
흔히 '애호파'라 일컬어지는 일부의 인간만 환호할 뿐,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큰둥하게 바라보고있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카짓소에서 일하고 있는 단기알바생이다.
카짓소가 뭔지 들어본 적 없을 것이다. 나도 모집 공고를 보고 처음 알았으니까.
카짓소. 주로 애호파를 대상으로 홍보되고 있는 이 괴시설은 사육실장용 유흥시설이다.
기본적으로 집 안에서만 생활하는 사육실장들이 외출시 안심하고 즐길 수 있는 오락시설이 필요하다는 발안으로,
실장석애호협회가 막대한 자금을 들여 설립한 유사 사행성 시설이다.
60평 정도의 부지에 2층 구조로 되어있는 이 네모난 시설.
인간의 입장으로서 말하자면 더도 덜도 말고 딱 옷가게를 할 법한 사이즈의 건물이다.
그러나 견식이 좁고 몸집도 작은 실장석의 입장에서는 이만큼 넓직한 파라다이스도 없다.
게다가 외관도 인테리어도 핑크색 일색인, 철저히 실장석 취향의 공간.
"데에에! 세레브한 궁전인데스!"
처음 본 실장석들은 저런 반응이 일상적이다.
외출할 때 한 번 온 사육실장들은 또 한 번 여기 오고싶어 떼를 쓰는 경우도 왕왕 있다.
아예 눌러앉아서 집으로 돌아가지 않으려는 경우도 많다. 그런 경우가 가장 애먹는 경우이다.
입장절차는 간단하다.
주인 쪽이 사육실장 등록증을 보여준 뒤, 요금을 지불하면 직원이 도장을 찍어준다.
이 도장은 육안으로는 확인할 수 없지만, 자외선을 비추면 발광하는 잉크로 되어있기 때문에 위조가 불가능하다.
물론 사육실장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인체에나 실장석에게나 무해한 물질로 되어있다.
요금은 상당히 과격하다. 3시간 이용에 성체실장 기준 3만 5천원. 자실장은 2만 5천원이다.
내 시급으로는 3시간을 일해도 입장권을 못 사는 것이다. 이것 참. 갑자기 눈에 땀이.
사족을 덧붙이자면, 여기서 200m 걸어서 나오는 외식뷔페의 3시간 이용료가 2만 1천원이었다.
"데샤아아앗!! 나가기 싫은데스!!! 똥닌겐의 집은 좁은데샤아앗!!
세레브한 와타시에게는 세레브한 카짓소가 진정으로 어울리는데스!
어째서 그걸 모르는데스! 똥닌게에엔!! 오로롱! 오로롱!!"
말하기 무섭게 가장 애먹는 경우가 나타나시는군.
세상에는 지나친 애호가 실장석의 분충성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는 환경임을 모르는 애호파가 너무나 많다.
저따위 밉살스런 투정에 쩔쩔매고 있는 사육주의 표정을 보라.
"마사쨩. 마사쨩. 진정하렴." 안절부절 못하며 사육실장과 주변의 눈치만 보고 있다.
두리번거리다가 점원복장을 입은 나를 발견하곤, 성큼성큼 다가오는 사육주.
"이봐요! 손님이 애먹고 있는데 뭐하는거에요? 빨리 마사쨩 좀 어떻게 해주세요!"
사육실장 앞에서는 쩔쩔 매면서 인간직원에게는 소리를 버럭버럭 지르고 있는 애호파 사육주.
이 인간이 갑자기 왜 이러는지 알겠는가? 대부분의 속내는 '어떻게든 달래든가, 아니면 더 이용하게 해달라'는 것이다.
재미있게도 여기에 찾아오는 사육주의 열에 일곱은 이 모양이다. 이 사실을 알기 전에는 나도 당황했지.
나도 이제는 능숙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되었다.
"손님. 이용시간이 끝나신 뒤에 실장쨩을 데려가지 않으시면 과징금이 있습니다.
아니면 별도로 이용료를 지불하신 뒤에 이용시간을 연장하시겠습니까?"
돈 얘기가 나오자 얼굴이 싹 굳어버리는 사육주.
서둘러 마사쨩을 챙겨 주차한 곳으로 재빨리 걸어가기 시작한다.
돈이 많은 고객은 항상 여유롭다. 고작 몇 만원을 더 쓴다고 해서 생떼를 부릴 필요까지는 없기 때문이다.
한 푼 두 푼이 아까운, 저런 유형의 고객만이 강짜를 부리게 된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데에에엥!! 어째서인데스! 세레브한 카짓소가 멀리멀리 되어버리는데스!!
이거 놓는데스! 놔라데스! 돌아가는데스 똥닌게에엔!! 오로로로롱!!"
마사쨩. 안 됐구나. 너의 인간노예는 너한테 이용료를 더 쓰게 해주기 싫대.
"자. 이 코인들을 써서 즐겁게 놀면 됩니다.
어떤 게임이든 간에, 이 코인을 옆에 있는 직원에게 제시하면 게임을 할 수 있게 도와줄겁니다.
게임의 결과에 따라서 코인은 더 얻을수도 있고, 잃을수도 있어요.
만약 모두 없어진다면, 주인님께 부탁해서 코인을 더 달라고 하세요.
현명한 사육실장분들은 모두 알아들으셨겠죠?"
"물론인뎃스! 와타시는 현명한데스!"
또 하나의 사육실장이 콧김을 풍풍 내쉬며 코인들을 받아갔다.
저 정도의 양이면 대략 2만원 정도의 코인이다. 그렇다. 카짓소에서 사용하는 코인은 실제 현금으로 교환된다.
그리고 그 코인값을 지불하는 것은 사육주로 등록되어있는 인물이다.
저 뒤에 있는 인물 말이다. 한 순간에 5만 5천원을 쓰니 씁쓸한 얼굴을 감추지 못하는군.
카짓소 내부에 비치된 게임들은 하나같이 실장석들의 눈을 돌아가게 만드는 것들이다.
짓소룰렛. 짓소슬롯머신, 짓소포커, 짓소바카라...
화려한 게임환경과 더불어, 도박이 주는 강한 중독성 때문에 실장석들이 느끼는 희열은 최고조이다.
"데에엣!! 7씨가 하나 모자란데스!!"
"데프프! 과일씨가 세개 모인데스! 반짝반짝한 코인이 더 나오는뎃승♪"
누군가는 잃고, 누군가는 얻는다. 도박의 세계란 그런 것이다.
이걸 깨달을 리가 없는 실장석들은 절제심 없이 코인을 마구 써대고 만다.
사육주가 피땀흘려 번 돈은 도박장의 코인이 되어 잠깐 반짝이다 온갖 곳으로 빨려들어간다.
자만심. 욕심. 경쟁심. 사육주의 노력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하찮은 이유때문에.
"이럴순 없는데스! 7씨는 와타시의 애교를 보고 한 줄이 되어주는뎃스웅~"
"오로롱... 코인이 이제 얼마 없는데스... 가난한 똥닌겐 때문에 이게 뭐인데스... 오로롱..."
수시로 들려오는 불평과 항의의 울음소리들. 주로 떨어져가는 코인이나 불합리한 결과에 대해서다.
그러나 카짓소의 슬롯머신 앞에서는 아첨도, 울음도 통하지 않는다.
운이 좋은 몇몇 녀석만이 팡파레를 터뜨리며 잭팟을 가져가는 것이다.
"데갸아아!! 코인씨가 없는데스!! 똥닌겐은 뭐하고있는데스!! 당장 더 가져오는 데샤앗!"
기호에 따라서는 운이 아니라 다소 실력을 요구하는 도박도 즐길 수 있다.
아니, 오히려 남을 짓밟고 승리할 수 있는 요소가 풍부한 게임이야말로 실장석이 바라는 것일지도 모른다.
대표적으로는 여기, 인간 종업원 딜러가 중재하는 짓소포커가 있다.
협회의 연구 끝에, 실장석의 지능으론 인간용 포커를 완벽하게 이해시킬 수 없음이 밝혀졌다.
때문에 짓소포커에서는 단 40장의 카드만을 사용하는 특수규칙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족보도 4장만을 이용한 단순조합으로, 평범한 어린아이라도 5분 안에 모두 외울 수 있을 정도다.
"콜인테치~ 콜인테치~ 와타치는 콜인테츄!"
"레프프. 오네챠는 무리하지 마는레치. 분명 똥카드가 틀림없는레치~"
게임의 특성상, 실장석조차 본능적으로 포커에서 사용하게 되는 각종 심리기술들을 구사하게 된다.
불리한 패에서도 큰 베팅을 하는 허세, 또는 유리한 패인데도 불리한 척을 하는 위장...
그 중에서도 최고의 기술이라 불리는 포커페이스. 그러나 포커페이스를 구사할 수 있는 실장은 매우 드물다.
"오마에는 왜 아무 말도 없는테치? 설마 짝카드씨가 하나뿐인테치? 테프프!"
"그런테치. 와타치는 오늘 운이 따르지 않는테치..."
"테퍄퍄! 어쩔 수 없는테치. 이번 판 위의 코인은 모두 와타치의 것인테츄!"
말이 끝나자마자 자신있게 올인을 하는 자실장. 주변의 실장석들도 "렛?" "테엣!"하고 놀란다.
자실장의 자신감은 근거가 있었다. 지금 손에 들고 있는것은 4장이 모두 같은 모양인 '플러시' 조합이었다.
처음 받은 3장의 카드가 모두 색이 같을 때 부터 들떠있었던 이 자실장은,
교환카드마저 똑같은 모양으로 손에 들어오자 완전히 겁을 상실한 상태였다.
올인 베팅에 질려버린 엄지실장이 "렛츄우... 포기하는레치..."하며 얌전히 카드를 내려놓았다.
반대편에 앉아있던 자실장도 마찬가지로 포기선언을 했다.
그러나 방금 전에 운이 없다면서 자조한 녀석은 오히려 기다렸다는 듯이, 자신도 올인을 선언했다.
"텟? 미친테츄웅? 와타치에게 코인씨를 모두 헌납하는테치? 테프프!"
"테프프프... 지금 웃어두는테치."
"카드를 공개해주세요."
직원이 담담하게 카드 공개를 요구하자, 자신있게 자신의 조합을 내려놓는 두 자실장.
"와타치 것을 보는 테치!! 콘페이토씨가 네 장인 테츄!! 와타치가 이긴테츄!!"
플러시를 내어놓곤 이미 이겼다는 듯이 방방 뛰기 시작하는 자실장.
그런데 어째서인지 딜러는 판에 모인 모든 코인들을 주욱 끌어 반대편에 있는 자실장에게 주는 것이 아닌가.
"텟?! 똥닌겐!! 눈이 삔 테치? 와타치가 이겼던테치잇!!"
"아니요. 저 분이 이겼습니다만."
"어째서인테치!!"
딜러의 말은 사실이다. 왜냐하면 상대편 자실장의 조합은 숫자 4개가 모두 같은 '풀하우스'였기 때문이다.
사실 이 자실장은 짓소포커 판에서는 상당한 프로였다. 무려 포커페이스를 사용할 수 있는 희귀한 녀석으로,
타고난 재능과 사육주의 각별한 훈련 끝에 만들어진 탄탄한 실력까지 갖춘 자실장이다.
때문에 아무것도 모른 채 이 자실장과 짓소포커를 한다는 것은 머리카락 한오라기까지 털어먹힐 각오를 해야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물론 사육실장에게는 그 따위 것을 각오할 만한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눈앞에서 모든 코인이 미끄러지듯이 사라져간다. 자신을 비웃는 저 분충의 앞에 놓여지고 만다.
"테챠아아아!! 말도 안 되는 테치이이잇!! 와타치의 코인을 돌려주는테치!!
사기인테치!! 사기인테치이이!! 좋은 카드 따위 없다고 말했던테치이이잇!!"
아니나다를까 경기 결과에 불복하며 난동을 부리기 시작한 사육실장. 점원은 피곤한 얼굴로 마이크를 켰다.
"노란색 옷의 사육실장인 '텟테'의 사육주분은 지금 2층 짓소포커로 와주십시오-"
그러면 곧 사육주가 사육주 전용 대합실에서 나와 텟테쨩을 달래러 올 것이다.
대강의 사정은 매장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CCTV를 통해 알았을테니,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아들을 것이다.
사실 단지 반짝반짝한 물건에 불과한 코인 따위, 귀하게 크는 사육실장이라면 아무런 가치도 느끼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사육실장들이 코인에 환장하면서 한 푼이라도 더 따내려고 발버둥치는 것은,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세레브드레스 카짓소 에디션'을 비롯한 각종 상품들이 코인으로 교환되기 때문이다.
희소종인 흑발실장을 모델로 내세운 각종 고급드레스나 장난감들.
하나같이 실장석 내부의 분충성을 묘하게 건드리면서, 모델로 내세워진 실장들을 질투하게끔 만드는 뭔가가 있었다.
어떤 사육실장이든 한 번이라도 교환소 앞을 지나가다가 그 상품들을 쳐다보게 되면, 돌이킬 수 없는 소유욕이 불을 뿜는다.
"뎃샤아아! 저 드레스는 와타시의 것이 분명한데샤!! 왜 저렇게 높은 데 걸어둔데스!!"
"맞습니다. 이 하얀코인 15개를 가져오시면, 저 드레스는 당신의 것입니다."
"뎃?! 데프프.. 알겠는데스. 그 정도는 식은죽먹기인 데스!
똥닌겐은 와타시가 코인을 가져올 때 까지 가져갈 준비를 해두는데스!"
점원은 멀어져가는 사육실장을 한심하다는 눈으로 쳐다본다. 한편으론 딱하다는 생각도 든다.
물론 저 실장석에 대한 연민이 아니다. 저 실장석의 사육주에 대한 연민이다.
하얀 코인이란 카짓소에서 가장 비싼 코인 중 하나다. 대략 20만원 정도 하니까, 15개면 300만원 정도.
실장석 수준에서는 일반적인 포커에서 이긴다 한들 2~3천원 정도 벌어오는 것이 고작이다.
승률을 생각하면 백일을 꼬박 도박에 매진해도 300만원에서 멀어지기만 할 뿐이다.
즉, 실장석 차원에서 하얀 코인 15개를 얻는 것은 불가능하다.
현실적으로는 사육주가 하얀 코인 15개 어치의 현금을 들이붓는 방법 외에는, 저 드레스를 얻을 방법이 없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알게 된 재밌는 사실 중 하나는, 어차피 여기서 돈들여 사 봤자 손해라는 것이다.
애당초 저 '세레브드레스'는 실장석애호협회에서 밀어주고 있는 애호상품 제작회사의 시리즈 작품이다.
카짓소 에디션이라고 해봐야, 시판되고 있는 제품에다 카짓소의 로고를 금색으로 박아넣었을 뿐이다.
그 정도의 작업에 100만원이 넘는 가치가 붙을거라고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시제품은 200만원이니까.
"똥노예! 지금 어디인데스! 와타시가 요구하는 물건을 가져오는 일도 제대로 못하는데스?!
하얀 코인씨가 15개 필요한데스. 지금 당장 2층으로 가져오는데샷!!"
실장폰을 붙잡고 쩌렁쩌렁 소리를 질러대는 실장석. 아마 가장 무례한 방법으로 주인을 부르고 있겠지.
카짓소의 신기한 점은, 어지간히 절제심이 있기에 사육실장이 된 녀석들을 하나같이 저 모양으로 만들어버린다는 점일까.
카짓소는 오후 11시에 문을 닫는다. 어지간한 실장석들은 이 시간대에 체력이 다해서 잠이 들어버리기 때문이다.
온갖 애호파와 분충들에 시달리며 하루 일과를 버텨낸 직원들이 서로를 응원하고, 격려해준다.
그리고 그 날의 일급을 받으면서 내일도 힘내자고, 그렇게 다짐하면서 서로에게 인사한다. 헤어진다.
하지만 오늘은, 어쩐지 뒷골목을 확인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나는 어떤 직감같은 것을 느끼곤 뒷골목으로 들어갔다.
아니나 다를까. 어떤 실장석의 구슬픈 울음소리가 들려오는 게 아닌가.
"데에엥 데에엥"
"하... 내 이럴 줄 알았지."
흔히 있는 일이다. 정말로.
카짓소에 찾아온 사육실장들은 분충이 되어버리기 쉽다. 온갖 신나고 멋있는 것들이 가득한 카짓소에 들러붙어 살고싶어한다.
그러나 그건 오롯이 사육주의 고통이 된다. 3시간만 이용할 수 있는 시설, 정신나간 가격의 상품들...
그런걸 계속해서 요구받다보면, 사육주조차 사육실장처럼 변해버리고 마는 것이다.
이 돈 뜯어먹는 귀신을 버려버리자. 그렇게 생각해버리고 만다.
아르바이트를 시작한지는 정말로 몇 주 안 되었지만, 그동안 확실하게 알게 된 것이 있다.
애호파를 자처하며 사육을 시작한 이들은, 이 녀석들의 본성을 보고 나면 좀체 초심을 유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멋대로 버려버린다. 남에게 폐를 끼치든 말든 상관하지 않고.
그래서 멋대로 버려버린다. 이런 놈들이 자신에게 얼마나 의존하고 있었는지 신경쓰지 않고.
"누가 분충인지 가끔 알 수 없단 말야..."
"데에엥 데에에엥"
이름표는 버릴때 떼어버린 것 같지만, 이 하늘색 옷은 내 기억 속에 있다. 분명히...
"너. 마사쨩인가 하는 아이지?"
"뎃? 데에엣?!"
자기 이름을 알고 있는 인간을 만나자 대경실색하는 마사쨩. 역시 아침에 봤던 그 아줌마가 버린게 맞군.
무책임하다는 점도 그렇지만, 멍청한 점에서도 짝이 없는 아줌마다.
이름표만 떼면 온라인에 등록되어있는 사육실장정보가 없어진다고 믿고 있는건 아니겠지?
보건소에서 제대로 말소처리를 하지 않으면 유기를 하던 학대를 해서 죽이던 영원히 남아있는 정보다.
협회차원에서의 과징금이 아니라 국가차원에서 과태료를 물어야만 정신을 차릴 테지.
"데.. 뎃스웅? 뎃스웅~♪"
마사쨩은 볼에 뺨을 대며 재빨리 나에게 아첨을 해왔다.
링갈은 퇴근해서 갖고 있지 않지만, 대충 나를 키우라느니 하는 내용을 말하고 있는게 아닐까.
나는 그 모습에 싱긋 웃는다. 이런 귀여운 녀석이 나를 선택해주다니.
"그래그래. 마사쨩. 전 주인님은 버리고 우리 집으로 갈까?"
"데스! 데스데승!!"
고개를 파닥파닥 끄덕이며 끊임없이 아첨을 해오는 마사쨩. 전 사육실장답게 그럭저럭 귀여움을 뽐내는 솜씨가 있다.
비록 지금은 유기의 충격으로 빵콘한 뒤라 냄새도 구리고 옷도 다소 헤지긴 했지만,
매일 관리해온 덕분에 상당히 순결한 피부와, 학대당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을 수 있는 순진한 표정은 여전히 가지고 있다.
"이 정도는 되어야... 학대할 맛이 나지."
"데? 데에브브브"
뭐라 항의를 시작하기도 전에, 나는 재빨리 손에 들고 있던 검은 봉지에 마사쨩을 머리부터 쳐넣는다.
뎁읍읍 거리며 소리가 조금 샜지만 뒷골목이라서 아무도 듣지 못했다.
비록 이 따위 형편없는 애호시설에서 아르바이트하는 중이긴 하지만, 퇴근 후에는 영락없는 학대파인 나.
이 곳에서 버려지는 사육실장들은 나의 가학심을 충족시키기에 부족함이 없다.
정말이지 최고야. 이래서 내가 더럽고 힘들어도 여길 계속 다닌다니까.
4장이 같은거면 포카드 아녀? 풀하우스는 트리플에 원페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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