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대





똑똑똑!


"네~! 응? 아무도 없네. 벨 장난인가?"

"데샤아! 데스! 데스웅~"

"아... 실장짱이 왔구나~"


문을 열어보니 빵콘을 하고 기름졌지만 비교적 깨끗한 성체 실장석이 양 손으로 치마를 올리며 요조숙녀 인사를 하고 있었다.

린갈을 켜보니


"와타시는 엊그제까지 사육실장이었던 미도리데스! 하지만 버려...아니! 와타시가 닝겐 똥노예를 갖다 버린데스! 데프프프... 그래서 새로운 노예를 모집중인데스우! 오마에가 그 영광을 손에 넣은데스! 맘껏 기뻐해도 좋은데스~ 데프프프 데프프프프!!!"

"그렇구나~"

사실 난 실장석을 싫어하지 않는다. 오히려 좋아한다고 생각한다. 실장석에게 음식을 접대하는 것을 좋아하니까.


"마침 재료가 남아 못쓰게 될 것 같았는데 네가 와서 다행이다! 준비해야겠네~ 주방에 와서 요리하는 것을 보겠니?"

"데프프프! 똥닌겐노예가 미친데스? 주방 같은 곳은 노예인 오마에만 들락날락하는데스! 데프프프!“

훌륭한 분충이었다. 하지만 상관없다. 분충이든 양충이든 접대하고 싶은 마음은 같으니까.

미도리를 거실에 기다리게 하고 요리를 준비했다. 요리라고 해봐야 삶거나 찌거나 굽거나 해서 마트에서 산 양념을 뿌리는 것뿐이니 간단하지만 실장석들은 맛있게 먹어줘서 보기 좋다. 이번에는 변덕을 부려 다진 음식을 준비했다.

미도리는 '음식'을 맛있게 먹더니 여기저기 똥을 뿌리기 시작했다. 그런 뒤 이 집은 자기 집이라며 자를 낳겠다고 한다. 오히려 이쪽이 환영이다.


"미도리~ 자를 낳게 되면 몸이 수척해질 테니 맛있는 음식을 많이많이 해줄게."

"데프프프 오마에는 꽤나 머리가 좋은데스. 알겠는데스! 와타시를 그렇게 받들고 싶다는데 어쩔 수 없는데스우~ 떠 받들여지는 것도 이 정도면 힘든데스우~ 데프프"


풍부한 먹거리, 안락한 집, 꽃 덕에 미도리는 크고 건강한 자실장 넷, 비교적 작지만 건강한 자실장 넷, 행복하고 활발한 엄지 하나와 구더기 둘, 총 11마리의 자를 낳았다. 모두 미도리를 닮아 건강하고 기름지고 분충이다.






"똥노예! 와타시의 자를 보는데스! 와타시를 닮아 건강하고 아름다운데스! 비율도 좋은데스! 혹여나 와타시의 자를 보고 욕정을 품으면 죽는데스우!!! 데프프프"

"마마! 똥노예의 눈빛이 심상치 않은테치! 만약 와타시를 욕정 하려고 하면 마마가 혼쭐을 내주는테츄! 테프프프"

'자를 낳아 행복하지만 기왕 똥닌겐이 있는 김에 흑발의 자를 낳아보는데스... '

본래 실장석의 욕심은 끝이 없다. 이런 생각에 이르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했다.


"똥닌겐! 지난번의 약속을 잊진 않았데스! 분명 자를 낳으면 우마우마한 걸 끝없이 먹인다고 한데스! 그래서 오늘 하루 종일 굶은데스!"

"그래. 안 그래도 오늘을 위한 밑 재료들을 준비해놨어~ 본 재료가 훌륭해서 별거 없지만~"

"데프프프. 영리한 닌겐데스! 그 정도로 영리하면 노예보단 와타시의 남편이 어울리는데스! 아나타를 오늘부터 똥남편으로 승격시키는데스웅~ 그리고 체력이 회복되면 와타시와 아나타의 흑발의 자를 낳는데스우!"

"아쉽지만 그건 안될 것 같은걸~"

"데에?"






우선 친실장을 독라로 만들고, 사지를 묶어 천장에 매달아 놓는다.


"데샤아아아! 뭐 하는 짓인데샤아!!!"

"거기가 특등석이니까 잘 봐둬. 원래 요리는 보는 재미도 중요해~"

엄지와 구더기, 자실장 1마리를 제외한 모든 자를 독라로 만든다. 엄지와 구더기는 괜히 독라로 만들려다 다치게 하거나 죽일 수 있다.


"너를 위해 만들 요리는 자실장 꼬치구이, 실장자매 수육&순대찜, 생 자실장 토막, 실장 토마토 스튜야~"

"데샤아아! 그런 건 필요 없는데샤아!!! 와타시와 자들을 놓아주는데샤아아아악!!!"






순대가 될 자실장은 배를 가르고 분대를 깨끗이 헹궜다. 깨끗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꼬치가 될 자실장은 걸리 적 거리는 팔을 잘랐다. 냄비의 물을 끓이며 '재료'의 소리를 감상한다.


"테챠아아아!!! 이건 꿈인테치! 빨리 여기서 도망치는테치! 왜 앞으로 안 움직여지는테챠아아!!!"

둥글게 빵콘하여 오뚝이처럼 기우뚱거리는 자실장.


"레에엥...레에엥... 오녜챠 아플 것 같은레치!!! 어떡하는레치...어떡하는레치...레에엥"

"테에에... 엄지년 주제에 사지 멀쩡한테치이... 오마에의 팔을 뜯어 와타시의 팔로 쓰는테치이..."

엄지와 꼬치 자실장의 감동적인 대화


"렛훈! 오녜챠의 팔 우마우마 맛있는레후! 양도 곱빼기인 레후!"

"레에에... 이건 말도 안 되는레후... 이번 생은 아닌 것 같은레후... 다음 생을 노리는레후...(파킨)"

아... 싱싱해야 할 재료가 벌써 파킨 해버리다니. 자들이 태어났을 때 몰래 실장 네무리를 뿌려 일가의 위석을 뽑아 특급 영양제에 담가 놨지만 그래도 우지챠는 정말 덧없구나.






이번 요리의 자신작인 토마토 스튜! 토마토소스에 물과 냉장고의 남은 재료를 부은 것뿐이지만 실장석은 토마토의 새콤달달한 맛 때문에 잘 먹더라. 그 음식 안에 들어간다면 그렇지 못하겠지만. 비교적 큰 자실장은 나오려다 명을 달리해서 냄비에 닿은 몸이 타고 있다.






(오른쪽 자실장) - "테샤아아!!! 어째서 오마에만 편하게 살아남는테치이!!! 당장 그 두부를 내놓는테챠아!!! 죽여버리는테샤! 뜨거운테치!!! 뜨거운테챠아아아!!!"

(왼쪽 자실장) - 테프프프! 와타시는 끝까지 살아남을테치! 오마에 같은 분충은 빨리 우마우마해지는테치! 테프프프"

스튜 밑바닥에 있는 자실장은 두 눈이 붉어져서 우지챠를 낳고 그 우지챠는 더 작은 우지챠를 낳거나 파킨해버리는 지옥. 실장 요리점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즐거운 광경이다.






"자~ 완성했다! 자실장 토마토 스튜에 자실장 꼬치구이! 꼬치구이는 케첩과 마요네즈 소스로 풍미를 더했어! 마지막으로 생 자실장 토막과 실장자매 수육&순대찜이야!






"실장자매 수육&순대찜는 자실장 내장에 우지챠를 넣고 엄지도 대충 찜통에 넣고 같이 쪘는데 엄지가 끝까지 우지챠를 구하려 하다 죽었나 봐. 그 결과 이런 가슴 따뜻한 모습이 나왔어. 운이 정말 좋네. 미도리."

"운이...좋다고 한데스?"

"그래! 너 같은 분충에서 나온 자인데, 게다가 엄지인데 이런 양충이라니. 로또 맞았네!"

"똥닌게에에엔!!!! 아니, 똥악마아아!!! 오마에는 악마인데샤아아아!!!"


미도리는 접시를 들어 던지려고 한다.


"음식을 소중히 하지 않는 분충은 가만 안 둘 거야~"

"와타시의 자는 음식이 아닌데스! 오로롱"

"근데 침은 왜 그렇게 뚝뚝 떨어뜨리고 있어?"

"데에? 이...이건 다른데스! 오늘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한데스! 생리현상인데스!!!"

"닥치고 먹어. 이제 귀찮아."

"데에? 심한데스! 장녀는 어리광쟁이지만 상냥했던데스!
차녀는 공놀이를 좋아하던 건강한 자였던데스!
삼녀는 와타시의 몸을 염려해서 항상 다리를 주물러줬던데스!
사녀는 가족을 누구보다 사랑해서 오마에에겐 거칠었지만 가족에겐 다정했던데스!
오녀는 게으름뱅이라 항상 와타시에게 기대어 있었지만 똑똑한 자였던데스!
육녀는 음란했지만 절제를 아는 자였던데스!
칠녀는 높은 곳을 좋아하던 말괄량이지만 누구보다 와타시를 걱정한 착한자였던데스!
팔녀는 춤을 잘 추는 예능석 후보였던데스!
구녀는 엄지로써 우지챠들을 잘 돌보는 착한자였던데스!
우지챠들은 천진난만해서 보고만 있어도 행복해지는 자들이었던데스!"


미도리의 머리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할 말은 이제 끝이냐?"

"데에..."

너무나 불합리하고 가슴 아픈 상황. 미도리의 행복회로는 빠르게 회전한다.


'와타시의 자는 모두 죽은데스... 가슴 아픈 일인데스... 하지만 와타시만은 반드시 살아남아야 하는데스! 살아남아야 와타시의 자를 세상에 퍼뜨릴 수 있는데스! 게다가 와타시는 흑발의 자를 낳아야 하는데스... 그런데스! 어차피 남편과 흑발의 자를 낳기로 한 데스우! 데프프프...'

"할 말 없으면 이제 끝이다."

"마타데스우!“

"...할 말이 뭐냐?"

"잘 먹겠는데스우~"





"꼭꼭 씹어 먹어라. 체할라."

"알겠는데스우. 남편상 참 걱정이 많은데스우~ 데스웅~"

"..."

허겁지겁 '음식'을 먹는 미도리.


"잘 먹는 걸 보니 보기 좋네~ 앞으로도 이렇게 접대해줄게~"

"데에!? 또 자를..."

"싫어? 접대하지 못한다면 너랑 있을 이유가 없어."

"데에..."


남자가 말한 의미를 정확히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확실한 것은 거절하면 미도리 자신의 생은 끝이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꼈다.

실제로 그랬다. '접대'을 거절하면 남자는 미도리를 죽이거나 내다 버릴 것이다. 어느 결과든 같다. 이미 모든 것을 잃은 미도리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다.


'살아 남는데스우... 살아남으면 반드시 기회가 오는데스. 어차피 흑발의 자를 낳을데스. 남편상은 반드시 와타시가 메로메로 시킬 수 있는데스. 역시 밥을 먹으니 냉정한 판단이 가능한데스우~'

미도리의 행복회로가 불타고 있다.


"좋은데스! 와타시는 남편상과 평생 사는데스웅~ 데프프프"

"그래. 잘 생각했어~"


미도리의 자를 만들고, 그 자를 먹이고를 반복하다 보니 미도리의 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 아무리 행복회로를 돌려도 자가 요리될 때,자를 먹을 때의 스트레스는 어찌하지 못했다. 슬슬 위석이 거뭇거뭇 해질 무렵


"미도리... 이제 자를 가질 수 없는 몸이 되었구나."

"데에에... 아닌데스... 아직 와타시는..."

"아냐. 지금까지 잘 해왔어. 너같이 오래 견디는 실장짱은 처음이야. 보답으로 남은 생은 편히 보내게 해줄게. 자. 새 옷 입고, 머리는 자라지 않겠지만 옷에 붙여줄게."

"데에... 고마운데스...오로롱"

'드디어 지옥에서 해방된데스? 남편이 드디어 와타시에게 메로메로 된데스! 이제 흑발의 자만 가지면...'


똑똑똑!


"네~! 응? 아무도 없네. 어린애의 장난인가?"

"닌겐사~! 여기! 여기인데스웅~"

"아... 실장쨩이 왔구나~ 무슨 일이니?"


문 너머로 보이는 건 기름지고 떡진 실장석. 미도리는 어렴풋이 자신이 저 곳에 서있었던 과거가 떠오른다.

'데프프프... 못생긴 년이 온데스. 아쉽겠지만 남편상에겐 와타시가 있는데스우... 너 같은 년은 독라달마로 만들어 출산노예로 쓰는데스우... 데프프프'

"그랬구나! 배고픈데다 머물 곳이 필요했구나! 잘됐다! 안 그래도 '재료'가 곧 못쓰게 될 거 같아서 말이야~ 마침 네가 와서 요리를 할 수 있게 됐네~"

"데프프프... 친절한 닌겐상을 만나서 다행인데스우!"

"그래그래. 지금 바로 요리할건데 주방에 와서 구경할래?"

"좋은데스. 와타시도 돕는데스우. 남편상이 요리하는데 와이프도 도와야하는데스웅~"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인데스?'






"말도 안되는데샤아아아아아아아!!!"

"분충 식재료 주제에 너무 시끄러운데스. 데프프프"

방금 입힌 옷도 벗기지 않고 미도리를 오븐에 통째로 넣는다. 살에 늘러 붙거나 하겠지만 별 상관없다.


"남펴어어언!!! 와타시 수십 번이나 수백의 자를 먹으면서도 버틴데샤아아아!!! 지옥 같은 나날도 오직 와타시와 남편상의 미래를 생각하며 견딘데샤아아아!!! 그런데 어떻게 와타시에게! 와타시에게!!!"

"내가 왜 네 남편이야? 자기 맘대로 해석하고 견뎠으면서 뭘 바라니? 그래도 여생을 편하게 보내준다는 약속은 지키지 못했네. 미안해. 하지만 분충이 맘대로 문을 두드리고 자기를 길러라따위 말해서 받아들여지고 맘대로 행동했으면 네 주인이 뭘 하든 납득해야지~"

"데샤아아아!!! 그건 불합리한데샤아아!!! "

미도리는 오븐 문을 쾅쾅 두드린다. 당연히 실장석의 몸으론 꽉 닫혀진 오븐을 열 수 없다.


"데프프프... 오마에는 분충이라 우마우마가 되는데스. 똥이나 처 먹는데스. 데프프프"

"그러고 보니 너, 이름이 없다고 했지? 오늘부터 네 이름은 미도리야."

"데에? 와타시에게 남편사마가 직접 이름을 주신데스? 오로롱... 경사인데스! 경사인데스!"

'데샤아아악!!! 그건 와타시의 이름인데샤아아아!!! 이름까지 빼앗지 마는데샤!!!"

......

"뜨거운데샤아!!! 숨을 못 쉬는데샤아아아!!! 남편상!!! 와타시가 잘못한데스!!! 와타시가!!! 제발 꺼내는데스!!! 똥닌게에에엔!!!"

"몸이 녹아버리는데스... 제발... 제발 문을 여는데스... 살려주는데샤아아아!!! 와타시가 뭘 잘못한데샤아아!!! 와타시는!!!"

"이렇게 죽을 순 없는... 데에에... 제발..."

"데에...데스웅~?... 문 씨... 제발 와타시를 밖으로... 보내는 데에..."

'자들은 어디있는데스... 마마가 위기인데스... 빨리 와서 살리는데스... 빨리...빨리 살리는데샤악!!! 분충이!!!'


미도리의 말이 남자에게 닿는 일은 이제 없을 것이다. 그리고 조만간 새로운 미도리 또한 그렇게 될 것이다.

그의 ‘접대’는 분충이든 양충이든 같으니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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