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를 낳고 싶다
언제나처럼 사육실장인 미도리와 일과인 산책을 나간다.
평소 매일 하고 있는 일과이므로 딱히 어려움은 없지만, 최근 산책 나가는 것이 귀찮아졌다.
왜냐하면, 미도리 때문이다.
늘 다니는 길을, 평소와 같은 속도로 걷는 미도리.
그런 미도리의 앞에 같은 사육실장 친자가 스쳐 지나갔다.
친자를 눈으로 쫓는 미도리를 보고 있으니 한숨이 나온다.
"데, 주인님..."
"안돼."
미도리가 무언가를 말하기 전에 단호히 부정한다.
벌써 몇 번이나 똑같은 일을 하고 있으므로 미도리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를 알 수 있다.
"데이, 아직 아무것도 하지 않은 데스..."
"어차피 자를 갖고 싶다던가 그런 말이잖아. 안돼."
그렇게 최근 미도리는 자를 원하게 되었다.
미도리를 기르기 시작한 것은 아직 미도리가 자실장이던 시절.
지금은 완전히 성체로 성장했다.
자를 원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이쪽에도 사정이라는 것이 있다.
실장석을 기르는 데는 돈이 든다.
거기다가 사육 실장 붐이 오면서 애완동물 업계는 모두 실장석 상품을 내놓았다.
상품은 여러 종류가 출시됐다.
그리고 실장석이라고 하는 욕망의 덩어리가 물건을 달라고 졸라, 주인에게 사게 한다.
대부분의 주인은 맹목적인 애호파이고, 실장석의 버릇없는 행동은 금방 통했다.
그래서 판매 측은 가격인하 같은 것은 거의 하지 않았다.
판매 측에 있어서는 돈줄이지만, 일반적인 주인에게 민폐였다.
이러한 배경도 있어서, 일반적인 주인 대부분은 대용품으로 끝내는 것이 보통이었다.
대표적인 것이 주거였다.
실장석을 사육할 때 집은 중요한 것이다.
주거가 없으면 실장석은 주인의 집을 자신의 집이라고 인식해버린다.
그렇게 되버리면 때를 놓친 것이다.
주인의 집은 자신의 집, 그러니까 무엇을 해도 괜찮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주거를 마련하고 그곳이 자신의 집이라는 인식을 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지만, 실장석 전용집은 꽤 값이 비싸다.
보통 파충류용 수조로 해결하는 주인이 많지만 그래도 비용은 무시할 수 없다.
최종적으로는 골판지 상자로 정해진다.
비용도 거의 안 드는 데다, 실장석의 본능으로 골판지 상자에서 자리를 잡는 것 같았다.
그 외에도 화장실이라거나 모이접시도 대용품으로 끝마치면 나름대로 비용은 남는 것이었다.
그러나, 수가 늘어나면 그만큼 보살피는 것이 큰일이어서, 사료값도 늘어난다.
식욕이 왕성한 실장석은 대량의 먹이를 필요로 했다.
하지만 먹이의 양은 주인의 의사로 바꿀 수 있으니 문제는 없다.
문제는 심각한 애호파의 경우로, 먹이로 무엇이든지 줘버리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실장석은 순식간에 분충으로 각성한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는 엄격한 훈육을 실시해야 하는 것이었다.
사육 실장을 여러 마리 기르는 주인은 상당히 부자이거나, 영리한 부모 실장이 있는 것을 전제로 하였다.
"전에도 말했잖아. 우리집에서는 이 이상 수를 늘릴 수 없다고."
"데이"
미도리는 아쉬운 듯 아까의 친자의 등을 본다.
손을 잡고 걷는 모습이 정겨워 보였다.
"몇 번이나 말해두지만"
주인인 남자는 못을 박기 위해 강한 어조로 말한다.
"자를 가지면 어떻게 될지 말했었지?"
"데히이!"
짧은 비명을 지르는 미도리.
이전에 자를 갖고 싶다고 말했을 때, 주인 남자는 실컷 혼낸 다음 친자 함께 독라로 만들어 공원에 버린다고 말했었다.
그냥 버려지는 것이 아니라 독라가 된다.
이것이 효과가 있었는지 미도리는 자를 갖고 싶다고 말하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현물을 보면 그 결심은 흔들리는 듯하다.
이 때문에 주인은 매번 자를 낳고 싶다는 말을 듣는 처지가 된 것이다.
"데이..."
"집에 돌아가자."
터벅터벅 주인의 뒤를 따르는 미도리였다.
며칠 후.
평소처럼 주인이 미도리의 모습을 보러 왔다.
게으르게 잠자고 있는 미도리를 일으킨다.
하지만 그 얼굴을 본 주인의 표정이 사나워졌다.
"미도리. 너..."
"데?"
두 눈이 훌륭하게 초록 일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임신한 것이다.
"미도리...!"
주인은 미도리의 몸을 움켜쥐고, 옷을 걷어 올린다.
역시 팬티를 입고 있지 않다.
미도리를 움켜쥔 채 케이지 안을 둘러보자, 가장자리 쪽에 감추는 것처럼 둥글게 말린 팬티가 발견되었다.
이 팬티는 실장석용 피임 팬티였다.
주인이 제멋대로 임신하지 말라고 사다준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벗고 있었기 때문에, 임신을 해버린 것이었다.
"미도리! 너!"
여기서 중요한 것은 팬티를 자신의 의사로 벗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교묘하게 구석에 말아서 숨겨놓고 있었다.
주인은 미도리를 쥐고 있던 손을 놓고 방 안쪽으로 사라진다.
돌아온 그 손에는 빨간 잉크가 들려 있었다.
"데갸아아아!"
주인은 캡부의 스포이트로 빨간 잉크를 빨아들인 다음 미도리의 목을 움켜 쥐었다.
"데기이! 그베아!"
기묘한 소리를 지르며 주인의 손을 두드린다.
그런 일에 개의치 않고 주인은 빨간 잉크를 미도리의 한쪽 눈에 떨어뜨렸다.
"— — —!!!!!"
소리가 되지 않는 소리를 지르는 미도리.
주인이 손을 떼놓자 배를 필사적으로 쓰다듬기 시작했다.
"데! 데! 데! 안 되는 데스! 사라지면 다메데스ー!"
두 눈이 오드 아이로 돌아온 것으로 인해, 자들이 체내에서 흡수되기 시작한 것을 감지한 것이다.
어떻게든 자를 구하려는 미도리. 하지만 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이윽고 뱃속의 자가 모두 흡수된 것인지 피눈물을 성대하게 흘리기 시작했다.
그런 미도리를 주인은 그저 차가운 눈으로 내려다보고 있었다.
"지독한 데스! 왜 자를 죽이는 데스!?"
주인을 노려보며 항의한다.
하지만, 그런 미도리에게 주인은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지독하다고? 너, 나와의 약속을 잊은거냐?"
주인과의 약속.
그것은 자를 낳으면 공원에 독라로 만들어 버린다는 것.
하지만 주인에게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다.
"거기다가, 너는 나를 배신한 거야"
"데?"
얼빠진 표정을 짓는 미도리.
그런 미도리에게 이야기를 계속하는 주인.
"너, 피임 팬티 일부러 벗었지?"
"데데!?"
자신의 한 짓을 알아맞히자 미도리는 깜짝 놀랐다.
"자연스럽게 임신을 하면 내가 용서할 거라고 생각한 거냐?"
고의적인 임신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된 임신이라면 주인도 허락할지 모른다.
그렇게 생각한 미도리의 행동은 완전히 틀어진 것이었다.
"까불지 마라."
근처에 있던 50cm의 아크릴 판을 꺼내서 미도리의 몸을 갈긴다.
파칭하는 마른 소리가 울려 퍼졌다.
"데갸아아!"
"실장석 주제에 나를 속이려고 했지?"
파칭 파칭 파칭 파칭
"데비! 기갸아!"
미도리는 맞을 때마다 소리를 지른다.
옷이 찢어지고, 그 단면으로부터 보이는 피부가 빨갛게 퉁퉁 부어 올라간다.
"그렇게까지 해서 자가 갖고 싶어?"
"그, 그건.."
노려보는 주인을 무서워하는 미도리.
"너에게 실망했다. 약속대로 공원에 버릴 거야."
미도리는 그 말에 절망을 느꼈다.
"데에에에! 주인님! 용서해주는 데스!뭐든지 하는 데스!!"
무릎 꿇고 필사적으로 애원하는 미도리를 보고 주인은 한숨을 내쉬었다.
"주인을 배반한 뒤에는 목숨 구걸이냐"
한 호흡 쉬고는, 혼신의 힘을 담은 일격을 가한다.
게다가 옆이 아니라 세로로 방향을 바꾸어서 갈겼다.
"가아아아아아아아아!"
안면에 자로 일격을 당한 미도리는 뒤로 날아갔다.
"좋아. 마지막 기회를 주마."
다시 목을 잡고, 빨간 잉크를 초록색 눈에 떨어뜨렸다.
순간 미도리의 배에 맥박이 뛰기 시작한다.
"데에에? 태어나는 데스! 태어나는 데스우!"
맥박이 뛰는 배를 안고 물통으로 이동하기 시작한다.
물통에 도착해 누우면, 다리를 벌리고 분만 태세로 들어갔다.
총배설구에서 자가 나온다.
""""텟테레ー""""
총 4마리의 자가 태어났다. 미도리는 점막을 핥기 시작했다.
"뎃스웅. 귀여운 자 데스-"
낼름낼름 혀로 점막을 핥는 미도리를, 주인은 그저 아무런 감정 없이 내려다보고 있었다.
자 한 마리의 점막이 완전히 제거되면, 미도리는 물통에서 새끼를 꺼내놓고 다음 새끼를 손에 든다.
주인은 즉각 처음의 새끼를 빼앗아서, 작은 골판지 상자에 넣었다.
다음 자식이 끝나자 다시 똑같이 작은 상자에 넣는다.
마지막 자까지 모두 핥았을 때, 미도리는 첫 번째 자를 안아주려고 찾지만 보이지 않는다.
"데? 어디간 데스?"
주거이기도 한 골판지 안을 둘러보지만 자는 마지막 자밖에 없었다.
"츄와ー!"
자의 외침소리가 난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주인의 손이 마지막 자를 쥐고 들어 올리고 있었다.
"데에에에에에!?"
"마마아ー! 살려주는 테치"
미도리는 주인의 손을 잡으려고 하지만, 손은 저 멀리 윗쪽으로 올라갔다.
"뭐 하는 데스!? 자를 돌려주는 데스!!"
"닥쳐라."
자가 정수리에 내려꽂혔다.
"데갸아아!"
세로로 내려쳤기 때문에, 미도리의 정수리에 자의 도랑이 생겨났다.
"자, 너는 자를 원하다든가 말했었지"
"데, 데에ー."
주인이 상자를 옆으로 때리자 상자에서 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테챠아아아ー"
"마마! 어디 테치!?"
"테에에에에엥!"
"무서운 테치"
"자의 목소리 데스우! 주인님 돌려주는 데스우!!"
필사적으로 점프해서 상자를 되찾으려 하지만 조금도 닿지 않고 있다.
그런 미도리를 보고, 주인은 귀싸대기를 후려 갈긴다.
"데보오오오!"
"너의 형편 따위 아무래도 좋아."
주인은 상자로 시선을 옮기고, 자실장에게 말을 건넨다.
"어이, 콘페이토 줄까?"
"테에? 콘페이토 테치!?"
"빨리 주는 테치!"
"아마아마 내놓는 테치!"
"테히잉... 테히잉."
1마리를 제외한 3마리는 콘페이토라는 단어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남은 1마리는 콘페이토보다도 지금 상황을 어떻게 하느냐로 머리가 가득한 듯했다.
"4마리 중 단 1마리인가..."
그 1마리를 잡고 세공을 시작한다.
세공이라고 해도, 머리 밑부분에 머리와 비슷한 색의 고무줄을 다는 것 뿐이다.
리본이나 태그를 붙여도 좋지만 현명한 친실장의 경우, 알아 차려서 그것을 빼버릴 수도 있다.
또 같은 작업을 하는 것도 귀찮으므로, 이 방법을 도입했다.
"어이, 미도리"
"데?"
"마지막 기회를 너에게 주겠다"
그렇게 말하고 상자에서 자실장을 마킹한 놈을 빼고 미도리의 앞에 놓는다.
"마마아ー!"
자들은 어머니를 찾아 안심했는지 미도리의 앞으로 몰려들었다.
"오마에타치...! 건강하게 태어나서 다행 데수!"
마킹된 새끼 실장은 상자 밖에서 들려오는 자매와 어머니의 목소리를 들었다.
"테에에에ー엥! 와타치도 마마를 만나고 싶은 테치!"
"얌전하게 있어라."
상자 뚜껑을 닫은 다음 적당한 곳에 둔다.
골판지의 주거 내에서 서로 끌어안고 있는 친자를 내려다보며 말을 걸었다.
"미도리, 너는 새끼를 낳을 뿐만 아니라 여전히 여기에 있고 싶다고 말한다."
"데, 데스…"
"그렇지만, 그건 안 된다"
주인은 그렇게 말하고는, 뭔가를 주거 내에 던져 넣었다.
그것은 대나무 꼬챙이 1개였다.
"이것이 마지막 기회다."
친자는 던져 넣어진 대나무 꼬챙이를 보고 불안해 했다.
"새끼를 살리고 싶다면 그걸 버려라. 그러나 여기에 있고 싶다면.."
미도리는 입안의 침을 삼킨다.
자들도 그저 친인 미도리의 옷을 움켜 쥐고 가만히 있었다.
"자를 죽여라."
"데에에에에!?"
사육실장으로 살고 싶다면 자식을 죽이라는 말에, 미도리는 참지 못하고 탈분 해버렸다.
"자, 결정해라."
주인은 위압적인 눈으로 미도리를 응시한다.
"하, 할 수 없는 데스..."
자신의 옷에 매달리는 새끼를 보고 미도리는 주저한다.
"그래, 할 수 없다고?"
주인은 한숨을 푸욱 내쉬었다.
"역시, 너도 모친과 같은 걸까"
"데?"
남자가 말한 모친이라는 단어를 들은 미도리는 이상하다는 듯한 얼굴로 주인을 바라 보았다.
"주, 주인님. 뭐라고 말한 데스?"
"너도 모친과 같다고 했다."
미도리는 자신의 모친에 대해서 기억이 전혀 없다.
자아를 가진 때에는 이미 혼자였다.
주인에게 마마를 만나고 싶다고 해도 이제 없다고만 들어왔다.
"마마 데스? 왜 마마와 와타시가 같다는 것인 데스!?"
눈을 부릅뜨고 거칠게 콧김을 내뿜는 미도리.
주인은 무겁게 입을 열었다.
"어차피 버리기로 했으니 이제 상관없겠지. 가르쳐 주마"
주인이 띄엄띄엄 말을 꺼냈다.
"너의 모친은, 지금의 너와 같은 짓을 했다."
자를 원한다고 떠들어 대다, 꽃가루로 제멋대로 임신한 것.
마지막 기회로 자를 죽일지 살릴지 선택하게 해준 것.
바로 지금의 미도리 그 자체였다.
"거, 거짓말데스우...!"
"거짓말이 아니다"
그리고, 모친은 자를 살리는 것을 택했다.
그 결과 모친과 그 자들은 독라가 되어 공원에 방사됐다.
"와, 와타시는..."
"아, 너는 다른 자매보다 똑똑했기 때문이다."
태어나서 금방 상자에 넣어져 자신만 격리되었다.
그리고 모친은 이제 없다고 주인에게 통지 받은 것이다.
"그리고, 지금 바로 그 때의 재현이라는 거다."
"...! 그럼, 자가 1마리 더 있는 데수!?"
"어, 더 있어."
"도, 돌려주는 데스-!"
자를 돌려달라고 다가오는 미도리를 보고 주인은 웃어 제꼈다.
"하하하하, 그거까지도 모친이랑 똑같네?"
"데!?"
"너의 모친도 똑같은 짓을 했다구. 자를 돌려주는 데스-하고 말야."
"데데!?"
이제 미도리는 어찌해야 할지를 몰랐다.
"그건 그렇고, 이제 이별이구나."
미도리의 머리를 잡으려고 손을 뻗는다.
"기, 기다리는 데스!"
"뭐야? 이제 와서 목숨 구걸이냐?"
"마마는! 마마는 어떻게 된 데스!?"
"아, 너의 모친?"
쭉 뻗은 손을 움츠리고 주인은 엷게 웃음을 지으며 말하기 시작하다.
"그렇구나. 독라로 만들었으니까."
독라다.
실장석에게 모든 것을 잃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운이 좋으면 평생 노예. 그 다음에는 들실장의 뱃속행이겠지."
"그, 그런.."
"그렇지만 말이야, 원 사육실장 고기는 들실장에게는 맛있는 음식이니까 말이지."
주인의 손이 미도리의 머리를 잡는다.
"이제 시작할까."
"데갸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드르륵 소리를 내며 찢기는 옷.
푸직푸직 소리를 내며 뽑히는 머리카락.
모든 걸 잃은 순간과 감촉.
미도리와 그 자들은 그저 울부짖는 것 밖에 할 수 없었다.
몇십분 후.
부슬부슬 가랑비가 내리는 공원 입구.
골판지 상자를 든 인간이 서 있다.
"이쯤이면 되려나."
공원에 들어가서 근처 울타리에 골판지 상자를 내려놓는다.
"잘 있어라."
"데에에에ー엥! 기다리는 데스!!"
"테에에에ー엥! 옷과 머리가 없어진 테치!"
"싫은 테치!! 노예가 되고 싶지 않은 테치!"
주인이 떠나가자 풀숲에서 꾀죄죄한 옷을 입은 들실장이 줄줄이 나왔다.
"닌겐의 공물데스!!"
"먹는 데스! 먹는 데스!"
일제히 골판지 상자로 몰려오는 들실장들.
골판지를 파괴하고, 안에 있던 친자를 잡고 잡아 찢기 시작한다.
"데갸아아아!"
"""테갸아아아아아!"""
후에 남겨진 것은 옷 조각과 핏자국뿐이었다.
주인이 방으로 돌아와 파일 한권을 꺼낸다.
휙휙 넘기다가 마지막 파일이 닫아져 있는 페이지에서 멈춘다.
"H.20*/**,"
첫머리에는 날짜가 붙어 있고, 그 아래에는 한 장의 사진과 세세한 데이터가 기입되어 있었다.
그 사진은 1마리의 실장석.
이름은 미도리라고 적혀 있었다.
주인은 날짜 부분에 오늘 날짜를 쓰고 페이지를 넘긴다.
거기에는 수많은 실장석의 사진이 붙여져 있었다.
먹이를 먹는 모습, 배설 행위를 하는 모습, 침상에서 자는 모습.
마치 관찰하는 것처럼 사진이 몇 장 붙여져 있었다.
사진 이외에도 세세한 데이터가 손으로 쓰여져 있다.
거짓말을 할 때의 몸짓, 변의가 가까워졌을 때의 몸짓.
버릇 하나하나가 자잘하게 적혀 있었다.
"26대째는 이것으로 종료인가."
파일을 닫고 주인은 그 자실장을 넣은 상자로 향한다.
뚜껑을 열자 자실장이 계속해서 울고 있었다.
"마마... 어디 테치이?"
모친을 계속 찾다가 지쳤는지 주저앉아 있다.
"야"
"테에?"
말을 걸자 자실장은 울상을 하고 남자에게 고개를 돌렸다.
"마마는 이제 없어."
"테에!?"
모친이 없다고 통지 받은 새끼 실장은 눈을 커다랗게 뜨고 놀란다.
"마마!? 마마는 어디 테치!?"
"...정말이지, 어떤 세대에서도 같은 말만 하는구나..."
남자는 기막혀 하는 표정을 짓고, 자실장을 바라본다.
"마마는 없지만 오늘부터 여기가 네 집이다"
"테에? 와타치 길러지는 테치?"
"어, 그래"
남자는 미소로 답한다.
"우리집에 온 것을 환영한다, 미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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