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아래 누워서


[…그러나 큰 고양이는 듣지 않 다. 고양이가 어흥 하고 큰 소리. 무서움. 자실장 초록 은 무서움 울다 도망침.]

날이 춥다. 대신 달빛이 밝아 길을 환히 비춘다. 
이른 한파에 옷깃을 싸맨 채, 따뜻한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을 위해. 

달마저 집으로 돌아가라 부추기는 사람잡는 날씨에, 나는 달랑 점퍼 한 벌 걸치고 슬리퍼 신은 채 생태공원 옆 길가에 쪼그려 앉아있다. 우연히 친구나 이웃이 이 길을 지나다 날 알아보는 일이 없길 바라며. 그리고 혹시라도 마주친다면, 부디 이유를 묻지 않고 지나쳐주길 바라며.

[그 다음, 자실장 달콤한 많은 곳 가다. 인간 있는 거래 나누다 큰 집 이다. 자실장은 큰 소리. 몽땅 내놓는다 노예. 하지만 큰 인간 듣지 않 다. 큰 인간은 빗자루를 휘둘러 다. 몸 에 작은 상처. 자실장은 따끔함 울면서 도망. 자실장은 도망 멈추다 검은 길 만남. 큰 단단한 둥근 발 짐승 달린다 빠르다. 부딪힘 바람 아프다. 자실장은 울음 하면서 불러. 마마. 마마.]

나는 어느 골판지 상자 안에서 들려오는 말을 듣고 있다.
사연을 듣는다면 그들은 십중팔구 어이없어할 것이 분명하다. 무슨 연애라도 하는 줄 알았다고, 이 한밤중에 참으로 쓰잘데기 없는 짓을 한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나도 대충 동의한다. 나도 이게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다.
그나저나, 번역기 앱이 맛이 갔나. 말을 제대로 옮기질 못한다. 스마트폰을 꺼내 켜보니, 역시나 배터리가 없었다. 이 미친놈의 폰은 날이 좀 춥다 싶으면 어김없이 주인을 배신한다. 이런 일이 있을까봐 미리 사놓았던 군옥수수에 스마트폰의 뒤통수를 지진다.

[그러나 마마는 나타나지 않았다. 아무리 소리쳐 불러도 마마는 나타날리가 없다. 자실장은 알고 있었다. 집으로부터 너무 멀리 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춥고 외로워서, 마마를 부를 수 밖에 없었다. 아마 누구든 그랬을 거야.]

뭔가 이상하긴 하지만, 아까보단 낫군.
슬리퍼 신고 나온 양 발은 후회라도 하듯 연신 비벼대고, 군고구마의 온기를 간택받지 못한 다른 손엔 연신 입김을 분다. 누군가 내 꼴을 보고있지 않기를 바라며, 나는 생각했다.
지랄, 가지가지 한다.

이 날씨에 집에 들어가 몸 누이는 대신, 나는 아닌 밤중에 공원 길에서 구연동화나 듣고 앉아있다. 내 스스로도 그 이유를 잘 모르겠다.

[무서워. 그래서 어떻게 끝나?]

[그 때, 마마가 나타났다. 그렇게 자실장과 마마는 다시 만났다. 자실장을 정말 열심히 찾아다닌 노력 덕분에. 뒷머리 다 뽑히고, 온몸에 상처가 났다. 하지만 행복했다. 마마의 자실장이 살아있어서. 아직 안아줄 수 있어서.]

꼴값한다.

[미안. 나의 잘못. 마마…]

[괜찮다. 어서 잠 자자. 어둡다. 해님 뜨기 전에 잘 자야 큰 실장이 될 수 있어.]

[잠이 오지 않아.]

[하지만 더 해줄 이야기가 생각나지 않는다.]

[궁금한 게 있어. 주인 버린 이유 무엇이야 마마?]

그래, 뭐냐. 어느 막돼먹은 놈이 그러더냐.
남의 삶에 멋대로 비집고 들어와놓고는, 또 맘대로 나가도 되는거라고.

[내가 주인을 ‘버린’게 아니다. ‘버린다’는 것은 한때 가졌다는 뜻이야. 
나는 가진 적이 없다. 세상 무엇도 그저 무엇일 뿐 내 것인 적은 없었다.]

[그럴리 없다. 그럼 어째서 주인 옆에 살았어.]

[주인이 머무르게 허락해 주었을 뿐이다. 나는 그것을 포기하고 떠난 것이다. 
나는 너를 우연히 가졌다. 그래선 안된다고 들어 슬펐지만, 동시에 선물 받은 것처럼 기뻤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내가 너를 낳으면, 주인은 더 이상 나를 길러 할 수 없었다. 너도 가족이고, 주인도 가족이었다. 주인도 좋았지만… 나는 너를 포기할 수 없었다.]

돌려말하려고 아주 애를 쓰는구만. 
나는 분명히 말했다. 새끼 까면 까는 족족 죽여버린다고. 인터넷에선 그렇게 해야 몇십 마리로 불어날 엄두를 못 낸다고 했었다. 
하지만 빨래를 널게 하지 말란 말은 없었다. 베란다에서 바람 좀 맞았다고, 바로 내 눈앞에서 눈깔이 녹색이 되는게 어디 있는가. 송화가루 날리는 봄도 아니고, 무슨 가을에...

[하지만 나 귀여움 같이 길러 실장 해 줄지도]

[그럴지도 모른다. 그러나 말했었다. 그렇게 생각하면 안된다. 나는 너를 사랑한다. 그러나 주인이 너를 사랑할지는 모른다. 인간에겐 인간만의 사연이 있다. 우리에겐 우리만의 사연이 있다. 인간은 우리처럼 살지 않는다. 고양이가 우리를 이해하지 못하고, 우리가 고양이의 생각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 사는 방법이 다르다.
길러지는 기준은, 인간이 정한다. 인간은 걷다가 넘어진 자리에 작고 움직이는 것이 있으면, 그걸 주워 길러 할 수도, 먹어 삼킬수도 있다. 우리는 먹기만 하는데 이상해. 잘은 모르지만, 그것과 같다. 너는 길러지지 못할지도 몰랐다. 네가 나쁜게 아니야.]

[이해 잘 되지 않는다.]

[이 세상에,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우리가 사는 집, 이 집은 어디서 왔을까? 누가 버리고 간 골판지일까? 인간이 종종 가져가곤 하는데, 그 다음엔 어디로 갈까?]

“테에….” [모르겠다. 몰라.]
[그래, 몰라. 하지만 받아들여야 해. 그래야 살 수 있다.]

몸이 으실하게 떨린다. 못 견디겠다.
주머니에서 비닐에 싸인 옥수수를 꺼낸다. 아직 따뜻하다. 이제 이 동네에는 길에서 옥수수를 파는 사람도 몇 없다. 어찌 보면 귀한 옥수수인 셈이다. 한입 베어 무니 견딜 만 하다. 낱알에서부터 뱃속까지 훈훈한 기운이 밀려든다.
이 계절에 구운 밤과 옥수수는 좀 태워도 맛있다. 옛날 생각처럼 훈곤한 향기가 난다.

[추워.]
[이리 와. 꼭 안으면 춥지 않아.]
[정말이었다.]
[이제 덜 추워?]
[덜 추워. 하지만 큰일 났다.]
[뭐가 문제야?]
[마마는 크다. 마마를 꼭 안아줄 수가 없어.]

어렸을 적에 어머니는 옥수수를 구워주시곤 했다. 젓가락에 꽂아서, 그대로 가스불에 구워주셨다. 내가 길거리 옥수수에 사족을 못 쓰는건 어쩌면 습관 때문인지도 모른다.
보일러 없는 집은 몹시 추웠었다. 초겨울 밤에 온몸을 이불로 둘러싸고 코를 훌쩍이면, 어머니가 군옥수수를 물려주시곤 하셨지. 전기장판도 솜이불도 살 형편이 안되었던 그때는, 우리끼리 서로 부둥켜안고 체온으로 겨울을 났었다….

[왜 나를 버리지 않았어?]

어안이 벙벙하다. 왠지, 세상이 더 춥고 외롭게 느껴진다...
아니지, 아니야. 실장의 인지개념은 인간과 다르다고 했던가. 
나는 실장석을 잘 모른다. 아마 실장석 기준에서 저 정도 말은 막말 축에도 끼지 않는지도 모른다. 
태어난 지 일주일 된 녀석이, 어미에게 저런 말을 해도 이상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런 말 하는 거 아니라고 말했었다.]

[밖은 춥다. 하지만 인간 집은 따뜻하다고 마마가 말했었다. 이상해. 마마는 나를 낳은게 기쁘고 행복하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마마는 아프고 힘든 일 뿐이야.]

괜히 하늘을 쳐다본다. 하늘은 달빛을 돌려준다. 나더러 어쩌라는 거냐고 되묻듯이.

[나를 버리면 계속 길러지는 - ]
[마마는 원래 들실장이야. 길러지는 것은 선물이었다. 우연히 인간이 주웠다.
복잡한 것은 잘 몰라. 하지만 이건 안다. 선물 때문에 가족을 포기하면 나쁘다.]

[가족이 죽으면 끝이다. 대화할 수 없다. 하지만 다 같이 살면, 더 좋은 일도 있을 것이다.
들실장으로 사는 것도 살 만 하다. 맞다. 좋은 일 있었어.
얼마 전에, 이 곳에서 핏줄을 만났다. 장녀. 죽었을 줄만 알았는데, 건강하게 살고 있었다.
반가웠다. 살아있었다. 그런데, 눈물이 나왔다.
인사를 하고 싶었는데, 그렇게 눈물이 나와서, 멈추어지질 않더라…]

사람과 다르지. 허나 똑같이 내던져져 사는 생끼리 다르면 얼마나 다를까. 이 험한 세상에 마음 놓고 부둥켜안을 수 있는 것이 가족 말고 얼마나 있던가. 그 눈물이 우리의 것과 얼마나 다를까.

내가 어떻게 알아, 씨발.
쓸데없는 감상에 빠지고 싶지 않았다. 나는 계속해서 달과 눈싸움을 했다.

[그러니 미리 말해둔다. 살다보면 알게 될 것이 – 지직 -  
가족은, 한 명이라도 더 살아있는 편이 좋은데스. 그래서, 주인님도 다치지 않고, 너도 다치지 않도록, 집을 나온데스…]

산통이 다 깨지는 기분이다. 휴대폰이 온도를 되찾자 어플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모양이다. 말꼬리에 울음소리를 붙이기 시작했다. 왠지 원래 그랬어야만 하는 것을 되찾은 것 마냥 편안하다. 동시에 징그러워서 온몸에 소름이 끼친다. 말꼬리만 바뀌었는데도, 참으로 마성의 말투다.

[데프픗. 어느새 잠든데스… 맘 편히 자는데스. 자는 걱정할 필요 없는데스.
…주인님도 고민할 필요 없는데스. 나 하나면 되는데스.
나 하나만, 발에 치이도록 흔한 실장석 하나만 조금 더 힘들면 모두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데스...]

대체 왜 시중에 이 따위 사족을 안 붙이는 어플이 없는거야? 말꼬리 없이도 방금까지 멀쩡하게 번역하고 있었잖아! 말꼬리 붙이는거, 솔직히 징그럽기만 하지 않나? 대체 무슨 집착이란 말인가. 일반 대중으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정서다.
쓸데없는 주제에 필사적으로 신경쓰며 나는 온 힘을 다해 하늘을 노려본다.

마음 한 켠에서 누군가 고개를 저으며 말한다. 실장석 따위의 감성팔이에 눈물 맺힌다는 것을 인정하기가 그렇게 싫으냐고. 나는 얼결에 고개를 끄덕인다. 

싫은 걸 어떡해.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하는 무분별한 팩트에 반대한다. 내 머리속에서 꺼져.

나는 코를 훌쩍였다. 추워서 그런 것 뿐이라고 믿으려 애쓰며. 


[나… 하나…] – 도로로롱. 도로롱.

스스로 다짐하듯 되뇌인다.
개마냥 말을 잘 들어먹지도 않는다. 햄스터마냥 먹이만 줘도 되는 동물도 아니다. 실장석은 애초에 동물인지도 의심스러운 무언가다. 애초에 제 멋대로 가출한 것은 놈이 아니었나. 젠장, 내 집에서 먹이고 재워준들, 놈들은 은혜를 알아주긴 커녕 내 멘탈만 비참하게 박살낼 것이다…

앞으로 맞닥트릴 수많은 갈등이 머릿속을 스친다. 최악의 시나리오들이 눈 앞에 선하다. 
그러나 불어닥친 찬 바람 한번에 그 모든 설득이 바람에 날아갔다.
바람이 묻는다. 춥잖아. 그냥 냅둘거야?

고로롱. - [ - 힘든 - 마마, 주인님 - ] - 고로롱.

담 너머에서 팔자 좋게 코를 고는 가출 애완동물. 생각할수록 괘씸하기 짝이 없었다.
길 저편에서 아직도 옥수수 냄새가 났다. 주머니에서 천 원짜리 두 장을 더 꺼냈다. 이번엔 내가 먹으려고 사는 것이 아니다.

[ - 보고 싶은 - ]

먹일 입이 하나 줄어서 좋아했었다. 그랬다고 믿었었다.
그런데, 아무래도 둘이 늘 것 같다. 자꾸 혹덩이가 들러붙는다.

골판지가 출렁여도 놈은 대가리를 벅벅 긁으며 뒤척일 뿐, 도통 깨어나지 않았다. 많이 피곤했던 모양이다. 꼬박 한 달만에 집으로 돌아가는 녀석의 잠꼬대를 들으며, 골판지를 안아들고 나는 밤거리를 걸었다.

이토록 추운 날인데도, 달빛에 길은 참 밝다. 
집에 돌아가는 이들을 축복해주기라도 하는 듯이.








산에서 공원으로 걷기


[버려지지 않았다고 말한데스우-!]
[알겠는데스. 그래서 돌 씨는 어디에 있는데스?]

강짜를 부리던 사육실장은, 입을 앙다물었다가 떼더니 폭언을 쏟아냈다. 야만적인 새끼, 그렇게 나올 줄 알았다. 날 먹이로 삼을 셈이지, 주인님이 보여주신 다큐멘터리처럼. 자신은 현명해서 그런 것쯤 다 꿰뚫어 본다고 의기양양하게 말하던 사육실장은, 그러나 서서히 다른 사실도 깨달았다. 자신은 막을 무력이 없었다.
쇠못을 쥐고 천천히 다가오는 들실장에게 사육실장은 똥을 던지기 시작했다. 주인님을 부르짖어 부르는 소리는 공허했다. 무기라곤 변 밖에 없는 박스에서의 공성전은 초라했다. 덧없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버려진 사육실장은 외쳤다.
[와타시의 소중한 돌씨는 주인님께 있는뎃스-! 그러니 절대로, 쉽게 죽어주지 않는데샤-!]

변을 던지는 손아귀를, 금세 다가온 들실장은 덥석 집었다. 사육실장은 눈을 질끈 감았다. 살을 꿰뚫을 못 끄트머리를 예감한 몸뚱이가 사시나무처럼 떨렸다.

아무 일도 없었다. 오른손을 누군가 간지럽히는 느낌이 들 뿐.
어정쩡하게 움츠러들었던 사육실장은 당황하며 실눈을 떴다. 그리고 간질간질한 오른손을 내려다보았다. 들실장은 사육실장의 손을 털어주고 있었다. 공포에 질린 채 운치를 던져대다 묻은 녹색 찌꺼기를.

사육실장이 황망하게 서있는 가운데, 들실장은 대충 깨끗해졌다고 생각했는지 하던 짓을 멈추었다. 그리고 사육실장의 옆에 털썩 앉았다. 아직 진한 냄새가 밴 손을 꽉 잡은 채로.

사육실장은 눈을 몇 번 깜박였다. 다른 때라면 겁에 질려 발버둥쳤을지도 모른다. 혹은 비천하고 더러운 손 놓으라고 소리를 질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입이 쉽게 열리지 않았다. 상대의 기묘한 태도가 자꾸만 할 말을 지워버렸다.

들실장은 물기 없는 푸석한 눈으로 사육실장을 돌아보았다. 고개조차 까딱하지 않았건만, 사육실장은 그것이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았다. 사육실장은 순순히 들실장의 옆에 앉았다.
그리고 생각했다. 비천하고 더러운 손이라.
더러운 것은 비어 있던 들실장의 손인가. 운치로 젖은 자신의 손인가.

한때는 목욕할 따뜻한 물도 없는 거지들이라며 공원 실장들을 욕했었다. 지금은 빵콘을 가득 매달고 있는 자신의 악취가 더 심했다. 사육실장은 속으로 피식 미소를 지었다. 병신.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해가 건물 숲 너머로 기울기 시작했다. 옆으로 누운 상자 하우스의 입구로 누런 빛이 파고들었다. 침묵 끝에 버려진 실장이 먼저 입을 열었다.
[왜…]

대답은 없었다. 들실장을 추궁하는 대신 사육실장은 노을을 보았다. 일생 처음으로, 유리 너머가 아닌 맨 눈으로 보는 노을이었다. 아름다웠다.
대체 얼마만인가. 노을을 멀거니 볼 여유가 있었던 날이.

하루의 끝자락이 자아내는 빛무리를, 두 실장석은 나란히 앉아 입을 벌린 채 감상했다. 들실장이 대답한 것은, 풍경에 넋을 잃은 사육실장이 질문이 무엇이었는지조차 잊고 있었을 때였다.

[위석이 주인에게 있다고 하지 않은데스?]
[맞는데스.]
[그래서인데스.]

조금 뒤에서야 버려진 실장은 깨달았다. 그 말이 무슨 뜻인지,
그리고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지.

잡은 손이 떨려오는 것을 느낀 들실장은, 그 손을 더 꽉 잡아주었다. 그러나 그 떨림까지 멈추게 해줄 순 없었다.
들실장은 마주 잡은 팔을 놓치지 않으려 애썼다. 하지만 조금씩 버거워지기 시작했다. 당연한 일이었다. 결국 물에 빠진 자의 힘이 더 센 법이니까. 반대편 팔에 쥐고 있던 쇠못마저 놓은 들실장은, 슬그머니 양 손으로 사육실장의 팔을 붙잡았다.
사육실장은 남는 손으로 가슴을 쥐고 버거운 숨을 쉬려 애썼다. 코와 입에서 검은 피가 흘러나왔다. 당황한 동공이 확장되는 것이 느껴졌지만, 머리 속에서 느껴지는 내면의 한 구석은 이상하리만치 차분했다. 왜 그러냐는 듯. 정말 이렇게 될 줄 몰랐냐는 듯이.

옆을 보았다. 공원 실장은 그저 태연히 노을을 보고 있었다.
다만, 맞잡은 손에 힘을 주면서.

사육실장은 필사적으로 생각했다. 들실장이 자신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무기로 찌르지도 않았다. 무언가를 속여서 먹게 한 적은 없다. 아마도, 그저 나란히 앉아 한 두 마디 나눈 것이 전부다. 태어나서 처음 보는 아름다운 풍경을 같이 봐 주면서.

울컥 하고 피가 쏟아져 나왔다. 사육실장은 들실장을 다시 흘깃 돌아보았다. 들실장은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티가 많이 나지 않을 만큼 조금. 악문 채 떨리는 턱을, 굳이 사육실장에게 보여주지 않기 위해.

그런 세심한 배려까지 눈치채지는 못했지만, 사육실장은 무언가 결심했다.
[어이.]
[듣고있는데스.]
[저기 뒤편에 있는 상자에, 주인님이 주신 푸드 있는데스. 가져가는데스.]

들실장은 고개를 떨구었다. 사육실장은 말을 이었다.

[콘페이토도 있는데, 먹지 마는데스. 독인데스. 모두 호신용인데스. 주인님이 주신-]
사육실장은 비명으로 말을 맺었다. 순간 팔을 놓친 들실장은 급히 옆을 돌아보았다. 사육실장이 바닥을 뒹굴고 있었다. 눈에서도 흘러나오는 핏물이 마치 죄 지은 영혼 같았다.
엎드려 덜덜 떠는 것 만으론 격통을 이길 수가 없었다. 자세가 무너진 몸뚱이가 통제를 잃고 요동쳤다. 그 와중에도 두 팔은 열심히 허공을 흝었다. 갑자기 놓쳐버린 상대의 손을 찾아서. 제발, 날 버리지 말아달라는 듯이.
예고도 없이 빛이 사라졌다. 사육실장은 어둠 속에서 비명을 질렀다. 대답이라도 하듯 갑자기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자신을 안았다.
[괜찮은데스, 괜찮은데스.]
떨림이 조금 잦아들었다. 들실장의 목소리였다. 혹은 친구의 목소리였다.

벌벌거리는 두 팔로 사육실장은 들실장의 어께를 쥐었다. 그리고 필사적으로 머리를 가까이 하려 했다. 들실장은 속삭였다.
[이미 말하지 않은데스, 듣고 있는데스.]

안심한 듯 사육실장은 헤 웃었다. 그리고 묻지도 않은 말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어디서 태어났는지, 마마는 왜 못 만났는지, 샵에서 팔린 뒤로는 어떻게 살았는지. 다 쉬어버린 목소리로 쌕쌕거리며, 혹시나 기억이 흩날려 사라질까 필사적으로 메모하듯이.
[그랬던데스?]

그 한 마디에 사육실장은 입을 다물었다. 육체의 고통 때문이 아닌, 다른 종류의 눈물이 울걱 하고 쏟아져 나왔다. 호흡마저 힘들어진 사육실장은 필사적으로 상대에게 기대며 말했다.

[있잖은데스, 와타시 열심히 노력한데스. 샵에서도, 닌겐 하우스에서도…]
[아는데스.]
[친구들은 모두 솎아지고, 파킨해 죽어버리고, 와타시만 남았더라는데스.]
[아.]
[그러고도, 사육이 되려면 운이 좋아야 했던데스. 와타시를 주인님이 데려가고 얼마지 않아서, 샵이 없어진데스. 와타시보다 예뻤던 아이들도, 예의발랐던 아이들도, 전부 폐기됐다고 들은데스…]

미처 뱉어내지 못한 피를 씹으며 사육실장은 필사적으로 말을 토해냈다. 마지막 기회를 예감한 듯이.

[운, 운이었던데스. 아는데스. 누구보다 잘 아는데스. 그래서 더 노력한데스. 감사한 주인님께 어떻게든 보답하려고 한 데스 – 아니, 운이 아니게 하려고 노력한 것이기도 한데스… 음식 안 흘리려고 한데스. 빵콘 안 하려고 한데스. 그런데, 정말 열심히 노력했는데…]

수 없이 보아온 눈빛에 들실장은 침묵했다. 현실과 부딪혀 번민하는 저 눈. 누가 자신을 죽이고 있는지 받아들이는 것은 가혹한 일이다. 생이별한 가족처럼 사랑하는 누군가, 또는 살아남기 위해 온 힘을 다해 만족시키려고 했던 누군가. 자신의 배를 가르고 생명을 받아가도록 할 만큼 믿었던 그 누군가. 그 누군가가 자신을 죽이고 있다는 것을 아직 깨닫지 못한 실장석에게는.
그래, 결코 만족시킬 수 없었을 것이다. 그들의 모자란 몸과 마음으로는.
[아는데스.]

들실장은 상대의 몸뚱이를 가만히 붙잡아주고 있었다. 마침내 떨림이 멈출때까지.

몸에 튄 피칠갑을 물휴지로 대충 씻어내며, 들실장은 하우스에서 나왔다. 어느새 노을빛이 시들해져 있었다. 
집에 갈 시간이었다.



산 중턱으로 돌아온 들실장은 골판지 집의 문을 활짝 열었다. 고여서 꿉꿉해진 공기가 황급히 뛰쳐나왔다. 묵은 냄새가 빠지길 기다리며 들실장은 기지개를 폈다. 조금씩 폐가 시려오는 신선한 공기가 겨울을 예고하고 있었다. 그리고 다른 것도.

들실장은 산 아래의 공원을 굽어보았다. 저녁의 어스름을 틈타 꿈틀거리는 실루엣이 보였다.
사람의 까만 그림자는 시멘트 바닥 위에 무언가를 올려놓았다. 큼지막한 그 무언가가 요동치더니 뎃뎃하는 소음이 울렸다. 주인이 황급히 무언가 읖조리자, 억양없는 어색한 목소리가 말을 옮겼다.
<조용히 하십시오 것이 좋은 아이 데스. 곧 돌아올 테니 기다리고 있어요 데스->
아마도 종이박스로 보이는 것 안에서 뎃뎃하며 힘찬 목소리가 들렸다. 실루엣은 황급히 어딘가로 사라졌다. 쫓기는 들실장처럼, 혹은, 들키지 않으면 된다고 굳게 믿는 자실장처럼, 어색하게 움츠러든 도둑의 자세로.

들실장은 막연히 생각했다. 저 자는 돌아가면 어떻게 할까. 
자비롭게 위석을 단번에 깨버릴까, 아니면 죽이는 일은 날씨에 맡긴 채 위석병의 존재를 잊어버릴까.
아니면 병의 내용물을 얼어붙은 길에 던져버릴지도. 아마 오늘 오후의 그 버려진 사육실장이 당했을 일처럼.

들실장은 눈을 감고 생각했다. 오늘은 너무 피곤했다. 하루에 짊어지고 싶은 감정적인 부담은 이미 한도를 넘었다.
하지만 발은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 결국 들실장은 나쁜 머리로 깊게 생각하느니 발의 의견을 따르기로 했다. 멀어져가는 실루엣을 향해 침을 탁 뱉으며. 들실장은 산 아래의 공원으로 향했다.

내리막을 걷는 걸음에 조금씩 힘이 실렸다. 
손 잡아주는 이조차 없는 죽음은 얼마나 적적할 것인가.

그 해 마지막 귀뚜라미 소리가 풍경을 적셨다.








하늘에 매달린 것은


모든 의욕을 잃은 채, 실장은 나무둥치에 기대 앉아 있었다.
나무그늘은 그 얼굴에 드리운 수심을 더욱 짙게 만들고 있었다.

나뭇잎이 얼굴로 떨어지자, 실장은 그것을 떨쳐내며 고개를 들었다.
고개를 들면, 다른 실장들이 있다. 나뭇가지에 매달린 채 하늘에서 흔들거리는.
모두들 새끼줄, 고무줄, 케이블타이 따위에 목이 매여있었다. 마치 농번기에 알차게 열린 열매들 같다.

며칠 전엔, 나무에 실장석 대신 진짜 열매가 매달려 있었다. 실장들은 단내에 이끌려 모였고, 며칠동안 나무 밑에서 열매에 닿을 방법을 찾으려고 아우성쳤다. 
헛짓이었다. 놈들은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근처에 사는 행인과 마주칠 때까지.
싸움이 벌어졌다. 선을 먼저 넘은 것은 실장석들 쪽이었다. 굶주림에 총기를 잃은 그들은, 똥인간 모가지따위 단번에 꺾어버릴 수 있다고 믿었다.
그 날의 유일한 생존자는, 오늘 그 장소로 돌아왔다.
그리고 지금은 퀭한 눈으로 매달린 동료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테치테치 떠드는 소리에 실장은 고개를 내렸다.
나무그늘 근처에, 독라 자실장 무리가 나타났다. 실장의 기척은 알아차리지 못한 모양이었다. 
실장은 헛웃음을 지으며 메마른 입술을 떨었다. 위험한 곳인 줄도 모르는 어린 것들.

자실장들은 주저앉은 채, 모가지가 꺾일 기세로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군침을 흘려대는 것이 무언가를 기대하는 투였다.
[테, 장녀챠, 정말로 밥이 생기는테치?]
[그런테치. 오늘은 서로 먹지 않아도 좋은테치.]
[슬픈 일은 이제 싫은테치…]

아마도 자매들인 듯 했다.
초췌한 실장의 눈가가 경련했다. 묻어두려 했던 기억이 자꾸만 떠올랐다.
그래, 놈에게도 자매는 있었다. 사랑하는 자매. 며칠 전 농부의 손에 잃어버렸다.
그 둘은 일가에 남은 마지막 생존자들이었다. 각박한 생활 속에서 선택권은 적었다. 
그 둘은 집 찾기도, 먹이 구하기도 같이 했다. 감나무 앞에서도 놈들은 같이 있었다.
이젠 놈 하나 뿐이었다.

이윽고 밧줄 하나에서 시체가 떨어졌다. 말라붙었다가 비를 맞은 시체는, 머리와 목이 분리되며 허물어졌다. 홍시가 터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고깃덩이가 터졌다.
자실장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시체에 달려들었다.
[고기! 고기테치!]
[비키는 테치이 - !]
[테히! 삼일만의 먹을거인 테치!]
[챱챱 - 과연 오네챠인 테치! 대단한 테치!]
[다들 천천히 먹는테치. 급하게 먹으면 체하는 테치.]
파리새끼들마냥 시체에 달려든 자매들과 달리, 자실장 하나는 자애로운 표정으로 한 발 물러나 있었다. 주변을 경계하듯 두리번거리며.
[적당히 먹고, 오늘은 다들 물러나는테치. 분명, 내일이나 모레에도 떨어질 것인 테치.]
그러나 자실장은, 어두운 나무그늘 안쪽은 살피지 못했다.
[무서운 닌겐상이 왔다 갔으니, 찾아올 닌겐도 실장도 며칠간은 없는 테치.
하지만, 그래도 조심하는 - ]

[늦은데스.]
자실장은 황급히 뒤를 돌아보았다. 그러나, 늦었다는 말은 정말이었다.
먹고, 황급히 싸고, 또 쳐먹던 자실장들이 비로소 너무 조용함을 깨달은 것은,
그래서 뒤를 돌아본 것은, 이미 첫째가 발끝까지 먹히고 나서의 일이었다.

도망은 무의미했다. 며칠을 굶고서 과식한 자실장들은 몸도 가누기 힘들었다. 추격전은 길지도 격렬하지도 않았다. 고요 속에서 위석이 깨지는 소리가 몇 번 더 울렸다.

입 안에서 푹푹 터지는 살코기를, 실장석은 씹는 둥 마는 둥 하며 황급히 삼켰다.
열심히 자실장 고기를 입에 욱여넣던 실장석은 흐느끼기 시작했다.

‘…심상치 않은데스. 차녀. 도망치기 쉽게 조금 떨어져 있는데스.’
그 날 자매가 남긴 마지막 말을, 그제서야 이해할 수 있었으니까.

‘그게 무슨 소리인데스? 일단 닌겐에게 감을 따라고 시키면 - ’

‘잠자코 듣는데스. 꼭 기억해둬야 할 말인데스.
만약 오늘 와타시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그리고 식량을 구할 방법을 도저히 모르겠다면…’

[부디 다시 나무 밑으로 와보라던. 그 말을…]

가을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오열하는 실장의 옆으로, 또 한번 몸뚱아리가 떨어졌다.
굶주린 실장이 거부하기 힘들 만큼 진한 냄새를 풍기며. 

[이젠… 알겠는데스…]








실장구제 :: 전통시장 편


내 이름은 김토시, 23세ㅇㅇ시장 상가에서 구제알바를 하고있다
여기서 알바를 한지도 벌써 1년이 다 되어간다


"휴- 오늘도 열심히!"

나는 항상 이렇게 아침마다 기합을 넣고 사장들 들어선다
'오늘도 열심히'는 내 인생의 모토이다

"어어~ 우리 토시 왔나? 오늘도 잘 부탁한데이~"

이분은 입구쪽에서 구두가게를 하시는 덕배 할아버지다
20년간 이곳에서 수제 구두 판매와 수선을 해오신 대단한 분이시다


"할아버지 안녕하십니까! 좋은 아침입니다!"

"허허, 오늘도 빠이팅이 넘치는구만~ 보기좋아~"

덕배 할아버지는 시장 주민분들 중에서도 가장 일찍 일어나서 가게 오픈 준비를 하신다
이렇게 덕배 할아버지와의 아침인사를 끝내면 본격적으로 하루일과가 시작된다

시장 상가의 실장석 구제알바 첫번째 일과는 상가 내에 침입한 실장석들을 잡는 것이다

실장석이 시장에 오는 이유는 음식과 탁아 두가지인데

보통 음식을 보고 시장에 접근하는 놈들의 경우는 시장 안쪽까지 들어가지는 않고 입구 주변을 서성인다
대부분의 시장 입구쪽에는 분식이나 꼬치같은 음식을 파는 가게가 무조건 있기 때문이다

탁아를 위해 오는 놈들의 경우는 시장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활동하는데, 에코백이나 봉투, 장바구니를 들고있는 손님들을 타겟으로 잡는다
놈들 중 몇마리는 시장이 오픈하기 전에 미리 안쪽까지 들어가서 대기하는 경우가 있는데 지금 잡으러 가는 실장석이 이놈들이다

"시작해볼까!"

놈들을 잡는데는 크게 힘을 들일 필요가 없다
한쪽 손에 조금 큰 장바구니를 들고 시장 안을 한번 돌기만 하면 된다

"뎃... 데슷!"

"데에.. 데엣!!"

"데... 데스!"

시장을 한바퀴 도는 동안 여기저기서 성체실장의 소리가 들려온다
그러면 성공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제 구제알바용 쉼터에 들어가서 바구니 안을 확인하면

"테치~ 닌겐상 반가운테치~"
"테츄웅~"
"테츙~ 아타치에게 메로메로하는테치~"
"먹을 게 아무것도 없는테치~ 똥마마... 거지닌겐한테 탁아한테챠아!"
"어이 오마에 그만 좀 미는테치! 똥바보테치카!!"

탁아된 실장석들이 바구니 안에 있을 것이다
일단 이녀석들을 실장처리용 봉투 안에 넣고 코로리 스프레이를 뿌려주자

치이이익

"레갸아아아아아아아악!"
"똥마마에게 속은테츄와아아아아악!!"
"테쨔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테보오오오오오오오오!!!"
"테게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엑!"

그리고 녀석들이 죽었는지 확인 한 뒤 잠시 쉬고있으면 밖에서 또 다른 실장석들의 소리가 들려올 것이다

"똥닌겐! 여기 와타시의 자가 있는 거 다 아는데스! 당장 문여는데스!"
"데프프.. 똥닌겐은 빨리 와타시의 노예가 되는데스웅~"
"오마에라 무슨 개소리하는데스카!? 저 닌겐은 와타시의 노예인데스!"
"와타시가 먼저 탁아한데스! 와타시가 먼저인데스!"
"똥닌겐은 왜 이렇게 안나오는데샤아!"

탁아된 실장석들의 부모실장들이다
이렇게 일부러 탁아 당한 후, 문이 달린 건물 안에 들어가있으면 녀석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자식들을 찾아온다

끼이이익

"똥노예! 늦는데스! 오마에 와타시의 섬섬옥수 핵펀치를 맞아야 정신을 차리는데스카!"
"데프프 쫄아서 아무말도 못하는데스? 데프프프프프"

탁아된 실장석은 다섯마리 찾아온 친실장도 다섯마리
딱맞다
이렇게 확인이 끝나면 이녀석들도 쉼터 안으로 들인 다음에 자식들과 똑같은 방법으로 처리해주면 된다

"데갸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이렇게 첫번째 일과가 끝난다

첫번째 일과를 끝내고 나면 슬슬 사장님들이 가게를 열고있다
이 때 아침밥을 먹고 두번째 일과 준비를 하면 된다

"안녕하세요 누님!"

"어머~ 토시 왔니~? 아줌마가 금방 국밥 뜨끈하게 차려 줄 테니까 쪼금만 기다려~"

"옙 항상 감사합니다 누님!"

이분은 국밥 전문식당을 운영하시는 숙달 아주머니다
나를 볼 때 마다 자식같다며 아침밥으로 국밥을 공짜로 주시는 매우 좋으신 분이다

"후르릅 후르릅 크아!"

"호호호 녀석 참 맛나게도 먹네~"

든든하게 아침밥을 먹고 나면 두번째 일과 시작이다

사실 두번째 일과가 이 아르바이트의 하이라이트이자 마지막 일과이다
시장이 문닫기 전 까지, 시장 안으로 들어오는 실장석들을 처리하는 것

준비를 위해 다시 입구로 가자

"데스.. 데슷.."
"테치테치"
"데스으으-"
"데스? 데스?"
"레치~"

입구로 오니 분식, 호떡 등을 파는 가게가 열려있다
입구 코너에는 음식 가게들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침을 질질 흘리는 실장석들이 보인다
이녀석들을 지금 처리하지 않고 놔두면 분명 입구 안쪽까지 들어와서 음식을 내놓으라고 소리치며 민폐를 부리겠지

"오늘은 아침부터 많이왔네~ 알바야 고생 좀 해라."

"예 맡겨만 주십쇼!"

이제부터 입구 옆에 준비되어있는 실장전용 마대자루와 초강력 네무리 스프레이, 소형수레, 집게를 들고 시장을 서성거리는 실장석들을 잡아주면 된다

두번째 일과에는 주의점이있다

"데스? 닌겐상 무슨 일인데스?"
"레츄웅~ 와타시 저기있는 우마우마가 먹고싶은레츄우우웅~"

치이이이이이익

"이게 무스으으으으으으... 데에에에에에.........."
"테휴우- 테휴우-"

절대로 코로리 스프레이로 죽이지 말고, 이렇게 재우고 난 뒤에 마대에 넣을 것

만약 재우지않고 바로 코로리를 뿌리게 되면 바닥에 운치를 뿌리게 되어 상당히 좋지않다
또한 잠을 자면서도 운치를 뿌려대는 모자란 개체들이 있는 경우도 있으니 재우고나면 무조건 마대에 넣는 것이 좋다

이제 시장을 돌아다니면서 이 일을 반복하면 된다

"알바야~ 여기~"

"네에-!"

치이이익

"토시야~ 여기도~"

"네에- 갑니다-!"

치이이익

"닌겐상 와타시의 귀여운 자를 한번 보는데스~"

치이이익

"오로롱- 닌겐상- 와타시의 사랑스러운 자를 대신 길러주시면 안되는데스카-?"

치이이익

치이이익

치이이익

치이이익

치이이익

.

.

.

"휴우...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정신없이 일을 하다보니 벌써 퇴근시간이 다가왔다
이제 마무리만 하면 오늘 일과는 끝이난다

드르륵드르륵

수레를 끌고 도착한 곳은 시장 입구 앞의 전봇대
여기에 포대를 버려두면 수거차가 와서 가져간다

"오우.. 많이도 잡았네..!"

포대는 거의 가득 차서 들기 힘들정도로 무거웠다
오늘은 평소보다

"읏차!"

마대를 전봇대에 기대어놓고 마지막으로 할 일을 한다

치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익

코로리 스프레이를 최소 5초 이상 마대 안으로 살포하는 것

"데츄우- 데츄우- 데겕!? 데게에에에에에에에에에엑!!!!"
"레베에에에에에에에엙겕겕겕!!!"

정신없이 잠자던 실장석들이 하나 둘 깨어나 고통에 몸부림치며 경련을 일으키고있다

"레햐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이렇게 윗쪽에만 스프레이를 뿌려도 30분 정도만 지나면 마대 안의 실장석들은 모두 죽게된다
코로리 스프레이로 죽은 실장석들이 싸는 똥은 코로리 성분이 어느정도 남아서 배출 되는데 이게 하단부의 실당석들과 접촉하면서 연쇄반응을 일으키는 것이다
이제 마대를 봉하면 오늘의 알바는 끝이다

"레햐아아아아아아아앗!!!!"
"데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테보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마대 안은 그야말로 지옥일 것이다
으으

.
.
.

"토시군 고생했어~"

"알바야 오늘도 수고했다!"

마무리를 하고 몇분이 지나니 가게 문을 닫고 나오는 사장님들이 인사를 해주신다

"토시군 뽑기를 얼마나 잘한지 몰라~"

"우리 토시군 만한 인재가 없어- 하하하!"

일을 열심히하고 난 후 듣는 사장님들의 칭찬은 정말로 기분이 좋다
그리고

"알바 오늘 고생했는데 내가 특별히 이거 준다! 맛있게 먹어라!"

"넵! 감사합니다!"

이렇게 음식을 싸주시는 식당 사장님들도 가끔 있다
이것이 시장의 인심과 정!

"~~ 힘들었지만 보람찬 하루였다."

오늘도 나는 이렇게 뿌듯함과 만족감을 가득 느끼며 퇴근한다
내일은 더 열심히 해야지!




-전통시장 편 끝-








인간보다 강한 실장석.avi


실장석 전용 TV 채널이 있듯 
인터넷 역시 실장컴 전용 서버가 따로 존재한다.

그곳에는 주로 아동용 유튜브 컨텐츠나 실장석 전용 장난감 광고, 단순한 플래시 게임들과 실장석 커뮤니티 사이트(일명 미도리찬) 등이 있다.

이는 사육실장들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사치 중 하나에 속하며, 실장컴 자체가 계정 등록을 하기 전 몇가지 문답으로 분충성이 있는지 판단 후 이용을 할 수 있도록 설정 되어있기 때문에 사육실장석 중에서도 일부 상위 양충들만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

어느날 갑자기 미도리찬에 '인간보다 강한 실장석.avi'라는 제목의 게시글과 영상이 올라왔다.
인간 해커의 가벼운 장난이었을 터다.

영상의 정체는 암시의 일종이었다.
글의 영상을 재생하면 위석이 부서지는 소리와 위석 공명음이 스피커에서 흘러나와 실장석은 자신의 위석이 진짜로 파킨하는 착각을 하게되고, 이내 암시가 점점 강해져 진짜로 파킨사 하게되는 그러한 영상

앞서 말했듯 실장컴을 사용할 정도면 상급 양충에 속하는 개체이기 때문에 저러한 제목의 글은 거들다도 보지 않는다.
사육실장화 교육에서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듣는 말

'인간은 절대적이고 실장석은 인간보다 아래의 존재.'

그러한 교육 때문에 양충 판정을 받은 실장석들은 '이론상' 저러한 내용의 게시글을 유해물로 생각하여 클릭하지 않을 것이었다.

.

그 게시글이 올라가고 하루만에 전국에서 수백마리의 사육실장들이 파킨사한 채 실장컴 앞에서 발견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사건이 일어나고 일주일만에 범인은 잡혔고
불특정 다수의 재물손괴 및 불법 해킹, 사회적 혼란 야기라는 명목하에 처벌 받게 되었다.

해커는 수감되기 전 끌려가며 기자들의 앞에서 이런 말을 했다.

"이론상 그 실장석들이 제가 만든 영상을 볼 일은 거의 없었습니다. 아시잖습니까. 그러한 '유해물'은 보지도 듣지도 않는 것이 양충의 원칙이라는 거.... 그저 장난으로 한두마리 양충인 척 하는 놈들이나 골려주려고 한 짓이었습니다. 근데 이건... 어쩌면...."


끝








양충


4월의 어느 오후

건물의 전창면에 빼곡하게 채워진 플라스틱 진열대 안에서 데스데스- 테치테치- 레치레치- 레후레후- 실장석들의 노랫소리가 끊임없이 터져나온다.

"착한 닌겐상들은 와타시를 데려가주시는 데스우~ 빨래~ 청소~ 집안일은 와타시의 것인데스우~"

"데스데스 뎃데스~ 와타시는 착한 실장석데스~ 착한 주인님을 만나서 천년만년 같이 행복하게 살아가는데스~"

"텟테로케~ 세상씨는 아름다운텟테~ 와타시는 아름다운 세상을 살아가서 너무 기쁜테치텟치~"

"레후- 렛레레후~"

노래의 가사는 세상에 하나없는 양충의 것이지만, 녀석들의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혀있고 눈은 필사적으로 가게 밖의 사람들을 향해 굴러가고있다.

누군가가 빨리 자신을 사주길 바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녀석들이 분충이라는 뜻은 아니다.
이 가게에 진열되는 실장석들은 전부 A급의 양충 사육실장들이다.

그저, 자신이 빨리 팔리지 않으면
가치가 점점 떨어져 플라스틱 케이스에서 유리 수조로,  유리 수조에서 종이박스로, 종이박스에서 분쇄기로 갈 운명이라는 것을 잘 알기에 그러는 것일 뿐이다.


하지만 큰 의미는 없다.
노래에 이어 춤까지 열심히 춰보지만 녀석들에게 관심을 가져다주는 행인은 그 누구도 없다.

"저러다가 다 뒤지겠구만.."

나는 혀를 끌끌 차며 책상 모서리의 버튼을 꾸욱 하고 눌렀다.
그러자 플라스틱 진열대마다 연결된 공기 펌프에서 하얀 가스가 슈욱 하고 나와 녀석들을 덮친다.


"뎃데로데~ 와ㅌ..시..ㄴ......."

진열대 안의 실장석들은 하얀 연기에 의해 모습을 감추고, 가게 안에 울려퍼지던 노랫소리는 이내 서서히 사라져간다.

"데퓨후우- 데퓨휴우-"

가스가 서서히 걷히고 벌러덩 드러누워 자는 실장석들의 모습이 보인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스트레스로 인해 분충화 되거나 자멸 해버리는 녀석들이 생기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하루에 최소 두번은 겪게 되는 일이다.

"거 참..."

진열대 안의 녀석들이 잘 자고 있는지 확인한 나는 다시 자리로 돌아가 의자에 사뿐히 앉는다.
그리고는 휴대폰으로 우투브를 켠다.

그렇게 10분이 지났을까.

<딸랑딸랑>

가게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휴대폰의 화면을 향해있던 내 시선은 휙 하고 문 쪽으로 움직인다.

"안녕하세요. 여기서 샀던 실장석이 좀 이상한데요."

9살은 되어보이는 부티나게 생긴 어린아이다.
아마 9일 전에 부모와 같이 와서 S급 저실장을 구입해갔던 아이였던가.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카운터 밖으로 저벅저벅 걸어나갔다.

"어, 그래그래. 그.. 저번에 저실장 사갔..던.. 손님 맞지? 뭐가 문ㅈ..."

"죽었어요."

아이는 내 말을 뚝 끊고는 퉁명스럽게 말하고는 양 손으로 들고있던 연녹색의 작은 박스를 나에게 슥 내밀었다.

"어..어...? 죽어? 혹시 그 저실장이 죽었다는 말이니?"

"직접 보시면 되잖아요."

아이는 똑부러지게 말했다.
하지만 예의가 있어보이지는 않는다.
부잣집 도련님들이란..

"어, 그래 한번 보마."

나는 아이가 내민 박스를 받아 카운터 위에 올리고 조심스레 박스를 열어보았다.
안에는 몸이 축 늘어져 미동도 하지 않는, 살이 통통하게 오르고 머리카락에 윤기가 번들번들한 저실장 한마리가 들어있다.

"아...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거니?"

"몰라요. 그냥 어제 밤에 하도 울길래 확인해봤는데 이미 죽어있었어요."

"음... 혹시 이렇게 되기 전에 특별한 거라도 있었다거나...?"

"몰라요. 어제 밤에 갑자기 막 울긴 했는데 처음엔 무시했거든요. 근데 갑자기 조용해지길래 뭐지 하고 케이스 안을 보니까 죽어있었어요."

"링갈에는 뭐라고 말 하는 게 나오지 않았니?"

"아... 링갈은 평소에 잘 안써요. 그냥 밥 주고 가지고 놀기만 해도 좋아하길래... 대화 해보려고 해도 어려운 말은 잘 모른다고 하고요."

"그럼 저실장 목에 채워둔 링갈번역기를 좀 확인해봐도 될까?"

"네. 그러세요. 근데 환불이나 교환 되는 거죠?"

"음... 일단은 한번 봐야겠구나."

나는 축 늘어진 저실장의 꼬리를 잡고 들어올려 목에 채워진 링갈번역기를 떼어냈다.

고급 링갈번역기는 블랙박스처럼 하루치 정도의 실장언어를 번역하여 시간에 맞게 저장해두는 기능을 가지고있다.
보통 주인이 없는 동안 분충스러운 말을 하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등의 확인을 위한 기능이지만..

"그럼 어디..."

나는 링갈번역기의 끄트머리에서 칩을 뽑아낸 다음, 전용 USB에 부착한 뒤 다시 USB를 컴퓨터에 연결했다.
곧이어 컴퓨터에서 USB를 인식하고 디스크 파일이 열리며, 저실장의 말들이 기록된 파일이 나왔다.

<딸깍>

파일은 어제 오전 7시 부터 오후 10시 05분 까지의 내용을 담고있다.

오전 6시 부터 오후 9시 53분 까지의 내용은 대부분 혼잣말이나 아무 의미 없이 내뱉는 레후- 등의 소리, 밥이 맛있다, 주인이 좋다, 집이 넓다, 행복하다 등의 시덥잖은 말들 뿐이다.

"이런 말들을 했었구나. 역시 시시하네."

아이는 어느새 내 옆으로 와 모니터를 힐끔 보더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뭐, 저실장이니까. 중요한 건 지금부터니..."

나는 제멋대로인 아이의 행동에 신경쓰지 않고 다음 내용을 확인했다.

.
.

"레후-"

"레후..."

"우지챠, 행복한레후."

"우지챠, 맨날 맛나맛나를 주고 우지챠랑 놀아주고 프니프니도 해주는 작은 닌겐상 너무 좋아레후."

"우지챠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우지챠인레후-"

"레후-"

"우지챠는 작은 닌겐상이 너무너무 좋은레후."

"레후? 이 말은 아까도 했던 말인 거 같은레후?"

"레후..."

"우지챠 어려운 거 잘 모르는레후-"

"레후- 어쨋든 우지챠는 작은 닌겐상 좋아레후-"

"우지챠, 작은 닌겐상한테 뭔가 보답해주고싶은레후-"

"우지챠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전력으로 생각해보는레후!"

"레후웃...!!"

"레....."

"어째서 생각이 안나는레후..?"

"레훗..!!!"

"레........."

"레에..........."

"우지챠.... 아무것도 작은 닌겐상에게 해줄 수 없는레후."

"우지챠는 손발 긴긴씨도 아닌레후."

"우지챠는 우지챠라서 춤도 못 추는 레후.."

"작은 닌겐상이 오는 때면 항상 최선을 다해 노래를 불러봤지만 작은 닌겐상은 별로 관심이 없었던레후.. 분명 노래를 싫어하는레후..."

"하지만 우지챠는 놀고 먹고 운치싸고 노래하는 것 외에는 할 줄 아는 게 아무것도 없는레후....."

"레..."

"우지챠 한심한레후..."

"우지챠... 한심한... 레후...?"

"레.. 싫은레후... 싫어레후....!"

"우... 우지챠는 쓰레기가 아닌레후.... 쓸모없기 싫은레후....!"

"우지챠는 착한 작은 닌겐상도 있는레후! 매일 맛나맛나도 먹는레후! 매일매일 작은 닌겐상이 프니프니도 해주는레후...! 우지챠는 세계제일 세레브 우지챠인레후...!!"

"시... 싫어레후...!! 싫어레후..!!!"

"우지챠는... 쓰레기.. 아닌... 레..... 레훼에에에에에에에에에엥-"

"레훼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엥-"

"레훼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엥-"

"레훼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
.

여기서 기록이 끊겼다.

"어... 음..."

"바보네요."

"어 어?"

"제가 먹을 것도 주고 놀아도주고 다 해줘도 혼자 죽은 거잖아요. 바보에요."

나는 아이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아이는 눈물은 커녕, 한심하고 질린다는 듯한 표정을 하고있다.
보통의 아이라면 가게에 들어오는 시점 부터 닭똥같은 눈물을 흘린다 해도 이상할 것이 없는 일이다.
이것이 애완동물이든, 그저 가지고놀기 좋은 장난감이든
어찌 되었든 아끼는 무언가.... 일 터인데 말이다.

아이에게 있어 이 한마리의 생명은 그저 고장나면 새로 사면 그만인 싸구려 장난감에 불과했던 것이다.

"아무것도 안했는데 혼자 죽었으니까 제품하자 맞죠? 저는 교환으로 받아갈래요. 이번에는 저실장 말고 자실장으로 키워볼래요."

"하아... 그래그래... 제품하자가 맞으니 저기 진열대에서 아무거나 하나 골라가렴. 자, 여기 포장박스."

.
.
.

"안녕히계세요."

"그래. 갈 때 차 조심하렴."

<딸랑딸랑>

"거 애새끼 싸가지 더럽게 없구만. 그래도 똘망똘망한 게 어디 가서 죽지는 않겠어."

나는 아이를 보내고 시체가 되어버린 저실장을 들고 분쇄실로 들어갔다.
아니
정확히는 가사상태에 빠진 저실장이지만.

"니가 다시 정신을 차린다 하더라도... 너 만큼 똑똑한 양충이라면, 저 아이 밑에서 평생 행복하게 살지는 못할거다."

<삑>

"실장석은 애정이 필수인 생명체거든. 그저 의식주만 해결 된다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존재가 아니야."

<그그그극극그극그그그그극>

"그렇다고 이미 팔았다가 하자생긴 물건을 다시 팔자니... 그건 좀 아니잖냐."

"레... 레후...? 여기... 어디레후.....?"

"아, 가사상태가 풀렸나? 빨리 처리해야겠구만."

"레후우-? 레후우-?"

"아쉽게됐다. 잘가라."

"레후-? 우지챠 하늘을 나ㄴ.. 렢..!"

<파-킨>

"에휴.. 저 자실장도 몇 일 못버태겠구만. 저실장보단 자실장 지능이 더 높으니... 다음엔 가사가 아니라 진짜 파킨사 할 지도.."

나는 분쇄기를 끄고 다시 카운터로 돌아가 의자에 앉았다.

다시 우투브를 켜고 영상에 집중을 한다.

잠들었던 진열대의 녀석들이 슬슬 깨어나고있다.

오늘도 그렇게 하루가 지나간다.


끝








참된 브리더


"테챠아아!"

"...또 실패인가."

남자의 직업은 브리더.

A급 훈육실장을 수십 마리나 길러낸 브리더계의 프로다.

하지만, 이번 실장석은...그래, 말하자면 진짜 병신이었다.

고통을 수반하는 훈육을 몇번이나 했음에도 그 내용을 모두 까먹고 제멋대로 구는게 일상이었다.

"야!!! 먹어 하면 먹으라고!! 5분을 못 참냐 이새끼야!!!"

"테챠아!! 배고팠던 테에엥! 왜 못먹게 막는테챠!!"

"그니까 5분만 기다리랬잖아!! 20초를 못 참냐? 이 식충이!
안되겠다, 너 이리와!"

"테? 뭘 하려는 테...테,테,테, 싫은테챠!! 봐주는 테챠아아!!!!"

오도독

남자는 푸드를 허겁지겁 처먹던 자실장의 오른팔을 꺾어버렸다.

"테쨔아아아아아아아아!!!!!!"

"기억하라고!!! 사람이 먹어 하면 먹으라고!!!"

"몰라테치!! 모르는테치!!! 왜 와타치한테만 그러는테치!!! 마마아! 오네챠아아!!!"

"어휴... 벌로 내일 아침까지 밥빼기다. 가서 잠이나 쳐 자!"

담배를 몇개비나 피워대는 남자를  뒤로, 이불 속에 들어간 자실장은 속으로 생각한다.

'아픈테치, 아픈테치. 똥닌겐, 왜 와타치에게만 이런 일을 하는테치? 마마가 보고 싶은테치...'

그러던 중 자실장은 우연히 남자의 혼잣말을 듣게 됐다.

"후우우... 이 녀석은 대체 언제쯤 훈육이 되는거지? 벌써 3달째잖아... 성장억제제를 맞고 있다지만 더 늦으면 안되는데...
이 불쌍한 놈..."

자실장은 자신을 생각해주는 말을 하는 남자를 보며 감동했다.

'그랬던테치...? 닝겐상은 와타치를 걱정해줬던 테치...?
와타치가... 심했던테치.'

아까 꺾여버린 팔은, 거의 다 나았다.

'이것도 닝겐상의 훈육이었던 테치. 와타치가 알아듣지 못했던 테치...'

자실장은 굳은 결심을 한다.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해보이는테치! 와타치를 위해 고생하는 닝겐상을 위해 힘내는 테치!!'

그렇게, 다음날ㅡ

"이리 와봐. 할 말이 있다."

"테! 와타치도 인 테치."

남자의 얼굴은 어딘가 무서워보였다.

어제의 결심을 간직한 채, 자실장은 자신있게 말을 한다.

"닝겐상, 와타치 이제ㅡ"

"넌 폐기처분한다."

"....테?"

자실장의 말을 끊고 남자는 충격적인 말을 했다.

충격에 입을 다물지 못하는 자실장에게 남자가 말을 이어간다.

"넌 도저히 훈육이 될 개체가 아니다. 이미 수많은 훈육으로 정신상태는 분충과 다름없겠지.
그래도 가는 길 편하게 즉사성 코로리로 보내주마.
하고 싶은 말 있나?"

"테에....테! 테!테!테!
닝겐상! 기다려주시는테치!
와타치 어제 결심한테치! 이제부터 훈육 잘 듣는 테치!
제발 죽이지 마는테치!!!"

"보나마나 즉석에서 짜낸 변명이겠지만, 한가지만 말하지.
진작에 그렇게 하지 그랬냐?"

"테!!... 와타치 어제 깨달았던 테치! 그동안 몰라서 그랬던 테찌이이!!!"

"그동안 몰랐다는거 만으로도 이미 넌 지능 탈락이다."

자실장은 충격에 팬티를 잔뜩 부풀리며 빵콘한다.

평소라면 또 빵콘했냐며 꾸짖었을 남자도 아무말 하지 않는다.

"어제 마음껏 먹었던 푸드는 최후의 만찬이라고 쳐주지.
더이상 훈육은 없다. 잘가라."

"니, 니, 닝겐사아아아앙!!"

푸쉬익

남자는 그 자리에서 코로리 가스를 뿌렸다.

맡기만 해도 역겨운 냄새.

코로 들어오며 콧구멍을 잔뜩 긁어놓는 듯 하고,

목으로 넘어와서는 뜨거운 물을 잔뜩 들이킨 듯한 고통이 느껴진다.

온몸이 바늘로 쑤셔지는 듯하고, 기름에 튀겨지는 듯하며,
얻어맞는 것만 같다.

가장 끔찍한건, 죽지 않는다는것.

"어? 뭐야 이거 즉사성이 아니라 지효성이잖아? 흠... 어차피 죽을거였는데, 뭐."

남자는 온몸에서 피를 흘리는 자실장을 들어, 변기에 흘려보낸다.

자실장은 코와 입으로 가득차는 물까지 머금은 채, 괴로워하며 떠내려갔다.

마침내, 변기 구멍에서 들리는 청량한 돌이 깨지는 소리.

"역시 들실장이 낳은건 멍청하다니깐. 다음번엔 혈통있는 녀석으로 데려와야겠어."

남자는 중얼거리며 자실장이 흘린 피와 운치를 닦아낸다.

문득 고개를 드니, 기록용 링갈에 어제 자실장의 혼잣말이 찍혀있었다.

"....!"

남자는 놀랐다.

와타치가 너무했던테치.
그건 모두 닝겐상의 걱정과 사랑이었던 테치.
이제부턴 먹으라고 할 때만 먹는 테치.
이제부턴 정해진 곳에서만 운치를 누는 테치.
이제부턴 불평도 하지 않는테치.
지켜봐주시는테치, 마마...

남자는 아련한 표정으로...

"씨발, 진작에 좀 결심할 것이지 좆만한 똥벌레가."

남자는 링갈에 기록된 모든 내용을 삭제했다.








여름 호수 공원의 실장석들 (나그네인)


후타바 호수 공원은 인조적으로 댐을 만들어 생긴 후타바 호수를 중심으로 지어진 공원이다.
이 지역은 여름에 매우 비가 많이 오는 것으로 유명한데, 그래서 인지 여름이 매우 습하고 덥다.
자주오는 비 때문에 공원 곳곳에는 물 웅덩이가 생기고, 이로 인해 여름에는 모기떼가 자주 창궐하고는 한다.
"텟츄웅!!"
무더운 여름날. 햇볕이 내리쬐는 후타바 호수 공원의 한 구석에서 독라의 자실장이 탄성을 내질렀다.
자실장이 허리를 숙이고 바닥에서 집어낸 것은, 고인 물에 잔뜩 생긴 장구벌레였다.
"텟츄츄...먹을 것인 테치이!"
장구벌레를 하나씩 건져내어 씹어먹다가 고인물에 입을 대고 호로로록 빨아 마시는 자실장. 이내 끄억 하고 트름을 한다.
주위에선 위이이잉 하며 모기들이 날라와 자실장을 찌른다.
"텟츄! 먹을것이 직접 날라온 테치이!"
날라온 모기를 팍 때리지만, 모기는 웨엥 하고 날아서는 자실장에게서 멀어져만 간다.
"테에에에...아쉬운 테치이...."
결국 자실장은 다시 땀을 흘리며 물려서 가려운 곳을 긁적 긁적 긁고는 다른 곳으로 걸어나갔다.
그러나 얼마 안 있어 독라 자실장은 수많은 모기떼에 휩싸여 피를 빨린 끝에 온몸이 가려워져 미친듯이 몸을 긁어대다가 스트레스를 못이겨 파킨해서 죽었다.
이 공원에서는 여름기간에 독라는 절대로 살아남지 못한다. 그나마 모기에 물리는 것을 다소 막아주던 옷 마저 없어진다면 그야말로 실장석은 모기들에게 좋은 영양 공급원 이기 때문이다.

"데갹! 이놈 데스우!!"
같은 시각, 어느 골판지 집에서는 웨엥 웨엥 거리며 날아다니는 모기 상대로 분투 중인 친실장이 한 마리 있었다.
더위에 체력을 빼앗겨 움직일 기력조차 없는 친실장이었지만 계속 주위에서 웨엥 거리며 날아다니는 모기에게 짜증을 참을 수 없어 결국 땀을 흘리면서 이리 저리 뛰어다니며 모기를 잡으려고 애쓰고 있었다.
팍! 팍! 팍! 모기가 골판지 집 벽이나 창문에 달라붙을 때마다 친실장은 잽싸게 그 곳을 때렸지만 모기는 약올리기라도 하는 듯 날아올라 몸을 피했다.
"데갸아아아악!!! 짜증나는놈인데스우우우우!!!"
"마마...포기하고 잠이나 자는 테치이..."
보다못해 차녀 삼녀와 함께 잠을 자던 장녀가 친실장을 말리지만, 열이 끝까지 뻗힌 친실장은 씨익씨익 대며 모기를 죽이려 안간힘을 썼다.
그때, 모기가 위이이잉 하고 날더니 잠을 자던 삼녀 자실장의 머리에 앉았다.
"데에에에...!!!"
친실장은 모기가 앉은 곳이 삼녀의 머리 위라는 것도 모르고, 손을 치켜들었다.
"마마...?! 잠깐 기ㄷ..."
"죽는데샤아아아아앗!!!"
"테보겍?!"
친실장의 철권 당수는 삼녀의 머리에 작렬했다. 머리가 움푹 파여들어간 삼녀. 다행히 위석에는 닿지 않았는지 죽진않고 "테? 테?" 하며 멍청한 소리를 내었다.
"테에? 테고? 테퍄?"
"사사사사사...!! 삼녀챠아아아아!!!"
사색이 되어서는 삼녀에게 달려가는 장녀.
그러나 친실장의 시선은 머리가 으깨져 바보가 되어버린 삼녀에겐 관심이 없고 그저 또 날아서 피한 모기에게만 가 있었다.
"데갸아악!!! 이 웨엥 웨엥은 왜이렇게 빠른데스카?!!? 이제 그만 적당히 죽는 데샤아아아앗!!!"
골판지의 사방을 두드리며 모기를 잡으려는 친실장. 장녀는 점점 집의 천장이 낮아 지는 것을 느꼈다.
"마! 마마!! 그만하는테챠아아!! 집이 무너지는 테챠아아아!!"
"시끄러운데샤아아악!!"
장녀는 친실장의 다리를 붙잡으며 말렸지만, 친실장이 광기 어린 얼굴로 장녀를 밀쳐내며 소리질렀다.
그 때 모기가 차녀의 머리에 앉았다.
"....테! 마마 안돼는테챠아아!!"
"데샤아아아아아아아아악!!!"
"테구엑?!"
[파-킨]
이번엔 차녀의 머리가 함몰되었다. 동시에 이 개체는 머리에 위석이 있는 종류였던 듯, 친실장의 일격에 위석이 파킨한 듯 하다.
"차녀챠아아아아!!!"
모기의 시체가 머리에 붙은채로 일격에 사망한 차녀를 껴안으며 눈물을 흘리는 장녀.
"마마...! 어째서인테치! 어째서인테챠아!! 차녀는 맨날 음식 투정도 안부리는 착한 자였던 테챠아아!!! 어째서 죽인테챠아?!"
"데에...! 그 그건..."
모기가 죽자 다소 열이 내려가 제정신이 돌아온 친실장. 장녀의 비난에 땀을 삐질 삐질 흘린다.
[웨에에에엥~]
그 때, 친실장이 두들겨서 생긴 골판지집의 틈새로 새로운 모기가 들어왔다.
모기는 장녀의 콧잔등에 앉았다.
"...테?"
자신의 상황을 파악하고, 친실장을 말리기도 전에 친실장은 순식간에 열이 뻗혀 자신의 팔을 높이 들어올려 내리쳤다.
잠시 후 골판지 안에서는 "테규? 테퓨? 테?" 하는 삼녀의 멍청한 소리와 오로로로롱, 하고 우는 친실장의 울음 소리만이 들려왔다.

이 친실장은 공원에서 커다란 기구를 들고 있는 하얀옷차림의 사람들을 쳐다보고 있었다.
"데에에에...오랜만의 닝겐상인 데스우..."
이 공원엔 요새 모기 피해 때문에 일반인들의 출입이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실장석이 사람을 보는것은 실로 봄 이래의 일이었다.
친실장은 혹시 밥이라도 얻을 수 있을까 가서 말을 걸어볼까 했는데, 하얀차림의 복장을 보니 뭔가 마음속 깊은 곳에서 저들에게 다가가면 안된다는 위험신호가 올라왔다.
그래도 혹시나 음식을 얻을 수 있도록 귀여움을 어필할 수 있게 자들을 집에서 데리고 나올려고 했지만, 자실장인 삼녀와 사녀, 엄지인 오녀 육녀는 더위 때문에 집에서 나올 수 없는 듯 하다. 친실장은 어쩔 수 없이 장녀와 차녀, 그리고 품에 구더기 한 마리를 안고 나왔다.
"테챠테챠! 마마!! 닝겐상에게 콘페이토를 달라고 하는테치이!!"
"와타치는 푸드! 푸드가 좋은테챠아!!"
"우지챠는 프니프니가 좋은 레후~"
이 자들이 살면서 보아온 인간들이라곤 봄의 공원에 먹이를 뿌리러왔던 애호파 정도였기 때문에, 인간은 음식을 주는 생물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여름이 되어 날이 더워지면서 먹을 것을 구하러 나가기 힘들어지자 요즈음 배가 고파진 두 자실장은 인간을 보자마자 먹을 것부터 생각났다.
"...기다리는데스. 저 닝겐상은 무언가 이상한데스...딱히 먹을것도 안가지고 있는걸로 보이는 데스으..."
그 때, 하얀옷을 입은 사람들이 무언가 신호를 주고 받더니 기구를 작동시켰다.
[슈화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데에?! 저게 무엇인 데스우..?!"
기구에선 하얀 연기가 쏟아져 나왔다. 이 사람들는 모기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방역을 하러 온 사람들인 것이다. 연기의 정체는 소독제 겸 해충제거제였다.
"테에에?! 솜사탕 테치이이이?!?"
하얀 연기를 보며 소리를 지르는 차녀. 차녀는 예전에 공원에 놀러온 사람 한명이 심심풀이로 공원매점에서 파는 솜사탕을 주어서 맛본 이후로 그 단맛의 포로가 되어 있었다.
"솜사탕테츄우우우우!!!"
연기를 향해 달려가는 차녀.
"기, 기다리는데스우 차녀어!! 저건 다른데스!! 뭔가 위험한데스우!!!"
"오네챠 아마아마 가지러 가는레후? 우지챠 것도 부탁하는 레후우~"
퍼져나오는 연기 속으로 들어가는 차녀.
"테? 테쿠후? 테곡! 테! 테챠아!! 마마아!! 눈이 매운테챠아!! 눈씨가아...!! 목씨도 아픈테챠아아아!!!"
"차녀어어어!!!"
잠시후 방역업자가 자리를 옮겨 연기가 다소 겉히자, 바닥에 쓰러진 채로 눈을 뒤집어 까고 죽은 차녀의 시체가 보였다.
"마마아!! 차녀챠가, 차녀챠가아!!"
차녀의 시체를 보고는 깜짝놀라 눈물을 흘리며 소리치는 장녀.
"마마도 알고있는데스!! 어쩌면 좋은데스, 어쩌면...!"
친실장이 고민하는 동안 장녀는 소매로 눈에 눈물을 슥슥 닦더니, 무언가 결심한 듯한 얼굴로 방역업자에게 달려갔다.
"차녀를 살려내는 테챠아아아아!!"
"데에?! 장녀어?!"
이번엔 장녀가 달려나가자, 친실장이 붙잡으려 달려가지만 그보다 "응? 뭐지?" 라고 방역업자가 실장석들을 바라보는 것이 빨랐다.
"데?!"
방역업자와 눈이 마주쳐 제자리에 굳어버린 친실장.
"...뭐야. 실장석이잖아?"
방역업자는 업무를 재개하려고 했지만, 자신의 바지에 무언가가 토닥거리는 감각을 느껴 다리밑을 바라보았다.
다리밑에서는 방역업자의 다리를 두들기며 차녀를 살려내라고 소리치는 장녀가 있었다.
"뭐야 이 녀석...일 하는데 방해되니까 저리 가라~"
방역업자가 가볍게 장녀를 밀쳐내었지만 장녀는 또다시 달려와서는 방역업자의 다리를 두들겼다.
"차녀챠를 살려내는테챠아아아!! 이 똥닌게에에엔!!!"
"에이...귀찮게..."
결국 방역업자는 다리를 들어 장녀를 짓밟았다.
"치벳."
"장녀챠아?!"
순식간에 바닥의 얼룩이 되어버린 장녀. 친실장은 피눈물을 흘리며 소리쳤다.
"어째서... 어째서인데스우우우!! 와타시타치가 무엇을 잘못했다고 이러는데스우우우우!!!! 우리도 행복해질 권리가 있는데샤아아아아!!!"
그러나 구제업자는 친실장을 바라보는 일 없이, 그저 서둘러 일을 마칠 생각에 작업을 서두를 뿐이었다.
"데우우우...우지챠, 집으로 돌아가는 데스..."
"레후? 집에 돌아가면 프니프니 해주는 레후?"
"해주는데스..."
"레훗! 기대되는 레후웅!!"
친실장은 자신의 골판지 집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그 곳에도 하얀 옷을 입은 닝겐이 서 있었다.
"이봐!! 이 쪽 작업 시작할게!!"
동료에게 크게 소리치고는 기구의 전원을 키는 방역업자.
"...? 상자? 뭐지?"
풀숲 구석에 놓인 상자를 보고는 의아한 표정을 짓는 방역업자. 그런 방역업자를 보고서는 새파랗게 안색이 변하는 친실장.
"데...데데...!"
"...뭐 내 업무가 청소는 아니니까. 치울 필요는 없겠지."
방역업자는 기구를 상자에 겨냥하고 연기를 뿜어냈다.
"데샤아아아아아앗!!! 자들은 어서 집에서 나오는데스우!!!!"
골판지로 달려가며 소리를 지르는 친실장.
"테? 마마 무슨일인테치?"
"와타치는 졸린테치이...밥먹는거 아니면 깨우지마는 테...? 이게 뭐인테츄?"
"레? 하양하양씨가 집에 들어오는레츄?"
"레...레? 레에?! 레챠앗?! 눈이! 와타치의눈씨가아아아아아아!!!"
"테챠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집안에서 영문도 모른채 연기에 휩싸여 죽음을 맞이하는 실장석들. 친실장은 눈물을 흘리며 그 장면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오...오로로롱...와타시의 자들이..."
잠시 후 방역업자가 다른 자리로 이동하고 연기가 걷히자, 친실장은 골판지 집 내부를 확인했다.
안에는 절망적인 표정을 짓고 사망한 네 마리의 실장석이 굴러나왔다.
"레훗! 똥마마는 어서 약속대로 프니프니를 하는 레후웃!!!"
"...용서하는 데스우..."
친실장은 우지챠를 들어 한입 깨물었다.
"레뺘아아아아아아아아앗!!! 뭐하는 레후우우우우!!!"
"...새로 자를 낳기 위해서는 영양이 필요한 데스우. 우지챠를 먹고 새로운 자들을 낳는 데스우."
"우지챠는 음식이 아닌 레훼에에에에엥..."
눈물로 비는 우지챠를 사정없이 깨물어 먹는 친실장. 그러고는 시체가 된 자들도 모조리 먹어 치운다. 이윽고 화단에서 꽃을 꺾어 총구에 집어넣고 임신을 시도하는 친실장.
그러나 얼마 안되어 자들에게 묻어 있던 방역용 약 때문에 친실장 본인도 사망했다.

"...그런데 모기들 죽이자고 만든 약이 왜 실장석들에게도 통하는 건가요?"
"그야 그 녀석들도 벌레잖아. 똥벌레. 벌레죽이는 약을 벌레한테 뿌리니 당연히 죽지."
"아~~~..."
작업을 마치고 시원한 커피를 마시던 방역업자는 과연 그렇군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겨울나기 실장



"그해 일본 동북부에 위치한 분메이현의 겨울은 매섭고 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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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뎃스우- 뎃챠- 데데데데뎃--]

두툼하고 퉁퉁한 체구의 친실장이 먼저 나서 겨울나기 식량을 모으고 있다.

자실장 둘은 테스, 테스하고 무게를 토해내며 보온용 낙엽들을 모으고 있다.

테치ㅡ 테치ㅡ 엄지 셋은 우지챠 둘을 옮겨놓고는, 프니프니를 하며 열심히 제 몫을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곳의 겨울은 모질고 춥기때문에 사실 이 정도의 노력도 부족한 형국이다.
이 일가는 도토기시 시립공원에서 기거하다가 새로 당선된 재벌출신 젊은 시장의 강경대응으로 모두 쫓겨나
인근의 분메이산 인근 나무 밑동에 자리잡은, 나름 노련하고 성실한 가족.

본인의 이름을 나루토라고 정한 친실장은 어려서부터 혹독한 기근과 모진 학대를 당했고
솎아내기도 여러차례 간신히 피했었기에 유독 식량과 가족관리에 신경질적이었다.

[데스으ㅡ 자들, 이쯤하고 잠깐 쉬는 데스~! 장녀챠는 가서 도토리를 가져오는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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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쿠, 허리를 톡톡 치며 나루토가 철푸덕 자리에 앉았다.
낙엽을 들어 스윽 스윽 자리의 젖은 흙들을 천천히 치운 뒤 앉으니 폭신폭신한 흙의 질감과
곧 겨울이 온다는 것을 광고하는 것인냥 콧구멍으로 쑤풍 드나드는 차가운 겨울냄새는,
친실장 나루토에게 있어 알 수 없는 미묘한 긴장감과 이번 한 해를 결국에는 버텨냈다는 성취감에 취하게 만들기 쉬웠다.

수확은 이렇다.
도토리 일백개에 근처 산장에 몰래 내려가 구해온 빵쪼가리, 생선뼈들과 산열매로 식량을 이뤘고
무단으로 투기된 물병들을 끌어와 식수를 확보했다. 통제가 잘 이뤄지면 샤워정도는 할 수 있는 양이었다.
한달 간의 수확 치고는 꽤나 많이 모았다.

대략적으로 보자면 길어야 한주, 짧으면 일주일 가량을 버틸 정도의 양이지만, 무조건적으로
집에서 기다릴 것은 아니고 충분한 준비를 거친 후 다시 밖으로 나가 식량을 구할 목적이기 때문에
겨울의 한기에 적응할 의양으로 그 정도의 식량과 식수만 구비한 것이다. 사실 수급이 어려워 제한적으로 구할 수 밖에 없었지만,
나름대로의 계획이 있는 친실장 이기에 곧바로 계획을 바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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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 마마! 여기 도토리를 가져온 테스! 마마가 먼저 집는 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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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녀는 참 착한아이다. 물론 늘 호되게 다그치고 본인이 유고할 시 일가를 이어나가야 할 중요한 위치임을
항상 상기시키며 책임감의 막중함을 실어주었지만, 장녀는 그 흔한 투덜거림 없이 항상 웃으며 따르겠다 했다.
참으로, 참으로 착한 아이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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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에... 와따시는 두개만 먹을 것인 데스. 나머지 가져온거는 장녀가 알아서 분배하는 데스.]

[텟? 마마... 너무 적게 먹는 것 아닌테스? 조금 더 가져가는 테스!]
[와타시가 조금 절약하면 되니까 마마는 조금 더 먹는 테스!]

[데에... 장녀...]

[아나따는 정말이지 훌륭훌륭하게 성장해준 데스으...]
[이 마마가 눈물이 다 나는 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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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토의 눈가에 맺히는 역겹고 닭똥같은 눈물.
이와 같은 감동이 세상만사에 어디있단 말인가! 과연 실장석에게 있어서 양보라는 것은 참으로도 보기 힘든 광경이었다.
그렇다! 이 옳고 지혜로운 자실장은 모친에게 "양보 (Yield)"를 행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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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녀는 부끄러운듯 배시시 웃으면서도 모친의 눈물에 깜짝 놀라 자신의 옷깃으로 모친의 눈물을 닦았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훌륭한 모친의 지도에 결국 어렵고 힘들었던 한 해를 넘겼으니 자신 또한 눈물을 하릴없이 흘렸다.
엄지들은 처음 보는 광경에 놀라 테치ㅡ 테치ㅡ 거리며 방방 돌아다닐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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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마ㅡ 우는 테치?]
[울지 마는 테치! 울면 산타씨가 선물을 안준다 들은 테치!]
[테치! 마마, 장녀오네챠 울지마는 테치!]
[테에... 아타치도 살짝 슬픈 테츄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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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큰 성체가 울자 따라우는 엄지들. 감동적인 일가의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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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프픗, 참으로 청승맞은 데스. 다음 해에도 열심히 살아가면 되니, 이제 그만 우는 데스!]
[자아.. 다들 맛나맛나하게 식사하고, 다시 일하는 데스!]
[먹는 간에 듣는 데스, 식사가 끝나고 조금 쉰 다음에 음식이랑 보온재집으로 옮기는 데스! 다들 요카이한 데스가?]

[알겠는 테스, 마마!]
[알겠는 테치! 맛있게 먹는 테치!]
[배불리 먹고 일하는 테츄압!!!]
[레후~ 아따찌도 먹는 레휘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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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우물, 삐적삐적, 쩝쩝,쯔왑쯔왑, 쩝쩝, 데스,데스데스, 테치! 테치테치! 테치!, 테스,, 쩝쩝, 쯔왑, 우물우물, 쯔왑쯔왑, 레후~

식사가 시작되자 말 수가 없어진 일가를 감싸는 가을의 끝공기는 고요함으로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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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토기시 시청 기자회견실-

연 푸른색의 점퍼를 입은 남성이 성큼성큼 걸어와 준비한 자료를 펼치곤
마이크를 톡톡 쳐 발표할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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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토기시 행정국 방재실 기획처장 오카모토 히데요리입니다. "
" 도토기시 관할 삼림지대 내에서 산사태의 징후가 발견되어, 이에 대한 향후 조치사항과 대책에 대해 보고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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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터가 연신 촤라락 울리며, 회견실 안은 웅성웅성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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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큼, 금년도 전반기에 코로나-19 대응으로 인해 삼림지 일대의 방재 제반 확보가 어려웠습니다."
"특히, 응급의료시설의 확충과 긴급차량 편성등의 사유로 예산이 일부 대폭 삭감처리되었으며, 인원 부족으로 교대하며 감시하는 체제로
바꿨습니다만, 역부족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산사태 발생지를 알려드리겠습니다.
토요산, 후미코산, 요코산, 네코도리산, 분메이산, 고요토라산입니다."

"호명된 산지 내에 위치한 설비들, 특히 산림감시원이 위치한 대피소들은 인근의 등산객들에게 긴급히 전파해
하산하도록 조치하였고, 현재 협력한 구조헬기들의 순찰을 통해 하산하지 못하였거나 조난된 등산객들을 찾아 총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등산로 입구를 시작하여 인근의 통행로는 시경찰과 협력해 지속적으로 순찰을 돌며 취약설비와 장비들을 광장으로 이동시키는 중입니다."

"시민 여러분들께서는 동요치 마시고 생업에 종사하시길 요청드리며, 상기와 같이 호명하였던 지역 인근에 거주하시는 주민분들께서는
경찰과 시청 공무원들의 지시에 따라 지정된 대피소로 신속히 대피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금번의 산사태는 시청의 대비태세 미비로 인한 사고이기 때문에, 시청에서는 피해보상을 위한 계획이 수립되어 있으니
부디 재산피해가 우려되 다시 집에 진입하시는 행동을 자제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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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루르르릉...]-
-[쾅! 콰과광!]-

[뎃, 데뎃!!!! 뭐, 뭐인데스까!!! 뭐인 데스까아아아악!!!!]
[눈씨와 흙씨가 밀려오는 것 같은 데샤아아아악!!!!!]

나루토는 당황해 우왕좌왕하며 방방 뛰었다.
천둥과 같은 산사태에 당황하여 어쩔줄을 몰랐다.

정상에서부터 시작해, 우뢰와 같은 소리를 내며 굴러떨어지고 푸수수 내려오는 거대한 흙뭉치들과
그 틈틈마다 보이는 거대한 바위들의 모습을 보면 마치 괴물들과 다름이 없었다.
오랫동안 보수되지 못해 방치된 제반시설의 문제점이 여기서 드러나게 된 것이다!

[데쌰아아아악!!! 장녀, 장녀어어어!!!!!]
[우르르르르르릉... 쿠릉.... 우르르르르르릉 쿠구구궁 콰과광!!! 우르릉!!!!]
[=====뚱==둥===둥======둥,=========경보===방송========입니다.=======]
[마마! 여기있는 테스! 여기있는 테스!!!!]
[이모토타치들부터 집에 보내는 테스!!!!! 이모우토챠들, 들은테스? 당장 들어가는 테스!!!]

장녀의 다급한 명령에, 엄지들은 저실장을 들고는 호다닥 밑동 집으로 쏘옥 들어갔다.
저실장을 내려놓은 뒤, 엄지 셋은 와방와방 방방 뛰며 마마와 장녀의 신속한 복귀를 촉구했다.
눈물 콧물이 송골송골 맺히며 엄지들은 울부짖었다.

[콰과과아아아앙!!! 쿠르르릉,,, 콰과아앙!!!! 콰가가가가가가각!!!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산림=====관===리====국====입니다.=====속히====대피---==하십시오]
[테에에에엥!!! 마마! 들어오는 테치! 위험한 텟챠아아!!!]
[마마! 마아아아!!! 테에에에에엥!!!! 들어오는 테챠! 테챠테챠아앗!!!!]
[마마! 들어오는 텟챠아아앗!!! 장녀오네챠두! 냉큼 들어오는 테챠아아!!!!]
[쿠르르릉!! 쾅!!!! 파스스스스슷 콰가가각가가가각!!!!! 콰아아아아아아앙!!! 
우드드득, 우득, 쿠르르릉 쾅!]
[====이-===방송이====들리지==않는-0===곳까지=====대피===하십시오]
[마마! 어서 들어가는 테스! 한시가 급한 테스! 빨리 들어오는 테스!]
[콰가가가가가가가가각 콰아아아아앙!!!!! 우드드드드드득, 우지끈, 우득, 
쿠르르륵 쿠릉 콰과가가강!!! 쾅!]
[=========산림=====관===리====국====입니다.=====속히====대피---==하십시오]
[레훼에에엥!!! 뭐인 레후까!!! 우지쨔 너무 무서운 레훼에에엥!!!]
[레훼에에에에에에에에에엥에에에에에에에에엥!!!!!!!!!!]
[쾅!!! 쾅콰광!!! 쾅!!!! 콰가가가가가각! 쾅!! 쾅콰광!! 쾅!!! 쿠르르르륻응 쾅!!!!!]
[====이-===방송이====들리지==않는-0===곳까지=====대피===하십시오]
[테챠아앗!!!! 우지챠를 감사는 테챠!!!]
[테에에에엥!!! 마마아!!! 장녀오네챠아!!!!!]
[테에에에에엥에에엥!!!!! 우지챠!!! 우지챠를 보호하는 테에엥!!!!!!]
[뎃,, 데뎃!!! 사, 사는 데스!!! 살아야 일가를 보전하는 데스!!!]
[데스, 데스, 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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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토와 장녀가 들어오자마자, 흙은 무너져내려 이내 온 천지를 휩쓸고 내려갔다.
나루토와 그 일가의 집 또한 마찬가지라 거대한 바위가 폭탄내리듯 떨어져 입구를 틀어막았다.
푸욱ㅡ 하며 내리찍는 바위에 일가는 깜짝놀라 서로를 감싸며 바들바들바들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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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가는 꽁꽁 서로를 감싸며, 이 재앙이 끝나기를 빌었다.
신은 없지만, 아무래도 생각나는 모든 것에 빌었다.
빌고 또 빌었다. 눈을 질끈 감고는 모두들 하나같이 이 사태의 끝을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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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뎃...데샷,..!!! 자들, 자들!! 눈 떠보는 데스!!]
[괜찮은 데스가?? 다들 눈떠보는 데스!!!!]

가장 먼저 깨어난 친실장이 자들을 흔들며 깨웠다.
다들 모랫구덤을 뒤집어 써 영롱한 녹색의 옷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하지만 다행히도 밑동이 워낙에 크고 견고한 탓인지 무너지지 않고 잘 버텨줬지만 말이다.

[테에에엣.. 마마아... 와타시는, 괜찮은 테스읏...]

[테에에에에에에에엥에에엥ㅡㅡ 마마아아ㅡㅡㅡㅡㅡ]
[마마아아ㅡㅡㅡㅡㅡ 훌쩍훌쩍 테에에에엥ㅡㅡ]
[마아아아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엄지들도 모두 괜찮았다, 우지챠도, 우지챠도 다행히 기절했을 뿐 죽은 것은 아니었다.

[데스, 다행인 데스읏,... 자들 모두 다치지 않은 데스...]
[장녀, 어서 물을 꺼내서 자들에게 나눠주는 데스. 다들 울부짖어 목소리가 말이 아는 데스웅.]

[알겠는 테스 마마.]

앗,

아앗?!!!

[마, 마마!!!]

[뎃, 장녀차 왜그런 데스가?? 혹시 물에 흙탕물이 들어간 데스가?!!]
[데~뿌뿌뿌~ 그런것이라면 걱정마는 데스. 어느정도의 흙가루쯤은 마셔도 상관없는 데스~!]

[아, 아니 그런게 아니라 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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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태로 인해 상황이 급박해져, 지금까지 한달동안 노력해서 모은 식량들,
무겁고 무거운 물병들을 날라다 비축한 식수들,
그간의 피와 땀의 결실, 보배와 같은 자원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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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집 밖에 놓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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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 데쌰아아아악!!!!!!! 데쌰아아아아악!!!!!]
[씨발, 씨발데샤아아아악!!!!! 문씨가 어디있는 데스가?!!! 문씨로 가는 데스!!!]
[당장 문을 열어 식량과 식수들을 가져오는 데스!!!!! 데에에에에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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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문은 온데 간데 없었다.
손으로 어떻게는 파내어도, 손에 핏방울이 몽글몽글 맺힐때 까지 눈물 콧물 뿌리고 울며 파내어도,
바깥의 빛은 보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이 불쌍한 일가는 이렇게 두번째 겨울을 맞이했다.
그리고 그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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完








겨울을 난다는 것 1~2 (공군실장, skandnlzl)


“영-차 영-차 데스!”



“힘내라 테치! 힘내라 테치이!”



친실장은 마지막 힘을 내어 무거운 돌을 하우스를 덮은 두꺼운 비닐의 귀퉁이에 올려놓았다. 너무 무거운 돌은 옮기기가 힘들고, 너무 가벼운 돌은 바람에 날아가 버리므로 적당한 크기의 돌을 네 개나 찾느라 오늘 하루가 다 가버렸지만, 이제 실장 일가의 집은 거센 겨울의 바람과 온 세상을 뒤덮는 눈으로부터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었다. 이런저런 돌멩이들을 온종일 들어보고 옮기느라 체력이 바닥났지만, 영리한 친실장은 이럴 줄 알고 하우스를 덮는 비닐을 고정하는 작업을 월동 준비의 마지막 단계로 미뤄놓았던 것이다.



“다 끝난 데스! 오마에들이 열심히 도와준 덕분에 월동 준비가 와타시가 생각했던 것 보다 여섯 밤이나 일찍 끝난 데스!”



“와-아 테치! 와-아 테치! 마마 대단한 테치! 멋진 테치이!”



“내일부터는 낙엽씨와 도토리씨들을 하루 종일 안 주우러 다녀도 되는 데스. 하지만 오며 가며 기억이 날 때마다 조금씩 주워서 하우스로 가져오는 것도 잊지 마는 데스. 겨울씨는 오마에들의 생각보다 훨씬 잔혹하고 무서운 데스. 겨울씨가 오면 지금처럼 낙엽씨들이 많이 떨어져 있지도 않고, 있는 것도 전부 젖어서 쓸모가 없는 데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많이 모아놔야 하는 데스. 와타시의 생각엔 이미 충분하지만, 그래도 만일을 대비해서 나쁠 건 없는 데스. 이해한 데스우?”



“네 테치! 네 테치!”



“배고픈 테치이-”



“알겠는 테치! 꼭 기억하는 테츄!”



친실장은 흐뭇한 표정으로 자신의 여섯 마리의 자들을 바라보았다. 모두들 귀엽고 착한 자들이었다. 다른 일가의 자들이라면 고되고 힘든 산에서의 월동 준비에 한 두마리 정도는 필히 분충화가 되었겠지만, 친실장의 자들은 비록 불평불만은 할지언정 다들 자신에게 주어진 일들을 모두 해냈던 것이다. 자들의 협조가 없었더라면 친실장은 이제서야 먹이 수집을 마치고 보온재로 사용할 낙엽을 주우러 다니고 있었을 것이다.



친실장의 월동 준비는 완벽했다. 내부 용적이 넉넉하고 벽면이 튼튼한 이삿짐 상자에 운 좋게 구한 두툼하고 질긴 비닐하우스용 비닐을 덮어 보온성과 내구도를 모두 챙길 수 있었다. 땅바닥에는 예전 하우스로 쓰던 골판지를 넓게 찢어 깔아놓고, 그 위에 낙엽을 여러 겹 깔아 이중으로 냉기가 올라오는 것을 막았다. 이불로 사용할 수건과 베개로 사용할 다 쓴 핫팩을 구해 놓은 건 기본 중 기본이었다. 이런 모든 걸 구할 수 있었던 건 실장 일가가 사는 곳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생활폐기물 처리장이 있었던 덕분이다. 관리도 거의 되지 않았던 탓에 친실장이 처리장을 들락거리며 온갖 물건들을 주워 와도 이를 눈치채는 인간은 없었다.



친실장은 여기에서 만족하지 않았다. 실장 일가의 하우스 바로 옆에는 김치 및 수산물 등을 옮길 때 쓰는 스티로폼 상자가 두 개 놓여 있었다. 스티로폼 상자의 뚜껑에는 안에서 닫기 위해 손잡이로 사용할 나뭇가지가 박혀있었고, 각 상자 안에는 친실장이 처리장에서 발견하자마자 즉시 집어 쏜살같이 집으로 달려온 미사용 핫팩이 한 개씩 들어 있었다. 이것이 바로 실장 일가의 비상 대피소로, 친실장은 기상 상황이 극도로 악화될 경우 자들을 세 마리씩 스티로폼 상자에 넣고 문을 닫은 뒤 자신은 하우스에 있는 모든 보온도구를 이용해서 버텨볼 심산이었다.



친실장은 혹한시 운치굴 대책도 마련해 두었다. 하우스 밖에 있는 깊게 파인 메인 운치굴 외에도, 하우스 구석에 작은 규모로 비상용 운치굴을 파 놓는 초강수를 둔 것이다. 비상용 운치굴에서 나는 악취는 골판지 두 조각으로 덮은 뒤 그 위에 물통을 눕혀 둘 예정이었다. 나중에 구더기가 생긴다면 여기서 양식할까도 생각해 봤지만, 자들을 출산할 때 구더기가 태어나지 않은 까닭에 계획으로만 그쳤다.



보존식 역시도 매 끼니를 진수성찬으로 먹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어쨌든 매일 세 끼 정도는 적당히 먹을 수 있는 양을 구할 수 있었다. 이건 자들의 도움이 매우 컸다. 실장 일가는 매일 이런저런 곳에서 땅을 헤집으며 도토리와 은행을 비롯한 채진목, 산사나무, 꽃사과 등을 필사적으로 긁어모았다. 그 과정에서 마찬가지로 겨울잠을 위해 되는 대로 음식을 모으던 다람쥐와 청설모들에게 물리고 긁혀 사녀가 실명할 위기까지 가기도 했다. 어쨌든 실장 일가는 겨울 다음에 다가올 따뜻한 봄을 위해 몸이 다치는 것도 마다하지 않으며 열매를 주우러 다녔고, 결과는 나름대로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친실장이 믿고 있는 구석이 있었다. 바로 실장 일가의 하우스 옆 땅에 박혀있는 간이 수도꼭지였다. 원래 등산로 초입 약수터로 설계되었다가 등산로 계획 자체가 취소된 실장 일가의 하우스 터에 있는 수도꼭지는 놀랍게도 물이 나오고 있었다. 도시계획과의 누군가가 언젠가는 부활할지도 모르는 등산로 계획을 위해 수도 시설을 폐기하지 않은 덕분에, 실장 일가는 여기에 정착한 올해 봄부터 늦가을인 현재까지 물을 풍족하게 펑펑 사용하며 지낼 수 있었다. 물론 친실장은 만일을 대비해 500ml 물병 두 개를 구해놓긴 했지만, 어쨌든 가족의 주 수원은 수도꼭지가 될 전망이었다. 이 덕분에 친실장은 하우스에서 500m나 떨어져 있는 작은 계곡까지 수도 없이 오가지 않을 수 있었다.



보람과 뿌듯함, 그리고 무엇보다도 걷잡을 수 없는 희망을 느낀 친실장은 도토리를 나눠 먹고 테치거리며 즐겁게 놀고 있던 자들을 한 번씩 안아준 뒤, 하우스의 문을 닫고 다 같이 행복한 잠에 빠져들었다.











친실장이 보통의 실장석과는 다르게 이토록 뼈저리게 준비를 한 것은 다름 아닌 본인의 아픈 기억 때문이었다. 공원에 거주했던 들실장의 차녀였던 친실장은 태어났을 때부터 몹시 영리하여 고무공을 가지고 노는 장녀와 다른 자매들과는 어울리지 않고 마마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관찰하고 습득했다. 친실장의 마마 역시 꽤나 영리한 편이었기 때문에, 하우스에 비닐을 덮어서 습기와 바람을 차단하는 것과 사용하지 않은 핫팩을 구별하는 것 등은 모두 친실장의 마마에게서 배운 것들이었다. 친실장의 마마와 친실장은, 그 정도라면 겨울을 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현실은 몹시 참혹했다. 대한민국의 한파는 고작 하우스에 대충 덮은 비닐 한 겹과 한팩 두어개로 날 수 있는 수준이 전혀 아니었다. 뼈를 에는 강풍이 몰아치던 1월의 어느 날 밤 하우스를 덮고 있던 비닐이 날아가자, 그 즉시 영하의 온도로 떨어진 하우스 내부는 아비규환으로 변했다. 가장 먼저 엄지가 죽었고, 그 다음은 오녀와 칠녀였다. 사태의 심각성을 눈치챈 친실장의 마마는, 비닐을 다시 찾아오지 않으면 죽는다는 것을 직감하고 친실장에게 온기가 조금이라도 남은 마지막 핫팩 하나를 맡긴 뒤 하우스를 나섰다. 발열이 끝나가는 미지근한 핫팩을 부둥켜안고 간신히 다음 날 아침까지 버틴 장녀와 친실장이 발견한 것은 마찬가지로 서로 부둥켜안았지만 핫팩이 없어 체온 유지에 실패에 얼어 죽은 삼녀와 사녀, 홀로 구석에서 죽은 육녀, 그리고 하우스에서 1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서 피눈물을 흘리며 죽어 있는 친실장의 마마였다.



장녀와 친실장은 그해 겨울 내내 이런저런 하우스를 전전하며 살아남았다. 보다 정확히는 이미 얼어 죽은 일가가 들어 있는 하우스를 전전하며 그들이 모아 놓은 보존식을 긁어 먹으며 살아남은 것이다. 하지만 얄궂게도 장녀의 쇠약해진 몸은 더 이상의 생명력을 제공할 수가 없었다. 늦추위가 마지막 기승을 부리던 3월의 어느 날, 손이 다 뭉게지도록 땅을 판 후 장녀를 묻어 준 친실장은, 8자매 중 홀로 살아남았다는 씁쓸함을 가슴 속에 깊이 담아둔 채 피눈물을 흘리며 고대하던 독립을 이룰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당분간 친실장에게 행복은 찾아오지 않았다. 사람의 발길이 끊겨 황폐해진 공원은 이제 더 이상 불어난 실장석들에게 충분한 삶의 터전을 제공해 줄 수 없었다. 봄이 왔음에도 나아지지 않는 삶의 질에 불평을 갖는 실장석들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쓰레기통은 채워지지 않았고, 인근 쓰레기장에는 무거운 철문이 설치되어 실장석들의 출입을 막고 있었다. 상황이 점점 악화되자 영리한 개체들은 하나둘씩 불안함을 느끼고 피눈물을 흘리며 자신들의 삶의 터전을 떠나가고 있었고, 남은 개체들은 상황의 심각함을 못 느낄 정도로 멍청하거나, 이주라는 무시무시한 과업을 감당할 수 없는 겁쟁이들밖에 없었다.



옛 하우스 터에 다시 집을 짓고 춘자 다섯 마리를 낳아 생애 첫 육아를 하고 있던 친실장은, 떠나는 동족들을 보며 조바심이 났으나 자신의 자들이 이주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가 걱정되어 결단을 내리지 못 하고 있었다. 그런데 먹이를 구하러 나갔으나 큰 소득 없이 집으로 돌아가던 어느 날 밤, 친실장은 평소에는 보지 못했던 양복을 입은 두 인간이 공원의 이곳저곳을 둘러보는 모습을 우연찮게 마주쳤다. 이들을 보자 태어나서 처음으로 강렬한 급박함과 위기감이 온몸을 감싼 친실장은, 다음 날 아침 공원을 둘러싼 흰색의 아크릴 벽이 완성되기 세 시간 전에 불안에 떠는 자들을 비닐 봉투에 담고 험난한 이주길에 오르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



아무런 준비 없이 떠난 이주는 실장 일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지 않았다. 얼마 있지도 않았던 보존식은 비닐 봉투 안에 들어 있는 동안 배가 고팠던 자들이 순식간에 먹어치웠다.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길 건너기를 하다가 순식간에 장녀가 차에 깔려 납작해졌다. 인간들의 발에 채이지 않기 위해 인도에서 내려와 차도로 걷다가 오녀가 하수구에 빠져서 죽었다. 호기심이 많던 차녀는 친실장이 잠시 한눈을 판 사이 크기가 작은 인간에게 다가갔다가 독라가 되어버린 후 놀이터 모래밭에 머리만 내놓은 채 묻혀버렸다. 동네 야산 인근에 다다를 무렵엔 삼녀가 잔혹한 강행군을 이기지 못하고 위석이 깨져 죽어버렸고, 적당한 집터를 찾기 위해 산을 오르다가 스트레스가 한계에 다다른 사녀는 똥마마에게 온갖 저주를 퍼붓고 사라진 뒤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다.



삶의 터전과 자들을 모두 잃어버린 친실장은, 그럼에도 언젠가는 행복해지기 위해 삶의 의지를 불태우며 하우스의 재료가 될 만한 골판지들을 찾기 시작했다.











월동 준비를 끝마친 후 얼마 있지 않아 날씨가 급격하게 추워지기 시작했다. 아침 이슬은 서리로 변했고 선선한 바람은 칼날 같은 돌풍으로 바뀌었다. 아직까지는 바깥 활동에 여유가 있던 실장 일가는, 이 틈을 이용하여 본격적인 비상 상황 대비 훈련을 하기 시작했다.



“하우스가 무너지는 데스! 모두 하얀색 하우스로 가는 데스우!!”



“빨리 테치! 나가는 테치!”



“이모우토챠들 느린 테치! 빨리 빨리 뛰는 테치!”



“테에에에에- 추운 테치이-!”



“삼녀, 오녀는 와타치한테 오는 테치! 사녀, 육녀는 차녀챠를 따라가는 테치이!”



자실장들은 바깥의 추위에 발을 동동 구르면서도 미리 지정된 비상 하우스로 들어간 뒤 뚜껑을 닫는 절차까지 모두 완료할 수 있었다. 친실장은 추위에 떨면서도 각 비상 하우스의 문의 밀폐 정도를 확인한 후, 스티로폼 뚜껑을 탕탕 치며 훈련의 종료를 알렸다.



“모두 잘한 데스! 이젠 나와도 좋은 데스!”



“테에...시큼한 냄새가 옷에 밴 테츄...”



“어쩔 수 없는 테치. 폴짝폴짝 뛰면 빠지니 그렇게 해보는 테치.”



“와타시가 수도 없이 말했지만, 하얀색 하우스 안에 들어 있는 따뜻따뜻씨는 정말 마지막의 마지막을 위한 도구인 데스. 오늘보다 열 배도 더 추운 날에도 하얀색 하우스 안에 들어갈 수는 있되 마마의 명령이 없으면 따뜻따뜻씨를 감싸고 있는 비닐씨는 뜯으면 안 되는 데스우. 모두 잘 알아들은 데스?”



“네 테치! 명심하는 테치!”



“오늘보다 열배는 더 추운 게 상상이 안 되는 테치이...”



“백 배도 더 추워지는 데스. 겨울씨는 무서운 것인 데스. 오마에들도 와타시와 함께 한 월동 준비를 잘 돌이켜 보고 독립한 후 밑거름으로써 삼는 데스. 알겠는 데스우?”



“네 테츄...”



자실장들은 앞으로 백 배는 더 추워진다는 말에 겁을 집어먹으면서도, 자신들의 실장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정보들을 머릿속에 집어넣었다. 하우스의 풍경과 하얀색 하우스, 집 구석에 수건에 둘러쌓여 있는 물병들, 미리 깊이 파둔 운치굴, 그리고 낙엽과 보존식. 실장석의 세계는 약육강식보다는 적자생존이었다. 강하지만 멍청한 놈들은 겨울에 솎아내지고, 약하지만 똑똑한 놈들만이 겨울을 지나 자들을 독립시킬 수 있는 자격이 주어졌다. 과연 친실장의 노하우를 여섯 마리의 자들이 얼마나 받아들였을지는, 하늘이 정해줄 일이었다.



11월이 가고 12월이 오자 기온은 더더욱 내려가기 시작했다. 기온이 영하에서 머무는 날들이 늘어나자 실장 일가도 대부분의 시간을 하우스 내부에서 보내게 되었다. 하우스를 전체적으로 감싼 비닐 덕분에 채광창을 작게나마 낼 수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그렇게 바깥에 나갈 일이 없이 온난한 하우스에서 뛰어놀려니 체취가 안 날래야 안 날 수가 없었다. 친실장은 다른 들실장들은 꿈도 못 꿀 겨울철 목욕을 자들에게 시켜주기로 마음먹었다.



“자들은 잠깐 기다리는 데스. 깜짝 선물이 있는 데스!”



친실장은 하우스 옆에 있는 커다란 개밥그릇을 들어 하우스 안으로 가져온 뒤 중앙에 떡하니 놓았다. 이 개밥그릇은 늦봄에는 친실장의 수영장이었고, 여름에는 다름 아닌 지금의 자들을 낳은 곳이었으며, 가을에는 열심히 일한 실장 일가를 위한 물통이었다. 겨울에 자들을 씻겨준 목욕탕으로서의 추억을 만들어주기 위해 일반 물병에 있던 물을 전부 쏟아서 개밥그릇을 채운 친실장은, 환호하는 자들을 한 마리씩 들어서 물에 살며시 놓아주었다.



“오늘은 전에 배웠던 빨래를 혼자서 해 보는 데스. 옷을 먼저 충분히 적신 다음 벽면에 물질러 때를 빼는 데스.”



“생각보다 힘든 테치이...”



“테! 와타치의 앞치마가 다시 하얀색이 된 테츄!”



“테에...와타치도 저렇게 만드는 테치!”



“테치! 테치이!”



친실장은 어느새 빨래터가 아닌 물놀이장으로 변해버린 개밥그릇을 뒤로하고, 아까 다 쓴 물을 보충하기 위해 하우스에서 나왔다. 물이 집 옆에 있다는 것은 정말이지 축복이 아닐 수 없었다. 겨울철 실장석의 사망 원인 2위가 바로 탈수로 인한 사망이었다. 공원의 화장실은 모두 폐쇄되고, 분수는 작동하지 않는다. 연못과 개울들은 모두 얼어붙는다. 하우스 안에 소중하게 보관하고 있던 500ml의 물은 500g의 얼음으로 변하기 일쑤다. 눈의 공급은 불안정했고 비는 한 방울도 내리지 않았다. 결국 실장석들은 추위를 무릅쓰고 밖에 내린 눈을 퍼먹던지, 혀를 마비시키며 얼음을 서서히 녹여 먹던지, 서서히 말라가며 죽어가던지의 선택지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수도꼭지를 아무리 돌려도 물이 나오지 않자 친실장이 그 자리에 얼어붙은 듯 서있던 것도 그와 같은 이유 때문이었다.


수도꼭지에서는 단 한 방울의 물도 떨어지지 않았다.


손이 떨어질 것만 같은 느낌을 참으며 금속제 수도꼭지 손잡이를 왼쪽으로도 돌리고, 오른쪽으로도 돌리고, 손으로 툭툭 쳐보기도 하고, 수도꼭지 기둥을 온 힘을 다해 발로 차보기도 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뼈저린 추위와 손발에서 느껴지는 아픔뿐이었다. 물리적인 협상이 통하지 않자 수도꼭지한테 말을 걸어보기도 하고, 네 발로 엎드려 위협을 가해보기도 하고, 비장의 수법인 애교를 부려보기도 했지만 수도꼭지는 일말의 자비도 친실장에게 보이지 않은 채 그 입을 꼭 다물고 있었다.



“마...마마아...”



“추-추운 테-테치이....”



“테...테테...테에에...테...”



추위와 바람에 녹초가 된 친실장이 멍하니 하우스로 돌아오니 눈에 들어온 것은 온몸이 젖은 채 추위에 떨고 있는 여섯 마리의 자들이었다. 하우스 안 온기의 대부분을 담당하던 친실장이 나가버리니 개밥그릇에 담긴 물은 금세 얼음장처럼 변해버렸고, 차가운 물에서 나온 자실장들은 추위가 느껴지니 본능적으로 물에 푹 젖은 자신들의 옷을 그대로 입어버린 모양이었다. 떨고 있는 자신의 자들이 눈에 들어온 친실장은 황급히 정신을 차리고 도로 옷을 벗긴 뒤 이불로 사용하는 수건에 자들을 눕게 해서 몸을 닦아 주었지만, 이미 늦은 모양인지 원래부터 몸이 좀 약했던 오녀의 안색은 급격하게 나빠지고 있었다.



“마마...오-온 몸이 떠-떨리는 테치이...”



“괜찮은 데스. 마마가 여기에 있는 데스. 마마가 꼬옥 안아 주면 금세 따뜻해지는 데스. 그리고 오마에들은 일단 몸을 다 말린 후 옷이 다 마를 때까지 이불 속에서 기다리는 데스. 알겠는 데스?”



“아...알겠는 테치이...”



“졸린 테치. 잠이 오는 테츄우...”



아직도 몸이 차가운 오녀를 품에 안은 친실장은 개밥그릇에 담긴 물을 살펴보았다. 친실장의 기대가 무색하게도 개밥그릇에 담긴 목욕물은 가을 내내 몸과 옷에 쌓인 먼지와 때로 인해 상당히 오염되어 있었다. 설령 물이 깨끗하다고 했더라도 실장석의 손과 힘으로는 개밥그릇에 담긴 물을 도로 페트병에 안 흘리고 담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긴 했다. 자들을 보고 놀란 가슴이 어느 정도 진정된 친실장은, 이제 그들의 일가를 위협하게 된 예상치 못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빠른 시간 안에 찾아내야만 했다.



체력을 많이 소진했는지 곧바로 잠에 빠진 자들을 수건 두 겹으로 잘 덮어 준 뒤, 친실장은 자신의 품에서 칭얼대는 오녀를 꺼내 자실장들 사이에 조심스럽게 끼워 넣고 다시금 밖으로 나갈 채비를 마쳤다. 친실장이 빈 물병을 손에 들고 하우스 밖으로 나왔을 무렵 오녀가 희미한 목소리를 냈지만, 식수 문제에 정신이 팔려 오래전에 가봤던 계울의 위치를 기억해 내느라 정신이 없었던 친실장의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이쯤인 데스. 데...아닌 데스. 좀 더 아래였던 데스. 데? 없는 데스? 조금 더 아래로 가보는 데스.”



친실장은 빈 물병을 옆구리에 끼고 산을 오르락내리락 거리며 마지막 남은 기력을 소진해 가며 예전에 봤던 개울을 찾고 있었다. 그러나 이미 녹초가 된 데다 해가 떨어지기 시작하는 산에서 제대로 방향을 잡아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게다가 마음 편하게 산을 쏘다니며 지형지물을 관찰했던 예전과는 달리, 추위와 시간의 압박이 극심해진 지금은 지형을 하나하나 관찰하기에는 친실장에게 마음의 여유가 너무나도 부족했다. 결국 두 시간도 더 지나 온몸이 추위로 빳빳해진 친실장은 어두워진 산에서 개울 찾는 걸 포기하고 처절한 마음으로 하우스로 복귀할 수밖에 없었다.



하우스에 들어온 친실장은 그제야 자신이 몹시도 목이 마르다는 걸 알아차렸다. 자연스럽게 하우스 구석에 있는 남은 한 개의 식수용 물병의 뚜껑을 열었지만, 그 순간 곤히 자고 있는 여섯 마리의 자들이 눈에 들어오자 한숨을 푹 내쉬며 뚜껑을 도로 닫았다. 하우스 안에 남은 물이 담긴 페트병은 세 병, 그중 두 병은 최고 단계의 혹한이 몰아치는 시기를 대비한 비상용이었다. 친실장의 일가는 평균적으로 하루에 반병 정도를 식수로 사용했기 때문에 버틸 수 있는 기간은 6일에 불과했다. 아무리 아끼고 아껴 마신다고 해도 2주가 지나기 전에 전부 동날 것이 분명했다. 지금 있는 깨끗한 물이라도 아껴보자는 생각이 든 친실장은 구석에 밀어두었던 개밥그릇에 담긴 더러운 목욕물로 목을 축인 뒤, 자들 옆에 누워 내일을 위한 잠을 청했다.



“마마! 마마! 큰일난 테치! 일어나 보는 테치이!”



전날 밤 순식간에 곯아떨어졌던 친실장은 자신을 깨우는 장녀의 목소리에 피곤한 몸을 일으켰다. 채광창에 빛이 들어오는 것을 보니 이미 아침이 된 모양이었다. 머리를 도리도리 흔들며 정신을 차린 친실장은, 장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자초지종을 물어보았다.



“오녀가 일어나지 않는 테치! 머리씨가 아주아주 뜨거운 테치! 어떻게 된 일인 테치이!”



“오네챠 일어나 보는 테치! 일어나는 테치! 같이 노는 테치!”



“테에엥- 테에엥- 일어나는 테치이!”



정신이 번쩍 든 친실장은 걱정하고 있는 자실장들을 옆으로 보내고 오녀를 품에 안았다. 과연 장녀 말대로 오녀의 머리는 펄펄 끓고 있었다. 아무래도 어제 목욕을 한 뒤 너무 오랫동안 추위에 노출되어 몸에 문제가 생긴 게 분명했다. 한숨을 쉰 친실장은 오녀의 몸을 수건 두 겹으로 돌돌 감싼 뒤 페트병 한 개의 뚜껑을 열고 물을 오녀의 입으로 흘려 넣어 주었다. 오녀가 물을 목구멍으로 넘기기기 시작하자 안심한 친실장은 오녀를 집에서 가장 따뜻한 정중앙에 조심스럽게 내려놓았다.



“와타치도 목이 마른 테치.”



“텟. 와타치도 일어나서 물을 안 마신 테치.”



“마마, 물 주는 테치이.”



오녀가 물을 마시는 걸 본 다른 자들이 물을 달라고 칭얼댔다. 친실장은 순간 고민에 빠졌지만, 자들의 초롱초롱한 눈빛을 보니 마음이 착잡해졌다. 친실장은 사실대로 말했을 때 벌어지게 될 패닉과 당황, 그리고 자신을 향하게 될 불만이 두려웠다. 눈치도 없이 물을 네 뚜껑 분량이나 벌컥벌컥 삼키는 삼녀의 머리를 쓰다듬어 준 친실장은, 오늘은 기필코 수도꼭지를 고치든지 개울을 찾든지 둘 중 하나는 해내고야 말 거라는 의지를 다지며 빈 페트병을 옆구리에 끼고 다시 집 밖으로 나서기 위해 일어섰다.



“오늘도 마마랑 같이 노는 테치?”



“데...아닌 데스우...마마는 오늘 바쁘게 할 일이 있는 데스! 오늘은 아쉽지만 오마에들끼리 즐겁게 노는 데스.”



“테에에...”



“텟? 월동 준비는 다 끝난 게 아닌 테치이?”



영리한 차녀가 정곡을 찌르는 질문을 날렸다.



“데...그런 데스. 하지만...계속 일을 해야 문제 없이 겨울을 날 수 있는 데스우...”



뭔가 핀트가 어긋난 대답이었지만 차녀는 수긍한 듯 했다.



“알겠는 테치. 어쩔 수 없는 테츄...”



“장한 데스. 그럼 집을 잘 보고 있는 데스.”



집 밖으로 나온 친실장은 다시 한번 수도꼭지를 돌려 보고, 아무런 반응이 없자 실망한 얼굴로 예전의 기억을 되살려서 개울가를 찾아 나섰다. 확실히 해가 중천까지 뜨니 길을 찾기가 훨씬 수월했다.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친 친실장은 두어 시간 정도 헤맨 끝에 간신히 500m나 떨어진 작은 개울에 도달할 수 있었다. 실장 일가에게는 천만다행으로 아직 개울은 완전히 얼어붙지 않고 물이 흐르는 부분이 남아 있었다. 손이 떨어질 것만 같은 차가움을 느끼며 겨우 페트병을 다 채운 친실장은, 십년 감수했다는 듯 한숨을 크게 한번 쉬고 그간의 걱정이 다 없어졌다는 듯 흥겹게 콧노래를 부르며 도로 하우스로 돌아가는 강행군을 시작했다.



돌아오는 길은 가는 길보다 물병의 무게로 인해 훨씬 체력 소모가 심했지만, 그럼에도 친실장의 마음은 가벼웠다. 비록 예전보다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물을 구하러 가는 거리가 늘어났지만, 오늘 한번 해보니 못 할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조금 억울한 기분이 드는 것도 있긴 했지만, 지금은 수도꼭지도 잠시 쉬는 것이고, 며칠만 더 고생하면 수도꼭지에서 다시 물이 나오리라 멋대로 생각한 친실장은 싱글벙글 웃으며 물병을 옆구리에 힘차게 끌어안고 하우스로 들어가 자신을 반기는 자들을 꼬옥 안아주었다.



그날 이후로 친실장의 물을 구하기 위한 세 시간짜리 왕복 여정은 하루도 빠짐없이 계속되었다. 그마저도 원래는 네 시간이었는데 노하우가 생긴 친실장이 최적 경로를 찾음으로써 줄어든 것이다. 비록 몹시도 고되고 힘든 일이었지만, 자신을 기다리는 자들을 생각하면 절로 힘이 난 친실장은 매일 산을 넘으며 500g의 물을 하우스로 수송하고 있었다. 친실장이 얼마나 고생을 하건 매일 세 번씩 물을 많이도 마셔대는 자들이 때로는 조금 원망스럽고 답답할 때도 있었지만, 자들에게 걱정을 끼치지 않기로 마음먹은 친실장은 자신이 더 희생하자고 마음먹었다.



친실장의 유일한 걱정거리는 오녀가 되었다. 수도가 막힌 다음 날부터 앓아누운 뒤로 오녀의 병세에는 차도가 전혀 없었다. 원래 실장석은 병에 잘 걸리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오면 어떻게 해야 좋을지 친실장이든 친실장의 마마든 제대로 대답해 줄 수 있는 실장은 흔하지 않았다. 친실장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매번 오녀의 머리에 축축한 솜을 갖다 대어 열을 낮추는 것과 이불로 몸을 꽁꽁 싸매고 제발 진전이 있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오녀가 통째로 가져가서 독차지한 이불은 원래는 날이 추워지면 자들에게 두 겹으로 덮어주기 위한 이불 중 하나였다. 친실장은 어쩔 수 없이 자신이 덮어야 하는 이불 두 장 중 한 장을 자들에게 주고, 자신은 나뭇잎을 꼭 껴안고 덜덜 떨며 잠자리에 드는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12월 중순도 모두 가고 동지를 지나 겨울의 심장이 다가오고 있었다. 친살장의 생각과는 다르게 수도꼭지는 여전히 입을 앙다문 채 단 한 방울의 물도 실장 일가에게 제공하지 않고 있었다. 그래도 얼마간 살짝 눈이 온 덕분에 친실장의 숨통도 조금 트일 수 있었다. 주변에 쌓인 눈을 모으고 물병에 담은 뒤 조금 기다려 보면 물로 변해 있었던 것이다. 물론 실장석 특유의 손 생김새 상 차가운 눈을 페트병에 완전히 담으려면 정말이지 무지막지한 고통을 겪어야만 했지만, 영하를 넘나드는 추위 속에서 세 시간을 걸어서 왕복하는 것보다는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친실장은 하루하루가 고통스럽기 그지없었지만, 기나긴 겨울의 삼 분의 일을 한 마리의 자도 잃지 않고 보내는 데 성공한 것에 대해 묘한 뿌듯함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친실장의 작은 행복은 이번에도 오래 가지 못했다.



“데...데데데....데데....데데데”



“테...테테테테....테에에...”



“추추추추추운 테테테테치이이이이...”



12월 말이 되자마자 한반도 특유의 초강력 한파가 몰아닥치기 시작했다. 한낮에도 온도는 영하로 떨어졌고, 밤이 되자 기온은 영하 10도 이하로 뚝 떨어졌다. 친실장 일가는 친실장이 필사적으로 하우스를 보수한 덕분에 온 가족이 서로 끌어안고서라도 버티며 매일 밤을 넘길 수 있었지만, 일반적인 들실장들은 이미 40% 이상이 동사하고도 남는 기온이었다. 이렇게 되자 다시 식수 문제가 실장 일가의 발목을 잡기 시작했다. 물을 도저히 구하러 갈 수가 없어 비상용 물을 사용하고 있었고, 그마저도 반병 분량밖에 남지 않았다. 물을 아껴 마시기 시작하자 오녀의 몸 상태가 문제가 되었다. 병마와 싸우느라 몸이 수분을 빠르게 끌어가는 탓인지 오녀는 지속적인 수분 보충이 필요했다. 그야말로 총체적으로 절박해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한국에서 첫 인간 동사자가 나온 날, 결국 자실장들의 불만이 터지고 말았다.



“마마, 왜 아직도 물이 없는 테치?”



“불공평한 테치. 오녀챠는 메일 세 뚜껑씩 마시는데, 와타치는 고작 한 뚜껑씩인 테치.”



“그건 오녀가 아파서 그런 데스. 삼녀챠도 이해-”



“마마가 물을 수도꼭지에서 받아오면 되는 것이 아닌 테치?”



“데...”



“맞는 테치. 목이 마른 테치. 마마는 왜 예전처럼 물을 구해오지 않는 테치?”



“목마른 테챠! 배고픈 테챠! 물! 물을 주는 테챠아-!”



“아-알겠는 데스. 오마에들의 말이 모두 맞는 데스. 내일! 내일 따뜻한 낮에 마마가 물을 구해와 실컷 마시게 해주는 데스우!”



“안 돼 테치! 안 돼 테치! 지금이 아니면 안 되는 테치이!”



“빙글빙글씨는 바로 앞에 있는 테치! 이 정도도 못해주냐는 테치이!”



그 순간 친실장은 아주 진작에 자들에게 현재 처한 상황을 설명해야 했었음을 알아차렸다. 고작 마마로서의 자존심을 챙기기 위해 가족의 생존과 직결되는 수도꼭지가 고장 났다는 걸 숨긴 건 몹시도 미련한 행위가 아닐 수 없었다. 자실장들이 겁을 먹고 소동을 피운다면 적당히 타이르고 주변의 눈을 구해오라고 하는 등 협조를 구했으면 되는 문제였다. 장기적으로 본다면 물이 부족하다는 걸 인지한 자실장들이 물을 자발적으로 아껴 마시거나 해서 지금 처한 상황을 뒤로 미룰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도저도 못하게 된 친실장은 결국 이제 와서야 진실을 고백하기로 마음먹었지만, 이미 때는 지나버린 시점이었다.



“데...미안한 데스우...사실은 밖에 있는 빙글빙글씨가...”



“물! 물 테챠! 알바 아닌 테챠아-!”



“맞는 테치! 바로 앞에 있는 테치이이-!”



“데...데...”



친실장은 지금껏 단 한번도 보지 못했던 자실장들의 태도에 충격을 받았다. 겨우 3시간 전만 해도 마마에게 안기며 응석을 부리던 자들이었다. 어찌할 바를 모르던 친실장은 굴러다니던 빈 페트병을 주워들고 당황한 표정을 지은 채 하우스 입구 앞에서 서성거리다가, 이빨을 드러내며 화내던 삼녀가 집어던진 페트병 뚜껑에 머리를 맞고 하우스 밖으로 도망치듯이 빠져나왔다.








친실장이 하늘을 보았을 때는 이미 해가 넘어가고 있었다. 지금 개울에 물을 뜨러 갔다간 다시는 집에 돌아오지 못하게 될 수도 있었다. 하우스 근처에 떨어진 눈은 이미 모두 녹은 뒤 얼어붙었거나 친실장이 수집한 뒤였기 때문에 눈을 모으려면 산자락을 뒤지며 이미 한참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급한 마음에 황금 같은 마지막 남은 햇빛을 낭비하며 정처 없이 이리저리 돌아다니던 친실장은, 소중한 자들이 있는 하우스를 한번 흘끗 보고는 색눈물을 흘리며 개울이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키움실장


삶씨가 너무한 데스! 바쁜건 싫은 데샤아아앗!! 와타시를 조이지 마는 데히이이잇!! 
다음 스크를 쓰지 못한 데스. 그래서 쓰다가 별로라고 생각되서 예전에 보류한 스크를 한토막 가져온 데스. 조금이라도 읽을거리가 됐으면 좋겠는 데스...
스크 힘내서 쓰는 데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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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없이 하늘을 올려다본다. 어쩌다가 이리 된걸까. 

역시 사정이 생겨 운영하던 실장석샵을 닫은게 화근이겠지. 그 이후로 공원에만 죽치고 앉아있는 신세다.

"....."

아까 자판기에서 뽑은 비타민 음료를 한모금 까 마신다. 실장석샵은 꽤 돈이 됐다. 샵을 닫고 난 지금에 당장 돈이 필요한것은 아니다.

".....하."

하지만 뭐랄까. 공허한 느낌이 든다. 여태까지 샵 일에 열중하며 살아왔을때에는 이런 느낌. 들지 않았는데...인생의 무언가가 빠져버린 느낌이다.

그렇게 나는 공허하게 살고있다. 뭔가로 채워보려고도 했다. 그림이나 운동활동. 인터넷 방송이나 목공예라던지... 하지만 무엇을 해도 채워지는것이 없었다. 나는 아무래도 일 중독이였던 모양이다.

"...벌써 25살이라니."

어쩌면 혼자 사는것이 공허하게 만드는걸지도 모르겠다. 가족들과는 사이가 좋지만, 나는 여자를 대하는것이 어려워서...25살이 된 지금도 여자친구라던지, 결혼이라던지. 생각조차 못해보고있다. 일에 열중할때에는 그럴 생각도 못했으니, 당연히 공허하지도 않았겠지. 

"...이러고 죽치고 앉아있는것도 비참하다. 집에 들어가야지..."

어쩌면 좋을까...생각하며 자리에서 일어나던 그때.

"...치...."

"...응?"

저 멀리, 공원 뒷편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미약한 소리로 추정컨데, 아마 자실장이겠지. 공원에는 들실장들이 산다. 실장석샵을 3년동안 해온덕에 실장석 관련 지식은 해박해진 나였다.

"무슨 일이라도 있나?"

나는 학대파도, 애호파도 아니지만... 자실장이 뭔가 당하고있는거라면 구경이라도 해볼까. 싸움구경이 제일 재미다고 하니까. 링갈어플을 켰다. 그러고는 공원 뒷편으로 걸어가보았다.

"...우와. 이게 뭐야."

그리고 거기 있던건 싸움구경같은 단순한게 아니라...

"테치이이이이! 마마! 일어나는 테치! 어째서 누워만 있는 테츄우우우!"

"아마아마는 모두 거짓말이였던 테치! 마마앗! 일어나는 테치! 오바상들이 다가오는 테츄요!!"

"이럴리가 없는...테치이...마마는 현명했던 테치...어째서 마마가 죽어야하는 테츄...?"

"테에에엥! 다가오지 마는 테츄! 아타치의 이모토챠를 돌려주는 테차아아아아아!!!"

"테, 테츄웅~ 아타치에게 메로메로되는 테추웅...테챠아아아앗!! 저리가는 테츄아아아!!"

대 학살이 지나간 현장이였다. 성체실장들 여럿이 땅바닥에 누워 죽어있다. 그리고 그 주변에 앉아 대성통곡하고있는 자실장. 주변에 떨어져있는 콘페이토....아니. 정황상 추측해보자면 코로리겠지...아마도 콘페이토인줄 알고 먹었다가 죽은듯 싶다.

"데프프픗. 오마에타치는 어떻게 요리해주는 데스? 그리고보니 요즘엔 보존식이 부족한 데스. 오마에타치는 잡아 꼬치에 매달아서 햇볕씨에 잘 말려 보존식으로 만들어주는 데스웅~"

그리고 이런 현장을 놓칠리가 없는 동족식 성체실장이 풀숲에서 나와 자실장들을 포위한 모습이였다. 저녀석에게는 진수성찬이겠지.

'구제인가. 학대인가. 아무리 실장석이 익숙하다고는 하지만...이건 좀 거부감이 있네."

자실장들은 다가오는 성체실장들에게서 도망치듯이 뒷걸음질치며 울고있었다. 친실장이 죽어버린 지금, 자신이 어떻게 될지 정도는 안다는듯이.

'에이. 이런거 보려고 한게 아닌데. 그냥...가야겠다.'

괜히 기분만더 찝찝해졌다. 그런 생각을 하며 뒤돌려고 하는 그때에.

"테, 테에에엣! 닝겐상! 부탁인 테치! 아타치타치를 구해주는 테챠아아아!!"

한 자실장이 내 존재를 알아차리고는 그 조그만한 손을 뻗으며 절규한다. 으. 아무래도 동정하게 된다.

"데프픗. 닝겐이 오마에따위를 신경쓸거같은 데스? 어림도 없는 데스요. 멍청하고 쓸모없는 오마에따위는 눈에도 들지 않는 데스."

하지만 이런 상황, 여러번 겪어봤다는듯이 끄덕도 하지않는 성체실장. 과연, 내가 나타났을때도 눈길 한번 주고는 신경도 쓰지 않았던 이유가 바로 그건가.

"오마에가 뭘 할수있는 데스? 오마에의 그런 작은 몸으로는 아무것도 할수 없는 데스요. 도망쳐봤자 금방 잡힐게 분명한 쓰레기 몸인 데스! 데프프! 오마에를 먹고나서 세레브해지는 와타시야말로 닝겐을 노예로 부리기 적합한 몸인 데스! 그러니 오마에는 얌전히 먹히는 데스요~ 데프프프프프!! 데프프!!"

성체실장은 완전히 자실장을 깔보며 추잡스럽게 웃는다. 으. 위생적으로 무리인 모습. 징그럽다.

"테, 테치이...아타치..아무것도 할수 없는 테치..."

"마마가 죽어버린 테치! 마마가 아무것도 가르쳐주지 않는 테치! 일가실각인 텟챠아아아아!!"

"움직이는 테치! 마마! 저 오바상을 날려버리는 테치! 마마!!"

"아타치의 이모토챠를 빼앗아간 오바상은 절대 용서하지 않는 테치!! 텟챠아아아!!"

"죽기 싫은 텟챠아아아! 싫은 테치! 싫은 테츄아아아!!" 

"......."

확실히 나는 아무런 관련도 없다. 쟤네들한테 빚진것도 아니고. 쟤네가 뭘 해줄수있는것도 아니고. 샵에 오는 교육받은 사육실장석들은 노래도 하고 춤도 추고 말투가 반듯하다고는 하지만. 겨우 들실장이다.

"데프프프!! 일단 머리부터 먹는게 편해보이는 데스. 격렬하게 저항해도 소용 없는 데스요~"

나는 뒤를 돌아 집쪽으로 걷는다.

"테치이이이이!!!!"

한걸음 내딛고...또 한걸음....

"마마...아타치는 무리인 테치... 마마의 행복씨를 찾으라는 말은 무리인 테챠아아..."

.......

"텟챠아아아아아!!!"

"데프픗! 이녀석이 싱싱해보이는 데스웅~ 잘먹는 데스우!"

.....아...씨.

"데...데에? 닝겐. 무슨 일인 데스? 지금 와타시는 식사중인 데스. 아니면 노예가 되고싶은 데스까? 데프프! 보는 눈은 있는 데스! 와타시의 노예가 되는걸-"

"입좀 다물자. 녹돼지야."

괜히 마음만 찝찝해졌다. 이대로 집에 가도 마음 편히 쉬지를 못하겠지. 결국에 다시 돌아와버렸다. 나는 애호파가 아니니까. 그냥 자원봉사다.

"테, 테치이....?"

"데, 데에? 오마에에엣!!! 지금 와타시를 돼지라고 부른-"

"응~ 그렇게 불렀어~"

힘차게 오른쪽 발을 들어올려서, 그대로 성체실장을 걷어찬다.

"데, 데갸아아아아아악!!!!"

"테, 테츄아!"

손에 들고있던 자실장들 떨구고는, 저 멀리 수풀로 날아간다. 이정도면 죽으려나? 찰때 감각이 둔탁했으니. 으으으...기분나빠라.

"테, 테챠아아아...."

"닝겐상 아리가토테치! 감사한 테츄!"

"테, 테에에엣...닝겐상. 무서운 테치..."

"테츄...살아남은 테치...?"

"테, 테에. 닝겐상은 대단한 테치...."

자신이 살아남았다는것이 아직 느껴지지않는건지, 생소하다는 얼굴로 앉아있는 자실장 다섯마리. 흐음. 이렇게 보니까 귀여운거같기도 하고....

"...그러고보니, 샵을 운영하면서 이녀석들. 그냥 사업수단으로만 생각했었지, 이렇게 보는건 또 처음이네."

한창 샵을 운영할때에는, 그냥 제때 밥주고, 불량은 처리하고, 잘 관리만 해서 판매하는 판매상품으로만 생각했지, 이런 생명체로써의 감각은 또 처음이였다. 새삼 실장석이라는 생물이 신기했다.

"테, 테에에...이제 어쩌면 좋은 테치...?"

"테에?"

"살아남은 테치. 하지만 아타치타치, 마마가 죽어버린 테츄."

"아타치의 마마도 죽어버린 테치이...."

"아타치는 마마에게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테츄웅..."

살아남았다는 안도감도 잠시, 자신들의 현실을 직시하는 자실장들. 확실히, 저런 모습으로는 배워봤자 먹을수 있는 음식 구별하기? 그정도 배웠겠지. 샵에서 받았던 들실장도 그정도 알았으니까.

"닝겐상에게 부탁하는 테치! 닝겐상! 닝겐상! 아타치타치를..."

"테에! 조용히 하는 테치! 닝겐상은 위험한 테치요!"

"테에? 마마는 닝겐상에게 선택받으면 사육실장으로 살수있다고 들은 테치. 어째서인 테치?"

"닝겐들중에는 학대파도 있는 테치."

"테, 테에에엣...아까 오바상을 날려버린 테치. 충분히 그럴수있는 테치요..."

갑자기 자기네들끼리 속닥거리더니 나를 쳐다보며 떠는 자실장 다섯마리. 뭐지? 나는 아무것도 안했는데.

"...."

확실히 나도 곤란하다. 일단 잡혀먹히는것을 구해주기는 했다. 하지만 내가 한 행동은 자실장들이 살아남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나온거겠지. 이대로 방치해두고가면 또 동족식실장이 나타나 잡혀먹히는게 분명하다. 나도 집에 돌아가서 속이 편할수가 없다. 아아. 어째서 구해준건지. 머리가 아프기 시작했다.

"테, 테에. 닝겐상."

"응? 뭐야."

그런 생각 와중에 말을 걸어오는 자실장.

"테, 테치이이. 구해주셔서 감사한 테치. 이제 아타치타치는 가보는 테츄우..."

"어...그렇구나. 너네들끼리 잘 할수있겠니?"

"테, 테에. 어떻게든 해보는 테치. 마마가 없으니, 이제 홀로 살아가야하는 테츄..."

어딘가 어두워보이는 얼굴로 나에게서 달아나려는듯한 걸음을 옮기는 자실장 다섯마리. 전혀 모르는 사이일텐데 어느새 친해진 모양이다.

'...쟤네들도 자기네들끼리 살겠다고 하고...나도 괜히 고민하지말고 그냥 가는편이."

됐다. 저쪽에서 먼저 딱 선을 그었다. 내 잘못이 아닌걸. 이제 집에 돌아가도 편히 지낼수있을거다. 멀어져가는 자실장무리를 보며 나도 걸음을 옮기려...

"테, 테에. 집씨는 어느쪽인 테치?"

"아타치도 모르는 테츄우..."

"집씨를 짓는것부터 시작인 테치? 무, 무리인 테챠아아아!'

"테, 테에에에...."

.......아 씨....

"너희들. 그냥 따라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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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에...넓은 테치."

"닝겐상은 대단한 테츄."

적당히 비닐봉지에 담아온 자실장들을 식탁 위에 올려놓는다. 어쩌다보니 집까지 데려와버렸다. 하아. 왜 그랬을까.

"테에. 아타치타치. 사육실장인 테치?"

"테챠! 그런테치?!"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보며 집을 살피는 다섯 자실장. 아무튼 내가 데려와버렸다. 책임을 지지 않으면 안되겠지.

"너희들."

"텟...! 부, 부른 테치?"

"테엣. 학대파 닝겐만 아니라면 좋은 테치...."

잔뜩 쫄아있는 자실장들. 그래도 실장석이다. 언제 기어오르려고 할지 모르는 놈들이야. 확실히 이야기해야겠다.

"일단 단도입적으로, 너희는 아직 사육실장이 아니다."

"테, 테에! 어째서인 테치! 이렇게나 귀여운 테칫!"

"텟. 마마 없인 살아갈수 없는 테치! 키, 키워주는 테츄웅~"

"헛소리 하지말고. 너희들 하는것에 따라서 정말 사육실장이 될수도 있겠지. 내 교육을 잘 받는다면 말이야."

이녀석들. 벌써부터 기대에 가득차서 얘기하는거 봐라. 어림도 없지.

"테, 테에. 아타치의 사육실장이 되는 꿈이..."

"테에. 아, 아타치는 배우는 테치. 잘 부탁드리는 테츄. 닝겐상."

"텟. 사육실장이 되서 그 오바상에게 복수하는 테치. 아타치도 배우는 테치!"

"테에... 귀찮은 테츄...."

"교육씨가 끝나면 사육실장이 되는 테치? 아타치도 하는 테츄웅!"

내 이야기에 다양한 반응을 보이는 자실장들. 나는 들실장이 가르치는 생존 법칙같은건 모른다. 아는거라고는 사육실장의 자세교정 교육과정 뿐. 혹시 또 모르지않겠나. 이 녀석들이 잘 배워서 단정한 실장석이 될지도.

"어쩌다보니 너희들을 구해버렸으니까. 책임은 져야겠지.."

자실장을 팔기만 하던 내가 자실장을 키우는 입장이 되다니, 역시 인생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거라니까. 

"""""테츄! 테치! 테츄츄!"""""

"...하아."

그렇게 내 생애 처음 자실장 교육하기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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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우. 힘들어 죽겠네."

일단, 내 집에 냄새나는 실장석을 둘순 없으니 전부 씻겼다. 샤워는 처음인건지 모르겠지만, 자실장 저마다 행복한 얼굴을 지으며 몸을 씻었다. 귀엽다고 생각하자마자 운치를 비리릭 지려버린게 흠이지만.

"테에. 샤워씨는 엄청났던 테치!"

"역시 아타치는 사육실장이 분명한 테츄!"

"오마에는 멍청한 테치? 닝겐상이 아직 아니라고 한 테츄."

저마다 떠들며 탁자위에 서있는 자실장들. 일단 정해야할것, 이야기할것이 산더미처럼 있다. 그것부터 시작하자.

"어이. 주목해라."

"텟! 하이테치!"

"테츄? 무슨 일인 테치?"

소리가 들리자 고개를 돌려 일제히 나를 쳐다보는 실장석들. 설명을 해야겠지.

"이제부터 나는 너희들에게 사육실장 교육을 시킬거다. 너희들이 노력한다면 정말 사육실장이 될수 있을거다."

"테, 테에에엣! 사육실장테츄!"

"아타치는 무조건 하는 테치!"

"하지만, 교육을 잘 따라올때의 이야기지."

나는 그리 이야기하며, 탁자 옆에 있는 다른 탁자를 가리켰다.

"테, 테에? 저건 뭐인 테츄?"

내가 가리키는걸 보고 고개를 돌린 자실장들의 시선 끝에는 수조가 두개 있었다. 

"테에에! 사육실장의 집인 테치! 아름다운 테치..."

왼쪽은 하나에 150만원씩 하는 명품기업 "세레뷔" 의 사육실장전용 하우스. 원형 계단으로 이어진 2층.  욕실, 거실, 주방, 침실로 나뉜 정교한 집 구조. 실장석들이 가장 안정감을 갖는다는 핑크색 프릴 디자인. 푹신한 침대는 기본이요, 실장석 전용 tv까지 달린 고급 하우스.

"테, 텟. 저 옆의 집은 뭐인 테츄? 구린 테치."

오른쪽은 만 오천원. 문방구에서도 팔법한 플라스틱 수조. 딱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수조다. 침대같은게 있을리도 없고, 있는거라곤 싸구려 실장푸드가 담긴 밥그릇 하나.

"다들 봤겠지. 사육실장 교육을 잘 해내는 녀석은 저 사육실장 하우스에 들어가게 된다. 사육실장이 되는 예행 연습이라고 생각해라."

"테, 테에에엣! 최고인 테츄웅!"

"아타치의 꿈씨가 이루어지는 테치!"

"하지만 교육을 잘 해내지 못하는 녀석은 저 구린 수조에 들어가게 된다. 사육실장도 못할 녀석이 사육실장 하우스에 들어갈 필요는 없으니까."

"...테에? 저게 집이였던 테치?"

"끔찍한 테츄..." 

내가 하는 말을 알아들은건지, 오묘한 표정으로 저마다 하우스들을 바라보는 자실장들. 실장샵을 한 덕분에, 이런걸 준비할수 있었다. 나쁘지 않군.

"알겠지? 모든건 너희들의 노력에 달린거다. 열심히 하면 화려한 삶을 살수있다고. 또 공원에서 더러운 삶을 보내고싶은건 아니겠지?"

"물론인 테치!"

"먼저 콘페이토 별에 간 아타치의 이모토챠를 위해서라도 힘내는 테치!"

제자리에서 통통 튀어오르며 의욕을 보이는 자실장들. 좋아. 다음이다.

"교육을 하기전에 유니폼부터 나눠주마."

나는 미리 준비해놨던 싸구려 자실장 옷 세트를 꺼냈다. 내 눈에는 그놈이 그놈같아 보이니까. 구분할 필요가 있다. 

"테에. 유니폼이 뭐인 테치?"

"아타치는 새 옷이 좋은 테츄!"

어디보자...몸집이 큰 녀석부터 일렬로 정리한다. 제일 큰놈에게 1번이 적힌 옷을. 순서대로 2번...3번...그렇게 5번까지 건네준다.

"너희 옷에 적힌게 보이나? 숫자는 잘 모르겠구만. 너부터. 1번. 2번. 3번. 4번. 5번. 너희들 이름이다. 잘 기억하도록."

"테, 테에? 아타치. 1번인 테치?"

"아타치는 4번인 테츄!"

"아타치는 2번인 테치. 잘 부탁드리는 테츄. 닝겐상."

내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이름을 정해주자 금방 알아듣는 녀석들. 머리는 나쁘지 않은거 같다. 가르치는 보람이 있겠어.

"좋아. 갑작스럽지만 수업 시작이다. 오늘 당장 어디서 잘지 정해야할거 아냐?"

"테, 테에. 갑작스러운 테치..."

"아타치는 힘내는 테치!"

"이정도는 아타치에게 걸리면 쉬운 테치."

가슴을 치며 자신만만해하는 녀석. 소극적으로 움츠려든 녀석. 제각각이구만. 어쩔수 없어. 익숙해지라고.

"그래. 1일차 시작이다."

실장석이 집에 온지 첫날. 실험적인 내 첫번째 실장석 교육이 시작됐다.








장기보관용 식실장 (trien)


"뎃데로게~ 뎃데로게~ 
 자들은 듣는데수. 세카이는 우주의 보배이자 세레브의 극치인 와타시와 역시 정당한 권리로
우주의 지배자의 직위를 약속받은 와타시의 자들의 것인데스~. 태어나자마자 닌겐노예들이 
오마에타치를 극진히 떠받들고 모시는데스~. 자들은 모두모두 포르투갈산 콘페이토와 극상의 
스테이크, 스시를 산처럼 쌓아두고 먹는데스~. 늦게나오면 손해인 데스요? 그러니 빨리빨리 
자라나 극상의 행복을 누리는데스~ 뎃데로게~. 그치만 구더기와 엄지는 자가아닌데스~ 
행복을 누리기는커녕 똥닌겐노예들의 노예만도 못한 운치굴 노예로 쓰여지는데스~ 그러니
구더기와 엄지는 나올생각도 말고 파킨하는데스 뎃데로게~."






학대파, 아니 평소에 실장석에 대해 별 생각이 없는 사람이라도 당장 108학대 풀코스를 선사하고픈 욕구가 들게 만드는 상분충태교가 흘러나오는 공간아래는 저런 실장석들의 이상향을 그리는 노래와 괴리된 실장석 입장에서는 처참하다고 할만한 광경이 늘어져있었다.

사지를 잘리고 머리카락을 잃어 독라달마가 된채로 눈에는 임신과 출산을 제어하기위한 발광신호기가 씌워져 있고, 입은 먹이급여 호스로 막혀있어 읍읍거리는 소리밖에 낼 수 없는 상태로 철제프레임에 고정된 출산석들이 길게 늘어져 있는 모습은 실장석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지옥의 광경이라고 할법했다.

그러나 벌써 이 공장에서 몇년째 일하고 있는 직원들의 입장에서는 그냥 평소대로의 모습일 뿐이여서 출산석들이 피눈물을 흘리며 읍읍대는 모습에도 신경조차 쓰지 않고 그저 평소대로의 일과를 보낼 뿐이였다.

"어이 물 채웠으니 출산시작시켜!"

"예~."

딸각.

출산을 위해 출산석들의 총구에 박혀있는 파이프 아래에 위치한 도랑에 채울 물을 확인하던 사람의 말에 컴퓨터 앞에 앉아있던 사내가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출산석들의 눈에 쓰여진 신호기에서 빨간빛이 나오며 출산석들이 일제히 강제출산 모드로 들어갔고, 이내 공장은 읍읍거리며 피눈물을 흘리는 출산석들의 울음소리로 가득 채워졌다.

"""""텟테레~!"""""

여기저기서 탄생의 기쁨을 노래하는 환희의 축가가 울려퍼지고 점막에 쌓인채 주변을 인식하지 못하고있는 자실장들을 띄운 물이 엔진음과 함께 지정된 장소를 향해 흘러가기 시작했다.

금세 수백마리의 자실장들이 도랑끝에 마련된 집하장소에 모여지자 대기하던 직원들이 이미 오는 와중 흐르는 물에 어느정도 벗겨진 점막들을 부드럽게 벗겨내며 태교로 세뇌하듯 반복했음에도 불구하고 태어난 저실장들과 엄지실장들, 그리고 상분충태교에도 엄청난 확률을 뚫고 태어난 개념실장들을 분류해 따로 마련된 케이스로 옮겨담았다.

"치프프픗. 엄지와 구더기는 운치굴노예로 쓰이는테츄. 그래도 고귀하고 귀여우며 이 우주의 정당한 지배자인 와타치와 같은 공간에 잠깐이라도 있는 영광을 누린 오마에타치들은 행운아인테츄 치뿌뿌."

"어이! 똥닌겐! 오마에를 와타치의 핵펀치로 독라달마노예로 만들어 운치굴에 쳐박기전에 빨리 와티치의 정당한 권리인 우마우마한 음식들과 세레브한 테치카성을 가져오는테츄!"

"세레브한 와타치와 와타치의 노예가될 이모토챠들을 낳은 마마는 어디간테츄? 우주의 지배자이자 모든 세레브의 정당한 주인인 와타치가 명하노니 마마는 당장 모습을 드러내어 와티치에게 도게자하는테츄!"

"""""테치 테치 테치 테치 테치."""""







어느새 각종 분충스러운 발언들로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자실장들이 케이지가득 모이고, 녀석들을 옮기기 위해 한 직원이 케이스 앞에섰다.

분충스러운 발언들을 외쳐대는 자실장들로 꽤나 시끄러운 편이기에 귀마개를 찬 직원에게 잘 들리지도 않을 각종 요구들과 협박들을 뱉어대는 자실장들을 무시한채 직원은 교육받은 대로의 멘트를 말했다.

"자~ 공주님들. 지금 공주님들을 낳은 여왕님들은 각자의 왕국들을 다스리시느라 바쁘시니 제가 여왕님들이 오실때까지 공주님들이 잠시 지낼 거처로 모시겠습니다."

"치프프프프. 똥노예가 자신의 분수를 잘 아는테츄. 당장 와타치를 그곳으로 모시는테챠아앗!"

"똥노예! 빨리빨리 움직이라는테츄! 와타치의 핵펀치를 맞고싶은 테츄까?"

이내 사내가 케이지를 잡고 옮기자 태어나서 처음본 광경에 잠시 시선을 빼앗긴 자실장들은 어느새 조용해졌다.

그러나 그런것도 잠시, 이동끝에 핑크빛으로 물들여진 그들의 방에 도착하자 당장 자신에게 저것들을 바치고 자신을 저곳으로 데려가라며 난리를 부리는 이들을 직원은 하나하나 배정된 방에 놓아주었다.




자실장이라면 누구나 꿈꿀법한 핑크빛의 방과 침대, 각종 블럭과 같은 장난감들 그리고 한쪽에 쌓인 우마우마한 냄새가 나는 고급으로 보이는 푸드와 (분류된 엄지와 구더기, 그리고 폐기되는 자실장과 출산석들을 재료로 만든 푸드다) 한쪽에 마련된 태교로 들은 스테이크(초저가 햄구이)에 마치 발광하듯 자신의 흔적들을 남기고 마구잡이로 어지럽히며 탐욕스럽게 먹어치우는 광경을 바라보던 직원은 이내 자실장들이 전부 식사와 놀이를 마치자 각각의 방 한켠에 마련된 욕조에 따듯한 물과 샴푸를 조금 뿌려 거품목욕을 시켜주었다.

"자~ 공주님들 아와아와한 거품목욕을 할 시간이에요~!"

"테에... 장미꽃잎과 초일류 에스테틱이 마련되지 않은건 아쉽지만 첫날이니 넘어가주는테츄. 근데 다음번에도 이런 상태면 오마에가 스스로 독라달마가 되어 와타치의 앞에 도게자하고 총구를 핥아도 용서하지 않는테츄!!!!"

어찌저찌 목욕까지 마친 자실장들에게 각각 콘페이토가 나누어지고, 한마리도 빠짐없이 분충스러운 초승달눈을 한채 게걸스럽게 콘페이토를 핥던 자실장들은 콘페이토에 섞인 강력네무리의 효과로 쥐죽은듯이 쓰러졌다.

"어휴. 이 작업이 제일 힘들다니까. 이딴 똥벌레들 장단이나 맞춰줘야하다니."

방금까지의 친절한 모습은 싹 사라진 직원은 무감각하지만 제품인 자실장들이 상하지 않을정도의 부드러운 손길로 자실장들을 하나하나 집어 케이지에 옮겨담았다.




다음 공정으로 옮겨진 자실장들은 모두 숙련된 공장직원들에 의해 순식간에 옷과 머리가 벗겨졌다. 이 옷과 머리는 각각 천연재료 실장복과 실장가발을 위해 재가공 되는 상품이기에 직원들은 혹시나 그것들이 찢어지지 않게금 조심스럽게 벗겨낸다.
그 다음으로 독라가된 자실장들의 위석을 스캐너를 이용해 깔끔하게 빼낸뒤 각각의 자실장들이 구분되게끔 만들어진 격자형 틀에 자실장과 분리한 위석들을 담으면 이 공정은 끝이다.

그 다음이 가장 중요한데, 바로 이 공장만의 비율로 알코올과 네무리, 각종 활성제종류들을 배합한 용액이 담긴 작은 병에 자실장들의 위석들을 담아내고 자실장들을 원하는 만큼의 크기로 길러내기 위해 그들의 마마들이 차고있던 먹이급여 호스를 입에 달아둔다.



자실장들에겐 다행?이도 상품으로 출하될 운명이기에 네무리를 사용하여 잠재워진 그들은 굳이 사지를 잘라 고정할 필요가 없기에 가지런히 정렬되어 눞혀져있을 뿐이였다.

그리고 잠든 자실장들은 활성제에 섞인 알코올과 미량의 행복회로 유도성분으로 인해 행복회로가 만들어내는 행복한 망상속에 같히게된다.
이들의 행복회로는 행복회로를 더욱 잘 돌리게 만들기위해 전공정에서 해준 공주대우를 재료로 일반적인 들실장들의 망상과는 궤가다른 더욱 사실적이면서 장기간 지속되는 망상의 세계를 만들어낸다. 어쩌면 이들은 자신들이 만들어낸 환상속에서 행복하게 지낼테니 진정 행복한 실장생을 보내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자실장들이 행복회로 안에서 자신의 마마와 자매들조차 노예로 부리며 온갖 세레브한 진미들을 산처럼 쌓아놓고 먹어치우고, 자신의 철권으로 감히 명을 거역하는 이들을 죽이며 수만의 잘생긴 마라노예들과 매일매일 향락에 물든 생활을 지속하고, 자신을 닮아 세레브한 흑발의 자들로 세상을 가득가득 채우는 망상을 하는 동안에도 공정은 계속되었다.

망상에 빠진채 일정 크기로 성장한 실장석들은 이내 몸안밖이 깔끔하게 세척된후 자신들의 위석과 특제활성제가 담긴 플라스틱 케이스와 함께 진공포장된다.



이 공장을 세운 회사의 사장은 아무것도 먹지 않아도 위석에 활성제만 투여한다면 살아있는 실장석의 특성에 주목해 냉장보관과 같은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서도 신선한 고기를 장기적으로 보관할 수 있는 장기 보관용 식실장을 만들어 내었다.

특수활성액에서 위석을 빼내지 않으면 어지간한 충격으로는 행복회로 안에서 깨어나지 않게끔 만들어진 이 식실장들은 진공포장된 상태라 가사상태에 빠진 몸과는 별개로 뇌속에서 행복회로만 돌아갈 뿐이기에 극소량씩만 소모되는 활성제가 전부 소모되는 15년간 살아있는 채로 보관이 가능하다. 거기에 더해 혹여나 있을지 모르는 식실장의 변이는 동봉된 위석의 색을 통해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다.

맛또한 훌륭한데,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좋은대우와 행복회로의 환상만을 겪은 개체는 환상속에서 깨울시 자신의 망상과 괴리된 냉혹한 현실에 극한의 스트레스를 받는 식실장들은 지금까지 망상과 현실에서 겪은 대우를 생각하며 요리과정에서도 이를 악물고 버텨내기에 짓소산이 극한까지 방출되어 그 감칠맛이 뛰어나다.

그렇기에 본질적으로 재난상황이나 전쟁등의 상황에 대비한 식실장이기에 꽤나 비싼축에 속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일반인들, 특히 학대파들이나 요리사들 또한 많이 찾는 제품이기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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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에에.... 와타치가 당장 콘페이토 빌딩을 지으라 명..... 테에에에? 와타치의 세레브 캐슬은 어디간 테츄까? 3만 마라닝겐 노예들은? 주스 분수와 스테이크 바닥은 어떻게 된 테치?"

실장석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요리사인 철웅은 참튜브에서 장기보관용 식실장의 공정을 담은 영상을 보고 당장 그 제품을 주문했고, 며칠이 지나서야 도착한 식실장들을 자신의 찬장한켠에 쌓아둔채 개중 하나만을 개봉해 지켜보고 있었다.

혼자살기에 성체실장까지는 필요하지 않아 자실장으로 주문한 그는 아직 행복회로속 환상과 현실을 구별하지 못하는듯 헛소리를 해대는 실장석을 잠시 관찰하다 입을 열었다.

"세레브는 무슨. 독라노예주제에 세레브같은 소리하네."

"테에? 닝겐노예가 있는테츄. 당장 와타치에게 지금 상황을 설.... 테? 와타치가 독라라니 그딴 운치같은 소리를 한죄로 당장 도게자하며 와타치의 총구를 핥고 와타치를 와타치의 세레브캐슬로 모시는 테샤아아앗!"

붕쯔붕쯔 팔을 흔들며 열변을 토하는 독라 자실장을 바라보던 그는 더이상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푸하하하하하! 야 너 진짜 웃긴다. 행복회로에서 그런게 있었어? 이야~ 고작 하루 대우해줬는데 행복회로가 거기까지 가다니 너도참 대단하다."

"뭐가 웃긴테챠!!! 된 테츄. 오마에같은 똥노예, 아니 운치노예보다 못한 닝겐은 와티치의 핵펀치로 응징하는 테치. 테챠아아앗!"

그렇게 말하며 소시지같은 주먹을 철웅에게 내지른 자실장은 초승달 눈을 만들며 비웃음을 흘려대었다.

"치프프픗. 그러게 똥닌겐따위가 와타치에게 반항하는 대죄를 짓지 말았어야 하는테츄. 보는테츄. 이렇게 추한 독라달마....... 테에?"

"독라달마는 무슨 너따위의 펀치는 인간은커녕 쥐새끼도 못잡아."

"왜... 왜인테츄? 왜 와타치의 핵펀치를 맞고도 무사한 테츄까? 지금까지 닝겐들은 모두 와타치의 핵펀치에 복종한테츄. 근데 왜..."

딱콩!

아직까지 정신을 차릴 기미가 안보이는 자실장에게 딱밤을 때린 그는 발광하는 자실장의 앞에 거울을 가져다 대었다.

"자, 봐라 너는 우주의 지배자는커녕 그냥 독라노예야. 너가 본건 모두 너의 행복회로속 망상이였다고."




거울속에 비춘 추한 독라의 모습을 부정하듯 자신의 머리에 손을 가져다댄 녀석을 맞이하는건 자신의 지보인 부드러운 머리칼이 아닌 우둘투둘한 흔적의 감촉뿐이였다.

"테에에에엥. 이럴순 없는 테츄! 우주의 보배인 와타치의 머리카락을 어디에 숨긴 테츄까 똥닌겐!"

"오마에에에에! 당장 와타치의 머리카락을 내놓는 테츄!!!!! 이건 거역할 수 없는 명령인 테츄!!!!!!"



"크크크크. 이새끼 진짜 분충이네. 야 안되겠다. 너는 아픈꼴을 당해야 정신을 차리겠네."

"똥닌겐!!! 와타치의 지엄한 명령이 들리지 않는 테츄까? 귀거머리인 테츄?"

그렇게 날뛰는 자실장을 무시한채 도마위로 올려놓은 철웅은 날카롭게 갈린 칼을 자실장앞에 들이밀었다.

"자, 이거 보이지? 이제부터 이 보검이 너의 배를 가를꺼야. 인사해.'

"뭐하는 테츄까!!! 똥노예의 반란인테츄! 당장 와타치의 호위노예들과 마마는 달려와서 와타치를 구하라는테챠아아아!!!!!"

"뭐래~ 분충에게 구원은 없어요!"

스릉.




"테챠아앙아아ㅏ악 아픈 테츄! 왜 세상의 지배자인 와타치가 이런 이야이야한 경험을 해야하는 테츄까! 당장 보검씨로 오마에의 배나 가르는 테챠아앗!"

"얌전히 있어."

그렇게 분대와 내장을 깔끔하게 빼낸 철웅은 이 자실장으로 할 메뉴를 고민하다 처음 먹어보는 제품이니 고기맛을 알기위해 기본적인 석쇠구이를 해보기로했다.

등과 다리에 칼집이나고 곳곳에난 상처위에 소금이 뿌려진 자실장은 고통에 마구 발버둥을 치지만 석쇠사이에 끼워진 후에는 발버둥조차 치지 못한채 불에 구워질 뿐이였다.

"와타치. 와타치는 이 고난을 이겨내야 하는테챠아앗! 와타치의 정당한 지배권을 되찾아 다시 세레브한 생활을 누리고 이 똥닌겐에게 이 고난을 그대로 돌려줘야 하는테츄우우우웃!"

불에 구워지면서도 분충스러운 발언을 쏟아내며 끈질기게 버티면서 짓소산을 분비해대는 자실장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철웅은 잘 익은 자실장을 그릇위에 올려놓았다.

"테... 테에..  왜 우주의 정당한 지배권을 약속받아 세레브한 생활을 누리던 와타치에게 이런 패악질을 저지르는 테츄까? 지금이라도 그만두면 용서해주고 보상해주는 테츄우..."

'이때다!'

다년간의 실장요리로 다져진 철웅의 경험은 자실장의 마음이 꺽일 타이밍을 귀신같이 알아차렸고 철웅은 마지막으로 행복회로에 가려져있던 잔인한 현실을 강제로 자실장의 앞에 들이밀었다.

"사실 넌 한번도 그런 세레브한 생활을 누린적이 없어. 너가 들은 태교는 마마가아니라 공장에서 틀어준거고, 너의 마마는 그저 공장의 출산석일 뿐이야.
그리고 넌 지금까지 그냥 인간들이 강제로 집어넣은 행복회로속 환상에서 살아왔을 뿐이지. 현실에서의 너는 그냥 흔한 식실장일 뿐이라고."

그러면서 보여준 공장의 풍경이 담긴 유튜브는 실장석이 잠들기전에 본 모습들과 똑같았고 자신이 잠든 후의 과정까지 살핀 녀석은 드디어 자신의 현실을 깨달았는지 검은눈물을 흘리며 저주의 말을 읍조렸다.




"똥...닌...겐.. 저주...하...."

파킨!

자실장옆에 놓아둔 위석이 검게 물든채 갈라져 있는 모습을 슬쩍 바라본 나는 영상을 보는동안 훌륭하게 레스팅된 자실장의 다리를 잘라 맛을보았다.

'!!!!!'

'이 농후한 감칠맛과 풍부한 지방의 맛. 거기에 극한의 스트레스가 만들어낸 탄탄한 육질! 이거다. 이거야 말로 내 시그니쳐에 걸맞는 재료야!'

그렇게 선반에 놓인 장기보관용 식실장 몇개를 집고 다시 문을 닫은 철웅이 서둘러 집을 나서자 어둠과 침묵만이 남은 선반속. 그 선반속에서 진공포장안에 갇힌 실장석들은 자신들이 만들어낸 행복한 환상속에서 언젠가 자신들이 마주할 잔혹한 현실만을 기다릴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