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가치는 & 일부 성공 & 행운의 낭비


기적의 가치는


공원의 나무들도 잎을 떨구고, 일찌감치 월동에 들어가는 실장석도 보이기 시작할 무렵.
편의점의 쓰레기통 그늘에 어떤 실장석이 새끼를 탁아하려고 하고있다.
겨울의 발걸음은 바로 지척까지 이르러있다.
월동준비는 하지않았다. 모든 시간과 재산은 이 탁아의 준비에 써버렸다.
실패는 용납되지 않는다.
조사에 조사를 거듭하고 몇번이나 망설인 끝에, 드디어 기회가 왔다.
풍채가 좋은 것은 유복하다는 증거.
새빨간 얼굴로 불안한 발걸음으로 걷는 닝겐은, 경험상 빈틈이 많다고 알고있다.
지금이라고 판단한 그녀는 새끼를 안아올려 말을 건다.
「사녀, 오마에에게 와타시의 장래가 걸려있는데스. 반푼이인 오마에를 키워준 은혜를 절대로 잊으면 안되는데스」
골판지하우스를 나오기 전에 계속 이야기했던 것을, 다시 한번 못박아둔다.
「알겠는데스까? 닝겐의 집에 도착할때까지는 절대로 말소리를 내면 안되는데스. 봉지 안에 맛있는것이 잔뜩 있어도 손을 대면 안되는데스. 운치도 안되는데스. 봉지 안에서 꺼내주면 와타시가 알려준대로 아첨하며 노래하고 댄스를 보여주는데스. 나중에 와타시도 가니까 그때까지 닝겐을 헤롱헤롱하게 만들어두는데스」
사녀라고 불린 새끼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타겟은 길 끝에 멈춰서있다.
차라고 불리는 몹시 빠르고 단단한 괴물의 발이 멈추는 것을 기다리고 있는 모양이다.
지금이다.
뒤에서 아장아장 달려가서 뒷짐을 진 손에 들린 봉지에 살며시 새끼를 밀어넣고 즉시 이탈한다.
……성공이다.
지금으로부터 1개월 전의 일이다.
이 어미는 새끼를 낳았다.
가을의 열매에 정신이 팔려서는 아니다. 월동을 돕게 하기위해서이다.
가을 동안이라면 새끼의 식량도 손에 넣기 쉽다.
보존식인 도토리를 모으고 침상 대신 쓸 낙엽을 모으는 데에는 손이 많은 편이 낫다.
속여서 실컷 부려먹은 후, 틀어박히기 직전에 뱃속으로 되돌린다.
그것이 그녀의 계획이었다.
하지만 계획은 사녀의 탄생에 의해 크게 수정되게 되었다.
「보쿠ー」
——실창석.
실장석의 천적으로 이름높은 이 종은, 지금은 인간에 의한 포획과 품종개량에 의해 동종의 배에서 태어나게 되었지만, 원래는 마라나
수장석과 마찬가지로 기형의 실장석이다.
저주받은 아이인 그녀들은 어미에게 육아포기당하고 자매에게 괴롭힘당해서 성체가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실창석이 실장석만을 살육하는 것은 그녀들의 선조가 어미 자매에게 받은 학대의 원한이 위석에 새겨져있기때문이 아닌가 하는 이야기도 있다.
사녀도 원래대로라면 맞아죽을 운명이었으리라.
하지만 어미는 약간 머리가 도는 개체였다.
이유는 알수없지만, 인간은 실장석보다 실창석을 좋아한다.
실제로 버려진 실장석은 자주 보이지만 버려진 실창석이라는건 본적이 없다.
키워지는 것은 비슷할 정도로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그렇다면 실창석은 태어나면서부터 인간을 헤롱헤롱하게 만드는 재능을 가지고있는게 분명하다.
그렇다면, 이 새끼를 잘 이용하면……
그때부터 사녀에 대한 영재교육이 시작되었다.
「보쿠ー웅?」
「몇번 말해야 알아듣는데스? 그런 딱딱한 표정으로는 아첨이 아니라 불아첨인데스」
「푸른 보쿠는 보쿳ー하고ー♪ 행복을 감싸고ー보쿳ー하고ー♪」
「좀 기억하는데스. 푸른 보쿠가 아니라 푸른 하늘인데스」
「데스, 데스, 데스, 데스」
「보쿠, 보쿠, 보쿠」
「몸놀림이 안좋은데스. 좀 더 리듬감있게. 발도 좀 더 벌리는데스」
교육은 엄했지만 대우는 좋아졌다.
식사는 자신 다음으로 좋은것을 넘겨주고, 잘 때에는 특별히 자신의 수건 끄트머리를 쓰게한다.
자매들은 꽤나 불만이었지만, 어미가 항상 보호하고있었기에 손을 대지 못한다.
아니, 차녀는「사녀 쳐죽여버리는테치」라고 큰소리로 선언하고 덤벼들려고 했지만 어미에게 즉시 독라가 되어 내팽개쳐졌고, 그 이후 행방불명이 되었다.
그렇고 그런 시간이 흐르고, 드디어 어미는 탁아를 해냈다.
나머지는 시간을 보고 그 닝겐의 집에 찾아가면 된다.
이미 자신은 꿈에도 그리던 사육실장이다.
「데프프프프……」
자연스럽게 웃음이 솟아난다.
하지만 어미는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다.
그녀는 눈치채지 못했다.
새끼가 인간의 마음에 들어서 어미도 받아들여진다는 것은, 행복회로가 낳은 환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Fin)

일부 성공
신의 구원을 받을 자와 멸망에 이를 자는 이미 정해져있다
                        ——장・칼뱅
토요일의 오후.
어느 지방도시의 역 앞에 있는 펫숍・앨리스.
파충류에 위안을 얻으러 오는 눈요기 여고생, 강아지를 물색하는 가족손님, 왠지 언제나 캣푸드를 대량으로 사가는 젊은 여자손님.
그 중에 한 명, 보기 힘든 유형의 손님이 있다.
나이는 40대 정도일까. 흰머리가 살짝 보이는 머리, 딱 맞는 안경, 비만기미가 있는 배.
아이 동반이라면 알 수 있다. 젊은 여자를 데리고와도 또한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는 혼자서 무언가를 찾는것처럼 두리번거리며 걷고있다.
누군가에의 선물을 사러 온것인가, 아니면 처자에게 부탁을 받은 것인가.
신경이 쓰인 점장인 아리스가와는 말을 걸어보기로 했다.
「어서오십시오. 찾고있으신 물건이라도 있으신가요?」
「아아, 실장용품을 한 세트 맞추고싶습니다. 단신부임입니다만, 집에 돌아갔을때 아무도 없으니 쓸쓸해서요. 한번 키워볼까 합니다」
「그러시군요. 예산은 어느 정도로?」
「음ー 반대로, 어느정도 들어갑니까?」
「그렇군요, 실장용품은 그 실장의 등급에 따라서 갖추는 경우가 많기때문에…… 실례입니다만, 등급은?」
「등급이라는게 뭐죠?」
「S부터 E까지 6등급이 있고, 아예 등급이 없는것도 있습니다만…… 가격을 말씀해주신다면」
「아아, 로하ロハ에요. 편의점 봉지에 들어와있던거라」
로하ロハ=다만 지只=무료.
아리스가와는 자신의 뺨이 당겨지는 것을 느꼈다.
「손님, 나쁜 말씀은 안 드리겠습니다. 그 새끼는 키우지 않는게 좋습니다」
「네? 어째서요?」
「어째서라기보다, 그녀석들은……」
말을 꺼내려다가 생각한다.
탁아는 100%에 지극히 가까운 확률로 실패하지만, 그것은 최종적으로 파국을 맞는다는 의미이다.
단기간이라면 사육에 성공하는 사례도 없지는 않다.
그리고 그것은 많은 불행을 낳는다.
결말을 알고있으면서 아무것도 하지않는것이라면, 아리스가와도 불성실한것으로 생각되었다.
오해를 낳는 원인은 실장에 대한 무지.
실장의 본성을 모르고 키워버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백문이 불여일견. 자충의 본성을 설명하는 것 보다 실제로 보여주는 편이 낫다.
「댁은 이 부근이신가요?」
「네, 걸어서 10분 정도일까요」
「그러면 그 새끼를 여기에 데려와주실수 있으시겠습니까? 케이지는 가게의 비품을 빌려드리지요」
「음ー 괜찮긴 합니다만 조금 냄새가 납니다」
「그러면 가게 뒷문에 돌아와주세요. 주차장을 통해 반대쪽입니다」
남자를 배웅하고는 파충류 코너에서 손님을 응대하고있는 딸에게 잠시 가게를 맡긴다고 말하고 뒷마당으로 나선다.
준비할 것은 두 가지.
하나는 링갈. 나름대로 가격이 나가는 고급품이다. 실장이 뭘 지껄이는지, 작은 소리도 놓치지않고 정확히 번역한다.
또 하나는 순살 코로리. 이걸 입에 넣은 실장은 단말마를 지를 새도 빵콘할 새도 없이 죽음에 이른다.
하지만 아리스가와는 큰 오해를 하고있다.
「네? 지쯔아오입니까?」
「지쯔아오?…… 아아, 그렇군요. 파랗다고 해서 실창이군요」
「상황으로 봐서 꾸밀 장装 쪽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아, 그렇군요. 죄송하지만 저는 키울수 없겠군요. 사육주의 정신이 병들 정도로 엄한 훈육이 필요하다고 하잖습니까? 제 성격으로는 훈육도 주저하게 될것같군요」
실로 훌륭한 판단이다.
아무래도 이 손님, 나이에 비해서는 세간의 정보에 어둡지도 않고 자신과잉도 아닌 모양이다.
「그래서, 역시 이 아이는 키우지 않는게 좋을까요? 파란 것은 키우기 쉽다고 들은적도 있는데」
「음ー 어떨까요. 실창의 탁아라는걸 별로 들은적이 없어서. 탁아인지 아닌지도 알수 없군요」
그렇게 말하면서 케이지 안의 실창석을 본다.
실창석은 눈이 마주치자 왼손을 입가에 대고 고개를 기울인다.
「보쿠ー웅♪」
뭐냐 이녀석은.
실창석 특유의 날렵함이 전혀 없다. 오히려 익살스럽다.
혹시 실창복을 입은 실장석이 아닌가 생각했지만 입이 토끼입도 아니고, 무엇보다 눈의 색이 그것을 부정한다.
그런데 뭔가 노래하면서 춤추고있는데.
역시 직접 물어보는게 최고다.
아리스가와는 그렇게 판단하고 링갈의 스위치를 넣었다.
「보ー쿠는 미래의 지구ーーー♪」
……
「어떻게 되었습니까?」
「아니, 노래를 중단시키기가 뭐해서요」
몇 분 후.
「놀랍군요. 이 아이가 실장석의 배에서 태어났다니. 기계의 오작동이 아닐까요」
드디어 노래가 끝난 실창석이 링갈을 통해 이야기한 경위는 실로 놀랄만한 내용이었다.
「아뇨, 아마 진실일겁니다. 모든 아귀가 맞아떨어지고.」
그렇게 대답한 아리스가와도 꽤나 놀라고있다.
「확실히 실창은 꽤나 드물지만 실장석에서 태어나는 일도 있습니다. 보통은 어미 자매에게 두들겨맞아 며칠만에 죽어버리지만……설마 실장석이 실창석을 키워서 탁아에 쓰다니」
「……그러면 그녀석이 모친이었던걸까요. 현관에 당당히 나타나서 침입하려고 하길래 희한하다고 생각했는데」
「그 개체는 어떻게 하셨습니까?」
「시비레 스프레이를 뿌려주고 실장쓰레기로 내놨습니다」
「실장쓰레기는 토요일도 회수하니까 이 시간이라면 이미 소각로에서 연기로 변해있을겁니다. 아직 아니라고해도 다른 실장석과 구별도 가지 않을테구요」
「모친인걸 알았더라면 이 아이를 봐서 눈감아줄수도 있었는데」
「어쩔수 없는 일입니다」(탁아를 꾀하는 분충에게는 충분하고 넘칠 정도로 관대한 처분이라고 생각하니)
「그렇게 말씀하셔도 기분이란게 말이죠」
어쨌거나.
실창석을 낳은 기적과 (자신의 욕망에 따른 행동이라고는 해도)그녀의 목숨을 빼앗지 않은 선행은 어미에게도 행운을 주었다.
아리스가와의 장난이라고는 하지만, 그녀는 들실장에게는 과분할 정도의 이름을 얻었다.
「草色前掛安土」
기적의 어미실장이여, 그 이름처럼 평안히 흙으로 돌아가거라.
(Fin)


행운의 낭비
어느 달이 뜬 밤.
천마가 달리는 하늘 아래, 한 자실장이 어미의 손에 의해 골판지하우스에서 내팽개쳐졌다.
이유는 질투.
추자인 차녀였던 그녀는, 반푼이인 주제에 어미에게 굉장히 대우를 받는 사녀를 쳐죽이려고 했다.
하지만 어미의 눈 앞에서 감정을 폭발시킨것이 안좋았다.
소리를 지르자마자 어미의 손이 닥쳐온다고 생각했더니 다음 순간 충격을 느끼고 기절.
정신이 들어보니 공원의 산책길 위였다.
황급히 돌아가려고 했지만 원래 집이 있는 지면과 그녀가 있는 산책길의 경계에는 벽돌이 세워져있다.
단지 5cm의 단차이지만 자실장에게는 치명적이다.
「흥, 돌아가서 혼을 내주는테치!」라고 소리쳐봐도 방울벌레의 소리에 약간의 잡음을 더하는 효과밖에 없다.
잠시 후 손 쓸 도리가 없어져 테엥테엥하고 울고있다가 문득 생각이 들었다.
어째서 닝겐은 도와주러 오지않는가?
귀여운 와타치가 이렇게 울고있는데.
금방 달려오는게 오마에의 의무일텐데.
스시와 스테이크로 용서해줄까 했지만 아무리 관대한 와타치라도 용서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있다.
때려죽여서 들실장의 먹이로 만들어준다!
혼신의 힘을 담은 주먹을 뻗자 닝겐이 하늘을 난다.
그 얼굴은 일그러져 피투성이이다.
서둘러 닝겐이 도게자를 한다.
하지만 와타치는 용서하지않는다.
그 얼굴을 걷어차고, 머리털을 잡고 들어올린 후 다시 발차기를……
「독라, 오마에 대체 뭘 하는데스?」
「테?」
목소리가 들려 정신을 차려보니 눈 앞에 성체실장의 얼굴이 있다.
적과 녹의 눈이 이상하다는듯이 찌푸리고있다.
아니, 그런것보다도.
「독라라는게 누구인테치?」
「오마에 이외에 누가 있는데스」
「무슨말인테치. 와타치의 머리털은 풍성풍성……」
말하다보니 머리가 허전하다는 것을 느낀다.
「테에에! 와타치의 머리털이이이!!」
「옷도! 옷도 없는테치!! 그 망할 할망구, 와타치를 질투해서 하늘도 노할 대죄를 범해버린테치이!!!」
그렇게 외치자 성체는 히죽 하고 웃었다.
「뭐야, 그냥 버려진 자인데스까. 그거 마침 잘 된데스〜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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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장석이 다른 실장석을 자신의 둥지에 데려가는 일은 적지않다.
하지만 박애정신에 의한것은 아니다.
「돌아온데스」
「어서오시는테치」「오시는테치」
성체실장이 자신의 둥지에 돌아오자 두 마리의 자실장이 그녀를 마중한다.
「장녀도 차녀도 착하게 지내고있던데스까?」
「물론인테치」「테치」
「그러면 선물인데스!」
성체는 딸 앞에서 자랑스럽게 코를 울린다.
「치프프, 독라인테치」
「배가 고프면 이녀석의 눈을 피로 물들이는데스. 그러면 구더기를 낳으니까 그것을 먹는데스」
「테에에? 우지쨩을?」
「안심하는데스. 와타시들이 낳는 우지쨩과는 달라서, 독라가 낳는 구더기는 먹히기 위해 태어나는 구더기인데스!」
「그렇다면 괜찮은테치!」
「테에」
독라자실장은 희미하게 항의의 목소리를 높였지만 완전히 무시되었다.
도망치거나 반항하지 못하도록 비닐끈으로 꽁꽁 묶여서 둥지 구석에 굴러다니고있다.
먹이는 둥지 주인일가의 똥.
자녀라는 호칭조차 자신을 내려다보는 자실장에게 빼앗겼다.
그것도 그 개체는 둥지주인 일가 세 마리 중에서 가장 아래이다.
겨울을 지척에 둔 상태에서, 신선한 고기를 제공하는 출산석의 존재는 중요하다.
좁은 월동둥지 안에서 봄까지 최하층의 존재로 살려두어진다.
쓸데없이 프라이드가 높은 그녀에 있어서, 여기는 죽기보다 괴로운 지옥이었다.
그렇기에 그녀의 행복회로는 사고를 정지시켰다.
위석을 스트레스에 의한 붕괴에서 지키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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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사태가 급변했다.
그로부터 몇 주 후.
도토리를 모으러 나간 둥지주인 어미와 차녀가 갑자기 돌아왔나 싶더니 빈집을 지키고있던 장녀에게 떠들어댄다.
「장녀, 사육이 될 기회인데스!」
「테에?」
「탁아장소에 나간 동족이 돌아오지않는데스! 탁아가 성공했다고밖에 생각할수 없는데스!」
「정말인테치?」
「진심이라고 쓰고 정말이라고 읽는데스. 그것도 소문에 따르면 그녀석이 탁아한 것은 덜떨어진 자라고 하는 모양인데스. 그런게 성공한다면 현명하고 아름다운 와타시의 딸인 오마에들이라면 틀림없이 대성공인데스!」
「테챠아아아아아! 틀림없는테치」
친자는 한바탕 기쁨의 댄스를 추더니 서둘러 집을 뛰쳐나갔고, 그대로 돌아오지 않았다. 월동의 준비를 그대로 남겨두고.
소리가 사라진 둥지 안에서 출산석 자실장은 약간씩 정신을 차린다.
둥지 안에 더 이상 차녀는 없다. 그렇다면 와타치가 차녀라도 괜찮다.
차녀는 커녕 아무도 없다. 그렇다면 내가 이 둥지의 주인!
빛이 돌아온 눈에 과자의 깡통이 보였다.
겉에는 다양한 종류의 쿠키가 인쇄되어있다.
안에는 이것이 잔뜩 들어있는게 틀림없다.
물론 와타치의 것이다!
강한 생각은 강한 힘을 낳는다. 차녀로 돌아온 원 출산석 자실장은 달콤한 것에의 집념을 힘으로 바꾸어 스스로를 구속하는 끈에 풀어냈다.
잠시 몸부림치니 뿌직 하는 소리와 함께 왼쪽 어께가 자유롭게 되었다.
끈 하나로 묶여있었기에 한 군데가 느슨해지니 그 다음은 간단하다. 그녀의 신체는 드디어 자유롭게 되었다.
오랫만에 밟는 땅의 감촉을 발로 느끼면서 깡통에 아장아장 뛰어간다.
하지만 깡통의 뚜껑은 닫혀있고, 위에 누름돌이 올려져있다.
그것을 치우려고 하면서 겨우 눈치를 챈다.
방금 끊어진것은 끈이 아니라 왼팔이었다는 것을.
「테챠아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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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3개월.
차녀는 날로먹은 둥지 안에서 중실장이 되었다.
한 가족 분량의 비축은 자실장이 겨울을 보내기에 충분할 정도였다.
깡통의 밖에도 먹이는 있었고, 시간도 있었다.
잃었던 팔은 어느새 재생.
옷과 두건은 원 둥지주인이 침상용으로 모은 것으로 가렸다.
성장하다보니 깡통도 열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원래라면 추자는 겨울은 넘지 못한다.
어미와 함께 틀어박혀있다가 함께 죽든가, 탁아해서 죽든가, 어미의 월동을 돕다가 마지막에 먹혀버리든가.
심지어 어미에게 버려진 자실장이다.
살아있는것 조차 기적인데, 스스로는 행운에 감사는 커녕 자신의 신상에 불만을 흘리고있다.
머리털은 영원히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
깡통의 내용물이 쿠키가 아니라 도토리였다는 것.
주워서 밖에 나갈수가 없기때문에 둥지 안이 나날이 냄새가 난다는 것.
차녀는 생각한다.
이것도 모두 똥할망구와 그 반푼이 때문이다.
분명히 그녀석들이 고귀한 와타시를 질투해서 저주를 건게 틀림없다.
언젠가 와타시를 불행하게 만든 그녀석들에게 복수하겠다!
다행히도 저주의 힘은 약해져가고있다.
점점 춥지않게 되는것을 보아 틀림없다.
각오해둬라.
와타시가 밖에 나갈수 있게 되면 그게 오마에들의 제삿날이다!
그리고 머위가 싹을 틔우는 어느 날, 차녀는 지금까지의 울분을 풀기 위해 둥지에서 기어나왔다!
……여기는 어디인데스?
눈 앞에는 본 적 없는 풍경이 펼쳐져있다.
여기는 그녀가 태어난 공원 안이었다.
그러나 자실장의 행동범위는 좁다.
그녀가 어미의 비호 아래에 있던 때에는 올 수 없던 곳이다.
모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녀는 소리질렀다.
「어디에 숨어있는데스우! 당장 처나와서 정정당당하게 와타시에게 죽는데샤아아아아!!」
그러자 거기에
「신ー속배달 낙서금지〜보쿳♪」
데님이 있는 멜빵바지를 몸에 두른 실창석이 느긋하게 노래를 부르면서 걸어오고있다.
무슨 신의 변덕인지, 그녀의 소망이 이루어진 것이다.
그 목소리, 잊을수도 없다.
원한이 깊은 원수, 사녀이다.
여기에 기다려서 백년째.
백년은 커녕 이 세상에 생을 받은지 반년도 지나지 않았지만, 그런것은 관계없다.
싸움은 선수필승.
전광석화처럼 거리를 좁히고 분노를 주먹에 실어 얼굴에 꽂아넣는다.
사녀의 얼굴이 일그러지고 코피가 날린다.
기회를 놓치지않고 몸통에도 한방.
사녀는 쿨럭 하며 위의 내용물을 토한다.
지금까지의 무례를 사과해도 이미 늦었다.
땅바닥에 얼굴을 박아넣고 머리털을 뽑고 옷을……
「혹시 차녀 오네챠인보쿠?」
「데에? 어째서 독라가 되지않는데스?」
「살아있었던보쿠우!」
「그만두는데스! 클린치는 감점대상인데갸아악!」
우두둑 우두둑 우두둑 우두둑
사녀의 포옹에 차녀의 온몸의 뼈가 으스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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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녀가 눈을 뜨자 두 얼굴이 그녀를 바라보고있다.
하나는 차녀, 그리고 또 하나는.
「안녕, 드라코쨩의 언니. 나는 아리스 바라코야」
「드라코쨩?」
「보쿠의 이름인보쿠. 아빠씨에게 받은보쿠」
뭐라고.
차녀의 가슴에 분노가 복받쳐오른다.
와타시는 차녀라는 호칭조차 잃어버릴뻔 했는데, 이 반푼이는 이름을 받았다는건가.
그런것 용서할수 없다!
천벌을 내리려고 주먹을 들어올리려고 했지만 올라가질 않는다.
「아직 움직이면 안되는보쿠. 지금 활정제를 주사했으니까 괜히 움직이면 뼈가 어긋나서 붙어버리는보쿠」
「데에……언니에게 무슨짓을 해버린데스」
「미안보쿠. 너무 반가워서 힘의 조절이 어긋난보쿠」
「용서하지않는데스. 용서받고싶으면 와타시의 머리털을 돌려내는데스!」
심한 트집이었지만 드라코는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했다.
「머리털인보쿠? 그러면, 그러니까」
멜빵바지의 가슴에 있는 큰 주머니에 손을 넣고 뭔가를 찾는다.
「보쿠보쿠보쿠보쿠쿠ー! 실장후사리ー」
효과음을 셀프서비스하면서 작은 병을 꺼낸다.
안에는 하얀 알약이 몇개 들어있다.
「실장후사리?」
「이걸 먹으면 실장의 대머리가 낫는보쿠. 1주일 있으면 풍성풍성인보쿠♪」
「데엣」
영원히 잃었다고 생각한 머리털이 돌아온다.
그렇게 생각하자 욕심이 생긴다.
「아, 아직 용서하지않은데스. 와타시를 오마에의 집의 사육으로 하는데스!」
「그건 보쿠도 원하는바인보쿠. 차녀 오네챠도 함께 살다니 행복한보쿠!」
「데데엣」
소망이 순식간에 이루어진다.
식사는 매일 매끼니 스테이크와 스시.
디저트는 물론 산처럼 콘페이토.
여봐라, 닝겐, 이건 일주일 전에 입은 옷이다!
와타시는 같은 옷은 두 번 입지 않는다고 말했을텐데!
혼내자 닝겐이 도게자하면서 무례를 사과한다.
어쩔수없다. 무도회에 가지않으면 안되니까 이쯤에서 용서해주자.
관대한 와타시에게 감사하는게……
「그러면 바라코상, 차녀오네챠를 잘 부탁하는보쿠」
「음ー 드라코쨩이 그렇게까지 말하면 어쩔수 없지」
「데? 무도회는 어떻게된데스?」
「무슨말인보쿠?」
어리둥절해하는 차녀와 드라고 카이에, 바라코가 쓴웃음을 지으며 끼어든다.
「아하, 언니는 듣지 못한 모양이니까 다시 한번 내가 설명할게. 실장석이 키워지기 위해 공부해서, 키워져도 된다고 인정받지 않으면 안되는거야」
「데데? 그런것 와타시에게는 필요없는데스」
「공부에는 약간 돈이 들어가지만, 걱정마는보쿠. 보쿠가 바라코상의 가게에서 알바를 해서 버는보쿠」
「그러니까 그런거 필요없다고 말하는」
「괜찮아, 차녀 오네챠라면 금방 인정받는보쿠」
「와타시 말 좀 들어보」
「그래그래, 가자, 언니」
바라코는 아직 손발이 움직이지 않는 차녀를 집게로 집어올려 골판지 상자에 담아서 포장했다.
수령인은 스즈메노미야 미카. 펫숍 앨리스가 계약하고있는 실장 브리더이다.
여성이지만 정에 휩쓸리지 않는 일처리로 정평이 나 있다.
기적적으로 재회한 차녀와 사녀.
하지만 기적은 두 번은 일어나지 않는다.
(Fin)





귀환 (나베야 鍋屋)

 

「뎃수ー웅!」

미도리가 태어나 처음으로 보는 대평원에 흥분해서 완만한 언덕을 달려 내려간다.

곧이어 가분수에 다리가 짧은 체형때문에 양발이 아닌 몸 전체를 지면에 키스시키면서 굴러다니는 미도리를 보면서 우리들은 웃음을 터뜨린다.

「미도리ー! 너무 멀리가면 두고 갈거야」

「데에ー엣?! 데에에엥 데에에엥!」

내가 그렇게 외치자 특제 실장석용 우주복으로 몸을 감싼 미도리가 울며불며 언덕을 네발로 엎드려서 다시 돌아왔다.

「실장석 치고는 말귀도 잘 알아듣는 괜찮은 개체로군요」

내 옆에있던 여성대원도 웃으면서 미도리를 바라본다.

미도리는 스페이스 콜로니 L4에서 태어난 실장석 개체이다. 인류가 지구를 떠날때에 화물에 섞였거나 애완용으로 몰래 들여온 실장석의 후손이며, 우리들 지구귀환 선발대의 소중한 멤버 중 한 마리이다.

우리들은 오늘, 지구로 내려왔다.

인류가 500년 만에 발을 디딘 지구는, 과거 인류가 자본주의의 발전의 끝에서 극한까지 환경을 파괴하고 괴롭혔던 것을 깔끔히 잊어버린 것처럼 아름다운 푸른 하늘과 풍요로운 녹색의 산야로 그 인류의 자손인 우리들을 반겨 주고 있었다.

나는 우주복을 벗고 자연의 공기를 가슴속 깊이 들이마셔 보고 싶었다. 하지만 대기의 안전성이 확인되어 있지 않은 지금은 아직 허용되지 않는다.

우리들은 인류가 달, 화성, 그리고 라그랑주 포인트에 배치된 스페이스 콜로니에서 귀환하는데에 앞서 환경이 회복된 지구의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파견된 선발대이다.

과거 우리 조상들은 본래 인간에게 허용된 영역을 넘어선 대량소비활동 끝에 지구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극심한 기상변동에 의한 생존권의 극단적인 감소, 온난화에 의한 다양한 바이러스의 만연.

인류는 자신이 저지른 우행을 깨닫고 황급히 그 소비 스타일을 바꾸어 살아남으려고 했다.

하지만 지구의 자연은 그 시점에서 이미 자력으로 복귀할 수 있는 한계점을 넘어 파괴되어 있었다.
인류는 일단 지구를 떠나 과격하다고 할수있는 환경개선을 하지않을수 없게 된 것이다.

불과 수 만명까지 격감한 인류는 노아의 방주처럼 남겨진 힘을 쥐어짜서 우주로 거처를 옮겼고, 대기권과 해양, 토양에 자율형 나노머신을 대량 살포하여 환경개선사업을 개시했다.

수백 종에 이르는 나노머신은 때로는 독립되어, 때로는 다른 종류끼리 협력・대항하여 지구의 소생을 강력하게 추진하였다.

자연의 상태에서는 반영구적으로 분해되지않을터인 여러가지 유독 화합물은 천천히, 하지만 확실히 자연의 순환으로 되돌아갔다.

온실효과를 촉진하는 가스는 어떤 것은 분해되고 어떤 것은 해저와 토양에 고체화되었다.

하지만 이렇게 극적인 방법을 쓰면서도 이 사업에 500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는 점에서 인류의 우행이 얼마나 심각했는지를 이해할수 있다.

이러한 마이크로머신은 목적에 따라 다양한 타입이 개발되었지만, 모두가 역할을 마치면 자신도 스스로 분해되어 자연으로 돌아가도록 만들어져 있었다.

설계 단계에서부터 만전을 기한 마이크로머신이었지만, 신이 아닌 인간이 하는 일.
실패는 항상 염두에 두고 행동하지 않으면 안된다.

우리 선발대에는 수많은 일거리가 있지만, 첫 번째 큰 일은 마이크로머신이 정말로 그 역할을 마치고 스스로 분해되었는지 확인하는 일이었다.

그리고 우리 선발대의 지구 도착으로부터 1년 후, 각지에서 모아진 데이터는 마이크로머신이 완전히 그 역할을 마치고 자연환경에 돌아갔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선발대 중에서 나를 포함한 몇 명과 미도리가 우주복 없이 지구의 대기와 접촉하는 첫번째가 되었다.

착륙선의 에어록 창문 너머로 동료가 우리들에게 손을 흔들고있다.

우리들은 밖에 나가서 다함께 우주복을 벗었다. 미도리의 우주복은 그 여성대원이 벗겨주었다.

짙은 풀향기가 우리들의 콧속 깊이 밀려오는 것을 느낀다. 이것이 여름의 향기인가?

풀의 향기는 유사한 것을 경험해보았지만, 진짜의 농후함은 역시 가짜와는 다르다.

미도리는 콧구멍을 씰룩거리며 「데에에?」하고 짖는 소리를 내며 신기한 표정을 짓고 있다.

우리들은 우주복 없이 며칠간 지구상에서 생활하며 몸상태의 변화 등을 체크했다.

컨디션에 변화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 선발대 전원이 함대에서 내려 이 땅에서 생활을 시작했다.

일단 지구상에 내려와서 다시금 궤도상에 오르려면 막대한 에너지와 비용이 소모된다.
문제가 없으면 우리들 선발대는 이대로 귀환대 제1호가 될 예정이었지만, 무사히 그렇게 되었던 것은 천운이었다.

선발대에서 전환하여 귀환대 1호가 된 우리에게는 우주의 임시거처에서 귀환하는 인류를 위해 인프라를 구축하는 중요한 임무가 있었다.

귀환대 제1호의 멤버들은 각자 전문인 일을 맡았고, 몇 년 후 나는 그 여성대원과 맺어져 딸을 얻어 가정을 이루게 되었다.

바쁘면서 평온한 그런 어느 날, 실험농장에서 농사를 짓고 있던 나에게 딸과 미도리가 농장의 구석에서 뭔가를 발견했다고 말해왔다.

미도리는 확연히 나이를 먹어 노실장이 되어있다.

딸이 내년에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것을 생각하면 미도리가 나이를 먹는 것도 무리는 아니리라.

미도리를 어깨에 얹고 딸과 함께 그 장소로 향한다. 거기에는 반쯤 땅에 묻혀있는듯한 둥근 것이 있었다.

그것은 실장인의 두개골이었다. 아마도 이곳은 한때 실장인의 묘지나 그런것이었겠지.

발로 밟아도 마치 반항이라도 하는것처럼 모양을 유지하는 그 두개골은 아마도 인류의 손에 살해당한 실장인의 것은 아닐 터이다.

인류가 손을 댄 것이었다면 지금쯤 그 형태도 유지하지 못했을 터였다.

실장인의 존재는 인류가 지구를 떠나 불과 100년 만에 각지에 남겨진 모니터링 포스트에서 보내진 영상으로 확인되었다.

정부의 자세는 일관된 불간섭이었다. 하지만 그 자세도 실장인 사회에서 산업혁명의 조짐이 보이는 시점에서 180도 방향으로 전환되었다.

발생한지 고작 300년만에 인류가 수천년 걸린 폭발적 발전의 시작점까지 도달한 실장인의 잠재력에 인류는 위협을 느꼈다.

수많은 논쟁과 정치적 흥정 끝에서 정부가 도달한 결론은, 실장인의 완전제거였다.

다른 문화의 접촉은 여러 비극을 낳는다. 같은 인류 사이에도 피부색, 사용 언어 등 사소한 차이에서 회피불가능한 비극을 만들었다는 것을 인류는 뼈저리게 맛보고 있었다.

하물며 이종생명체라니. 공존의 선택은 어려웠다.

인류는 50년 전에 실장인만을 정확히 노리는 저격수같은 마이크로머신을 개발하여 지구에 살포했다.

수년의 잠복기간 동안 공기감염을 일으키고, 어느 순간 일제히 발병하여 극적인 전염병을 발생시키는 유형의 면역파괴형 마이크로머신이었다.

마이크로머신은 커녕 바이러스의 존재조차 몰랐을 실장인들은 잠시도 버티지 못했다.

자기자신의 항체에게 골수까지 파먹히는 것은 어떤 고통이었을까.

우리들은 상상할수도 없는 것이겠지만, 실장인들은 뼈를 제대로 남기는 것도 허락되지 않는 죽음으로써 멸망했다.

그러니까 이렇게 형태를 유지한 실장인의 뼈는 인류가 죽인 것은 아닐 것이다.
미개한 가운데에서도 행복하게 생애를 마친 실장인의 것이겠지.

우리들은 이러한, 실장인이 존재했었다는 잔재를 가능한 한 「청소」하는 임무도 가지고있다.

앞으로 정착, 아니, 귀환하는 인류가 자신의 원죄를 재인식시킬 만한 것은 가능한 한 적은 편이 좋다.

실장인은 기본적으로 실장석과 큰 차이가 없다.

미도리는 그 자신이 목적을 끝낸 안티-실장인 마이크로머신의 자기분해가 완료되었는지를 최종적으로 확인하기 위한, 말하자면 탄광갱도의 카나리아였다.

우리들은 지구에 착륙한 그 날, 그리고 미도리가 우주복을 입은 채 지면에 키스를 한 그 날 이후, 십수년에 걸쳐 실장인들의 번영의 흔적을 「청소」해왔지만, 설마 내 직장 겸 주거지 코앞에 이런 것이 있었을줄은 몰랐다.

나는 오랜만에 귀환대 사령부에 연락을 취하여 이 지역의 「청소」를 신청했다.

하루이틀 안에는 「청소」가 완료되어 아무것도 없었던 것처럼 바뀔 것이다.

연락을 끝낸 나는 딸과 미도리에게 말했다.

「이건 옛날 사람의 무덤이야. 이건 옛날 사람의 뼈이고」

딸은 무서워하면서 내 다리에 매달렸다. 미도리는 두개골을 찰싹찰싹 때리고 있다.
분명히 딸을 무섭게 한 물건을 용서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 사건은 요 몇 년, 실장인 유적의 대부분이 「청소」완료되어 생활 속에서 실장인 관련을 깡그리 잊고있던 나에게 있어 때맞춰 허를 찌르는 듯한 작은 사건이었다.

나는 실장인들의 최후를 상상하며 안타까운 마음을 가슴에 안은 채 딸과 미도리를 데리고 집으로 달아와 아내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그리고 약간 침울해있는 나를 본 아내는 오늘은 보름달이니까 밖에서 달을 보며 다함께 식사를 하자고 말을 꺼냈다.

딱히 반대할 이유도 없기에 우리들 가족 세 명과 미도리는 그 저녁의 식사를 밤하늘 아래에서 했다.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앉은 아내의 어깨 너머로 반짝반짝 빛나는 밤의 호수가 보인다.

아내는 말했다.

「여보, 우리는 오늘 지구인의 부모를 찾을거랍니다」

아내가 우스운 말을 한다. 우리들 부부는 둘 다 달에서 태어난 루나리안이고, 지구에서 태어난 인류는 아직 우리부부의 딸이 최연장인지라 아직 아이를 만들만한 연령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다같이 보러 가죠」

아내는 딸의 손을 이끌고 강으로 걸어간다. 나도 어리둥절해 하면서도 미도리를 어깨에 올려놓고 아내를 좆았다.

아내는 보트를 계류한 작고 사적인 잔교 위에 서서 조용히 수면을 가리켰다.

따라온 내가 딸과 함께 수면을 들여다보니 달빛에 비친 나와 아내와 딸, 그리고 미도리가 너울너울 비치고 있었다.

「그쵸? 여기에 있잖아요. 우리들은 달에서 태어났지만 여기에서 아이를 낳고 여기에서 살다가 죽는거죠. 그러니까 우리들은 이젠 지구인이랍니다. 전에 어떤 사람들이 있었고, 어떤 경위가 있었다고 해도 산자가 죽은자를 위해 고민하는 것은 의미가 없어요」

아내의 대답은 멸종한 실장인들이 보면 무척이나 제멋대로인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이기심이야 말로 인류가 파국을 딛고 살아남은 원동력일 것이다.

인류는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살아가야 한다. 이렇게 말하면 거창하겠지만, 적어도 나는 아내와 딸을 위해서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다시금 생각했다.

달은 다정하게 우리 가족과 미도리를 비추고 있다.

나는 딸을 안아올려 뺨을 비비며, 좋은 아내를 얻은 것에 진심으로 감사했다.








후기 

레이 브래드버리님 죄송합니다 orz


















자실장 11 : 닝겐상은 와타치타치를 기르고 싶어하는테치이~! (kobeUS)

 

닝겐상은 와타치타치를 기르고 싶어하는테치이~!

 여기, 쿠로카미(흑발) 시는 연평균 강수량이 가고시마 현에 이어 전국 2위.
 어쨌든, 비오는 날이 많다.
 특히 장마철과 여름에는......
 오늘도 늘상 그렇듯 큰 비다.
 공원에 사는 실장들은 매일 골판지 상자집을 바꾸는 일에 쫓기고 있다.
 화장실 같은 곳은 실장이 들어가지 않도록, 입구를 통과하면 도로리를 분사하도록 되어있다.
 즉 지붕이 있는 곳에서는 살 수 없는 상태로, 매일 물바다가 된 골판지 상자를, 매일 폐지 회수 업체가 설치하는 컨테이너에서 가져가지 않으면 안된다.
 그걸 얼른 가지러 가지 않으면 튼튼하고 두꺼운 것은 빨리 없어지고, 설령 보냉 골판지나 방수가 잘 되는 골판지가 있는 경우에는, 심한 쟁탈전이 벌어지게 된다.


「비가 자주 오는데스! 오늘도 골판지 상자를 가지러 가는데스!」
 그렇게 말하며 다섯 마리의 자실장을 키우는 친실장이 한숨을 내쉬고 골판지를 가지러 갔다.
 실장들이 골판지 상자가 들어있는 컨테이너에 가니 대형 덮개 내장 트럭이 정차해 있었다.
「뭐인데스! 방해데스!」그렇게 화가 난 몇마리 실장이「데스! 데스!」하고 항의했다.
「요즘 골판지 수가 자꾸 줄더라니, 너네가 훔쳐간거냐!」
 골판지를 회수하러 온 컨테이너 소유자는 그렇게 말하고 손에 들고 있던 뾰족한 갈고리를 휘둘러 항의하러 온 실장을 찌른 다음 던졌다.
「데쟈아아!」≪파킨!≫
「뎃스우~!」≪파킨!≫
「아파! 아파! 다스케테~!」
「피가! 피가! 멈추지 않는 데스우~!」
 치명상을 입지 않은 실장도 크게 다쳐 바닥을 굴러 다니며 괴로워했다.
「무......무서운데스! 오늘은 골판지 포기하는데스!」뒤늦게 참상을 본 실장은 그렇게 말하며 철수했다.


 5마리의 자실장이 있는 친은, 슈퍼의 쓰레기장에서, 폐기 상품을 훔쳐 집으로 돌아갔지만.......
「와타시도 정신적으로 한계데스! 돌아다니려 해도 그 자들은「움직이기 싫은테치!」「힘든테치!」
 그렇게 말하고 말도 듣지 않고, 모처럼 가져간 밥도 와타시의 몫도 남기지 않고 전부 먹어 버리는데스.
 정말 바보 같은데스! 저런 놈들을 키우는 건! 못난이들은 버리고 와타시는, 와타시가 살고 싶은 대로 사는데스!」
 그렇게 말하고 자실장들은 버리고 길을 나선 순간, 「데」 뒤에서 온 경트럭에 짓밟혀 죽고 말았다.
 5마리의 자실장들은 고아가 되었다.【그렇다고 해도 친에게 버림받았으니까 함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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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위가 어두워져도 친실장은 집에 돌아오지 않는다.
「마마! 무슨 일테치!」
「돌아오지 않는 테치!」
「밥 아직인 테치!」
「똥마마! 얼른 돌아오는! 테치!」
「우리 모두 버려진 테치? 아니면 사고라도 당한 테치?」【날카롭게 둘 다 적중】
 다섯 마리의 자실장은 화를 내는 자, 걱정하는 자로 나뉘었다.
 비에 젖어 흐늘흐늘해진 골판지에서 자실장은 어쩔 수 없이 잤다.
 비는 그대로 이틀 동안 계속됐다.


 3일째는 맑았다. 그날은 일요일.【자실장에게 요일의 개념은 없지만.......】
「다행인테치이~! 겨우 비가 그친테치이~!」
 결국, 마마는 돌아오지 않았다. 【당연하지 이미 죽었으니까】
 하지만, 젖은 공원에는 닝겐상의 아이들도 놀러 오지 않는다.
「애호파인 닝겐상들은 밥을 가져오는 테치카아~!」
「아무도 안 오는 테치!」
「닌겐사~앙! 밥을 가져오는 테치~!」
「마마가 없는 지금, 사육실장이 어떻게든 되는 테치가!」
 다섯 마리는 그렇게 투덜대고 있었다.
 당연히, 다른 집의 실장들은 먹이를 찾고 있었다.
 먹이를 얻는 법을 모르는 자실장은 공원 앞에서 닝겐이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오늘은 화창하군! 좋아. 모레엔 효고현으로 전근이다! 이제 쿠로카미도 작별인가! 오랜만에 아키코와 만날 수 있어!」
 ○○중공 코베 공장으로 전근을 가는 남자가, 지금부터 신세를 질 공장 사람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간단한 선물을 사 돌아가는 도중 공원 앞 길을 지나갔다.
 게다가 결혼을 전제로 사귀고 있는 그녀를 2년만에 만날 수 있다.
 ≪결혼식 절차도 얘기 안 하면 안되지!≫ 그런 일을 생각하면서 남자는, 자실장 앞을 지나가고.......
「앗! 닝겐상테치!」
「닌겐사~앙!」
 5마리는 남자 앞에 가로 한 줄로 서서 정렬했다.


「뭐....뭐야! 너희들!」
「닝겐상! 와타치타치를 키워줬으면 하는테치!」
「밥도 먹고 싶은테치!」
「손에 먹을 거 들고 있는 테치!」
「먹을 거 주는테치!」
「길러주는테치!」
「뭐....뭐야 갑자기! 너희들을 왜 길러야 되는건데!」
「와타치타치 마마가 없는테치!」
「3일 동안 아무것도 못 먹은 테치!」
「집도 축축테치!」
「길러 주지 않으면 죽어 버리는 테치!」
「나한텐 상관없잖아! 왜 기르냐! 자기 힘으로 살 수 없다면 죽는 수밖에 없지!」
「닝겐상 그런 소리 하지 마는 테치! 와타치타치는 죽고 싶지 않은 테치! 살고 싶은 테치!」
「닝겐상! 버리지 마는 테치~!」
「기르는테치!」
「길러 주는 테치!」
「제발테치이~!」


 ≪우와~! 귀찮아~! 이런 음식물쓰레기 같은 것들과 관련되고 싶지도 않고! 들러붙어도 곤란하지!
투분당하기도 싫어! 빨리 숙소에 돌아가지 않으면 운송소에서 짐을 찾으러 오겠고~! 여기서는 적당히 말하는 게 좋을 것 같아!≫
「미안해! 지금 급해! 일단 집에 돌아가서 다시 올게! 그때 천천히 이야기를 들을 테니까! 이걸 줄게!」
 편의점에서 사 온 크림 빵과 안빵을 자실장에게 건네주고 빠르게 그 자리를 떠났다.
 자실장들은 집에 들어가자마자 크림 빵을 한입 베어 물었다.
 다른 성체 실장이 발견하면 빼앗긴 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마......맛있는 테치! 아마아마가 입 안에서 퍼져나가는 테치!」
「최고로 맛있는테치이~! 똥마마가 가지고 오는 밥보다 훨씬 맛있는 테치!」
「달콤한 테치!」
「최고로 기분 좋은 테치~!」
「길러지면 매일 대접받는 테치이~!」
 그런 말을 하면서 식사를 마친 자실장들은 오로지 공원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자신들을 ≪그 닝겐상이 길러 주는테치. 와타치타치를 데려가기 위해 집을 청소해 주고 있는 테치! 여기서 잠깐 기다리는 테치!≫ 라고 생각하며, 오로지 기다렸다.
「이모토짱! 이제 곧 있으면 가는테치! 우선 집에 가서 기다려보는 테치! 닝겐상이 여기까지 마중나와주는 테치!」
 장녀가 그렇게 재촉하자 자매 전원이 빗물로 축축한 골판지에 들어가 기다렸다.
「어쩌면 내일 닝겐상이 데리러 올지도! 오늘은 늦으니까 내일 닝겐상이 와주는 테치!」
 다섯 마리는 그렇게 생각하며 잤다.


 다음 날 아침, 자실장들은 아침 일찍부터 공원 앞에 나와 남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안오는 테치이~!」
「닝겐사~앙! 왜 와주지 않는 테치이~!」
 그렇게 말 하면서 다음날도 저물었다.
「정말로 닝겐상 와주는 테치?」
「괘...괜찮은 테치! 그 닝겐상은 상냥한 눈을 하고 있었던 테치! 반드시 오는 테치!」
 장녀는 반신반의했지만 자신을 타이르듯 여동생들에게 그렇게 말했다.



 다음 날, 남자가 쿠로카미 시를 떠날 날이 왔다.
「드디어 출발이다!」남자는 그렇게 말하고 숙소를 나왔다.
 ≪오랜만에 그녀를 보겠네!≫
 기분이 들뜬 남자는 당연히, 자실장과의 약속 같은 건 잊어버리고 있었다.
 그리고 깜박 공원 앞을 지나가고 말았다.
「앗! 닝겐상 테치!」
「닝겐사~앙!」
 자신의 눈앞에 다섯 마리의 자실장이 줄을 섰다.


「닝겐상, 기다리고 있었던 테치!」
「어제, 왜 와주지 않은 테치?」
「와타치타치도 걱정했던 테치!」
「사육실장이 되는 테치!」
「맛있는 아마아마 받는 테치!」
 ≪아차~! 얘네들을 깜빡 잊고 있었네. 어떻게 넘기지!≫
 그헐게 생각하면서 남자는 입에서 나오는 대로....
「이야~! 너희들을 데려오는 데 집을 깨끗이 해야했었어! 더러운 상태면 안 되지!
 그리고 이제부터 너희들 밥사러 갈게! 돌아오는 길에 이 곳에 들를게! 음식 어떤 게 좋아!」
「와타치는 저번에 받은 아마아마한 빵 테치!」
「스시가 좋은 테치!」
「스테이크가 먹고싶은 테치!」
「콘페이토를 원하는 테치!」
「닭꼬치를 먹고싶은 테치!」
 각자 원하는 물건을 사오라고 요구했다.
「그럼! 조금만 더 기다려줘!」
 그렇게 말하고 남자는 그 자리를 떠났다.
「후우! 한때는 어떻게 되는 줄 알았어! 잘 속인 것 같아! 이 거리에는 이제 돌아오지도 않을 거고! 누가, 분충 따위를 기를까!
 하지만, 실장이라는 생물은 철저하게 뻔뻔하군!」
 그러면서 표를 사서 플랫폼으로 들어갔다.


「오네짱! 다행인테치이~! 맛있는 밥 준비해주는 테치이~!」
「다행인테치! 저 닝겐상을 믿어서 다행인테치!」
「사육테치! 사육테치!」
「꿈의 사육실장 테치!」
「볼을 꼬집은 테치! 아픈 테치! 이건 진짜테치!」
 자실장들은 자신들의 꿈을 이뤄 마음이 들떴다.


 남자가 있는 역의 플랫폼에 전철이 도착했다.
 남자는 속은 자실장을 바라보며 가려고 일부러 자실장이 있는 공원 쪽 의자에 앉았다.
 전철이 출발해서 조금 달렸더니 공원이 보였다.
 속은 자실장 5마리는 남자가 걸어간 방향을 보고 아직인지 우왕자왕하고 있다.
 남자는 복받치는 웃음을 참고「재밌어~! 이런 학대 방법도 있네! 이제 두번 다시 만날 일도 없잖아!」

 시간이 점점 지나갔다.
「니......닝겐상 늦는 테치네에~!」
「밥 아직 못먹은 테치이~!」
「스시!」
「스테이크!」
「콘페이토!」
 그렇게 좋은 걸 말하면서 5마리는 배고파 하며 돌아올 일 없는 남자를 무작정 기다렸다.
 아무리 바보같은 자실장이라도 밤이 되면 남자는 오지 않으며 속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이틀이나 먹이를 먹지 않기 때문에 체력적으로도 한계에 가깝다.
 만약, 배가 빈 성체 실장에게 발견이 되면, 먹혀 버릴 가능성도 크다.
 하지만 남자에게 속은 것을 깨달았을 때, 자실장들이 살 기력은 없어져 버릴 것이다.
 자실장들의 생명은 이제 바람 앞의 등불이다.


  FIN






펫샵의 자실장

 

그 자실장은 태어난지 며칠 만에 친과 헤어졌다.
그 후, 브리더의 엄격한 조교를 받고 무사히 펫샵의 상품으로 진열되었다.
다만, 한마리에 100엔짜리 특가 펫실장으로...

그 자실장은 평균적으로 똑똑했지만, 워낙 내성적이었고, 외로움을 잘 탔으며, 겁이 많았다.
그래서 브리더는 이 자실장을 펫샵 점장에게 넘기면서,
상품으로는 별로 좋지 않다고 미리 전했다.

실제로 그 자실장은 다른 특가상품인 동족들처럼 고객에게 어필도 하지 않고
동족과 함께 있는 것도 거부하는 것인지 한쪽 구석에서 항상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다만 그 자실장은 다른 동족들이 낮동안 손님들에게 아첨하다 지쳐 곤히 잠든 한밤중에
고개를 약간 들고 창 너머로 보이는 밤하늘을 늘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항상 밤하늘을 바라보고 무슨 생각을 하는테치?"

그렇게 말을 걸어온 것은 옆 유리 케이스에 들어 있는 5만엔짜리 애완용 자실장이었다.

"..."

"언제나 그 케이스에 있는 동료들은 닝겐님께 자기를 사달라고 시끄럽게 떠드는데,
너는 왜 아래만 보고 있는테치?"

".."

"이대로라면 너는 점장에게 처분당하는테치."

"!!!"
"...와타치는 아직 죽고 싶지 않는테치. 마마를 아직 못 만난 테치."

"다행인테치. 사실 말할 수 없는 아이가 아닌가 하고 생각했던 테치."


그 후, 고급 자실장은 웃는 얼굴로 이 펫샵에 대해서나 브리더에게 조교받던 시절,
자신이 아직도 팔리지 않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너는 왜 와타치에게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테치?"

"너와 함께면 분명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테치.
그러니까, 이제 우리는 친구인테치!"

"! ... 친구테치?"

"그래, 친구테치!"


이렇게 해서 그 자실장은 펫샵에서 고급 자실장과 친구가 됐다.
그리고는 매일 밤마다 고급 자실장의 이야기를 즐겁게 듣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저번에도 물어봤던테치.
어째서 항상 밤하늘을 바라보는 테치?"

"그건..."
"와타치는 태어나자마자 마마와 헤어진테치.
그 뒤로 쭉 다른 아이들과 함께 교육을 받았는테치.
와타치는 다른 자들보다 아주 조금 배우는 게 빨랐던테치.
그랬더니 매일 닝겐님이 보지 않는 곳에서 와타치는 모두에게 괴롭힘을 당했던 테치.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던테치.
언제나 외톨이였던테치.
하지만 밤하늘을 보면 마마의 얼굴이 생각나는테치.
그 때만은, 와타치는 외톨이가 아닌테치."
"하지만..."

"근데 테치?"

"지금은 너가 있는테치.
외롭지 않는테치!"

"와타치도 쓸쓸하지 않는테치.
우리는 계속 친구인테치!"



두마리는 그런 소소한 행복의 시간을 매일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언젠가는 끝을 맞이한다.




고급 자실장의 울음 소리가 테치에서 테스로 바뀌고, 잠시 후 어느 날



"어서 오세요-."



오늘도 그 펫샵에 손님이 왔다.
당연히, 유리 케이스에 들어 있는 고급 자실장들도, 특가 자실장들도 자신의 귀여움을 어필하기 시작한다.
그 고객은 같이 데리고 온 사육실장과 함께 특가 쪽으로 걸어 왔다.
특가 자실장들은 더더욱 텐션을 높히고, 아첨을 반복한다.

"하하, 그립네. 참, 너도 특가였지."

"데스-."

그렇게 말하면서, 그 손님은 특가 자실장을 어렴풋이 바라보고는 곧 흥미를 잃었는지
유리 케이스에 있는 고급 자실장들에 눈을 돌렸다.

한편 사육실장은, 특가 케이스에 있는 자실장 중, 아니 그 케이스의 구석에 있는 자실장으로 눈을 돌렸다.

"마치 옛날의 와타시 같은데스.
하지만 그대로 거기 있으면, 저 아이는 언젠가 처분되는데스...
그런데스!
이 자를 주인님이 키우게 하는데스!
분명 주인님은 허락해주시는데스.

자, 와타시와 함께 가는데스."

그 사육실장이 자실장을 안아 올리는 순간,


덥썩!!.......쿵!


자실장은 사육실장의 팔을 물고 특가 케이스로 떨어졌다.

"데스!"

"무슨 일이야, 미도리?
아, 이빨 자국, 저 자실장의 짓인가!
여기! 점원! 이게 어떻게 된거야! 우리 실장이 물렸어!
저런 불량품을 손님에게 팔고 있는거야!"

고함 소리를 듣고 바로 점장과 점원이 모습을 드러냈다.

"죄, 죄송합니다, 손님.
이 코너에 있는 자실장은 전부 처분하겠습니다.
대단히 죄송합니다."

처분, 그 말을 듣고, 사육실장이 막으려고 한다.
하지만 점원이 곧바로 특가 박스를 가지고 가버려, 막을 수가 없었다.
사육실장이 마지막으로 본 그 자실장의 모습은 다른 동족들에게서 린치를 받아 빈사 상태가 된 모습이었다.

"오로롱, 오로롱!
데스데스 (그 자는 나쁘지 않은데스!)
데뎃스 (그 자는 조금 놀란 것뿐인데스!)
데스데스 (그러니 죽이지 마는데스!")

"우리 미도리가 이렇게 아파하고 있잖아!
어떻게 할거야!"




그 자실장은 사경을 헤매고 있었다.

갑자기 모르는 실장석에게 들어올려져 공포를 느낀 자실장은 그 자리에서 도망치고 싶어 팔을 깨물었다.
그 후, 케이스에 떨어져 움직일 수 없는 자실장에게 동족들이 덤벼들었다. 
모두가 왜 와타치가 아니라 네녀석이냐고 했다. 
그 자실장은 순식간에 너덜너덜하게 되어, 의식이 흐려졌다.
그리고 기절하는 순간 중얼거렸다.

"...그..아.....줌마..는....누...구...였던....테치....."



잠시 후 몸이 어느 정도 움직일 수 있는 정도가 되어서야, 자실장은 깨달았다.
주위는 평소와는 다른 풍경이었고 조금 어두웠다.
자기 이외의 자실장은 여전히 밖을 향해 외치고 있었다.


그 자실장이 의식을 되찾고 시간이 조금 지난 뒤, 점장은 자실장의 친구이고
과거 자실장이었던 중실장을 데리고 찾아왔다.

"3분의 시간을 주겠다.
시간이 되자마자 넌 다시 케이스로 돌려줄거야."

알겠는테스라는 말이 링갈에 표시된 것을 확인한 점장은 사라졌다.
그리고 중실장은 주위의 시끄러운 자들을 무시하고 슬픈 눈망울을 그 자실장에게 향하면서 이야기했다.

"괜찮은테스?"

"아직 조금 몸이 아프지만 괜찮은테치."

"다행인테스.
아니, 기절하는 게 그나마 나았을 것인테스."


"왜인테치?
왜 기절했어야 하는테치?"

"그, 그건테스..."

중실장은 대답하기를 망설였다.
이 자실장도, 주변 자실장들도 앞으로 처분되는 줄 모른다.
사실대로 답해야 할지 어떻게 할지.
잠시 생각한 뒤 중실장은 대답했다.

"너나 거기에 있는 모두는 앞으로 멀리 가는테스.
아마 다시는 못 만날지도 모르는테스."

"테! 그런 거 싫은테치! 왜인테치! 왜 그렇게 되는 테치!"


"어쩔 수 없는 일인테스. 알아줬으면 하는테스.
그래도 우리는 계속 친구인테스.
아무리 떨어져 있어도 이 마음을 잊지 않으면 꼭 다시 만날 수 있는테스."

"...진짜인테치? 잊지 않으면 다시 만날 수 있는테치?"


"그런테스. 다시 만나는테스.
그러니 지금은 이별인테스."

"외로운 테치.
그래도 참는테치."


"너는 좋은 아이라 다행인테스.
..그런테스!"

중실장이 뭔가를 떠올렸다.
그 모습에 자실장은 ?부호를 띄우고 있었다.

"사실 어겨서는 안 되는테스가, 어쩔 수 없는테스.
이번만은, 너를 위해 특별히 하는테스."

"테? 뭐인테치?"


"너에게 이름을 주는테스."

"테치!"
""테테텟!!!""

중실장의 말은 그 자실장만이 아니라, 주위의 자실장도 놀라게 했다.
이름이란 실장석에게 있어서, 매우 강한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아주 특별한 일이었다.

주위가 한층 더 시끄러워진 가운데 중실장은 덧붙였다.

"사실 오래 전부터 너에게 어울리는 이름을 생각했던테스.
이 이름이라면, 꼭 마음에 들 거인테스."

"와타치의 이름...."


"너의 이름은 치이테스.
너에게 딱 맞는 귀여운 이름인테스."

"와타치는 치이...."


"싫은테스?"

"그렇지 않은테치! 기쁜테치!
와타치는 오늘부터 치이테치!"


"기뻐하니 다행인테스.
어서 자기 소개를 해주었으면 하는테스, 치이짱!"

"테치! 알겠는테치!
와타치는 치이인테치.
펫샵에서 팔리고 있는 자실장인테치!
와타치에게는 친구가 있는테치!
..."


"왜 그러는데스? 갑자기 입을 다물고."

자실장은 갑자기 입을 다물고 무언가 생각하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뭔가를 떠올렸는지 고개를 들고 말을 이었다.

"와타치에게는 친구가 있는테치!
친구의 이름은 미미짱이라고 하는테치!
와타치보다 머리가 좋고 귀여운 실장석인테치.
계속, 계-속, 무슨 일이 있어도 친구로 지내주는 상냥한 실장석인테치!"

자실장은 이야기하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증실장도 어느새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주위에 있는 자실장들은 더욱 열을 올려, 침을 튀기고 있었다.

"지금은 헤어지는테치.
하지만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고 믿는테치.
미미짱!"

"나도 믿는 테스.
서로 잊지 않는다면 꼭 다시 만날 수 있는테스.
치이짱!"

중실장은 케이스 안에 손을 뻗었고 자실장도 거기에 맞추어 손을 뻗었다.
케이스의 높이는 아슬아슬했지만 둘은 재회의 약속을 담은 악수를 했다.

그리고 펫샵의 점장과 점원이 들어온 것도 그 때였다.

"자, 시간됐다.
두마리 다, 서운하겠지만 이걸로 끝이다."

점원은 오로롱~거리며 울고 있는 중실장을 데리고 자취를 감췄다.
점장은 케이스를 들고 어느 기계 앞에 서서, 자실장들에게 말을 걸었다.
"너희들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를 것이고, 알 필요고 없다.
앞으로 사라질 너희들에게 내가 할 말은 단 하나다.
죽음으로 나에게 사죄해라!!!"

그렇게 말한 후, 점장은 케이스에서 꺼내 기계의 입구같은 구멍 안에 자실장들을 넣었다.
그리고 그 순간 자실장은 이해했다.
자신은 해서는 안 될 짓을 했다.
그래서 이제 처분된다.
그래서 미미짱은 슬픈 눈을 하고 있었다 라고.

자실장은 구멍 속으로 사라졌고, 그때 자실장은 외쳤다.




         "미미짱---------!!!"




그 펫샵의 실장석 처분 방법은 실장석에게 있어서는 편안한 죽음이다.
구멍 속에 넣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길을 컨베이어 벨트로 운반되다 프레스기로 으깨져 죽는다.
으깨진 뒤에는 실장 푸드로 거듭나는 것이다.

.
.
.
.
.
.
.
.
.
.


"마마, 마마, 곧 저녁 먹을 시간인테치."

"데...스...
데스? 저녁밥데스?"


"마마는 잠꾸러기씨인테치.
햇볕 쬐면서 완전히 숙면한테치."

"그런데스까?
조금, 너무 많이 잔데스네..."


"아저씨와 아줌마가 밥 준비를 하고 기다리는테치.
빨리가는테치."

"와타시는 조금만 여기에 더 있는데스.
오마에는 먼저 가서 먹는데스."


"알겠는테치.
먼저 가서 마마를 기다리는테치."

자기를 깨우러 온 자실장은 방안으로 들어갔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성체실장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 뒤, 그 중실장은 3천엔까지 가격이 떨어졌지만 어떤 노부부에게 구입되었다.
그 노부부는 중실장의 부탁으로 이름을 미미로 했다.
노부부는 중실장을 친손녀처럼 아꼈다.
중실장도 그 노부부에게 보답하기 위해서 여러가지로 도와주며 사이좋게 지냈다.
이윽고 중실장은 성체가 되었고, 친이 되었다.
태어난 아이는 딱 한 마리였다.
노부부와 친실장은 그 자가 응석받이 실장이 되지 않도록, 엄격하고 다정하게 키우고 있었다.



그런 어느 날 밤
친실장은 자실장이 잠자리에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방에서 나왔다.
항상 햇볕을 쬐었던 툇마루에 갔더니 거기에 자실장이 있었다.

"이런 곳에서 뭘 하는데스.
이제 늦은데스. 착한 아이는 잘 시간인데스."


"마마, 와타치 밤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던테치.
밤하늘을 바라보면, 왠지 마마가 생각나는테치.
하지만 그 마마는 유리 케이스 속에 있었던테치."

"데뎃!"

친실장은 그 말을 듣고 멈춰섰다.

왜 이 아이가?
왜 옛날 나를 알고 있지?

자실장은 말을 이었다.

"꿈 속에서도 마마가 나오는 꿈을 꾼테치..
와타치가 상자 안에 있고, 마마가 열심히 팔을 뻗어온테치.
와타치도 손을 뻗은테치. 그리고 손을 잡은테치.
그 때 마마는 이렇게 말한테치. 우리는 언제까지나 친구..."

자실장이 말하자마자 친실장은 자실장을 껴안았다.


"그런 거였던데스, 그런 거였던데스!
잊지 않으면 정말로 만나는데스!
오로로롱~!오로로롱~!"


"마마, 좀 괴로운테치."





친실장은 마음을 가라앉힌 후 자실장과 함께 밤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계속 주인님들과 고민한 데스가 겨우 결정한데스."

"무엇인테치?"

"오마에의 이름인데스."

"테치! 이름테치! 기쁜테치!
어떤 이름인테치!"


자실장의 질문에 친실장은 숨을 한번 쉰 후 답했다.




"이 이름은 오마에에게 딱 맞는데스.
그리고 귀여운 이름인데스."

"빨리 알려주면 좋겠는테치-."





"너의 이름은"




            "네 이름은 치이인데스."





끝。






의안실장들이여

 

요즘은 희한한 것도 나오는구먼, 하고 생각하면서 어쩌다가 퇴근길에 들른 편의점에서 손에 들고는 계산대로 가져가버렸다.

무려, 실장석 상자 피규어라는 물건이다. 한상자 500엔.




거리에서 적당히 돌아다니고 있노라면 길고양이 한마리 보기 전에 실장석을 백마리는 보게 된다.

게다가 펫숍에 가면 500엔도 안하는 저렴한 가격의 개체도 손에 넣을수 있다(처분품이나 분충일터이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아무리 실장석 붐이 온다고 해도 이런 물건은 팔리지 않을텐데.


확실히, 지금 내가 살아온 20여년 중에서도 가장 크다고 단언할 수 있는 엄청난 실장석 애호 열풍이 불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런 건 팔릴리가 없다.

살아있지도 않은 셈이니까.

나는 왠지 모르게 그것으로 자기 결말이 나버려서, 상자를 열지도 않고 방 구석에 집어던졌다. 아ー아, 아까운 돈을 써버렸네, 등의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금방 잊어버리게 되었고, 나는 새삼스레 빠져 있던 건담무쌍을 조금 가지고 놀다가 얼른 잠자리에 들고 말았다.



다음날, 오늘은 아침 일찍부터 들실장에의 피임 처치에 쫓기고 있다. 애초에 난 의사도 아닌데 말이지.

관청의 장해과(실장피해과)에 근무하고 있는 나의 일은, 뭐 여러가지 있긴 하지만, 널리 알려져 있듯이 사람한테 피해를 주는(또는 그럴 우려가 있는) 실장석의 구제다.

하지만 요즘 들어서는 입장이 많이 달라져있다. 아까도 말했듯이, 최근들어 실장석의 애호 열풍이 불고 있다.

실제로, 최근 반년은 구제다운 구제도 실시하지 않았다. 평소 같으면 구제 의뢰가 와도 이상하지 않을 사건이 일어나도, 지금은 애호파가 한층 발언권을 늘리고 있어 대부분의 경우 『인간쪽에도 반성할 점이 있는거에요!』라는 의견에 눌려 있다.

그 결과로, 유기되는 실장의 증가와 학대파의 쇠퇴에 의해, 실장석의 수는 엄청나게 증가했고, 공원은 도대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어 있는 형국이다.

그래서, 지금은 애호파의…… 아니, 애오파의 대두에 의해 거의 개점휴업상태가 된 우리 장해과에 지령이 내려온 것이다. 『실장석에게 피임처치를 실시할것』이라고, 시장에게서 직접.

은신학대파의 동료는 일찌감치 화장실에서 『햐아아아아앗하아아ーーー!!』하고 절규하며 기뻐했지만, 아직 뒷 이야기가 남아있다.

지금까지 실장석에게서 생식능력을 뺏는것은 총배설구를 태운다든가, 오른쪽 눈을 뺀다든가 하는 방법밖에 없었지만(게다가 양쪽 모두 피임처치로서는 불완전하다), 이래서야 당연히 애호파의 반발이 크다. 하지만 이 이상으로 실장석이 늘어나도 곤란하다.

그런 수요에 부응해서, 로젠사가 개발한것이 『실장 의안』이다. 어떤 기능이 있는지는 알수없지만, 유리구슬을 오른눈 대용으로 박아넣어도 왼눈에 색을 칠하면 임신해버린다고 하는 실장석에게서 완전히 임신능력을 빼앗는 물건이다.

문제는 성체실장에밖에 사용할수 없다는 것이지만, 중간 사이즈 이하의 실장석이 출산한다는것 자체가 실장사회에서는 이상한 일이니, 아마도 성과는 낼 수 있을 것이다.

일단 시력도 점차 회복되므로 한달정도 있으면 완전히 보이게 된다는 홍보가 있었던 덕분에, 애호파도 떨떠름하게라도 일단은 실장의안의 사용을 인정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시장을 칭찬하고싶다. 시장의 부인은 뼛속까지 애오파인데 말이지.

나중에 이혼이라도 하게된다면, 최대한의 동정을 해주고 싶다고 생각한다.

「데ー…… 데ー…… 데ー…… 데ー즈즈즈즈…… 데ー즈즈즈즈즈즈으……」

내 손 안에는 성체실장이 실장네무리 스프레이를 맞고는 드러누워 자고있다. 옆의 숲에는 이 성체의 새끼인지, 중실장을 포함한 일곱마리 정도의 실장석들이 불안한 눈초리로 이쪽을 보고있다. 언뜻 봐도 분충스러운 개체도 안보이는, 꽤나 잘 되어있는 일가로 보였다.

나는 재빠르게 성체실장의 오른눈을 뽑아내고, 손에 든 가위로 신경절 째로 잘라낸다.

실장네무리에는 말하지않아도 알려져있듯이 마취작용도 있으니 이 성체실장은 아픔을 느끼지않을 터이다.

「쟈아아아아아아!! 마마아!! 마마아아아!! 닝겐! 닝겐! 마마에게 무슨짓을하는테챠아아아아아!!!」
「그, 그만두는테스 엄지챠…… 참는테스……」

맏언니일까. 중실장이 이쪽으로 뛰쳐나오려는 엄지실장을 부둥켜 안으면서 피눈물을 흘린다. 보기처럼 좋은 가족인 모양이다.

(이정도라면 괜찮겠지)

잘라낸 안구를 재빠르게 병에 담고, 대신 가방에서 유리구슬과 똑같이 생긴 빨간 구슬, 실장의안을 꺼내어 끼워넣는다.

처음에는 『의안을 넣은 개체의 식별이 어려운것 아닌가?』하는 의심도 있었지만, 실제로 실장의안을 넣어보고는 생각이 바뀌었다. 

의안에는 크게 로젠사의 엠블렘이 새겨져 있는 것이다. 이 정도라면 두 번 손 댈 일은 없다.

(새끼를 낳지도 못하고, 고통받을 일도 없다)

희한하게도 실장의안은 처음부터 거기에 있었다는 것처럼 스르륵 하고 성체실장의 눈구멍에 틀어박히고, 금방 신경의 뿌리가 내린다.

무사히 살아남을수 있다면 제대로 시력도 회복된다.

나는 실장의안과 함께 로젠사에서 납품된 실장 키켓(깨우는 약품)을 성체실장의 얼굴에 뿌렸다.

「데? 데? ……데?」

나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는 성체실장을 등지고 얼른 걸어나와 다음 타겟을 찾는다.

뒤쪽에서는 친자가 무사한 감동의 재회를 기뻐하는 모양으로, 중실장의 큰 울음소리와 새끼들의 작은 울음소리가 아직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성체실장의 주위에서 합창을 이루고 있다.

그로부터 저녁시간이 되도록 나는 공원에서 불임처치를 계속했다.

고통이 없다고는 해도 실장의 눈을 뽑아내는 작업이니, 되도록 사람 눈은 피하지 않으면 안된다.

지금은 실장석을 상처 입히는 자에게 무슨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시기이다.

「그래도, 피곤한건 그것만이 원인은 아니겠지ー」

일을 끝마치고 퇴근한 나는 자택의 천정을 바라보고 있다.

나는 별로 자신이 애호파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어느쪽이냐고 하면 무관심인 쪽일 것이다. 과거에 가택침입을 당해서 험한 꼴을 당하긴 했지만 실장석이 그렇게까지 싫다거나 하지도 않다.

싱겁구만, 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부추긴다고 미움이 늘어날 정도로 심플하지도 않으니까 어쩔수 없다.

(아마도, 적성에 안맞는거겠지. 이 조치)

싫은거다.

이쪽의 사정으로 제멋대로 실장석에서 미래를 빼앗는것 같아서.

개나 고양이라면 거세하는 것도 상식이라고 알고있지만,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가진(물론 모두 그런것은 아니다. 씻기 어려운 오점이 있다는것도 알고있다) 저런…… 인간같은 반응을 하면, 정말로 괴롭게 느껴진다.

학대파의 동료는 재미없다고 하면서도 슬그머니 실장네무리를 쓰지않고 처치를 행한다든가 하면서 즐기는 모양이지만, 나는 그저 참고있을 뿐이다.



그리고 다음날.

「오, 왔구만. 평소보다 빨리 왔네?」
「그렇습니까」

의외라는듯이 손목시계를 보는 시늉을 하면서 나는 상사의 말에 답했다.

하야미 켄유. 이 부서, 장해과의 부장을 맡고있는 사람으로, 내 직속의 상사이기도 하다.

술마시러 가는데에 자주 데려가주는 사람으로, 만성적으로 생계가 빠듯한 나에게 있어서는 꽤나 고마운 사람이다. 월말이라든가 할때에 특히.

「차라도 마시면서 쉬고있게나. 오늘은 좀 이상한 일거리가 있어」
「……하아」

장해과가 전원 모이자, 하야미 부장은 보통은 안하던 조회를 하겠다고 한다.

호쾌한 성격으로, 언제나 『말할 틈이 있으면 움직여라』 라고 말하는 사람인데 꽤나 신기한 일이다. 

게다가 탁자 위에는 왠지, 엊그저께 산 실장석 피규어 상자가 놓여있다.

「오늘은 근처의 세븐에서 일한다」
「……음? 세븐이라니, 그 편의점이요?」
「그래. 거기의ー 그, 니카이도씨의 세븐일레븐이다. 너희중에도 자주 다니는 녀석 있지?」

저라든가 그런사람 있지요. 네.

「어째서 편의점을?」

내가 아니라 숨은 학대파의 동료가 당연한 의문을 말한다.

「음, 나도 고민했는데 말이지」

하야미 부장은 탁자 위에 놓인 피규어 상자를 집어서 모두에게 보였다.

순간 애호파 여자애가 목소리를 높인다.

「그거, 요즘 인기있는 거 맞죠?」
「응, 어디 가도 재고 없는데가 많은데」

정말로? 흐음, 그러고보니 별로 남아있지 않았던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아니, 어땠더라?

「오호, 잘 아는 녀석도 있는 모양이군. 이게말이지, 문제는」

뭐 좋아, 일단 이야기를 듣자.

「방금 요네무라와 카네이가 말한것처럼, 이 로젠사 발매의 실장석 피규어 『똥같은 녀석들糞い奴ら』은 인기가 좋다. 꽤나 팔리고있지」
「바리에이션은 별거 아니지만, 굉장히 잘 만들어져있어요. 특히 엄마의 조형이 좋고, 마치 실물의 엄지쨩 같아서……」
「음…… 그래서인지몰라도, 실장석을 사육하는 가정을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팔리고 있다. 특히 피임처치를 받은 사육실장이 갖고싶어하는 모양이야」

그렇군, 새끼 대신의 위안이라는 것인가.

「그런데 문제는 여기부터야. 한동안 니카이도씨의 편의점에도 인기로 수량이 없어서 입하가 없었다가, 마침 엊그저께 대량으로 입하되었다는데…… 그것의 대부분이, 가게 안에 침입해온 들실장에게 탈취당했다고 한다… 50마리는 되었다고 하던데」
「「「네에?」」」

여기에는 나도 소리를 낼수밖에 없었다.

있을수 없는 일이다. 대체 어떻게 들어간거야.

「들실장이, 말인가요?」
「그래. 침입해온 들실장은 모두 성체. 그것도…… 모두 피임처치를 받은 개체인 모양이다」
「아ー……」

이야기의 맥락이 보이는구만.

「안에 있는 콘페이토를 노린거 아닐까요?」

숨은 학대파의 동료가 발언한다. 

그런것도 들어있었냐?

「나도 잠시 생각해봤지만 그건 아닌듯하다. 상자를 들고갈 수 없다고 판단하고 상자를 부수고 안의 피규어만 가져간 녀석도 여럿 있는 모양이다. 나중에 공원에서 피규어가 든 비닐을 잡아 뜯고 있는 개체도 확인되고 있다.」

새끼의 대용품이라는 건가……。

「뭐, 그러니까 오늘은 우리 전원이 나가서 니카이도씨의 편의점을 경비하게 되었다는 거다」
「경찰이 해야할 일이라는 느낌도 듭니다만……」
「사람이 상대라면 말이지」

휴우, 하면서 하야미 부장이 짧게 한숨을 토한다.

「우리들은 장해과니까」

하면서 쓴웃음을 짓는다.

그리고 우리는 업무 시각과 동시에 대실장석용 장비를 대량으로 가지고 나와서 니카이도씨의 편의점으로 향했다.



니카이도씨는, 자세히 보니 언제나 저녁타임에 손님을 맞는 사람으로, 그쪽에서는 어쨌든 나에게는 꽤 낯익은 얼굴이었다.

듣자하니, 오늘도 꽤 많은 수의 『똥같은 녀석들』이 입하되는 모양이다.

10시에 트럭이 온다고하니 이제 금방이다.

우리들은 니카이도씨에게 건네 받은 막대 과자와 주스를 손에 들고 그 시간을 기다렸다.



어느새 시간이 되어 트럭이 도착했다. 납품이 시작되자 우리들은 일제히 몸을 추스렸다.

50마리의 성체실장, 어쩌면 이미 입수할 수 있었던 녀석들이 오지않아서 수가 줄어들지도 모르지만, 이쪽은 나와 전력이 될듯한 숨은 학대파의 동료를 포함해서 9명.

납품과 동시에 덮쳐왔다는 보고는 없었다고 하지만, 녀석들이 학습하고있었는지 일이 터진것은 『경계를 늦추지마라』라고 하야미 부장이 말한 다음 순간이었다. 맞은편 공원에서 초록동산이 움직였다.

「뭐, 뭐야?」

이것이 누구의 발언인지는 나도 잘 알아들을 수 없었다.

「데스ーーーーーーーー!!! 데에에에스ーーーーー!!!!」
「데ー스! 데ー스! 데ーーー스!!」
「데에에에에ーーー!!! 가는데에에에에ーーーーーー스!!!!!」
「알파소대는 나를 따르는데스! 베타, 블러드 대는 조안나와 펫시몬드를 따르는데스ーーー!!!」
「모두의 목숨, 내가 맡아두는데스!!」

100…… 아니, 200은 넘잖아!? 전부 성체실장으로!!

「너희들! 링갈 꺼라! 소리 들으면서는 대응할수 없다!」
「납품 서둘러요! 안에 들어가서 자동문 전원을 꺼버리세요! 저런건…… 막을 수가 없어요!!」

최악이다! 이녀석들, 학습했어! 이 트럭에 『똥같은 녀석들』이 실려있는가 하는건 도박이었겠지만. 없었다면 개죽음이었겠지만 그것조차 각오하고 녀석들은 돌격해왔다!

「요네무라와 카네이는 납품을 도와! 안에 들어가라고!」

부장이 적절한 지시를 날린다. 애호파의 여자 두명으로는 어차피 전력이 되지않겠지. 옳은 판단이다.

「온다ーーーーーーーー!!!!」
「닝겐상…… 와타시들을…… 지나가게 해주는데스ーーーーー!!!!」

그럴수는, 없다ーーーーー!!!

「햣……이 아니지, 우오오오오옷ーーーーーーー!!!」

학대파의 동료가 실장네무리 스프레이를 양손에 들고 가장 앞서서 달려나간다.

하지만 순식간에 성체실장에 둘러싸여 얼굴에 똥을 뒤집어썼다. 우와ー 저건 좀 심한데.

「나카이ー! 물러나ーーーーー!!!」
「내, 내가ーーーー! 분충따위에게 질수는 없단말이다아아아ーーー!!」

그러더니 이제는 사람눈을 신경쓰지않고 최종병기를 끄집어낸다. 적과 은의 대조를 그리는 대실장용 필살무기, 빠루(이하생략)가 휘둘러진다.

「히……히……히……햐아아아아아ーーー앗하ーーーー!!!!」

아아아아, 저녀석 인생 끝난건지도 몰라. 

적과 은의 대조를 적록의 얼룩으로 물들이면서 숨은 학대파 동료인 나카이가 대군의 중심에서 날뛰기 시작했다.

「데갸아아아아아!!! 이, 이녀석 학대파인데스ーーー! 데보아!」
「물러나지마는데스! 와타시들의 자가…… 눈앞에 있는데스!」
「데ー데ー데ー! 알파소대 전멸인데스, 우리들은 분투한데스, 우리들은 잘 싸운데스」
「블랙시그마대, 알파 녀석들의 원수를 갚는데스ーーー!」
「데보오오오오!! 이 닝겐 강한데보오오오오ーーー!!」

지금 뭔가 흘려들을수 없는 대사를 들은 기분이 들지만…… 큭, 숫자가……

「나도 갑니다. 나카이 무리하지마ー!(지금이라도 늦지않았으니까 그거 집어넣어ー!)」
「젠장, 멍청한 놈들!」

계속해서 나와 부장이 나카이를 지원하기위해 뛰어든다.

「햐하하하하하!!! 햐ー하하하하하하!! 햐아아아아ーー앗하하하ーー!!」
「네무리 스프레이가ーーー!! 보, 보급을ーーー」
「안돼, 봉투가 부족해! 잠든 녀석들을 후방으로 옮기는 녀석들이 있어. 그녀석들부터……
  으어어억ーーー!!?」
「부, 부장ー!? 어, 으어어어억」

부장이 성체실장에 밀려 넘어진다.

부장을 도우려고 했던 나도 넘어진다.

「이히햐하하하! 햐아ー앗하하하ーーー하하ーーー!!!」



결국 성체실장들을 완전히 구제한것은 두시간이나 걸리게 되었다. 

물론 이름이 나오지 않았던 네사람도 필사적으로 싸웠다. 하지만 역시 수가 너무 많았다.

가게주인인 니카이도씨가 구제를 끝내고 드러누워 퍼져있는 우리들 전원에게 쭈뼛쭈뼛 편의점 도시락을 내밀었지만, 적녹색의 피와 똥냄새로 엉망이 된 채라, 어쩔수없이 그 호의를 사양할수밖에 없었다.

나카이는 스포츠드링크를 받아들고는 머리위로 부어서 똥을 씻어내려고 필사적이지만……

아ー아, 결국 마지막까지 빠루 숨기지 않았네 저녀석.

이미 주변에는 인파가 모여들어있다. 잘못하면 우리 전원이 질책을 받을지도 모르겠다.

우리들은 시민들의 눈도 있고하니, 어떻게든 포획한 성체실장들은 「두번다시 그런것 하지마라」하고 타일러서 공원에 풀어주고 관청으로 돌아와서부터는…… 별로 생각나는게 없다.



「후우……」

어쨌거나 면직은 피했다. 

삼개월의 감봉과 일개월의 자택근신을 받았을 뿐. 나카이만은 둘다 일개월씩 더 길게 받았다.

이럴때에는 식구들에게는 관대한 공무원 신분이 고맙다.

험한 꼴을 당하기는 했지만 마침 휴가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터였다. 좋은 휴식이 되겠지.

나는 다시 자택의 천정을 올려다보았다. 근신은 아직 30초도 지나지 않았으니 시간은 얼마든지 있다. 

이미 건담무쌍도 완전히 클리어해버렸기에 할 일이 없다. 무사건담 쎄네ー

멍하니 있다보니 어느새 저녁시간이었다.

「아직도 냄새가 나는거같아……」

킁킁 하면서 소매를 냄새 맡아보고는 불쾌한 똥냄새에 얼굴을 찡그렸다. 

보통이라면 쓰지도않는 향수도 사용해보았고, 나중에는 짜증이나서 감귤 종류 과일의 껍질을 피부에 직접 붙여보기도 했지만(왠지 염증이 생겼다) 아직도 냄새는 가시지않는다.

「후우……」

왠지 한숨만 쉬는것같군.

나는 몸을 일으켜 방을 둘러보았다. 

방 구석에는 꽤 전에 던져두었던 편의점봉투가 그대로 굴러다니고있다. 한번 의식에서 멀어진 물건은 이렇게 되는 것이다.

나는 던져두었을때처럼 무심코, 『똥같은 녀석들』이 들어있는 편의점봉투를 집어들었다. 

모르는 사이에 밟아버렸는지, 자연열화인지, 상자의 옆면이 약간 움푹 패여 있다.

상부에는 셀로판테이프로 비교적 엄중하게 봉해져있다. 나는 귀찮기도 해서 옆면에 손톱을 대고 상자를 뜯어서 열었다.

(친실장, 인가?)

아무것도 가지지않고, 오른손을 이쪽으로 흔들고있는 조금은 큰 피규어. 비닐 안에는 받침대도 들어있다.

확실히 조형이 잘 되어있다. 사랑스러움만을 뿌리는 이 피규어는 확실히 웃겼지만 좋아보였다.

(어째서 이걸 녀석들이 원하는걸까?)

새끼의 대신, 인가? 하지만 그렇다고해도……

실장석의 무리에 있어서, 유모같이 다른 실장석의 새끼를 보육하는 개체가 존재하는 것도 확인되어있다.

그리고 그런 개체는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 새끼를 낳는 능력이 없는 개체가 많다.

유모가 되면 되는거 아닌가?

「알수없구만…… 아니, 알 턱이 없나」

그 때, 문득 어딘가에서 개의 짖는 소리와 실장석의 목소리가 들린 기분이 들었다.

『데스으으으』하는 비명. 작은 목소리. 이건 실내에서 나는게 아니라 밖에서 들리는 것이다.

나는 창문을 통해 마당을 보았다. 

옆집의 개가 짖어서 놀랐는지, 그 둔중한 몸으로 억지로 벽돌담의 틈새를 지나면서 옷이 약간 찢어진 성체실장이 내 집의 정원에서 울면서 도망쳐 와 있었다.

「저녀석, 피임완료……인가」

한눈에 알아볼수 있는 로젠사의 각인이 새겨진 붉은 의안.

먹이를 찾아서 배회하다가 온것으로 보기에는 이상하다. 이 집은 쓰레기장에서 꽤나 떨어져있다. 길을 잃은것인가, 그렇지않으면……

나는 손에 든 친실장의 피규어를 보았다.

설마.

뜰에 침입해온 성체실장은 『데승데승』하고 울면서 마당을 지나 밖으로 나가려고 하고있다. 

이대로 처마밑에 들어오거나 하면 두들겨서 쫓아내겠지만, 나가는거라면 문제없다.

나는 발길을 돌려 방 안으로 돌아가려고 했다.

하지만 잠시 생각한 후에 다시 창문으로 밖을 보았다. 정말로 나가려고 한다. 그렇다면……

벌컥…… 하는 소리를 내며 창문을 연다.

마침 나가려고 하고있던 성체실장은 흠칫 하면서 돌아보았다. 

아첨인가? 하고 생각했지만 성체실장은 아첨을 하지않았다. 

그리고는 후딱 나가버리면 좋을것을, 그 자리에 머물러서 떨고 있다.

「하아」

정말로 한숨이 많다.

나는 손에 들고있던 친실장의 피규어를 아무말 없이 성체실장에게 내밀었다.

「데……?」

이상하다는듯이, 성체실장은 한순간 나를 보았지만, 그 시선은 금방 피규어를 향했다.

「너 줄게」

이녀석을 피임처치한 것이 나인지 어떤지는 알수없다.

「데……데에……」

움찔움찔하면서 종종걸음으로 성체실장이 다가온다. 

꽤 경계하고 있는 모양이지만, 이 피규어의 매력에는 이기지 못하는 모양이다.

2분은 족히 걸려서 오더니, 내 손에서 피규어를 낚아채듯이 집어들고, 날쌔게 뛰어가다가 문 옆에서 한번 인사를 한 후에 그대로 달려나간다.

「딱히 속죄한다든가 그런 건 아니고. 그냥 주고싶어졌어.」

그리고 나는 창문을 닫고, 방 한가운데에서 다시 드러누웠다.

이 직업을 그만두는 일은 아마 없겠지. 애호붐도 그렇게 길게 지속되지는 않는다. 아마도 조금만 참으면 된다.

그렇게 되면 의안같은 물건도 장사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때까지일 뿐이다. 그때까지의 사업 말이다.

그러면서 나는, 석양속에서 친실장 피규어를 안고 달려가는 성체실장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눈을 감았다.








출산석의 풍경



출산석이라는 것이 있다.
관계자, 혹은 그녀 자신에게 물어보면 거의 틀림없이 생물이 아니라
"상품"이라고 답할 것이다.


이 공장에는 2000마리의 실장석이 있다.
하지만 그런 것 치고는 이 공장에 울리는 소리라고는 땅울림과도 같은 기계의 작동 소리와 
인간 직원 대신 분류석이 화물을 누르는 소리, 혹은 갓 태어난 자실장이 지르는 울음 소리밖에 들리지 않는다. 
실장 축산 시설 치고는 매우 조용하다고 할 수 있다.
이곳은 식육업체나 실장 레저 시설에 도매하기 위한 자실장을 생산하는 출산석을 가진 공장이다. 
시설의 사이즈에 비해 인간의 직원은 극단적으로 적다.
이는 기계화에 의한 자동화와 똑똑한 실장석을 훈련시킨 분류석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의 일부를 보자.


공장 내에는 몸이 고정되어 입과 총배설구에 튜브가 꽂혀있고 팔에는 링거를 꽂은
독라 실장석이 즐비하다.
이것이 출산석이다.
독라인 것은 위생 면에서 본 문제로 초기 시설에서는 이들을 제거하지 않아서
공장 내에 이가 생기거나, 지독한 악취에서 태어난 직후의 자실장이 즉사하기도 했다.
이것을 해소하기 위한 독라이다.
세제 섞인 물을 뿌리기만 하면 되는 세척만 하면 되니 이쪽이 편리하다.
또 일반적으로는 엎드려 있는 자세, 즉 엎드려 고정돼 있다고 생각하기 십상이지만 실제로는 위를 향해 인간의 산모가 분만대에 고정되듯이 해두고 있다. 
반듯하게 누워 있으면 임신시에 부풀어 오른 배가 압박되어 태어난 새끼에게 이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입에 넣은 튜브에서는 먹이가 들어가고 총배설구에 박힌 튜브에서는 똥이 나오는 것은 상상하는 바와 같다.
당연히 출산할 때 튜브를 끼고 있으면 문제가 되지만 태아가 완전히 자란 뒤에
붉은 염료(고추 등이 아닌 자극이 적은 것)를 점안하는 강제 출산 방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분류석이 그 때 튜브를 빼도록 하고 있다.
입 튜브로 들어가는 먹이이지만 사실 이것은 의외로 맛이 좋다.
유동식이라 씹는 기쁨은 없지만 콘페이토 만큼은 아니더라도 시판되는 실장푸드보다 더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는 감각이 출산석의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것이다.


태아가 완전히 성장해서 강제 출산을 해도 문제 없을 경우 출산석의 고정대에서 신호가 나온다. 
그에 따른 화물을 눌러 그 출산석이 있는 곳까지 분류석이 온다.
분류석도 위생 문제로 대머리이다.
일단 옷은 입고 있지만 원래 실장복이 아니라 공장에서 규정된 흰색 작업복과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하고 있다.
이 흰옷 덕분에, 내벽의 흰 공장이 더 하얗게 보이는 것이다.
분류석이 도착하면 우선 분류석이 출산석의 총배설구에 들어간 튜브를 빼고
고정대에 몇가지 버튼 중 녹색 버튼을 누른다. 
그러면 고정대에서 출산석 왼쪽 눈에 홍색 식용 물감이 흘러 강제 출산이 시작된다.

태어날 자실장은 고정대 아래에 약간의 물이 담긴 수조에 굴러 떨어진다. 
분류석은 재빨리 자실장의 점막을 핥아, 카고 속의 우리에 1마리씩 넣어 간다.
카고는 자실장 한마리가 들어가는 크기의 우리가 15개 정도 채워져 있다.
한 우리에 1마리씩 넣는 것은 태어난 직후라 하더라도 자매끼리 싸우거나 동족식의 발생을 막기 위해서다.
모처럼의 상품을 손상시킬 수는 없다.

이렇게 출산석은 태어난 아이를 건드리지도 말을 걸지도 못하고 한번의 출산을 마치는 것이다.
참고로, 태어난 자실장에 손을 댄 분류석도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런 불순한 녀석은 공장 직원으로 고용되어 있는 학대파의 무시무시한 처벌이 기다리고 있다. 
설령 살아난다고 해도 기다리는 건 다진 고기가 되어 출산석의 먹이의 보탬이 된다는 운명뿐이다.
이는 모든 분류석을 정렬시켜 행하여지며 규칙을 지키지 못하면 이렇게 된다는 본보기로 삼는다.



"와타치가 이곳으로 옮겨진 지 얼마나 됐을까.
마마와 와타치를 잇는 마지막 인연인, 머리와 옷을 빼앗겨 독라가 되고 몸은 이상한 기계에 끌려 입과 엉덩이에 튜브를 밀어넣은 채 계속 살아왔다.
움직이지도 못하고 대부분 아무 변화 없는 생활.
임신하고 아기를 낳는 것 이외는, 와타치는 할 일이 없다. 할 수가 없다.
지금도 다시 부풀어 오른 배가 다음의 이별을 예고하고 있다.
...와타치는 왜 태어났을까?"

이 자문자답을 하는 실장석은 0317.
지금의 고정대에 묶였을 때 주어진 이름이랄까 번호다.
이곳에 끌려온 지 나름대로 시간이 지났지만 낮밤 없이 공장 일, 구체적인 일수는 전혀 알 수 없다. 
실장석에게 날짜 개념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주변에서 희미하게 "텟테레? ♪" 라는 울음 소리가 들렸을 때 입의 튜브에서 먹이가 흘러나왔다. 
달콤하고 맛있는 이곳에서의 유일한 즐거움이다.
이런 즐거움이라도 없다면 끔찍할 것이다.
그녀들이 눈치채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 먹이를 비롯한 갖가지
스트레스 개선책들은 그녀들의 출산 횟수를 조금이라도 더 늘리기 위한 고안이다.

학대 목적이라면 얼마나 형편없는 먹이를 주는지를 신경쓰겠지만
여기는 한 기업의 공장이다.
스트레스를 경감시키고, 주어진 『 비품 출산석 』을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과제였다.
문득 그녀가 천장 주위를 올려다보니 바깥 창문을 통해 누군가가 들여다보는 것이 보였다.
여러 명의 닝겐과 한 사람의 닝겐에게 안긴 실장석. 
닝겐의 구별은 되지 않았지만 실장석만은 유난히 뚜렷이 보였다. 

예쁜 옷과 리본을 단, 옷차림이 좋은 실장석.
닝겐이 무엇인가 말할 때마다 입가에 손이 올려졌고, 실장석 특유의 비웃음을 짓고 있다.
깔보이면 무조건 잔뜩 화나는 것이 실장석이다. 
실제로 몇몇 고정대에서 덜컹덜컹 몸을 흔드는 소리가 들린다. 
그러나 그것은 2000마리 중 얼마 되지 않는다.

이곳에 와서 10번쯤 출산할 무렵에는 이미 그녀들은 돌이킬 수 없는 곳에 와 버렸다는 것을 깨닫는다.
애호든 학대든 누군가에게 상대를 받는다면 반응의 여지가 있지만
자실장을 낳기 위한 기계로 취급되다 보면 마음도 없어져 가는 것이다.
실장석의 본능을 덮어씌울 정도로 이 공장의 출산석에 드리운 먹구름과도 같은 체념은 무겁다. 
다만 부딪치는 비웃음은 눈동자의 빛깔을 거무스름하게 만들 뿐이다.

문득 어느새 0317 앞에 흰 옷이 우리가 쌓인 카고를 밀고 왔다.
또?... 0317이 그렇게 생각했을 때 왼쪽 눈에 붉은 액체가 흘린다. 
하지만 그녀는 아이를 가질 수 없었다.
분류석은 놀랐다. 0317의 총배설구에서 나온 것은 기형으로도 구더기쨩도 아닌 그냥 고깃덩어리였다.
뚝뚝하고 8마리 분량 정도가 떨어져 나왔지만 어느 것 하나도 살아 있지 않았다.
0317은 최근 상태가 나빴지만, 이 지경이 되면 회복될 가망은 없다.  결국 폐기되는 것이다.
분류석은 고정대의 빨간 버튼을 누른다. 

그러자 천장에 달린 크레인이 0317을 고정대째 실어 나른다.
운반된 방도 역시 하얗다. 
중앙에 구멍이 뚫려 있는 것 이외, 다른 점은 없다.
거기에서 0317은 분류석들에 의해 벨트가 풀리고 살아서 처음으로 자유롭게 됐다.

"후에햐아아아아. 태희, 티,~~~"

항상 튜브를 넣던 입에서는 의미를 알 수 없는 소리밖에 나오지 않는다. 그래도 0317은 자유로워진 기쁨을 되새기고 있었다. 
하지만, 그 직후 분류석에 뒤에서 걷어차인다.
그 앞에는 방의 구멍이.
0317은 목소리를 높인 뒤 구멍 속의 대형 믹서로 다진 고기가 되었다.


상품으로서 태어난 0317은 상품으로서 죽었다. 거기서 비로소 자유로워졌다.
아마 지옥인지 천국인지는 모르지만 태어난 새끼들과 함께 살 것이다.
출산석이 낳은 자실장들은 애완용으로 키워지는 것은 없다.
식용이나 레저 시설에서 소모되어 아무리 길어도 4개월 이상 살지 못하니까.







해변





(전략)

잘 지내시는지요.
우선, 편지라는 고풍스러운 연락 수단을 이용한 것을 사과드립니다.
형태 있는 것에 저의 글을 꼭 새겨두고 싶었습니다.
도심을 떠나 요양을 위하여 바다 근처에 있는 병원으로 옮긴 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병세는 좋지 않습니다.
의사의 말에 따르면 저의 병은 상당히 낫기 어려운 듯합니다.

한편, 병원 근처에는 해변이 있어서 아침 일찍 산책하러 나갑니다.
이른 아침의 해변은 무척 아름다우리라 생각하시겠지요?
그런데 이 해변은 해류의 영향으로 다양한 쓰레기가 흘러들어옵니다.
자원봉사자들이 청소하기 전의 아침 해변은 지독합니다.
저는 그 더러운 해변을 멍하니 걷는 것이 일과가 되었습니다.
그런 더러운 해변에서 야자 열매를 발견했습니다.
먼 남국에서 바다를 건너 이 해변으로 흘러들었겠지요.
저는 그 야자 열매를 주워 들었습니다.
제법 무게가 있는 야자 열매입니다.
잠시 야자 열매를 두 손으로 만지작거린 후,
저는 왠지 모르게 야자 열매를 허공으로 내던졌습니다.
별다른 의미가 없는 변덕스러운 행동입니다.
야자 열매는 제법 멀리 날아가서 해변의 쓰레기 위에 떨어졌습니다.

데갸아아아아아아!

갑자기 야자 열매가 떨어진 곳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습니다.
저는 심장이 튀어나올 정도로 놀랐습니다.
사람이 있었는가 싶은 조바심에 그 장소로 달려갔습니다.
그곳에는 바다실장 친자가 있었습니다.
바다실장은 바다에서 서식하는 실장석입니다.
암초나 얕은 여울에 자라는 해초를 먹으며 생활합니다.
해변 쓰레기 속에서 해초라도 찾던 중이었을까요.
친실장은 운 없게도 제가 던진 야자수에 직격탄을 맞고 죽어있었습니다.
고의적이지 않은 살생을 행한 저의 마음은 무거웠고 그와 동시에 생명의 정취를 알게 되었습니다.
압사한 친실장의 주위를 테르르 뛰어다니며 자실장이 울고 있습니다.
마침 제가 지니고 있던 휴대전화에는 실장 링갈 기능이 있었기에
휴대전화를 실장 링갈 모드로 전환했습니다.

테에에에에에에엥!
마마아~~~~~~!

어미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어쩔 줄을 모르고 혼란스러워하는 듯합니다.
잠시 정신없이 뛰어다니며 울부짖은 후에,
그제야 내려다보고 있는 저의 존재를 알아차린 것 같습니다.

...닝겐상 테치....

자실장은 울음을 그치더니 잠시 생각에 잠긴 듯한 몸짓을 합니다.
작은 머리로 열심히 생각하고 있겠지요.
자실장은 저에게 아양을 떨었습니다.
작은 머리를 오른쪽으로 기울이고 오른손을 입가에 가져다 대는 그 포즈입니다.

닝겐상... 와타치는 마마가 죽어서 외톨이 테치....
닝겐상... 와타치를 길러주는 테치... 부탁인 테치....

어미를 잃은 이상, 본능적으로 이대로는 자신에게도 죽음이 찾아올 것을 본능적으로 깨달은 모양입니다.
저에게 길러짐으로써 그 죽음에서 벗어나려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저는 병 때문에 언제 목숨이 다할지 모르는 몸입니다.
저에게 이 자실장을 기를 자격이 있을까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저는 웅크리고 슬며시 그 자실장에게 손을 내밀었습니다.
자실장은 손가락 없는 두 손으로 저의 손에 필사적으로 매달렸습니다.
필사적으로... 필사적으로... 죽음의 운명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그것은 이 별에 태어난 모든 생명이 가진 삶에 대한 집착의 한 모습입니다.

테챠!?

갑자기 저는 병의 발작이 도져 자실장의 손을 뿌리치고 기침했습니다.
자실장은 새빨갛게 물든 저의 손을 이상하다는 듯이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때, 큰 파도가 저희를 집어삼켰습니다.
저의 몸은 흠뻑 젖었고, 자실장의 몸은 바다로 떠내려갔습니다.

테챠아아아아!

구해주는 테치... 닝겐상... 구해주는 테치이이이!

저의 발작은 심해져서 자실장을 구할 상황이 아닙니다.

빠지는 테치... 빠지는 테치이이이!

저는 병의 발작과 싸우고, 자실장은 파도와 싸웁니다.
모든 것은 죽음의 운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삶에 대한 집착의 싸움입니다.

죽고 싶지 않은 테치... 죽고 싶지 않은 테치이이이... 꼬륵꼬륵....
와타치는... 죽은 마마의 몫도... 살아가는 테치...... 살아가는 테치이이이이....
살아...가...는...테....꼬륵꼬륵...꼬륵꼬륵....

간신히 발작이 나아서 바다를 보니 자실장의 모습은 이미 없었습니다.
조용히 밀려드는 파도가 선혈에 물든 저의 두 손을 씻어냅니다.

한번 떨어진 손은 두 번 다시 맞닿는 일이 없었습니다.
네. 한번 떨어진 당신의 손을 제가 다시 잡을 일도 없겠지요.

그럼 잘 지내시기를.
그리고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후략)


추신. 당신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여름의 추억

 

지금부터 이야기하는 것은 내가 아직 국민학생이던 무렵, 처음으로 아버지쪽 시골에 들렀을 때의 이야기이다
그때의 나는 매년, 추석시즌이 되면 아버지의 고향인 산골에 귀성했었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밭과 논밖에 없는 집락은, 당시 국민학생이던 나에게는 무엇이든지 신선한 광채로 가득차있었다
가지가지의 매미소리, 시시각각으로 무늬를 바꾸는 하늘, 살아있음을 구가하는듯이 눈부시게 빛나는 식물
콘크리트 건물만을 보아온 당시의 나에게는 모든것이 텔레비전의 화면에서밖에 본적 없는 풍경이었다
2량 편성의 기차에서 내려 아버지의 친가에 이르는 짤막한 거리조차도 나에게는 본적도 없는 이국의 땅처럼 보였다

이글이글 비쳐오는 태양 아래로 논밭에 끼어있는 비포장도로를 10분정도 걸으면 아버지의 친가에 도착했다
시간의 경과를 알수있는 오래된 목재, 거무죽죽한 기와, 갈색으로 변색된 옻칠
진짜 옛날식 가옥이던 집은 아직 어리던 나에게는 신비한 것으로 보였다
집 안에 들어가면 서늘한 기운이 드는 것이, 마치 지금까지 걷고있던 장소와는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듯한 착각에 빠졌다
마루에는 이미 친척일동이 모여있어, 생각나는대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내가 비어있는 자리에 앉으니 모르는 아저씨가 와서는
「이렇게 멀리까지 와주다니
 느긋하게 있도록 하렴」
하면서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검붉게 그을린 듬직한 손이었다

그 후, 내어지는 요리를 먹으면서 친척들과 이야기를 했다
도시는 어떤 동네야?
학교는 재미있어?
보통은 무슨 놀이를 하면서 놀아?
얼마간 물음에 대답하고있으니 나보다 약간 연상인 소년이 다가왔다
친척들에 따르면 이 집의 장남으로, 나의 종형에 해당하는 사람인 모양이다
처음에는 긴장해서 말이 잘 나오지 않았지만, 20분도 안되어 터놓고 이야기하게 되었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그에게서 산으로 놀러갈텐데 같이가겠냐는 이야기를 들었다
물론 나도 따라간다고 답했다
대체 어디로 간다는 것인가 하면서 기대와 불안이 뒤섞인 형용키 어려운 기분으로 그를 따라가보니, 놀이장소는 집의 바로 뒷산이었다
어디로 데려가는건가 생각하고있던 나는 약간 맥이 빠졌다
하지만 그 직후에 그런 낙담 따위는 날아가버렸다
얼핏 봐서는 아무것도 없는것처럼 보이는 풍경 안에 얼마나 많은 생물이 있는지를 나는 알지 못했다
나뭇가지로 위장해있는 대벌레와 자벌레
낙엽 아래에서 잠자고있는 사슴벌레
내 손바닥보다도 커다란 나방
처음보는 것 뿐이었다
곤충채집통은 금방 가득찼고, 나는 만족했다
비록 대부분의 곤충은 내가 아니라 그가 잡은 것이었지만

1시간 정도 벌레채집을 한 후, 그는 더 재미있는 놀이가 있다고 하고는 나를 산 속으로 이끌었다
올려다봐야할 높은 나무와 매미소리에 둘러싸여 덤불 안으로 헤치고 들어가니, 거기에는 작은 바구니같은 것이 나무둥치에 놓여있었다
바구니 안에서는 데스데스 하는 짖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가 바구니의 뚜껑을 열어보니 두 마리의 실장석이 들어있었다
「이 바구니는 뭐야?」
「이건 실장을 잡기위한 덫이야
 이 안에 야채 부스러기를 넣어두면 실장은 그걸 먹으려고 안에 들어가거든
 하지만 바구니에 장치가 있어서 절대로 밖에는 나오지 못하게 되어있어」
「실장석 같은거 잡아서 뭐하게?」
「이제부터 이녀석들로 노는거야
 사슴벌레보다 크니까 꽤 재미있다구」
그렇게 말하면서 그는 실장석을 잡아 옷을 벗겼다
그는 실장석의 저항을 능숙하게 흘려보내면서 솜씨좋게 작업을 진행했다
순식간에 바구니 안에는 알몸인 실장석이 둘 늘어서있었다

그는 바구니를 들고 서둘러 산을 내려갔다
황급히 뒤를 쫓지만 나무뿌리 같은것에 다리가 걸려서 도무지 거리가 좁혀지지 않는다
간신히 내가 평지까지 내려왔을 때에는 그가 이미 바구니를 땅에 내려놓고 나뭇가지로 바닥에 둥근 모양을 그리고있었다
「수고했어
 도중에 넘어지진 않았어?」
「그건 괜찮았는데, 이번에는 뭘 하는거야?」
「아아, 이녀석들에게 씨름을 시킬거야
 두 마리 있으니까 마음에 드는 쪽을 골라봐」
씨름을 한다면 힘이 강한 쪽이 유리하다고 생각해서, 나는 몸이 큰 쪽의 실장석을 골랐다
그러자 그는 그 실장석을 집어들어 나에게 내밀었다
목덜미를 붙잡혀 발버둥치는 실장석을 쭈뼛이며 받아들고, 나는 원의 중심에 실장석을 내려놓았다
그는 또 다른쪽의 실장석을 마주보는 모양으로 원의 중심부에 내려놓고, 실장석을 향해 말을 던졌다
「지금부터 너희들은 씨름을 해줘야겠어
 씨름이 끝나면 옷은 분명히 돌려줄테니까 안심해
 이긴 쪽에는 뭔가 먹을것도 주겠어」
그때까지 뭔가 떠들고있던 실장석은 그의 말을 듣고 얌전해졌다
「상대를 이 선 바깥으로 밀어내거나 쓰러뜨리면 이기는거야
 그러면 시작한다
 준비 시작」

그의 말과 동시에 두 마리의 실장석이 부딛혔다
이쪽의 말을 이해했는지, 손가락이 없는 손으로 상대를 밀어내려고 필사적이다
힘겨루기라면 내가 고른 커다란 실장석이 유리했는지, 슬금슬금 그라운드의 모서리로 상대를 밀어낸다
앞으로 몇 cm이면 이긴다
그렇게 생각한 순간, 작은 쪽의 실장석이 슬쩍 옆으로 피했다
내가 고른 실장석은 기세를 못이겨 앞으로 쓰러지면서 그대로 넘어져버렸다
「좋아, 거기까지
 둘 다 잘했어
 약속대로 옷은 돌려주지
 그리고 이건 상품이야」
그는 주머니에서 캬라멜 꾸러미를 꺼내더니 이긴 실장석에게는 두 개, 진 실장석에게는 한 개를 주었다
옷과 캬라멜을 받아든 실장석은 더이상 여기에 용무가 없다는 듯이 순식간에 산으로 도망쳐갔다

그 후에도 둘이서 해가 질때까지 산에서 놀았다
무엇이나 새로운것 뿐이기에 놀라움의 연속이었던 것은 서른이 넘은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태양이 완전히 산에 숨어버릴 즈음, 내 아버지와 숙부가 마중을 나와주었다
회중전등의 빛만을 의지하여 집에 도착하니 그 날의 저녁식사가 이미 시작해있었다

「입에 맞을런지 모르겠지만 많이 먹으렴」
조모는 계속해서 요리를 권해왔다
조부와 숙부는 술을 마시며 웃고있다
양친은 다른 어른들과 즐겁게 이야기하고있다
그런 떠들썩한 저녁식사는 처음이었기에 약간 당혹스러웠다
양친이 맞벌이라 저녁은 언제나 혼자서 해왔기에 무척 기뻤다

식사가 끝날 즈음에는 대부분의 어른들이 취해있었다
「그러면, 맥주도 떨어졌으니 오늘을 위해 만들어둔 비장의 물건을 꺼내볼까나」
조부는 그렇게 말하더니 부엌으로 걸어갔다
부엌의 찬장 안을 뒤지는 소리와 목적한 것을 찾는 조부의 혼잣말이 들려온다
얼마 있으니 조부는 과실주를 담은듯한 먼지 앉은 커다란 병을 조심스럽게 들고 돌아왔다
「자아, 꽤나 독한 술인데, 누구부터 마시겠나?」
그렇게 말하면서 조부는 전원의 얼굴을 둘러보았다
아무도 조부와 눈을 마주치려하지 않는다
그렇게나 싫은 것이 들어있는 것일까?
그 병의 내용물이 신경쓰이지만 종이로 둘러놓았기에 안이 보이지않는다
「저기, 할아버지
 거기에 뭐가 들어있어요?」
「할애비 특제의 구더기술이란다
 토시아키도 마셔보련?」
「잠시만요 아버지
 토시아키는 아직 국민학생이에요
 술같은거 마실수 있을리가 없잖습니까」
아버지가 대들었지만 조부는 웃으면서 받아넘겼다
「이 술은 말이지, 할애비가 잡아온 저실장으로 만든 것이란다
 산에서는 저실장이 금방 죽어버리니까 어지간해서는 찾을수가 없지
 이렇게나 커다란 저실장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아」
그렇게 말하면서 조부는 병을 둘러싼 종이를 열었다
안에는 30cm는 되는 거대한 저실장이 들어있었다
당시의 나에게는 좌우의 색이 다른 탁한 눈동자가 무척이나 기분나빴다
「이렇게나 커다랗게 되려면 상당히 긴 시간이 필요하잖니?
 그런 저실장을 술에 담갔으니 몸에 나쁠리가 없지
 그런데도 이녀석들은 먹으려 들질 않는단말이야
 토시아키가 커지면 함께 마셔주겠니?」
술냄새나는 숨결이 얼굴에 와닿는다
나는 새빨간 얼굴로 나를 바라보는 조부에게
「내가 어른이 되면 할아버지랑 그 술을 마실게요」
라고 약속했다

그 후, 흥겹게 술을 물처럼 마시는 조부를 남겨두고 나는 이불이 깔려있는 손님방으로 향했다
아직 9시도 안되었는데 몸이 납처럼 무거워서 금방이라도 잠들어버릴것 같았다
(아직 자고싶지않아
 형아하고 더 놀고싶은데)
그렇게 생각하고있었지만 눈꺼풀은 점점 무거워지고, 어느새 내 의식은 끊어졌다


다음에 정신이 들었을 때에는 이미 태양이 얼굴을 내밀고, 집 안에는 향긋한 된장국의 냄새가 떠돌고 있었다
아직 머리속에 남은 잠기운과 싸우면서 이불에서 기어나오니 다른 사람들은 이미 식탁에 둘러앉아 있었다
양친의 말로는 너무나도 기분좋게 자고있어서 그대로 놔두었다는 모양이다
시계를 보니 이미 9시 30분을 지나있었다
밥과 된장국, 전갱이포와 단무지뿐인 아침식사를 마치고, 일찌감치 종형과 놀러나갔다

결국, 식사시간 이외에는 밖에서 놀았던 기억밖에 없다
2일쨰의 저녁식사 후, 친척 일동은 제삿상에 올렸던 추석 음식을 강에 흘려보내러 갔다
가로등이 별로 없는 시골길을 15분 정도 차로 달리니 목적지인 강에 도착했다
강가에 차를 세우고, 준비한 나무배에 음식을 실어 강에 흘려보낸다
배는 물흐름을 따라 천천히 강을 떠내려간다
멍하니 배를 바라보고있으니, 다른 집의 배가 돌에 부딛혀 뒤집어졌다
실려있던 과일과 과자가 떠내려가고, 그 중에 얼마정도는 강가로 밀려올라왔다
얼마 있으니 잘 익은 과일의 향기에 이끌려 몇 마리의 실장석이 어딘가에서 나타나, 과일을 맛있게 씹어먹었다
이래서야 모처럼의 제삿밥이 실장석이 먹어치우겠다 싶어서 나는 돌을 던져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돌을 집으려고 하니 조모가 제지했다
「혹시 저 실장석을 돌로 칠 생각이니?」
내가 그렇다고 대답하자
「그래서는 안되지」
라며 화를 내셨다
「사람은 죽어도 무언가로 다시태어나 또다시 이 세상에 돌아오게 된단다
 무엇으로 태어날지 알지는 못하지만 혹시 실장석이 될지도 모르지
 그렇다면 저기에 있는 실장석들은 저 과일을 받은 사람이 다시 태어난건지도 모르잖니?
 자기가 받은 것을 먹고있는지도 모르는데, 돌을 던지면 안된단다」
가만히 눈을 바라보며 훈계를 듣고있으니 이미 돌을 던질 기분이 아니게 되었다
내가 돌을 던지는 것을 포기하자 조모는
「토시아키는 착한 아이구나」
라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다



지나간 과거는 그리워한다고 해도 아무것도 낳지 않는다
그런 정도는 이미 알고있다
하지만, 그 장소는 이미 이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은 그저 댐의 차가운 수면 아래에서 잠들어있다
예뻐해주시던 조부모도 몇 년 전에 타계해버리셨다
그 공간은 내 가슴 안에서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시간이라는 것은 꽤나 잔혹하다
모든것에 대해서 평등하게 변화를 끼친다
당시의 나는 자신이 장래, 들실장의 구제를 생업으로 하게 된다는 따위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구제라고 하면 듣기는 좋지만, 결국은 인간의 이기적인 이유에 따른 살육행위일 뿐이다
동료들이 힘들어하면서도 죽어가는 실장석을 무시하면서 묵묵히 실장석에 코로리를 뿌리고 살서제를 피우는 광경을 보면, 내 가슴속 깊은곳에 끈적한 진흙같은 앙금이 고인다


그런 때에는 반드시 어떤 말이 내 뇌리에 되살아난다
씨름을 시킨 실장석을 풀어주는 종형에게
「왜 실장석을 죽이지 않는거야
 이미 저녀석들의 용무는 끝났잖아?」
라고 물었을때, 그가 나를 향해 아무렇지도 않게 말한 한 마디가, 지금도 내 마음을 얽어매고있다

「어째서 저녀석들을 죽이지 않으면 안된다는거야?
 저녀석들은 아무것도 나쁜짓한게 없잖아」


【끝】









미도리와의 나날들 1~25

 

미도리와의 나날들 1

분발하여 오늘은 컵 야키소바.
하지만 습관 때문에 깜빡하고 분말스프를 함께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버렸다.
완성된 것은 역시나 맛이 없다.
이거 어떻게 하지?
문득 테이블 너머로 푸드를 갉는 미도리와 눈이 마주쳤다.
황급히 눈을 피하는 미도리에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을 건다.
"미도리, 좋은 거 줄게"
"거절하는 데스웃. 필요없는 데스웃"

즉답하다니.

"주인님이 상냥하게 말을 걸어오면 언제나 제대로 된 일이 없는 데스우. 그리고 보통 와타시는 큰코 다치는 데스우"

그런가, 녀석도 학습하고 있구만.

"애초에 보는 것 만으로도 맛이 없.. 부휅"

화가 난 나는 미도리의 입에 실패작을 쑤셔박았던 것이다.

"웁우우우웁! 우걱우걱? 우걱.. 맛있는 데스우!!"

다 먹었는걸.
왠지 열 받아서 그로부터 3일 동안 먹이를 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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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리와의 나날들 2

밤중에 잠에서 깨어나 화장실로 간다.
하지만, 문이 열리지 않는다.

"미도리냐?"
"데스우"
"나와"
"아직 데스우"
"빨리 나왓"
"싫은 데스우"
"저기? 미도리씨?"
"싫은 데스우♪"
"새꺄 빨리 쳐나오라고옷"
"싫은 데스우♪ 좁은 똥간에서는 부모도 형제도 없는 데스우♪"

나는 급히 어떤 것을 가져와 화장실로 돌아와 말을 걸었다.

"어라라~ 이런 곳에 콘페이토가... (국어책 읽기)"

미도리가 뛰쳐나오더니 내 손과 함께 그것에 달라 붙는다.

아팠기 때문에 미도리의 면상에 펀치를 먹여주고 화장실로 뛰어 들어간다.

"뎃스우~웅♪ 뎃스우... 데뎃? 데에에에엣!"

저압도돈파의 위력이나 맛봐라.
화장실 문을 콩콩 두드리는 미도리.

"좁은 똥간에서는 부모도 형제도 없단다~♪"
"데스우우우오오오오옷"

화장실 이외의 장소에서 똥을 싸면 엄중한 벌이 기다리니까, 즐겁겠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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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리와의 나날들 3

끈질기게 졸라대는 미도리와 함께 목욕탕에 들어갔다.

"뎃스우~웅♪ 뎃스우~웅♪"

기분이 좋아보이는 미도리였지만, 갑자기 시선을 떨어뜨리더니 '데프픗'하고 웃는다.
시선을 쫓아가자 내 그것을 보고 있다.
그대로 욕조 가장자리에서 다리를 벌리고 총배설구를 보이며 오른손으로 '쿠이쿠이'하고 있다.

"뎃스우우웅♪"

나는 일어서서 오른발로 돌려차기를 먹였다.
벽에 부딫혀 몸 오른쪽 절반이 대부분 짜부러진 미도리를 뜨거운 물을 1/3으로 줄인 욕조에 쳐박았다.
놈의 신장으로 나오지 못하는 것은 확실.
목욕 후의 맥주를 마시며 TV의 일기예보를 보자 내일 아침은 상당히 추운 모양이다.
모포를 1장 추가하자.
라며, 그 전에 목욕탕 창문을 전부 열어두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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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리와의 나날들 4

집에 있는 세탁기는 낡아서 세탁과 탈수하는 부분이 분리되어 있는데다 각각의 시간을 다이얼로 조정하는 기종이다.
그 날 내 점심 나폴리탄을 꾸역꾸역 다 쳐먹고, 앞치마나 입 주변을 토마토 소스 투성이로 해놓고

"모르는 데스우"

라고 시치미를 떼는 관계로 그대로 세탁통에 쳐넣고 물을 넣은 다음 30분 정도 돌려버렸다.
30분 후, 미도리는 똥과 토사물 범벅의 물 속에 눈을 빙빙 돌리며 빠져 있었다.

그 이후,

"뎃스우~~~~웅♪ 이 물줄기가 쾌감 데스우♪"

세탁통에 머리가 나올 만큼의 물과 세제를 넣고 바닥의 날개에 몸이 닿지 않는 포즈로 서서 몸을 씻는 것이 버릇이 된 것 같다.
어쩐지 짜증나고 위험해서 그만하라고 말해도 듣지 않는다.
나는 눈치채지 못하도록 수도꼭지를 열어 헹굼 모드를 돌렸다.
점차 불어나는 물.

"데푸앗 데봇"

역시 빠졌다.
며칠 후, 전자동 세탁기가 우리집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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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리와의 나날들 5

미도리가 훔쳐먹은 관계로 오늘 점심은 편의점에서 산 컵라면이다.
바람이 차가워진 이 시기, 공원에서 먹는 뜨거운 컵라면도 풍미가 있는 것이다.
그런 기분을 잡치는 무리들이 모여든다.

"그런거 오마에한테는 아까운 데슷. 와타시에게 바치는 데스"
"무슨 소리하는 데스. 화려한 와타시야 말로 저것에 어울리는 데슷"

여전히 열받는 대사들의 대행진이다.
제일 앞에 있던 녀석의 이미에 나루토를 붙이자 뜨거워서 데굴데굴 뒹굴었다.
일어서서 이마를 문지르다가 문득 손에서 나는 냄새로부터 먹을 것이라고 깨닫고 지면을 찾아 해맨다.
그것을 보고 다른 녀석들도 일제히 바닥에 납작 업드린다.
마치 먹이를 쪼아먹는 비둘기 같은 모양이다.
함께 찾던 한마리가 발견하고 자랑스럽게 나루토를 들어올린다.

"뎃스우웅♪"
"데주아아아아앗"
"데슷 데스웃"
"데쟈아앙앗!"

금새 쟁탈전이 시작됐다.

"테챠아아아앗"
"레뺘아아앗"

휘말려 짓밟히는 자실장과 구더기들.
맛없어진 컵라면을 단숨에 싹싹 긁어먹고 아비규환의 지옥도를 슬쩍 바라보며, 오늘밤 미도리의 벌은 뭘로 할까를 생각하며 나는 공원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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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리와의 나날들 6

여름의 더운 날, 볼일이 있어서 나랑 미도리는 차로 외출했다.
돌아오는 길, GS에서 연료를 넣고 그 김에 세차하기로 했다.
앞에 1대.
그 차가 기계의 정위치에 도착하자 옆에서 녹색의 물체가.

들실장들이다.
알몸인 녀석도 있다.
이상하구나 하고 생각했지만 금방 납득했다.
놈들은 기계에서 떨어지는 물로 더위를 식히고 몸을 씻고 있었던 것이다.
가끔 브러쉬에 쳐맞거니 작동부에 끼이거나 하긴 하지만.
기분 좋게 차 옆에서 물을 받거나, 차에서 떨어진 흙탕물 섞인 세제를 맛있다는 듯이 마시는 녀석도 있다.

"비참한 녀석들 데스우"

하고 미도리가 웃었다.

앞차가 끝나고 우리들의 차례.
정지 위치에서 차를 세우고 엔진을 끈다.
미도리가 다가온 녀석들을 창문 너머로 비웃고 있었다.

그리고 세차기는 땡볕이 내리쬐는 오후, 엔진을 끄고 가만히 있는 우리들의 차를 씻기 시작했다.

세차 후 땀을 폭포처럼 흘리며 창문을 모두 열고, 에어컨을 최대로 틀며 GS를 떠났다.

알몸의 실장 한마리가 그런 우리들을 보고 웃고 있었던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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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리와의 나날들 7

"헤에~ 이 아이가 미도리쨩? 잘 부탁해"

발랄하게 인사하는 여자친구에게 미도리가 한숨을 토하면서 중얼거린다.

"주인님, 이번에는 인간 암컷 데스카? 정말 이상한 것을 주워오는 건 그만두는 편이.. 뎃데데?"
"그 으뜸가는게, 너.라.고.미.도.리"

얼굴 옆을 주먹의 인지 부분으로 툭툭.

"아, 아픈 데스우. 진짜 아픈 데스우"
"아무튼 오늘부터 같이 살테니까"
"뎃? 데, 데스웅"
"뭔가 힘 없어졌어. 싫어하는 건가? 역시.."
"아냐, 이놈은 이제부터 배터지게 못먹으니까 싫어하는 거라고"
"오늘도 좋은 날씨 데스우"

창문에서 밤하늘에 가득한 별을 바라보는 미도리는 우리들의 결혼자금 저축을 위해 간식비가 삭감된다는 것을 통보받았던 것이다.

"납득가지 않는 데스우~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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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리와의 나날들 8

여자친구와 미도리, 그리고 친구들과 그 사육실장과 캠핑을 떠났다.

"오마에 마음에 들지 않는 데스우. 뭐가 폴리안나 데스우? 데프프픗"
"무슨 소리 데슷. 그쪽이야말로 카트린 따위 웃긴 데스우"

싸움을 벌이는 두마리를 본체 만체하고 카레용 양파껍질을 벗기면서

"저질스러운 녀석들인 데스우"

하고 중얼거리는 미도리.

하지만 그 후 카레를 훔쳐먹어 밧줄로 나뭇가지에 매달린 미도리였다.
그것을 보고 폴리안나와 카트린가 성대하게 웃는다.

"엣! 뎃즈우우웃"

너무나도 분해서 피눈물을 흘리는 미도리.
힘내 미도리.
복수할 기회는... 아마 없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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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리와의 나날들 9

최근 미도리의 취미는 발레다.
그래, 그 흰 타이즈 입고 춤추는거.
기회나 틈만 생기면 비디오를 보고 있다.

어느 날, 내 앞에 와서 배운 춤을 보여준다고 한다.
백조의 호수에 맞춰서 춤추는 미도리.

그러나 솔직히 말하자면 꼴볼견이다.

횡이동은 안짱다리로 바로 옆에 발을 뻗을 뿐이고,
예의 백조 포즈는 밸런스를 잃고 얼굴부터 얼굴에 쳐박으면서,
평가를 묻길래 대답했다.

"엥 그거 완전 백조의 호수가 아니라 돼지 여물통 하니냐?"

낡은 농담이었지만 미도리는 몸을 똘며 잠자리로 틀어박힌다.

'뎃승 뎃승... 오로로로~옹"

우는 미도리.
귀찮아서 때려서 조용히 시켰다.
적어도 옷이라도 입었으면 평가도 달라졌겠지만.
하지만 알몸으로 춤췄기 때문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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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리와의 나날들 10

"보쿠우 우후후후훗"
"뎃, 뎃, 데.. 데갸아아아아앗"

벌떡 일어나는 미도리.
아무래도 자고 있었던 모양이다.

"뎃.. 데에~ 꿈데스카? 재수 없는 데스우"
"보쿠우 우후후훗"
"뎃? 뎃! 데.. 데갸아아앗!"
"아, 일어난 모양이네"
"그러고보니 자실창 맡았다고 미도리한테 말했었나?"
"에? 당신 말 안했어"
"....뭐.. 괜찮겠지? 가위 맡아 놨으니까"

하지만 우리들은 몰랐다.
맡은 자실창이 격투기가 특기라고 하는 것을.

"보쿠우우웃"
"데갸앗 데갸앗 데기이이잇 데보오앗"

눈치챘을 때 미도리는 입에서 피거품을 물고 성대하게 빵콘하여 가사상태에 빠져 있었다.
그런 미도리의 배 위에서 자랑스러운듯 고고하게 오른손을 치켜들고 있는 자실창.
그 후 자실창은 미도리가 지린 똥의 뒷처리에 시달렸고, 이후에는 죽지 않을 정도로 힘조절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오늘도 미도리의 비명이 울리는 것이었다.

"보지말고 도와주는 데스우"
"싫어. 넘넘 재밌는뎅"
"뎃? 데에~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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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리와의 나날들 11

어느 날 직장에서 돌아가자 미도리가 알몸으로 원예할 때 사용하는 막대에 묶인 자그마한 양동이를 들고 서 있었다.
양쪽에는 물이 들어 있어 무거워 보인다.
손에 든 양동이는 하나를 놓으려고 하면 목이 죄이도록 연결되어 있다.

"헤에에~ 헤에에~"

살펴보자 혀에 화상을 입고 있다.
여자친구가 울어서 퉁퉁 부운 눈에다 의기소침하게 편의점 도시락을 내민다.

미도리가 여자친구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훔쳐먹은 모양이다.
냄비에 스푼을 넣고 반나절 동안 삶아 만든 비프 스튜를 입에 쓸어담은 것 같다.
그릇이 깨지는 소리와 뭔가가 뒤집히는 듯한 소리에 여자친구가 주방에 돌아오자, 거기에는 흩어지고 깨진 식기류와 엎어진 냄비.
그리고 비프 스튜를 잔득 뒤집어쓰고 신음하는 미도리가 있었다.
바로 옷을 벗기고 욕조에 넣어 물을 뿌린 것으로 전신화상은 면했지만 혀에 화상을 입고 말았다.

"내일 아침까지 반성해라"
"헤에~ 헤후에~"
"덴 혀는 잘라내면 재생하니까, 그것보다 내일부터 일주일간 하루에 한끼다"
"헤하아아! 헤히아아아~ 호호호오~옹 호호호~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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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리와의 나날들 12

"뎃데로게~♪ 뎃데로게~♪ 뎃데로..데갸앗!"

발에 차여 만세 포즈로 벽에 착 달라붙은 미도리.

"새꺄! 다른 사람 아이한테 섬뜩한 태교 하지마라고 임마!"

여자친구의 배가 커졌다.
내 눈을 피해 여자친구의 커다란 배를 쓰다듬으며 예의 노래를 부르는 미도리.
자신이 불임이기 때문에 부러운 거겠지.
얼굴이 평면이 되어 코피를 흘리는 미도리가 부럽다는 듯이 여자친구를 바라본다.

"그러고보니 왜 미도리쨩은 불임증이에요? 태어나서부터?"

미도리가 살짝 눈을 피한다.

여자친구가 '아차'하고 말하는듯한 얼굴을 한다.

그래서 나는 가르쳐 주었다.
옛날에 똑딱이 라이터로 자위에 열중하다가 무심코 스위치를 눌러버려 그 이후 총배설구에 뭔가 닿는 것을 무서워하게 된 것이다.
자위 버릇은 고쳐졌지만, 대신에 훔쳐먹는게 심해졌다.

"뭐~야. 순간 동정할 뻔 했잖아."

여자친구가 미도리를 노려본다.

"오늘의 닛케이 평균 주가는... 데뎃! 경기가 회복세 데슷!"

여자친구의 육아 잡지를 넘기면서 무마하는 미도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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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리와의 나날들 13

"텟츄우~웅♪ 텟츄우~웅♪"
"꺄꺄~"

아들을 어르는 자실장.

무사히 아들이 태어난 것과 동시에 미도리를 새끼를 낳았다.
아무래도 졸라대는 통에 한마리 뿐이라고 약속하고, 고생 끝에 출산했다.

꽃가루를 사용하는데 손을 빌려줬는데, 솔직히 떠올리고 싶지 않다.

한마리 무사히 태어났고, 나머지는 사산했다.

하지만 태어난 새끼는 어미 이상으로 현명하고 우수했다.
훈육도 단번에 기억하고 때때로 가끔 훔쳐먹는 미도리를 주의할 정도다.

"똑똑한 아이를 낳은 데스우"

라며 미도리는 기뻐했다.

"이봐 미도리. 저거 보이니? 네 새끼도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고"
"아 그래.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고 지켜봐주렴"
"제대로 키울테니까 안심하고 잠들렴"

엄숙한 우리들에게,

"뎃 데뎃. 와타시는 아직 죽지 않은 데스웃!"

입 주변이 먹다 남은 찌꺼기 투성이가 되어 나타난 미도리가 항의한다.

"또 훔쳐먹었구나? 미도리쨩"
"안심해라. 오늘을 네 제삿날로 해줄테니까"
"뎃! 데갸아아아아아앗..."
"야레야레테치. 마마도 질리지 않는 테치. 하지만 주인사마도 마마도 뭔가 즐거워 보이는 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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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리와의 나날들 14

여러분은 저것을 알고 있는가?
껌 장난감을.
그렇다, 뽑으려고 하면 철컥! 하고 손가락이 끼는 것을.
테이블 위에 부자연스럽게 놓아 둔 것이 이렇게까지 확실하게 낚여들 줄이야, 미도리.

"뎃갸아아 데갸앗 데갸앗 데갸아아아아아아!"

비명을 지르며 오른손을 휘두르며 뒹구는 미도리.
30분 정도 그러더니 "데에.. 데에.."하며 움직이지 않게 되어서 떼주었다.

"이게 서운하다면 훔쳐먹지 마라"

라고 말하는 나에게 고개를 끄덕거리며

"데에~엥 데에~엥 데엣쿠 데엣크 알겠는 데스웅 데엣크"

하고 대답하면서 끊어질 뻔한 오른손을 햝는 미도리.
이것은 효과가 있었던 모양이다.
당분간은 훔쳐먹지 않게 되었다.
일주일 후 다시 걸려들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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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리와의 나날들 15

아침부터 비가 눈으로 바뀐 날의 오후, 나는 미도리의 새끼 미도리코와 마당에 나왔다.

"텟츄우!! 새하얀 테치! 차가운 테치!"

처음 보는 눈에 미도리코는 크게 떠들어 댄다.
첫눈을 조심조심 만져서 감촉을 확인하거나, 발자국을 만들거나.
나도 함께 손가락으로 내린 눈을 뿌리거나, 눈사람을 함께 만들었다.
그러던 사이에 손이 차가워진 모양이다.
자꾸 손에 입김을 불고 있다.
나는 손을 비비고 미도리코의 손을 감쌌다.

'텟츄우우! 따뜻한 테츄"

손을 비비면 마찰로 따뜻해진다는 사실을 알고 이번에는 나의 손을 녹여주려고 한다.

"추워졌으니까 안에 들어가자"
"알겠는 테츄우"

안에 들어가면서 난로에 손을 대고 있던 미도리코가 문득 눈치챘다.

'마마는 어떻게 된 테츄?"
"...아!!"

완전히 잊어 버렸어.
예의 식탐 때문에 벌을 주고 있었던 걸.
급히 현관을 나온다.
거기에는 술집에 놓인 너구리 장식물처럼 아첨하는 자세 그대로 눈을 뒤집어 쓰고 얼어붙은 미도리가 있었다.
이래도 동사하지 않는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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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리와의 나날들 번외편

우리집 미도리는 이제 이빨이 자랐기 때문에 고형물을 줄 시기가 되었다.
하지만 아무리 가르쳐도 우유병으로만 마시려고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웃에게 폐를 끼치는 자실장 특유의 날카로운 울음소리로 울부짖는다.
거기서 나는 우유에 몰래 저압도돈파를 섞어봣다.

"텟츄~웅♪ 텟츄~웅♪ 텟츄... 텟? 테텟!"

그 자리에서 똥을 지린 미도리.
나는 불호령을 지르며 똥 더미에 미도리의 얼굴을 쳐박은 다음, 자로 엉덩이를 기절할 때까지 후려쳤다.
덕분이 젖병은 졸업했지만, 당분간 똥은 두려워하게 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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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리와의 나날들 16

조금 이르지만 집에서도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기로 했다.
문득 보자 미도리가 전구 장식을 몸에 감고 미도리코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나는 플러그에 콘센트를 꽂아봤다.
켜지는 전구 장식.
미도리코가

"텟츄~!! 마마 아름다운 테츄~!"

하고 크게 기뻐한다.
미도리도

"데, 뎃스우 당연한 일을 말하면서 어미를 놀리지 마는 데스우"

하며 수줍어하고 있었다.
아내가 된 여자친구도 아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이제 괜찮겠지하고 플러그를 빼던 때 '빠직'하고 소리가 났다.

"데뱌뱌뱌뱌뱌뱟...."

감전당해 픽 쓰러지는 미도리.

그러고보니 이거 일부 전선 껍질이 벗겨져서 누전되어 있었지.
경련하는 미도리로부터 전구 장식을 벗겨낸다.
장식을 다는 곳에서 멋졌다고 말하는 아내.
나는 옛날에 본 만화처럼 뼈가 환하게 비치지는 않는구나.. 하고 생각하면서 전구 장식을 고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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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리와의 나날들 17

"텟츄우우~~웃! 주인사마, 마마가 위험한 테츄우~웃!"

미도리코가 울부짖고 있다.
방 저편에서 미도리가 오로롱오로롱거리면서 저편을 바라보고 있다.
미도리코를 따라가자 실장용 화장실.
안을 가리키며 미도리카가 울고 있다.

"마마가 노란 운치 싼 테츄! 병이 든 테츄!"

분명히 노란색 색의 똥이 있다.
소동을 듣고 아내도 와서 들여다 보앗다.

"아아, 확실히 병이네"
"그러게, 큰일이네"

나의 국어책 읽기 대사에 미도리코의 얼굴이 더욱 파래진다.

아내에게 짓눌려 엉덩이를 노출된 미도리에게 나는 왠지 굵은 침이 달린 커다란 주사기를 들어 엉덩이에 바늘을 찔러 내용물을 주입한다.

"뎃갸아아아아앗아아앗아아아아아아아아!!"

이웃에게 폐를 끼치는 비명을 질러대며 정신을 잃은 미도리.
내용물은 그냥 희석시킨 영양제인데.

"어제 한박스 사왔는데 벌써 절반이나 없어졌어어..."

라고 아내가 말하면서 아직 떨고 있는 미도리코에게 깐 귤을 건네준다.

벌거벗은 엉덩이를 치겨든 채 거품을 물고 기절해 있는 미도리를 흘겨본 나는, 미도리는 옛날부터 감귤계의 소화능력이 약해 감귤을 너무 많이 먹으면 이렇게 된다고 가르쳐 주었다.
덧붙여 작년까지 매년 미도리 자신이 소란피우고 있었다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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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리와의 나날들 18

본가에서 몇종류의 감을 대량으로 보내줬다.
바로 하나 껍질을 벗기고 미도리 친자에게 주자,

"텟츄우! 아마아마하고 맛있는 테츄!"
"뎃스우~웅! 가을의 진미 데스우!"

라며 기뻐한다.
일단 그대로 먹을 수 있는 것은 자물쇠를 잠궈 방안에 두고 거실로 돌아오자 희극.. 아니 비극이.

미도리가 입을 막고 괴로워하며 뒹굴고 있었다.
옆에서 미도리코가 우왕좌왕하고 있다.

아아, 잊어 버렸네.

곶감 만드는 종류의 감은 그대로 먹으면 떫다.. 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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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리와의 나날들 19

미도리가 결벽증을 가진 부분이 있다.
똥을 눈 후, 종이에 냄새가 나지 않을 때까지 닦는다.
덕분이 종이의 사용량이 예사롭지 않다.
하루에 롤이 하나씩 없어진다.
당연히 가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나나 아내와 주의해도 듣지 않는다.
거기서 한가지 계책.

언제나처럼 일을 마친 미도리.

"오늘도 쾌변 뎃스우♪ 데~ 뎃? 데뎃! 휴지가 없는 데스우~웃!"

소리를 질러봐도 대답이 없다.
아무래도 거실에 있는 누구도 들리지 않는 모양이다.

"데~ 게다가 옷은 포기할 수 없는 데스우!"

잠시 후, 벅벅 씻어서 피부가 벗겨진 손을 숨기고 미도리가 돌아왔다.
웃음을 참으며 자신을 바라보는 우리들을 눈치챈 미도리는 뒤늦게 깨달은 모양이다.
그리고 그대로 잠자리에 기어들어가고 말았다.
미도리코가 멍하니 한마디.

"이것이 '불행'의 인과응보 테츄"

클리셰.. 듣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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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리와의 나날들 20

"좋아! 완성"

두번째의 수제 케이크는 스스로도 회심의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어머니상사마, 이 사람은 왜 이런 꼴을 하고 있는 테치?"

하고 십자가 장식을 가리키며, 거실에서 준비를 도와주고 있었던 미도리코가 찾아온다.

"그건요, 옛날에 나쁜 짓을 한 사람은 이런 식으로 처벌 받았던 거란다"
"테에... 그래서 그런 테츄카"

힐끔하고 거실 쪽을 바라보고 납득한 미도리코.
거실에는 첫번째 케이크를 훔쳐먹으려고 하다가 손을 삐끗하여 열굴을 쳐박아 망쳐버려, 얼굴은 크림으로 새햐얗게, 혀는 빨래집게로 찝힌 미도리가 십자가 모양으로 매달려 있었다.

당연히 며칠동안 먹이도 주지 않았고, 이후 요리중에는 현관에 사슬로 매달아 놓기로 했다.




미도리와의 나날들 21

"자, 여깄어."

"텟! 아이스크림 테츄우!"

마당으로 통하는 유리문 앞에 있는 미도리코에게 아이스크림을 내민다.
따뜻한 방에서 먹는 아이스크림 또한 별미다.

"따뜻한 데서 먹으니까 맛있지~?"

"텟츄ㅡ웅! 맛있는 테츄우!"

"그런데 아무리 맛있어 보여도 고드름은 안 돼."

"텟, 고드름이라고 하는 테치까?"

"그래, 게다가 오늘은 추워서 녹아도 금방 얼어버린다고. 저렇게."

미도리코가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마당을 바라본다.
그곳에는 양손과 혀에 고드름이 달라붙어 굴러다니는 미도리가 있었다.





미도리와의 나날들 22

명작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읽은 사람은 많을 것이다.
그중 한 구절로 고양이가 떡 때문에 혼쭐이 나는 장면이 있다.

그것과 똑같은 상황이 바로 지금 눈앞에 있었다.
양손에는 늘어난 떡이, 얼굴에도 달라붙어 오른쪽 눈을 막았다.
입에 있는 떡을 어떻게든 이빨로 끊으려고 하지만 탄력이 있어서 불가능하다.
삼키려고 해도 이빨에 달라붙어서 무리.
이리하여 구경꾼들을 즐겁게 해준 떡 춤은 미도리가 힘이 다해 쓰러질 때까지 계속되었고, 그 뒤 떡이 말라서 단단해질 때까지 방치되었다.

"데에~ 다들 매정한 데스우."

"함부로 집어 먹는 쪽이 잘못한 테츄. 반성하는 테치!"

딸에게 혼나는 미도리였다.





미도리와의 나날들 23

뭉친 눈이 내렸길래 마당 처마 밑의 눈을 이용해 눈 집을 만들었다.
그런데 눈의 양이 적어서 실장 친자용으로 했다. 의외로 안이 따뜻해서 친자가 매우 좋아한다.
아내가 귤과 핫 밀크와 과자를 갖다 주었다. 미도리는 정신없이 과자를 깨물고 있다.




눈보라가 쳐서 친자를 집안에 들인다.
미도리가 안에 두고 온 귤을 미련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다음 날, 아침부터 미도리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식사 시간이 되어도 마찬가지.
문득 마당으로 나가는 유리문이 열려있는 것을 깨달았다.
처마 밑에는 지붕에서 떨어진 눈에 무너진 눈 집이.
혹시나 해서 파내보니 아니나 다를까.
미도리가 귤에 손을 얹은 상태로 묻혀있었다.
어쩐지 '알 도둑'이라는 제목의 공룡 화석 그림이 떠올랐다.
못 본 것으로 하고 싶었지만 아직도 살아있고 자빠졌다.





미도리와의 나날들 24

요즘 미도리의 상태가 이상하다. 먹이를 잘 안 먹는 것이다.
그 식탐 실장 미도리가!
물어보아도 "아무것도 아닌 데스우." 라고 말하기만 한다.
아내가 걱정해서 의사에게 데려가려 했는데 힘껏 저항했다.
촉이 온 나는 미도리를 억누르고 턱을 찔러봤다.

"데갸아아아아ㅡㅡㅡ앗."

커다란 비명.
오른쪽 턱을 누르며 나뒹구는 미도리. 충치다.
이빨은 재생하지 않는다. 그래서 턱째로 잘라내 재생시킨다.
그동안 입원해서 링거 주사만. 양팔과 양다리를 고정하고 수술대에 올라,

"미도리는 4번째니까 마취 없어."

그 말을 듣자 창백해져 울부짖는 미도리의 소리를 들으며 나는 비용에 대한 생각에 우울해졌다.



미도리와의 나날들 25

"데에엥~ 잘못한 데스우. 다신 안 하는 데스우."

벌거벗은 미도리가 달려와서 내 다리에 매달린다.
그런 미도리를 안아 올려 스로잉으로 눈 속에 처넣는다.
푹.

"데풉, 데쟛. 차, 차가운 데스우. 아픈 데스우."

피눈물을 흘리며 눈을 헤치고 오는 미도리를 다시 휙.
방안에서는 미도리코가 아들을 달래며 우유를 주고 있다.
이것이 하필이면 아들의 우유병을 다 비워버렸다.
다행히도 예비가 있었지만 그래도 이젠 아예 신물이 난다.
미도리를 벌거벗은 채로 꽁꽁 묶고, 우유병에다 타바스코, 겨자, 와사비를 뜨거운 물에 녹여 입에 물려줬다.

기절하는 미도리.
도대체 어떡해야 식탐이 고쳐질는지.
요즘은 남편처럼 포기한 상태다.









친자 훈육

 

"총원, 기상 데스ー!"

아직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이른 아침, 친실장의 목소리가 울린다.

"정렬 데스!! 점호 데스!"

그 소리에 응해서 자실장들이 비틀비틀 일어섰다. 일어나지 않는 자에게는 가차없이 철권이 날아들었다.

"출발 데스!"

일렬로 서서, 행군이 시작된다. 자실장에는 긴 거리. 목적지는 쓰레기장.
아스팔트에 쌓인 눈이, 강판처럼 자실장의 발목을 몰아붙인다. 곧바로 격통이 자실장을 덮친다.

"테칫... 치이이... 치이이..."

신음 소리를 내지만 걷는 것을 그만두지 않는다. 멈출 수 없다.

어째서인지 이 친실장은 자실장을 혼내고 있었다. 일반적인 친실장이라면 어린 자실장을 추운 곳에 내놓지 않는다.
그러나 이 친실장은 달랐다. 그러기는커녕, 자실장이 고통을 호소하면, 더욱 더 벌을 준다. 이전에 부어오른 발의 통증을 호소한 자가 있었지만, 그 자리에서 친실장이 그 자의 발을 물어뜯는 바람에, 재생할 때까지 하루 밤낮동안 지옥의 고통을 맛보아야 했다.

겨우 목적지에 도착했다. 근처의 쇠퇴한 상가, 반찬 가게의 뒷편. 이제 곧 업체가 쓰레기를 회수하러 온다.
친실장은 음식물 쓰레기 속에서 먹을 만한 것을 선별하여 편의점 봉투에 채운 다음, 자실장들에게 짊어지게 하고는 걷기 시작했다.
자들의 비명이 오르지만 친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무게를 견디지 못해 보행 속도가 떨어지는 자에는 가차 없이 발길질이 날아들었다.



골판지 집으로 돌아오자, 자실장들은 그 자리에 나가떨어졌다. 상당한 시간이 흐른 것 같지만, 다른 집의 실장들이 겨우 일어날 정도의 시간이다. 집에서 나온 실장들은, 정답게 대화를 나누면서, 지금 이 일가가 돌아온 것과는 반대 방향을 향해 집단으로 걷기 시작했다.

"우리만, 이상한 테치이..."

자실장 하나가 중얼거린다. 다른 자실장이 동조한다.

"정말 그런 테치..."

그러나 큰 소리로 말할 수 없다.
그런 말을 친실장에게 했다가는, 어떤 꼴을 당하게 될지 모른다. 고개를 숙이고, 욱씬거리는 발을 어루만진다.
거기에 친실장의 호령이 떨어진다.

"휴식 종료 데스!! 세탁 시작 데스!!"

자들은 황급히 일어선다.

"옷을 벗는 데스! 물에 담그는 데스! 두 손으로 4회 문지르는 데스! ...네 이녀어어어어어언!"

갑자기 자 한 마리의 머리를 향해 달려든다.
자는 아픔에 나뒹굴었다.

"와타시는 4번이라고 한 데스! 왜 오마에는 5회 문지른 데스! 대답하는 데샤아아아!
너희들은 와타시의 말을 듣는 것이 좋은 데스!! 시키는 대로 하는 데스! 시키지 않은 것은 하지 마는 데스!"

...그리고, 겨우 아침 식사 시간이지만, 그곳에서도 친실장은 가혹한 명령을 한다. 고통을 견디며 짊어지고온 식량의 절반을 없앤다. 그리고 그 나머지를 각각 나눈다.

"그럼 받는 데스. 손에 드는 데스! 입에 넣는 데스! 30회 씹는 데스!!!"

자들은 필사적으로 30을 센다. 맛 같은 것도 느낄 수 없는데다, 애초에 양이 완전히 부족하다.




"총원, 기상... 데스..."

친실장이 자들을 흔들어 깨우려고 한다. 오늘은 평소보다 더욱 이른 시간, 아니, 아직 심야다.

"출발... 하는 데스..."

전에 없이, 보통 목소리로 부모가 지시한다.

"일찍 일어나는 데스... 모두..."

그 목소리와 표정에 자들은 동요했다. 평소와는 다르다!

"싫은 테치! 이제 오마에가 하라는 대로는 하지 않는 테치! 와타시는 아는 테치, 다른 가족은 더 좋은 모이장에 가는 테치!"

다른 자도 목소리를 높인다.

"낮에는 닌겐상이 콘페이토를 나누어 주는 테치! 모른다고 생각한 테치까!"

그러나 또 다른 자가 반박한다.

"마마의 말을 듣는 것이 좋은 테치!"

기 싸움이 시작되었을 때, 모친이 말했다.

"따라오고 싶은 자만 오면 되는 데스. 따라오고 싶지 않는 자는, 오지 않아도 되는 데스."

자들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으나, 최종적으로는 스스로 판단했다. 자들 6마리 중, 따라온 자는 4마리, 남은 자는 2마리.



"시작된, 데스..."

툭,하고 친실장이 중얼거린다. 공원이 내다보이는 언덕 수풀 속, 친실장과 따라온 4마리의 자실장은 나무 그늘에 가려져 있다. 내려다보이는 공원에는 트럭이 몇 대나 들어가고, 온몸을 흰 방호복으로 감싼 인간이 빠루를 휘두르고 있다.

"어떻게든 늦지 않은 데스..."

친실장도 자실장도, 상처투성이다.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이 기적이다.


원래는, 평온한 집이었다. 지방도시의 변두리, 이용자도 없는 공원. 그러나 어느 날 이변이 일어났다.
갑자기 인간들이 공원 내에 들어오더니, 먹이를 뿌리기 시작한 것이다. 흔히 말하는 ‘애오파’다.
당연히, 들실장들은 먹이에 몰려들었다. 그런데, 이 친실장만은 달랐다. 똑똑한 것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들실장에게 먹이를 주면 어떨까. 우선 폭발적인 대량 번식이 일어난다.
자연 도태가 없어지기 때문에, 분충이 만연한다. 그리고 공원을 휩쓸며, 인근 환경, 예를 들면 쓰레기장을 어지럽히고, 최종적으로는 애오파에게조차 투분을 하는 등 똥벌레 짓을 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마침내 일제구제가 시행된다.

이 친실장은 과거의 경험으로 그것을 학습한 것이다. 그러나 「이주」를 실시하기 위한 식량 확보 등의 준비를 시작한 때, 마라 자실장에게 습격당해 임신하고 말았다. 자실장이라고 해도, 마라의 힘에 맞설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친실장은 망연자실 했다. 임신한 몸으로 「이주」는 할 수 없다.

그러나, 마라 자실장이 방치되어 있다는 것은, 그 마라를 솎아 내야 할 친실장이 의무를 게을리하는 분충이라는 것이며, 일제구제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그렇다고 스스로 눈을 붉게 물들여서 자를 죽여버릴 수도 없다...
그러나 자를 데리고 「이주」를 하다니, 그건 미친 짓이다... 무조건 전멸한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이른바 ‘부트 캠프 계획’이었다. 자를 낳으면 곧바로 엄격한 훈련에 들어간다.
단기간 내에, 어설픈 자들의 체질을 「이주」를 견딜 수 있는 강한 체력과 정신력의 소유자로 개조할 계획.
친실장은 용서하지 않았다. 그것이 일가가 살아남는 길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데에에에엥..."

친실장은 흐느끼기 시작했다. 자신과 자 4마리는 간신히 살아남았다. 하지만 남기고 온 2마리는 절망적이다.
어쩔 수 없는 결단이었던 것이다.

훈련이라면 몰라도 실제 「이주」에서 떼쓰는 자의 상대 같은 것은 불가능하다.

"데에에에에에..."

친실장은 피눈물을 하염없이 흘리며 계속 울었다. 일제 구제는 점점 궤도에 오르고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