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났더니 이상한 곳이었던 레치
가까이 있던 닌겐상이 이제 목욕한다고 말한 레치
기쁜 레치
왠지 뱃속이 추운 레치
오늘은 회사 사람들이랑 회식이다.
장소는 실장석 요리점.
이 가게에 오면 보통 전골을 먹는다.
그것도 매운 걸로.
나는 매운 건 잘 못먹지만, 회식 때는 별 수 없다.
고추를 넣은 '목욕탕'과 그냥 평범한 '목욕탕',
뛰어들기 괴로운 건 어느 쪽이겠느냐 하는 문제다.
자 왔다.
물이 미지근할 때 냉큼 재료를 다 넣어버린다.
따뜻할 때 재료를 넣으면 온도가 천천히 올라가고, 실장석이 재료를 밟고 발버둥쳐준다.
바로 뜨거운물에 빠져서 죽는 건 전혀 재미없기도 하고.
드디어 실장석 다이브 시간이다.
다들 링갈을 꺼내서 히죽히죽 웃는다.
목욕시간이야~ 하자마자 전골에 뛰어든 자실장들의 비명소리와 함께 회식 스타트.
(레챠아아아아아...) 건배!
자, 오늘은 하루의 피로를 잊고 즐겁게 마시자!
과연 식재료를 먹고 똥을 내지 않도록 하기 때문만이 아니고
텟테레?의 연쇄를 막기 위해서도 내장을 빼고 있는가.
보통 전골은 한두명이 전담해서 만들지만 실장석 전골은 좀 다르다.
재료를 밟고 밖으로 도망치려고 올라오는 실장석을 다같이 떨어뜨려줘야 한다.
이런 매운 전골이 아니면 뜨거워질 때까지는 실장석들이 느긋하게 탕에 들어가서 기분좋게 목욕한다고 하는데,
음? 방금 뭐라고 햇냐...
뭐, 돌아가고 싶어?
하하하 실장석 따위가 아직 행복한 생활이 남아있을 거라고 생각하는구만.
무슨 멍청한 소리를 하는지.
젓가락으로 찔러서 밀어주자 새된 비명을 지르면서 꼴사납게 탕에 떨어졌다.
아아, 이거랑 가벼운 안주만 있어도 대화도 풀리고 술도 잘 들어간다.
엄지실장이라고 했던가. 뭐 이름은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이놈들 통째로 먹히기 위해 태어난 것 같은 사이즈인걸.
탕이 끓기 시작하자, 외침소리도 한층 더 필사적으로 변한다.
놀려줘야지.
배추를 추가해서, 한장은 자르지 말고 갖다 달라고 부탁한다.
좋아.
나는 메시아. 이제 가련한 아이들을 지옥에서 구제한다.
자 잡아라.
어이쿠, 실장석이었냐.
그럼 안돼.
이런 식으로 하하하!
어라, 한마리 도망쳤다.
최후의 발악 같은 건가.
주워들자, 도움을 받았다고 착각한 듯이 고맙다고 인사한다.
인간을 자기 편이라고 믿고 전혀 의심하지 않다니.
상당히 응석을 받아주며 사육했던 것 같다.
어쩐지 묘하게 비싸다 싶더라니. 좋은 식재료인걸.
이야, 애교도 부릴 줄 알고 장한 애구나.
그래 알았다. 널 길러주마.
그래 진짜고 말고.
하하하 그렇게 기뻐하지 말라니까.
일단 새 집에 가기 전에 깨끗하게 목욕하자~
푸하하하하하하
이야 술 맛있다!
뜨거운 레치!!!
답글삭제꺼내주는 레치!!
이런 목욕은 싫은레챠!!!!
-파킨
시발 개불쌍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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