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피 페스티벌



외출 후 귀가길. 번화가 한편의 공원에서 떠들썩한 모습을 보았다
실장석의 권익존중을 주장하는 이런저런 단체들이 모여, 참피 페스티벌이라는 이름으로 벌이는 행사인 모양인데 가까이 가 보니 순수한 축제라고 보기엔 힘들어 보인다.










어느 단체에서 만들어 입혔는지 붉은 조끼에 머리띠를 동여맨 실장석이 연단에서 열변을 토한다.
표정, 음량, 제스추어 모든면에서 동물을 뛰어넘는 카리스마가 엿보인다.
훈련시킨 사육주의 능력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좀 걷다보니 공원의 한편에는 허수아비 같은게 서 있고, 갓 성체가 된듯한 실장석 한마리가 나를 발견하고는 물풍선을 한개 안아들고 아장아장 뛰어와 까치발로 풍선을 내민다.









한쪽편의 큰 천막을 들여다보니 실장석의 장기자랑대회가 열리고 있었다.
사회자의 말에 따르면 학대로부터 구조되어, 치료를 받은 실장석들이 오랜기간 준비한 춤과 노래를 통해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용기를 보여준다는 모양이다. 팔 다리가 구워져서 불구가 된 실장석도 드물지 않게 무대에 오른다.

마지막으로 무대에 오른 자실장은 가엾게도 사지를 모두 잃고 마치 오뚜기같은 형상이다.







조용한 가운데 자실장의 독창이 시작된다.
실장석답지않게 제법 고운 음색에 귀를 기울인다

[ 데뿌뿌뿌뿌~~ 똥덩어리가 일어나서 노래하는것 같은데스우~ 뿌뿌~ ]

갑자기 앞에 앉아서 구경하던 실장석이 웃음을 터뜨리며 조롱을 보낸다.
자세히 보니 아까 연단위에서 열변을 토하던 그 녀석이다.
그와함께 마치 방아쇠가 당겨진듯 구경하던 실장석들이 너나할거없이 조소를 흘린다.







일변한 장내의 분위기에 어린 자실장의 눈빛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민감하게 그 모습을 캐치한 관객 실장석들이 더욱 신이나서 대놓고 야유를 퍼붓기 시작한다.
자실장의 집중력은 한계를 맞이하고 뒤로 쓰러져 통곡과 함께 변을 분출하기 시작한다.






[ 저녀석의 장기는 똥 분출이었던 모양인 데스우~~ 푸갸갸갸~~~ ]

웃음바다가 된 장내는 당황한 스태프가 자실장을 급히 무대뒤로 데려간 뒤에도 한참동안 수습되지 않았다.







공원에서 나오는길, 실장석이 새끼와 함께 다가와 전단지를 내민다.
그들에게 사탕을 하나씩 주었더니 좋다고 웃으며 기뻐한다.







댓글 3개:

  1. 혐오를 당하면 자기보다 더 약자한테 혐오를 가하는 이중적인 모습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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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사탕은 도돈파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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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오뚜기 자실장 귀엽네요 알람대신 한마리 키우고 싶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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