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 참피시장






댓글 1개:

  1. "아줌마, 구이용 참피 20마리 주세요! 엄지로요! 이 녀석들 싱싱하네요. 하하"

    "아이고, 총각! 보는 눈이 있네! 오늘 아침에 갓 들어온 녀석들이라 아주 팔팔해!"
    시끌벅적한 노량진 참피시장, 당신의 호기로운 주문에 피 묻은 앞치마를 두른 사장님이 함박웃음을 지으며 화답합니다. 그녀의 뒤로는 수백 마리의 실장석들이 뿜어내는 매캐한 냄새와 절망적인 비명 소리가 끊임없이 울려 퍼지고 있었습니다.
    "자, 구이용 엄지 20마리! 금방 포장해 줄 테니까 잠깐만 기다려!"
    사장님은 매우 익숙하고 거친 손놀림으로 수조 안에서 바글바글 모여 있던 엄지실장들을 커다란 뜰채로 푹 퍼 올립니다.
    "레뺘앗! 차가운 레치! 숨이 막히는 레치!"
    "살려주는 레치! 와타치들은 맛없는 레치! 똥맛이 나는 똥벌레인 레치이이!"
    허공으로 들려진 뜰채 안에서 서로 엉켜 버둥거리는 엄지들은 본능적으로 다가온 죽음의 공포에 짓눌려 필사적으로 비명을 지릅니다. 하지만 사장님에게 그 소리는 그저 흔하디흔한 시장의 배경 음악일 뿐이었습니다. 그녀는 자비 없이 도마 위로 엄지들을 와르르 쏟아냅니다.
    "구이용이면 역시 불판 위에서 오징어처럼 안 구부러지게 관절을 싹 다 다져놔야 제맛이지. 안 그래? 칼로 팔다리 잘라내면 무게만 줄어들고 돈 아까우니까, 껍질째로 바싹 구워 먹기 좋게 손질해 줄게!"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사장님은 두툼한 식칼의 손잡이를 거꾸로 쥐고 도마 위를 바삐 기어 도망치려는 엄지들을 향해 리드미컬하게 내리찍기 시작합니다.
    콰직! 빠각!
    "레뺘아아아아악!! 아픈 레치!! 팔씨가, 다리씨가 부서진 레치이이!!"
    "마마... 마마...! 제발 구해주세요 레치...!"
    경쾌한 타격음과 함께 엄지들의 가냘픈 비명 소리가 끔찍한 하모니를 이루며 울려 퍼집니다. 사장님의 노련한 손길 한 번에 엄지들의 연약한 관절은 완전히 으깨져 얇게 펴졌고, 그들의 작은 몸통에 볼품없이 달라붙어 버렸습니다. 말 그대로 뼈와 살이 분리되지 않은 완벽한 '특제 식실장 포장'이 순식간에 만들어지는 과정이었습니다.
    "자, 보라고! 기절한 척하는 꼼수는 나한테 안 통하지."
    사장님은 도마 위에서 미동도 없는 엄지 한 마리의 앞머리를 거칠게 콱 쥐어뜯듯 들어 올립니다.
    "레, 레기이이익! 미안한 레치! 앞머리만큼은 제발 안 되는 레치!!"
    죽은 척하던 엄지가 극심한 고통에 눈을 희번덕거리며 공중에서 파닥거리자, 사장님은 만족스러운 듯 당신을 향해 씩 웃어 보입니다.
    "이 머리털 잡고 흔들 때 바둥거리는 거 보이지? 식실장은 머리카락이 있어야 이렇게 싱싱하다는 걸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단 말이지. 자, 여기 20마리! 불 조절 잘해서 겉바속촉으로 맛있게 구워 먹어!"
    묵직하게 건네진 검은 비닐봉지 안에서는, 팔다리가 으깨진 채 피눈물을 쏟으며 살려달라 웅얼거리는 20마리 엄지들의 미약하고도 처절한 신음 소리만이 꿈틀거리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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