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의 크리스마스

 

−메리의 크리스마스 원작:임금님(부론티아)의 「메리」에서−


[0]

어느 크리스마스 이브의 밤.
자실장 메리는 주인에게 혼이 난 후 알몸이 되어 베란다에 내팽개쳐졌다.


『테히이이이잇!
 싫은테치이! 싫은테치이! 싫은테치이!
 죄송한테치이! 죄송한테치이이이이!』

「하룻밤 거기서 반성해!」 드르르륵! 타악!

『테챠아아아아아!』


몇번이나 경험해온 벌에 공황을 일으키면서도 쫓아갔지만, 코앞에서 유리문이 닫히고 촤아악 하면서 커튼이 닫혀버렸다.


『테ー……』


나쁜 의도는 아니었다.

옆집 친구——히마와리에게 「선물은 애정의 증거」라는 이야기를 듣고, 금기로 교육받았음에도 끈질기게 조른 결과 주인의 분노를 사 버린 것이다.


『테에……테힉……테히이……어째서……테치이?』


오늘은 「크리스마스」라고 불리는 특별한 날이라는것을 알고, 혹시 주인이 애정을 보여주지는 않을까 생각한 것이다.


메리는 찬바람에서 조금이라도 피하기 위해 에어컨 실외기와 등유통을 수납하는 컨테이너 사이에 들어갔다.


『테긋……테힛……테힉……
 손씨……아픈테치이……
 추운테힛……추운테힛……』


메리는 주인이 바닥으로 내동댕이 칠 때에 찢어져나간 오른팔의 뿌리부근을 끌어안고 웅크려앉았다.
이빨이 덜덜 부딛히며 흐느껴 울었다.

멍 투성이가 된 얼굴과 온몸도 아팠지만, 마음이 아픈게 괴로웠다.
고개를 들어보니 구름이 낀 밤하늘에는 반짝이는 별도 휘황한 달도 보이지 않았다.

슬픔에 빠진 채, 한때 마마와 지내던 공원을 생각한다.




[1]

그 때, 공원은 굶주리고 있었다.

이 주변의 들실장들은 추위에 대비해 체온을 유지할 칼로리를 보충하기 위해, 초겨울이 되면 근처의 식물원에서 도토리를 모아 비축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여름의 무더위의 영향으로 예년에 비해 도토리가 적게 영글었던 것이다.

그리고 겨울.
예외없이 메리도 그 가족도 장렬한 식량쟁탈전에 말려들었다.


『데프프……
 이런데에 숨겨두었던뎃승♪』

『안되는데스!
 가져가면 안되는데갸아아아아아악!』

『시끄러운데엣스!
 더 맞아보고싶은뎃스?
 데햐햐햐햐햐햐……』

『데에에엥! 데에엥! 데에엥!』


그렇잖아도 부족한 비축을 강도로 변한 동족에게 빼앗겨버렸다.
어디에서 손에 넣었는지, 강도는 뾰족한 대못을 가지고있었기에 메리의 마마는 비축을 지켜내지 못했다.

다행히 메리와 그 자매는 발견되지 않고 넘겼다.
하지만 몇날이고 몇밤이고 밥 없이 지내다보니, 자매들은 굶주림에 고통스러워하며 죽어갔고, 마지막으로 메리만이 살아남았다.

그리고 메리의 마마는 결국 이런 말을 하게 되었다.


『이젠 밥이 없는데스
 이대로는 죽어버리는데스
 그러니까 닝겐상에게 키워지는수 밖에 없는데스
 좋은 닝겐상만 있는건 아닌데스
 그래도……밥을 먹지 못하면 죽어버리는데스
 살아있으면 분명히 좋은 일이 있는데스
 죽어버리는 것 보다는 나은데스』


체념의 말을 되풀이하며, 후회에 잠길 여유도 없는 초췌한 얼굴이었다.
그것이 한계를 넘은 공복에 정신을 잃기 전에 본, 마마의 마지막이었다.


『테에?……마마는 어디인테치?
 여기는……어디인테치?』


되살리기 위해 입에 넣은 설탕과자의 달콤함을 느끼며 의식이 회복되었을 때, 이미 여기에 있었고 마마의 모습은 없었다.

그 대신 강한 말투로 명령하는 닝겐이 있었다


「어쨌거나 그 더러운 옷과 몸은 씻어라. 그 정도는 스스로 해라」


탁아되었다는 것을 메리는 어렴풋이 알았다.
돌아갈 장소도 없다는 것도.
그것이 몇 주 전에 있었던 주인과의 만남이었고, 사육실장으로서 메리가 키워지게 된 날이었다.




[2]

사육실장이 되기 위해서는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안된다.
규칙을 지키지않으면 심상치않은 벌을 받는다.

몇 번이나 죽을뻔할 정도의 엄한 벌을 받으며, 메리는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메리는 메리 나름대로 노력했다.

마마가 그리워질 때도 몇 번 있었지만, 어째서 자신이 탁아되었는지 잘 알고있었기에 공원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테, 테칫!
 가, 가, 가, 감사한테챠아아아아아!』


어느 날, 주인이 목걸이를 주었다.
1천번의 채찍질에 대한 하나의 자그마한 사탕이었지만, 그 효과는 절대적이었고 메리는 태어나서 처음 받는 선물에 기뻐했다.

처음에는 벌이 무서워서 주인의 말을 들었지만, 곧이어 주인의 신뢰에 답하고 싶다는 생각함에 따라 적극적으로 노력하게 되었다.

그렇기 때문이었다.
노력해왔기때문에, 주인이 애정을 보여주길 바랐다.


『테에……테, 테치이……』


주인을 화나게 해버렸다……
주인을 질리게 해버렸다……
주인을 실망시켜버렸다……

메리는 몽롱해지면서도 지금까지의 노력이 무로 돌아가는듯한 상실감에 괴로워했다.

촛점이 잡히지않는 오드아이에 하늘하늘 떨어지는 하얀 것이 비친다.

눈이다.

동사로 이끄는, 하늘로부터의 사자.
아픔도 추위도 새하얗게 되어 지워져간다.
아무것도 느끼지 않게 되자 공포 조차도 지워지고, 메리의 의식은 새카만 심연에 빠져들었다.




[3]

이튿날 아침은 맑게 개어 파란 하늘이 펼쳐졌다.
살짝 쌓였던 눈도 거의 녹아버렸다.


『테엣……테치?
 꽃밭은 어디 간테치?』


메리가 삼도천을 한발 남겨두고 생환하니, 따뜻한 방 안이었다.
주인은 일하러 나갔는지, 인기척은 느껴지지않았다.

익숙한 방의 한 켠에 놓인 감귤박스.
유일한 침구인 신문지.

그리고 애용하는 플라스틱 먹이접시에는 실장푸드와 뼈에 고기가 약간 붙은 닭다리가 있었다.


『테에에!』


광희광란.
생각치도 않은 진수성찬에 달려들뻔하던 메리는, 가까스로 자제했다.


『테, 테치이……잘먹겠……습니다테치……』


손끝에 환상통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주인은 메리의 행실이 나쁘면 자주 이쑤시개로 손끝을 찔렀다.
그것은 인간이라면 손톱 사이에 바늘을 쑤시는 것과 마찬가지로, 커다란 어른도 소녀같은 비명을 질러버리는 아픔이었다.
그것을 생각한 것이다.


아삭아삭……아삭아삭……아삭아삭아삭……
쩝쩝……우걱우걱……쩝쩝……쩝……우걱우걱

『테힛……테큭……테에에−엥! 테에에−엥!』


메리는 실장푸드를 입에 쑤셔넣고 닭다리를 핥으며 배를 채우더니 소리높여 울었다.

주인이 구해주고 밥을 주었다.
기뻤다.
아직 주인에게 버림받지 않았다.

메리는 다시금 훌륭한 사육실장이 되어 주인에게 공헌하자고 마음속에 다짐했다.




[4]

주인은 조교계열의 학대파.
전능감과 지배욕을 채워주는 완구를 간단히 부수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죽인다든가 하는 바보짓은 하지 않는다.
살지도 죽지도 못하는 절묘한 경계에서 멈추는 것이 숙련된 학대사의 스킬이라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메리가 완전히 순종적이 되어 조교하는 보람이 없어질 때에는, 게슈타포 느낌의 고문플레이를 좋아하는 친구에게 넘겨줄 예정이었다.

조교할 필요가 없는 실장석 따위에는 흥미가 없는 것이다.



[5]

찰싹! 찰싹! 찰싹!


『테!』

오후.
베란다쪽 유리문을 두드리는 소리.
옆집 히마와리가 베란다의 비상용 파티션 아래를 통해 놀러왔다.
받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메리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무무무, 무슨일인테츄!?』


메리가 창을 열자, 히마와리는 놀라 소리를 질렀다.
시합에서 진 복서같은 얼굴을 한 메리에게 놀란 것이다.


『아무것도 아닌테치……
 그거 선물인테치?』

『그런테츄!
 여기보는테츄!』


귀찮았기에 메리는 히마와리의 질문을 가볍게 흘리고 이야기를 꺼내게했다.

히마와리는 유행하는 아이돌의 의상을 모방한 코스튬으로 빙글빙글 돌더니, 손을 입가에 대고 아첨포즈로 「짜잔!」을 했다.


『지금까지 중에서 최고인 선물인테츄!
 주인사마는 무척이나 와타치를 사랑하는테츄!
 메리쨩은 뭐 받은테츄?』


메리는 귀여운 옷에 즐거워하는 히마와리를 보며 이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부러움에서 온 질투가 아닌, 순수한 마음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이녀석은, 귀엽지 않다.
추악하다.

메리에게는 물욕을 채워주는지 아닌지로 애정을 재려고 하는 히마와리가 추하게 보였다.
그리고 희한한 방향의 진리를 얻었다.


『아파아파는 와타치를 위한것인테치♪
 주인사마의 마음씨가 담겨있는테치♪
 이것이 「애정의 증거」인테치♪
 최고의 선물인테치♪
 치프프프……』

『테, 테츄〜?』


영문을 알수없는 소리를 하면서, 거무죽죽하게 부어오른 얼굴로 기분나쁘게 웃는 메리를 보며, 히마와리는 이젠 놀러오지 말까〜하고 생각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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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의 크리스마스에 올릴 생각이었는데 이제서야 올리게 되었습니다……
말할 나위도 없이, 임금님의 미완스크인 「메리」를 제 나름의 해석으로 완결시켜보았습니다.






해피데스

 
「뎃데로게ー…뎃데로게ー…」

2007년12월 X일・지자체 지정 『실장쓰레기의 날』・오전6시・후타바시・후타바 중앙녹지공원 근처의 주택지・어느 민가의 앞마당・기온은 12월로서는 평균적

「뎃데로게ー…뎃데로게ー…으ー음, 스스로 봐도, 오늘도 훌륭한 미성인데스」
그녀의 이름은 『마르가리타』. 이 집의 사육실장이다.

「뎃데로게ー…뎃데로게ー…」
그녀는 그 날도 일과인 발성연습을 위해 사육주 집의 앞마당에 나와있다.

「뎃데로게ー…뎃데로게ー…」
『마르가리타』는 노래부른다, 아랫것들에게 자신의 훌륭한 목소리를 알게 하기 위해…

「후우… 슬슬 끝내는데스우」
그녀는 연습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려고 한다. 슬슬 배도 고파오고…

「그건 그렇고, 센스가 없는 닝겐들인데스. 이 와타시가 노래를 해주고있는데 공물 하나 바치지 않는데스」
이런 노래에 지불할 대가란 무엇일까? 『무쇠주먹』? 『빠루 같은 것』? 『실장 코로리』?

「데데? 뭐인데스?」
뭐지? 마당 구석에서 좋은 냄새가 난다.
「좋은 냄새인데스! 고, 공물인데스?」
그녀는 그 냄새에 이끌려, 마당 구석으로 모습을 감췄다.


같은 날・오전6시・후타바 중앙녹지공원
「뎃데로게ー…뎃데로게ー…」
오늘도 『마르가리타』의 목소리가 내가 있는 후타바 중앙녹지공원까지 들려옵니다. 이른 아침부터 울려퍼지는 그녀의 목소리는, 분명히 말해 민폐 이외의 어떤것도 아닙니다.
실제로 사육주는 그 노랫소리 때문에 주민회로부터 엄중한 주의를 받고 있습니다.
「괜한 일이 되지 않으면 좋겠는데…」
저런 실장석이라도 나의 환자임은 변함이 없습니다. 실장석이 그 생애를 평온하게 마치기 위한 첩경은, 인간과 양호한 관계를 쌓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사육실장만이 아니라, 들실장에 있어도 그것은 마찬가지이겠지요.

8월 어느 날의 사건 때문에, 중앙녹지의 들실장석은 크게 수가 줄었습니다만, 8월 말에 도망쳤다고 생각되던 3마리가 귀환, 게다가 다른 곳에서의 이동, 또는 유기에 의해 10월 말에는 20마리로 불어났습니다. 11월 중순에는 공간적 여유를 느낀 각 개체가 평균 3마리의 새끼(보존용 저실장은 제외)를 낳아, 지금은 성체・자실장 합쳐서 80마리라는, 2007년 6월에 필적하는 대군락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공원의 면적 및 녹지공원이라는 숨을 장소가 많은 환경 때문에, 20마리라는 친실장의 수는 두드러지지 않았고, 지자체도 아직 구제계획을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60마리의 자실장은, 어미가 건재하다는 전제 하에 적어도 20마리는 2008년 5월에 독립할 것이고, 20마리의 친실장은 또다시 5월 말에는 60마리의 새끼를 낳을 것입니다.
그리고 또다시 2008년 11월에는 감소분을 생각해도 2007년 추자와 전세대를 합친 30마리의 성체실장, 그들의 새끼 90마리, 2008년 춘자(감소분을 빼고도) 중실장 40마리, 합계 160마리라는 대군락이 됩니다. 이 계산은 그렇게 호들갑스러운 것이 아닙니다. 그들이 본격적으로 쓰레기를 뒤지고, 탁아, 가택침입 따위를 하면, 실장석의 입장은 한층 악화되어버릴 것입니다.

「영차…」
사체를 치우고, 주민이 없는 골판지를 접어서 치울 즈음에는 『마르가리타』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나는 두 손에 쓰레기봉투를 들고 공원을 나왔습니다. 시간이 안좋았기에 오늘은 식사중인 골판지가 많았고, 안을 들여다볼때마다 위협, 운 나쁘면 투분을 당해버렸습니다.
도중에 들른 쓰레기수집장의 그물은 아직 실장석이 벗기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쓰레기와 사체를 버리고…
「어서 냄새를 지우지 않으면…」
일에 지장이 생긴다. 나는 탐색을 일찌감치 마감하고, 자택으로 서둘러 돌아갔습니다.
그때문에 나는 커다란 것을 놓쳐버렸습니다.


——같은 날・오전6시 30분・후타바 중앙녹지공원후타바 중앙녹지공원・실장석 친자의 골판지——
추운 공원의 골판지 안, 친실장이 자실장에게 그 날의 수확을 나눠주고있다.
「우걱우걱…우물우물…」
「맛있는테츄… 멋있는테츄… 달콤달콤텟츄웅♪」
일심불란하게 『푸딩』을 입에 넣는 자실장들을 푸근한 눈으로 지켜보는 친실장…
「천천히 먹는데스. 이것은 『푸딩』이라는 것인데스. 먹을일이 거의 없는 진미인데스…」
그러고있으니 자실장 한 마리가 절반 정도 남은 푸딩을 어미에게 내민다.
「무슨 일인데스?」
「이젠 배가 부른테츄… 마마한테 드리는테츄」
자실장 나름으로는 마음을 쓰는 것일까? 친실장은 자실장에게 말했다.
「마마는 이미 먹은데스. 그것은 오마에의 몫인데스」

무슨 행운인 것일까? 그 날 아침, 친실장은 가족 전원 몫의 『푸딩』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마마는 괜찮은데스, 마마도 배부른데스」
그러는 도중에 또 한 마리가,
「테츄우… 배부른테츄우… 마마, 먹는테츄♪」
하며 또다시 먹다 남은 『푸딩』을 내밀었다.
언제나 배를 곯고있던 자실장들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말에 친실장은 어리둥절해했다.
「알겠는데스… 그래도 마마도 배가 부른데스. 그것은 오마에들의 저녁밥으로 하는데스」
그렇게 말을 남긴 친실장은 몸을 일으켰다.
「마마? 어디 가는테츄?」
평소라면 아침식사 후의 성체실장은, 쓸데없는 칼로리 소비를 막기 위해 저녁의 먹이수집까지 자면서 지낸다.
「『약이 되는 풀』을 찾아 오는데스. 얌전히 집을 보고 있는데스」
『약이 되는 풀』이란 덤불울타리의 아래쪽이나 공원의 그늘에 자라는 『질경이』와 『삼백초』를 말한다. 실장석 가운데에서는 그런 식물이 컨디션 난조를 개선해준다는 것을 아는 녀석도 있다.
자실장들의 식욕부진을, 익숙치 않은 것을 먹은 탓이라고 생각한 친실장은 그것을 찾으러 나갔다.

그 뒤에는 자실장 두 마리가 남겨졌다.
「마마 가버린테츄」
「뭐하는테츄?」
한 마리가 『푸딩』을 가리키며 말했다.
「정말로 배가 부른테츄」
「배가 꺼지면 다시 먹는테츄」
자실장들이 이야기를 하고있으니 구석에서 목소리가 들려온다.
「레후ー・・・」「레후ー・・・」
골판지 구석에는 위쪽으로 열린 과자상자가 있고, 그 안에는 두 마리의 저실장이 있다.
「레후훙」「레후레후훙」
보존식 겸 자실장의 장난감 용으로 키우는 것으로, 『가족』으로 계산되지는 않기때문에 보통은 친자의 똥밖에 먹지 못하는 두 마리는, 달콤한 냄새가 나는 그 덩어리에 눈을 반짝반짝 빛내고 있다.
자실장 두 마리는 얼굴을 마주보았다.
「어떻게하는테츄?」
「조금만 주는테츄」
자실장들은 자신의 몫에서 조금씩 푸딩을 먹였다. 그런데 저실장은 『푸딩』을 두 입 정도 먹더니 갑자기 몸을 뒤집었다.
「프니후ー」「프니후ー」
「우지쨩 벌써 배가 부른테츄?」
「그러면 프니프니해주는테츄」
「레뺫레뺫」「레뺘레뺘앗」
저실장들은 한바탕 똥을 흩뿌리더니, 새근새근 잠이 들었다.


——같은 날・오후 7시・어느 동물병원
이 시기의 동물병원은 한가하다는 한 마디로 정리됩니다.
심장사상충의 예방, 광견병의 예방접종은 몇 개월이나 나중이고, 덤으로 이렇게 추워서야 다소의 컨디션 불량으로는 사육주도 밖으로 나오려 하지 않습니다.
발정기를 맞은 고양이의 피임거세를 마친 다음에는 진찰종료까지 느긋하게 시간이 흘러갑니다.
사람은 한가해지면 여러가지 생각하게됩니다. 예를 들면 그 아침의 일을…
——뭐였지? 무엇을 놓친거지?
그 날 아침, 왠지 대부분의 골판지는 이미 식사중이었습니다. 보통이라면 그 시간은 아직 먹이수집으로 한창이었을 것입니다.
——그러고보면 오늘 아침은 쓰레기장에 어질러져 있지 않았고…
그렇다는건, 오늘 아침은 쓰레기장 이외에서 먹이를 조달했다는 것이 됩니다.
——비축분의 식량으로 아침식사를 하는건가? 모든 가족이? 어째서?
갑자기 자실장이 늘어났기 때문에 어느 친실장이든 먹이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있습니다. 여분의 비축 따위는 거의 없었습니다.
——밖에 나가고 싶지 않을 정도로 추웠다? 아니, 오늘의 기온은 평균적이었고…
이상의 이유로 『비축분을 먹었다』설은 부정됩니다. 그렇다면 대체 어디에서 먹이를 조달한 것일까요?



——같은 날・오후 7시・후타바 중앙녹지공원・실장석 친자의 골판지——
「어떻게된데스? 먹지않는데스?」
골판지 안, 친실장은 곤혹스러워 하고있다. 두 마리의 자실장이 저녁밥을 먹지 않는다는 것이다.
「테츄우… 와타치 배가 부른테츄우…」
「와타치도 그런테츄우…」
『푸딩』의 맛을 들여버려서 저녁밥도 『푸딩』을 요구하는 것이라면 이해가 된다. 하지만 오늘의 저녁밥은 아침에 남긴 『푸딩』 그대로였다.
「마마, 푸딩은 마마한테 주는테츄…」
그렇게 말하면서 『푸딩』을 내미는 새끼의 얼굴을 본 친실장은 깜짝 놀랐다. 자실장들의 얼굴은 탄력이 없고, 눈알도 움푹 꺼져있었다.
「마마… 와타치의 것도 주는테츄우…」
실제로 친실장도 배가 고프지 않다. 대체 어떻게 된것일까? 그러자…
「프니후ー웃!! 프니후ー웃!!」「프니후ーーー웃!! 프니후ーーーーーー웃!!」
저실장 두 마리가 갑자기 「프니프니」를 요구하며 외친다. 그 소리에는 지금까지 없었던 소름 끼치는 것이 담겨있었다.
「데데? 어떻게된데스?? 아직도 밥을 먹이지 않은데스?」
평소라면 먹이(친자의 똥)을 먹이고, 배를 채우게 하면 그 다음에 프니프니를 할 터.
「오마에들, 우지쨩에게 프니프니를 해주는데스」
친실장이 명령하자 자실장 두 마리는 저실장의 매를 문지른다.
「우지쨩, 프니프니테츄…」
「테츄츄, 기분좋은테츄?」
그런데…
「!!? 삐이이잇!!? 삐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잇」
저실장은 눈을 크게 뜨더니, 큰 소리를 지르며 뒹군다.
「테!!? 우지쨩!!」
「우지쨩 어떻게된테츄!? 정신차리는테츄!!?」
갑작스런 사태에 울먹이는 자실장으로부터, 친실장이 저실장을 넘겨받는다.
「오마에들이 너무 힘을 준데스, 이렇게 부드럽게, 부드럽…」
친실장이 저실장의 배에 손을 댄 순간,
「!!!!!!!!!!!!!!!!!!!!!!!!!!!!!!!!!!!!!!!!!!!!!!!!!!!!!!!!!!!!!!!!!!!!!!!!!!!!!!!!!!」『파킨』
저실장은 입을 크게 벌리고, 소리도 내지 못한채 절명했다. 골판지 안의 공기가 얼어붙는다.
「테에… 우지챠…」
「우지쨩!! 우지쨔앙!!」
『죽음』을 눈앞에서 목격한 자실장은 공황을 일으키며 울며 외친다.
「테에…테에…테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엥…테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엥…」
실장석은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배설의 쾌감으로 완화하는 습성이 있다. 공원 등지에서 자주 보이는, 울면서 달리는 자실장이 『팬티를 불룩』하게 하는 모습은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자실장들은 배설로 도망치기 위해 총배설구를 열고, 대량의 똥을 흘리기 위해 분대를 연동시키려고 한 그 순간, 자실장들에게 악몽이 덮쳐들었다.
「!!!!!!!!!!!!!!!!!!!!!!!!!!!!!!!!!!!!!!!!!!!!!!!!!!아파!! 아파!! 아파!! 아파!! 아파!! 아파!! 아파!! 아파!! 아파!! 아파!! 아파!! 아파!! 아파!!」
「!!!!!!!!!!!!!!!!!아파!!아파!! 배 아파!! 배 아파!! 배 아파!! 배 아파!! 배 아파!! 배 아파!! 배 아파!! 배 아파!! 배 아파!!」
갑자기 두 마리의 자실장이 복통을 호소하며 그 자리에 웅크린다.
「오마에들!! 정신차리는데스!! 지금 약이 되는 풀을 주는데스」
친실장의 말은 자실장들에게 닿지 않는다. 아프다고 외치며 뒹굴 뿐이다.
「삼키는데스!! 약인데스!!」
친실장은 간신히 자실장을 잡더니, 억지로 그 입에 질경이 잎을 밀어넣었다.
그것이 약이라는 것을 본능으로 간신히 이해한 자실장은 필사적으로 그것을 목 안쪽으로 넣는다, 하지만,
「게에에엣…」
삼킬수가 없다. 마치 무언가가 식도를 막고있는것 같다.
열린 두 눈에서 피눈물이 흐르고, 침과 콧물로 얼굴을 질척하게 만들면서 뒹구는 새끼 앞에서 친실장은 떨고있지만 어쩔 방도를 찾지 못한다.
「아파!! 아파!! 아파!! 아파!! 아파!! 아파!! 아파!! 아파!! 아파!! 아파!! 아파!! 아파!! 아파!! 아파!! 아파!!」
——어떡하는데스??…어떻게 하면 좋은데스??
「배 아파!! 배 아파!! 배 아파!! 배 아파!! 배 아파!! 배 아파!! 배 아파!! 배 아파!!」
——도와주는데스??…누가 좀 도와주는데스??
「데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엥」
몸부림치며 괴로워하는 새끼들을 차마 보지 못한 친실장은 울면서 골판지로부터 뛰쳐나갔다.

공원 안은 그야말로 지옥이었다. 어느 골판지에서도 자실장, 저실장의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온다.
「누가… 딸을 살려…살려주는데스우…」
자실장을 두 팔로 안고 우왕좌왕하는 원 사육실장이 있다.
「아파아아!! 아야!! 아야!! 아야!! 아야!! 아야!! 아야!! 아야!! 아야!! 아야!! 아야!! 아야!! 아야!! 아야!! 아야!! 아야!! 아야!! 아야!! 아야!!」
드디어 성체실장 가운데에서도 복통을 호소하는 녀석이 나타난다.
「어떻게된데스?? 어떻게된데스??」
공황에 빠지면서도 뱃속에 잇는 위화감을 본능적으로 감지한 친실장의 발은 공원의 수돗가로 향한다. 뱃속의 이물질을 씻어내려고 하는 것이다.

「아…파아아」
「사려우어… 배가아아아…」
수돗가 주위에는 이미 복통을 호소하는 몇 마리의 실장석이 웅크리고있다.
「물, 물을 마시는데스!!」
친실장은 그런것에는 눈길도 주지 않고 수도꼭지에 달려든다, 그 순간.
「마시면 안되는데스!!」
발치에 웅크리고있던 성체실장 한 마리가 친실장의 발에 매달린다.
「마시면 안되는…안되는데스」
「에에이!! 방해하지마는데샤아아아아앗!!」
그것을 억지로 떨쳐낸 친실장은 수도꼭지를 물고 수도를 튼다. 입 안에 대량의 물이 흘러들어온다…그리고…
「!!!!!!!!!!!!!!!!!!!!!!!!!!!!!!!!!!!!!!!!!!」
물을 마시자마자 친실장의 배에 격통이 덮친다. 입에 머금은 물을 분수처럼 뿜으며, 침, 콧물, 피눈물을 흩뿌리며 뒹군다.
「데기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잇!!」
그리고 실장석의 방위본능이 배설로의 도피를 재촉하고, 분대를 급격히 연동시킨다.
【부글부글부글부글부글부글부글부글부글부글부글부글부글부글부글부글부글부글부글부글부글부글부글부글부글부글부글부글부글부글】
온몸을 덮치는 격통에 친실장은 몸부림친다.
「데깃!! 데깃!! 데깃!! 데깃!! 데깃!! 데깃!! 데깃!! 데깃!! 데깃!! 데깃!! 데깃!! 데깃!! 데깃!! 데깃!! 데깃!! 데깃!! 데깃!! 데깃!! 데깃!! 데깃!! 데깃!! 데깃!! 데깃!!」
——어째서…!? 어째서 이런 일이…

친실장은 그 날 아침의 일을 떠올렸다. 먹이수집을 위해 쓰레기장에 가보니, 거기에는 『푸딩』이 산처럼 쌓여있었다.
평소라면 쓰레기에는 그물이 쳐져있지만, 『그것』은 왠지 그물의 밖에 있었다.
——운이 좋은 날도 있는데스♪
좋은 것이라면 동족과의 경쟁이 되어 상처 하나 정도는 각오하지 않으면 안되었겠지만, 수가 수인만큼 싸움도 벌어지지 않았고, 친실장은 4개의 『푸딩』을 손에 넣는데 성공한 것이다.

——분명히 그거인데스… 그건 덫이었던데스… 닝겐이…와타시들을…딸들을…용서못해…용서못하는데스우!!!
『닝겐』을 저주하는 친실장의 귀에는, 멀리서 들려오는 사이렌 소리는 와닿지 않았다.


2007년12월 Y일・오전 6시・후타바시・후타바 중앙녹지공원

어제의 위화감의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나는 다시 중앙녹지공원을 방문했습니다. 하지만 공원 안에 들어갈수 없었습니다.
「이 무슨일이…」
공원 입구에는 『KEEP OUT-출입금지』라고 쓰인 노란 테이프로 둘러있고, 그 양 옆에는 제복을 입은 경찰이 서있었습니다.
듣자하니, 어제 오후 8시경, 공원 안의 실장석이 큰소리로 떠든다는 신고가 경찰에 들어왔고, 현장에 급파된 경찰이 몸부림치며 괴로워하는 다수의 실장석을 확인.
8시 15분에 소방서가 재난출동을 해서 공원에 코로리를 분무하였고, 사태가 진정된 것은 오후 9시 30분이었다는 모양입니다.
지금은 보건소의 직원이 사체의 회수를 하고있습니다.
실장석의 몸은 배양배지와 마찬가지로, 인간에 감염될 수 있는 세균성 질환의 둥지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실장석의 대량사망이 일어난 공원은 사망원인의 판명과 대처를 마칠때까지 폐쇄되는 것이 통례입니다.
여기에 있어도 되는 일은 없습니다. 그렇다고해도 공식발표를 기다리고 있을 정도로 느긋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면」
보건소에 그것을 조사할 수 있을 정도의 시설은 없습니다. 그 사체가 보내질 곳은 짐작이 갑니다. 나는 휴대전화를 꺼내들어, 어떤 『남자』에게 연락을 취했습니다.


2007년12월 Y일・오전10시・어느 동물병원

「선생님, 조사보고서 가져왔습니다. 초안의 복사본이지만」
「꽤 빠르군요, 아직 3시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요. 세레브쨩은 건강합니까?」
「네, 아직 살려두고있습니다. 본론으로 들어갈까요」
남자는 가방을 열어 종이뭉치를 내밀었습니다.
「미안합니다, 도둑같은 짓을 시켜서. 그래서, 사망원인은…」
「일단, 미생물 등의 배양도 부탁하긴 했습니다만, 회수된 성체, 새끼 합쳐 62마리 모두의 분대에서 『이것』이 나왔으니까 사망원인은 일단 『이것』이 틀림없을 거라고 『교수』님이…. 병리의 일은 여기까지군요」
그렇게 말한 그는 내 앞에 컵 하나를 놓았습니다.
「아직도 이런게 남아있었군요… 그것도 이렇게나 많이…」
나는 컵을 들어올려, 그것을 그에게 돌려주었습니다.




『해피데스』. 15년 전에 6개월만 판매된 『살실장제』.





『실장 코로리』처럼 직접 위석을 파괴하면 틀림없이 『코로리』의 특허에 저촉되기 때문에, 그것을 회피하기 위해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접근하여 개발된 물건입니다.
그 본체는 흡수수지입니다. 실장석이 이것을 먹으면 타액과 섞여 강한 점성을 가지고 굳어지며, 위의 점막에 고착됩니다. 그리고 소화기 안의 수분을 흡수하면서 부피를 불려 위를 채워버립니다.
여기까지 약 1시간, 그 시점에서의 증상은 만복감, 또는 위의 팽만감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위를 채워버린 『해피데스』는 접촉한 점막으로부터 수분을 빼앗으며 더욱 팽창하고, 전후의 소화관으로 퍼져나갑니다.
개체차는 있습니다만, 여기까지 약 10시간 전후. 증상은 탈수와 그에 따르는 권태감, 삼키는데 어려움. 그리고 수지로 막힌 장은 연동할 때 마다 격통을 겪게 됩니다.

「그 다음은 수지에 수분을 빼앗겨 말라죽거나, 먹을 수 없어 굶어죽거나, 수지가 기관과 폐를 짓눌러 질식사하거나, 연속되는 격통에 위석이 깨지거나… 어쨌거나 그 잔혹성은 『실장 코로리』에 비할 바가 아닙니다」
…라고 해도, 코로리보다 부피도 크고, 즉효성도 없고, 죽을 때까지 시끄럽고… 도무지 좋은 데라곤 없는 약입니다.

그는 『그것』을 가방에 넣으며
「그래서, 어째서 『해피데스』같은 이름을 붙인걸까요?」
「배부르게 죽으니까 『해피』라던가요… 뭐, 비아냥 같은 것이지요. 덧붙이자면 『데스』는 실장석의 짖는 소리와 『death』를 가리키는 것이고…」
어이없는 표정인 채로 그는 대답합니다.
「시시하네요…, 그래서 먹어버린 경우에는 어떻게 구조합니까?」
「중한 증상이 나오기 전에는 위를 절개해서 수지를 위점막째로 잘라내면 살 수 있습니다만. 증상이 나와버리면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격통을 오랜 시간 겪어 대미지를 받은 위석으로는 대부분의 내장절제나 위석적출은 커녕, 마취조차 견디지 못하겠지요…. 아, 그렇게되면 동물병원에 데려오면 안됩니다. 자동차나 보행의 진동조차 지옥같은 고통이 될테니까, 데려오는 동안에 죽어버릴겁니다… 확실하게.」


2007년12월 Y일・오전 10시・후타바 택시 102호 차량 안

「운전수양반!! 뭐하고있나요 !! 서둘러!! 서둘러욧!!」
중년여성이 뒷좌석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 그 팔에는 실장석 한 마리가 안겨있다.
「『마르가리타』쨩이 죽으면 어떻게 책임질거에욧!! 서둘러욧!!」
『마르가리타』의 배는 커다랗게 부풀어올랐고, 그 피부는 바싹 말라있다.
「…에…………에…」

그 날 아침, 발성연습을 마친 『마르가리타』는 누군가가 정원에 던져넣은 『해피데스』를 발견하고, 그것을 먹어버렸다.
『마르가리타』는 주워먹은 것이 혼나지 않도록, 그 포장을 벽에 뚫린 구멍으로 밖에 버렸다.
게다가 운나쁘게도 사육주 가족은 그 날 저녁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친척집에 외출하기 위해, 『마르가리타』의 저녁식사를 준비해두고 그대로 나가버렸다.
그리고 사육주의 출발로부터 2시간 후, 『마르가리타』에 악몽이 닥쳤다. 사육주의 집이 후타바 중앙녹지공원의 바로 옆에 있었기에 『마르가리타』의 고통스런 비명은 어젯밤의 『소동』에 묻혀버렸고,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케이지 안에서 고통에 몸부림치며, 고통을 못이겨 문을 물어뜯어서 입도 이빨도 너덜너덜. 그리고 어두운 집 안에서, 돌아온 사육주가 피투성이가 된 『마르가리타』를 발견한 것은 다음날 아침, 오전 9시 30분의 일이었다.

「…에…………에…」
『해피데스』가 목구멍까지 차올라있다. 얼마 안있어 호흡도 할 수 없게 되리라.
——쓸모없는 노예년…용서못해…용서못하는데샤아아아아아…
수분을 잃어, 눈물도 콧물도 침도 나오지 않는다. 시체같이 된 『마르가리타』는 사육주를 노려보고, 사육주는 그 시선을 알아채고 상냥하게 미소짓는다.
「괜찮단다, 금방 병원에 도착할테니까…」
그렇게 말한 사육주는 『마르가리타』의 배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

차의 진동도, 사육주가 쓰다듬는 손도, 모든것이 격통이 되어 『마르가리타』를 덮친다.
마르가리타는 입을 크게 벌린 채 눈을 희게 까뒤집었고, 그대로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해피데스—<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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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잡문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투하의 페이스가 상당히 늦어져서 무척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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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선생』의 혼잣말

2007년12월 Z일
결국 『마르가리타』는 살릴 수 없었습니다.
어째서 『마르가리타』가 있는 곳에 『해피데스』가 있었는가? 이것은 『사고』였을까 『사건』이었을까? 지금와서는 그것을 알 도리가 없습니다.
다만, 혹시 『사건』이었다고 한다면, 목적은 무엇이었을까? 그 주변에 『마르가리타』에 나쁜 인상을 가진 사람은 셀 수도 없을 정도입니다.
만약 『목적』이 『마르가리타』에 있었다고 한다면, 공원의 실장석들은 『마르가리타』로부터 주의를 돌리기 위한 『미끼』로 『해피데스』를 먹게된게 아닐까…
그렇다고 한다면 공원의 실장석들은 『마르가리타』 때문에 죽었다는 것이 될 것입니다….






정들면 고향

 

그것은 3월 말의 일이다.
어느 남자가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게 된 연립주택에서 북서쪽으로 3분 정도 걷는다.
거기에는 편의점이 있다.
그 편의점 앞에는 전철역이 있다.
역에서 전철을 타고 5분 정도 가면, 개발된 거리에 이른다.
베드타운과는 다른, 활기 넘치는 거리.
알바를 하든, 유흥을 즐기든, 여기라면 곤란할 것은 없으리라.
남자는 하늘을 찌를 듯한 고층빌딩을 보면서 이제부터의 생활에 기대를 품었다

대충 활기 넘치는 거리를 둘러보고는 베드타운으로 돌아간다.
역에서 반대방향, 동남쪽으로 걸어가면 수퍼마켓이 있다.
연립주택에 사는 주민은 물건을 사는데 불편할 일은 없겠지.
무엇보다도 집주인의 집이 연립주택 앞에 지어져있다.
여차할때, 믿을만한 사람이 근처에 살고있다고 하는것은, 부모곁을 떠나 인생 최초의 자취를 하려고 하는 이 남자에 있어 무척 든든한 일이었다.

운좋게도 1층의 모서리방을 잡은 남자가, 유리 너머로 밖의 풍경을 바라본다.
날씨가 좋기 때문인지, 남자의 얼굴에 아플 정도의 햇살이 닥쳐든다.
눈이 부셔서 얼굴을 아래로 향할때에야 남자는 바닥에 햇볓이 쬐어 색이 바래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눈치챈 모양이다.
해가 잘 드는 방.
그도 그럴것이, 연립주택 앞에는 그늘을 지게하는 건물이 전혀 없었던 것이다.
눈에 비치는 것은 녹색.
그것이 인공적으로 배열된 나무들이 보여주는 녹색이라 하더라도, 남자에게 있어서는 멀리 떨어진 고향을 방불케하는 녹색이었다.

바람에 흔들리는 신록을 보면서 남자는 웃었다.
아무래도 이제부터의 생활에 남자는 불안보다는 희망을 느끼는 모양이다.

기분이 좋아져서 그랬는가, 창문을 열어 바람을 방 안에 들인다.
풍향이 바뀌었는지, 바람이 한차례 타이밍 좋게 방에 들어온다.
그 순간, 남자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상쾌한 봄바람을 기대했는데, 음식물쓰레기와 똥을 더하여 둘로 나눈듯한 냄새가 남자의 코에 닿은 것이다.

즉시 창문을 닫고, 무심코 코를 막는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풍경은 변함없는 녹색.
다만, 그 녹색이 이번에는 움직이고 있다.
비닐봉지를 한 손에 들고, 아장아장 하면서 뭔가 떨어진거 없나?하는 느낌으로 아래를 내려다보며 배회하는 생물.
그녀석은 의기양양한 낯짝으로 남자의 집의 자그마한 마당을 횡단하고 있다.
그 뒤를 따르는, 그 생물을 작게 만든듯한 생물.
테치테치 소리를 내는가 싶더니 허리를 굽히고 똥을 싸기 시작한다.
어디에 들어있었는지 황당할 정도로 대량의 선물이 마당에 떨어진다.
테치텟치ー잉 하면서 기분좋다는듯이 목젖을 울리더니, 작은 생물은 비닐봉지를 든 같은 모습의 생물을 서둘러 따라갔다.

그 광경을 보고,
아아, 그렇군, 이래서 집값이 싼거구나.
하고 남자는 생각했다.
일이 그렇게 잘 돌아갈리가 없지.
침대 정도밖에 가구가 놓여있지 않은 방을 둘러보면서 중얼거렸다.








정들면 고향이랍시고, 불만을 막는 고마운 속담도 있지만, 그거 거짓말이었군.
연립주택에 살기 시작하여 3개월 정도 지났을 때, 남자는 생각했다.

4월에 들어서 꽃가루가 본격적으로 날리기 시작하자, 기온과 비례하는 것처럼 공원에 사는 실장석들도 또한 그 수를 늘려버린 것이다.

이 시기가 되어보니 악취는 참기 어려운 것이 되어있었다.
틈새로 들어오는 분뇨의 냄새.
그것은 몇 년 정도 청소한 흔적이 없는 공중변소의 공기와 닮은 것이었다.
그런 것이 남자의 방 안을 점령하고 있다.
탈취제를 몇 개 설치해보아도 이 냄새 앞에서는 언 발에 오줌누기일 뿐이었다.

통통, 찰싹찰싹…
무슨일인가 하여 소리가 나는 방향을 향해보니, 녹색의 생물이 창문을 두드리고있다.
창 너머로 눈이 마주치니, 새끼를 하늘높이 들어올리며 데ー데ー 하면서 흥분한듯한 소리를 낸다.
이 방에 인간이 살고있다는 것을 알게 된 녹색의 생물들은 이렇게 매일처럼 이상한 행동을 보인다.
탁아라고 불리는 행위를 하고있다는 것을 남자는 알지 못한다.
그렇기에 새끼를 집단으로 들어올리는 행위가 기분나쁜 것으로 보였다.
새끼를 내미는 녹색의 생물들을 휙 하고 보는 남자.
6, 7마리의 어미가 새끼를 들어올리며 받아달라고 대합창을 시작한 모양이다.
무시하고있으니, 왠지 매번 싸움을 시작한다.
마지막 한 마리가 될때까지 죽이고 죽는다.
매번 있는 일이다.
그러한 머리아픈 절규.
노성과, 비명과, 부비이이이이이 하는 똥 싸는 소리가 울려퍼진다.
라이벌이 적은게 어필하기 좋다고 생각한걸까?
싸움에 말려들어 죽어버린 새끼를 방금과 마찬가지로 들어올리며 남자에게 받아달라고 조르는 녹색 생물…
이런 일이 매일 벌어진다.


밤중이 되면 논에 사는 개구리처럼, 밤새도록 짖는 소리를 내는 공원의 주민.
무엇이 기쁜것인지 데ー데ー하는 짖는 소리가 날이 새도록 이어진다.
그리고 가끔씩 들려오는 타격음.
이번에는 비명이다.
학대파라고 불리는 인간이 미적지근하게 들실장을 괴롭히다보니 고통에 찬 비명이 또한 골때린다.

기분전환을 위해 외출을 해보아도 그 생물로부터는 도망치지 못한다.
단 것을 먹으려고 편의점에 들러 사온 푸딩을 봉지에서 꺼내보니 푸딩과 함께 지저분한 작은 녹색이 들어있다.
그것을 보면 식욕이 싹 사라지는 게 느껴진다.
창문을 열고 작은 생물을 밖에 내던지니, 잠시동안 데즈아아아아아 하는 어미라고 생각되는 개체의 노성이 들려온다.



7월에 접어들었을 때.
남자는 노이로제가 되어버렸다.
남자는 생각했다.
녀석들을 쓸어버리지 않으면 안되겠어. 남자는 쇠방망이를 한 손에 들고 공원에 왔다.
그리고 손 닿는 대로 들실장을 쳐죽여간다.
네놈들 때문에 병이 들 지경이라고,
환자 그 자체인 표정으로 방망이를 휘두른다.
이래저래 두 시간 가까이 날뛰다보니, 갑자기 팔을 쥐는 감촉을 느낀 남자.
누군가가 신고를 했는지, 거기에는 굳은 표정을 한 경찰관이 있었다.
경찰이라고 알아챈 순간, 온 몸의 힘이 빠진다.
멈추게 해주어서 감사합니다, 라고 중얼거리는 남자.

날뛰면 수갑이라도 채워야겠다고 생각하고있던 험악해보이는 경찰관은, 그런 남자의 태도를 보고 수갑은 필요없겠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이야기는 서에서 듣겠다, 라고 부드러운 말을 듣게 된 남자.
알겠다고 대답한 남자는 그 후, 경찰관과 함께 경찰서에 가게 되었다.
그런 남자를 덤불 안에 숨어서 보고있던 들실장들이 데프프프 하며 웃으면서 보고있다.



결국 남자의 캠퍼스라이프는 반년만에 끝나버렸다.
도저히 혼자 지내게 할 수 있는 정신상태가 아니라고 남자의 양친이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경찰로부터 연락을 받아 급히 상경한 양친.
만나면 민폐를 끼치는 바보자식이라고 호통을 쳐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모양이지만, 생기를 잃고 지금이라도 무너져내릴듯한 자식의 모습을 보고 그런 생각은 싹 사라진 모양이다.
얼굴 보러 와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며, 양친쪽으로부터 사과의 말이 나온다.

힘내서 살아가겠다고 생각하던 자립심 왕성한 남자는
그런 양친의 태도를 보면서 못난 자식이라 죄송하다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

실장석에 인생이 틀어진 남자는 그 후, 회복하여 집 근처의 회사에 취직하게 되었다.
활발하게 일을 해내는 남자는, 상사로부터의 신뢰도 두텁고 그 때의 환자같은 모습은 없다.
하지만 지금도, 가끔씩 실장석을 보면 그 때의 굴욕의 기억이 되살아난다.
데스ー하는 소리를 내면서 탁아를 하려고 드는 실장석을 보면 어느새 질척질척하게 뭉개서 숨통을 완전히 끊어놓는 남자.
요즘 이 마을에도 실장석이 늘어났군. 뿌리를 뽑아주마.
녀석들은 살아있어선 안되는 존재.
그렇게 생각하면서, 먹이를 모으고있는 실장석들의 머리를 날려버리는 것이었다.







벚꽃의 계절

 

어떤 한 칸의 집 뜰에 커다란 벚꽃나무가 있다

히토에자쿠라로, 수령은 백년을 넘는 모양이다.
(一重桜, 꽃잎이 한겹인 일반적인 벚꽃)

크게 부푼 꽃봉오리는 곧 있으면 그 꽃이 아름다운 분홍색 꽃잎을 펼칠 것이라고 예고하고있다.

「보쿠ー」

원예용 사다리 위에서 정원의 나무를 손질하고있는 성체실창석…… 아오이는 꽃봉오리를 펼치려고 하는 벚나무를 올려다보며 기쁜듯이 소리를 냈다.

그녀의 본능 안에 있는 『정원사』의 피가 그렇게 하는 것인지, 그녀의 가위는 역할의 태반을 나무 손질에 쓰고있다.

우연히 착각해서 다가온 녹색의 무뢰한으로부터 이 정원과 주인의 집을 지키기 위하여 가위와 투쟁본능을 휘두를 때도 있지만, 절대로 자주 있는 일은 아니다.

대부분의 실창석이 구제해야할 존재인 실장석과의 싸움으로 생애를 보내는것에 비하면 아오이의 지금까지의 생활은 비교적 온화한 것이었다.



병약했던 손녀딸에게 위안이 되었으면 하고 초등학교 입학때에 조부가 사준 실창석이 아오이였다.

아오이는 온화한 주인에게 감화된것인지, 스스로 실장석을 사냥하러 나선다거나 하지 않았다.

아오이는 사냥을 하지 않는 대신, 손녀의 침실 밖에 펼쳐진 정원을 가꾸기 시작했다.

도통 학교에 나가질 못하는 주인의 눈을 위로하기 위해서, 그녀는 정원사의 본능에 따라 손질을 하는 것이다.



그 주인도 올해에는 중학교로 올라갔다.

지금도 감기에 들기 쉽지만, 6학년 때에는 체육의 수업에도 나갈 수 있게 되었다고 자주 들었다.

아오이는 기뻤다. 건강해지고 싶다고 몇번이나 슬프게 중얼거리던 소녀가, 체육시간에 나가고 자신과 함께 통학로를 산책할 정도로 회복되었으니까.



이 정원을 별로 봐주지 못하게 된것은 쓸쓸하지만.



쓸쓸하기는 해도 아오이는 그래도 좋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가꾼 이 정원은, 주인이 몸이 약하던 때에 위로하기 위해 만든 것.

주인이 건강해진 지금, 이 정원은 역할을 마쳤다. 어쩔수 없는 일이다.

그래도 손질은 멈추지않는다. 그것이 주인의 마음을 위로해주었던 이 정원에 대한 감사의 표시였기에.



철퍽.



감개에 젖으면서 손질을 하고있던 아오이의 귀에 불쾌한 소리가 들린다.

미간을 찌푸리며 재빠르게 소리가 들린 쪽으로 돌아본다.

「치프프프」

울타리 윗부분에 녹색의 더러운 물체가 질퍽하게 묻어있다.

그리고 울타리의 저쪽, 도로 쪽에 초등학생 여자아이에게 안긴 자실장이 있다.

분홍색 자실장복, 링갈(애호사양)부착형 목걸이.

말할 것도 없이 사육실장이며, 흘리는 비웃음과 지금 막 한 행동으로 보건대 분충이리라.

「안돼, 테츄쨩. 그런거 하면 안된다고 했지?」
「데챠아아아, 츄츄츄아!!」

사육실장이 행한 투분이라는 만행을 타이르는 소녀와 반성하기는 커녕 오히려 대드는 자실장.

둘은 잠시 말다툼을 하지만, 한층 격렬하게 소리지르는 자실장에 밀린 소녀가 자실장에게 콘페이토를 주면서 달래기 시작했다.

이 소녀는 상냥하지만 어지간히 철부지인 모양이다. 그런 물렁한 짓을 하면 더욱 상황이 악화될 뿐인데.

「알았으니까, 자, 테츄쨩은 착한아이니까, 화내지말아」
「테츙ー♪ …………치프프프」

아오이에 대해 머리를 가볍게 숙인 사육주와, 아오이는 물론 사육주조차 깔보는 듯이 비웃는 자실장.

이 자실장 안에서 소녀는 이미 사육주가 아닐 것이다. 자신에게 식사와 집과 부자유함이 없는 생활을 헌상하는 몸종, 노예일 뿐.

이 소녀도 그 양친도 귀여운 강아지나 고양이라도 키우는 기분으로, 입학축하선물같은 명목으로 자실장을 구입했을 것이다.

그렇게 된거라면 인간에 있어서도 실장석에 있어서도 실로 불행한 일이다. 실장석은 사육동물 중에서도 가장 키우기 어려운 생물인 것이다.

약간이라도 키우는 방법이 잘못되면, 짧은 기간에 이렇게 감당할수 없는 폭군으로 변해버린다.

「보쿠ー」

천적일 터인 실창석조차 두려워하지 않는 거만함을 보고, 아오이는 불쾌함을 나타내기는 해도 화내거나 위협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허둥지둥 귀로를 서두르는 소녀의 뒷모습과, 아직도 까불면서 소리지르는 자실장의 웃음소리를 배웅한 후.

「…………보쿠우」

벚나무를 올려다보며 한숨을 쉴 뿐이었다.

벚꽃은 아직 꽃봉오리인 상태. 이 한숨도 매년 이 시기에 몇번이나 쉬는 것일까.





벚꽃이 만개하게 된 무렵.

주인과 함께 아오이는 침실에서 벚꽃을 바라보고있다.

「예쁘지않니, 아오이」
「보쿠」

사쿠라 만쥬와 히나하라레(히나마츠리에 쓰는 떡)의 남은 것을 감주를 마시면서 즐긴다.

중학교의 등교는 자기 발로 걸어갈수 있다. 그래서인지 주인은 요즘 기분이 좋다.

작년까지 서글프게 봄의 벚꽃을 바라보았던 것이 거짓말 같다.



문득, 산울타리 바깥에 사람이 지나간다.

벚꽃에 푹 빠진 주인은 눈치채지 못했지만, 아오이는 알아보았다.



그것은 요 전의 소녀였다.

약간 수척해진 얼굴로, 양 팔로 작은 골판지상자를 안고있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둘러보다가 아오이와 눈이 마주쳤다.

「……」
「…………!!」

소녀는 아오이의 시선에서 눈을 피하듯이 얼굴을 숙이고, 그대로 잰 걸음으로 떠나갔다.

「응? 무슨일이야 아오이?」
「보쿳」

아무것도 아니라고 주인에게 답하고, 아오이는 작게 잘라놓은 사쿠라떡을 입안에 털어넣는다.

팔랑팔랑 하면서 벚꽃의 꽃잎이 방 안에 떨어지고, 감주의 잔에 둥실 하고 뜬다.




벚꽃이 대부분 지고, 파란 잎이 눈에 띄는 시기.

아오이는 작은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손에 들고, 뜰에 흩뿌려진 벚꽃잎을 치우고 있다.

주인은 같은 중학교에 다니는 친구들과 영화를 보러 갔다.

자신과의 공유시간이 줄어드는 것은 쓸쓸한 일이지만, 이것도 그녀가 건강해졌다는 증거.

분명히 이 벚나무도 주인이 건강해져서 밖으로 놀러가는 것을 기뻐해줄 것이 틀림없다.

「테치이이이」

감개에 젖으면서 빗자루질을 하던 아오이의 귀에 불쾌한 소리가 들린다.

미간을 찌푸리며 재빠르게 소리가 들린 쪽으로 돌아본다.

「테츄우……」

산울타리의 아래부분을 헤치고 정원에 침입해온 것.

그것은 너덜너덜하게 된 분홍색 실장복을 몸 여기저기에 붙이고, 뒷머리가 아슬아슬할 정도로 남아있는 자실장이었다.

아오이는 울음소리로 알아보았다. 이녀석은 요 전에 울타리에 투분해서 더럽힌 자실장이다.

「치이, 치이이이, 테츄우우우우!」

자실장은 산울타리를 빠져나가는가 싶더니 아오이를 향해서 도게자하며 머리를 정원 땅바닥에 문지르기 시작했다.

깔끔했을 터인 분홍색 실장복은 녹색으로 얼룩지고, 불쾌하기 그지없는 악취를 풍기고있다.

「…………보쿠우」

자실장은 도게자를 한 채로 무언가를 테치테치 말하고있지만, 아오이는 벚나무를 올려다보며 한숨을 쉴 뿐이다.

벚꽃은 완전히 지고, 파릇파릇한 새순이 나오고있다.

이 한숨도 매년 이 시기에 몇번이나 쉬는 것일까.



벚꽃이 피기 시작할 무렵, 입학축하선물 등으로 자실장이 팔리는 일이 많다.

벚꽃이 만개할 무렵, 감당할 수 없게 된 자실장이 버려지는 일이 많다.

벚꽃이 지고 새순이 보이는 무렵, 들실장이 된 자실장이 사육 시절의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다시 한번 키워지는 것을 꿈꾸며 인가에 숨어드는 일이 많다.



그저, 그런 정도뿐인 일.

실장석이 많은 거리에서는 드물지도 않은 일이다.

「보쿠우」

아오이는 자실장에게 얼굴을 들라는 듯이 한마디 말을 건넸다.

지금까지 자실장이 무슨 말을 했는지는 전혀 듣지 않았다.

거짓말로 점철된 싸구려 신파극이나 구토가 나올것같은 아부 따위는 듣고싶지도 않다.

「……테치-」

아오이의 목소리를 들은 자실장은 주뼛주뼛 하면서 얼굴을 든다.

두려움과 기대를 뒤섞은 얼굴로 아오이를 본다.

그리고 오른손을 입가에 대고 고개를 갸웃하면서

「테츄」

아첨을 한 순간, 아오이는 들어올린 것을 단번에 내리그었다.

정월이 지나 처마끝에 눌러앉으려고 하던 월동실장을 구제했을 때 이후 느끼지 못한 감촉을 희미하게 느낀다.

데굴
무거운 물건이 굴러떨어지는 소리가 난다

털썩
뒤이어 뭔가가 쓰러지는 소리가 난다



봄바람이 한줄기, 작은 정원에 불어든다.

새순에 섞여 남아있던 마지막 벚꽃잎이 바람에 실려 날아오른다.



아오이는 벚나무를 올려다보며 한숨을 쉰다.

앞으로의 시기, 몇번이나 쉬게 될 한숨을 생각하면서, 아오이는 실장회수봉투를 가지러 헛간을 향해 걸어갔다.





책임

 

도시락을 사서 편의점을 나온 나에게 더러운 들실장이 다가와, 데리고있던 아이를 들어올려 보여줬다.

“닌겐상, 이 자를 길러줬으면 하는 데스.”

농담이겠지?
독라인데다, 온몸에 화상 자국이라 너덜너덜.
머리도 맛이 간건지 시선이 제대로 맞지 않고, 아양 포즈만 간신히 하고있는 그녀석을 탁아하겠다고?
애호파건 학대파건, 그 꼬맹이를 받지는 않을거라 생각하는걸.


“……테테, 테……텟츄웅……♪ 테테……텟츄웅……♪”
“이 자는 여동생을 잘 돌봐주는 좋은 자였던 데스우. 그런데 나쁜 닌겐에게 잡혀서, 돌아왔을 때에는 이 꼴이었던 데스우.”

그건 참 안됐네.
근데 나보고 어쩌라는 건지.
무시하고 떠나려고 하는 나에게, 들친실장이 쫓아와서 떠들어댄다.

“기다리는 데스, 닌겐! 오마에들이 이 자를 이렇게 만든 데스! 책임 지고 기르는 데스!”

어쩌라고.
그 녀석을 학대한 녀석에게나 말해.

“다른 자도 모두 닌겐에게 살해당해, 와타시의 마지막 희망이었던 자였던 데스! 책임 지는 데스, 닌겐!”

시끄러워.
무시하고 발걸음을 서두르는 나를, 들실장의 다리로는 따라오지 못한다.
데스데스 떠드는 소리는 멀어지고, 이윽고 들리지 않게 되었다.

정말이지, 어떤 바보인지는 모르겠다만.
데려갔으면 마지막까지 [책임]지란 말이다, 하고 나는 생각했다.



-끝-





사육실장의 길

 

"오, 사이 좋아 보이는 친자실장이 있다."

공원에 들어간 남자는 그 친자에게 다가갔다.

"데, 데스우! 데샤아아아아!"

"테치ㅡ!"

남자가 다가가자 자실장은 겁을 내며 친실장의 뒤로 달아났다.
친실장은 그런 자실장을 감싸듯이 남자를 위협한다.

"호오, 바로 아양 떨지 않는 걸 보니 너희들 꽤 똑똑한가 보구나."

"데샤아아아!"

"테, 텟치이이이이!"

링갈을 켜며 남자는 세 마리의 새끼 중 한 마리를 들어 올렸다.

"무서운 테치ㅡ! 살해당하는 테치ㅡ! 마마 구해주는 테치ㅡ!"

"그만두는 데스! 자를 괴롭히지 마는 데스우!"

"아니, 딱히 괴롭히려는 건 아닌데."

뻔한 거짓말을 하는 남자.

"그, 그럼 와타시에게서 자를 빼앗으려는 것인 데스우!? 혹시 데려갈 거면 와타시도 같이 데려가는 데스우!"

길러지고 싶은 들실장석의 단골 멘트를 내뱉는 친실장.
하지만 남자는 불쾌한 기색을 보이지 않고 그 실장석들에게 말을 걸었다.

"너희, 길러지고 싶냐?"

"데, 데스우! 길러지고 싶은 데스우! 되도록 폐는 안 끼치게 노력하는 데스! 이 자들을 안전한 닝겐상의 집에서 행복한 사육실장으로 만들어주고 싶은 데스우~!"

과연 새끼를 지키기 위해 사육실장이 되고 싶은 모양이다.
연기일지도 모르지만 남자는 신경 쓰는 기색도 없다.

"그래 알았다. 대단한 만찬이나 넓은 방 같은 건 준비 못 하는데, 그래도 괜찮아?"

"괜찮은 데스~. 아이의 안전이 확보된다면 그걸로 충분한 데스우~."

"좋아, 그럼 갈까."

남자는 그렇게 말하고 어디선가 골판지를 가져온 다른 들실장에게서 그것을 빼앗아 친자를 집어넣고 걷기 시작했다.

"데에에, 와타시의 집을 돌려주는 데스우~!"


남자는 어느 건물 앞에서 멈춰 섰다.

"여, 여기는 보건소 데스ㅡ! 기른다고 속여서 와타시들을 죽일 셈이었던 데스!"

"싫은 테치, 죽고 싶지 않은 테치ㅡ!"

"아니, 속인 거 아냐."

"그럼 왜 보건소에 데려온 데스!"

"요즘 애완동물 관련법이 여러모로 까다로워져서 말이야. 실장석을 기르려면 제대로 보건소에서 병 검사 같은 걸 해서 등록을 마쳐야 하거든."

"그런 데스까. 그럼 부탁하는 뎃스ㅡ웅♪"

죽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실장석들은 안심하고 남자의 말에 따르기로 했다.

"저기요, 이 녀석들 키우고 싶은데 검사 해주세요ㅡ."

"네, 그럼 서류 기입 해주세요."

남자는 서류에 필요 사항을 적고 제출했다.

"...네, 됐어요. 그럼 검사 견학하시겠어요?"

"물론이죠."


제1 검사실에서는 투명한 플라스틱 케이스에 실장석이 넣어졌다.
우선 친실장부터다.

"뭐인 데스우? 이건 먹어도 되는 데스?"

"그래. 빨리 먹으렴."

검사원이 그렇게 말하기가 무섭게 받은 콘페이토를 입에 넣는다.
몇 분 후, 콘페이토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데에에, 배 아픈 데스우! 운치 안 멈추는 데스우!!!"

기세는 대단하지 않지만 효과가 강렬한 의료용 똥빼기약에 의해 몸 안의 변이 전부 나온다.
검사원은 그것을 확인한다.

"변 속에 기생충은 없는 것 같네요.... 시약 반응도 없고요, 전염병 가능성도 없겠네요."

"그렇군요, 다행이네요."

"네, 이 성체실장은 일단 합격이에요. 그럼 이번에는 이 자실장들입니다."

"테챠아아아... 무서운 테치. 구해주는 테치...."

검사하는 모습을 보고 자실장들은 떨었다. 그러나 검사원은 말없이 자실장을 붙잡아 그대로 플라스틱 케이스에 넣었다.

"닝겐상 구해주는 테치ㅡ!"

"안 돼. 이 검사 받고 병이 없는지 알아보고 만약 병이 있으면 제대로 치료해야 집에서 기를 수 있어."

"싫은 테치. 검사 싫은 테치ㅡ!"

"그럼 공원으로 돌아갈까?"

"테...."

남자가 한마디 하자 자실장은 얌전해졌다.

"그렇지, 장하다. 길러지고 싶으면 참아줘."

"테ㅡ...."

길러지기 위해서 얌전히 검사를 계속 받는 자실장. 그렇게 똥빼기 약을 먹는다.

"테챠ㅡ! 운치 쁘리쁘리 테츄ㅡ!"


제2 검사실에는 위 카메라로 잘 알려진 내시경과 구속구 같은 것이 놓여있었다.

"그럼 내시경 검사 할게요."

검사원은 그렇게 말하고는 친실장을 구속구에 고정했다.

"뭐, 뭐 하는 데스우!?"

"내시경 검사야. 뱃속을 직접 보고 병이 없는지 알아보는 거야."

그리고 내시경을 대충 총배설구에 꽂았다.

"데! 갑자기 무슨 격렬한 플레이 데스!"

엉덩이에 카메라가 들어가는 감촉에 불쾌감을 나타내는 친실장. 하지만 검사는 담담하게 진행되었다.

"데...데... 기분 나쁜 데스우~."

몸 속을 꿈틀대는 카메라의 감촉이 상당히 기분 나쁜 것 같다.
특히 총배설구 근처가 기분이 안 좋은 모양이다.

덧붙여 인간도 같은 검사를 받는 일이 있지만, 그 경우엔 항문에 마취, 아니면 로션을 바르거나 케이블이 직접 닿지 않도록 기구를 꽂거나 해서 불쾌감은 적다.

하지만 실장석 상대로 그런 일은 안 하기 때문에 꽤 기분이 안 좋은 것 같다.

"데에에...데에에...."

"내장도 건강 그 자체네요. 폴립이나 종양 같은 건 전혀 없는 것 같아요."

검사 종료. 검사원은 내시경을 대충 뽑았다.

"뎃!"

아무래도 총배설구가 조금 찢어진 것 같다. 하지만 아무도 그것을 신경 쓰는 이가 없었다.
이곳에서도 자실장들은 먼젓번 검사와 같이 벌벌 떨며 난리를 쳤다.

제3 검사실에는 주사기가 대량으로 준비되어 있었다. 혈액 검사를 하는 모양이다.

"실장쨩, 팔 내밀어ㅡ."

내민 팔을 알콜로 대충 소독, 이번에도 대충 주사기를 찔렀다.

"뎃! 아픈 데스! 좀 더 살살 다뤄달라는 데스ㅡ!!"

"아ㅡ 움직이면 안 돼! 다시 해야 해!"

다시 한다는 말에 반응, 얌전해지는 친실장.

"하나 끝. 그럼 또 할게ㅡ."

"뎃!"

이런 식으로 검사용 혈액 샘플 몇 개를 채취했다.
물론 자실장은 공포와 아픔으로 난리다.


제4검사실은 방사선 검사인 모양이다. 실장석에게 바륨을 마시게 했다.

"우엑, 맛없는 데스우...."

사람용으로 만든, 맛이 가미된 바륨이 아닌 것 같다.

"자, 잘 마셔야 돼ㅡ."


이렇게 차례차례 검사가 진행되었다.
내용상으로는 사람의 건강 검진과 거의 비슷하지만, 거칠게 다루거나 쾌적한 검사가 가능한 최신식 기구가 아니거나 하는 둥,
실장석에게 상당히 부담을 주는 내용이었다.
그런 검사에 실장석들은,

"싫은 데스우ㅡ!"

그렇게 말하며 나가려 하지만,

"가만있으라니까. 이거 안 끝내면 기를 수가 없어."

남자가 그렇게 말하자 겨우 참으며 검사를 진행했다.


그렇게 최종검사를 마치고 진단 결과를 확인하는 남자.
실장석 친자는 그 옆에서 검사 때문에 완전히 지쳐서 결국 늘어져 있다.

"혈액 검사 결과는...."

여기만 최신 검사 기구가 도입되었는지 다른 검사를 할 동안 이미 완료된 것 같다.

"네, 특별히 문제는 없는 것 같네요. 일단 전염병 예방 주사 맞을게요."

그렇게 말하며 실장석들에게 주사를 놓는다.
아파했지만 완전히 지쳤기 때문에 저항은 거의 없었다.

"네, 이제 검사 끝났어요. 여기 검사 완료 증명서예요. 이건 애완동물 등록증, 이건 사육허가증이에요. 아, 그리고 이건 예방 접종 증명서예요.
 이제 이 실장석들은 어엿한 애완동물입니다."

"감사합니다. 자, 너희도 인사해야지."

"감사한 데스우...."

"감사한 테치ㅡ...."

"하하하, 수고 많았어. 말 잘 듣고 이쁨받으렴."

보건소 직원은 웃으며 그렇게 말하며 실장석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실장석들은 완전히 지쳤지만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자, 집에 돌아갈까."


이렇게 들실장 친자의 사육실장으로서의 생활이 시작되었다.
남자는 가끔 괴롭히긴 했지만 사육 방식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먹이도 고급은 아니지만 맛있는 것을 주었고, 한가할 때는 놀아주기도 했다.
실장 친자도 그런 남자의 애정에 보답하여 남자의 말을 잘 들었다.

그렇게 실장석들은 만족스러운 생활을 보냈다.

그로부터 1개월 후.

"오케이, 얘들아 외출하자ㅡ."

남자는 그렇게 말하고는 실장석들을 이동용 케이지에 넣고 외출했다.

"데, 여긴 보건소 데스우!"

"싫은 테치ㅡ 보건소 무서운 테치이ㅡ!"

"아무 잘못도 안 했는데 어째서 처분하는 데스우!?"

"아니거든. 사육실장 정기 검사야."

그 말을 듣고 첫 검사에 대해 떠올리고 공포에 빠진 친자.

"데에에! 싫은 데스우ㅡ! 검사 싫은 데스ㅡ웃! 왜 또 검사하는 데스!?"

"법으로 그렇게 정해져 있거든. 애완동물의 건강한 삶을 위해 정기적으로 검사받을 의무가 있는 거야."

"싫은 데스ㅡ웃!"

"그런 말 말고. 이거 안 받으면 너희들 못 키우게 돼. 다시 야생으로 돌아가서 공원에서 지내고 싶어?"

"데에에...."

체념한 듯 얌전해지는 실장석들.

"서류 작성해주세요.... 이번에는 검사 견학하시겠어요?"

"그야 물론이죠."

남자는 접수 담당에게 웃으며 그렇게 대답했다.

그렇게 검사가 시작되었다.
두 번째라고 고통이 줄어들 리가 없다. 크게 절규하는 실장석들.

"데에에! 아픈 데스ㅡ! 그만하는 데스우!"

"힘내ㅡ. 안 하면 기를 수 없게 된다니까ㅡ. 그리고 너희도 병 걸리고 싶지 않지?"

"데ㅡ...."

남자는 그렇게 말하며 실장석들을 계속 격려한다.
그리고 실장석들이 절규할 때마다 웃는다. 씩 웃는 표정으로.

남자에게는 이 한때가 가장 즐겁다.








반지 이야기

 

(1)
면접 시간이 다가오는데도 남자는 공원의 벤치에 앉아있었다.
두 팔꿈치를 두 무릎에, 깍지 낀 손 위에 턱을 얹고, 시선은 허공을 방황하고있다.
같이 사는 부모가 시끄럽기에 어쩔수없이 면접의 예약까지 해두었지만, 전철역에 도달하지도 못했다.
고작해야 십수만 엔의 급료를 받기 위해, 어째서 하고싶지도 않은 일을 하지않으면 안되는가.
자신에 걸맞는 직업은 다른 곳에 있을 터이다.
자신이 하고싶은 것, 그것을 발견할때 까지는 재밌게 즐겁게 살고싶었다.
「돈만 있으면, 부모님한테 잔소리 듣지 않아도 되는데」
빠찡코라도 갈까, 흐리멍텅한 머리로 그렇게 생각했다.
시선을 발 아래에 떨궈보니, 겁모르는 자실장이 모여들어있다.
바지 자락을 끌면서, 테치테치 짖고있다.
먹이라도 달라는것일까, 남자는 성가시다고 생각하면서 발을 흔들어 자실장을 떨어냈다.
날려진 자실장은 얼굴부터 지면에 미끄러졌고, 얼굴이 피투성이가 되어 울음을 터트렸다.

(2)
『이 바보닝겐, 무슨짓인테치!』
『갑자기 폭력을 휘두르다니, 용서할수 없는테치!』
『보증과 배상을 요구하는테치, 와타치를 키우는테치, 아니면 먹을 것을 바치는테치!』
다른 자실장들이 일제히 테치테치 짖기 시작한다.
하지만 남자가 몸을 일으키자, 신변의 위험을 느끼고 거미새끼가 흩어지는 것처럼 도망쳐간다.
남자는 공원을 나가 역 앞의 빠찡코 가게로 향했다.
완전히 꽝이었다.
전철값과 점심값이라면서 모친이 쥐어준 금일봉은 돌아오지 못하는 신세가 되었다.
공복감과 함께 빠찡코가게를 나온 남자는, 주머니 안에 있던 몇 개의 십엔 동전으로 편의점에서 「맛봉うまい棒」을 샀다.
공원으로 돌아온다.
벤치에 앉아 과자를 씹는다.
아무 맛도 나지 않았다.

(3)
얼굴이 쓸린 자실장이 옆 벤치 그늘에서 남자를 보고있다.
남자는 그 시선을 알아챈다.
방금의 자실장, 자신이 쳐서 날린 자실장.
약간의 죄악감을 느끼고, 먹을 것을 베풀어주기로 한다.
맛봉을 조금 깨물어 손바닥 위에 뱉고, 그것을 자실장 쪽으로 던진다.
자실장은 벤치 그늘에서 슬쩍 모습을 드러내더니, 남자와 맛봉에 번갈아 시선을 보내면서 신중하게 전진한다.
의외일정도로 재빠르게 맛봉의 조각을 손에 쥐더니 순식간에 벤치 그늘에 숨는다.
바로 먹어치우고는, 또다시 벤치 그늘에서 남자를 본다.
그 모습을 본 남자의 머리에 좋지 못한 생각이 떠올랐다.
「이녀석에게 홀에 떨어진 구슬을 주워오게하면, 공짜로 빠찡코 할수있잖아」
휴대전화를 꺼내들고, 실장링갈기능을 켠다.
「여어, 꼬맹이. 먹을 것을 더 줄테니까, 좀 도와주지 않을래」
『테치?』
남자는 설명했고, 단번에 계약이 성립되었다.

(4)
남자는 웃옷의 주머니에 자실장을 숨기고 빠찡코 가게에 들어갔다.
오른쪽에는 얼굴이 쓸린 자실장이, 왼쪽에는 그 언니가 들어있다──여동생이 채용시킨 것이다.
언니는 여동생에 비해 경계심히 강한지, 남자의 이야기에 도무지 끌려오지 않았다.
하지만 여동생이 의욕이 넘치는것과, 내밀어진 맛봉(돈까스 소스맛)에 마음이 흔들려버렸다.
남자는 점원의 시선에 조심하면서, 일단은 화장실로 향한다.
아무도 없는것을 확인하고, 주머니에서 두 마리의 자실장을 꺼내어 바닥에 놓는다.
「나는 자동판매기 근처에 있을테니까, 구슬을 모아서 가져와라.
  할당량은 10개, 이 봉지에 넣어서 와」
『알겠는테츄, 힘내는테츄』
『약속은 지켜주시는테치』
두 마리의 자실장은 남자로부터 비닐봉지 쪼가리를 받아들었다.
화장실의 문을 열고, 남자와 함께 자실장이 홀에 뛰어나간다.
자실장치고는 꽤나 재빠른 움직임으로, 기계의 그늘, 이용객의 발치에 굴러간다.
남자는 시선 끝에서 그것을 확인하고, 작게 승리포즈를 잡았다.

(5)
그 자매는 의외로 똑똑하니, 금방 구슬을 모아올지도 몰라.
남자는 득으의 미소를 지으며 자동판매기로 가서는 뭘 마실까 고민하는 이용객을 연기했다.
「변변한게 없구만」
주스를 살 돈 조차 주머니에 들어있지 않았다.
누군가 어께를 두드린다.
「먼저 쓰세요」
돌아보니, 두 마리의 자실장을 집은 점원이 서있었다.
「손님, 이러시면 곤란합니다만」
「뭐, 뭡니까, 저 아니에요」
「화장실에서 같이 나오시는거 봤습니다. 게다가……」
『이 닝겐상에게 부탁받은테치, 먹을거 준다고 말한테치』
여동생이 남자를 가리키며 말한다.
남자는 점원으로부터 두 마리를 낚아채서는 주머니에 쑤셔넣고, 재빠르게 가게 밖으로 달렸다.

(6)
남자는 땀투성이가 되면서 달려 공원으로 돌아왔다.
주머니에서 자실장을 꺼내어 말없이 벤치 위에 놓는다.
『그런 시시한 구슬이 아니고, 오네챠라면 더 좋은 것을 줍는테츄』
분노와 수치로 말을 잇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가려던 남자의 발이 멈춘다.
뒤돌아보니 언니가 여동생의 입을 막고있다.
「너, 지금, 뭐라고했지?」
『아무 말도 하지않은테치』
언니가 얼버무리려고 하지만, 여동생이 정색을 하면서 남자에게 말한다.
『오네챠는 더 굉장한 것을 주워서 모으고있는테츄』
「호호오?」
언니가 여동생을 노려보지만, 남자가 자신의 이야기에 흥미를 보이는 것에 자존심이 부추겨진 여동생은 신경쓰지않는다.
『반지를 모으고있는테츄, 붕ー붕ー과 교환한다고 닝겐상이 말한테츄』
「붕ー붕ー이라니, 자동차 말이냐?」
여동생은 고개를 끄덕였다.

(7)
남자와 두 마리는 공원의 화장실에 있다.
장애인용 화장실에 들어가서는 뚜껑을 덮은 변기에 남자가 앉는다.
「너희가 숨기고있는 반지가 있는 곳, 알려주지않을래」
남자의 왼손에는 언니, 오른손에는 볼펜.
남자는 볼펜뚜껑을 열더니 볼펜 끝을 언니의 뺨에 갖다댄다.
불룩한 뺨에 볼펜 끝이 파고들자, 남자는 서서히 턱 쪽으로 움직인다.
언니의 왼뺨에서 턱에 걸쳐 빨간 줄이 그어진다.
「알려주지않을래」
언니는 바들바들 떨고 두 눈으로 눈물을 흘리면서도 입을 닫고있다.
여동생은 바닥 위에서 그저 안절부절할 뿐이다.
빨간 줄이 턱에서 오른뺨으로 이어진다.
남자는 언니의 두 뺨에 소용돌이를 그린다.

(8)
「고집이 센 녀석이군」
그렇게 말하고는 볼펜을 그대로 이마에 대더니 「고기肉」라고 글자를 썼다.
「작전 변경」
언니를 놓아주고는 대신 여동생을 잡았다.
문답무용으로 앞머리를 쥐어뜯는다.
『테엣!』
『테챠앗!!』
와타치의 앞머리가, 하면서 여동생은 울어젖힌다.
『동생에게 심한짓 하지마는테치』
언니가 애원한다.
「어떻게 할까나」
그렇게 말하면서 남자는 뒷머리에 손을 대더니, 당기기도하고 힘을 느슨하게 하기도 한다.
『오네챠, 와타치의 머리털이, 와타치의 머리털이이! 반지가 있는 곳을 알려주는테츄!』

(9)
「동생은 이렇게 말하고있는데」
『아, 안되는테치, 다른 닝겐상과의 약속이 있는테치』
『챠아ー, 이 바보오네챠, 와타치의 머리털이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는테츄?』
동생은 언니에게 더러운 욕지거리를 시작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여동생이었기 때문에, 모친도 언니도, 이 여동생에게는 숨긴 장소를 알려주지않았다.
남자는 한 올, 또 한 올 머리 털을 뽑기 시작한다.
그럴 때마다 커지는 여동생의 비명.
아무리 귀를 막아도, 여동생의 비통한 외침에서 도망칠수 없었다.
『와타치가 대신 뽑히는테치!』
『집어치우는테츄, 반지가 있는 곳을 알려주는테츄, 오마에가 뒈져도 이 닝겐은 기뻐하지않는테츄!』
「여동생 쪽이 이해력이 더 좋은거 아니냐?」
언니는 힘없이 고개를 떨구더니, 「알겠는테치」하고 작은 소리로 답했다.
「반지는 또, 주우면 되는테치……」

(10)
언니가 앞장서자 여동생과 남자는 공원의 조경수를 향했다.
방금의 사건으로, 여동생은 완전히 언니에게 적의를 품은 모양이다.
머리가 나쁜 실장석의 사고는 실로 단순한 것이고, 자신의 사정을 중심으로 사물을 생각한다.
머리털이 뽑힌것은 언니가 반지가 있는 곳을 바로 알려주지 않은 탓이다.
애초에 반지 있는 곳을 자신만 몰랐던것도 수상하다.
그러한 나쁜 언니를 괴롭혀준 남자는 정의.
그 남자가 「이해력이 좋다」라고 말해주었다.
반지를 찾으면, 자신은 남자에게 키워질지도 모른다!
여동생은 치프프 하고 소리없이 웃으며, 언니에게 뒤에서 발차기를 날렸다.
『어서 걷는테츄, 이 느림보』
조약돌을 집어서 뒤에서 던지고, 나뭇가지가 있으면 그것으로 찌른다.
조경수 앞에서 언니는 걸음을 멈추었다.
『이 나무숲 안에 숨겨져있는테치』

(11)
조경수는 50cm 정도의 높이로, 인간의 시선으로는 뿌리 쪽은 전혀 보이지않았다.
성체의 실장석이라도 조경수 안에 들어가지 못하겠지만, 몸이 작은 자실장이라면 자유롭게 드나들수 있다.
그 대신에 인간에게는 힘이 있다.
위로부터 조경수를 억지로 헤칠수 있는 것이다.
「뭐야, 이건」
남자는 무심코 목소리를 흘렸다.
거기에는 링풀(캔음료의 고리)이 쌓여있었다.
『반지인테치. 닝겐상이 말한테치, 이 반지를 잔뜩 모은다고.
  무척 무척 중요한 것이라고. 붕ー붕ー과 교환할수있다고』
차는 차인데 의자차, 휠체어이다.
링풀을 재활용업자에게 회수하게해서, 그 수익금으로 휠체어를 구입하는 운동이다.
남자가 그랬던것처럼, 작은 자실장은 그런 작업에 적합하다고 생각한 이 마을에 사는 여자아이가, 남자와는 달리,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가 아니라 한 대라도 많은 휠체어라는 목적으로 말을 꺼냈던 것이다.

(12)
언니는 링풀을 주을때마다 여기에 숨기고있다.
링풀과 교환하여 여자아이에게 음식을 얻는것보다도, 여자아이가 좋아하는 것이 기뻤다.
물론 음식도 중요했다── 두 다리를 불꽃놀이로 태워진 친실장 대신, 언니가 식량을 조달해왔다.
언니가 말하는 단편적인 정보로부터, 남자는 대강의 사실을 알게되어버렸다.
실장석을 이용하려 한 것, 「반지」를 뺴앗으려 한 자신에 부끄러움을 느끼면서, 남자는 어께를 늘어뜨리고 링풀 더미를 바라보았다.
남자가 고개를 떨구는 모습을 본 언니는, 언니에 대해 무척 화가 났다.
언니에 달려들어 밀어 쓰러뜨리더니, 마운트 포지션을 취하고는 두 손으로 언니의 얼굴을 몇번이고 후려쳤다.
『테엣, 그만하는테치』
『와타치에게 망신을 시키다니, 이 바보오네챠!』
언니는 막고만 있었다.
남자는 링풀 한 개를 집어들더니, 새끼손가락에 끼워보았다.
「반지, 라」
후우, 하고 한숨을 흘렸다.

(13)
남자는 두 마리를 집어들고 또다시 화장실로 향했다.
손수건에 물을 적셔서, 언니 얼굴의 낙서를 지워준다.
「앞으로도 힘내서 반지를 모으렴」
언니를 향해 말했다.
「머리털, 미안하게 됐구나.
  그래도, 너는 언니를 배반하려 한 멍청이다.
  앞머리가 없어진건 그 떄문이라고 명심하고, 언니 하는 일을 제대로 도와주거라」
그렇게 말하고 두 마리를 풀어주었다.
두 마리는 테치테치 하며 달려나가고, 도중에 언니다 뒤돌아보더니 남자를 향해 머리를 숙인다.
먼저 가려고 한 여동생을 붙잡아 돌아세우고는, 억지로 고개를 숙이게한다.
그리고 두 마리는 둥지로 돌아갔다.
「뭐, 가장 멍청이는 나였지만 말이지」
면접시간에 늦은 것을 어떻게 사과해야할까, 남자는 휴대전화를 집어들었다.



(끝)






마지막 실장석

 

「햣하아아ー!거기 서라ー!」
인적 없는 저녁 공원에서 빠루를 치켜들며 들실장을 쫓아가는 남자가 한 명.
「데갸아아ー!살려주는 데스우―!」
일부러 저러나 싶을 정도의 큰 소리로 울부짖으며 도망다니는 들실장이 한 마리.
한때는 어느 공원에서나 볼 수 있었던 학대파와 들실장의 추적극이다.
하지만, 15분동안이나 계속 쫓아다니던 남자가 피곤해진 듯이, 이윽고 헉헉 숨을 헐떡이면서 벤치에 앉아버렸다.
「잠깐 좀 쉬자.」
남자가 그렇게 말하자 도망다니던 실장석도 발을 멈추고 돌아본다.
「피곤해진 데스?그럼 휴식하는 데스.」
실장석은 공원 출입구 옆에 있는 자동판매기에서 따뜻한 차가 든 페트병을 두 개 사더니, 벤치로 돌아와 남자에게 한 병을 건네주고 자신도 주저앉았다.


「땡큐, 나이탓인지 최근엔 이전보다 빨리 숨이 찬단 말이야.」
받은 차를 마시면서 발치에 있는 실장석에게 말하는 남자.
「토시아키가 실장학대를 시작한지 8년이나 지난 데스. 서로 나이 지긋하게 먹은 데스.」
맞장구 치듯이 대답하는 실장석.
실장석이 탄생한 것도 어언 십년쯤. 애호든 학대든 한때 많은 사람들이 필요로 하던 실장석은 차츰 질려가고, 잊혀져서, 2차창작으로서의 그 역할을 끝마쳤다.
사람들의 기억에서 실장석에 대한 것이 희미해지는 것에 비례해서 실장석 자체의 수도 줄어들었다. 하지만 그 사실을 깨달은 이는 적었다. 이미 실장석의 모습을 관찰하는 사람도 거의 없어졌기 때문이다.
토시아키는 그런 상황에 위기감을 느끼고, 실장학대의 문화가 단절되지 않도록 옛날과 변함없이 매주 공원에 찾아와서 실장석을 학대하는 것을 계속해온 것이다.


「처음 너희들과 만난 게 대학교 4학년때였지. 취업활동이 잘 안되던 그 시기에 너희를 학대해서 걱정을 덜었던 거야.」
「그 시절에는 와타시타치의 동료들 중에 영업석이라던가 실장씨라던가 이런저런 바리에이션이 있었던 데스.」
최근에는 학대하는 시간보다 옛날 이야기를 주고받는 시간이 더 길어져버렸다. 학대 방법의 아이디어도 이미 다 떨어진 것이다.
「너랑 함께 지내는 사이에 나도 이런저런 일이 있었지...」
토시아키의 머리속에 이런저런 추억이 떠올랐다. 취직을 했을 때의 기쁨, 하지만 생각한 것보다 엄했던 사회의 현실, 일에 몰두하는 바쁜 매일... 그러던 중에 지금의 아내와 만나고, 그리고 아이가 생기고...
그렇게 차례차례 밀려오는 인생의 이벤트 속에서, 토시아키가 가진 실장석에 대한 흥미는 차츰 사라져갔다.
지금 실장석 학대를 이어오는 것은, 반은 타성에 젖은 일이기도 하고, 반은 의무감에 의한 것이었다. 예전에 느껴왔던 마음 속이 설레이는 듯한 학대의 기쁨은 이제...


「토, 토시아키...」
목소리를 듣고 퍼뜩 정신을 차린 토시아키가 발밑을 바라보았을 때 본 것은, 점점 투명해지며 사라져가는 실장석의 모습이었다.
「시, 실장석...」
실장석은 당황한 토시아키를 바라보더니 한숨을 한 번 쉬고 말했다.
「토시아키에게도 더이상 실장은 필요없는 모양인 데스네. 와타시도 슬슬 사라질 때가 된 것 같은 데스.」
아 그런가. 나는 이제 실장석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린 건가. 쓸쓸한듯이 눈을 감는 토시아키.
「흥미가 없다... 이제까지 중에 최고의 학대인 데스. 잘 있는 데스 토시아키, 지금까지 즐거웠던 데스우.」
그 목소리를 마지막으로 실장석은 휙 모습을 감췄다.
「잘 가라, 실장석.」
토시아키는 아무도 남지 않은 땅바닥을 향해 조용히 말했다.


~끝~



어머니의 날에

 

공원에서 자실장 한 마리가 자기 키만한 꽃 한 송이를 안고 달리고 있었다.

"마마, 마마! 엄청 이쁜 꽃 찾은 테치~!"

좋아하는 마마에게 주려고 한눈팔지도 않고 하우스를 향해 달리는 자실장.
머릿속에는 꽃을 보고 기뻐하는 마마의 얼굴.
그리고 마마에게 안겨 머리를 쓰다듬어지는 자신의 모습이 있었다.

"마마~! 마...마? ...테에?"

수풀에서 꺾어 마침내 하우스가 보이자 자실장의 다리가 멈췄다.
10미터 정도 앞에 있는 자신들의 하우스.
그 하우스를 향해 커다란 닝겐이 몇 번이나 굵은 나무막대기를 내려찍고 있다.

"분충이! 네놈의 새끼 때문에 저녁에 디저트 못 먹었다고!"

닝겐은 고함을 지르며 막대기로 하우스를 마구 두들기고 있다.
실장석에게는 튼튼한 골판지 하우스도 닝겐에게 걸리자 여지없이 자실장의 눈앞에서 순식간에 찌부러지고 무너져간다.
적색과 녹색으로 조금씩 물들어가는 와중에, 안쪽에서 흐릿한 신음이 새어 나온다.


눈앞의 참사를 이해하지 못하고 넋 나간 듯 멀거니 서 있는 자실장.
닝겐이 문득 돌아보자 눈이 마주쳤다.
쳇하고 혀를 찬 닝겐은 자실장이 든 꽃에 눈길을 준다.
그리고 자실장과 하우스를 번갈아 보고 씨익 웃더니 들고 있던 막대기를 힘차게 하우스에 찔러넣었다.

"데갸앗."

희미한 소리지만 뚜렷하게 들렸다.
닝겐은 그대로 자실장에게 다가가 태연하게 그 옆을 지나쳐 떠나간다.

"............"

자실장은 닝겐을 보고 있지 않았다.
그 시선은 변해버린 하우스에 줄곧 머물러 있었다.

".........마, 마?"

잠시 후 자실장이 간신히 목소리를 낸다. 그 손에서 꽃이 툭 떨어졌다.
한 번 말문이 트이자 목소리는 그치지 않았다.

"챠아아아아아!!! 마마아ㅡㅡㅡㅡㅡ앗!!!"

자실장은 미친 듯이 외치며 하우스로 뛰어간다.


"마마!! 마마아ㅡㅡ!! 괜찮은 테치이이!!?"

원형이 남지 않을 정도로 엉망이 된 하우스를, 눈물을 흘리며 토닥토닥 때리는 자실장.
너무나 불길하고 기분 나쁜 냄새, 그렇지만 좋아하는 마마와 비슷한 냄새가 감돌고 있다.
게다가 어쩐지 오네챠의 냄새도 섞여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그럴 리가 없다. 오네챠는 지금쯤 행복한 사육실장이 되었을 것이다.
몇 번이나 마마에게 닝겐한테 탁아를 해달라고 졸라 어제 간신히 받아들여져 그토록 기뻐했으니까.
그런 것보다 마마다. 좋아하는 마마는 틀림없이 이 안에 있다.

"테에에엥! 마마! 마마아! 마마아아ㅡㅡ!!"

자실장은 울부짖으며 하우스 주위를 뛰어다닌다.
그러나 하우스는 완전히 무너져서 안에 들어갈 수 없고, 몇 번을 불러도 마마의 대답은 없다.

ㅡㅡ그리고 자실장은 보고 말았다.
하우스 아래에서 새어 나오는 마마의 냄새가 섞인 불길한 적록색의 액체를.

"............테에에에."

어린 자실장이지만 본능적으로 이해해버렸다.
이 안에 있는 마마와 이제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다는 것을.


"마마...마아마아아......테에에에에~~~~~엥!!!"

자실장은 그 자리에 무릎을 꿇고 오열하기 시작했다.
좋아했던 마마는 아마도 이제 없다.
더는 웃어주지 않는다. 기뻐해주지 않는다. 껴안고 쓰다듬어주지 않는다.

"마마아아아아아아아!!!!!"

태어난 지 한 달도 안 된 자실장에게 그 충격은 너무나도 컸다.

(어째서 테치. 어째서 테치? 와타치는 마마가 기뻐했으면 해서 이쁜 꽃을...)

잠시 흐느끼던 자실장은 문득 자신이 꺾어 온 꽃을 떠올렸다.

ㅡㅡㅡ그 꽃은 마마를 위한 꽃ㅡㅡㅡ

자실장은 피눈물을 흘리면서도 천천히 일어서서 물기 띈 눈으로 주위를 둘러본다.
꽃은 떨어졌을 때 그대로 땅 위에 덩그러니 있었다.

(마마... 이쁜 꽃 찾은 테치이... 마마한테... 주는 테츄...)

멎지 않는 눈물을 닦으며 자실장은 꽃을 향해 걸어간다.
그 머릿속에서는 작별인사도 못한 다정한 마마와의 추억이 떠올랐다가 사라졌다.


1미터를 남기고 걸어왔을 때 갑자기 옆에서 나타난 작은 닝겐이 꽃을 주워 올렸다.

"...테에?"

꽃을 손에 든 어린 소녀는 어안이 벙벙한 자실장에게 눈길 한번 안 주고 저쪽으로 뛰어간다.





"...테챠아아아아!!? 그건 와타치의 꽃 테치이이! 돌려줘, 돌려줘 테치이이이!!"

꽃을 빼앗긴 것을 깨달은 자실장은 울부짖으며 소녀를 뒤쫓았다.
그러나 아무리 어린 소녀지만 자실장의 다리로 따라잡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돌려줘 테챠아아아!!!! 그건 마마한테 줄 소중한 보물..."

쿵!!!

"찌이."

"분충일가 구제 완료."

남자는 신발 바닥을 땅에 비비고 그대로 콧노래를 부르며 떠나간다.
그 너머에는 조금 전의 소녀가 어머니에게 꽃 한 송이를 내밀고 있었다.

"엄마ㅡ! 이거 어머니의 날 선물! 이쁘지ㅡ!"

그렇다. 공교롭게도 그 날은 인간들이 기리는 '어머니의 날'이었다.








생식

 

"뎃데로게~"

수조 안에서 한 마리의 실장석이 사랑스럽게, 부풀어오른 배를 쓰다듬고 있다.

"빨리 태어나는 데스~♪ 여기는 즐거운 일이 가득한 데스~♪"

흔히 태교의 노래라고 불리는 인간에게 귀에 거슬리는 노래를 계속한다.

"여기는 콘페이토 뷔페 데스~♪ 닌겐 노예도 있는 데스~♪"

노래를 부르며 작은 접시에 들어있는 콘페이토를 입안 가득히 집어넣는다.

"~뎃스〜웅♪ 달콤한 데스~♪"

여기는 정말 쾌적하다.
콘페이토가 끊이지 않고 충원되고, 인간이 매일 청소를 해서 청결하다.
옷도 새 것으로 매일 교환해주고, 따뜻한 물로 목욕까지 준비되어 있다.
자가 태어나 유일한 결점인 지루함만 없어지면 천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뎃데로게~♪ 빨리 같이 노는 데스~♪"

사랑스럽게 몇 번이나 되풀이하여 배를 쓰다듬는다.

달칵

백의에 마스크를 쓴 남자가 수조를 열고 텅 빈 콘페이토를 보충한다.

"늦은 데스, 똥 닌겐! 텅 비기 전에 가져오라고 언제나 말했던 데스!"

남자는 말없이 시선을 돌리고 수조의 청소를 시작한다.

"완전히 쓸모없는 노예 데스!"

실장석은 답이 없는 남자에게 투덜투덜 불평을 한다.
청소가 끝나자, 실장석의 속옷을 벗긴다.

"데스~웅♪"

이제부터 일어날 일에 기대하며 기분 나쁜 소리를 높인다.
끝이 가느다란 튜브를 총배설구에 찔러 넣고, 스위치를 누른다.

즈규우우우우우우우!

기계가 동작하며 실장석의 뱃속에 있는 똥을 빨아들인다.

"데에~! 데에에에에엣~♪"

빨아들이자마자 절정에 달하고는 기성을 지른다.
얼마 되지 않아 상당량의 똥을 빨아내고, 기계의 구동 소리가 그친다.
남자는 실장석의 배설구를 깨끗이 닦아낸 다음, 다시 말없이 수조의 뚜껑을 닫는다.

"정말 저 닌겐도 호색가 데스~"

쾌감의 여운에 잠기면서 실장석은 다시 배를 쓰다듬기 시작했다.




몇 주일이 지나, 드디어 출산의 날을 맞이한다.

"〜우우우우우~ 태어나는 데스우~"

남자가 준비한 물을 가득 채운 접시 위에서 실장석은 참고 견디고 있다.

"〜우우우우~ 나오는 데스! 태어나는 데스!!"

수조의 저편에선 백의의 남자들이 가만히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데데에에에스!"

훨씬 큰 소리로 울며 물이 담긴 접시에 새끼를 낳는다.

"하아하아... 태어난 데스?"

거친 숨을 토하며 물이 담긴 접시에 눈을 돌리면, 5마리의 자실장이 점막에 싸여 떠오르고 있다.

(...왠지 이상한 데스?)

태어날 때 자실장들이 내는 “텟테레~”라는 울음소리가 없다.
실장석은 위화감을 느끼면서, 자실장을 감싼 점막을 핥는다.
이대로는 점막이 굳어져서 구더기 상태가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와타시의 자 데스~♪ 마마 데스~♪"

자의 얼굴에 붙어 있는 점막을 정성스럽게 핥는다.

"와타시를 닮아 아름다운 머리카락 데스~ 예쁘게 하는 데스~"

머리카락에 묻은 점막도 핥아 내려 했을 때, 이변은 일어났다.

"데게엑!"

자의 앞머리가 깨끗하게 빠졌다.

"어, 어째서 데스!?"

초조해져서 빠진 앞머리를 어떻게 원상태로 되돌리려 한다.
순간 되는 것처럼 생각되었지만, 곧 벗겨져 떨어져 버린다.

"왜? 왜인 데스?"

실장석의 일생을 좌우하는 소중한 머리가 태어나자마자 바로 빠져버렸다.
소중한 재산인 머리가 이렇게 쉽게 빠지다니.
실장석은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어떻게든 본능적으로 자의 몸에 점막을 핥기 시작했다.

"데게에에에!"

이번에는 머리에 이어 옷마저 너덜너덜 벗겨지기 시작한다.
어떻게든 원래대로 되돌리려 하지만 만지면 만질수록 옷은 원형을 잃어간다.

"왜인 데스?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인 데스?"

나머지 자 역시 점막을 핥았지만, 한결같이 같은 상황.
수조 속에는 망연자실하는 친실장과, 5마리의 독라 자실장이 생겼다.

"데에에에~엥! 데에~엥!"

왜 이렇게 되었는지, 너무도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에 크게 소리 내어 울기 시작하지만, 아까부터 꼼짝도 하지 않는 자신의 자가 마음에 걸린다.

"마마 데스, 왜 움직이지 않는 데스우~"

안고 흔들어보거나, 가볍게 두드리거나 해도 반응이 여전히 없다.
불안이 치밀어 올라 죽은 것은 아닌지 확인한다.
눈을 허공을 향해 부릅뜨고, 입은 칠칠치 못하게 반쯤 열려 있다.
하지만 간신히 숨은 쉬고 있는 것 같다.

"마마 데스! 일어나는 데스! 달콤한 콘페이토가 있는 데스!"

자고 있을 뿐 일거라고 희망을 품고 크게 소리를 치며, 어떻게든 반응이 돌아오기를 기대한다.


얼마나 그러고 있었을까.
친실장은 독라의 자들을 끌어안고 중얼중얼 무언가 중얼댄다.

"왜 일어나지 않는 데스...? .목소리를, 들려주었으면 하는 데스..."

자들에게 비는 것처럼 상냥하고 부드럽게 어루만진다.

"부탁 데스... 부탁 데스..."


달칵


갑자기 수조 뚜껑이 리고, 백의의 남자가 자실장에게 손을 뻗는다.
친실장은 자를 지키려고 필사적으로 위협을 반복한다.

"데갸아아아! 뭐 하는 데스, 바카 닌겐!"

주위의 자들을 필사적으로 끌어안고 빼앗기지 않으려고 남자의 손을 뿌리친다.

"데갸아아아!"

그래도 인간의 힘을 이길 리 없고, 남김없이 새끼를 강탈당한다.

"돌려주는 데스! 와타시의 자 데스! 돌려줘 바카 닌겐!"

시끄러운 친실장에게 감추려는 것처럼 수조를 닫는다.
남자는 강제로 빼앗은 자실장에게 똥을 흡수하는 예의 튜브를 꽂고, 스위치를 최대로 해서 올린다.

쥬르르르르르 하는 불쾌한 소리와 함께, 똥을 뽑아 낸다.
자실장은 그동안 완전히 무반응.
남자의 손 안에서 힘없이 몸을 눕히고 있다.
남자는 대강 똥을 흡수한 것을 확인하면, 튜브를 빼내고 끝을 예리한 것으로 바꾼다.
다시 배설구에 집어넣으면, 이번은 무리하게 깊게 비틀어 박는다.
뿌직하고 무언가 끊어지는 소리와 함께 반쯤 열린 입에서 피가 뿜어져 나온다.

탕! 탕!

친실장은 눈을 부릅뜨고 어떻게든 빼앗긴 자를 돌려받으려 한다.
손에서 피가 배어 나오는 것도 개의치 않고 필사적으로 수조의 벽을 두드리며 외친다.

"...! ...!"

남자는 무서운 형상의 친실장은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튜브의 스위치를 넣는다.

규루루루루루

분명히 똥이 아니라 뭔가를 억지로 빨아들이고 있다.
투명한 튜브 속이 실장석의 피로 물들기 시작한다.
내장을 빨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남자는 처치가 끝나자 튜브를 빼내고, 적신 천으로 정성껏 닦는다.
온몸을 구석구석 닦아낸 다음, 다른 남자 앞에 자실장을 내민다.
다른 남자는 약간 얼굴을 찡그리고, 마지못해 받는다.
그리고 잠시 무언가를 망설인 후, 과감하게 행동에 나섰다.

"데갸아아아! 뭐 하는 데스!"

친실장이 수조 속에서 절규한다.
남자가 힘껏 자실장의 배를 깨문 것이다.
남자는 진지한 표정으로 쩝쩝하고, 2~3회 씹은 다음 발밑에 있던 파란 양동이에 입 안의 것을 뱉어 냈다.
남자는 입가를 훔치고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남자들은 무언가를 확인하고는, 한결같이 고개를 흔들며 남은 자실장을 난폭하게 양동이 속에 처넣었다.
그리고 한명이 수조를 열고, 친실장을 억지로 끌어낸다.

"데갸아아아! 데갸아아아!"

벌써 반미치광이가 되어서 저항하는 친실장을 밖으로 끄집어내고는, 기세를 붙여 자실장이 들어있는 양동이에 내동댕이 친다.

“데갸악!”

부모 실장은 온몸을 강타당해 자신이 낳은 자실장의 위에 웅크린다.
고통으로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온몸이 산산조각나는 것 같다.
그래도 자들과 함께 있는 것에 약간의 안도감을 느낀다.
양동이가 들어올려져, 어딘가로 이동하고 있다.

"오, 오마에타치... 마, 마마데스..."
"마마가... 그 바카 닌겐으로부터 지켜주는 데스..."
"이제부터, 쭉 함께 데스..."
"같이, 맛있는, 콘페이토를... 먹는 데스..."

간신히 움직이는 입으로 몸 아래에 있는 자실장들에게 말을 건넨다.
자들은 아무런 반응도 없다.

이동이 멈춘다.
대형 기계로 요란스러운 방 안.
양동이가 좌우로 흔들리더니, 일순간의 부유감 뒤 양동이 속 내용물들이 내던져진다.

"데아아아아아아아아ーーーーー"

부모 실장이 마지막으로 본 것은, 비명조차 지르지 않고 거대한 기계에 분쇄되는 자신의 자의 모습이었다.



실장 고기가 시장에 유통된지도 벌써 몇 년.
생산 비용의 저렴하기 때문에 많은 업체가 참여해 왔다.
시장은 포화 상태가 되고, 통상의 실장 고기로는 이익을 나오지 않게 되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날것으로도 먹을 수 있는 ‘사시미 실장’이다.
갓 태어난 자실장을, 육계가 아닌 최대한 자연스럽게 제공한다.

다만 자실장은 가뜩이나 죽기 쉬운데다, 어리기 때문에 호기심에 여기저기 돌아 다닌다.
진공팩에 포장하는 방법도 있지만, 높은 가공비가 붙는다.
가능한 한 인적 비용을 들이지 않고 안정된 품질을 제공하려는 과제를, 업체는 품종 개량으로 해결하고자 했다.

이 사시미 자실장은 개량된 꽃 화분으로 수정시켜, 태어나는 자실장은 눈이 보이지 않고, 귀도 들리지 않으며, 움직일 수도 없다.
따라서 불의의 사고를 당할 확률이 줄어든다.
그리고 말을 하지 못하므로 친실장에 의한 똥벌레 솎아내기라는 사태도 피할 수 있다.

또, 머리카락이나 옷이 점막의 제거와 함께 매우 간단하게 파기된다.
태어난 채 자실장을 육계가 아니라 싼값으로 손쉽게 그대로의 신선도로, 게다가 생식으로 맛있게 먹을 수 있게 되면 반드시 새로운 시장 개척으로 연결된다.

이 곳은 그런 꿈을 향해서 노력하는 실장 식산 센터의 연구실이다.






풍요로운 대지

 

여름방학에 약간 기대하는 것이 있었다. 가정농원에서 토마토를 기르는 것이다.
어제는 꽤 밝은색이 된 커다란 열매가 몇 개 있었다.
오늘은 처음으로 수확이다. 어떻게 먹을까 생각하면 마음이 설렌다.
바구니를 들고 마당에 나선다. 눈에 들어오는 것은, 가정농원에서 토마토를 으적으적 씹어먹는 실장석 친자.
바구니를 툭 떨어뜨리는 나. 그 소리에 실장석들이 눈치챈다.
「테(퍼억)
하지만 실장석들이 뭔가 행동을 하는것보다 빠르게, 놓아두었던, 나무울타리를 세우는데 쓰는 나무망치를 휘둘러 한 마리를 박살냈다.
「데・・・」
「테・・・」
남은 새끼도 어미도, 목소리를 내려고 하는 상태로 굳었다.
뭐가 일어난건지 아직 이해하지 못하는 모양이다.
휘두른 나무망치를 들어올려보니, 다져진 적녹이 있었다.
이녀석들은 들에서 살면서 위험을 감지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이놈들ー」하고 소리지르면서 따라올거라고 생각한걸까?
피를 빠는 모기를 잡는것과 마찬가지. 수색섬멸(Search and Destroy)이다.
「테・・・테에에에!」
먼저 정신을 차린 것은 자실장이었다. 비명을 지르며 이쪽에 등을 돌리고 도망친다.
하지만 그래봤자 자실장의 발. 속도는 뻔하다. 
부웅「페부야・・・」
휘두른 나무망치에 그대로 걸려버린다. 기묘한 소리와 함께 머리만이 몸통에서 떨어져 날아간다.
철벅「데엣・・・데에에에에에!?」
날아온 새끼의 머리였던것을 얼굴로 받고, 드디어 친실장은 정신을 차리고 비명을 지른다.
「데부웃・・・에우에우・・・데엣스우・・・」눈물과 콧물과, 새끼의 체액으로 얼굴이 질척질척하다.
부우욱 하는 파열음과 함께 속옷이 부풀어오른다.
그러는 동안에도 실장석은, 엎드려 절하며 용서를 구하기 시작한다.
「데엣스우! 데엣스우우우!」
「・・・」
정성들인 토마토가 이런 분충의 똥이 되어버렸다고 생각하니 분노가 냉혹함으로 변해간다.
이녀석은・・・ 그냥 퇴치하는것 만으로는 안된다는 느낌이 든다・・・
내가 생각하는 것을 어떻게 착각했는지, 실장석은
「데에엣! 데엣스데엣스!」
하며 머리가 없는 자실장의 시체를 들어올리더니, 땅바닥에 패대기치고, 그것을 질근질근 밟기 시작한다.
「데스우 뎃스〜웅 뎃스〜웅」
훔쳐먹은 것은 자실장이고 자신은 그것을 혼내고있으니 잘한거지, 라고 주장하는 모양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엎드려서는 이쪽으로 엉덩이를 쳐들고, 「데스우〜웅 데스우〜웅」하고 짖기 시작한다.
그리고 가끔씩 이쪽을 흘낏 쳐다보고는, 허리를 좌우로 흔든다. 뺨을 붉히면서.
아아. 정말이지, 구원할 길이 없는 놈들이로다.

뒤이어서 드러눕더니 벌린 사타구니에 손을 뻗어서「데스우〜웅」하고 숨을 헐떡이기 시작하는 실장석.
이젠 무엇을 위한 행위였는지도 기억하지 못하는게 틀림없다.
「데스우〜웅 데스우〜웅 데엣갸아아아아아아!」
갑자기 기분나쁜 교성이 비명으로 바뀐다.
내가 아무런 조짐도 없이, 나무망치를 실장석의 양 발에 휘둘렀기 때문이다.
「에우우! 데즈아아아앗 에엣우・・・」
어째서 이런 짓을? 이라고 말하는듯한 태도의 실장석.
울타리 말뚝을 뽑아내어, 그 실장석의 두 팔에 때려박는다.
「데갸아아아앗!」
그리고 고정된 실장석의 배를 갈라 위석을 꺼낸다.
실장석에 있어서 다행인 것은, 배에 있었다는 것. 머리까지 쪼개지 않아도 되었으니까.
「데스웃? 데에에에에 뎃스아아아아아!」
내가 들고있는 것이 자신의 위석이라고 알아챈 실장석은 지금까지 중에서 가장 격렬하게 울었다.


그로부터 며칠 후, 그 못박힌 실장석 주위에는 즉석 비닐하우스가 만들어져있다.
대나무와 두꺼운 비닐을 쓴 것 뿐이지만.
덮개의 일부를 들추니, 아직 살아있는 실장석이 도움을 구하며 짖고있다.
「데ー・・・데・・엣・・・스・・・」
뭉개진 발은 재생하고있지만, 못박힌 두 팔은 약해진 몸으로는 어쩔수없기에 도망칠수 없다.
나는 언제나처럼, 재생된 실장석의 두 발을 베어내었다.
「데・・・・갸아아아아아악」
오오ー 아직도 기운이 넘치는구나. 발을 잘게 썰면서 실장석에게 말했다.
베어낸 발의 살점은, 이윽고 흙으로 돌아가 비료가 되리라.
올해의 토마토 대신에, 목숨이 닿는 데까지 비료가 되어줘야겠어.

그러고보니 장난삼아 실장석에게 나뭇가지를 찔러서 임신시켜보니 제대로 새끼가 태어났지만, 태어난 장소가 비닐하우스 안인데다 어미는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
「테후ー테후ー」하고 얼마간 짖다가 금방 탈수와 굶주림으로 전원 사망했다.
그놈들도 비료가 되는 모양이니, 이제부터는 정기적으로 새끼도 만들어보도록 하자.

내년의 수확이 기대된다.








갤러리

 

「우물쭈물하지 마는데스! 빨리 출발하는데스!
  구걸! 도둑질! 뭐라도 하는데스! 빈손으로 돌아오면 용서하지 않는데스!」
「와타치는 아마아마를 원하는테치! 약속인테치! 서두르는테치!」

그렇게 지껄이면서 들의 친자는 눈 앞의 자실장을 재촉했다.
자실장은 고개를 숙인채로 힘없는 발걸음으로 공원을 나섰다.
이 자실장은 한때 마마와 함께 살고있었으나, 그 마마가 2개월 정도 전에 공원에 온 들개에 물려서 죽어버렸다.
남겨진 그녀는 근처에 살던 분충친자에게 옷과 머리카락을 빼앗기고 노예가 되었던 것이다.

공원을 나선 자실장은 길 가장자리를 터벅터벅 걸었다.
10월하순의 바람이 독라의 몸에 날카롭게 부딛혔다.
자실장은 양손으로 가슴을 가리고 등을 구부리고 걸었다.

먹을것을 구하는 것은 용이하지 않다.
세상 모르는 자실장이라면 말할것도 없다.
실제로 그녀가 노예가 된 이후 2개월을 되돌아보면, 아무 수확도 없이 돌아간 날이 훨씬 많았다.

자실장은 처음부터 반쯤은 단념하고있었다.
영양이 부족하여 몸도 마음도 쇠약해져있었다.
길에서 만나는 인간에게 음식을 구걸할 용기도 없다.
공원 옆 동네를 시계방향으로 돌아본 그녀는 "수확 없음"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자실장은 공원에 돌아가기로 했다.
빈손으로 돌아가면 분충친자의 심한 체벌이 기다리고 있을터였다.
그런데도 그녀는 공원에 돌아가는 것이다.
분충친자에게서 도망쳐 다른 장소에서 살 생각은 들지않았다.
깊게 생각하지 않아서 이유는 확실하지않지만, 죽음이라는 것에 대한 공포가 역시 컸다.
작은 자실장이 혼자서 살아갈 확률은 한없이 제로에 가깝다.
한가지 더 하자면, 친과 살았던 공원에의 애착이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어쨌거나 그녀는 분충친자의 노예로 공원에서 사는 길을 선택했다.

분충친자가 사는 골판지하우스는 공원 안쪽의 단풍나무 밑에 있었다.
하우스 앞에서 자실장이 돌아오는 것을 기다리던 친자는 공원 입구에서 모습을 드러낸 자실장이 빈손인 것을 보고 격노했다.
자실장이 친자의 앞에 오자 분충친이 자실장의 머리에 주먹을 내리찍었다.
분충자는 자실장의 뒤에서 있는힘껏 등을 발길질했다.

「웃기지마는데스! 빈손으로 돌아오면 가만두지 않는다고 말했던데스!!」

「전혀 의욕이 보이지않는테치! 이녀석 와타치들을 우습게보는테치!」


엎드려진 자실장의 머리를 분충친이 두꺼운 다리로 밟는다.

「일어서는데스! 밖은 아직 밝은데스! 다시 한번 음식을 찾아오는데스!!」


자실장은 머리와 등의 고통에 얼굴을 찡그리며 지면에 손을 짚고 몸을 일으켰다.
그녀의 이마에는 노랗게 빛바랜 단풍잎이 잎끝을 아래로하여 붙어있었다.
그것을 보고 분충친자는 폭소했다.

「뎃!?!? 뭐인데스?!?! 새 머리가 자란데스!!」

「어울리는테치! 마마 굿쟙인테치! 치프프프프픗」

「데프프프, 그 이파리는 노예의 표식인데스. 떼면 안되는데스. 계속 머리에 붙이고있는데스!」


분충친자는 많이 즐거워했지만 명령을 고치지는 않았다.
자실장은 또다시 음식을 찾으러 나서게 되었다.
공원을 나서서 반대방향으로 걸어갔다.

자실장은 돌아오지 않았다.



<햣하!뉴스 11월 15일(수)>
○ 독라라도 지지않아! 단풍실장이 준 삶의 결의

최근 어느 블로그가 화제가 되고있다.
후쿠오카시에 사는 회사원, 미도리카와 슌이치씨(40)이 자택 옆에서 만난 실장석에 대해서 쓴 내용이 워낙 유니크하기 때문이다.
블로그의 기사에 대해서 미도리카와씨와 이야기를 하였다.

「일하고 돌아오다가 자택 근처의 길에 독라의 자실장이 있었습니다. 머리에는 노란 단풍잎이 붙어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이상한 실장석이라고 생각했지만, 잠시 후에 어떤 진실을 눈치챘다고 한다.

「그 자실장은 들에다가 독라라는 곤경에도 굴하지않고 열심히 살고있었습니다.
  낙엽으로 머리카락을 만들어서까지 실장석의 긍지를 지키려고 하고있었습니다. 이렇게 작은 아이가...
  그 모습을 보고 마음속에 빛이 비춘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2개월전, 부인인 토모에씨(향년 37세)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갑작스런 비극에 남겨진 가족은 절망에 빠지게되었다.
딸 앞에서는 의연하게 있고, 가사도 배웠지만 정신적으로는 한계였다.
매일같이 몽롱해지는 의식으로 지내다가 자실장과 만났다.
한결같은 자실장의 모습에 크게 감명받았다. 그리고...

「절망의 구렁텅이에 있던 저를 북돋아준 이 아이를 새로운 가족으로 맞아들이려고 합니다.」


이마에 단풍잎이 붙어있었기에 자실장은 "모미지"라는 이름을 얻었다.
현재 모미지를 돌보는 일은 장녀인 메이씨(9세)가 맡고있다.
메이씨도 모미지를 좋아하여 매일 함께 놀고있다.
모미지도 빨리 커서 집안일을 돕고싶다고 원하는 모양이다.
불행의 구렁텅이에서 있던 가족이 똑같이 불행한 실장석과 만나서 조금씩 재기하려고 하고있다.



12월 초엽에 가까워진 추운 바람속에서 메이와 모미지는 집 근처의 아동공원에 들렀다.
선명한 단풍나무로 채색된 공원은 모미지가 태어난 고향이었다.
고향의 한가운데에서 메이는 모미지를 지면에 내려주었다.
모미지가 공원을 둘러보자 풍경의 이곳저곳에서 마마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녀는 마음속에서,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하나하나 마마에게 보고했다.

모미지에게 있어 태어나서 처음 겪는 겨울이 된다.
밖은 꽤 추워졌지만 앞으로의 2개월정도는 더 추워질 것이다.
마마는 작년 겨울을 어떻게 보낸것일까...
후드가 달린 빨간색 코트로 몸을 여미며, 모미지는 마마를 생각했다.

부지의 가장자리에 늘어선 골판지하우스.
단풍나무와 진달래 담벼락의 그늘, 공중화장실의 뒤....
공원의 여기저기에서 들실장들이 모미지의 모습을 훔쳐보고있다.
사치스러운 옷을 입은 모미지를 원망스러워하고 있었다.

기묘하게도, 들실장들은 모두 독라였다.
게다가 그녀들은 모두 이마에 뭔가를 붙이고있었다.

어떤 이마에는 작은 팔손이 이파리
어떤 이마에는 말린 불가사리
어떤 이마에는 고추잠자리의 피규어

단풍나무에는 저실장들이 도롱이가 되어있다.
낙엽과 마른가지로 몸을 감싸고, 옆으로 뻗어나온 가지에 실로 매달려있다.


미도리카와씨의 블로그는 인터넷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것이 세간의 들실장들에게는 생각치않은 재앙이 되었다.
경우없는 사람들이 장난으로 모미지의 모조품을 만들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모미지를 그대로 모방하여 독라의 이마에 단풍잎을 붙여 모미지실장을 만들었다.
반항하는 들실장의 옷과 머리카락을 억지로 빼앗고 모미지실장으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나,
그 중에는 미도리카와씨의 에피소드를 들실장에게 들려주고 잘 구슬려서 스스로 모미지실장이 되게하는 사람도 있었다.
수많은 모미지실장이 마을에 나타났으나, 인간의 동정을 사고 사육실장으로 주워지는 자가 있는지 여부는 알수없다.

그 후, 모미지실장에 질려버린 사람들은 독자적으로 고안한 오브제를 붙이고 서로의 발상을 경쟁하게 되었다.
여러가지 오브제실장이 나타났으나 오브제에 맥락이 없는 것은 비추천되었다.
단풍잎 모양을 흉내낸 오브제와 가을의 풍물을 표현한 오브제가 주종을 이루었다.

전국각지의 공원이 오브제실장의 전시회장이 되었다.
그 중에서도 미도리카와씨의 근방에 있는 몇개의 공원은 메카가 되어, 지방에서부터 작품을 가져오는 경우도 많았다.
오브제실장들은 모두 독라였기에 노예의 문제는 별로 생기지않았지만,
이제부터 한층 추위가 심해지는데 과연 어느정도의 개체가 내년 봄을 맞을 수 있을것인가.



단풍나무 아래에 지어진 골판지하우스 안에서 들 친자가 모미지의 모습에 눈을 부릅떴다.

「마마.... 저건..... 우리 노예테치....?」


아마도 고양이나 차에게 당했다고 생각했던 노예 자실장이 어떻게 된일인지 사육실장으로 공원에 돌아온 것이다.
친자는 말을 잃고 돌부처처럼 굳어버렸다.

예외없이 이 친자도 독라가 되어있다.

친자의 이마에는 Descente사의 로고가 그려져있었다.
로고마크는 불도장으로 낙인된것으로 검붉게 타있었다.
단풍잎의 모양을 흉내내면서도 스포츠의 가을도 표현한 이 작품은 인터넷에서 꽤 호평받았지만,
친자의 생활형편이 나아지는데에는 이르지않았다.








라임

 

조경수 안쪽에서 소리가 들려온다.
「테치ー! 운치 지려버리는테치ー!」
자실장은 서둘러 속옷을 벗어던지고 치마를 걷어올리더니, 긴 머리를 자신의 가슴팍에 모아 그러쥔다.
그대로 얕게 파낸 지면에 엉덩이를 향하고 힘을 주었다.
「우얍!」
부드드드득, 하는 기분좋은 소리와 함께 작은 몸에서는 어울리지 않는 양의 똥이 힘차게 배출되었다.
배 안의 똥을 단번에 쏟아내고는, 자실장은 크게 숨을 내쉰다.
「후우ー, 오늘도 잔뜩 싼테치ー」「레후ー」「레후ー」
싸놓은 똥을 향해 몇십마리의 저실장이 기어왔다.
그대로 앞을 다투어 자실장의 똥에 달려들어, 얼굴을 파묻는것처럼 정신없이 먹기 시작한다.
저실장들은 이 장소에서 실장석들의 똥을 먹이로 사육되고있다.

여기는 공원 한켠에 있는 공중변소.
그 건물의 뒷편.
실장석만이 알고있는 「또 하나의 공중변소」에서의 이야기.



인간의 생활을 잘 아는 사육실장인가, 아니면 산에서 내려온 야생의 실장석인가.
누가 처음으로 떠올렸는지는 불명이지만, 이 공원에서는 실장석들의 손에 의해 저실장이 키워지고있다.
이곳의 실장석이 아이를 낳으면, 그 중에서 한두 마리만을 소중히 키우고 나머지는 화장실 안에 던져넣는다.

변기로 쓰는 것은 얕게 파낸 지면.
거기에 저실장을 풀어 키우고, 공원의 실장석이 거기에서 용변을 본다.
똥으로 키워진 저실장은 식량위기의 순간에 비상식이 된다.

집단으로 식량을 사육하면 다툼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들지도 모른다.
물론 식량부족의 때에는 치열한 쟁탈전이 벌어진다.
하지만 보통때의 실장석은 똥투성이인 저실장이 도무지 식량으로는 보이지 않는 모양이라, 일부러 집어먹으려는 녀석은 없었다.

「오늘도 멋지게 싸지른데스ー」
방금의 자실장과 지나쳐서 성체의 실장석이 다가왔다.
자실장과 마찬가지로 속옷을 벗고 치마를 올리고, 그대로 변기에 배설한다.
여기까지는 아까와 같은 전개이다.
하지만 그 실장석은 저실장이 기어오는 것을 확인하더니, 허리를 한층 더 깊이 내린다.
자신의 똥에 아슬아슬하게 닿기 직전까지 허리를 낮춘 채, 무언가를 가만히 기다리고있다.
조금이라도 정신을 놓으면 뒤로 넘어가버릴것같은 불안정한 자세로 버틴다.
무릎이 희미하게 떨리고, 곤란할 정도로 복근이 비명을 지르려고 한 그 때,
「핥짝핥짝핥짝레후ー」
「데, 데, 데, 뎃수ー웅♪」
실장석의 하반신에 전류와 같은 쾌감이 흐른다.
똥을 먹으러 온 저실장이, 그대로 실장석의 총배설구를 핥는 것이다.

어째서 일부러 집단으로 공중화장실을 만들어 실장석을 사육하는가.
그 최대의 원인이 이것이다.

도심에 있는 이 공원은 들실장이 살고있음에도 불구하고, 똥이나 악취에 의한 민원이 거의 없는, 위생적인 환경을 유지하고 있다.
그렇기에 점심시간이 되면 벤치에서 도시락을 여는 샐러리맨과 자실장에게 먹이를 주는 OL의 모습도 보이고, 그들이 먹다 남긴 음식과 근처 식당의 잔반으로 실장석들은 근근히 먹고살고 있었다.

자신들의 쾌감을 위해 만든 공중변소가 실장석의 증가를 억제하고, 결과적으로 공원의 경관이 유지시켜 결과적으로 먹이를 확보하게 해주는 요인이 된다는 것은 아마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리라.
가혹한 환경의 들실장과 사육주에게 본의아니게 밤낮없이 고통당하는 사육실장이 보면, 이 공원은 낙원이라고도 생각할만한 환경이다.

그런 평화로운 공원 한켠에서, 한 마리의 자실장이 어떤 결의를 불태우고있었다.
「오늘이야 말로, 오늘이야 말로 우지쨩에게 엉덩이를 핥게하는테치!」
아무래도 이 공원의 실장석에게는 「구더기에게 총배설구를 핥게하는게 어른의 증거」라는 이상한 풍조가 있고, 자라나는 자실장은 다들 도전하려고 하고있는 모양이다.

자실장은 언제나처럼 용변을 보고, 다른 성체실장의 흉내를 내어 변기 쪽으로 슬금슬금 허리를 내렸다.
하지만 저실장이 있는 곳은 지면보다 한층 낮은 변기의 바닥.
다리가 짧은 자실장이 거기까지 엉덩이를 내린다는건 아무리봐도 무리가 있었다.
「조, 조금만 더인테치, 약, 약간만 더…테, 테, 테챠아아아앗!?」

철벅

자실장은 밸런스가 무너져 뒤로 넘어졌고, 그대로 등쪽으로 변기에 떨어졌다.
처음에는 놀란 표정이었지만, 점점 우는 표정으로 바뀌어간다.
「테, 테, 테에에에에ーーー엥, 마마ー, 마마ー!」
진흙같은 똥의 바다를 헤치고 변기 가장자리로 지상에 올라간다.
저실장이 보면 낭떠러지에 가까운 변기 모서리지만, 자실장에게는 허리 정도의 높이이다.
하지만 운나쁘게도 용변을 보러 온 다른 실장석이 시종일관을 보아버렸다.
「데프프, 애새끼가 어른인척 하니까 그러는데스우」
「정말이지 존만한 주제에 음탕한 암퇘지인데스」
똥투성이인 꼴사나운 모습에 가차없는 막말이 날아든다.

자실장은 분하고 창피해서 울며 모친이 있는 골판지하우스로 도망쳐갔다.

「테에에에ー엥, 마마ー, 운치ー, 넘어졌어ー」
「데에에엣! 뭐뭐뭐뭐 뭐인데스 그 꼴은!」
자실장은 필사적으로 일어난 일을 이야기하고, 모친은 데스데스 하면서 주억거린다.
이런 사건은 이 공원에서는 가끔씩 일어난다.
「역시, 그런 일이라면 어쩔수 없는데스」
모친이 말을 잇는다.
「오마에는 코가 삐뚤어질 정도로 구린내가 나니까 구린내가 없어질때까지 집에는 들일수 없는데스
  그때까지는 변소 당번인데스」
「변소당ー번, 테치?」
변소에 떨어진 자실장은 몹시 냄새가 난다. 이대로 어슬렁거리면 먹이를 가져다주는 닝겐이 도망쳐버린다.
그렇기에 공원에서는 악취가 없어질때까지 며칠간, 변소의 당번을 시킨다.
실장석용의 공중변소는 인간의 화장실 뒷편.
거기에서 매일 몸과 옷을 씻고, 아울러 저실장들도 돌본다.
돌본다고는 해도 도망치지려고 하는 구더기를 변기에 되돌려놓거나 변기의 똥이 말라버릴것 같으면 물을 뿌린다든가 하는 간단한 것이다.

「자아, 여기에서 확실하게 『임무』를 해내는데스」
「히, 힘내는테치!」

그 날부터 자실장의 변소당번이 시작되었다. 애초에 시작되었다고 할 정도로 대단한 것은 아니었지만.

작은 비닐봉지를 들고 인간용 화장실에 숨어들어, 좌식변기의 옆에서 팔을 한껏 뻗어서 물을 긷는다.
건물 뒤로 돌아가 실장용 변소까지 가서는, 그 물로 옷을 빨거나, 몸을 씻거나, 구더기들에게 물을 주거나 한다.
구더기들은 똥이 오지 않을때에는 얌전히 있지만, 가끔 무너져내린 변소 모서리를 보면 탈주하려고 하기때문에 그때에는 나뭇가지로 찔러 변기에 밀어넣는다.

솔직히 일이라고 할만한 것도 아니다.
결국 이것은 이 공원의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어른이 되고싶은 자실장에게 「운치의 바다」라는 벌을 주고 일을 시키는 것으로 다음부터는 신중하게 배설하게 된다.
그리고 충분히 성장하고 나서야 어른의 쾌감을 맛보게 된다는 것이다.
무슨 의미인지는 불명이지만, 애초에 인간의 세계에서도 성인식이라는 것은 높은데서 뛰어내리거나 문신을 넣거나 하는 의미불명한 고행이 많다.

「밥을 가져온데스」
점심때가 지나자 자실장에게 모친이 먹이를 가져왔다.
「이 밥은 절대로 우지쨩에게 주면 안되는데스, 알겠는데스?」
「알겠는테치!」
한번이라도 구더기에게 보통의 먹이를 주면 똥같은 것은 먹지않게 되어버린다.
「정녕 우지쨩이 밥을 달라고 할때에는…」「테치테치」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식사를 했다.

모친이 돌아간 후, 자실장은 주변의 잡초를 손에 쥐고, 줄기를 하나, 잎을 하나씩 입에 넣었다.
씁쓸한 맛, 떫은 맛, 시큼한 맛. 전부 참으며 으적으적 씹고는, 입 안에서 충분히 씹어 으깨고는 변기 안에 퉷 하고 뱉는다.

뱉어낸 잎에 저실장이 흥미를 보이며 모여든다.
이상하다는 듯이 핥거나 냄새를 맡거나 하더니, 조금씩 먹기 시작한다.
「씁쓸한레후ー」
「맛없는레후ー」
「언제나의 밥이 좋은레후ー」
모처럼 똥 이외의 먹이를 만들어주었는데 불만이 많은 모양이다.
이것은 구더기들에게 「똥이 가장 맛있다」라고 일깨우기 위한 가짜 먹이라고 모친에게 가르침받았다.

그 후에 자실장은 변기를 향해 똥을 싼다. 크게 기뻐하며 덥석덥석 먹기 시작하는 구더기들.
「역시 이 맛인레후ー」
「다른 먹이따위는 필요없는레후ー」
ー왠지 우지쨩들은 불쌍한테치ー
약간 가슴이 아팠다.

어두워지자 자실장은 조경수 아래에 잡초를 깔고, 몸을 웅크리고 잠들었다.


이튿날

「마마ー, 이젠 깨끗하게 된테치?」
「아직도 구리니까 돌아오지 마는데스」
「테에에…」


삼일 정도 그런 대화가 반복된 후

「데스, 충분히 구린내도 없어졌으니 오늘의 일을 마치면 집으로 돌아오는데스」
「텟츄ー웅♪」
드디어 마마가 있는곳에 돌아간다. 자실장은 뛰어오르며 기뻐했다.
따뜻한 집, 맛있는 밥, 마마의 냄새. 상당히 미화되어있는 집의 정경이 머리에 떠오른다.
「테칫! 얼마 안 남았으니 열심히 하는테치!」
힘내어 마지막으로 물을 길으러 떠난다.

「…이건 뭐인테치ー?」

자실장은 인간용 화장실의 바닥에서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좋은 냄새가 나는 녹색 공.
별것 아닌 소변기용 방향제이다.
청소업자가 떨어뜨린 것이리라.
이 화장실의 소변기는 바닥에서 떨어져있기에, 공원의 실장석은 아무도 그 안을 본 적이 없었다.

이것은 분명히 굉장히 맛있는 음식이 틀림없다. 그렇게 생각한 자실장은 방향제를 안고 정신없이 물어 씹는다.
「텟츄ー웅♪…우웁!?」
그것은 상쾌한 라임향에서는 상상도 못할 정도로 지독한 맛이었다.
「으게에에에에에」
토해버릴것 같은 것을 필사적으로 참으며 퉷퉷 하고 침을 뱉는다.

ー먹을수는 없지만 좋은 냄새인테치ー
ー우지쨩들에게도 맡게해주고싶은테치ー

자실장은 방향제를 안고 저실장들이 있는 곳으로 아장아장 달려간다.
「우지쨩ー, 좋은거 찾은테치ー!」
자실장은 방향제를 실장용 화장실 기슭까지 가져가서, 그대로 변기에 던져넣었다.

텀벙

저실장들은 예쁜 녹색물체를 알아채고, 흥미를 보이며 기어왔다.
얼마 안있어 방향제는 구더기들에 둘러싸여 보이지 않게 되었다.
「핥짝핥짝핥짝레후ー」
라임향에 낚여서 녹색 공을 낼름낼름 핥는다.
「레붸에에에에에」
그리고 마찬가지로 침을 뱉으며 도망친다. 도망치자 다른 자실장이 들러붙어 똑같이 핥는다.
그리고 토한다.

자실장은 그 모습에 만족하고 자신의 집에 돌아갔다.
방향제를 안고있었기 때문인지, 옷과 손에 라임향이 남은 채이다.
ー무척 좋은 냄새인테치ー
무의식적으로 두 손을 핥는다.
「으게에에에에」

「마마ー, 마ー마ー, 다녀온테치ー!」
「데스우? 뭔가 좋은 냄새가 나는데스ー」

자실장은 모친에게 지금까지의 일을 이야기했다. 일, 구더기들, 화장실에서 주은 신기한 공.
모친은 데스데스 하며 주억거리며 그 이야기를 들었다. 자신의 아이의 성장이 기쁜 것이리라.
오랜만의 내 집.
그날 밤, 자실장은 모친의 가슴에 안겨 푹 잠들었다.


이른 아침

아직 태양이 오르기 전의 미명, 자실장은 복통으로 눈을 떴다.
「우ー, 우ー」「마마ー, 배가 아픈테치ー」
「지리면 안되는데스, 빨리 화장실에 다녀오는데스ー」

자실장은 골판지 집을 뛰쳐나와, 바로 공중변소로 달려갔다.
「테치ー! 아랫배가 급강하인테치ー!」
방향제에는 항균과 세정의 성분이 들어있다.
복통 정도로 끝나는게 오히려 행운이라고 할 것이다.

화장실에 도착해서는 정신없이 속옷을 벗고 힘차게 배설한다.
「위험했던테치ー
  …테치?」

이상하다.
평소라면 저실장들이 잔뜩 몰려올텐데, 아직도 자고있는걸까.
자실장은 변기 안을 둘러보고, 비명을 질렀다.
「우지쨩…?, 우지쨔아아아아앙!!」

저실장의 대부분이 죽어있었다.

변기 안에 깔린 똥의 바다. 거기에 방향제의 유해한 성분이 녹아나온 것이다.
그렇짆아도 약한 저실장이다. 하룻밤이나 잠겨있었으니 죽어버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자실장은 갑작스런 일에 놀라서, 그 자리에 못박혀 서있었다.

그러는 동안에 아침 일찍 배변하려는 다른 실장석들이 왔따.
「오늘도 아침부터 쾌변인데스ー♪」
「이몸은 정액도 싸버리는데즈ー♪」
「그건 우지쨩이 임신해버리니까 안되는뎃수ー웅♪」
농담을 주고받으며 변기를 향해 일제히 배설한다.

역시 구더기들이 오지 않는다.
이변이 생겼다는 소문은 공원 안의 실장석에 퍼지고, 점점 주위가 소란스러워진다.

「오마에의 옷과 화장실 안에서 좋은 냄새가 나는데스우」
두목격인 실장석이 자실장을 가리키며 쏘아붙인다.
「와타시들 몰래 우지쨩과 맛있는 것이라도 먹은데스?」
「너무 맛있어서 우지쨩 죽어버린거인데스」
「이번만은 봐주는데스, 그래도 또 무슨일이 생기면 오마에를 먹어버리는데스」

「아, 아닌테치, 모르는테치!」
그것은 거짓말이 아니다.
구더기들이 방향제때문에 죽었다는 것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두목이 공원 안의 실장석들을 모아서 말했다.
「우지쨩들은 슬픈 일이 되어버린데스우…
  그러니까 썩어버리기 전에 다같이 맛있게 장례식인데스ー웅!!」

군중들에게서 환희의 목소리가 나온다.
곧바로 죽어버린 구더기들이 변기에서 건져져 물로 씻겨졌다.
가까스로 살아 신음하는 저실장도 있었지만 상관없이 같이 씻었다.

우선은 두목이 깨끗해진 구더기를 움켜쥐고, 그대로 단숨에 머리를 씹었다.
으적으적 하면서 입을 놀린다.
「으음〜, 역시 와타시들이 키운 우지쨩은 최고인데스ー♪」
손에 들린 구더기의 몸통에서 체액이 흘러 떨어진다.
「아이쿠, 아까운데스ー」
땅에 떨어진 즙을 두목의 쫄따구가 핥으려고 한다.
그 머리를 두목이 밟았다.
「진정하는데스, 우지쨩은 아직도 한참 많이 남아있는데스」

「자아, 다같이 어서 먹는데스, 맛있게 먹어서 아이를 낳고, 즐겁게 운치누는데스ー!」

잔치가 시작되었다.
실장석들이 갖가의 손에 저실장을 쥐고, 일제히 먹기 시작한다.
「훌륭한 맛인데스, 역시 와타시들의 운치로 키운 구더기인데스ー♪」
「왠지 오늘의 우지쨩은 상큼한 향기가 나는데스ー」
「오늘은 전원이 우지쨩 먹어도 되는데스?」
「물론인데스, 얼마든지 더먹어도 되는데스!」

자실장은 울고있었다.
「테에에…우지쨩…」
「뭐하는데스, 오마에도 어서 먹는데스」
바로 어제까지 돌봐주던 저실장이 모두에게 먹히고있다.
슬펐지만 식욕에는 이기지 못한다. 자실장은 울면서 저실장을 먹었다.

「뎃푸ー웃」
「이젠 못 먹는데스우」
「남기면 우지쨩에게 미안하니까 열심히들 먹는데스ー」
죽은 저실장은 한 마리도 남김없이 먹어치워졌고, 죽기 직전인 저실장도 같이 먹혔다.
비교적 건강한 구더기는 먹히지않고 넘겼지만, 그 수는 손에 꼽을 정도밖에 되지않았다.


실장석들은 그득한 배를 안고 각자의 집에 돌아가, 그대로 잠들었다.

얼마 후, 여기저기의 골판지하우스에서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데에에에에 기분나쁜데스ー」
「배가 아픈데스ー」
「뎃데로게로게로로로로〜」
「운치 잔뜩 나오는테치ー」

방향제로 죽은 저실장을 그대로 먹어버린 결과, 전원이 식중독이 되었다.
구더기에 비해서 생명력이 강한 실장석이라면 간단히 죽지는 않는다.
하지만 욕심껏 배부르게 먹은 녀석일수록 고통이 이어졌다.

「허억, 허억, 그 애새끼, 용서하지 못하는데스우」
「강렬한 맴매가 필요한데스」


이튿날

이전의 변소는 메워졌고, 그 옆에 새로운 변소가 만들어졌다.
자실장은 그 안에 있었다.
공원의 분노한 실장석들에게 손발이 뜯어먹히고 던져진 것이다.
「이건 벌인데스, 오마에는 여기에서 계속 구더기로 사는데스」
「목숨 만은 살려주는데스, 그래도 손발이 자라면 몇번이라도 먹어주는데스ー」
「걱정하지 않아도 먹이는 매일 싸질러주는데퍄ー」
그 실장석은 말하자마자 자실장에게 엉덩이를 향하고, 힘차게 똥을 발사했다.
「테쟈아아아아아ーー!!」
자실장은 그 똥을 얼굴에 맞고 비명을 지른다.
「밥인레후ー」
「더 원하는레후ー」
그 전의 변소에서 살아남은 구더기들은 힘차게 똥을 먹기 시작한다.
자실장은 구더기들에 섞여서 똥을 입에 넣어보았지만, 견디지 못하고 토해버린다.
「데프프, 무리하지 않아도 금방 익숙해지는데스」


그 말대로였다.

몇 번이고 도망치려고 했지만, 그때마다 다른 실장석에게 붙잡혀 기절할때까지 두들겨맞는다.
정신을 차려보면 다시 변기 안에 있었다. 몸을 일으켜보려 했지만 온몸에 격통이 느껴진다.
재생하려고 하던 손발은 뿌리부터 없어져있었다.

이윽고 배고픔을 견디지 못하고 억지로 똥에 입을 댄다.
…하지만, 도무지 똥의 맛을 참지 못한다. 울면서 똥을 토해내는 모습을 저실장들이 이상하다는 듯이 바라본다.
바실장도 자신의 주변을 둘러본다. 그곳에 있는 것은 수많은 저실장.
ー그때의 우지쨩은 무척 맛있었던테치ー
무심코 침을 흘린다. 배는 계속해서 꼬르륵거린다.
참지 못하고 변기 안의 저실장을 먹으려고 했다. 하지만 변소에 계속해서 실장석이 찾아온다.
몰래 먹으려는 것이 발각되면 질식할때까지 입 안에 똥이 쑤셔넣어졌다.

그로부터 상당한 나날이 지났다.

손발은 몇번이나 먹히는 동안에 재생하지 않게 되어간다.
자실장은 언젠가부터 저항을 그만두고, 주위의 저실장과 앞다투어 똥을 먹게 되었다.
먹을수 있는 똥이 없어지면, 변기에 들이밀어진 엉덩이, 특히 똥이 묻은 총배설구를 정신없이 핥는다.
잘 핥는다고 칭찬받는다. 머리를 쓰다듬어지고, 배를 눌러진다.
그 모습은 커다란 저실장과 다름이 없다.
그저 똥을 먹고 기어다닐 뿐인 생활을 계속하면서, 생각을 할 필요도 없어졌고, 옛날의 일도 잊어간다.
어째서 자신이 여기에 있는지조차 알지 못한다. 모친의 얼굴도 잊어버렸다.
밥을 경쟁하는 것은 고생이지만, 이젠 아픈 일을 당할일도 없다.
평화로운 나날이었다.
ー행복한레후ー


「우지쨩ー!」

멀리서 자실장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며칠 전에 변기 안에 떨어진 자실장이다.
요 며칠동안 매일 물을 가져다주고있다.

「우지쨩ー, 좋은거 찾은테치ー!」
그 자실장은 변기 모서리에 서더니, 좋은 냄새가 나는 녹색 공을 던져넣었다.







이름을 주세요

 
실장석에 있어 사육주로부터 주어진 이름은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그것은 사육실장의 징표, 눈에는 보이지 않는 사육주와의 인연, 이름 없는 다른 실장석과 자신의 격이 다르다고 자부하게 하는 마법의 칭호.

재미있는 실험결과가 있다. 현명하고 상냥한 새끼만 있는 4자매를 10팀 준비하고, 각 팀에 1마리만 이름을 준 것이다.
그 결과 10팀 모두가 이름이 붙은 자실장이 참혹한 린치를 받고 잡혀먹혔다고 한다.
또한, 같은 조건으로 1마리씩만 이름을 주지 않았더니, 10마리의 이름없는 실장 모두가 노예로 괴롭힘당하다 죽임당했다.

어떠한 실장석이라도 주어지면 우월감에 미치고, 받지 못하면 질투로 미치는, 그것이 이름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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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는 중실장A는 수조 안에서 신문지를 두르고 뒤척이고 있었다.
중실장이라고는 해도 몸은 이미 성숙해있어, 생일인 내일이 되면 성체로 인정받는다.

주인은 라이트한 학대파였지만, 머리털도 옷도 빼앗지 않았고 굶주리지도 않았다. 아픈것도 가볍게 찌르거나 타코야키를 만드는 침으로 꿰어 굴리는 정도였다.
아니, 후자는 정말로 장난 아니게 괴로웠지만, 견디지 못하고 자괴해버린 자매들과는 달리 살아남았다.

성체가 되는 축하선물로, 방 구석에 전용 골판지하우스를 받게된다. 춥고 불편한 수조와는 다른, 고대하던 독방이다.
이젠 아픈 것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무서운 주인이지만 거짓말을 한 적은 없다.
심지어 새끼를 낳아도 좋다고 했다. 한 마리 뿐이니까 동시에 태어나는 몇 마리는 공원에 버려지겠지만, 그럼에도 어떻게든 낳고싶다.
그리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와타시에게 이름을 준다는 것이다!
기쁘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중에서 가장 기쁘다.
지금 생각해보면, 오늘까지 아팠던 것은 학대가 아니라 선별이었던 것이다.
멍청하고 못생기고 나약한 자매들은 떨어져나갔고, 현명하고 아름답고 강한 와타시가 선택된 것이다.

잠도 거의 자지 못한 채 다음날 아침 6시에 일어난 A는, 사육주로부터 30분 후에 다시 올테니 그때까지 몸가짐을 정돈하라고 지시를 받았다.

트레이에 들어있는 마실 물로 얼굴을 씻은 후, 옷을 벗고 트레이 안에서 몸을 씻는다.
너덜너덜한 수건으로 때를 닦아낸다. 특히 총배설구는 신경써서 씻는다. 혹시 낳아도 된다고 하는 새끼라는게 주인과의 새끼인지도 모른다. 언제 요구되어도 괜찮도록 준비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데오오오오! 데아앗! 데히이이ー!」

씻는 도중에 두 번 정도 오르가즘에 이른 A였지만, 데하앗데하앗 하고 숨을 고르고, 때를 닦은 수건을 쥐어짜 몸의 물기를 닦는다.
옷은 세탁하고 싶지만 시간이 별로 없다. 마지막으로, 때와 똥 찌꺼기로 녹색이 된 물을 마셔서 목을 축인다.
품위라든가 하는것에는 동떨어져있기는 하지만, 이러한 심신의 천박한 강고함이야 말로 살아남은 이유이리라.

그리고 30분이 지나고, 돌아온 사육주 앞에 차렷자세로 서는 A.

방에 들어온 사육주는 창 가까이에 통신판매업자의 골판지하우스를 놓고, 그 안에 새 얼굴수건을 5장 놓았다.
A가 앞으로 몸을 기댄다.
저것이! 저것이 와타시의 마이홈! 안되겟어! 감동으로 운치 지릴것같아!

수조의 유리에 얼굴을 찰싹 붙인 A앞에 돌아와 말을 거는 사육주.
「약속 대로, 아프게 하는것은 어제자로 종료.」
「새끼는 준비가 필요하니 잠시 기다려라. 토요일에는(꽃가루로) 시켜줄테니까」

아앙… 역시 주인은 상냥한 사람이었구나
토요일에는 그런 주인과 와타시가 이어져서, 새끼를 만드는…

착각한 채로 황홀해하고 있지만, 어딘지 안절부절하는 분위기를 내뿜는 A.
그런 A를 내버려두고, 엄지실장부터 키워온 A가 얼마나 멍청하고 바보같은 녀석이었는지, 죽은 자매들 쪽이 훨씬 가치 있는 녀석들이었는지 중얼중얼 궁시렁거리는 사육주.

그런 이야기는 귀에 들어오지도 않는 A는 사육주의 이야기가 15분을 넘을 즈음에 참지 못하고 끼어들었다.

「주인, 와타시의 기분을 알고서 애태우는데스네? 이젠 참을수 없는데스! 빨리 주인의 마음이 담긴 뜨거운 그것을 와타시에게 주는데스!」

사육주는 쓴웃음을 지으며, 「넌 정말로 구제할 도리가 없을 정도로 징그럽구나죽어, 그렇게 매달리지마라」하고 말하고는, 숨을 몰아쉰다.

「그러면, 대망의 이름을 주마. 네 이름은…"분독라충"이다」

……
「데우?」

「데우? 가 아니라 "분독라충"이라구」

「그거 프랑스어나 그런걸로 "아름다운"이라든가 "고귀"라는 의미인데스?」

「아니. 우리 말로 똥을 의미하는 "분"과 털이 없다는 의미의 "독"과 옷이 없다는 의미의 "라"와 벌레나 파중류 중에서도 특히 기분나쁜 놈들을 의미하는 "충"을 붙인거야」

그것들은 실장석이 가장 기피하는 단어들이다.

비지땀이 흐른다.
「틀린데스. 와타시는 똥이 아니고 머리털도 있고 옷도 입고있고 기분나쁘지도 않은데스」

「아니, 너는 똥과 독라와 마찬가지로 초라하고 기분나빠」

「데휴…데휴우…」
과호흡이 될것처럼 사육주의 말을 곱씹는, 무명 A 였던 분독라충.
주인은 무슨 소리를 하고있는걸까, 와타시가 똥? 독라? 벌레? 정말로 눈이나 머리가 어떻게 된것일까.
이름이라는 것은 그런게 아니다. 닝겐이 사랑하는 실장석을 위해 진심을 담아 고민고민한 끝에 주는 것이다.
분독라충이라는 이름으로 공원을 산책나가면 하등한 들의 이름없는 놈들을 내려다볼수가 없다.
재수없으면 학대용 실장이라고 보여서, 맛있게 먹혀버릴지도 모른다.

「주, 주인, 오해하면 안되는데스. 와타시는 이미 자실장이 아닌데스. 불행을 피하자고 일부러 불길한 이름을 붙일 필요는 없는데스」

「너는 완전 멍청한 분독라충인 주제에 어떻게 그런건 아냐?
  어쨌거나 너는 분독라충이다. 죽을때까지 분독라충이라고 이름을 대라.
  근데 뭐가 불만이냐 이녀석, 나도 너무 안이한 이름이라 부끄럽다고! 더 비꼬고 싶었는데! 그랬다간 머리나쁜 네가 바보이름이라고 알아먹지 못하잖냐!」

그 말을 들은 분독라충은 온몸의 구멍에서 체액을 내뿜으며 투정을 부리기 시작한다.
「싫은데즈아아아아!! 와타치는! 더 귀엽고 똑똑해보이는 이름이 좋은데갸아오아아아아!!!
  "미도리"라든가 "스이"라든가 "베일"같은게 좋은데쟈아아아암!!
  그나저나, 바보이름이라고 말한데규우우우우!」

「시끄러워! 붸에~하는 낮짝으로 뭐가 베일이냐 바보녀석!
  네 이름은 분독라충으로 결정이다, 이 분독라충아! 징징거리지말어, 분독라충!」

「데에에엥! 데아아아아아아ーー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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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육주는 학대파 치고는 비교적 제대로된 사람이라, 폭력을 휘두르지 않는다는 약속을 지키고 새끼도 낳게 해주었다.

다만, 분독라충은 낳은 새끼에게도 분독라충이라고 놀림당했고, 공원에 데려갈때마다 벤치 위에서 웅크리고 있었다.
사육주는 주변의 들실장들에게 들리도록 큰소리로 분독라충이라고 불러댔고, 그것을 들은 들실장들은 비웃었다.
아마 땅위에 내려가는 순간 즉시 고기가 되어버리겠지.

실장석에 있어 사육주로부터 주어진 이름은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이 분독라충에 있어, 주어진 이름은 낙인처럼 지워지지 않는 특별한 저주가 된 것이다.






실장석이라는 종

 

공원 안쪽 깊숙한 곳에 있는 수풀.
사람의 눈에 잘 띄지 않게끔 위장한 골판지 상자로부터 한마리의 성체실장이 모습을 드러낸다.
해가 막 떠오르기 시작한 이른 새벽.
낙엽이 떨어지는 이 계절에는, 인간조차도 추위를 느끼는 이른 시간대다.
그런데도 추위에 몸을 떨면서 이 성체실장은 동족들이 깨어나기 전에 쓰레기장으로 향한다.
최근에는 들실장에 대한 인식도 나빠져, 지방자치단체들도 대책을 세우고 있다.
인간과 마주치지 않기 위해서, 또 뒤져놓은 쓰레기장을 정리하고 감추기 위해서는
이렇게 이른 시각부터 나서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성체실장은 짧은 다리를 부지런히 움직여 쓰레기장으로 향한다.

[안녕하신데스]
[안녕하신데스. 닝겐상들이 오기 전에 서두르는데스]


쓰레기장에 도착해 둘러보면 오늘은 벌써 선객이 와 있다.
낙담을 감추고, 망을 보는 실장석에게 인사한다.
그리고 쓰레기를 뒤지는 대열에 합류한다.
인간의 눈을 피하기 위해, 수확은 정해진 시간에만 하게 되어 있다.
늦게 일어나면 그만큼 시간도 모자라게 된다.



이곳에 모인 실장석들은 알고 있었다.
인간이 쓰레기를 버리는 날은 정해져 있지만, 그것이 잘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을.
그리고 시간이 촉박하다는 것을.
인적이 드문 새벽이지만, 들킬 가능성은 결코 제로가 아니다.
딱히 세세한 규칙까지는 없어서, 수확의 시간은 처음 도착하는 실장석이 정한다.
왜냐하면 이들에게 시간이 언제인지 알 방법도 없고,
지각한 동족을 기다려줄 여유 또한 없기 때문이다.
이런 식이기 때문에 횡적인 동료의식도 거의 없다.
단지 서로를 경쟁상대로 여기거나, 이익을 위해 이용하는 도구 정도로만 본다.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세워진 엄격한 규칙을 지켜, 그것을 어기면 처벌한다.
그렇게 해서 가까스로 균형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쓰레기장에서 서로 돕는 일 따위는 거의 없다.
어느 개체라도 살기 위해 발버둥치는 것이 고작이다.
그들로서는 이것이 최선이었다.




서로 잡담을 나눌 일도 없이 입을 다물고 쓰레기장을 뒤지는 실장석들.
성체실장이 대부분이지만, 그 중에서는 특이하게도 자실장을 데려오는 개체도 있다.
그러나 그것을 좋게 바라보는 이는 거의 없다.
흥분한 나머지 소리를 질러 인간의 주의를 끌거나,
고집을 부려 시간이 되도 쓰레기장을 떠나려고 하지 않거나,
정신적으로 미숙한데다 판단력도 없는 자실장은, 도움이 되기는 커녕 방해만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자를 데려온 성체실장은 쓰레기장의 변두리에 있는 것들만 주울 수 있다.
그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자실장을 데리고 오는 것은 견학을 시키기 위해서였다.





무질서하게 쓰레기를 뒤지는 실장석들.
찾고 있는 물건은 각자 다양하다. 방한도구로 쓸 인간의 옷이라던가.
똥 이외에 스스로 만들어내는 것이 없는 실장석들에게는 있어 이곳은 보물의 산이다.
최근에는 길냥이나 까마귀, 들실장에 대한 대책으로 쓰레기 위에 그물을 덮어놓지만,
앞의 둘보다 지능이 높은 실장석에게 그런 것은 무의미하다.






비교적 늦게 도착한 성체실장인 미도리는 얼마 남지 않은 음식물 쓰레기를 추려서,
그나마 깨끗한 야채 찌꺼기들을 열심히 모은다.
집은 여러 개의 골판지를 써서 보강해놨기 때문에 비와 추위는 충분히 막을 수 있다.
여기서 쓰레기를 줍는 대부분의 들실장은 월동 준비를 꼼꼼하게 하고 있다.







결국 미도리가 쓰레기를 뒤지기 시작한지 10분정도 지나, 모두가 돌아갈 준비를 한다.
각자 어질러놓은 것을 정리하고 흔적을 최대한 없애, 마지막으로는 그물을 다시 덮는다.
이 작업을 하지 않으면 좀더 수확물이 많아질 지도 모른다.
하지만 들통이 나서 인간들이 본격적으로 대응한다면 몹시 곤란해진다.
얼마 전에는 맹목적인 애오파가 기르는 사육실장이 습격당한 일도 있어서,
그 애오파가 들실장에게 먹이를 주는 일은 없어졌다.
어리석은 동족이 저지른 죗값을, 같이 치러야만 하는 것이다.
그리고 각자가 망을 보던 실장석에게 보수로 자신의 수확물을 조금씩 나눠준다.
공원으로 돌아갈 때도 함께 모여서 가지는 않는다.
자실장을 데리고 온 이들이 가장 멀리 빙 둘러 돌아가고,
고참들이 가장 가까운 길로 곧장 귀가한다.
실장석이 몇 마리 모이면 악취가 심해지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다.
게다가 만일 발각되었을 때를 위한 리스크 분산도 필요하다.








미도리가 포함된 것은 3번조.
여기 모인 실장석들의 커뮤니티에서 비교적 고참에 속하는 미도리는,
다른 곳에 비해 안전한 길을 따라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지위가 올라간 것은 다른 실장석들이 죽어 없어졌기 때문이다.
그 외에는 지위가 높아질 방법이 없다.
있다면 자실장을 데리고 와서 스스로의 지위를 떨어뜨린 경우 뿐일까.









거기까지 생각해낼 수 있는 미도리는 평범한 들실장이 아니다.
전(前)사육실장.
펫숍에서 혹독한 훈육을 받아, 주인을 위해서 모든 것을 바치도록 만들어진 개체.
쓰레기장에 있었던 실장석들은 대부분 이전에 사육실장이었던 것들이다.
주인에 대한 헌신도 헛되이, 주인의 변덕으로 인해 쫒겨나, 공원에서 살게 된 것이다.
그중에서는 성체로 자라서 귀엽지 않게 되었다는 말도 안되는 이유로 버려진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은 언젠가 다시 주인의 곁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아무 근거도 없이 그저 굳게 믿고만 있다.
그것은 실장석 특유의 행복회로가 원인일까.
미도리도 예외는 아니다.
사랑하는 주인과의 재회를 갈망하여, 공원에서의 혹독한 생활을 견디고 있다.
전사육실장의 긍지를 가지고 어떻게는 살아가는 것이다.
음식물 쓰레기라도 그나마 덜 더러운 것만 가려서 먹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세탁과 목욕으로 몸을 깨끗하게 하려고 노력한다.
주인과 마주칠 것에 대비해, 수면을 거울삼아 흐트러진 머리를 다듬기까지 했지만,
오늘도 소원은 이루어지지 않은 것 같다.










이미 버려진 지 반년이 넘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정말로 좋아했던 주인을 도저히 잊을 수 없다.
애정을 쏟아, 자신을 길러준 주인을.











[다녀온데스. 얌전히 잘 있었던 데스카?]
[마마, 어서오시는테치]
골판지 상자로부터 어미를 마중나온 사랑스러운 자.
아직 자실장이지만, 엄격하게 훈육시킨 덕에 분충끼를 보이지는 않는다.
한 마리는 아직도 자고 있다.
자매를 깨우지 않기 위해 소리를 낮춰 말하는 것이 참으로 기특하다.
버려진 후에 공원에서 낳은 자이지만, 나름대로 사랑스럽다고 미도리는 생각했다.












처음에는 아홉 마리나 있었던 자들도, 지금 남은 것은 두 마리 뿐이다.
다른 동족에게 습격당하거나 학대파가 죽인 것도 아니다.
모두 미도리가 솎아냈다.
태어나자마자 분충끼를 보이는 세 마리는 화장실에 방치했다.
동족의 고기는 절대 먹지 않는다.
몸에서 악취를 풍기는 것은 미도리로서도 싫고,
브리더도 동족식만큼은 결코 해서는 안될 금기라고 교육했기 때문이다.
이틀 후에는 두 마리가 더 줄었다.
분충은 아니지만. 머리가 너무 나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남은 것은 네 마리.
하지만 장녀는 미도리에게 주인 따위 그만 잊고 살자고 말했다가 살해당했다.
삼녀는 세탁까지는 어찌저찌 배웠지만 청소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해 살해당했다.
살아남은 것은 차녀인 미도와 8녀인 도리 둘 뿐.
미도리는 마음에 든 두 자에게 스스로의 이름을 나누어 주었다.













모성애가 넘쳐서 자들을 기르고 있는 것은 결코 아니었다.
비상식으로 키우는 것도 아니다.
미도리의 입장에서 자들은 단순히 외로움을 달래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
실장석은 본래 홀몸으로 살면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종.
그것을 견디기 위해, 미도리는 자들을 낳은 것이다.
일부 사육실장은 자들을 끔찍히 아끼는 경우도 있지만, 미도리로서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왜냐하면 미도리에게 있어서 세계의 중심은 주인님이기 때문이다.
주인의 곁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아무것도 필요 없다.
자들조차도 얼마든지 포기할 수 있다.
이런 성격을 가진 미도리를 분충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일까.
호화로운 생활을 바라지도 않고, 오로지 주인만을 생각하는 미도리가.














[오늘은 그다지 가져온게 많지 않은 데스]
[하지만 있다가 편의점에서 뭔가 사올테니 조금 참는데스]
[괜찮은테치. 내일부터 와타치도 돕고 싶은 테치]
[와타치는 충분히 배부른레치. 마마도 무리하지 않는게 좋은 레치]















엄지실장인 8녀 도리가 깨어나, 세 마리는 식사를 시작한다.
모처럼 손에 넣은 야채 부스러기도 셋으로 나누면 한 끼 분량밖에 되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낮에는 풀이나 열매 또는 벌레를 먹어 견디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미도리는 화폐의 개념에 대해 이해하고 있어서,
편의점에서 먹을 것을 돈으로 살 수 있다는 것을 안다.
예전에 주인에게 배운 것이지만 지금도 유용하게 써먹고 있으며,
혹독한 공원 생활을 견디는 요령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살 수 있는 것은 항상 뻔하다.
자극적인 맛의 과자가 아닌, 양이 많고 싸구려인 최저 수준의 실장푸드.
한번 인간의 먹을 것에 손을 대면 돌이킬 수 없다.
펫숍에서 받은 교육을 미도리는 지금도 기억하고 있었다.
















[잘먹었습니다 레치]
[와타치도 잘먹었습니다 테치. 마마, 밥을 찾아보는 테치]
[안 데스. 잠깐 쉬고 같이 밥을 찾아보는 데스]
미도리가 엄격하게 훈육시킨 보람도 있어서, 예의바르게 잘 자라고 있다.
역시 두 마리의 수준은 미도리에게는 미치지 못하지만,
그래도 충분히 사육실장으로 오해받을 만한 수준은 된다.

















예의바른 자들과 따뜻한 집.
평온하다거나 풍족하다고는 말할수 없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견딜만한 삶.
여기에 주인만 존재한다면 미도리의 생활은 완벽하고 지극히 행복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그것은 헛된 꿈에 불과하다.
한번 버린 사육실장을 다시 주워와서 기르는 인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미도리는 지금의 생활이 눈꼽만큼도 행복하지 않았다.
오히려 불행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미도리는 알지 못한다.
지금 자신의 삶이, 모든 실장석들 중에서도 충분히 행복하다고 할 수 있는 수준인 것을.
마실 물과 먹이조차 충분히 얻지 못해 굶주림에 시달리는 실장석은 수없이 많다.
주인과 다시 만날 일만 학수고대하는 한 그녀는 영원히 행복해질 수 없다는 것을 모른다.
이것도 실장석의 숙명인 것일까.
지금 가진 것에 절대로 만족하지 못하고, 더욱 행복해지고 싶어한다.



















[그럼 나가서 같이 밥을 찾아보는데스. 도리는 집에서 얌전히 기다리는 데스요]
[...다녀오시는레치]
[그런 표정 하지 않아도 괜찮은테치. 금방 돌아오는 테치]
잠시 휴식시간을 가지고, 밥을 찾아서 밖으로 나간다.
뭔가 만족스럽지 않는 표정을 한 채 고개를 숙인 도리를 달래고,
친자 두 마리는 골판지의 집을 나와 간이식 자물쇠로 문을 잠근다.




















공원이라고 해도 공터에 놀이기구만 있는 수준의 작은 것은 아니다.
중앙에 분수가 설치된 있는 제법 커다란 공원이다.
이 공원에서 사는 실장석의 숫자는 200마리쯤 된다.
인간이 버린 쓰레기를 손에 넣을 수 있는 개체는 얼마 되지 않고,
대부분은 벌레나 풀, 낙엽 등으로 겨우 허기를 달래고 있다.
그리고 공원 중앙의 분수에는 여름만 되면 수많은 실장석이 물을 마시려고 모여,
그때마다 지자체에서는 들실장들을 구제했다.
공원에 오면 분수가 온통 녹색으로 덮여 있다는 불만이 많아,
분수의 철거를 원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지금 이야기하고는 관계없어서 생략한다.





















의기양양하게 집 밖으로 나온 두 마리였지만, 얻을 수 있는 먹이는 극히 한정되어 있다.
인간이 버린 물건은 경쟁이 심하고 리스크도 높기 때문에 제외.
인간에게 아첨해서 먹이를 조르는 것은 전 사육실장인 미도리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주인에게조차 한번도 아첨해본 적이 없다.
알지도 못하는 인간에게 그런 행동을 할 수 있을 리가 없다.






















결국 선택지는 뻔하다.
풀을 뜯어 허기를 달래던가, 아니면 벌레를 잡아서 먹던가.
그러나 마침 계절은 겨울. 벌레 한 마리조차도 찾기 어렵다.
결국 낙엽과 잡초가 두 마리의 식사가 된다.
그래도 낙엽 중에는 그나마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것도 존재하기 때문에,
비교적 나은 물건을 찾아 두 마리는 방황하는 것이다.























[저 주변의 낙엽은 별로 맛이 없으니 가져가서 집에 깔아놓는데스네]
[그럼 와타치가 이쪽의 맛있는 낙엽을 들고 갈테니 마마는 그것을 드는 테치]























다행히 제법 멀리까지 나온 보람이 있어, 어느정도는 좋은 물건을 구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미도의 말처럼 되지는 않지만.
미도는 아직 15cm 정도의 자실장.
들 수 있는 양이라고 해봐야 얼마 되지도 않는다.
평소에는 제법 우수하지만, 어미를 도울 수 있다는 달성감에서 오는 행복회로가
미도의 판단력을 흐리고 있는 것 같다.
그래도 친자는 낙엽을 들고 웃으며 집으로 돌아간다.
오래 있어봐야 좋을 것이 없다.
집 밖은 위험한 것들로 가득하니까.
























[데덱...!? 미도, 빨리 숨는데스!]
[마마- 무서운테치!]
























기분좋게 집으로 발걸음을 옮기던 두 마리의 앞에 나타난 것은, 한 명의 소년.
초등학생으로 보이지만, 그래도 실장석에게는 아주 위협적인 존재다.
부랴부랴 근처의 수풀로 숨지만, 계속 근처를 서성이는 소년.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부들부들 떠는 미도를 달래며,
미도리는 필사적으로 주인에게 기도했다.

























"얼레... 이상하네? 참피들이 여기 있었던거 같은데, 어디로 갔지?"
고개를 갸웃거리며 수풀로부터 멀어지는 소년을 보며, 두 마리는 겨우 마음을 놓았다.
저 소년은 들실장들에게는 제법 유명한 존재다.
자신들을 길러주는 하인으로서.
소년은 공원에 올 때마다 적당한 들실장을 골라 데리고 갔다.
그것을 보고 다른 들실장들은 다음은 자기 차례라고 기대로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제법 머리가 도는 미도리는 의심스럽게 생각했다.
정말로 소중히 길러준다면 그렇게 몇 마리나 거듭 데리고 갈 리가 없다.
아마 학대파이거나, 그럴 마음은 없었는데 실수로 죽여버렸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그저 노리개로 쓰고 있는지도 모른다.
무엇보다도 미도리는 주인님 이외에는 길러질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다.



























[겨우 사라진 데스. 미도. 괜찮은데스카?]
[무서웠던테치... 저 닌겐상은 와타치들을 잡아가는 테치]
[잡혀가면 마마나 도리와 같이 살지 못하는 테치...]
미도의 피눈물을 닦으며 작은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미도리.
미도리의 교육이 잘못됐는지, 아무래도 미도는 인간을 무서운 존재로만 인식하고 있다.
아무래도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
들실장이 학살당한 현장을 목격한 것이 트라우마가 된 탓일 것이다.
머리가 나쁘다면 금방 잊어버렸겠지만, 나름대로 기억력이 좋은 미도에게는 무리였다.
훈육 덕분에 빵콘은 하지 않았지만 이정도로 두려워한다면 아무래도 곤란하다.




























[마마, 저쪽에! 동전이 떨어져 있는 테치!]
[아까 그 닝겐상이 떨어뜨린 것 같은 데스네...]
겨우 울음을 그친 미도가 길에 떨어져 있는 은색의 물체를 발견하고는, 흥분해서 외친다.
틀림없다. 100이라고 쓰여진 숫자가, 미도리에게는 확실히 보였다.
미도리는 주변을 살피고, 아까의 소년이나 까마귀가 없는지 거듭 확인한다.





























[빨리 주워서 집으로 가져가는 데스!]
떨어져 있는 것은 100엔짜리 동전.
신장 40cm의 미도리는 간단히 주울 수 있는 물건이다.
동전 한 개만으로는 별로 살 것이 없지만, 여러 개를 모르면 꽤 괜찮은 것을 손에 넣을 수 있다.
동전을 낙엽으로 감싸, 미도를 재촉해서 집으로 서둘러 돌아온다.






























미도리는 잘 알고 있었다.
자신들을 습격해 오는 까마귀들도 동전을 모은다는 것을.
또 인간도 동전의 가치를 알고 있다는 것을.
물론 인간이 만든 것이니 당연한 일이지만.
까마귀나 인간과의 쟁탈전이 되면 승산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빼앗기지 않기 위해 서두르는 수밖에 없다.
허둥지둥 자신을 쫒아오는 미도를 힐끗 보고는, 미도리는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다.































[이걸로 약간 저금이 생긴데스. 안심하고 겨울을 보낼 수 있을거 같은 데스네]
[오네챠, 괜찮은레치? 얼굴이 파란 레치]
[ ───── ]
간이 저금통을 보며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미도리.
있는 힘을 다해 달린 미도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것을 본 도리는, 등을 문질러주고 있다.
정기적인 수입이 있을 리 없고, 돈이 들어오는 것은 운빨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회가 왔을 때 놓쳐서는 안된다.
조금은 미도가 불쌍하다고 생각하는 미도리였지만, 이것은 미도를 위함이기도 했다.
































그로부터 세 마리는 낙엽을 갉아먹고, 가져온 것은 바닥에 깔아 낮잠을 잔다.
먹이 모으기도 끝난 덕분에, 세 마리는 다른 실장석들과는 달리 비교적 여유가 있다.
밖에 나가서 위험에 스스로는 노출시키거나, 함부로 체력을 소모하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는다.
한창 놀고 싶을 때인 미도나 도리도 유혹을 참아, 얌전하게 미도리를 따른다.
왜냐하면 두 마리에게 있어 어미인 미도리는 절대 복종해야 할 존재이며,
거역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목욕 시간인데스. 발각되기 전에 서두르는 데스요]
[마마, 와타치 하고싶지 않은테치. 지금 목욕하면 얼어 죽어버리는테치]
[...알겠는데스. 마마만 하는 데스. 하지만 미도와 도리도 따라오는데스]
오후 8시 반. 들실장들은 대부분 잠드는 시간이며, 미도리 일가는 다시 활동을 시작하는 시간이다.
골판지 하우스에서 걸레 조각을 꺼내들고, 미도리는 주위를 경계하며 공원 중앙의 분수로 향한다.
목욕과 세탁은 같이 한다. 역시나 이렇게 추운 날씨에 찬물에 들어가는 실장석은 거의 없다.


































미도리는 분수에 도착하자 옷을 벗고 그것을 미도에게 맡긴 후, 찬물에 몸을 담근다.
분수에 고인 물은 미도리의 상상 이상으로 차갑고, 사람이라도 주저할 수준의 냉탕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미도리에게는 목욕을 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다.



































[마마, 괜찮은 레치?]
[마마는 괜찮은데스. 주인님을 위해서... 언제나 몸을 깨끗하게 해야만 하는데스]
추위로 몸을 떨면서도 웃는 미도리를, 미도는 싸늘한 눈으로 보고 있다.
미도에게 있어 미도리는 무섭지만 그 이상으로 상냥하고 의지가 되는 어미다.
하지만 왜 여기 있지도 않은 인간을 위해, 이런 일을 하고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어떤 들실장이 미도리를 '버려진 분충' 이라고 욕했던 것을 미도는 기억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나 들실장들보다도 훨씬 머리가 좋은 미도리가,
아직도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사실이 못마땅했다.




































아직도 미도리의 목에 걸려 있는 목걸이.
그것은 그녀가 한때 사육실장이었다는 틀림없는 증거.
그것만 있으면 사육실장이 될 수 있다고 착각한 들실장으로부터, 목숨을 걸고 지킨 물건이다.
똑같이 행동하는 다른 전사육실장이 많아서인지 지금은 비웃음의 대상이 되었지만.





































미도는 이해하고 있었다.
미도리는 이미 주인에게 버려져, 다시는 그 곁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하지만 그것을 입밖에 낼 수는 없다.
장녀가 같은 말을 했다가 어떤 꼴을 당했는지, 미도는 기억하고 있다.
자들의 훈육을 할 때도 냉정침착했던 미도리가, 불같이 화를 냈었다.
씨근덕거리며 평소에는 말하지 않던 온갖 욕설을 쏟아내고,
장녀는 원형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두들겨 맞은 끝에 죽었다.
걸레 조각으로 담담히 몸을 닦는 미도리를, 미도는 아무말 없이 보고만 있었다.






































[그럼 마마는 편의점에 갔다오는데스. 집에서 얌전히 자는 데스요]
[다녀오시는 테치]
목욕이 끝나고, 미도리는 편의점으로 향한다.
아침식사가 만족스럽지 않았기 때문에, 사과하는 의미에서 실장푸드를 사오는 것이다.
본래대로라면 한정된 돈을 아껴써야 하지만,
생각지도 않았던 수입이 들어왔으니 이 정도 소비는 괜찮을 것이다.







































미도리는 전봇대 뒤로 숨으면서 편의점으로 서둘러 이동한다.
지나다니는 자동차나 사람은 얼마 없지만, 주위 경계를 잊지 않는다.
도로는 공원보다도 위험이 넘쳐나는 곳이다.
조금만 긴장을 끈을 놓쳐도 즉시 죽음이 찾아오는데다 몸을 숨길 곳도 마땅찮다.
이렇게 해서 꽤 시간이 걸려 편의점에 도착했지만,
편의점 앞의 주차장 곳곳에는 적록의 찌꺼기가 붙어있다.
아마 어리석은 동족이 탁아를 시도하거나, 인간에게 먹이를 조른 결과일 것이다.








































그것을 본 미도리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인간에게 해를 끼치면 실장석 전체가 댓가를 치르게 되어 있는데도,
왜 멍청한 짓을 해서 화를 자초하는가.
동족의 무모한 행동에 미음속으로 화를 내며, 미도리는 자동문 앞에 섰다.









































"어머 오늘 밤도 쇼핑이니? 후훗, 어서오려무나"
미도리를 보며 포니테일의 여성 점원이 자동문을 열어 주고, 미도리를 안쪽에 들인다.
원래대로라면 들실장을 가게 안으로 들이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
사육실장이라도 주인 없이 가게 안으로 들여서는 안된다.










































[항상 감사한데스]
"천만에요, 혼자서 물건을 사러 온다니 기특하구나"
링갈을 통해 미도리의 한 말을 알아들은 점원은, 기쁜 듯이 미소지었다.
아직 목걸이를 하고 있어서인지, 아무래도 미도리를 사육실장이라고 착각한 모양이다.
미도리가 들실장이라는 것을 안다고 해도 그녀의 대응은 같았을 것이지만.











































"맞다, 오늘은 뭔가 덤으로 얹어줄까?"
점원의 말에 눈동자가 빛나는 미도리.
하지만 그것도 잠시, 미도리는 쓸쓸하게 고개를 저으며, 점원의 호의를 거절했다.











































[사양하는데스. 주인님께서 다른 사람이 주는 물건을 함부로 받아서는 안 된다고 하신데스]
"아~ 역시 주인님이 화를 내실까? 아쉬워라. 하지만 좋은 주인님인것 같구나.
내가 굳이 뭔가 해주지 않아도 충분히 행복해 보여"












































주인 이외의 사람이 주는 물건을 받아서는 안된다.
주인이 학대파로부터 미도리를 지키기 위해서 내린 지시였지만,
들실장이 된 지금도 미도리는 그 지시대로 따르고 있다.
아쉬운 듯 쓴웃음을 지으며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점원에게 감사를 전하며,
미도리는 언제나처럼 같은 장소에서 같은 물건을 들어 계산대로 옮겼다.













































점원의 착각에 마음이 아픈 미도리는 속으로 [전혀 행복하지 않은데스] 라고 중얼거렸다.
풍족한 먹이, 실장석의 한계를 넘은 지능, 귀엽고 똑똑한 자들.
그런 것들을 가지고 있어도, 주인이 없는 한 미도리가 행복할 일은 없다.













































게다가 미도리는 알고 있었다.
눈앞의 친절한 점원도 분충에게는 무자비한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동족의 시체를 옮기면서 "어서오세요~"라고 웃음짓고 있었던 모습을,
잊을래야 잊을 수가 없다.














































[자 그럼, 또 와주렴]
[친절하게 대해줘서 감사한데스]
그렇게 말하고 미도리는 고개를 숙여 인사한 뒤,
거의 자신의 몸만한 크기의 실장푸드를 안고 편의점으로부터 나왔다.
그것을 집까지 옮기는 것은 매우 힘든 중노동이지만,
자들이 기뻐하는 모습과 자신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힘이 난다.
참고로 미도리는 거스름돈은 받지 않는다.
십엔이나 일엔 동전은 필요하지 않고, 점원의 친절함에 보답하는 의미도 있었다.















































이정도로 똑똑한 미도리지만, 아직도 자신을 버린 주인이 다시 찾아올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이 무슨 아이러니일까.
좀더 지능이 낮고 주인에 대한 애정이 덜했으면, 이렇게는 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밤길을 터벅터벅 걸어 집으로 돌아가고 있을 때,
뒷편으로부터 어지러운 발소리가 미도리의 귀에 들어온다.
무슨 일인지 확인하고자 뒤를 돌아본다.
멀리서 얼굴이 시뻘겋게 된 남자가 달려오고 있었다.
핏발선 눈이 예사롭지가 않다.
본능적으로 위험을 감지하고 전력으로 도망가는 미도리.

















































그러나 결국 그래봤자 실장석.
그것도 무거운 짐을 들고 있는 상태라 인간 입장에서는 멈취있는 것과 큰 차이도 없다.
상대와의 거리를 확인하려고 고개를 돌린 순간 싸늘한 감각이 미도리의 머리를 꿰뚫었다.
아픈 정도가 아니다.
남자가 힘껏 걷어찬 부위에서 피가 쏟아진다.
머리가 떨어져 나가지 않은 것이 행운이라고 생각될 정도였다.


















































어째서?
그런 말을 할 새도 없다.
미도리의 눈앞에서 아스팔트 바닥에 편의점의 비닐 봉투를 내던지는 남자.


















































"너냐? 내 봉투에 자실장을 탁아한 씨발새끼가"
봉투 안에서 흘러나오는 적록의 찌꺼기와, 머리가 쪼개진 자실장의 시체.
미도리는 겨우 이해했다. 남자는 자신과 다른 동족을 착각한 것이다.
탁아라는 어리석은 행동은 한 동족을.



















































"이건 씨발 또 어디서 훔친거야?
어디 사는 개새끼인지는 몰라도 이딴 쓰레기들을 기르는 미친놈들이 있어?
이딴 씨발 좆같은 새끼들을 애호한다고? 아오 개 씨발 진짜..."




















































탁아당한 것을 눈치채고 집에서 뛰쳐나온 남자와, 이 자실장의 어미는 아마 중간에 엇갈렸을 것이다.
그리고 남자의 분노는 편의점의 가까이에 있던 미도리를 향한 것이다.
남자는 애호파도 학대파도 아니다.
하지만 먹을 것의 원한은 실로 무서운 것이다...





















































"아 좆같네 씨발! 내 저녁밥! 야근 마치고 겨우 집에 왔는데, 이 씨발 좆같은게!"
변명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불합리하기 짝이 없다. 미도리에게는 아무 잘못도 없는데.
인간에게 폐를 끼치지 않도록 쓰레기를 줍고, 화폐를 사용할 정도의 지능을 가지고 있는데.
어리석은 동족이 저지른 일의 댓가를, 미도리가 치르고 있는 것이다.






















































남자의 무자비한 발길질이 미도리의 옆구리에 꽂힌다.
피를 토하며, 두 눈으로 피눈물을 흘리는 미도리.
먹혀버린 저녁밥 때문인가, 아니면 화풀이인가, 양쪽 모두일 수도 있다.
남자의 폭력에는 전혀 봐주는 기색이 없다.
둔탁한 소리와 함께 뽑힌 미도리의 양쪽 팔이 아스팔트 위를 굴러간다.























































하지만 미도리는 결코 여기서 죽을 수 없다.
그 뇌리에 떠오르는 것은 두 마리의 자가 아닌, 사랑하는 주인님의 모습.
주인님은 언젠가 반드시, 자신을 맞으러 온다.
그렇기 때문에 절대로 죽을 수 없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은 비정하다.
남자의 구타는 그치지 않고, 이미 팔다리를 전부 잃은 미도리를 또 걷어찬다.
분노로 반쯤 이성을 상실한 남자의 눈에, 미도리의 목에 걸려있는 낡은 목걸이가 보일 리도 없다.

























































몽롱한 의식 속에서, 미도리는 생각했다.
이렇게 흉한 모습으로는 주인님을 만날 수 없다.
다친 부위의 재생이 끝날 때 까지는 주인님과 마주치지 않도록 하자.
피가 잔뜩 묻은 옷도, 빨리 깨끗하게 세탁해야만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주인님께 미움받고 만다.


























































버려졌는데도 끝내 주인만을 생각한 미도리.
대체 어디부터 잘못된 것일까...
주인에게 너무 집착한 탓일까.
실장석치고는 너무 머리가 좋았던 탓일까.
밤중에 편의점에 간 것이 실수였을까.
아니면, 어리석은 동족이 탁아라는 한심한 짓거리를 한 탓일까.
편의점 앞의 주차장에 묻어있던 적록의 찌꺼기.
항상 눈에 들어오는 광경이라 신경조차 쓰지 않았지만,
이러한 형태로 자신이 그 댓가를 치르게 될 줄은 생각조차 못한 것이다.



























































[데...... 스.......]
이미 제대로 된 말조차 할수 없을 정도의 중태.
아무리 재생력이 우수한 실장석이라도, 위석이 부담을 견딜 수가 없다.
만약 미도리가 주인에 대한 마음을 접었다면.
만약 오늘 편의점에 가지 않았다면.
모두 무의미한 가정에 불과하다.
지금 아스팔트의 바닥 위에서 죽어가고 있을 뿐이다.

실장석이 좋은 일을 하건 나쁜 일을 하건,
그 결과는 그 개체뿐만 아니라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털의 색깔이나 종으로 구분할 수 있는 개나 고양이와는 달리,
인간으로서는 실장석들을 쉽게 구분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선량하게 살아도, 아무리 성실하게 살아도,
실장석들은 불합리하게 목숨을 빼앗기는 경우가 많다.
그것은 실장석이라는 종의 숙명이다.
아무리 뛰어나고 우수해도 결코 벗어날 수 없는, 피로 물든 족쇄.


괴로운 신음소리를 낸 그때, 미도리의 위석은 소리를 내며 깨졌다.
남자가 발로 걷어찬 곳에, 운 나쁘게도 위석이 있었다.
보답받지 못한 최후의 순간 미도리의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사랑하는 주인님의 모습.
환각 속에서도 끝끝내, 주인님이 자신을 맞으러 찾아오는 모습을 볼 수 없었던 미도리는,
원래의 모습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의 고깃덩어리가 되어 숨을 거두었다.
그녀는 절망을 떠올리는 일도 없이, 최후까지 주인님만을 생각했다.



지금의 행복을 외면한 채 더욱 행복해지는 것만을 원했던 미도리도, 역시 실장석이었을까.
다른 실장석들이 어디까지고 만족을 모르고 기어오르는 것처럼,
미도리도 결국 한 마리의 실장석에 불과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