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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로 흘러간 것들

 

"똥노예~ 세레브한 와타시가 배고프니, 당장 먹을 것을 내놓는 데스~~"
"씨벌 젖같은 새끼들!"

청암시 화주구역.
이곳은 1200만명의 인구수를 자랑하는 청암시에서 하류층이 주로 사는 곳 이다.
그리고 불행하게도 청암시에서 가장 들실장이 판을 치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화주구역이 처음부터 들실장이 많았던 곳은 아니다. 불과 3년 전만 하더라도, 화주구역은 실장석이 많지 않은 장소였고 화주구역에서 사는 사람들도 실장석은 취향이 이상한 사람의 집이나 실장석을 연구하는 실험실에서 볼 수 있는 짐승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어느 애오파단체에서 실장석과 인간의 삶을 조화시켜야 한다는 괴랄한 주장을 하면서, 모든 문제가 시작됐다.

"실장석도 생명이다! 정부는 실장석구제를 금지하라! 금지하라!"
"금지하라! 금지하라!"
"실장석은 대화가 가능한 지성체이다! 정부는 지성을 가진 생물을 존중하라! 존중하라!"
"존중하라! 존중하라!"
"실장석에게도 권리가 필요하다! 정부는 실석권을 인정하라! 인정하라!"
"인정하라! 인정하라!"

애오파단체는 몇 년에 걸쳐 실장석도 지성을 갖춘 동물로서 다른 동물과는 다른 대우를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시위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 엄청난 광고와 다큐멘터리를 제작해서 배포하였고, 실장석들에게 피해를 입어서 실장석에게 적대감을 가진 사람들을 악마화하고, 실장석들이 그런 행동을 하는 이유를 정의로워 보이는 표현과 어렵게 들리는 단어로 정당화시켰다.

사실 이러한 운동이 처음 시작되었을 때는 실장석이 대중에게 알려진지 얼마되지 않아서 사람들은 실장석이 어떤 동물인지 잘 알지 못 했으나, 실장석의 실상이 알려진 후에도 애오파단체에서는 계속 그럴싸한 이유를 만들어내면서, 운동을 계속하였다.

항간에 들리는 말에는 이미 애오파단체들과 방송업계, 사육실장업계, 정치권의 이권이 복잡하게 얽혀있어 운동을 그만하고 싶어도 그만둘 수 없다는 소문이 파다했으나, 그런 소문에도 불구하고 애오파단체들은 실장석을 존중하라는 목소리를 계속 높였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정부에서는 실장석의 구제를 최소한으로 줄이면서, 실장석과 인간이 조화롭게 어울릴 수 있는 사업을 시작했다.

실장석이 사람들에게 탁아하거나, 가택침입하는 것을 막기위해 공원과 골목길에 나무판자로 지은 작은 집이 설치되었다.

그리고 스스로 먹이를 구해서, 쓰레기통을 뒤지거나 도둑질을 하는 일이 없도록, 실장석을 단순한 노동이 주를 이루는 공장에 취직할 수 있도록 알선하였다.

또한 실장석들이 정당한 노동으로 번 돈을 관리할 전산시스템이 마련되었고, 편의점에서 전산시스템으로 물건을 구입할 수 있게 해주었다.



그러나, 실장석과 인간의 조화를 위해 만든 사업들은 모두 처참하게 망했다.

"똥닌겐! 당장 와타시를 모시는 데스! 와타시는 이런 집에서 못 사는 데샤아아!"
"왜 오마에같은 놈이 궁궐같은 곳에서 사는 데스? 불합리한 데스! 와타시는 5성급호텔이 아니면 못 사는 데스! 당장 호텔방을 잡아주는 데스!"

"아… 실장님… 참피새끼들 진짜 젖도 쓸모없어요.. 설명을 해줘도 못 알아듣고, 오기로 한 놈들도 200마리 중에서 2마리밖에 안 왔어요…"
"일 같은 건 노예나 해야하는 데스! 와타시와 와타시의 자들 같은 세레브실장들은 존재 자체가 세상에 도움이 되는 데스!"

삑!
"야… 돈이 모자라다는데? 너하고 니 자들 머리통에 박힌 바코드 찍어도, 한 푼도 없데."
"무슨 소리인 데스? 와타시타치가 물건 가져간다는데 뭐가 문제인 데스? 닌겐들이 편의점에서 마음대로 가져갈 수 있다고 전에 말한데스!"
"그러니까, 고르는 건 마음대로 인데, 가져갈라면 니네한테 돈이 있어야 하…"
"테에에에엥! 배고픈 테츄! 빨리 먹고 싶은 테츄!"
"야! 계산도 안 됐는데, 맘대로 뜯으면…"
부찢!
"아 씨발! 그걸 니네 맘대로 뜯으면 어쩌냐고!"
"테뿌뿌~ 화나는 테츄~? 와타시에게 함부로 손대면 닌겐노예들이 오마에를 잡아가는 테츙~~"



실장석들의 욕심은 끝이 없었고, 욕심을 채울 수단을 제공해주어도 실장석들은 시스템에 따를 생각이 전혀 없었다.

공무원들이 사업의 목적과 실행방안을 적당히 눈높이에 맞춰 설명해주어도, 실장석들은 자기네 방식으로 완전히 곡해해서 이해하였고, 그마저도 처음에 따르는가 싶더니, 이내 원래 생활방식으로 돌아갔다.

집을 제공하면 더 좋은 집을 내놓으라고 했고, 직업을 알아봐주면 대충하거나 아예 놀기에 빠빴고 종국에는 어떤 녀석도 출근하지 않았다.

일을 해서 돈을 벌고 그 돈을 원하는데 쓴다는 개념을,원하는 것을 얻는다는 것만 기억하여, 편의점에서 수도 없이 문제를 일으켰다.



실장석과 인간의 조화를 위한 사업은 전례없는 대실패로 마무리되었다.

실장석을 인간사회에 적응시킨다는 사업은 실장석이 인간사회에 절대 융화될 수 없다는 사실만 확인시켰고, 시민들의 세금은 사업에 관련된 업자나 애오파단체의 간부들의 배만 불려주었다.

실장석이 얼마나 아름다운 생명이냐며 목소리를 높였던 언론과 정치인들은 어느새 다른 화제에 집중하였다.


그리고 남은 실장석들은 불행하게도 하류층들이 주로 거주하는 화주구역으로 집중되었다.

원래 실장석들이 살라고 만든 집이 화주구역에 석연찮게 많이 설치되었고, 실장석들이 소개받은 공장도 단순노동이 주를 이루는 특성상 화주구역에 많을 수 밖에 없었다.

애초에 상류층 거주구역인 백련구역은 골목길이 거의 없는 단독주택단지라서 사업대상에서 벗어났고, 다른 구역들은 사업이 시작될 때부터 눈에 띄지 않는 님비현상으로 사업진행구역이 많이 없었다.

거의 모든 골목길, 공터마다 실장석 전용하우스가 설치된 곳은 화주구역뿐이었고, 이에 따라 가맹 공장과 편의점도 화주구역에만 설치되었다.


사업이 완전히 끝난 후에도 화주구역 편의점에서는 물건을 가져가려는 실장석들이 끝임없이 문제를 일으켰고, 온 거리에서는 실장석들이 흘린 똥과 피가 배수로마다 가득하여, 화주구역 시민들은 더위에도 불구하고 창문을 열 수 없었다. 그리고 밤마다 실장석들이 지르는 비명소리와 태교노래, 실장댄스로 인하여 주민들은 잠을 잘 수가 없었다.


한편, 실장석의 권리를 인정하라고 목소리를 높인 사람 중에서 화주구역에 사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

화주구역의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오직 생계안정 뿐이었으나, 반면에 실장석의 권리같은 것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사람들은 실제로는 실장석의 안위에는 별 관심이 없었고, 그걸 빌미로 삼아 정부 지원금이나 기부금을 타먹으려는 목적이었고, 그 밖의 사람들은 무책임할 정도로 편하게 생각하거나, 깊은 생각보다는 단편적인 정의감에 도취된 사람들 뿐이었다.
그리고 그런 종류의 사람들은 화주구역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실장석과 관련없는 일상을 보냈다. 

그리하여 화주구역의 시민들은 낮에는 실장석들이 내뿜는 악취에 고통스러워 했고, 밤에는 실장석들이 지르는 소음으로 잠을 설쳐야 했다.



















신데렐라

 

신데렐라는 어려서~ 부모님을 잃고요~
계모와~ 언니들에게~ 구박을 받았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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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오피스텔.
오피스텔에서 혼자 살고 있는 여자는 집에서 실창석, 실홍석, 그리고 실장석을 기르고 있었다.
세 마리의 실석류는 모두 미성숙 개체였는데, 실창석과 실홍석은 여자가 남자친구에게 선물받은 것이었다.
그러나 실장석은 누구에게 선물받거나, 샵에서 사온 것이 아니였다.

불과 3일 전, 여자는 잠시 공원을 지나칠 일이 있다가, 혼자 남겨진 자실장 한 마리를 보게되었다.
그 자실장은 학대파에게 밟혀죽은 것 같은 성체실장과 자매로 추정되는 자실장들의 시체 한 가운데에서 "테에엥- 테에엥-"거리며 울고 있었다.
그리고 눈물을 흘리면서, 주변을 힐끗힐끗 쳐다보았다.

마마와 자매를 모두 잃은 내가 얼마나 불쌍하느냐- 어서 빨리 나를 모셔가라-
....라는 식의 행동이었지만, 여자는 어제 집에서 본 슬픈 다큐멘터리가 생각나서, 그 자실장을 데리고 가기로 하였다.
여자는 핸드백에서 남는 종이 쇼핑팩을 꺼내고, 그 안에 자실장을 집어넣었다.

여자가 쇼핑팩을 들고, 집으로 돌아가는 사이, 자실장은 "테프프프프프------- 세레브 실생의 시작인 테츙~ 똥마마같은 건 필요없는 테치! 테프프프프---"같은 소리를 쇼핑팩
안에서 열심히 떠들고 있었지만, 여자는 귀에 이어폰을 꽂아둔 탓에 그 천한 웃음소리를 전혀 듣지 못했다.





............





그리고 3일이 흐른 지금, 여자는 역시 실장석은 순간의 감정으로 도와서는 안 되는 짐승임을 확인하였다.
평소 TV와 인터넷에서 실장석은 은혜를 모르는 동물이라는 말을 여러 번 들어왔지만, 그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지난 3일동안 뼈저리게 깨달은 것이다.

"똥노예! 와타시가 매 끼마다 스테이크와 스시를 준비하라는 말을 못 들은 테챠!"
"당장 저 분충들을 독라달마로 만들어서 운치굴에 집어넣는 테치! 똥노예는 세레브한 와타시만 모시면 되는 테치!"
"핑크핑크한 옷을 준비하라는 테치!"
"아와아와한 목욕은 왜 준비하는 않는 테치!"
"오마에가 바닥에서 자고, 와타시가 침대에서 자는 건 당연하지 않는 테치! 당장 침대에서 내려오라는 테치! 그건 와타시를 위한 것인 테치!"
"정말 말귀를 못 알아먹는 똥노예인 테치! 와타시가 감히 여기서 살아주니까, 주제를 모르는 테치?!"
"오마에같이 못생긴 똥노예가 핑크한 물감(색조 화장품)이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테치?! 착각하지 말라는 테칫!"
"싫은 테치! 와타시는 어디서나 운치 쌀 권리가 있는 테치! 당장 운치나 치우는 테치!"

안 그런 실장석이 있겠냐만은...자실장은 정말로 분충이었다.


그래서 여자는 자실장을 바로 플라스틱 수조에 집어넣고, 숨구멍만 뚫어준다음, 입구를 밀봉했다.
지난 3일 동안, 여자는 자실장이 여기저기 똥을 싼 탓에 독한 화학용제로 청소를 해야했고, 오밤 중에도 소리를 질러된 탓에 이웃에게도 한 소리 들어야 했다.
그리고 남자친구가 사주고, 정이 깊게 든 실창석과 실홍석 자매도 자실장에게 질린 표정이었다.

결국, 여자는 실장석 처분소에서 일하는 남동생에게 내일 이 자실장을 처리해달라고 부탁하였다.



..............




여자가 자실장을 수조에 집어넣은 날은 마침 토요일이었고, 여자는 친구들과의 약속이 있어서, 밖으로 나갈 준비를 했다.
그리고 친구들이 실창석과 실홍석을 직접 보고 싶다는 말을 해서, 그 아이들도 단정하게 매무새를 정리시켰다.


콩콩콩!
"똥노예! 당장 와타시를 여기서 꺼내는 테치! 오마에는 귓구멍이 운치로 막힌 테치?!!!"
"핑크한 물감에 손대지 말란 소리 못 들은 테치?!"
"빨리 꺼내란 테챠아아악!!!!!!!!!"
자실장은 플라스틱 수조 안에서 벽을 두드리면서 발광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자의 반응은 완전히 무관심이다.
어차피 내일 살처분장에서 처리될 것인데, 굳이 자기 손을 더럽힐 필요는 없다.

여자는 화장과 옷입는 것을 모두 끝내고, 핸드백에 조심스럽게 자실창과 자실홍을 넣어주었다.
실장석과 다르게 실창석과 실홍석은 여기저기 똥을 싸지 않고, 스스로 행동을 조심하기 때문에 핸드백에 넣어 준 것이다.

여자가 두 자매와 함께 나가면서, 불이 꺼지고,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자, 자실장은 더욱 발광하기 시작했다.
"테챠아아아아악!!!!!!!!!!!!! 여기서 나가면 독라달마로 만들어 주는 테치! 당장 돌아오라는 테챠!"




불이 꺼진 오피스텔 방안에서 자실장은 30여분을 혼자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끝없는 침묵과 어둠.
30여분 동안 소리를 꽥꽥 지른, 자실장은 이내 지쳤는지, 수조 바닥에 앉아서 울기 시작했다.

와타시는 분명 천한 들생활에서 벗어나, 드디어 세레브실장이 됐는데, 왜 저 똥노예는 와타시의 말을 듣지 않는가?
와타시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위대한 존재인데, 왜 똥노예는 파란분충과 빨간분충에게만 관심을 기울이는가?
세상은 분명 와타시의 뜻대로 돼야만 하는 것인데, 불합리하게도 세상은 왜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가?

자실장이 속으로 자신에게 한 질문의 대답은 "네가 결국에는 실장석이라는 쓸모 없는 짐승이라서 그런 것이다."이겠지만, 자실장은 자신이 세상의 주인이라고 확신하고 있었기 때문에, 결국 수조 안에서 대답없는 질문을 할 수 밖에 없었다.


............



자실장이 수조 안에서 울고, 화내기를 반복하기를 어언 1시간이 흘렀다.
자실장은 창문 너머로 보이는 도시의 아름다운 야경을 보면서, 이런저런 망상을 하기 시작했다.
망상의 내용은 주로 창문 너머로 보이는 도시의 주인이 되는 것.

그리고 한참 머릿속에서 망상을 하다가, 문득 친실장이 자신에게 들려줬던 이야기를 떠올렸다.
".....신데렐라상은 못된 계모와 계모의 자들에게 학대당하다가, 요정상의 도움으로 왕자님과의 파티에 갈 수 있었던 데스-"
".....다음 날 신데렐라상은 왕자님이 가져온 구두가 자신이 신었던 구두라는 것을 발견하게 된 데스-"
".....그리고 신데렐라상은 왕자님과 결혼하여, 흑발의 자를 낳으면서, 스테이크와 스시를 원없이 먹게되고, 똥계모와 똥자매들은 학대파에게 넘어가게 된 데스-"
".....오마에들도 세레브한 마마의 자들이니, 언제든지 왕자님과 결혼할 수 있도록 착한 아이로 지내야 하는 데스-"

그 조상들도 들실장이었던, 친실장이 신데렐라 이야기를 어디서 주워들었는지는 몰라도, 친실장은 나름 신데렐라 이야기를 각색해서, 자실장들에게 들려주었다.
그리고 동시에 자실장들이 기억하기 쉽게, 주워들은 노래를 들려주었다.

"뎃데로게~ 뎃데로게~ 신데렐라상은 어려서~ 부모님을 잃은 데숭~"
"뎃데로게~ 뎃데로게~ 계모와~ 오네챠들에게~ 구박을 받은 데숭~"

음정도 박자도 병신같고, 이야기의 앞부분 밖에 없었지만, 노래의 힘으로 자실장은 신데렐라 이야기를 머리속에 잘 각인시켰다.






자실장은 자신의 마마가 들려주었던, 신데렐라상 이야기를 그 작은 뇌에서 열심히 떠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신데렐라 이야기는 자실장의 행복회로와 결합하여, 지금까지 겪었던 기억들을 왜곡하기 시작했다.

"와타시는 마마와 자매들을 잃고, 똥닌겐에게 납치되어, 똥닌겐과 분충들에게 학대당한 테치-"
"똥닌겐과 분충들은 귀족의 피가 흐르는 와타시에게 주제도 모르고, 와타시를 모시지 않는 테치-"
"똥닌겐과 분충들이 와타시만 두고, 감히 파티에 갔을 때, 요정상의 도움으로 와타시는 왕자님의 파티에 갈 수 있었던 테치-"
"요정상의 마법이 풀리려고 하자, 와타시는 구두를 흘리고, 똥닌겐의 집으로 갈 수 밖에 없었던 테치-"
"그리고........."

자실장은 플라스틱 수조에 누워, 행복회로를 열심히 돌리다가, 이내 지쳐 잠에 빠져들었다.






다음날. 일요일.
여자와 실창석, 실홍석 자매는 늦도록 친구집에서 즐겁게 놀았고, 그 만큼 여자의 기상시간도 정오로 미뤄졌다.
자실장은 이미 잠에서 깼지만, 어제 행복회로의 여파로 인해, 오늘 왕자님이 자신의 집으로 올 것이라며 문만 열심히 쳐다보고 있었다.



그 때.
"누나-"
여자의 남동생이 방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왔다.
"어! 왔어?"
문이 열리는 소리를 들은 여자도 남동생을 맞이했다.



"테프프프프---- 왕자상 여기인 테치! 와타시를 성으로 데려가는 테츙~~~~~"
그리고 자실장은 여자의 남동생이 들어오자, 분명히 자신을 데리러 온 왕자님이라면서, 플라스틱 수조 안에서 총총 뛰기 시작했다.
"치프프픗!!! 이제 와타시는 흑발의 자를 낳으면서, 스테이크와 스시를 원없이 먹는 테츙~~"


하지만, 자실장의 기대와는 다르게, 여자의 남동생은 자신의 누나와 잡담만 나누고 있었다.
그리고 전용침대에서 아직 잠에 들어있는 실창석, 실홍석 자매를 섬세하게 쓰다듬어 주었다.

"왕자상! 거기가 아닌 테치! 왕자상의 공주님은 여기인 테치!"
자실장은 여자의 남동생을 보면서, 수조 안에서 열심히 소리를 질러댔다.
"와타시의 구두! 와타시의 구두만 보면 공주님인지 알 수 있는 테치!"




"우왓! 진짜 리얼 똥벌레네? 그냥 수조째로 가져가면 돼?"
"어- 그냥 수조째로 가져가, 나 저거 그냥 버리기도 싫다-"

자실장이 지른 소리는 그 작은 숨구멍을 통해, 여자의 남동생 귀까지 들어갔다.

"그런 테치! 와타시가 어젯밤의 공주님인 테치!"
"이제 똥닌겐과 분충들은 다 죽은 테치!"


여자의 남동생은 잠시 플라스틱 수조를 들여다 보다가, 플라스틱 수조를 통째로 자신의 옆구리에 끼워넣었다.
"그럼 이 놈 가지고 갈게-  나중에 봐 누나-"
"어 그래, 차 조심하고, 나중에 보자-"
그리고 자실장이 든 수조를 들고 집에서 나갔다.




마침내 자실장은 여자의 집에서 나가게 되었다.
자실장의 머릿속에서는 이제 성에서 왕자님과 행복하게 살 생각만 가득하였다.

"테프프프프프--- 이제 와타시는 세레브한 성에서 사는 테치!"
"남편상- 와타시의 총구는 1주일에 딱 한번씩만 허용해 주는 테치!"
"그리고 와타시는 침대 아니면, 잠을 잘 수 없으니, 침대는 당연히 준비해 두는 테치!"
"당연히 식사는 매끼마다 스테이크와 스시, 콘페이토로 먹어야 하는 테치-"
"이제 와타시는 왕족인 테치- 옷도 핑크색 드레스만 입어야 하는 테치-"
"테프프- 방금 전 똥닌겐과 분충들은 당연히 독라달마로 만들어서, 운치굴노예로 만들어야 하는 테치- 잊지마는 테츙~~~"

하지만, 자실장이 처분소로 가는 길에 열심히 떠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자의 남동생은 자실장에게 눈길한번 주지 않았다.


그리고 도착한 곳은 구청 뒤의 살처분장.
흡연장을 바로 옆에 두고 있는 관계로, 살처분장은 더럽고, 가까이 하고 싶은 곳은 아니였다.
흡연자들이 바닥에 뱉은 침과 꽁초가 마치 점막처럼 쌓여있었고, 살처분기에서 튄 실장석의 똥과 피는 살처분장을 더욱 흉측한 공간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수조 너머로 이런 광경을 보고 있는 자실장은 당연히 발광하기 시작했다.
"테엣? 뭐인 테치? 여기가 성인 테치? 장난하지 말라는 테챠아아아아아!!!!!!!!!"
"당장 와타시를 성으로 모시는 테치! 와타시는 이제부터 왕족인 테치! 왕족에게는 왕족다운 대접을 하라는 테치!!!!"

여자의 남동생은 발광하는 자실장이 든 수조를 무심하게 옆에 올려두고, 실장석 전용 살처분기를 작동시켰다.
"위이이이이이잉!!!!!!"

살처분기는 그 칼날도 위협적이었지만, 엔진이 작동하는 소리도 신경을 긁는 것이었다.


그 다음, 여자의 남동생은 수조의 밀봉을 뜯었다.
자실장은 수조 안에서 열심히 소리를 질렀고, 어찌나 크게 소리를 질렀던지, 그대로 빵콘하고 있었다.

"감히 왕자님의 노예 주제에 와타시를 속인 테치?!!?"
"당장 와타시를 왕자님에게 데려가라는 테챠!!!! 와타시는 왕족인 테챠! 이건 무조건적인 테챠!"

하지만, 구청에서 실장석 처분업무를 맡고 있는, 여자의 남동생이 자실장 한 마리의 헛소리를 진지하게 들어줄 생각은 당연히 없었다.
여자의 남동생은 그대로 수조를 들더니, 살처분기 위에서 수조를 기울였다.



"테챠아아아아!!!!!!!!!!"
수조가 기울면서, 자실장은 살처분기 너머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뭐지? 저 섬뜩섬뜩한 것은?
왜 왕자님의 선택을 받은 자신이 이런 곳에 있지?
저 못생긴 똥노예가 감히 자신을 속인 것인가?

......

요정씨, 도와줘!

"뎃데로게~ 뎃데로게~ 신데렐라상은 어려서~ 부모님을 잃은 데숭~"
"뎃데로게~ 뎃데로게~ 계모와~ 오네챠들에게~ 구박을 받은 데숭~"

속으로 요정을 찾으면서, 자실장은 마마의 노랫소리를 기억해내었다.

"위이이이이잉!!!!!!!"

1초도 안 되는 사이에, 자실장은 마마의 노랫소리까지 기억했지만, 결국 실생 마지막 순간에, 입 밖으로 나온 소리는 하나였다.

"테찻!"

뒷부분이 없는 신데렐라 노래 같은 실생이었던 것이다.








캥거루족 - 차녀의 독립

 

실장석은 자실장에서 성체로 성장하면, 친실장으로부터 독립한다.

이것은 자실장이 성체가 된 순간, 독자적인 체취를 내뿜기 때문에 냄새에 극도로 민감한 실장석으로서는 자신과 다른 냄새가 나는 동족을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독립한 실장석에게 친과 자의 관계는 자가 집을 완전히 나가는 순간까지고, 그 이후에는 완전히 남남으로서 경쟁적인 관계로 살게된다.

그래서 실장석에게는 성체실장이 된 이후에 마마나 자매라는 개념은 완전히 사라지고, 오직 자신과 자라는 관계만이 남게되는 것이다.





시민공원 변두리에 위치한, 골판지 하우스에 사는 친실장은 요즘 고민이 많아졌다. 장녀와 삼녀는 벌써 성체실장이 되어 독립을 했는데, 차녀는 아직도 독립하지 않은 것이다.

차녀의 울음소리는 벌써 중실장의 '테스'를 넘어 성체실장의 '데스'가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친실장이 매번 집으로 돌아와서 차녀의 냄새를 맡아보아도 자신과 다르지 않은 냄새가 나는 것 이었다.

친실장은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눈과 귀에서 보고듣는 것으론 차녀를 독립시켜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지만, 코에서 맡아지는 냄새는 아직 독립할 때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사실 차녀는 몸 한군데에 문제가 있었다. 성체가 되면, 독자적인 체취를 나게 만들어주는 장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이였다. 때문에 차녀는 여전히 친실장과 같은 체취를 내뿜고 있었고, 친실장과 마찬가지로 차녀도 자신이 독립할 때라는 것은 알고있었지만, 마마에게 나는 냄새가 자신과 같았기 때문에 같이 사는 것에 거부감은 없었다.

그리고 차녀에게는 딱히 독립해야 겠다는 의지도 없었다. 마마가 해가 질 무렵마다 먹이를 알아서 들고와주고, 자신은 낮시간 동안 자거나 놀다가, 마마가 가져온 먹이를 먹으면 그만인데, 뭐하러 독립을 하겠는가!

그래서 차녀의 몸은 자신의 마마와 달리, 나날이 지방으로 뚱뚱해져가고 있었다. 먹이를 구하느라 칼로리를 소모할 일도 없었고, 하루종일 자다가 심심해지면 공원에 돌아다니는 독라고아들에게 패악질을 부리는 것이 일상이었기 때문에 차녀는 몸집이 어마어마하게 비대해져 갔다.



슬슬 날씨가 점점 추워지고, 단풍이 떨어질 무렵, 친실장은 결심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차녀를 독립시켜야 한다.

가을이라서 잘 익은 견과류와 과일이 풍성했지만, 작년과는 달리 친실장은 겨울용 보존식을 비축할 수가 없었다. 집에 보존식용 먹이를 가져오면, 차녀가 족족 그것을 먹어버렸고, 집 주변에다가 숨겨놔도 귀신같이 찾아내서 싹싹 비워버렸기 때문이었다.

실장석에게 자신의 자를 더 이상 보호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않는 순간은 자의 체취가 달라졌을 때이다. 그래서 장녀와 삼녀도 몸에서 나는 냄새가 달라졌을 때, 약간의 먹이를 주면서 독립시켰다.

하지만 차녀는 달랐다.

아직도 자신과 같은 냄새가 나서 보호해주고 싶다는 감정은 있지만, 이대로 가다가는 겨울에 둘 다 굶어죽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실장은 석양이 질 무렵, 집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오니, 차녀는 하루종일 고아들을 가지고 놀다가 지쳤는지, 집에서 대자로 퍼져 코를 골면서 자고있었다.

대자로 퍼져서 자고 있는 차녀 때문에, 친실장은 앉을 곳도 없어서 몸을 억지로 하우스에 우겨넣었다.

"차녀, 일어나는 데스."
"데에에...마마 온 데스? 오늘 저녁은 뭐인 데스까?"
"늘 먹던 것인 데스."
"데에, 가끔씩은 콘페이토같은 걸 먹고싶은 데스. 내일은 콘페이토를 먹게 해주는 데스."

친실장이 차녀를 깨우자, 차녀는 눈을 비비면서 자리에 일어났고, 배고팠는지 바로 먹을 것부터 찾았다.


"데챱! 데챱!"

차녀는 친실장이 가져온 메뚜기와 감을 열심히 입으로 우겨넣었다. 이미 자실장 때의 "테챱"과는 달리, "데챱"이라는 소리를 내고, 먹는 양은 친실장보다 더 많았다.

친실장은 그런 차녀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이미 자신보다 덩치가 한참 커져버린 차녀의 모습은 완전히 성체실장 그 자체였다.

그러고는 친실장은 무겁게 입을 열었다.

"차녀, 먹으면서 듣는 데스… 내일 마마와 같이 먹이도 수집하고 새로운 집터도 알아보는 데스."
"뎃!? 이사가는 데스까? 여기도 좋았던 데스."
"이사가 아닌 데스, 차녀가 독립할 곳을 알아보는 데스. 그리고 독립하면 밥벌이는 차녀가 스스로 해야하는 데스."

"데뎃? 독립 말인 데스까?"
차녀는 친실장 입에서 독립이라는 단어가 나오자, 게걸스럽게 먹던 입을 멈추고 잠시 충격에 빠졌다.

그 충격은 일반적인 성체가 처음으로 친에게 독립하라는 말을 듣고 기대감에 나오는 충격이 아니었다.

차녀는 독립하기 싫었다. 그리고 무서웠고, 귀찮았다.
마마의 집에서 마마가 주는 밥을 먹으면서, 낮에는 신나게 노는 지금의 생활이 너무 좋았다. 그런데 독립하면, 하루종일 먹이만 찾으러 다니다가 밤에 녹초가 되서 놀 시간도 없이 잠에 든다. 게다가 다른 동족이나 학대파들이 쳐들어오면, 보호해 줄 이 없이 혼자서 모든 위험에 맞서야 했다.

독립해야 겠다는 생각을 아예 하지 않은 것은 아니였지만, 지금도 충분히 잘 살고있었고 마마와 같이 사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게다가 곧 겨울인데 지금 독립한다면 겨울이 되기 전까지 죽어라 일만 해야 할 것이었다.

"데에… 마마, 그러면 봄이 되고 나서 독립하면 안되는 데스?"

차녀는 바로 독립하고 싶지 않았다. 오늘 충분히 괴롭히지 못한 고아들을 내일 묵사발을 내놓고 싶었는데, 내일 마마와 귀찮게 일하러 가는 것도 싫었고, 적어도 봄까지만 집에서 놀다가 독립하고 싶었다.

하지만.
"안 되는 데스. … 내일 당장 독립할 준비를 해야하는 데스. 이대로는 겨울을 같이 날 수 없는 데스. 마마가 아무리 경험이 많아도 차녀까지 같이 데리고 겨울을 나는 건 어려운 데스!"

친실장의 입에서 나온 대답은 안 된다는 거절이었다.

친실장은 베테랑실장답게 본성을 잠시 누르고, 철처하게 현실적으로 행동했다. 보호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도, 차녀는 성체실장이었다. 자기 밥벌이는 스스로 하고, 곧 자도 낳아서 살아야한다.

"올 여름에 독립한 삼녀 기억나는 데스? 차녀보다 어린 동생도 벌써 독립해서, 먹이는 스스로 찾고, 벌써 자도 3마리나 기르고 있는 데스. 지금까지는 준비가 안 됐다고 생각했지만, 차녀도 이제 성체실장답게 행동하는 데스."

친실장의 입에서 자기보다 어린 삼녀의 이야기가 나오자, 차녀도 더 이상 할 말은 없었다. 자실장이었을 때, 자기보다 덜 떨어졌다고 생각한 삼녀가 어엿한 성체실장으로 살고 있다고 생각하니, 약간 자존심이 상한 것이었다.

"알겠는 데스우…….."

그래서 차녀는 마지못해 알겠다는 대답을 했다.








다음날 새벽.
아직 해가 뜨기 전에 일어난 친실장은 간단하게 물을 마시고, 차녀를 깨웠다.

"차녀. 차녀! 일어나는 데스! 오늘 마마랑 독립할 준비하러 가는 걸 벌써 잊은 데스까?"

"데로롱~ 데로롱~ 마마… 조금만 더 자게 해주는 데스…."

하지만, 친실장이 열심히 차녀를 흔들어 깨웠음에도 불구하고, 차녀는 일어날 생각이 없어보였다. 평소에 해가 중천이 돼서 느지막하게 일어나는 차녀에게 새벽에 일어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당장 일어나지 못 하는 데스까?!!! 늦으면 쓸 만한 먹이는 남들이 전부 가져가는 데스!!!!"

차녀가 자꾸 일어나지 않자, 짜증이 난 친실장은 결국 차녀에게 고함을 질러야 했다. 한편, 이런 정신머리로 어떻게 성체실장으로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한 친실장은 차녀가 걱정되기도 하였다.

"일어나는 데스! 소리 지르지 마는 데스!"

친실장의 갑작스런 고함에 깜짝 놀란 차녀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차녀가 자리에서 일어나니, 차녀는 비몽사몽으로 정신도 못 차렸다. 게다가 아직 해도 안 떠서 어둑어둑한데, 벌써 일어날 필요가 있을 지 싶었다.

"당장 밖으로 나가는 데스. 빨리 가야 좋은 먹이를 얻을 수 있는 데스!"

하지만 친실장은 차녀를 억지로 집 밖으로 내보내면서, 빨리 가야한다고 재촉했다. 분명 더 자고 싶다는 소리가 나올 것이었기 때문에, 찬바람으로 잠을 완전히 깨워야 했다.



"추..추운 데스."
집 밖에 나가자마자, 차녀는 찬바람으로 오들오들 떨었다. 아직 공원은 한밤 중처럼 어두운데, 찬바람까지 휘몰아치니 차녀는 바로 독립한 기분이 들었다.

"마마.."
"쓰레기장으로 당장 가는 데스!"
차녀는 따뜻한 골판지 하우스 안으로 당장 기어들어가고 싶었지만, 친실장은 단호하게 쓰레기장으로 가라고 말했다.


"데히- 데히-"
쓰레기장으로 친실장과 같이 걸어가면서, 차녀는 죽는 소리를 냈다. 아직도 해는 안 뜨고, 도로의 가로등 불빛에 의존해서 걷는데 찬바람은 쌩쌩부는 데다가, 너무 졸려서 미칠 것 같았다.

평소라면, 느지막히 일어나서 따뜻한 햇볕을 받고 마마가 숨겨놓은 먹이를 꺼내먹으면서, 오늘은 어떻게 독라고아들을 괴롭힐지 생각했는데, 오늘은 새벽부터 강행군이었다.

그러고는 가로등 불빛을 받으며, 쓰레기장으로 추적추적 걸어가던 차녀는 차라리 자기가 구더기였으면 했다. 따뜻해 보이는 포대기를 입고, 언제 일어나건 상관없는 구더기가 지금 이 순간에는 가장 부러웠다.



"도착한 데스. 차녀! 같이 먹을 것을 찾는 데스!"

얼마정도 걸었을까?
친실장과 차녀는 쓰레기장에 도착했다. 아직 다른 동족들은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고, 친실장은 일찍 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데에에……."
하지만 차녀는 아무생각이 없었다. 살찐 몸뚱아리로 걷느라 벌써 다리는 아프고, 날이 추워서 손과 뺨은 쓰라렸다. 차녀는 먹이수집 같은 건 다 때려치우고, 집으로 가서 한 숨 자고싶었지만, 그런 차녀를 도끼눈 뜨고 보는 친실장 때문에, 어디 갈 수도 없었다.

친실장은 의욕없이 자꾸 꾸벅꾸벅 졸고 있는 차녀가 답답하기만 했다. 오늘은 운 좋게 맨 먼저 왔지만, 조금이라도 늦으면, 가장 좋은 먹이는 다 뺏긴다. 그리고 이왕 이렇게 왔으면, 눈에 불을 켜고 먹이를 수집해도 모자란데, 차녀는 그저 잘 생각밖에 없는 것 같았다.



"움직이는 데스! 빨리! 당장 초록색 먹이통부터 뒤지는 데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친실장은 차녀에게 빨리 초록색 음식물 쓰레기통부터 뒤지라고 말했다. 거기에는 꽤나 괜찮은 먹이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차녀! 마마랑 같이 이것 좀 미는 데스!"

친실장은 일단 차녀와 같이 쓰레기통부터 엎기로 했다. 혼자서 민다면 힘에 부치는 일이 겠지만, 성체실장 둘이서 한다면 쉽게 될 일이었다.

"데에에엑! 왜 안 넘어가는 데스까?!"

친실장은 몸에 힘을 주었지만, 평소와는 달리 쓰레기통이 도저히 넘어가지가 않았다. 가끔씩 쓰레기통에 음식물 쓰레기가 가득 차면, 이런식으로 힘을 줘도 쓰레기통이 넘어가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성체 두 마리가 힘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쓰레기통이 가득 차도, 두 마리가 힘을 넣었는데 쓰레기통이 안 넘어 갈 수는 없다.

"차녀! 힘을 주는 데스!"
아무리 힘을 줘도 넘어질까 말까 하던 쓰레기통을 밀고 있던 친실장은 바로 그 원인을 알아냈다. 옆에서 같이 힘을 줘야 할 차녀가 비몽사몽한 상태로 쓰레기통에 적당히 얼굴하고 팔만 갖다대고 있었다.

"이런 정신머리로 독립할 수 있는 데스까?! 의욕을 내라는 데스!"

차녀의 한심한 모습을 본 친실장은 참다 못해 차녀에게 한 소리했다. 곧 있으면, 동족들이 몰려와서 좋은 먹이를 하나둘 가져갈텐데, 차녀는 그것도 모르고 꾸벅꾸벅 졸기만 했다.

"아..알겠는 데수우."

친실장의 호통에 뒤늦게 정신을 차린 차녀는 그제서야 힘을 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가득 찬 쓰레기통은 차녀까지 힘을 줘서야 겨우 넘어갔다.

"얼른 먹이부터 찾는 데스! 시간이 없는 데스!"

친실장은 쓰레기통이 넘어가고 그 안의 음식물 쓰레기가 쏟아져나오자 바로 먹이를 찾기 시작했다. 바닥에 흥건하게 흘러나온 쓰레기들 중에는 이 자리에서 바로 먹어도 될 것이 있었고, 보존식으로 적당해 보이는 것도 있었다. 그리고 친실장은 보존식으로 적당해 보이는 것부터 가져온 봉투에 급히 담기 시작했다. 과일의 씨나 껍질, 비스켓같은 과자종류부터 마른 육포나 어포 등 오랫동안 버텨주는 먹이만 골랐다.

그러나 차녀는 달랐다.
"콘페이토는 없는 데스까?"

친실장에게는 실망스럽게도 차녀는 같이 보존식을 모을 생각은 안 하고 콘페이토나 찾고 있었다. 예전에 친실장이 먹이를 모으는 방법을 가르쳐 줬을 때, 친실장은 쓰레기장이나 나무 밑에서 먹이를 모으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차녀는 콘페이토도 당연히 쓰레기장에서 나오는 줄 알고있었다.

"차녀! 뚱딴지같은 소리 그만 하는 데스! 콘페이토 같은 건 없는 데스! 똑바로 보고 배우라는 데스! 오마에도 독립하면, 여기에 있는 걸로 먹고 살아야하는 데스!"

"데에에….콘페이토….."

한심하게 콘페이토나 찾고 있는 차녀에게 친실장은 이제 짜증이 아니라 화가 날락말락 했지만, 이 와중에도 차녀는 이 상황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모르는지, 머리통이 깨진 운치굴자판기마냥 정신줄을 놓고있었다.

"오마에가 운치굴 자판기인줄 아는 데스까?! 빨리 예전에 가르쳐 준대로 보존식부터 모아오는 데스! 그리고 금방 썩는 건 지금 먹어버리는 데스! 지금 안 먹으면 다른 동족들한테 다 뺏기는 데스!"

친실장은 오죽 갑갑했는지, 차녀에게 일일히 행동을 지시해야 했다. 하지만, 차녀는 '먹는다'라는 단어에만 반응했는지, 보존식을 골라낼 생각은 하지 않고, 바닥에 흘러내린 음식물 쓰레기 중에서 적당히 먹을 것만 족족 입안에 쳐 넣었다.

그리고 30분이 흘렀다.
쓰레기장에는 다른 동족들이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했고, 친실장은 봉투에 보존식을 가득 채워넣었다.

차녀는.
"꺼억~"
보존식은 하나도 모으지 않고, 걸신들린 것 마냥 닥치는 대로 입에 먹이를 쑤셔넣었다가 배가 불렀는지 트림을 했다. 친실장은 보존식을 모으면서, 중간에 배를 조금씩 채웠지만, 차녀만큼 배불리 먹지는 못 했다.

"배부른 데스"

차녀가 빵빵하게 부른 배를 쓰다듬으면서, 배부르다는 말을 하자, 친실장은 복장이 터질 것 같았다. 모으라는 보존식은 안 모으고 그저 먹기만하니 화가 나는 것이었다. 자기는 이렇게 고생하는데 혼자 밥을 배불리 먹어서 화가 나지는 않지만, 내일 모레 독립해야 할 자가 저렇게 갑갑한 짓만 하니 친실장은 그저 속으로 울분을 참아야 했다.

"참는 데스, 참는 데스, 차녀도 독립하면 알아서 잘 할 것인 데스."

실장석으로는 놀랍게도 화를 참고있었던, 친실장은 행복회로를 돌린 것인지는 몰라도 차녀가 독립하면 위기감에 의해서라도 잘 할 것이라면서, 열심히 화를 참아냈다.

"차녀! 이제 가는 데스! 여기서 볼 일은 끝난데스!"
"이제 집으로 가는 데스?"
"아닌 데스!! 정신을 어디로 판 데스? 같이 차녀가 독립할 집터를 찾으러 간다고 하지 않은 데스!!!"

차녀는 이제 배도 부르고 잠도 깼으니,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한숨 자고 일어나서 어제 마저 못한 고아괴롭히기를 계속하고 싶었다. 하지만 친실장은 집터를 보러가자며 차녀를 재촉하였다. 보통 새벽에 쓰레기장을 돌면, 공원 이곳저곳에서 과일열매나 쓸만한 물품을 수집하고, 가끔씩은 공원바깥까지 나가서 수색을 했지만, 오늘은 차녀가 독립할 만한 좋은 터를 잡으러 가야했다.

"따라오는데스! 오마에는 이제 자실장이 아닌 데스! 좋은 집터를 찾아야 살아남을 수 있는데스!"





친실장은 평소에 눈여겨보았던 곳으로 갔다. 나무 밑에 있고, 주변에 풀숲이 가득하며, 동족의 하우스가 주변에 많지 않은 곳 이었다. 이 정도면 동족식무리나 학대파들의 습격에서 안전한 곳 이었다. 그리고 공원 외곽이라서 여차하면 집을 버리고 도망치기도 좋은 곳 이었다.

장녀와 삼녀는 그냥 먹이만 조금 쥐여주고 독립시켰는데, 차녀는 집터까지 알아봐준다는 것은 분명히 늦게 독립한 자에 대한 특혜였다.

"마마는 차녀가 여기에서 살면 좋겠다고 생각한 데스. 차녀는 어떤 데스?"

"데에…."

그렇지만, 이런 특혜에도 불구하고 차녀는 별로 감흥이 없어보였다. 주변에 풀숲이 너무 많아서 마음에 들지 않았고, 골판지하우스도 운치굴도 없었다. 그리고 처음 와보는 곳이라 낯선 것도 싫었다.

"와타시가 이곳에서 사는 데수우?"
"그런 데스. 이곳이라면 안전한 데스."
"하지만 와타시는 좀 더 세레브한 곳이 좋은 데스."
"무슨 소리인 데스까? 사는 곳에 왜 세레브가 들어가는 데스?"
"닌겐들이 많이 오는 곳이 좋은 데스. 와타시타치를 좋아하는 애호파닌겐들이 많은 곳이 좋을 거 같은 데스."
"오마에!!!! 정신차리는 데스!!! 그런 곳은 살아남기에 힘든 곳인 데스!"

차녀는 언젠가 독립하면, 애호파닌겐들이 많이 오는 곳에서 살고싶었다. 애호파닌겐들이 주는 푸드와 좋은 물건을 가지고 싶었고, 운이 좋으면 핑크색 집에서 살거나, 사육실장이 되는 행운을 잡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공원의 베테랑인 친실장에게 차녀가 말하는 곳은 위험한 곳이었다. 애호파들이 낮에 돌아다니는 곳은 밤에 학대파들이 돌아다니고, 애호파를 가장한 학대파가 코로리를 뿌려서 죽을 수도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런 곳은 공원 한 가운데라서 하얀악마들의 습격에서 도망치는 것이 불가능했다.


"제발 쓸데없는 소리 좀 그만하는 데스! 오마에는 낼 모레면 독립해야 하는 데스! 그런식으로 어떻게 살아남아서 자들을 낳을 것인 데스?!!"

그래도 친실장은 포기하지 않고, 차녀에게 호통만 질렀다. 이왕 여기까지 기른 자인데, 여기서 포기하고 알아서 살아남으라고 하기에는 지금까지 함께한 시간이 아까웠다.

"그냥 여기로 하는 데스! 따라오는 데스! 오늘 골판지도 찾아야 되고, 운치굴도 대강 파놔야 하는 데스!"

"데…."





친실장은 차녀를 끌고, 분리수거장에 도착했다. 분리수거장에는 좋은 물건이 많지만, 그것을 가져가기는 어려웠다. 음식물 쓰레기장과 달리 분리수거장에는 쓰레기통이 튼튼하게 고정되어 있어서, 바닥에 떨어진 물건 외에는 가져가기 어려웠다.

하지만 종이류는 그냥 바닥에 집어던진 채로 방치되어 있었기 때문에 골판지 상자만은 구하기 쉬웠다.

친실장은 가능한 두꺼운 재질로 만들어진 박스를 찾았다. 그리고 테이프가 전부 떨어져서 완전히 접혀있는 것도 제외시켰다. 그런 종류의 박스는 실장석의 벙어리장갑 같은 손으로는 조립하기도 어려웠다.

이내, 친실장은 적당한 박스를 찾아냈다. 겉면이 코팅되어 있고, 두께감도 적절했으며 크기도 일가 하나가 살기에 적당한 박스였다.

"차녀! 여기로 와보는 데스! 마마가 적당한 골판지를 찾은 데스!"
"뎃! 마마, 하우스가 너무 작은 데스"
"그럼, 차녀는 적당할 걸 찾은 데스?"
"저거는 어떤 데스우?"

차녀가 손으로 가리킨 상자는 전자제품을 포장하는 넓직한 상자였다.

"안 되는 데스! 저런 건 들고가기도 힘든데다가, 금방 무너져내리는 데스!"
"싫은 데스! 집은 커야하는 데스! 와타시의 눈에는 튼튼해보이는 데스!"
"안 된다고 말하지 않은 데스까?! 저걸 집터로 옮기면, 너무 시선을 끌게되는 데스!"

차녀는 슬슬 짜증이 났다. 원래 이 시간에는 고아들을 괴롭히는 시간인데, 갑자기 끌려와서는 마음에 들지 않는 집터에서 독립하라고 하고, 자기가 살 집도 자기가 고를 수가 없었다.

"와타시가 살 집인 데스! 와타시는 저걸로 하는 데스!"

그래서 차녀는 그 큰 박스를 가져가겠다고 고집을 부리기 시작했다. 어차피 겨울이 다 돼서 갑자기 독립하라고 하는 것도 짜증이 나는데, 집 정도는 자기 맘에 드는 걸로 하지 않으면 안 됐다.

" …….맘 대로 하는 데스. 대신 오마에가 후회해도 와타시는 모르는 데스."

친실장은 차녀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렇게 집터도 찾아주고, 좋은 하우스를 골라줬는데도 불구하고 차녀는 친실장의 결정에 계속 불만족했다. 공원의 베테랑인 친실장의 입장에서 차녀가 하고싶은 대로 하게 두면, 차녀는 금방 죽을 것이 분명했다. 친실장은 최대한 차녀를 성공적으로 독립시키고 싶은데, 차녀는 그럴 마음이 없었다.




어쨌든, 친실장과 차녀는 차녀가 원하는 골판지상자를 들고 봐둔 집터로 옮기기 시작했다.

"잘 보는 데스! 잘 보고 걷는 데스!"
"똑바로 보고 있는 데샷! 마마나 제대로 걷는 데스!"

그러나 박스가 지나치게 큰 탓에 친실장과 차녀는 박스를 옮기는 데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무게는 가볍지만, 부피가 쓸데없이 큰 탓에 이동할 때마다 무게중심이 맞지 않아서 자꾸 질질 끌리기 일수였다.

"뎃?! 데샤앗!!!!!"

그리고 마침내 뒤에서 박스를 잡고있던 차녀가 일을 냈다. 손에 제대로 힘을 주지않고 걷다가, 발을 헛디뎌서 그만 박스를 뭉그러트리고 말았다. 하필 박스의 두께가 얇았기 때문에, 박스는 찢어져서 복구가 불가능했다.

"제대로 걸으라고 하지 않은 데스?!! 이런 골판지 하우스는 오래 못가는 데스!"

찢어진 박스를 두고 친실장이 한마디하자, 차녀는 화가 치밀었다.

"마마가 앞에서 확 끌어서 그리된 것인 데스!!! 와타시의 잘못이 아닌 데스!!!"
"왜 마마를 탓하는 데스?! 하우스를 잘 못 고른 건 오마에의 잘못인 데스!!!"
"와타시가 살 집인 데스! 신경끄는 데스!!"
"장녀하고 삼녀가 독립할 때는 이렇게까지 안해준 데스! 다른 마마들도 와타시처럼은 안 해주는 데스!!"
"필요없는 데스!! 전부 와타시가 알아서 할 것이니, 오마에는 신경끄는 데샤아앗!!!"


'오마에'
차녀가 화가 나서, 부른 한마디에 친실장은 정신이 드는 기분이었다. 독립한 실장석은 자신을 낳아준 마마도 독립하면 기본적으로 남이기 때문에 오마에라는 호칭을 쓴다.

그런데 지금까지 자신을 마마라고 부르던 차녀가 자신을 오마에라고 불렀다. 오늘 자신도 짜증이 나서, 차녀에게 오마에라는 단어를 썼지만, 독립해야 할 당사자가 자신에게 그런 단어를 쓴다는 것은 더 이상 마마로 보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정신이 번쩍 든 친실장은 나지막히 말했다.
"오마에, 됐으니까, 집으로 가는 데스."




친실장과 차녀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둘의 감정이 너무 격렬해진 것이었다.

친실장은 지금까지 자신이 너무 차녀에게만 물러졌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낳은 자실장 중에서 분충은 가차없이 죽이거나, 노예로 만드는 친실장이었지만, 다 자라서 독립을 앞둔 자에게는 너무 오냐오냐해줬다.

진작에 차녀를 집 밖으로 보내고, 월동준비를 했어야 했다. 같은 냄새가 난다고 보호해 줄 필요는 전혀 없었다.









"멈추는 데스."
"또 뭐인 데스까?!"
집에 도착한 친실장은 집 앞에서 잠시 차녀를 불러세웠다.

그러고는.
"받는 데스. 오마에는 더 이상 와타시의 자가 아닌 데스. 키운 정을 봐서, 오늘 모은 보존식을 나누어 주는 데스. 장녀나 삼녀가 받았던 양보다 훨씬 많은 데스."

한편, 차녀는.
"데엣?! 무슨 소리인 데스까? 와타시가 왜 와타시타치의 집에서 나가야하는 데스까?!"
친실장의 갑작스러운 독립하라는 말에 당황했다.

"오늘 일로 깨달은 데스. 오마에는 지금 나가야하는 데스. 더 이상 와타시는 오마에를 길러줄 수 없는 데스."

친실장은 단호했다. 이게 마지막이었다.

"싫은 데스! 와타시는 여기서 계속 살 것인 데스! 와타시는 마마의 자인 데스!"

차녀는 끝까지 독립하기 싫다고 했다. 아직 먹이를 구하는 법도 잘 몰랐다. 집을 구하는 것도 운치굴을 만드는 것도 잘 모르고, 아직 마마의 자로서 먹고자는 생활을 계속 하고 싶었다. 그리고 고아괴롭히기도 계속 하고 싶었다.



"그럼 방법은 하나 뿐인 데스"

"데샤앗! 아픈 데스! 마마! 마마!"

"누가 오마에의 마마인 데스? 와타시는 오마에같은 성체실장을 모르는 데스! 와타시는 지금까지 차녀에게 천사처럼 군 데스! 그런데 오마에는…오마에는….당장 꺼지라는 데샤아아!!!"

나가기 싫다고 말한 차녀를 친실장은 나무가지로 인정사정 없이 때렸다. 차녀는 친실장을 끝까지 마마라고 불렀지만, 차녀가 그럴 때마다 친실장은 더 쎄게 때렸다.

차녀가 한참을 두들겨 맞다가 친실장에게 마지막으로 욕설을 내뱉고 도망을 갔을 때, 친실장은 뒤쫒지 않았다. 그저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 차녀가 시야에서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러고는 하우스에 돌아가서 물건을 챙긴 후, 공원의 다른 방향으로 한밤중에 이사를 갔다.







우울증

 

10월이 되면서, 아침날씨도 쌀쌀해졌다.
A시 공원에서 자실장 3마리와 골판지에 살고 있는 친실장도 역시 그것을 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쌀쌀해진 것이 날씨뿐만은 아니었다. 
요즘 친실장의 기분도 나날이 지날 수록 축 처지고 있었다.

왜 이런 것인가?

친실장은 공원에서 3년을 지낸 베테랑 실장이었다.
올해 봄에 미친 닌겐의 소행으로 인해 머리를 약간 다쳤지만, 그래도 어찌어찌 살아남아서 자들을 낳는 것에 성공했고, 폭염 속에서도 3마리의 자실장을 키워내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장녀는 중실장까지 성장했고, 곧 있으면 독립시킬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들실장의 기준에서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는, 친실장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기분이 축 처지고 있었다.



골판지 상자 안에서 잠에 깬 친실장은 일어나자 마자, 가슴을 짓누르는 듯한 우울감에 미칠 것 같았다. 

골판지 상자를 휘휘 둘러보니, 먼저 아직 잠에서 깨지 않은 자실장 3마리가 보인다.
그러나 자실장을 쳐다보는 친실장의 눈에 더 이상 애정은 없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자리에서 상쾌하게 일어났을 때, 눈에 들어온 자들은 누가 뭐라고 해도 정말로 귀엽게 생긴 자들이었고, 마땅히 닌겐들에게 사육실장으로 모셔져야 될 녀석들이었다.

하지만 지금 친실장의 눈에 들어온 자들은 친실장에게 답답함과 무력감, 짜증을 불러일으키는 녀석들이었다.
만약 친실장에게 의욕이 남아있었다면, 지금 자들을 모조리 쳐 죽여도 모자랄 판이었겠지만, 친실장은 그 마저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우울감에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

짜증나는 자들에게서 시선을 떼고, 골판지 하우스 안을 둘러보니, 친실장은 더 우울해졌다.

비만 한 번 왔다하면, 순식간에 녹아내리는 골판지 하우스 안에, 이미 썩어서 악취를 풍기고 있는 작은 종이상자 안의 보존식, 그리고 바닥에 뚫린 구멍에서 나오는 운치냄새와 구멍 속 운치굴에서 간간히 들려오는 저실장과 엄지의 울음소리는 친실장의 기분을 더욱 회색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이대로는 안 된다.
친실장은 당장 이 거지같은 곳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그래서 친실장은 자들을 깨우지 않고, 조용히 골판지 하우스 밖으로 나섰다.

골판지 하우스 밖으로 나오자, 얼음장같은 바람이 친실장의 몸을 한 번 훑고 지나간다.
예전같았다면, 그 얼음장같은 바람에 기겁해서, 바로 따뜻한 골판지 하우스 안으로 기어들어갔을 친실장이지만, 지금은 차라리 그 바람이 자기 몸을 찢어 갈기기를 원하게 되었다.

찬 아침바람에 남아있던 잠기운도 사라진 친실장은 무작정 어딘가로 걷기 시작했다.

아침식사로 먹을 음식을 구하러 음식물쓰레기장으로 향하는 것인가?
아니다.

요즘 친실장의 식욕은 많이 감퇴했다.
실장석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보면 놀랄 일이지만, 식탐의 화신이라는 실장석 답지 않게 친실장은 목숨만 간신히 유지할 정도로만 음식을 먹고 있었다.

그것도 단순히 공복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 먹지 않으면 움직이지 못 한다는 본능으로 인해 돌덩이를 삼키듯 음식을 먹었다.


하지만, 지금 친실장에게 움직일 정도의 기운은 남아있었다.
그래서 따로 먹을 것을 구하러 가지 않고, 그냥 시선이 닿는 대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따로 목적이 있는 것도 아니고, 골판지 하우스에서 풍겨오는 우울한 악취에서 벗어날 수 있으면 어디든 좋을 것 같았다.


시선이 닿는 대로 가다보니, 친실장은 음식물쓰레기장에 오게 되었다.
딱히 오고싶은 곳도 아니었지만, 친실장은 쓰레기통에서 멀찍히 떨어져서, 텅 빈 눈으로 쓰레기장을 응시하고 있었다.

쓰레기장에는 이미 대 여섯마리의 성체실장들이 쓰레기통을 넘어뜨리고, 바닥에 흥건하게 널부러진 음식물쓰레기를 추잡하게 갉아먹거나, 까만 봉지 안에 열심히 담고 있었다.

같은 실장석이고, 자신도 한 때 저 무리 안에 포함되어 있었지만, 친실장의 눈에 들어온 광경은 집에서 풍겨오는 우울한 악취와 비슷한 것이었다.

그리고 더욱 우울한 광경은 성체실장 한 마리가 자신의 자로 보이는 자실장에게 열심히 웃으면서 음식물쓰레기를 쳐먹이고, 자실장은 옷이 빨간 국물로 더럽혀지는 것에도 신경쓰지 않고, 입으로 “꺼억-”이라는 트림소리를 내는 것이었다.
그 모습을 본 친실장은 동족에 대한 혐오감이라기 보다는, 우울함이 섞인 불쾌감으로 얼굴을 징끄렸다.


공허한 눈으로 쓰레기장과 실장석 무리를 쳐다보고 있던, 친실장은 그러다가 우연히 도로 너머에 있는 인간들을 보게 되었다.
도로 너머의 한 빵집에서는 한 여자가 커피와 빵을 탁상에 놓고 우아하게 아침식사를 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 모습을 본 친실장은 인간과 자신의 거리가 도로 하나보다 더 넓다라는 기분을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앞에서 “데챱- 데챱-”이라는 소리를 내면서, 추잡스럽게 쓰레기를 먹고 있는 동족을 보니, 다시 한번 우울감에 치를 떨어야 했다.

분명 예전같았다면, “똥닌겐들은 비겁한 데스! 마땅히 와타시가 가져가야 할 우마우마한 것을 감히 지들이 쳐먹고 있는 데스!”라는 소리를 했겠지만, 지금은 마음 속에서 도저히 그런 뜨거운 감정이 일어나지 않고, 그저 회색빛의 우울감이 스멀스멀 기어나오고 있었다.

골판지 하우스에서 느껴진 급격한 우울감이 다가오자, 친실장은 쓰레기장에서 벗어났다. 
허겁지겁 음식물쓰레기를 처먹는 동족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운치굴에 떨어지는 듯한 느낌이 든 것이다.


친실장은 그저 공원을 하염없이 걷기만 하였다. 
목적이 있는 걸음이 아니라서, 느릿느릿하기는 했지만, 예전에 먹을 것을 구하러 다니면서 걷는 속도와 다를 건 없었다.


어느정도 걸었을까?
친실장은 걸어다니면서, 가슴 속에 엄습하는 우울감과 무력감에 힘들어했다.
비명이건 고함이건 한 번 가슴 속에 막혀있는 것을 내뱉어주고 싶지만, 도저히 그럴 힘조차 없었고, 몸은 움츠러드는 것만 같았다.

친실장은 걷다가 잠시 쉬기로 하였다. 
그리고 주변을 멍하니 둘러보았다.

공원 입구쪽 관리소에서 간식을 훔치려다가, 관리인에게 죽도록 얻어맞고 있는 성체실장과 자실장들이 보였지만, 친실장은 그 광경에서 아무것도 느낄 수 없었다. 

인간의 몽둥이질이 위협적으로 보인다거나, 저 분충이 주제도 모르고 닌겐을 메로메로하려다가 죽는다고 비웃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그저 그 모든 모습이 멀찍이 떨어져서, 자신과 완전히 격리된 느낌만 들었다.

친실장이 멍하게 서있는 사이에, 관리인에게 얻어맞던 성체실장은 간신히 살아서 도망가는 데에 성공했다. 
자실장들은 성체실장에게 “똥애미 뭐하는 테치? 오마에의 사랑스러운 와타시가 죽는 테치! 당장 와타시 대신에 죽으라는 테챠아아!”라며 죽었고, 성체실장은 그런 자실장들을 미끼로 삼아 도망치는 데에 성공했다.

비록 이곳저곳 얻어맞아서 성한 곳이 없었지만, 오히려 그 성체실장은 관리인을 비웃으면서, 자신이 이번에는 특별히 봐준 것이고, 다음에 만나면 총구노예로 만들어주겠다며, 열심히 행복회로를 돌렸다.

그리고 자실장이 분충치고는 좋은 미끼였다는 비웃음도 잊지않았다.


이 모든 장면을 지켜보던 친실장은 자신의 예전모습이 떠올랐다.
인간의 하우스에서 먹을 것을 훔치거나, 노예로 만들려고 침입하거나, 자들을 탁아했을 때, 친실장은 매번 실패했었다. 

그래도 자신의 목숨은 매번 운좋게 건졌지만, 닌겐에게 심각하게 얻어맞거나, 자들이 몰살당했다.

그러고나서는 항상 이번에는 “봐준 것”이고, 다음에는 무조건 성공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하며, 스테이크와 스시, 분홍색 사육실장복을 떠올리며, 행복한 꿈에 젖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는 새로 자들을 낳고, 꾸역꾸역 쓰레기를 먹으면서, 자실장들의 생사여탈권이 자신의 손에 들어와 있다는 사실에 도취하였다.

그러다가 자신에게 아부하는 자실장들만 남았을 때, 친실장은 그런 자실장들을 다시 한번 자신의 세레브한 생활을 위한 발판으로 삼았으며, 또 실패한 후, 같은 생활을 반복하였다.



하지만, 지금은 그러고 싶지 않았다.
아니, “하기 싫다”라는 의지가 생긴 것이 아니라, “의욕” 자체가 완전히 없어졌다.
친실장은 그저 “살아만 있을 뿐”이었다.



친실장은 도저히 행복회로를 돌릴 수가 없었다.
지능이 높은 것은 아니였지만, 행복회로가 발현되지 않으니, 모든 의욕이 사라지고, 눈 앞의 냉엄한 현실이 보였다.



답답하다.
우울하다.
먹기도 싫다.
자기도 싫다.
자를 낳고 싶지도 않다.

사육실장이 되고 싶은 생각도 없다.
닌겐을 노예로 부리고 싶지도 않다.
온 세상을 흑발의 자로 가득 채우고 싶지도 않다.


모든 것이 어렵거나, 불가능한 것이었다.
항상 닌겐을 바보취급했지만, 닌겐과 자신의 차이는 아침에 본 도로의 간격보다 휠씬 넓었다.
자신의 실장생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했다.
자신은 그냥 마마의 총구에서 기어나와, 쓰레기나 운치를 먹다가, 잘 풀려도 늙어 아사할 운명이었다.


친실장은 공원의 산책로에서 멍한 눈으로 이런저런 생각을 하였다.
그러다가, 자신의 기분이 답답하고, 우울한 것은 도저히 피할 수 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친실장은 잠시 색깔있는 눈물을 흘리다가, 자신의 골판지 하우스로 터벅터벅 걷기 시작했다.


“무능한 똥마마인 테챠아!!!!!”
“와타시가 배고픈데 똥애미는 혼자 뭘 쳐먹고 온 테치?”
“테프프프--- 보존식은 모두 와타시의 것인 테스~ 똥마마와 똥이모우토챠들 따위에게 건네 줄 수 없는 테스~”

친실장이 골판지 하우스로 돌아오자, 차녀와 삼녀는 돌아온 친실장을 매도하였고, 중실장인 장녀는 혼자서 상자 안의 보존식을 모조리 털어먹었다.

“귀 먹었는 테치!?! 당장 밥을 대령하는 테치! 밥! 밥! 밥! 밥!”
“오마에는 세레브한 와타시를 모시고 사는 주제에 무능한 테치! 죽으라는 테챠아아아!!!!”

친실장은 골판지 하우스 안을 공허한 눈으로 보고 있었지만, 차녀와 삼녀는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친실장에게 욕지거리를 내뱉고 있었다.


그리고.
“자들-”






“잘 지내는 데스-”

친실장은 자신의 자들에게 마지막 말을 하고, 등을 돌려, 하우스에서 걸어나갔다.


“돌아오라는 테챠! 밥! 밥! 밥을 내놓으라는 말이 안들리는 테챠아아아아아!!!!!!”
“무능한 오마에의 총구에서 태어나서 수치인 테치!!!! 밥이라도 내놓으라는 테챠아!!!!”
“테프프프쁫~~~~~~~~~”


친실장은 등 뒤에서 차녀,삼녀의 욕지거리와 장녀의 이기적인 비웃음소리를 듣고 있었지만, 그것에 반응을 보이지 않고, 목적지를 향해 걷고 있었다.

그것이 친실장이 마지막으로 표현한, 자들에 대한 애정이었다.









우지님 1~2 (완)

 

나는 저실장에 한해서 애호파이다.
그러나 엄지 이상에 대해서는 학대파적 관찰파라고 할 수 있다.

난 개인적으로 저실장을 매우 좋아하기 때문에, 내 집에서 저실장을 기르려는 시도를 몇번이나 한 적이 있다.
그러나 모두 실패했다.
언젠가 저실장만 수조에서 기르려고 한 적이 있었으나, 내가 24시간 언제나 프니프니를 해줄수 있는게 아니라서, 저실장들은 파킨사해버렸다.
그리고 언젠가는 엄지하고 같이 기른적이 있었으나, 나는 도저히 엄지에게 정이 들지 않은 탓에, 저실장과 엄지를 차별대우하였고,
엄지는 저실장을 때려죽여버렸다. 물론 그 엄지는 장장 2개월에 거친 학대끝에 죽여버렸다.

보통 들실장이건 산실장이건 간에 저실장은 실장석 무리에서 비상식량이나 시간벌기용으로 밖에 사용되지 않는다.
저실장은 가족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저실장의 대부분은 운치굴에서 똥을 먹다가, 고치가 만들어질 무렵, 가족의 식량으로 일생을 마감하게 된다.

나는 고민하기 시작했다.
나는 저실장만을 좋아한다.
그러나 저실장이 고치를 이루고, 엄지가 되는 것은 싫다.
그렇다고 똥만 먹이는 것도 싫고, 저실장이 실장석들의 식량으로 일생을 마감하는 것도 싫다.
하지만 내가 24시간 돌볼 수는 없으므로, 누군가가 돌봐줘야 한다.
그런데 그 돌봐주는 역할은 실장석만이 수행할 수 있다.
나는 복잡하고 상호대립되는 조건들 속에서 저실장만 애호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했다.

1달에 걸친 고민과 계획, 그리고 내가 가진 모든 기술과 장비를 동원하여, 나는 저실장만을 애호하기 위한 수단을 고안해내었다.
저실장만 애호할 수 있다면, 나는 다른 실장석들이 죽건 말건 신경쓰지 않는다.

나는 이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공원으로 나갔다.
때마침 올해 겨울은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진 탓에, 공원은 아비규환이 되었다.
나는 공원에서 비교적 머리가 좋아보이는 가족을 골라내려고 하였다.

"똥닌겐 와타시를 기르라는 데스!"
물론 대놓고 나에게 다가와서 기르라는 개소리를 하는 놈들은 실장채로 때려죽였다.
내가 원하는 것은 내가 말한 조건을 이해할 수 있는 놈들 뿐이다.

내가 공원을 돌아다니면서, 개소리를 하거나, 투분을 하는 놈들을 때려죽이고 있을 때, 내 눈에는 풀숲에 잘 숨겨진 골판지상자가 보였다.
인간이 보기에도 그냥 지나칠 가능성이 높은 곳에 둥지를 만든 것을 보아하니, 저 곳에 사는 일가는 지능이 높을 것 같았다.
보통 친실장의 지능이 높으면, 자실장의 지능도 높은 경향이 있다.
나는 잘 숨겨진 골판지에 다가갔다.

".........."
방금전까지만 해도, 잘 떠들던 놈들이 내가 다가가니, 조용히 하는 걸로 보아서는, 내가 딱 원하던 놈들이것 같다.
나는 문답무용으로 바로 골판지 상자의 입구를 열어 젖혔다.

"데뎃!"
"테챠아앗!!!"
역시나, 골판지 상자의 입구를 여니, 실장석 일가가 놀란 표정을 지으면서, 구석으로 파고들고 있었다.
나는 일가의 모습을 유심히 관찰하였다.
친실장도 상태가 좋아보이고, 자실장도 모두 상태가 좋아보인다.

그러면서, 나는 골판지 상자 주변의 운치굴로 다가갔다.
운치굴은 골판지 상자 바로 옆에 있었는데, 운치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엄지 한마리하고 저실장 하나가 꼬물대고 있었다.

"데 뎃.... 닌겐상 와타시타치가 무슨 잘못을 한 데스까?"
내가 운치굴을 관찰하고 있을 때, 친실장이 다가와서 나에게 묻는다.

"닥쳐라"
"데걋!!!"
나는 친실장이 내 주변에 다가오자,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일격에 친실장을 지옥으로 보내주었다.
내 계획에 친실장따위는 필요없다.

"테챠아앗! 마마가 죽은 테치! 일가실각인 테치이이!!!!!!"
"학대파인 테치! 도망치는 테치이이이!!!!!!!"
내가 친실장을 일격에 죽이자, 골판지 상자 안의 자실장들이 발광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나는 자실장들이 도망치려고 하자, 곧바로 골판지 상자의 입구부분을 위로 들어올린다.
"테칫!"

내가 골판지 상자를 들어올리자, 자실장들은 바닥에 부딛친다.
그리고 입을 연다.

"조용히해라, 똥벌레들아, 내 말만 들으면, 너희는 살게해준다."
"거짓말인 테치!"
"닌겐상 와타시를 보내주는 테치이이!!!!!"
"살고싶은 테챠아아!!!!!"
골판지 상자안의 4마리 자실장들은 내 말을 무시하고 좋을대로 떠들고 있다.

"조용히하란 말 안들리나!!!!!!!"
나는 잠시 고성을 지른다.
"텟!!"
그리고 4마리 자실장들도 조용해진다.

"말하지 않았나, 내 말만 들으면 살려준다고, 너희 4마리 그리고 운치굴 안의 엄지하고 구더기까지 모두 길러주겠다."
"하지만 내가 말한 것을 칼같이 지켜야한다. 지키지 않은 놈은 내 손에 죽는다."

"와타시타치의 마마는 도데체 왜 죽인 테챠아아!!!!"
"그런 테치! 마마를 살려내란 테챠!!"
"오마에가 우릴 죽이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는 테치?!?!"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자실장들은 떠들기 시작한다.

"조용이하란 말 기억않나나?!!!!!!!!!"
"텟!!!"
나는 다시 한번 고성을 지르고 말을 이어나간다.

"친실장은 내 계획에 필요가 없어서 죽인거다. 어차피 너희 친실장은 죽었으니까, 너희도 이번 겨울에 죽는다는 건 확정된 사실아닌가?"
"텟!!!"
내가 죽는다는 말을 하자 자실장 4마리는 조용해진다.

겨울에 친실장이 없는 자실장들은 거의 100%의 확률로 죽은 목숨이다.
친실장이 없기 때문에, 체온을 유지하기도 어렵고, 보존식의 배분도 어려워서, 결국에는 일가가 파멸에 이른다.
설렁 기적적으로 살아남아도, 이곳저곳 약탈하고 다니는 성체실장들이 돌아다니는 탓에 잘하면 운치굴 노예, 못하면 한끼식사로 전락한다.
친실장이 죽었다는 것과 앞으로 살아남을 가능성이 없다는 사실 탓에 자실장 4마리는 굳은 얼굴이 되었다.

"잘 생각해라, 살아남으려면 나한테 길러지는 수 밖에 없다."
자실장 4마리가 우왕좌왕하고 있을 때, 나는 자실장들이 빠른 결론을 내릴 수 있도록 한 마디한다.
고뇌하는 4마리 자실장들.

"와타시타치를 길러주는 테치이이......."
"하지만 조건이 무엇인 테치?"
다행히 머리가 좋은 놈들인지 빠르게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고, 조건을 확인하려고 한다.

"운치굴에 있는 구더기를 잘 돌봐라, 그것 뿐이다."
"만약 구더기를 잘 돌보지 않았을 시, 너희는 전부 몰살이다."
"그리고 구더기를 부를 때는 꼭 "우지님"이라고 말해라. 알겠냐?"

"알겠는 테치......"
조건을 확인한 자실장들은 힘없는 목소리로 내 말에 대답했다.

볼일이 끝난 나는 가지고 온 스티로폼 박스 안에 자실장 4마리, 운치굴 안의 구더기를 챙겨넣는다.
물론 높은 확률로 분충인 엄지는 운치굴 안에 두고 간다.

"똥닌겐! 세레브한 와타시를 데려가란 레치!"
"무시하지 말란 레치! 똥구더기따위 데려가지 말란 레챠아아아아!!!!!"
운치굴 안에서 지랄발광을 하는 엄지를 뒤로 하고 나는 스티로폼 박스를 들고 집으로 향한다.



내 집은 투룸이다.
방 하나는 내가 자는 곳이고, 다른 방 하나는 싱크대와 탁상, 텔레비젼이 있는 곳이다.
싱크대가 있는 방에는 발코니가 하나 있는데, 그 발코니는 바닥이 타일로 된 곳이다.
그리고 나는 그 발코니에 내 사육저실장이 살 곳을 마련해주었다.

일단 나는 발코니 한쪽벽에 탁상을 놓고, 그 위에 크기가 큰 수조를 설치하였다.
그리고 수조바닥과 벽에 단열재를 놓아서 사육저실장이 춥지 않도록 만들어 주었다.
수조 안은 복층으로 되있는데, 2층은 사육저실장이 잘 침대를 설치하였고, 1층은 사육저실장을 돌보는 노예(자실장)들이 살게 하였다.

나는 어떻게하면 자실장들이 저실장을 잘 돌볼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하였다.
보통 자실장들은 팔다리가 없는 저실장을 매우 깔보고, 장난감이나 한끼식사 정도로 여기는데, 나는 그런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원했다.
그래서 나는 수조 안에 마이크를 설치하고 실시간으로 마이크와 연결된 링갈과 컴퓨터가 저실장과 자실장들이 하는 말을 기록하게 만들었다.
만약 컴퓨터가 실시간으로 저실장의 비명소리나 자실장들이 해서는 안 되는 말을 감지하면, 컴퓨터는 즉각 조치를 취한다.

"테에에..... 우지챠.....프니프니....."
"우지님이라고 말하라는 거 기억 못하나?! 죽고싶나?!"
"텟! 잘못한 테치! 우지님인 테치!"
자실장들이 우지챠, 구더기라는 단어를 사용했을 경우, 컴퓨터는 그것을 감지하고, 미리 녹음한 내 목소리를 틀어준다.
그리고 저실장의 비명소리, 울음소리를 들었을 경우에도, 경고방송을 해준다.
만약 자실장들이 내 경고방송을 무시했을 경우, 나는 집에 있는 동안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댓가를 치루게 해준다.

그러나 자실장들에게 반드시 제재만 가하는 것은 아니다.
채찍이 있으면, 당근도 있어야 한다.
자실장들이 저실장에게 프니프니를 잘 해주거나 잘 놀아줘서, 저실장이 웃음소리를 내게 되었을 경우, 벽면에 설치된 콘페이토우 자판기에서 
콘페이토가 나오고, 저실장에게 먼저 먹이고, 먹으라는 방송을 틀어준다.

화장실은 수조 구석에 놓여있는데, 화장실은 바닥에 작은 구멍이 뚫려있어서, 자실장들이 운치를 싸면, 밑으로 내려가도록 되어있다.
물론 내 사육저실장은 아무데서나 쌀 수 있고, 저실장이 지린 운치는 자실장들이 치워야 한다.
만약 저실장이 운치를 먹도록 방치하면, 자실장들은 그에 상응하는 댓가를 치뤄야 한다.

그리고 나는 먹이통에 컴퓨터를 연결해서, 식사시간에 먹이가 자동으로 나오게 만들었다.
먹이는 고급실장푸드를 먹이는데, 고급실장푸드는 한 봉지에 5만원짜리답게, 질리지 않도록 하나하나가 다른 맛이다.
그러나 저실장은 이빨이 없고, 분대가 약한 탓에, 바로 실장푸드를 먹기가 어렵다. 
그래서 나는 방송으로 자실장들에게 실장푸드를 입으로 씹고, 그것을 저실장에게 먹이라고 시켰다.
자실장들이 입으로 꼭꼭 씹은 것이라면 저실장도 충분히 먹을 수 있다.
또한, 결정적으로 실장푸드에는 성장억제제를 섞어놓아서, 구더기가 우화할 확률같은 건 없고, 자실장들이 성체실장이 될 확률도 없다.

내가 1달에 걸쳐 고안한 컴퓨터 통제식 사육장은 저실장을 애호하기에는 딱 좋은 물건이다.


아침 7시
수조 안은 벽에 설치된 난로 덕분에 온기로 가득차 있다.
아침이 되자 수조 천장에 설치된 조명이 은은하게 빛나기 시작하고, 수조 안의 자실장들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자실장들은 분주하게 저실장의 아침식사 준비를 시작한다.
처음에 자실장들이 우리 집에 왔을 때, 저실장의 식사를 챙기지 않은 탓에, 나는 자실장들에게 물고문을 가해서, 저실장의 식사를 반드시 챙기라고 말했다.
평범한 자실장들이라면 끝까지 반항했겠지만, 내 집에 있는 자실장들은 지능이 높고, 내 말에 거역하면 독라로 공원에 방생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지금은 내 말에 절대적으로 복종하게 되었다.

쏴라라락!!--
아침식사 시간이 되자, 먹이통에서 자동으로 실장푸드가 떨어진다. 
자실장들은 실장푸드가 떨어지자, 그것을 입으로 넣는다.
하지만 자실장들은 실장푸드를 목으로 넘기지는 않는다. 실장푸드를 입에 넣은 것은 저실장에게 먹이기 위해, 입으로 씹는 것이다.
자실장 3마리가 실장푸드를 씹고 있을 때, 남은 1마리는 2층으로 올라가서 저실장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간다.

"우지님....일어나시는 테치....."
"레후?"
침대에서 눈을 뜬 저실장은 귀를 쫑긋이며, 일어나기 시작한다.

"프니프니해주는 레후!"
"알겠는 테치...."
저실장은 일어나자마자 자실장에게 프니프니를 하라고 말하고, 자실장은 조심스럽게 저실장을 품에 안고, 프니프니를 해준다.
"레햣! 레햣!"
뿌직! 뿌지직!
아침 프니프니를 받은 저실장은 웃으면서 똥을 흘리기 시작한다.
저실장이 흘린 똥은 프니프니를 해준 자실장이 치울 것이다.

프니프니가 끝나자, 실장푸드를 입으로 씹고 있던 자실장들이 2층 침대로 조심스럽게 올라온다.
그리고 입에 있던 실장푸드 씹은 것을 조심스럽게 뱉어서 저실장에게 먹인다.
"레후~ 맛있는 레후~ 맛좋은 레후~"
저실장은 방긋방긋 웃으면서, 실장푸드 씹은 것을 입에 넣는다.

저실장이 방긋방긋 웃자, 자실장들은 안심이라는 표정이다.
나는 저녁에 집에 돌아왔을 때, 컴퓨터에 오늘 저실장이 몇번이나 크게 웃었냐를 확인하는데, 그 횟수가 10번을 넘으면, 자실장들에게 특식을 준다.
특식은 스테이크 모양의 실장석용 과자인데, 자실장들은 그것을 먹으면서, 내일은 저실장을 더 많이 웃을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다짐한다.

저실장의 식사가 끝나자, 저실장은 다시 식후 프니프니를 조른다.
"프니프니해주는 레후!"
"프니후! 프니후!"
뿌지직! 뿌다다다닷!
저실장이 프니프니를 조르자, 자실장은 역시 말없이 프니프니를 해준다.
그리고 다시 방긋방긋 웃는 저실장.

식후 프니프니가 끝나자, 자실장들은 먹이통에 놓인 먹이를 허겁지겁 먹기 시작한다.
한창 자랄 나이라서, 늘 배가 고프지만, 자신들보다 저실장을 먼저 챙겨야 하는 탓에, 자신의 욕구를 채우는 것은 조금 뒤로 미뤄야한다.
저실장을 내버려두고 자신의 욕망을 먼저 채우면 가혹한 처벌이 기다린다.


수조 안의 식사가 끝나자, 자실장들은 장난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용히 누워있는다.
저실장은 아침식사 끝나면, 점심때까지 잠을 자는 탓에 자실장들은 무조건 조용히 해야한다.
"레휴우우.....레후우우........."

언제 자실장들이 눈치없게 오전시간에 시끄럽게 논 탓에, 저실장이 잠을 자지 못한 일이 있었는데,
나는 그 날 밤에 저실장을 재우고 나서, 자실장들을 대자로 묶어놓은 다음에 바늘고문을 해주었다.
"내가 저실장부터 챙기라는 말을 총구로 알아들었나?! 오늘 한 번 죽어볼래?!!!!!"
"잘못한 테치! 앞으로는 잘 하는...테챠아아아아악!!!!!!!!!"
대략 한 마리 몸에 바늘을 평균 13개 정도 찌른 후, 자실장들은 완전히 기진맥진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게 하겠다고 맹세했다.

하지만, 내가 자실장들에게 채찍만 쓴 건 아니다. 만약 그 날 내 사육저실장이 평소보다 많이 웃었을 경우, 나는 당근을 제공했다.
내 집에 온지 대략 2주 정도 지났을 때 일인데, 자실장들은 내가 어떤때 학대를 하는지 파악했는지, 저실장에게 굽실대기 시작했다.
4마리는 저실장을 둘러싸고 조심스럽게 저실장을 위아래로 흔들어주었는데, 저실장은 그것이 즐거웠는지, "레햣레햣"거리면서 즐거워 하였다.
그래서 나는 그날 저녁에 실장석용 스테이크를 포상으로 주었다.
"닌겐상 감사한 테치! 앞으로는 우지님에게 더 잘하는 테치!"


점심시간
점심 때도 어김없이 먹이통에서 실장푸드가 자동으로 나온다.
그리고 어김없이 자실장들은 실장푸드를 입으로 씹어서 저실장에게 먼저 먹인다.
그 다음에도 어김없이 프니프니타임이다.

이런 식으로 저실장에게 굽실되는 자실장들은 비록 당근과 채찍의 효과라고 하더라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자기보다 낮은 녀석이 없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저실장에게 있을 모든 위험요소를 제거하기 위해, 지난번에 운치굴에 방치했던 엄지를 데려왔다.

저실장과 자실장노예들을 데려오고 2일이 지난 뒤에도 엄지는 기적적으로 운치굴에서 살아남았다.
급격하게 떨어진 기온으로 공원의 동족식 무리도 전부 얼어죽은 것 같았고, 엄지는 운치굴의 온기로 살아남은 것 같았다.
"레프픗! 똥닌겐 이제 와타시를 알아본 레치? 당장 스시와 스테이크를 바치는 레치!"
내가 엄지를 운치굴에서 꺼냈을 때, 엄지는 전형적인 분충의 대사를 말했지만, 나는 이런 일에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서, 엄지를 봉투에 넣고, 바로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서, 나는 엄지를 수조 화장실 밑칸의 운치수납장에 넣었다.
"렛?! 똥닌겐 와타시를 꺼내란 레치! 왜 와타시가 이런 운치굴에 있는 레치?!"
"똥닌겐! 안들리는 레츄카?!!!"
수조 화장실은 작은 구멍이 송송 뚫려있는데, 이 작은 구멍을 통해서 자실장들이 싼 운치는 엄지실장이 있는 운치수납장으로 내려간다.
원래 운치수납장에 떨어진 똥은 내가 주기적으로 갈아줬는데, 엄지가 있으면, 엄지가 운치를 알아서 처리해 줄 것 같았고, 자실장들의 좋은 스트레스 해소도구로 쓰일 것 같았다.

내가 엄지를 운치수납장에 넣어주자, 자실장들은 평소보다 더 열심히 화장실에 운치를 싸기 시작했다.
"테프픗!!!! 역시 똥엄지는 운치굴이 어울리는 테치!"
"그런 테치! 여기서 와타시들이 우마우마한 것을 먹는거나 구경하는 테치!"
아무리 지능이 높다고 해도, 실장석은 실장석.
자실장들은 저실장을 돌보면서 생긴 스트레스를 엄지를 보면서 풀기 시작했다.

"레챠아아아아아!!!!!!! 와타시를 운치굴에 넣지 말고, 저 똥구더기나 쳐 넣는....레챠앗!!!!!"
엄지는 분충인 이상, 끝임없이 지랄발광을 하지만, 나는 이 운치수납장에 대해서도 대비를 해놓았다.
엄지가 운치수납장에서 일정 크기 이상의 소리를 내면, 즉시 호신용 스프레이의 내용물이 운치수납장에 뿌려진다.
"레에엑!! 레케켁!!!!"
엄지가 너무 큰 소리를 내면, 내 사육저실장이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나는 엄지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준비를 해 놓았다.
물론 가끔씩 운치수납장의 감지기기가 수조에서 난 소리를 잘못 인식하면, 엄지의 상태에 상관없이, 스프레이가 분사된다.
"레켁켁......와타시는 조용히 하고 있었던 레치......레에에에엥......."

"레에에에에엥.......운치 맛 없는 레츄.......와타시도 우마우마한 거 주는 레츄......"
엄지도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자, 지금은 포기하고 운치수납장 안에서의 생활에 적응했다.
운치수납장은 엄지에게 돌아다니기도 힘든 공간이지만, 똥의 처리라는 엄지의 임무를 수행하기에는 적합한 크기이다.


오후가 되자, 내 사육저실장도 놀 시간이다.
보통 자실장들은 공놀이를 가장 좋아하지만, 팔다리가 없는 저실장은 공놀이에 참여할 수 없다.
그래서 자실장들은 저실장이 좋아할 만한 놀이를 해준다.

저실장은 팔다리가 없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이동할 수 없다.
그래서 저실장들은 무언가 속도감이 있고, 스펙타클한 활동을 선호한다.
자실장들은 지난번 놀이에서 깨달은게 있는지, 이번에도 저실장을 위해서 놀이를 준비한다.

자실장 4마리는 저실장을 둘러싸고, 조심스럽게 저실장을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한다.
매일 같은 놀이이지만, 저실장은 이번에도 이 놀이가 즐거운지, 방긋방긋 웃는다.
"레햣! 레햣!"

자실장 4마리가 협력한다고 하더라도, 저실장을 올렸다 내렸다 반복하는 것은 사실 힘든 일이다.
그러나 자실장 4마리는 온 사력을 다해서, 저실장과 놀아준다.
왜냐하면, 저실장의 웃음소리가 크고, 횟수가 많으면, 벽면에 설치된 자판기에서 콘페이토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실장 4마리는 들출신이기 때문에, 콘페이토라고 하면 평생가도 못 먹을 진미였다.
실제로 자실장들은 내 집에 오기전까지 콘페이토는 한 번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수조에서 처음 콘페이토를 맛보았을 때,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이런 맛이 존재하다니.
그 이후로 자실장들은 저실장이 크게 웃으면, 콘페이토가 지급된다는 것을 깨닫고, 지금은 저실장을 최대한 즐겁게 해주려고 한다.

"레후! 프니프니해주는 레후~!"
놀이가 끝나고 저실장은 자실장들에게 프니프니를 요구한다.
"알겠는 테치....."
자실장 한마리가 조심스럽게 대답한다.

"레햣! 레햣! 레햣!"
"우지님은 매일 포동포동해지시는 것 같은 테치...."
"그런 테치!......포동포동하신 테치!"
사육저실장은 자실장들의 칭찬을 들으면서, 얼굴을 붉게 물들이고, 귀를 쫑긋이며, 즐거워한다.

"닥치는 레챠아아아!!!!!! 그딴 똥구더기는 세레브한 와타시의 발 끝에도.......레챠아아아악!!!!!"
그리고 그 소리를 운치수납장에서 듣고 있는 분충 엄지는 쓸데없는 소리를 하다가, 스프레이에 맞고 괴로워한다.
"오마에는 닥치는 테치! 오마에같은 분충은 우지님을 쳐다볼수도 없는 테치!"
내 집에서 지내기를 장장 1달, 자실장들은 내 집의 규칙에 완전히 적응한건지, 반드시 사육저실장을 우지님이라고 부르고, 사육저실장을 전력을 다해서 돌본다.
이것이 내가 원하는 것이다.

"레후~ 우지챠 콘페이토 먹고 싶은 레후~"
프니프니가 끝나자, 내 사육저실장은 콘페이토를 요구한다.
콘페이토 자판기는 보통 저실장의 웃음소리를 감지해서, 콘페이토를 배급하지만, 내 저실장이 콘페이토를 먹고 싶다는 말에도 반응한다.

쏴라락---
그리고 벽면의 자판기에서 콘페이토가 배급된다.
자실장 2마리는 조심스럽게 콘페이토를 안고, 저실장이 있는 2층 침대로 올라온다.
물론 저실장에게 먼저 먹이기 위한 것이다.

저실장은 웃으면서 콘페이토를 햛는다.
"맛있는 레후! 맛좋은 레후! 우지챠는 행복한 레후!"
그리고 자실장들도 웃으면서 콘페이토를 햛는다.

물론 엄지는 제외다.
"레에에에에엥..........와타시도 콘페이토 먹고 싶은 레츄우..........."


저녁식사가 끝나고, 밤 9시 수조 안의 조명이 서서히 어두워진다.
내 사육저실장도 잠에 들 시간이다.
"오늘도 즐거운 일만 있어던 레후........ 오네챠들이 붕쯔붕쯔해줘서 즐거웠던 레후........밥도 우마우마했던 레후.....프니프니도 최고였던 레후......"
저실장은 오늘 있었던 일들을 생각하며, 잠에 빠져든다.

그리고 사육저실장이 2층침대에서 잠에 들었을 때, 1층의 자실장들도 잠에 빠져든다.
"코츄- 코츄- 코츄- 코츄-"
운치수납장의 엄지는 오늘 스프레이를 너무 많이 맞았는지, 가사상태에 빠져든 것 같다.
확인해 본 결과, 엄지는 눈에서 피눈물을 흘린 채로, 기절해 있었다.

나는 집으로 돌아오면서, 컴퓨터에 기록된 영상과 링갈로그를 확인하고, 내일은 자실장들에게 포상을 해줘야 겠다고 생각하였다.
이대로 저실장이 끝까지 행복할 수 있기를.








구더기 양식장 1~3 (완)

 

---1---

20xx년 구더기 고치의 새로운 사용방법이 발견되었다.
구더기 고치의 실이 에이즈 완치에 필수적인 화학성분으로 구성되었다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각국의 제약회사와 기존에 있던 실장석 양식소들은 구더기 고치의 실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내가 일하는 공장도 그런 양식소 중 하나이다.
일단 고치실을 얻기 위해서는 내 앞의 출산석에게 구더기만을 얻어내야 한다.
"데엣스! 데엣스!"
힘이 넘치는 출산석에게 고치화가 가능한 구더기를 얻어내기 위해서는 절대 강제출산 같은 건 안된다.
오직, 1주일 동안 출산석의 뱃 속에서 성장한 구더기만이 필요하다.

출산석은 옛날 화변기와 비슷해 보이는 출산대에 대자로 엎어져서 자들이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데갸악! 데갸악!"
이윽고, 출산석의 총배설구에서 점막에 둘러싸여, 자실장정도의 크기로 보이는 구더기들이 나오고 있었다.
지난 1주일 동안, 출산석은 우리 생산팀이 주는 영양만점의 먹이로 배가 토실토실하게 불러왔고,
닌겐노예를 부린다는 듯한, 엉망인 태교에도 우리 생산팀은 구더기만 얻으면 됬기 때문에, 태교를 딱히 제지하지 않았다.
오히려, 억지로 태교를 막으면, 출산석이 스트레스를 받아서, 뱃 속의 자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된다.

"텟테레~"
"텟테레~"
"텟테레~"
폐에 있던 가스가 밀려나오면서, 자실장들은 세상에 태어난 기쁨을 노래하고 있었다.
"데스! 데스!"
이 때, 출산석이 총배설구에서 기어나온, 자실장들의 점막을 햛아주려고 한다.

하지만 그렇게는 안 된다.
점막을 닦아주게 되면, 점막 안의 자실장들은 구더기의 형태에서 진짜 자실장으로 진화한다.
그렇게 되면,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생산팀의 나와 나의 동료는 바로 출산석이 자실장의 점막을 없애려는 것을 제지한다.
"뎃! 데샤아아악!"
우리가 점막을 없애려는 것을 방해하자, 출산석은 우리를 위협한다.

쾅!
우리는 고무망치로 출산석의 머리를 한 번 후드려 때린다.
"데샤야야악!"
머리를 얻어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위협하는 출산석.
힘이 넘치는 녀석이라는 건 알수 있다.
쾅!
그러므로 일언반구 없이 한 번 더 때려준다.

이내, 출산석은 머리가 아프고 어지러운 건지, 다시 대자로 엎어졌고,
출산석의 의식여부와는 관계없이
총배설구에서는 나머지 자실장들이 기어나온다.

꼬물꼬물

점막에 둘러싸인 자실장 9마리
그리고 크기가 작은 선천적 구더기 2마리
아무래도..... 2마리는 바로 폐기해야 겠지.......

우리가 출산석이 낳은 것들을 확인하는 사이에, 
점막에 둘러싸인 자들은 우리를 보면서, 레후-레후- 거리고 있다.
아마, 점막을 벗겨달라는 거겠지..........


---2---

"뎃데로게~ 뎃데로게~ 사랑스러운 자들은 어서 나와서 세레브한 마마와 세레브한 삶을 사는데스~
닌겐들은 모두 노예인 데스~ 닌겐들에게 명령하면, 아마아마한 것들을 바치는 데스~"


마마의 뱃속에 있던 11마리의 우지챠들은 마마의 태교를 들으면서, 하루빨리 마마와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마마와 함께하면, 닌겐노예들을 마음껏 부리면서, 아마아마한 것을 먹고, 옆의 자매들과 함께 즐겁게 놀 수 있을 겁니다.
자매들과 즐겁게 놀고, 쑥쑥 크면, 노예들을 부리면서, 다시 자들을 낳고.......응?

"오마에는 와타시를 위해 희생하는 레후!"
"레뺘야아앗! 안 되는 레후!"

저런, 덩치 큰 우지쨩 하나가 덩치가 작은 우지챠의 영양분을 빨아먹고 있군요.
하지만, 괜찮습니다. 세레브한 우지챠가 다른 우지챠를 희생시키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레햐아아....레에엥......"
덩치 큰 자매에게 영양분을 빼앗긴 작은 우지챠는 휠씬 작아져서 겨우 숨만 내쉬고 있습니다.
다행히도 죽지는 않았지만, 이대로는 머리 속에 영양낭이 없어져서, 점막을 벗겨도, 그대로 구더기일 뿐입니다.

"뎃데로게~ 뎃데로게~ 사랑스러운 자들은 마마와 함께 즐겁게 노는 데스~"
이런 상황에서도, 사랑스러운 마마는 사랑스러운 우지챠들에게 희망찬 미래를 노래하고 있습니다.
"마마 정말 고마운 레후~"
우지챠들에게 마마는 정말로 고맙고 사랑스러운 존재입니다.

그리고 얼마 간의 시간이 흐른 뒤.
앞에 밝은 빛이 보입니다. 우지챠들의 세상에 나가, 세레브한 삶을 시작할 때인 겁니다.
"이모우토챠들도 밖에서 즐겁게 노는 레후~"
"오네챠 밖에서 보는 레후~"
우지챠들은 저마다 밖에서 보자는 인사를 나누고, 세상을 향해 나아갑니다.

텟테레~!
가슴 속에 답답하게 갇혀있던 것이 입을 통해서 나오며,
우리의 우지챠들은 세상에 나온 것을 진심으로 기뻐하고 있습니다.

마마의 뱃속에서 나온 우지챠들이 처음 본 것은 하얀 상자와 바닥에 깔린 물.
그리고 마마의 옆에 있는 닌겐노예들 입니다.

"마마~와타시를 햛짝핣짝해주는 레후~"
"정말 사랑스러운 자인데스~ 마마가 햛짝핣짝해주는 데스읏!"
물에서 꼬물꼬물 헤엄치고 있는 우지챠에게 마마의 따뜻해 보이는 손이 다가옵니다.

"마마가 햛짝핣짝해주면 정말 기분 좋을 것 같은 레후~"
"데-뎃!"

그 순간, 사악한 닌겐노예들이 진심을 드러냈습니다.
사랑스러운 마마의 머리를 아파아파해보이는 것으로 때렸습니다.
우리의 우지챠는 세레브한 주인으로서 건방진 닌겐노예들에게 무슨 짓이냐고 따져봅니다.

"닌겐노예! 무례한 레후!"
그러나 무례한 똥닌겐노예들은 세레브한 우지챠의 명령을 무시합니다.
그리고, 마마가 사악한 닌겐노예들에게 한 번더 얻어맞고 기절했을 때,
우리의 우지챠는 다른 자매들이 마마의 뱃속에서 나오는 것을 봅니다.

"텟테레~ 마마 태어나게 해줘서 고마운 레후!....레?...마마?"
뒤 늦게 태어난 자매들은 마마의 얼굴을 보지 못합니다.
마지막 11녀챠까지 태어났을 무렵.
우지챠들은 본능적으로 몸의 변화를 느끼기 시작합니다.

"레헤엥~ 미끌미끌 햛짝핣짝해주는 레후....."
"레에엥~ 이대로면 구더기 확정인 레후우우~"
"닌겐 노예! 빨리 햛짝핣짝하는 레후!!"

점막이 굳기 시작했습니다.
바닥에 깔린 물이 점막이 굳는 속도를 늦춰주고 있지만,
영원이 늦춰주지는 못 합니다.
이대로라면, 우지챠들은 남은 인생을 자실장이 아니라, 영원히 구더기로 살아야만 합니다.

"햛짝 레후! 햛짝 레후! 레후우.....우우우...레후? 우지챠 프니프니 원하는 레후!"
"레뺘아아아앗! 닌겐 노예! 빨리 햛짝햛짝하는 레후!.......레? 프니후? 프니후?"
방금전까지만 하더라도, 자실장의 지능을 갖고 있던 우지챠들은 이제 방긋방긋 웃으며,
배를 하늘로 향하고, 프니프니를 요구합니다.

우지챠들에게 프니프니는 정말로 황홀한 일일 것만 같습니다.
우지챠들은 이제 행복합니다.

---3---
나와 동료는 태어난 자들이 점막이 굳어 구더기가 되기를 기다렸다.
잠깐 구더기들이 점막에 쌓여, 레후레후, 울기는 했지만, 상관없다.
우리가 원하는 건 구더기뿐이니.

동료는 서류에 9마리의 구더기를 확보한 것을 작성하고.
나는 조심스럽게 집게로 완숙 구더기들을 수조에 담는다.
이 와중에도 집게를 보고, 구더기들은 프니프니를 요구하지만, 나는 그 요청을 무시하고.
옆 방의 대형수조에 완숙 구더기들을 넣어 놓는다.

내가 옆 방에 완숙 구더기들을 넣어놓을 무렵.
나의 동료는 서류작성을 완료하고, 아직 출산대에 남아있는 선천적 구더기.
즉, 미숙 구더기를 분쇄기 안에 던져 넣는다.
구더기에게서 고치실을 얻으려면, 머리 안에 영양낭이 있는 완숙 구더기가 필요하다.

분대 안에서 다른 자매들에게 영양분을 뺏긴 미숙 구더기들은 영양낭이 없어
실을 얻을 수 없고, 쓸모도 없기 때문에 따로 분쇄기에 넣어서
실장푸드의 재료로 재활용한다.

나는 다시 출산대로 돌아와, 기절한 출산석을 들고, 원래 출산석이 살고 있던 우리에 던져놓는다.
옆에 자들이 없는 걸 보면, 또 발광하겠지만, 특식으로 싸구려 초밥에 콘페이토만 던져주면,
자 같은건 금세 잊어버리고, 추잡하게 먹이를 먹게된다.

보면 볼수록, 실장석이란 여러가지 의미로 편한 생물이다.

5분 뒤, 나는 완숙 구더기를 넣어 놓은 방으로 돌아왔다.
구더기를 담고 있는 대형 수조는 바닥에 구더기들의 똥이 빠질 수 있도록, 작은 구멍이 나 있었다.
만약 구더기의 배설로 인해, 수조의 환경이 더러워지면, 위에서 따뜻한 물을 살포하여,
그 구멍을 통해, 똥을 빼내고, 구더기들이 춥지 않도록, 다시 위에서 따뜻한 바람을 살포하여, 
젖은 구더기들을 포송포송하게 말려준다.

구더기들의 식사는, 구더기들이 고형물을 먹기 힘들기 때문에, 실장푸드 으깬 것을 물과 섞어서 배급한다.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구더기들의 식사는 실장푸드 특유의 색으로 인해, 물과 섞으면, 외형적으로 완전히 똥이지만,
원래 구더기들은 들에서 똥을 먹고 사는 생물이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본다.

평평한 방수종이를 수조 바닥에 내려놓고, 그 위에 구더기들의 밥을 올려주자,
구더기들은 레후-레후-거리면서 밥이 있는 곳으로 꼬물꼬물 기어온다.

구더기들이 식사를 하고 나면, 프니프니를 요구하겠지만, 우리는 프니프니를 해주지 않는다.
그렇다고, 우리를 대신하여, 프니프니를 해줄 엄지도, 이 수조 안에는 없다.
미숙 구더기라면, 프니프니를 안 해 준다고, 파킨사하겠지만,
이 것들은 완숙 구더기이다. 프니프니를 안 해 준다면, 불편해 하겠지만,
결국, 수조 안에 놓인 고무공으로 유사 프니프니를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런 결핍은 구더기들에게 고치실을 만들어야 할 동기가 되어준다.
나와 내 동료는 3일 정도, 구더기들을 관리하고, 천장에 달린 원형의 조명을 켜서,
구더기들이 보름달이 떴다고 착각하게 만들 것이다.

그렇게 되면, 구더기에게서 실을 얻을 수 있다.

---4---
오늘의 우지챠들~
오늘의 하늘은 밝습니다. 밤새 서로 꼬물거리며, 서로의 체온을 나누던 우지챠 무리는 하늘이 밝아지자, 일어납니다.
"프니후~ 프니후~"
우지챠들은 누군가에게 프니프니를 요구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침묵입니다.

"둥굴둥글은 우지챠꺼인 레후!"
"아닌 레후! 우지챠꺼인 레후!"
"레후! 우지챠는 세상의 왕인 레후! 비키는 레후!"

우지챠들은 프니프니를 할 수 있는 공 하나를 두고 서로 다투기 시작합니다.
결국, 공 위에서 프니프니를 할 수 있는 것은 가장 덩치가 큰 장녀 우지챠 하나.

나머지, 우지챠들은 서로의 배를 맞대고 위아래로 프니프니를 해줍니다.

"프니후~ 프니후~"
뿌직- 뿌직- 우지챠들이 프니프니를 하자, 뱃 속의 똥이 나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하는 프니프니는 소중합니다.
프니프니를 하지 않으면, 우지챠들의 배씨는 구르륵 구르륵 아야아야하게 됩니다.

우지챠들이 바닥에 똥을 뿌직뿌직 쌌을 무렵.
하늘에서 따뜻따뜻 폭신폭신한 물이 내리기 시작합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바들바들했던 우지챠들은 기분좋게 물에 몸을 적십니다.

"따뜻한 레후~"
"행복한 레후~"
"우지챠의 목욕 소중한 레후~"

하늘에서 내리는 물은 세레브한 우지챠를 배려한 모양인지.
그 줄기가 매우 가늡니다.

아침의 목욕이 끝나고, 하늘에서는 다시 따뜻한 바람이 나옵니다.
너무 건조하지도 않으면서, 따끈따끈한 바람은 자칫 추워질 수 있는 우지챠들의 몸을 깨끗하게 말려줍니다.

"레히이이~ 너무 좋은 레후~ 여기가 낙원인 레후?~"
우지챠들의 간단한 목욕이 끝났을 때, 우지챠들의 똥은 어딘가로 사라져 있습니다.
하지만, 상관없습니다. 세레브한 우지챠들은 똥같은 건 입에 대지 않거든요.

대신, 우지챠들은 더 맛나맛나 한 것을 먹습니다.
하늘에서 하얀 것이 바닥에 깔리고, 그 하얀 것 위에, 우지챠들에게 너무나 맛나보이는 것이 생겨납니다.
우지챠들의 맛나맛나 한 식사는 우지챠들의 포대기처럼 초록색이고, 약간 축축해 보입니다.

"레챱~ 레챱~ 레챱~"
식사가 오기 전에 수조 이곳저곳에 누워있던 우지챠들은 맛있어 보이는 식사가 내려오자.
하나 둘씩 꼬물꼬물 식사가 있는 곳으로 기어옵니다.

"맛난 레후! 맛난 레후!"
"행복한 레후! 행복한 레후!"
우지챠들은 녹색의 축축한 밥을 먹으며, 방긋방긋 웃습니다.

얼마쯤 먹었을 까요?
하얀 것 위에, 산더미처럼 놓여있던 밥은 우지챠들의 배씨에게 갔습니다.
"레후~" 한번 울면, 맛나다는 환호
"우지챠 빵빵 레후~~" 두번 울면, 배부름의 환호

배부르게 맛난 밥을 먹은 우지챠들은.
다시 모여서 프니프니를 한 후, 다시 한 군데에 모여서 다음 식사때까지 쿨쿨입니다.

오늘도 우지챠들은 행복합니다.

---5---

구더기들이 먹는 식사는 기본적으로 실장푸드와 물로 구성되어 있다.
물은 그냥 수돗물을 데운 것을 쓰지만, 식사의 핵심인 실장푸드는 다양한 성분으로 되어있다.
기본적으로 출산석에게 나온 미숙구더기, 관리과정에서 죽은 완숙구더기의 시체, 그리고 폐출산석
이 세가지 종류의 실장석들을 분쇄기에 넣고, 건조시킨다. 
그 다음, 실장석에게 필수적인 영양소를 담고 있는 영양제와 설탕을 넣고, 건조한 것과 잘 섞어준다.

이렇게 만든 실장푸드는 마트에서도 상급으로 팔릴 정도로 고급이다.
구더기들은 이 실장푸드의 고형물을 잘 먹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는 따뜻한 물에 잘 개어서 준다.
이런 방식으로 통통하게 살찌운 구더기는 내가 봐도, 정말 부풀어 오른 빵같이 생겼다.
그리고 이렇게 살찌운 구더기는 그 크기에 비례하여, 더 많은 고치실을 뱉어낸다.

얼마 뒤면, 우리는 구더기 수조 위의 보름달 모양의 조명을 켜서, 구더기들이 고치를 만들 수 있게 할 것이다.
아직, 그 원리는 연구팀에서 연구 중이지만, 머리에 충분한 양의 영양낭을 가지고 있는 구더기들은 보름달을 보면,
고치화가 진행된다. 그리고 고치가 된 구더기들은 추출팀에 보내서, 실을 회수하게 된다.

구더기들은 항상 행복하다고 말하지만, 구더기가 정말로 행복을 찾게 될 일같은 건 없다.
그저, 인간을 위해 길러져서, 인간을 위해 소모될 뿐이다.

---6---

우지챠들이 맛난 식사를 하고 난 후.
둥글둥글 주변에서는 우지챠들이 싸우고 있습니다.

"레후! 우지챠는 세상의 왕인 레후! 저리 비키는 레후!"
가장 덩치가 큰 장녀 우지챠가 둥글둥글 위에 있는 다른 우지챠에게 비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싫은 레후! 둥글둥글은 우지챠의 것인 레후! 우지챠나 비키는 레후!"
그러나, 장녀보다 몸이 작은 우지챠는 끝까지 둥글둥글 위에서 버티고 있습니다.

작은 우지챠는 다른 우지챠와 배를 맞대는 것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했는지,
둥글둥글 위에서 열심히 프니프니를 하고 있습니다.

"프니후~ 프니후~ 프니후~ 우지챠 행복한 레후~ 프니후~"
둥글둥글 위에서 우지챠는 정말로 행복한지 방긋방긋 웃으면서, 열심히 프니프니에 집중합니다.

그러나 그때.
"비키는 레후! 둥글둥글은 우지챠만의 것인 레후!"
장녀 우지챠는 정말로 화가 났는지, 둥글둥글 위의 작은 우지챠의 꼬리를 앙~하고 물어줍니다.

"레뺘아앗! 아픈 레후! 우지챠 먹을 거 아닌 레후!"
장녀 우지챠에게 물린, 작은 우지챠는 아야아야한 것인지, 둥글둥글 위에서 중심을 잃고 내려오게 됩니다.
장녀 우지챠는 작은 우지챠를 내버려두고 둥글둥글 위로.........가지 않고, 끝까지 작은 우지챠를 물고 있습니다.

"용서하지 않는 레후! 우지챠는 세상의 왕인 레후!"
장녀 우지챠도 우지챠일지라도 일단은 실장석.
자신의 세레브함이 도전받았다고 느꼈는지, 작은 구더기를 마구 물기 시작합니다.

"아픈 레후! 도와주는 레후! 레뺘아아앗!"
작은 우지챠는 다른 우지챠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다른 우지챠들은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 합니다.

"레? 우지챠 뒹글뒹글 하는 레후? 재밌어 보이는 레후!"
"우지챠 몸씨에서 빨간게 나오는 레후! 대단한 레후! 멋진 레후!"
"프니후~ 프니후~"
다른 우지챠들은 작은 우지챠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저마다 다른 이야기를 떠들고 있습니다.

"레뺘아아앗! 우지챠 먹는 거 아닌 레후!"
"닥치는 레후! 우지챠 화난 레후! 레? 맛난 레후? 우마우마한 레후!"
장녀 우지챠는 작은 우지챠를 물다가 몸에서 나오는 맛난 빨간 물을 맛보았는지.
작은 우지챠를 빨아먹기 시작합니다.
쮸웁쮸웁

"레뺘아아아앗! 렛! 레뺫! 파킨!"
장녀 우지챠가 작은 우지챠를 빨아먹기를 10분.
작은 우지챠는 몸의 빨간 물씨가 전부 사라졌는지.
파킨해 버리고 맙니다.

"레헷~ 레헷~ 맛나맛나 보다는 못하지만, 쮸웁쮸웁도 맛난 레후~"
작은 우지챠를 빨아먹은 장녀 우지챠는 배가 부른지, 둥글둥글 위로 올라가서 프니프니를 한 후.
바닥으로 내려와서 다시 쿨쿨하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우지챠들도 서로의 프니프니에 만족했는지, 다시 한 곳으로 모여, 서로의 몸을 
따끈따끈하게 덥혀주며, 쿨쿨합니다.

우지챠들은 배부릅니다.
우지챠들은 따끈따끈합니다.
우지챠들은 뒹글뒹글합니다.
우지챠들은 아무것도 모릅니다.
우지챠들은 아무것도 알 필요 없습니다.

우지챠들은 정말로 행복합니다.

---7---

젠장, 잠깐 밖에 식사하러 나간 사이에 일이 터졌다.
구더기 한 마리가 수조에서 피가 빨린 채로 죽어있었다.
범인, 아니, 범석을 찾으니, 입 주위가 빨간 녀석이 있다.
다른 놈들 보다 덩치가 큰 걸 보니, 힘으로 다른 놈들을 괴롭히다가,
피맛을 알게 된 것 같다.

내 동료와 나는 서류에서 1마리를 지우고, 시체를 분쇄기에 넣었다.
그리고 그 동족식 구더기를 어찌 처리해야 할 지 논의하였다.
내 동료는 바로 폐기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나는 크기를 봤을 때, 폐기하기는 아깝다고 생각했다.

약 15분정도 토의한 우리는 결국, 오늘 밤에 구더기들을 우화시키자고 결론을 내렸다.
어차피 오늘하나, 내일하나, 얻는 실의 양은 크게 차이가 없을 것이다.
아니, 내일하게 되면, 동족식 구더기가 다른 놈들을 모조리 잡아먹을지 모르고.
그러면,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된다.
모든 상황을 고려했을 때, 오늘 밤에 하는게 제일이라는 결론이다.

동료는 사무실로 들어가서, 야근계를 내것까지 제출하였고.
나는 밤의 우화를 위해 장비를 준비하였다.

오늘 밤, 모든 구더기들은 우화하게 될 것이고.
아마 내일 점심쯤에는 추출팀의 손에 넘어가게 될 것이다.
그러면, 이번 구더기들은 끝이다.

---8---

저녁 8시
나와 나의 동료는 야근계를 내고, 아직 공장에서 근무 중이다.
수조 안의 구더기들은 이제 막 식사를 끝내고, 프니프니를 하는 중이다.

동료와 나는 구더기들이 서로 잡아먹지 않을까 걱정하며,
저녁 식사를 양식장 안에서 즉석식품으로 때웠다.
다행히도, 덩치 큰 구더기가 다른 구더기를 잡아먹으려는 시도는 하지 않았다.
보통 동족의 피맛을 본 실장석들은 또 동족의 피맛을 보려고 하는데,
이 덩치 큰 구더기는 그런 낌새를 보이지 않았다.

동료가 컴퓨터로 전력계를 확인하고 있는 사이에,
나는 수조안의 구더기들을 감시하고 있다.
9마리에서 1마리 줄어든, 8마리의 구더기들은 열심히 프니프니를 하고 있다.

1시간 후, 저녁 9시
구더기들이 잠드는 시간이다. 평소에 구더기 수조는 9시가 되면,
천장의 조명이 서서히 어두워지면서, 구더기들이 잠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조명이 10분에 걸쳐서 어두워지는 사이에,
나는 구더기들의 우화를 위한 보름달 조명을 설치하였다.

보름달 조명은 구더기들이 보름달이 떴다고 착각하게 만들어주는 장치이며,
그 불빛이 다른 조명에 비해 은은하고, 내가 봐도 따뜻하게 느껴진다.
뿐만 아니라, 보름달 조명은 작동을 시작하면, 초승달모양에서 시작하여, 
서서히 보름달모양으로 빛나게 설정되었다.

구더기 수조의 일반조명이 완전히 꺼진 후,
나는 보름달조명의 스위치를 올려서, 보름달조명을 작동시켰다.

보름달 조명이 완전히 보름달 모양으로 되기까지 약 7분이 걸렸다.
보름달 조명이 구더기들을 비추자, 구더기들은 잠에 들려다가,
천장의 보름달을 보게 되었다.

레후- 레후-
구더기들은 본능적으로 자신들이 보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그리고 저것이 있다면,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알고 있다.
구더기들은 보름달을 잠시도 눈을 떼지 않고, 바라보면서,
계속 울음소리를 내고 있었다.

내가 구더기를 관찰하고 있는 사이에
덩치가 큰 순서대로 코에서 약간 녹색빛을 띈 하얀 실이 나오기 시작하였다.

"레훙츠- 레훙츠-"
"레엥츠- 레엥츠-"
구더기들의 실은 코에서 나왔기 때문에, 구더기들은 콧기침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조금 흐른 후, 구더기들의 코에서 나온 실은 처음에는 목을 감기 시작하더니,
가슴으로 넘어갔고, 마지막에는 꼬리까지 감쌌다.
실이 구더기들의 몸통을 감싸는 사이, 구더기들은 실을 몸에 더 잘 두르기 위해,
뒹굴거리고 있었고, 우화한다는 것이 기쁘다는 듯이 꼬리를 바닥에 파닥파닥 휘둘러 댔다.

"레후- 레후-"
그리고 구더기들은 마지막으로 구더기로써의 울음소리를 내었다.

밤 10시
8마리 구더기들의 우화는 하나의 실패도 없이, 모두 성공하였다.
구더기들은 목만 내밀고, 몸통은 실로 뒤덮혀서, 눈을 감고,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나와 내 동료는 구더기들이 모두 잠든 것을 확인한 후
식당에서도 자주 쓰는 서빙카를 가져와서, 조심스럽게 수조 안의 고치를 올려놓았다.

보통 구더기가 고치상태에 들어가면, 완전히 우화하는 것은 다음날 아침이다.
그러나, 우리 양식장에서 고치실을 추출하는 건 밤에 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다음 날까지 기다리면, 이미 우화는 끝났고, 남은 고치실은 필요없는 성분만 남게된다.
따라서, 우리는 추가적인 조치를 취해야만 했다.

나는 조심스럽게 서빙카를 추출실 옆의 대기실로 옮겨놓았다.
그리고 내 동료와 함께 N자 모양의 수조를 꺼냈다.
나는 N자 모양의 수조에 식염수와 점막을 구성하고 있는, 성장억제제를 혼합하였고,
이 혼합물의 수위를 적당히 조절하였다.

내 동료는 내가 수위를 조절하는 사이에, 주사기를 꺼내고
성장억제제를 구더기들의 고치 안에 주입하였다.

그리고 나와 함께, 구더기들의 고치를 N자 모형의 수조에 고치의 몸통만 잠길 수 있도록.
비스듬히 눕혀 놓았다.

우리가 이런 조치를 취해놓으면, 다음날 저녁까지 고치는 우화하지 못하고,
구더기들은 잠만 자게 된다.

---9---

우리의 사랑스러운 우지챠들은 맛난 밥을 먹고 있습니다.
"맛있는 레후! 맛있는 레후!"
"빵빵 레후!"
우지챠들은 저마다 감탄사를 내뱉으며, 와구와구 밥을 먹습니다.

우지챠들이 잠들면서 누군가가 사라진 것 같지만.
우지챠들은 그런 것 기억할 필요 없습니다.
덩치 큰 장녀 우지챠도 그런 것 기억하지 못 합니다.

식사가 끝나고,
"프니후~ 프니후~"
"레햣! 레햣~"
우지챠들은 서로 몸을 맞대며 프니프니를 합니다.

그런데......
"레헹~ 레에에에엥~"
저런! 우지챠 하나가 프니프니를 못하고 있군요!
방금 전 작은 우지챠가 장녀 우지챠에게 잡어먹힌 탓에, 숫자가 맞지 않아, 
불쌍한 우지챠는 프니프니를 전혀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장녀우지챠가 불쌍한 우지챠와 프니프니를 해준다면 좋겠지만.....
"레헷! 프니후! 프니후~"
장녀우지챠는 그런 거 모른다는 듯이 열심히 둥글둥글 위에 올라타서
프니프니를 하고 있습니다.

결국.
"프닛! 후~ 프닛! 후~"
불쌍한 우지챠는 프니프니 상대가 없어, 허리를 굽혔다 폈다하는 식으로
스스로 프니프니를 해야했습니다.
"레헤,... 레헤,.... 레에에에엥"
하지만 스스로 도구 없이 하는 프니프니는 한계가 있어,
불쌍한 우지챠의 배씨는 불편하기만 합니다.

뿌직! 뿌지지직! 뿌다다다다닷!---
우지챠들이 프니프니로 배에 자극을 줄때마다 똥이 나오고.
우지챠들의 표정은 행복해 집니다.

한번 하면, 뱃 속의 큰 덩어리가 사라지는 것 같고
두번 하면, 작은 덩어리가 사라지는 것 같고
세번 하면, 몸의 행복한 기운이 퍼지고
네번 하면, 정말 살아있어서 다행이라는 표정입니다.

천박하고, 더러운 들실장과 달리
수조 안의 우지챠들은 똥이 아닌, 영양만점에 맛나맛나한 푸드로 배를 채우고,
차가운 운치굴이 아닌, 따끈따끈한 수조에서 쑥쑥 크고 있습니다.

귀여운 우치챠들이 똥을 다 쌌을 무렵,
하늘에서는 어김없이 포근포근한 물이 내립니다.
똥을 싸면서, 똥의 온기를 잃은 우지챠들은 폭신폭신한 물에 몸을 적시면서,
행복한 웃음을 짓습니다.

"따뜻한 레후!"
"행복한 레후! 우지챠의 목욕시간 너무 좋은 레후!"

포근포한 물은 우지챠들이 싼 냄새나는 똥을 없애줍니다.
때문에, 우지챠들의 포대기는 천박한 들실장과는 달리 항상 세레브하게 빛이 납니다.

포근포근한 물의 시간이 끝나고 이번에는 후하후하한 바람이 나옵니다.
후하후하한 바람은 우지챠들이 너무 건조하지 않도록 적당한 열기로
우지챠들의 젖은 몸을 말려줍니다.
우지챠들은 후하후하한 바람을 맞으면서, 방긋방긋 웃습니다.

우지챠들의 목욕시간이 끝난 후, 우지챠들은 피곤합니다.
오늘하루도 열심히 먹고, 프니프니하고, 똥을 싸느라 너무 많은 힘을 썼습니다.
하늘도 이런 우지챠들의 상황을 아는 건지 하늘의 조명도 서서히 어두워지고 있습니다.

"레후! 오늘도 행복했던 레후...잠씨 오는 레후....."
우지챠들은 서서히 잠에 빠져들려고 합니다.



그런데.
"레? 레후? 레후!"
하늘에 보름달이 뜨기 시작했습니다.

보름달
모든 우지챠들의 소원
발씨 팔씨가 쑥쑥 돋아나고, 마마와 자매들과 실컷 놀수 있는 소중소중한 실이 나오는 것
이 모든 소원은 보름달로부터 시작됩니다.

"레후! 우지챠 발씨 팔씨 생기는 레후? 발씨 팔씨 뿅뿅 생겨나면, 신나게 놀고 싶은 레후!"
"레후! 우지챠 소중소중한 실이 나오는 레후! 우지챠도 이제 발씨 팔씨 생기는 레후!"
우지챠들의 머리 속이 떨려오면서, 코에서 실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우지챠들의 실은 곧 우지챠들의 몸 전체를 감싸기 시작합니다.
"레후! 이제 우지챠도 데뷔하는 레후! 데뷔하면 콘페이토부터 먹고 싶은 레후!"
"레후! 레후! 레후! 레훙츠! 레후!"
수조 안의 우지챠들은 각자 우화가 끝나면, 하고 싶은 일을 말하며, 희망찬 미래를 이야기합니다.

"졸린 레후.....자고 일어나면, 우지챠도 걸어다닐 수 있는 레후우우우우............."
이윽고, 모든 우지챠들은 깊은 잠에 빠져듭니다.

우지챠들은 각자의 희망찬 미래를 꿈꾸며, 잠에 빠져듭니다.
우지챠들은 어려운 거 필요없습니다.
우지챠들은 항상 행복합니다.

---10---
다음날 11시 
어젯 밤 12시에 퇴근한 나와 나의 동료는 오늘 10시에 출근하였다.
사실 회사규정대로 하면, 우리 업무는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작업 중 피로도를 고려하여, 오늘 하루는 쉴 수 있지만,
역으로 우리 업무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우리는 출근하여 나머지 뒷일을 관리하기로 하였다.
일종의 책임감같은거다.

우리는 각자 탈의실에 들어가서,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고치가 있는 추출실 옆의 대기실로 들어갔다.
우리 예상대로 고치는 우화하지 못하고 있었다.

나와 나의 동료는 N자형 수조를 들고, 추출실로 들어갔다.
우리가 고치가 든 N자형 수조를 추출기 옆에 두자, 추출실 직원은 익숙하다는 듯이,
고치를 하나씩 집어서 작업을 시작하였다.

사실 추출기라고 해봐야 미지근한 물이 든 수조, 옆의 분쇄기 입구, 그리고 추출한 실을 건조하는 건조기
이 세가지로 간단하게 구성되어 있다.
에이즈완치에 필수적인 고치의 화학성분은 너무 높은 온도에서는 파괴되고,
너무 낮은 온도에서는 고치가 잘 분해되지 않는다.
따라서, 그 중간에 해당하는 적당한 온도에서 작업해야 한다.

우리가 이런 식으로 추출한 고치실들은 건조되어, 화학분해를 통해, 그 필요물질을 얻어내고,
우리나라의 에이즈 환자들을 고통에서 해방시켜 줄 것이다.

---11---

우리 사랑스럽고 포동포동한 장녀 우지챠는 잠들어 있다가 너무나 시끄러운 소리에 눈을 뜹니다.
"레? 와타시도 손씨 발씨 생긴 레치?"
장녀는 이제 더 이상 우지챠가 아닙니다. 











하지만, 자실장도 아닙니다. 
그렇다고 해서 엄지는 더더욱 아닙니다.


장녀가 눈을 뜨자, 눈 앞에는 닌겐노예가 장녀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레? 레엑? 레케켁켁!"
장녀 눈 앞의 닌겐노예는 섬뜩섬뜩 해보이는 것으로 장녀의 소중소중한 실을 베고 있습니다.
"레! 레! 레!"
하지만, 장녀의 성대는 아직 발달이 덜 된 탓일까요
제대로 된 소리를 내지 못합니다.

섬뜩섬뜩한 것이 장녀의 소중소중한 실을 베고, 그 사이를 열자
수조의 미지근한 물들이 장녀의 미성숙하고 뒤틀린 몸으로 스며듭니다.

아픈레치! 아픈레치! 아픈레치! 누가 도와주는 레치! 
미지근한 물이 장녀의 몸으로 스며들자, 구더기라 하기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엄지나 자실장이라기도 애매한 장녀의 몸은 고통에 휩싸이기 시작합니다.
뿐만 아니라, 장녀의 미성숙한 성대는 제대로 된 소리조차 내지 못 합니다.

닌겐의 섬뜩섬뜩이 소중소중한 실을 다 벗겨내자 
닌겐은 소중소중한 실을 모두가져가고, 장녀를 옆의 무서운 소리를 내는 곳에 던져버립니다.

닌겐노예! 와타시를 제대로 대접하는 레치!
장녀는 이런 소리를 지르고 싶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습니다.

이윽고, 장녀는 무서운 소리와 시원시원해보이는 것이 가까워짐을 알게 됩니다.
"닌겐노예! 무시하지 말라는.........레챳!"
그렇게 장녀는 이루지 못할 꿈을 가지고, 무서운 소리 너머로 사라집니다.

닌겐씨는 장녀를 무서운 소리가 나는 곳으로 던진 후,
다른 우지챠 고치를 바라봅니다.
그리고 그 중 하나에 손을 뻗습니다.

우지챠들은 잠들어 있는 상황에서 행복한 꿈을 꾸고 있습니다.
자매들과 손씨와 발씨가 뿅뿅하고 솟아나서, 같이 놀고, 콘페이토와 스시, 그리고 스테이크로 가득한 
낙원에서 닌겐노예를 부리며, 흑발의 자를 낳고, 낙원을 자신의 자로 가득 채우는 꿈.




그러나, 우지챠들의 그런 꿈은 영원이 이룰 수 없는 꿈입니다.








엄지에서 노예로

 


3월 말
꽃샘추위도 이제 사라졌고, 날씨는 따듯한 봄바람으로 가득찼다.
그리하여, A시 중앙공원에는 겨울의 혹한에서 살아남아, 다시 자를 가득가득 낳으려고 하는 실장석들이 기어나오기 시작했다.

친실장도 봄을 맞아, 새로 자들을 낳으려고 하는 실장석 중 하나이다.
지난 해 겨울이 되기 전에 자실장 2마리를 성체로 키워 성공적으로 독립시킨 친실장은 겨울 내내 골판지 상자 안에서 혼자 보존식을 까먹거나, 다른 골판지 상자를 덮쳐서 목숨을 부지했다.

골판지 상자 안에서 닌겐에게 약탈한(실은 인간들이 버린 것) 작은 모포조각을 덮고있던 친실장은 봄이 되면 골판지 상자 안에 자들을 잔뜩 채우겠다고 결심했다. 그래서 꽃샘추위도 사라지자 친실장은 바로 눈여겨 보고 있던 꽃을 주워 총구에 비비고 새끼를 까기 시작했다.

보통 실장석이 분대에 자들을 품고 있는 시간은 1주에서 2주 정도, 그 동안 친실장은 태교를 하면서, 자들에게 세상이 얼마나 아름답고, 자신들을 위한 것인지를 설파했다.

"뎃데로게~ 뎃데로게~ 세상은 아름다운 데스~ 귀여운 자들은 마마와 맛나맛나한 것을 먹고, 세상을 지배하는 데스~"
"뎃데로게~ 닌겐들은 모두 노예인 데스~ 운치를 바르면 스시와 스테이크, 콘페이토를 바치는 데스~"
현실성 없는 태교이지만, 세간의 인식과 달리 이 정도면 그냥 평범한 들실장의 태교이다.

친실장이 배에 대고 태교를 하고 있는 사이, 분대 안에서 자실장들은 점막에 덮혀서 친실장의 태교를 듣고 있다.
"뎃데......스시....콘페이토......똥닌겐...똥노예.....세레브.....맛나맛나......."
아직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으나, 그저 듣는 것만으로 행복해지는 단어들.
분대 안의 자실장들은 친실장의 태교를 들으면서, 행복에 겨워, 친실장의 분대를 요란하게 걷어찬다.
물론 아직 미성숙한 태아실장이기 때문에, 친실장에게는 미동에 불과하지만, 친실장은 그 미동을 느끼면서, 빨리 자들과 만나기를 고대한다.

그리고 대략 10일이 지났다.
분대 안의 자실장들은 이제 "자실장"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크기가 커졌고, 친실장의 태교를 들을때마다 걷어차는 것도 강도가 더 세졌다.
"뎃데로게~ 자들은 마마와 맛나맛나한 것을 먹는 데스~~ 스시....콘페이토....스테이크...."
들실장에게는 편의점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콘페이토조차 평생 한번 먹을까 말까한 것이지만, 친실장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들에게 세레브한 음식을 먹을 수 있다고 말한다.

병신같은 생물로 태어나, 추잡하게 살다가 쓰레기처럼 죽지만, 가혹한 현실을 부정하며, 자신과 자신의 자들만큼은 특별히 "세레브"할 자격이 있다고 헛된 망상을 하는 것이다.

친실장이 분대 안의 자실장들에게 태교를 하는 동안, 자실장들은 그 행복한 것들이 너무나 누리고 싶어서, 참지 못하고 밖으로 나가려고 한다.
"데뎃?! 기다리는 데스! 마마가 오마에들이 낳아주는 데스!"
친실장은 분대에서 자들이 기어나오려는 것을 느끼자마자, 공원 화장실로 달려갔다.

달려가는 중간에, 자들을 흙바닥에 싸지르는 것을 막으려고 다리를 배배 꼬기도 하면서, 친실장은 재주좋게 화장실에 도착했다.
중앙공원의 화장실은 대부분 90년대에 지어진 것들인데, 시청에서는 예산부족을 이유로 화장실의 변기를 그대로 방치하고 있었다.
그래서, 덕분에 화장실 안은 친실장 이외에도 자를 낳으려고 하는 성체실장들이 각자 한 칸씩 차지하고, 자를 낳고 있었다.

친실장 역시 적당히 빈 칸을 찾아서, 화변기 안에 걸터앉아, 총구를 벌리고 자들을 낳기 시작했다.

"텟테레~"
"텟테레~"
"텟테레~"

자실장들은 친실장의 분대에서 얼마나 나가고 싶었던지, 친실장이 총구를 벌리자마자 펑펑 기어나오기 시작했다.
친실장은 화변기의 고인 물에 점막에 덮인 자들이 보이자, 가장 큰 놈부터 점막을 햛기 시작했다.

"테츄~ 마마 간지러운 테치~"
"세레브한 와타시가 세상에 나온 테치! 모두 경배하는 테치!"
"마마 낳아줘서 고마운 테치!"
"테치! 테치! 테치! 테치!"
친실장이 자실장들의 점막을 햛아주자, 자실장들은 구더기돌기에서 팔다리가 솓아나고, 뒷통수에 갈색 머리가 생겨났다.

친실장의 총구에서 기어나온 자들은 모두 합해서 12마리.
문제는 친실장이 자실장들의 점막을 햛아주는 속도보다, 자들이 기어나오는 속도가 압도적으로 빠른 탓에 친실장이 점막을 햛아주지 못하고 구더기로 남는 녀석이 있다는 것이다.
"마마! 빨리 햛짝햛짝 해주는 테치! 손발긴긴 안 되는....레?.......레후?...............프니후! 프니후!"
그리하여 친실장이 낳은 12마리 중에서 자실장이 된 녀석들은 겨우 5마리에 불과하다.

"데엣?! 안 되는 데스! 자들이 구더기로 변하는 뎃샤!!"
친실장은 구더기로 퇴화하는 자가 생겨나자, 급한 마음에 크기도 확인하지 않고, 손에 잡히는 자의 점막을 햛아준다.
나머지는 전부 구더기로 변하더라도, 최소한 지금 손에 잡힌 자는 자실장으로 성장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며, 친실장은 열심히 점막을 햛는다.

하지만.
"마마! 세레브한 와타시가 태어난 레츄! 와타시에게 먼저 밥을 내놓는 레츄!"
친실장이 점막이 아직 벗겨지지 않은 자 대신에 손에 잡은 녀석은 선천적 엄지이다.
"안 들리는 레츄!?! 밥! 밥! 내놓는 레츄아아!!!!!!!"
그리고 태어나자마자 밥부터 내놓으라는, 분충이면서 평균적인 엄지이다.

친실장은 손에 들린 엄지를 보면서, 표정에 짜게 식었다.
그리고 점막이 굳은 탓에 구더기로 퇴화한 자들을 둘러보았다.
분통 터지게도, 구더기가 된 자들은 모두 엄지보다는 덩치가 크고 충분히 자실장이 될 가능성이 있던 자들이었다.
친실장은 화가 나기 시작했다.
구더기가 된 자들을 희생해서, 점막을 햛아준 것이 가장 덜 떨어진 녀석이었다니.

"레챳!"
친실장은 얼굴을 찡그리면서, 엄지를 타일바닥에 집어던졌다.
그리고 자신의 사랑스러운 자실장들을 보면서, 첫마디를 해준다.
"이제부터 마마가 자매순서를 가르쳐주겠는 데스."
"거기 오마에는 가장 덩치가 크니까, 장녀인 데스"
"마마! 고마운 테치!"
"그리고 거기 오마에는 두번째로 덩치가 크니까, 차녀인 데스."
"배고픈 테치!"
....
....

실장석이 자들을 낳았을 때, 자매의 순서를 정하는 것은 덩치가 얼마나 크냐이다.
그리고 이 방법은 출산시 덩치가 큰 순서대로 태어난다는 점에서 의외로 정확한 방법이다.
하지만 장녀,차녀 식으로 호칭이 정해지는 것은 자실장까지.
구더기는 그냥 구더기로 부를 뿐이고, 엄지는......그냥 친실장 마음대로, 호칭을 붙일 때도 있고, 오마에로 부를 때도 있다.

"마마! 그럼 와타시는 육녀인 레츄?! 그럼 막내인 와타시에게 먼저 젖을 주는 레츄!"

".................다 끝났으면 집으로 가는 데스. 여기에 너무 오래있으면, 위험한 데스."
그리고 이 친실장 일가는 엄지에게 호칭을 붙이지 않기로 한 모양이다.
엄지는 친실장에게 자신이 막내라고 어필해보지만, 친실장은 그 말을 고의적으로 무시하고, 자들에게 골판지 하우스로 돌아가자고 말한다.

"밥! 밥! 밥! 마마의 밀크가 먹고 싶은 레츄! 당장 내놓는 레츄!"
엄지는 분위기 파악이 덜 됬는지, 친실장에게 젖을 내놓으라고 말하지만, 친실장은 그런 엄지를 완전히 무시했다.

그리고 자실장들이 자리에 일어나서, 집으로 갈 준비를 하고 있는 사이에, 친실장은 가지고 온 봉지를 펼쳐, 구더기가 된 자들을 집어넣는다.

"레후! 레후! 프니후!"

구더기가 된 자들은 선천적 구더기와 다른 완숙구더기이지만, 친실장은 이 구더기들을 비상식량으로 이용하기로 마음먹었다.
완숙구더기들은 분명히 선천적 구더기와 비교해서, 우화를 거칠 확률이 높지만, 그건 가정이나 시설에서 기르는 경우에만 해당된다.
친실장같은 들실장에게 완숙구더기들은 머리통에 영양낭이 있다고 하더라도, 똥을 먹는 탓에 영양낭이 고치실로 변화할 일이 없다.
그래서 친실장은 어차피 구더기로 살 녀석들이니, 자실장들을 위해, 똥을 먹여서 비상식량으로 쓰겠다는 것이다.

"그럼 출발하는 데스!"
"테치! 테치! 테치! 테치!"
친실장 일가는 친실장을 선두로 하여, 골판지 하우스로 향한다.
자실장들은 이제 막 태어나서, 걷는 것이 익숙하지 않지만, 그래도 어찌어찌 균형을 잡아가면서, 일부러 느리게 걷고 있는 친실장을 따라가고 있다.

하지만.
"레챳!........ 레에?!?! 레에에에에에에에에에엥!!!!! 레에에~레에에에에에에엥!!!!!! 마마! 마마!"
자실장들보다 다리근육이 압도적으로 부실한 엄지의 경우, 균형을 잡기가 어려웠는지, 곧바로 바닥에 넘어졌고, 친실장을 찾으면서, 울기시작했다.
선천적 엄지와 구더기실장은 친실장의 분대 안에서 다른 자매들과의 영양분 경쟁에서 패배한 개체들이기 때문에, 자실장이 태어나자마자 균형있게 걷는 것에 비해, 엄지실장은 실장석 특유의 가분수 체형을 감당하지 못 하고, 걸음마를 떼는 것에 시간이 걸린다.

"업어주는 레치! 와타시는 연약해서 마마가 업어줘야하는 레치!"
동시에 엄지실장은 자신이 연약하다는 것을 강조하며, 친실장에게 업어서 데려달라고 응석을 부리기 시작했다.

".............."
하지만 친실장이 엄지의 울음소리를 들으면서, 뒤를 돌아보는 일은 없었다.
어차피 쓸모없고, 식량만 축내는 녀석이니, 지금 이 자리에 버리고가도 상관없다는 것이다.
"레에에엥!!!!! 레에엥! 레에엥! 똥마마! 업으라는 말 안들리는 레챠아아!!!! 레에엥!!!!"
친실장의 무시에도 불구하고, 엄지는 친실장의 뒷통수를 향해서 당장 자신을 업고 가라고 명령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실장은 뒤를 돌아보지 않고, 자기 옆에서 걷고 있는 자실장 5마리와 봉투 안에 든 구더기들을 번갈아보면서, 골판지 하우스로 향했다.

벌써 친실장 일가가 얼마 걷지도 않았는데, 친실장과 엄지의 거리는 크게 벌어지고 있었다.
엄지는 무정하게 멀어져가는 친실장을 보면서, 더 크게 울어보지만, 친실장은 계속 걸어가고 있었을 뿐이었다.

엄지는 겁이 나기 시작했다.
본래 엄지실장은 무관심을 극도로 두려워하는 실장석 중에서도 가장 그런 경향이 심한데, 이는 스스로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있고, 생존을 위해 보호자의 관심을 갈구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그래서 엄지는 울음을 그치고, 열심히 친실장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레챳!....레챳!....레챳!"
다리근육이 너무 부실한 탓에 엄지는 계속 흙바닥에 넘어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으로부터 버려지기 싫다는 일념하나로 엄지는 열심히 친실장을 따라갔다.

"레챳!....레챳!....레챳!"
하지만 엄지의 일념에도 불구하고, 친실장은 걷는 와중에 엄지의 울음소리와 바닥에 넘어지는 소리를 계속 듣고 있으니,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자기 총구에서 기어나왔다는 것만 해도 혐오스러운 녀석이, 구더기들이 자실장이 될 수 있는 기회까지 빼앗았다는 사실이 너무 짜증이 났다.
거기에다 신경에 거슬리는 울음소리를 내며 찡찡거렸고, 이제 막 출산으로 기운이 빠졌는데, 업고 가달라고 말하는 것도 짜증이 났다.

친실장은 마음같아서는 뒤에 뒤따라오는 엄지를 곤죽으로 만들어버리고 싶었지만, 앞서 말했듯이, 출산으로 기운이 떨어졌고, 책임져야 할 자실장들이 있었기 때문에, 알아서 길바닥에서 객사하라는 생각으로 엄지를 무시했다.



........






"도착한 데스. 와타시타치의 집인 데스."
친실장 일가는 대략 10분 정도 걸어서 골판지 하우스에 도착했다.
친실장은 자실장들을 골판지 하우스에 들여보내고, 봉투에 든 구더기들도 하우스 바닥에 내려놓았다.
만약 지금 낳은 자들이 추자였다면, 구더기들은 포대기를 뺏기고, 하우스 지하 운치굴로 직행이었겠지만, 춘자였기 때문에, 친실장은 구더기들을 그냥 하우스에서 지내게 하였다.
"프니후- 프니후- 프니후- 프니후- 프니후- 프니후- 프니후-"
구더기들을 바닥에 내려놓자, 구더기들은 열심히 프니프니를 조르기 시작했다.

"이제 장녀부터 마마의 젖을 먹는데스."
"고마운 테츙~~"
친실장은 구더기들의 프니프니 요구를 무시하고, 장녀부터 젖을 먹이기 시작했다.

좋은 건 자신이 먼저, 그리고 장녀가 다음.
이것이 친실장의 원칙이었다.

"테에에......와타시도 빨리 마마의 젖 먹고 싶은 테치!"
장녀를 제외한 차녀부터 오녀까지는 친실장의 가슴에서 젖을 먹고 있는 장녀를 보면서, 열심히 입을 다셨다.
"다 먹지 말란 테치! 와타시도 먹을 건 남겨놓는 테치!"
그리고 약간의 분충기가 있는 삼녀는 장녀를 향해서 너무 많이 먹지말라고 말했다.
실장석의 모유는 출산하고 나서 딱 1주일밖에 나오지 않고, 한번에 나오는 양도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만약 장녀가 지금 친실장의 모유를 너무 많이 먹어버리면, 그 밑의 자매들이 먹을 모유의 양이 줄어들게 된다.
또한, 모유에는 성장호르몬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당연히 젖을 많이 먹을 기회가 있는 장녀는 앞으로도 계속 다른 자매들보다 덩치가 커지게 될 것이었다.

쯉- 쯉- 쯉-
장녀는 친실장의 모유를 빨아먹으면서, 이것이 본능적으로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느끼고, 모유를 다 빨아먹을 기세로 젖을 빨고 있었다.

그러다가.
"더 먹고 싶은 테츄! 마마의 밀크 맛나맛나한 테츄!"
"안 되는 데스. 차녀도 먹어야 하는 데스."
장녀가 어느정도 많이 먹었다고 생각하자, 친실장은 더 먹겠다는 장녀를 강제로 떼어내고, 그 다음으로 차녀에게 젖을 먹였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말라는 말을 친실장이 이해할 지능은 없었지만, 친실장은 장녀 하나에게만 집중하기보다, 다른 자들을 보험삼아 젖을 먹이기로 한 것이다.
"테츙~ 마마의 젖 맛나는 테츙~~~~~~~"



...........






"레헥! 레헥! 레헥!"






친실장이 열심히 차녀에게 젖을 먹이고 있을 무렵, 골판지 하우스에 친실장이 원하지 않는 것이 들어왔다.
"비키는 레챠!!! 마마의 밀크는 모두 와타시의 것인 레챠!!!"
엄지는 기어코 일가의 하우스로 쫒아오는데 성공했다.

친실장의 표정은 급격히 썩어가기 시작했다.
그냥 길바닥에서 죽으라고, 방치한 녀석이 결국에 집까지 쫒아왔다.

"레츙~ 마마의 귀여운 육녀가 돌아온 레치! 마마의 맛나맛나한 밀크는 모두 와타시의 것이 레츙~"
"이것은 세상의 진리인 레치! 비키는 레치! 밀크는 오직 와타시만 먹어야만 하는 레치!"
엄지는 친실장을 향해서, 간단하게 아첨을 한 다음, 친실장의 젖을 먹겠다고 달려들었다.
자실장으로 성장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는, 친실장의 젖을 모두 독점해야만 한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낀 엄지는, 일가를 향해서 친실장의 젖이 모두 자신의 것이라고 선언했다.

하지만.
"꺼지는 데챳! 운치같은 오마에가 감히 먹을 것이 아닌 데스!"
친실장은 젖을 물고 있는 차녀를 잠시 내려두고, 엄지를 한 손으로 쳐 날렸다.

"레겍!"
그리고 엄지는 바로 하우스 벽에 부딪히고, 바닥에 엎어졌다.
"당장 꺼지는 데스! 오마에 따위 와타시의 세레브한 자가 아닌데스!"
이어지는 친실장의 폭언.

"레에.........레에에에에에엥!!!!! 히끅! 레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시끄러운 데스! 닥치라는 데챠아!!!"
친실장은 하우스 바닥에 엎어진 엄지가 큰 소리로 울자, 엄지에게 닥치라고 노성을 질렀다.
"레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엥!!!!!!!!!"
하지만 엄지는 아직도 상황파악이 안 됬는지, 친실장의 노성에도 불구하고, 더 큰 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친실장은 애가 타기 시작했다.
분명 봄의 시작에는 자를 낳겠다는 생각으로 돌아다니는 성체실장들이 많아서 충돌할 일이 적지만, 역으로 새로 낳은 자실장을 잡아먹겠다는 생각으로 돌아다니는 동족식 무리도 있었다.

만약 지금 이 상황에서 엄지가 공원이 떠나갈 기세로 운다면, 동족식 무리가 이 하우스를 덮칠 수도 있었다.

그래서 친실장은 왼손으로는 엄지의 목을 잡고, 오른손으로는 엄지의 입을 마구 때리기 시작했다.
"조용! 조용! 조용히 하란 말이 말같지 않는 데스까?!!?"
"레켁! 레케켁! 레케에에엑!!!"
그리고 신경에 거슬리는 소리가 나는 입을 완전히 곤죽으로 만들었다.

그 다음, 친실장은 하우스 구석에서 자신의 노성으로 인해, 떨고있는 자실장들을 보더니, 상대적으로 온화한 말투로 이야기하였다.
"장녀부터 오녀까지 잘 듣는 데스. 엄지는 마마가 낳았다고 해도, 오마에들의 이모우토챠가 아닌 데스."
"기억하는 데스- 엄지는 무조건 분충인 데스- 낳아도 하우스로 데려오면 안 되고, 쫒아오면 죽이거나 노예로 만드는 데스-"
"알겠는 데스?!?"
"알겠는 테츄 X5"
자실장들은 엄지를 곤죽으로 만든, 친실장을 자극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친실장의 말을 못 알아먹어도 일단 그렇다고 말했다.

"프니후- 프니후- 프니후- 프니후- 프니후- 프니프니 해주는 레훼에엥!!"
물론, 이 상황을 이해할 지능이 사라진 구더기는 엄지가 곤죽이 되건말건 그저 프니프니만 열심히 조르고 있었다.
하지만, 친실장은 구더기 6마리를 보더니, 잠시 생각이 바뀐 듯 했다.

앞으로 친실장은 자실장 5마리에게 세상구경도 시켜주고, 실장댄스, 먹어도 되는 것과 먹으면 안 되는 것을 교육시킬 생각이었는데, 자신이나 자실장이 겨우 구더기 프니프니나 하는 것은 아귀가 맞지 않는 것 같았다.
물론, 이 구더기들은 완숙구더기였기 때문에, 프니프니를 안 해준다고 해서 죽지는 않으나, 그러면 몸에 지방이 쌓이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친실장은 일단 엄지를 살려두고, 운치만 먹이면서 구더기의 프니프니노예로 만들기로 결정하였다.
뿌우욱!!! 부우우우욱!!!!
일단 결정이 나자, 친실장은 바로 엄지의 머리카락과 옷을 찢고, 프니프니노예로 만들었다.

"레- 레- 레- 레- 레-......."
"감히 오마에같은 엄지분충이! 잡아먹지 않은 은혜도 잊고! 와타시의 하우스로 기어들어온 데스?! 이제부터 오마에는 구더기 이하인 데스! 프니프니나 하는 데스!"
엄지를 독라노예로 만든 친실장은 입이 망가진 엄지를 일회용 플라스틱 접시에서 똥을 쩝쩝거리며 먹고있는, 구더기들 사이로 던졌다.

독라상태의 엄지가 구더기들 사이에 들어가자, 구더기들은 본능적으로 엄지가 프니프니노예라는 것을 인지하고, 프니프니를 조르기 시작했다.
"프니후! 프니후! 우지챠 프니프니 필요한 레후!"
"똥노예- 프니프니하는 레후!"

그리고 똥을 받기위해 친실장이 설치한, 일회용 플라스틱 접시에서 독라상태의 엄지는 피눈물을 흘리며, 프니프니를 시작했다.

태어난지 30분도 안 돼서 이빨이 전부 빠지고 다리까지 뭉개진 엄지는 이제 구더기들과 운치만 먹으면서 지내야 할 것이다.
게다가 밤에는 하우스 구석탱이에서 구더기들을 껴안으며 자야할 것이고, 책임져야 할 구더기가 6마리이니 하루의 모든 시간을 프니프니나 하면서 보내야 할 것이었다.

벌써 구더기 프니프니에 팔이 저려온 엄지 옆에서, 젖을 먹고 있는 자실장들은 "테프프프--"거리며 엄지를 비웃기 시작했다.

30분. 이것이 엄지가 똥노예가 되기 전, 엄지로 호칭될 수 있는 최대시간이었다.










분충 구제






격차






들실장의 골판지 하우스




1.친실장-공원에서 평범한 실장석 중 하나, 하지만 그래봐야 분충에 불과하다.

2.자실장-마마의 잘못된 탁아로 인해 마지막으로 남은 자이다. 자매들은 현 시점에서 모두 몰살.

3.생수병-0.5L짜리 플라스틱 생수병, 이게 없으면 갈증이 생길 때마다 분수로 가야한다. 친실장 팔뚝보다 더 굵은 탓에 매번 물을 채우러 가는 과정은 웃음없이 볼 수 없는 촌극.

4.봉투-보물1호. 자실장보다 더 소중하다. 음식물 쓰레기를 담을 수 있는 도구로, 오늘 가지고 온 건 다 썩은 야채뿐이다. 이걸 어떻게 끌고 왔는지는 불명.

5.보존식-두고두고 먹기 쉬운 먹이들을 담았다. 하지만 이 정도 양으로는 겨울을 날 수 없다.

6.구더기실장-뭐야? 구더기가 어떻게 골판지로 들어온거야? 그리고 저 운치는 또 뭐고?

7.골판지-아직 3개월밖에 안 쓴 골판지. 친실장의 보물 2호. 없으면 그 날로 일가실각이다.







동정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