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실장석을 뽑는 가챠가 생겼다
통안에 고급사육실장과 초특급사육실장, 예능실장, 여러색깔의 실장복을 입은 실장석등
다양한 가격대의 실장을 저렴한 가격의 가챠로 뽑을 수 있다는 상품이다
수집요소가 있어 매니아도 생기고 있다고 한다
옆에는 학대용품 가챠와 애호용품가챠가 나란히 있다
학대용품과 애호용품을 나란히 두다니 참 아이러니하다
주머니의 동전을 꺼내 가챠에 넣는다
노리는 것은 중고가로도 되팔 수 있는 고급실장이상이다
물론 나오는 일은 거의 없지만
재미삼아 하는거니 큰 상관은 없다
레버를 잡고 돌린다
드르륵하는 소리와 함께 가챠통안이 출렁인다
"테치"하고 통 안의 실장석들이 울어댄다
이 놈들 입장에선 사육실장으로 골라지는 것이다
저신이 선택되길 기대하고 있겠지
레버가 끝까지 돌고 안에서 통하는 가챠캡슐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과연 어떤 녀석이 나올까?
캡슐배출구의 뚜껑을 열어 캡슐을 꺼낸다
캡슐안에는 자실장이 어지러운 듯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뭐 굴러 떨어진거나 다름없으니 그렇겠지
곧 정신을 차린 듯한 자실장은 주변을 살피다 나와 눈이 마주친다
그러자 반갑다는듯 기쁘게 "텟테레~" 하고 울어댄다
"주인사마 반가운테치, 와타시 주인사마의 새로운 가족인테치"
"이곳은 좁고 답답했지만 와타시 참고 기다린테치, 주인사마가
와타시의 가족이 되서 좋은테치"
"어서 답답한 여기서 꺼내주는테치"
계속해서 테치테치하고 시끄럽게 떠드는 자실장을 말은 무시하고 자실장을 살핀다
외관은 기본 자실장 그대로이다 혹시나 싶어 캡슐의 색과 상품설명표를 대조해보니 '사육용자실장'이라고만 써 있었다
"아...꽝인가"
가챠에 아주 가끔 꽝으로 독라를 넣어두는 곳도 있다지만 일단 기본 자실장은 꽝취급이다
순수하게 키우려는 사람도 있다지만
내게는 필요가 없다
나는 작게 한숨을 내쉬며 캡슐을 땅바닥에 던졌다
"텟!"
땅에 떨어진 캡슐에서 자실장의 소리가 들린다
"역시 캡슐은 이렇게 해야 제 맛이지"
나는 한쪽 다리를 들어올려 캡슐위로 향한 후
캡슐을 힘껏 짓밟았다
콰직소리와 함께 시원하게 캡슐이 박살난다
역시 캡슐은 밟아서 깨야 제 맛이 산다
파편과 자실장의 체액이 사방으로 튄다
가져가 천천히 학대하는 것도 좋지만 가챠실장은 이렇게 처리하는게 취향이 됐다
끈적한 발밑의 촉감을을 느끼며 발을 뗀다
발밑에는 캡슐과 함께 납작해진 자실장이 있다
"어...째....ㅅ...ㅌ....치?"
자실장은 잠시 꿈틀대더니 이내 숨이 끊어졌다
몇 번 더 뽑아 볼까 했지만
역시 기업의 장사속은 어쩔 수 없지
분명 기본 자실장만 뽑게 될 것이 뻔해보였다
아무튼 가챠는 누가 생각해 낸건지
"이봐 학생!!"
궁시렁대며 집으로 가려는데 갑자기 큰소리기 들린다
"남의 가게 앞을 이렇게 더럽히면 어떡해!!!"
가게 주인 아주머니가 튀쳐나와 더러워진 바닥을 가르키며
노발대발하셨다
나는 한참을 아주머니께 사과드리며 가게 앞을 정리하고서야 집으로 갈 수 있었다
'역시 발로 캡슐을 깨는건 그만두자'
집으로 가는길 발밑에서 들리는 찌꺽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나는 조용히 오늘의 교훈을 되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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