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지챠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프니프니다. 소화기능이 미숙한 우지챠에게 있어서 그것은 필수적인 행위이지만,
대부분의 사육우지챠가 다 그렇듯이 사육주가 매번 프니프니를 해주는 것은 매우 번거로운 일이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사육주는 생리현상에 가까운 프니프니를 위해 공을 사다 넣어주곤 한다.
공 하나만 있으면 생리적인 프니프니 욕구는 대부분 해결되는건 사실이니까.
그러나 공이라고 해서 아무거나 되는가 하면, 그건 또 아니다.
흔히 초보 사육주들이 실수하는 부분이 바로 이거다.
갖고 놀 용도까지 생각해서, 대뜸 큼직한 공을 넣어주는 경우다.
대개 아무 생각 없이 자실장용 공을 넣어주는 경우가 흔한데,
이는 자신의 사육 우지챠가 우화해서 자실장까지 자라는 경우의 수를 성공했을 때를 감안한 나름 경제적인 선택이겠지만,
사실 우지챠에게 있어서 프니프니 겸 놀이용 공은 상당히 신중을 기해야 하는 부분이다.
일단, 자실장용 공이라 해도, 우지챠가 상체를 기댈 수 있기에 넣어준 시점에서 우지챠는 매우 기뻐할 것이다.
공의 색깔을 연거푸 환호하듯 부르면서, 마치 공이 하나의 인격체인것마냥, 친구인마냥 떠들 것이다.
초보 사육주 입장에서는 매우 즐거운 순간이지만, 사실 자실장용 공을 사준 시점에서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는 초보 사육주는 거의 없다.
매일매일 매 끼니마다 프니프니를 직접 해주는 열성적인 사육주가 아닌 이상, 사육 우지챠는 항상 프니프니에 배고파하고 목말라한다.
사람으로 치자면, 변을 딱 절반만 누고 끊은 상태로 하루종일 있는 거랑 비슷하다.
그렇기에 우지챠에게 공을 주면, 그 공에 상반신을 간신히 걸칠 수 있다고 해도, 우지챠는 매우 기뻐하면서 어떻게든 프니프니를 하려고 시도할 것이다.
일단 처음에는 어느정도 프니프니에 가까운 만족을 얻을 수는 있다. 고무 재질의 공에 체중을 기대며 걸터앉으려고 애쓰는 동안, 연약한 복부를 부분적이나마 맛사지해주는 효과는 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자실장용 공의 경우 우지챠가 한껏 꼬리를 지지대 삼아서 작디작은 발을 한껏 세워본들 제대로 프니프니 자세를 하는 것은 거의 무리다.
공이 없었다면 포기라도 할 것을, 공을 줬기 때문에 프니프니를 하고 싶은 욕망은 갈수록 커지고, 다급한 나머지 고무공을 작은 돌기같은 손으로 쥐고 기어올라가려고 버둥댈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이렇다. 짤뚱한 손과 다리로는 기어오르긴 커녕 뭔가를 제대로 잡는 것도 어렵다.
금새 미끄러지면서 바닥에 얼굴을 부딪히는 결과가 되기 일쑤다.
그리고 이렇게 되면, 난데없이 닥쳐온 고통과 아픔으로, 우지챠는 거의 핸드폰 벨소리를 능가하는 엄청난 울음을 터뜨릴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울려 버린 사육우지챠는 어지간 해서는 (심지어 콘페이토라 할지라도) 울음을 달랠 수단이 없다.
왜냐하면 프니프니를 바로 코앞에 둔 상태에서, 공씨에게 차여버렸다고 생각해버리기 때문이다.
한껏 생리적 욕구를 해결할 수 있다는 클라이막스에 이르렀는데, 한순간에 난데없이 얻어맞고(제풀에 넘어진 거지만)
공씨는 자신을 위로해 주긴 커녕 나몰라라 외면하고는 저만치 굴러가는 것이다.
이쯤 되면, 우지챠는 슬픔에 파킨할 수도 있으므로, 사육주가 직접 프니프니를 해주는 것이 좋다. 장담하건대, 울음이 거짓말처럼 쏙 들어갈 것이다.
그렇게 1번 시행착오를 겪은 사육주는 실장숍에 가서 공을 바꾸어 가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도 고민의 선택지가 존재한다. 그것은 바로 엄지실장용 공이다.
우지챠용 공이랑 크기 차이도 얼마 안나는데다가, 엄지실장용 공에 비하면 우지챠용 공은 고무공이라기 보다는 숫제 스펀지를 공 모양으로 도려낸 듯한 수준이다보니,
초보 사육주는 아무래도 망설이게 된다.
게다가 가격은 오히려 우지챠용 공이 더 비싸다. 엄지실장용 공의 두배쯤 된다.
그래봐야 둘다 푼돈이지만, 그래도 초보 사육주 입장에서는 엄지실장으로의 우화를 염두에 두는 경우도 많고,
뭣보다 값도 싸고 놀잇감 역할도 할만한 보드라운 엄지실장용 고무공을 더 선택하는 경향이 더 크다.
(물론 우지챠용, 엄지실장용, 자실장용 고무공을 각각 사야 하는 것도 엄지실장용 고무공을 고르는 큰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것 역시 우지챠에게는 그닥 좋지 못한 선택이다.
일단 공씨를 받은 우지챠는 처음엔 경계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쁜 공씨 대신 착한 공씨를 데려왔다고 하면 대개의 우지챠는 그것을 순진하게 믿으므로, 문제는 없다.
초보 사육주가 보기에도 공이 우지챠 머리 크기 정도밖에 안 되기에, 우지챠가 그것을 받고 잘 노는 것만 보고는 안심하기 마련이지만, 안심하면 곤란하다.
일단 엄지실장용 공이므로 사이즈는 우지챠가 충분히 자력으로 걸터앉을만한 크기다.
그리고 엄지실장의 약한 근력을 고려해서 자실장용 공보다는 더 부드러운 것도 사실이다.
그렇기에 우지챠는 프니프니를 하고 싶은 기대를 한껏 부풀면서 본격적으로 프니프니를 하려고 할 것이다.
처음 수초 동안에는 프니프니가 비교적 성공적으로 안정되게 진행된다.
그러나 이내 프니프니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라도, 상반신이 아니라 하복부 주변을 압박하기 위해서라도 우지챠는 공에 절반쯤 걸터 앉아서 체중으로 공을 누르려고 하기 마련이다.
이 때, 공이 우지챠용 공이라면 아무 문제가 없다.
하지만 그게 엄지실장용 공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엄지실장용 공은 애초에 프니프니용도라기 보다는, 레크레이션용. 그러니까 캐치볼에 적합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래서 우지챠 정도의 체중으로는 공을 제대로 짜부러뜨리지 못한다.
오히려 체중으로 누르는 과정에서 반탄력에 의해 우지챠의 몸이 살짝 위로 튕겨 올라갈 수도 있고,
그러다 보면 어느사이엔가 프니프니에 열중하느라 정신없는 사이에, 우지챠는 공 위로 완전히 딸려올라가게 되는데, 이러면 ....
그대로 대형사고 난다. 공을 타고 반대쪽으로 휘릭 하고 나자빠지는 것이다.
사람으로 치자면 엎어치기를 당하는 셈이다.
그것도 프니프니삼매경에 빠졌다가 난데없이 말이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스러운 것은, 대부분의 우지챠는 머리부터 거꾸로 쳐박히면서 그대로 기절한다는 것이다.
파킨당하진 않지만, 그대로 의식이 슝 하고 날아간달까.
다만 후천적인 우지챠의 경우에는 핸드폰 소리 저리가라 할 정도로 빼애애액 하고 울어대니 주의하자.
어쨋든 이 지경까지 이르렀다면 초보 사육주가 할 일은 하나다.
기절한 우지챠가 깨어나기 전에 새 공씨를 가져다 주도록 하자.
하지만 2번(?)씩이나 시행착오를 겪게 하면, 아무리 둔한 우지챠라 해도 공씨에 대해 왠지 모를 두려움을 가지게 마련이다.
여기서 공을 주는 것을 포기하는 사육주가 간혹 있는데, 그러면 안된다.
직접 매 끼니마다 손으로 프니프니 해줄게 아니라면, 마지막까지 책임의식을 갖고 우지챠를 달래주고 얼러주어야 한다.
가장 흔하게 먹히는 방법은 우지챠보다 더 작은 공씨라는 것을 어필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공씨도 반성하고 우지챠랑 친해지고 싶어한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어필하자.
그러면 순진무구하기 그지없는 우지챠는 여전히 겁먹은 듯한 어투라 해도 주인의 말을 믿고 공씨에게 다가설 것이다.
다만 개체차가 있으므로 겁이 많고 소심한 아이라면 콘페이토 가루나 설탕을 물에 녹여서 공을 적셔 주는 것도 좋다.
(단!! 공에 그걸 발랐다는 것은 비밀로 해야한다.
안그러면 우지챠가 공으로 인식하지 않고 콘페이토로 인식해서 공을 씹어먹으려다가 파킨하는 일이 생긴다.)
보통 10~20분 뒤에는 우지챠가 즐겁게 공씨와 놀면서 프니프니를 하며 묵은 변을 배출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우지챠용 공은 놀잇감이면서 동시에 프니프니용이기에, 스펀지에 가깝고, 사이즈도 더 작다.
기본적으로 우지챠가 30도 이상 상체를 일으키지 않는 선에서 프니프니가 가능한 공이 우지챠용 공이므로, 이점을 숙지하자.
추가로, 공을 놓는 위치를 항상 휴지조각이나 신문지 위에다 두는 것을 반복하면,
우지챠도 프니프니를 할 때마다 공이 있는 위치에서 하기 마련인지라 변 처리도 용이해진다.
현명한 사육주라면, 적어도 우지챠를 사육할 때는 우지챠 전용 물품을 쓰는 것이 좋다.
ㅈㄴ 귀찮지만 귀엽긴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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