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마마....!! 마마!!!]
[덱!!!!!]
아직 해가 뜨기 전, 하늘이 완전한 검은색에서 벗어나 서서히 짙은 청색을 띠기 시작하는 시간, 빛이라고는 거의 없는 어두운 골판지 상자 속에서 한 친실장이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벌떡 일어난다. 그 옆에선 장녀이자 유일한 자인 자실장이 걱정스런 눈으로 마마를 살핀다.
[마마!! 괜찮은 테치?? 장녀인 와타시는 여기 있는 테치! 와타시는 무사한 테치!]
친실장은 놀란 가슴을 부여잡고 호흡을 안정시키며 주변을 살핀다. 익숙한 골판지 상자의 내부가 보이고 자신의 사랑하는 장녀의 목소리가 들리자 이내 자신이 악몽을 꿨다는 것을 이해한다.
[...마마는 괜찮은 데스. 또 악몽을 꾼 데스. 잠을 깨워서 미안한 데스. 장녀는 어서 다시 자는 데스. 아직 해가 뜨지 않은 데스.]
[다행인 테치! 마마가 큰일난 줄 알고 걱정했던 테치... 마마가 괜찮으면 다 괜찮은 테치.]
[...장녀는 참 착한 자인 데스.]
[마마, 와타치 오늘은 잠이 오지 않는 테치. 마마의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는 테치.]
그렇게 모녀는 그날 해가 뜰 때까지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웠다.
[그럼 장녀, 집 잘 보고 있는 데스! 절대 나가면 안 되는 데스!] 밖은 위험한 데스!]
[걱정마는 테치, 마마! 맛있는거 많이 구해오는 테치!]
해가 뜨고 친실장은 먹이를 구하기 위해 나섰다. 그리고 다른 일가들이 그렇듯이 해가 뉘엿뉘엿 지는 시간이 되어서야 고단한 몸과 빵빵한 비닐봉지를 이끌고 골판지 상자에 돌아왔다. 두 모녀는 골판지 중앙에 넓적한 돌을 식탁삼아 둘러앉아 주워온 음식물 쓰레기를 맛있게 먹으며 행복해했다. 장녀를 사랑하는 친실장과 친실장을 사랑하는 장녀, 정말이지 애정이 넘치는 가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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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친실장은 들실장 중에서도 드물게 모성애가 강한 편이었다. 자신의 자를 반드시 성체까지 길러내겠다는 일념으로, 적녹의 눈물을 흘리며 장녀를 제외한 모든 자들을 태어나자마자 솎아내었다. 그렇게 태어난 장녀는 친실장의 사랑에 보답하기라도 한 듯, 다른 일가의 장녀들보다 손가락 한 마디 정도는 더 컸다. 당연히 힘도 더 쎘다. 그리고 아이들이 으레 그렇듯이, 특히나 실장석이 그렇듯이 덩치를 믿고 툭하면 다른 일가의 자들을 때리고 잡아먹는 등의 악행도 많이 저질렀다. 하지만 친실장은 그런 장녀를 솎아내지 않았다. 유일한 자라서가 아니라, 진심으로 사랑하는 자였기 때문이었다. 분노에 차 몰려온 다른 일가의 친실장들에게 사죄의 표시로 그동안 모아온 보존식을 주고, 하나밖에 없던 수건을 기꺼이 내어주면서도 장녀를 지켰다. 그런 친실장에게는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었다.
[장녀, 마마의 말을 기억하는 데스?]
[절대 절대 잊지 않는 테치.]
[좋은 데스. 장녀가 살아만 있어주면 되는 데스. 골판지 집도, 보존식도, 봉투도, 보검도 모두 귀하지만 그런 것들은 살아만 있으면 얼마든지 구할 수 있는 데스. 장녀가 살아만 있어 준다면 마마는 행복한 데스. 절대 잊지 마는 데스. 그런 것들을 지켜내자고 절대 생명을 걸어선 안되는 데스.]
[...미안한 테치 마마. 앞으론 좋은 자가 되는 테치.]
장녀는 그렇게 친실장의 넘치는 사랑을 받으며, 의외로 분충이 아닌 나름 양충으로 자랐다. 언젠가 자기가 자라 친실장이 되면 마마에게 받은 것 이상으로 보답해주고 싶어했다. 친실장은 그런 장녀에게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가르쳤다. 먹이를 구하는 법, 집을 구하는 법, 무기로 쓸 만한 것을 찾는 법, 동족식을 하는 개체를 피하는 법, 운치굴을 파는 법, 안전하게 임신을 하는 법 등등, 전수하지 않은 지식이 없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친실장이 결코 말해주지 않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꿈>이었다. 친실장은 며칠에 한 번 꼴로 악몽을 꾸며 잠을 설쳤다. 그럴 때마다 장녀를 부르짖으며 팔을 허우적거리고 장녀는 옆에서 자다 놀라 일어나 마마를 깨웠다. 장녀는 친실장에게 그 꿈은 어떤 꿈이었는지 물었지만, 친실장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장녀에겐 너무 이른 데스. 언젠가 때가 되면 알려주는 데스.]
'너무나도 궁금한 테치...'. 자실장은 궁금했지만, 언젠간 알려주겠다는 마마의 약속을 꾸욱 믿었다. 꼭, 꼭 듣고 싶은 이야기였지만 자신의 마마가 얼마나 자신을 사랑하는지 알았기에 더이상 조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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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모녀에게도 어느덧 변화의 시기가 찾아왔다. 추운 겨울을 지나고, 골판지 집 앞의 눈이 녹아 푸릇푸릇한 풀이 다시 올라오기 시작하는 봄. 자실장의 덩치는 친실장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겨울 동안 집에서 잘 비축한 양식을 먹으며 살을 찌우고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 충분히 잔 까닭에, 자실장은 이제 성체실장이 되었다. 친실장은 어느덧 결심을 굳혔다.
[...장녀. 이리로 와서 앉아보는 데스. 이젠 때가 된 데스. 장녀에게 마마의 과거에 대해 알려주는 데스.]
[...그거 혹시 마마의 <꿈>과 관련된 데스? ]
[맞는 데스.]
장녀는 침을 꼴깍 삼켰다. 도대체 그토록 강했던 자신의 마마를 오랫동안 악몽에 시달리게 한 일은 무엇이었을까. 진지한 분위기 속 친실장의 말은 시작되었다.
[장녀는 사실 오네챠가 있는 데스. 장녀가 태어나기 전 해의 봄씨에, 마마는 이미 '장녀'가 있었던 데스. 그 장녀와 마마는 골판지 집에서 행복하게 살았던 데스. 그러던 어느 날, 닝겐상들이 온 데스. 장녀, 구제하러 온 닝겐상들과 그렇지 않은 닝겐상들을 구분하는 방법을 기억하는 데스?]
[공원 주변에 벽이 생긴다고 한 데스. 꼭 벽이 아니더라도, 공원 주변을 닝겐상들이 둘러싼다면 그건 학대파나 평범한 닝겐상들이 아니라 구제를 하러 온 닝겐상들이라고 한 데스. 한두 명이서 오는 닝겐상들은 아무리 학대파라 하더라도 당장 들키지 않으면 무사히 도망칠 수 있다고 한 데스.]
[맞는 데스. 하지만 그 때는 단 세 명의 닝겐상들 밖에는 오지 않았던 데스. 아무리 학대파라고 해도, 공원 입구에 있는 일가 몇몇만 죽이고는 돌아가는게 대부분인 데스. 구제와는 다른 데스. 그래서 마마의 집은 공원 입구에서 멀리 있었기에 위험하지 않다고 생각한 데스. 안일했던 데스. 하지만 그날 닝겐상들은 닥치는 대로 골판지 집들을 때려부수고 도망치는 실장석들을 죽인 데스.]
[....]
[마마도, 그때의 장녀도 정신없이 도망쳐서 달린 데스. 그 학대파 닝겐상들에게 당해 팔이 부러지고 다리가 잘린 장녀를 안고, 마마만이 아는 물이 흐르는 비밀 통로로 들어가 무릎이 까지도록 기어 도망친 데스. 그리고 그 통로의 끝에서, 한 닝겐상을 만난 데스.]
[위험한 닝겐이었던 데스?]
[그랬다면 마마가 지금까지 살아있을리가 없지 않냐는 데스? 하지만 마마는 여전히 그 닝겐상이 어떤 닝겐상인지 모르겠는 데스. 마마는 그 닝겐상에게 장녀를 안아 올려 주고, 제발 길러달라고 부탁한 데스. 길러주지 않아도 괜찮으니 살려만 달라고 부탁한 데스. 와타시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자이니, 애정으로 돌봐주지 않아도 괜찮으니 밥과 쉴 곳만 달라고 부탁한 데스. 그리고 그 닝겐상은 장녀를 받아 데려간 데스.]
[사육실장인 데스?? 사육실장인 오네챠가 있었던 데스??]
[모르는 데스. 그 닝겐상은 장녀를 받아갔지만, 사육실장으로 해 주겠다고 말하진 않은 데스. '혼자서 살아남을 수 있을 때까지는 살려 주겠다'라고 대답했지만, 닝겐상들의 말은 쉽게 믿을 수 없는 데스. 닝겐상들은 잔인해서 손바닥 뒤집듯이 말을 바꾸는 경우도 흔하고, 그게 아니더라도 살려 준다고 해 놓고는 강제로 죽지 못하게 만들고 고문하며 약속을 지켰다고 조롱하는 학대파들도 있는 데스. 마마는 그 때 그 선택이 아직도 후회되는 데스. 어쩌면 그 닝겐상이 학대파였을지도 모르는 데스. 차라리 그 때 마마가 장녀를 죽였다면, 더이상 고통받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일인 데스. 아니 어쩌면 마마가 장녀를 닝겐상에게 맡기지 않았더라도 운좋게 좋은 먹이를 발견해서 장녀를 회복시킬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 데스. 아직도 매일 밤마다 그때 장녀의 얼굴이 마마를 비난하는 것만 같이 떠오르는 데스.]
이야기가 끝나고,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이번에는 장녀가 입을 열었다.
[말해줘서 고마운 데스, 마마. 그럼에도 와타시를 다시 낳고 이렇게 길러 줘서 고마운 데스.]
그때부터 장녀는 목표가 생겼다. '언젠가는, 만약 와타시의 오네챠가 살아 있다면, 반드시 마마와 만나게 해주는 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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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녀는 친실장의 유일한 자였다. 그렇기에 태어나면서부터 모든 모유도, 대부분의 보존식도, 죽은 자매들의 고기도 모두 장녀의 입으로 들어갔다. 그 결과 성체가 된 장녀는 다른 성체들보다 최소 머리 하나는 더 큰 실장석이었다. 이제는 철이 든 덕에 어릴 때처럼 마구잡이로 다른 실장석들을 공격하고 때리진 않았지만, 그럼에도 싸우는 순간이 오면 장녀의 힘은 빛을 발했다. 그렇게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자, 자연스럽게 장녀를 따르는 무리가 생겼다.
장녀는 열댓 마리 정도의 친실장이 따르는 작은 무리의 리더가 되었다. 하지만 장녀는 아직 독립하지 않았다. 모든 실장석들의 염원인 자도 갖지 않았다. 장녀는 자신을 사랑으로 돌봐준 마마에게 효도하고 싶었던 것이다. 이제는 늙고 힘든 친실장은 골판지 상자에서 흘러가는 구름을 보며 하루를 보냈고, 강해진 장녀가 저녁이면 먹이를 구해 돌아와 친실장의 입에 부드럽고 씹기 쉬운 음식 위주로 밀어넣어 주었다. 역전된 힘의 관계 속에서 어느덧 친실장을 의지해야 할 대상보다는 돌봐주어야 할 대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그런 장녀에게는 걱정거리가 하나 있었다. 공원의 세력권에 관한 문제였다. 공원에는 장녀를 따르는 무리와 같이 여러 개의 무리들이 나뉘어 살고 있었다. 명확하게 정해진 것은 아니었지만, 암묵적으로 상대의 영토로 정해진 곳을 침범하면 공격당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자기 무리가 좀 더 풍요롭게 생활하기 위해서는, 다른 무리를 궤멸시키고 좀 더 공원을 넓게 사용해야 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장녀는 싸움에 자신이 있었다. 덩치로 보나 힘으로 보나, 장녀를 이길 만한 실장석은 좀처럼 찾기 힘들었다. 보검으로 체격의 차를 뒤집어 보려고 한들, 장녀 역시 보검에 맨주먹으로 싸워줄 만큼 바보는 아니었다. 장녀가 휘두르는 거대한 못에서 나오는 파괴력은 다른 실장석들의 보검술보다도 뛰어났다.
그렇기에 장녀는 세력권 확장에 성공할 가능성이 있었다. 하지만, 하지만 만약에 만에 하나라도 장녀가 진다면, 죽는 것은 장녀뿐만이 아니었다. 장녀가 사랑하는 마마도 같이 죽는 것이다. 마마는 약해지고 있었다. 다리에 힘이 빠지는 것은 물론이고, 이제는 눈도 침침하고, 기억도 온전치 못했다. 간신히 장녀가 장녀라는 것을 냄새로 알아볼 뿐, 이제 더이상 예전처럼 애정어린 대화를 나누는 것도 힘들었다. 예전에는 며칠에 한 번 씩 꾸던 악몽도 점점 빈도가 잦아지고 있었다. 그런 마마는 만약 자신이 무슨 일이라도 당한다면 절대 살아서 도망갈 수 있는 몸이 아니었다. '생명이 무엇보다도 소중하다'라고 교육받은 장녀에게 있어서 마마의 생명은 무엇보다도 소중했다. 심지어 자신의 것보다도. 그렇기에 장녀는 망설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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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의 시간이 영원이 지속될 수는 없었다. 제아무리 고민을 한다고 한들 아침 해는 떠오르기 마련이고, 싸움의 순간은 피할 수 없었다. 장녀는 그렇게 영역 확장을 위한 싸움의 선봉에 섰다.
[죽는 데샷!!!]
[다들 돌격하는 데스!!!!]
[[...!!!.......]]
[[.................!..........!]]
[[!!!.............!!!]]
[...]
[...]
결과는 예상대로, 장녀 측 무리의 대승이었다. 상대측의 보스실장은 버려진 원사육실장이었다. 원사육실장답게 풍부한 영양을 섭취해서인지, 덩치도 크고 힘도 셌다. 주인이 버릴 때 호신용으로 쓰라고 준 은빛의 커터칼 날을 마구잡이로 휘둘러 댔다. 하지만 살아남고자 하는 의지라든지, 근성이라든지 하는 것들이 부족했다. 결국 보스실장의 위석이 있는 심장을 거대한 못으로 찌른 장녀는, 솟구쳐 오르는 상대의 피를 온 몸에 뒤집어 쓰며 외쳤다.
[와타시타치의 승리데스!!!!!]
[데수우!!!!!]
[남은 분충들은 쳐 죽이는데스!!!!]
[....!!]
그렇게 그들은 승리를 만끽하며 전리품으로 죽은 실장석들의 보존식을 한가득 비닐봉지에 담았다. 장녀의 무리와 거의 규모가 비슷한 무리였기에, 이제 장녀 무리의 영역은 기존의 거의 두 배가 된 것이다. 음식도, 물도, 집도 예전과는 비교도 안 되게 좋아질 것임이 틀림없었다. 리스크가 큰 전투였던 만큼, 승리의 대가는 달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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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집이 가까워져 왔다. 장녀는 어느 때보다도 기쁜 마음으로 가벼운 발걸음을 옮겼다. 오늘은 마마에게 잔뜩 자랑하리라. 영웅담을 풀고, 마마를 기쁘게 하리라. 그렇게 생각하자 입꼬리가 절로 올라갔다. 하지만 골판지 상자가 눈에 들어오자, 평소와는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마마는 이미 늙고 기력이 쇠해 간신히 앉아 있을 뿐인 노실장이었다. 그런데 그런 마마가 후들거리는 두 다리를 이끌고 자신을 향해 달려오고 있던 것이었다. 이는 분명 자기의 승리를 전해 듣고 기쁜 마음에 무리하는 것이리라, 라고 생각한 장녀는, 환하게 웃으며 마마에게 달렸다. 하지만 가까이선 본 마마의 얼굴은 적녹의 눈물로 물들어 있었다.
달려온 마마는 눈물을 흘리며, 장녀를 안았다. 꺽꺽 소리내어 울면서 입을 열지 못했다. 한참 후에 우는 마마의 입에서 나온 말은, 승리의 축하도, 무사 귀환의 안심도 아니었다.
[장녀, 장녀, 진짜로 장녀인 데스? 마마는 이젠 눈이 보이지 않지만 냄새로 알 수 있는 데스. 장녀가 틀림없는 데스. 마마가 미안한 데스. 정말로 미안한 데스. 장녀를 살리고 싶어서 잘 알지도 못하는 닝겐상에게 장녀를 맡긴 데스. 살아있어줘서 고마운 데스. 그 닝겐상이 밥은 잘 준 데스? 학대하진 않은 데스? 정말로 정말로 미안한 데스. 한 순간도 장녀를 잊은 적이 없는 데스. 언젠가 장녀가 돌아오면 둘이서 사이좋게 지냈으면 하는 마음에 착한 이모우토챠도 길렀지만, 항상 장녀가 죽은 것은 아닌지 걱정했던 데스. 정말로 고마운 데스. 정말로 고마운 데스. 마마를 찾아와줘서 고마운 데스. 마마는 이제 늙은 데스. 마마는 이제 장녀에게 줄 밥도 구해줄 수 없는 데스. 장녀의 얼굴도 알아보지 못하는 데스. 정말로 미안한 데스. 하지만 장녀가 살아있어줘서 마마는 지금 너무나도 행복한 데스. 이제 마마는 잊고 장녀와 이모우토챠 둘이서 행복하게 살아주는 데스.....]
[.....................장녀가 살아있어서 마마는 최고로 행복한 데스............................................미안한......고마운............데스............]
친실장은 한참이나 장녀를 안고는 영문모를 사과와 감사를 반복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 말이 끝나자, 친실장은 두 눈은 회색으로 변하고, 둔탁한 파킨음이 들렸다. 두 다리는 힘이 풀려 쓰려졌으며, 장녀를 안은 두 팔에는 더이상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한참이나 멍하게 서서 마마의 말을 듣던 장녀는 마마의 파킨 소리를 듣고서야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는 피로 젖은 자신의 옷을 내려다 보았다. 자신의 보검을 덮은, 그리고 온 몸을 덮은 피의 주인이 누구인지 이제는 알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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