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할 여지가 있으니 확실히 말해두고 넘어가기로 하자. 목을 자른다는 것이 아니라 머리카락을 자른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절대 오해할 일이 없겠지만, 실장석에 관해 말할때는 이런 것도 주의해야 한다.
어쨌든, 미도리의 머리카락을 자르기로 했다. 여름이었기 때문이다. 미도리의 몸에서 나온 분비물들이 머리카락을 타고 흩뿌려지기 때문이다. 미적으로나 위생적으로나 별로 안좋다. 매일 머리를 감는데도 그렇게 되는 것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미도리의 머리를 감기고 나서 수채구멍에 걸려있는 머리카락들이 심히 역겹다는 것도 이유 중 하나였다.
"미도리, 이리 오렴."
"데스우우우~"
바리깡같은 고급 도구는 없다. 그렇게 깔끔하게 밀 필요도 사실 없다. 그래서 나는 달려오는 미도리의 앞머리를 왼손으로 움켜쥐었다. 오른손에 든 가위를 최대한 짧게 대고 자른다.
"데에엣? 데에에에!"
앞머리를 먼저 자르는 이유가 있다. 상황을 파악한 미도리가 반항하기 시작했을 때, 더 자르기 어려운 앞머리 쪽을 먼저 자르는 것이다. 뒷머리는 상대적으로 자르기 쉽다. 머리카락을 한데 모아쥐고 들자 미도리가 깡총깡총 뛰면서 필사적으로 버둥거렸다.
"데에엥! 데스우우웃! 데에에에엥!"
싹둑, 싹둑.
"데에에에엥!"
미도리의 머리카락은 손가락 한마디 정도로 짧아졌다. 바리깡으로 치면 12mm 정도일까.
나는 미도리의 머리카락을 잘 뭉쳐서 쓰레기통에 버렸다. 곧바로 미도리가 눈물을 흩날리면서 쓰레기통 쪽으로 달려간다. 머리카락을 다시 붙여보려는 것이다.
이건 주의를 줘야 한다.
"쓰레기통을 뒤지지 마라, 미도리."
"데스우! 데스우!"
"뽑은게 아니니까 시간이 지나면 다시 자랄거야."
"데스우우우!"
"그래봤자 자른 머리가 다시 붙지는 않아! 그리고 어차피 손도 안닿잖아!"
"데에에에!"
그렇다. 참피는 신체구조 때문에 머리 꼭대기까지 손이 닿지 않는다. 앞머리라면 고개를 숙여서 어떻게든 가능하겠지만, 뒷머리가 뽑힌 부분까지 손이 닿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
미도리가 원망스런 눈으로 나를 노려보더니 팬티 속에 손을 집어넣었다.
철퍽.
다리에 미도리의 똥이 날아와 묻었다.
"데에에엥! 데수우우우!"
반바지를 입고 있어서 다행이다. 혹시 긴바지를 입고 있었다면 옷을 버려야 했을지도 모른다. 참피 똥 냄새는 그렇게 쉽게 빠지는 것이 아니니까.
그나저나 투분이라니. 미도리는 애완용 참피가 절대로 해서는 안되는 짓을 저질러버렸다. 나는 옷장에서 옷걸이를 꺼냈다. 얇은 철사로 되어있는 옷걸이는 참피를 교육시키는데 최고의 도구이다. 뼈나 내장을 다치지 않고, 오직 피부와 근육에만 고통을 줄 수 있으니까.
"데샤아! 데샤아앗!"
옷걸이를 보자 미도리가 나를 위협하며 다시 팬티속으로 손을 집어넣는다. 슬픈 기분이다. 정말 갈데까지 가버렸구나, 미도리.
나는 미도리가 팬티에서 손을 뽑기 전에, 옷걸이로 재빨리 팔을 후려갈겼다.
"데규오오옷!"
미도리가 절규한다. 던지다 만 똥이 바닥에 떨어진다. 다시 미도리를 때린다. 미도리가 다시 절규한다. 바닥이 미도리의 똥으로 엉망이 된다. 빵콘 때문이다.
참피의 운동능력은 뻔한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미도리는 저항의사를 완벽하게 상실했다. 지금은 구석에 몰려서 필사적으로 얼굴만이라도 가리려고 하고 있을 뿐이다.
후, 이정도면 됐을까. 나는 잠시 옷걸이를 내려놓고 미도리에게 말을 걸었다.
"아무리 화났어도 사람한테 투분을 하면 안되잖아. 분명히 그렇게 배우지 않았나?"
"데즈우우우우... 데에에엥..."
"그래, 일단 니가 어질러놓은 바닥 먼저 청소하기로 하자."
"데에에에..."
미도리가 걸레를 가지러 간다. 나는 미도리의 두건 뒷부분을 잡아세웠다.
"걸레로 닦지 말고, 전부 먹어라."
"데에에에? 데스우?"
"벌이다."
"데샤아아앗!"
후, 나는 작게 한숨을 내쉬고는 다시 옷걸이를 집어들었다.
"데갸아아아앗! 데즈아아! 데에에에에엥!"
잠시 후, 미도리는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자기 똥을 핥아먹기 시작했다.
"데끄윽... 데게에에엑...!"
아마도 생전 처음 먹어보는 똥이리라. 식성에 잘 맞지 않는 모양인지 반은 다시 토하고 있다. 이래서야 청소는 지난한 일이다.
나는 미도리를 집어서 화장실에다 던져놓고 문을 닫았다.
하이타이와, 퐁퐁과, 치약과, 각종 생각할 수 있는 세정제란 세정제는 전부 동원한 끝에 간신히 바닥에서 미도리의 똥을 깔끔하게 치웠다. 여기서 깔끔하게라는 말은 냄새마저도 흔적없이 지웠다는 뜻이다. 덕택에 방바닥이 특정 부분만 새하얗게 변했다.
"데에엥... 데에에엥..."
미도리는 화장실 한구석에 쭈그려 앉아서 울고 있었다. 자기 똥과 토사물로 온통 엉망진창인 모습이다. 이대로라면 방 안에서 재우는 것은 무리겠지. 냄새도 심하고.
다행히도 하이타이가 많이 남아있다. 미도리 위쪽으로 하이타이가 골고루 떨어지도록 뿌려준 다음, 뜨거운 쪽으로 끝까지 땡긴 샤워기를 들이댄다.
"데구와아아앗! 데즈아아아아!"
미도리가 샤워기를 피해 도망친다. 이런, 물이 튀잖아.
나는 다시 옷걸이를 가져와서 미도리를 찰싹찰싹 때렸다. 젖은 피부 위로 옷걸이가 착착 감겨드는 것이, 손맛이 꽤나 괜찮은 편이다.
미도리의 온몸은 시뻘겋게 변해있었다. 열탕과 매질때문이다. 나는 미도리를 화장실에 내버려 둔 채로 문을 닫았다.
"데에에에에엥..."
미도리의 이발은 그렇게 끝났다.
예상하지 못했던 성과가 있다면, 표백제의 영향으로 미도리의 머리가 완전히 빠져버렸다는 것이다.
이제 다시는 수채구멍에 걸리는 머리카락때문에 짜증날 일이 없는 것이다.
고마워, 미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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