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충 1.0


엄지실장 한 마리가 멍하니 앉아 즐겁게 노는 자실장들을 보고있었다. 옆엔 꼬리를 파닥이며 몸을 뒤집어 배를 보이는 구더기 한 마리만이 유일한 엄지의 상대였다. 프니프니를 외치는 구더기의 말에 엄지는 멍하니 본능적으로 한쪽 팔을 들어 엉성한 프니프니를 해주고 있었다. 엄지는 둘이서 돌멩이와 나뭇잎으로 노는 자실장들의 모습에 정신이 팔려 구더기의 불만이 섞인 소리를 무시하고 있었다.

"오네챠들 몹시 부러운 레치......"
"프니프니 정성스럽지 못한 레후!"

자신도 저기에 껴서 놀고 싶다. 태어난 첫날 집에 도착해 마마에게 죽을뻔한 것을 가까스로 구더기에 의해 생을 연명할수가 있었다. 자신은 그저 구더기가 살아있기에 사는 덤과 같은 생임을 알기에 엄지는 아무런 요구도 할수가 없고 불만을 표출할수가 없었다.

태어난지 일주일. 엿듣거나 훔쳐보는 걸로 어느정도 기본적인 것은 다 깨달았다. 그리고 절망했다. 자신은 아무런 쓸모가 없는 것임을 알았기에.

"레에......"

프니프니가 시원찮은지 구더기는 몸을 뒤집고 꾸물거리며 조금씩 나뭇잎 위에 쌓인 운치덩어리로 기어가기 시작했다. 엄지의 손은 빈 허공에 까딱이다가 사그라 들었다. 너무나 행복한 오네챠들의 모습에 눈물이 나올뻔했지만 가까스로 참아내고 구더기가 고치를 틀게 될 날을 상상하며 견뎠다.

'기회를 주는 데스. 이 구더기가 고치를 틀면 오마에를 인정해주는 데스. 이 마마의 아이라고 인정해주는 데스.'

분명 같은 총구에서 나온 같은 아이건만 취급이 너무나 다르다. 한쪽은 마마에게서 온갖 것을 누리며 행복한 삶은 보내지만 한쪽은 온갖 멸시를 받으며 하루하루를 고통스럽게 보낸다.

"이건 너무 심한 레치이......"

그렇지만 반항은 꿈도 꾸지 못한다. 오네챠나 마마는 너무나 크고 강해 감히 어찌할 엄두조차 나지 않았다.

친실장의 젖을 먹지 못한 엄지는 생존을 위해 성장에 쓰일 영양낭을 모조리 소모시켰고 머리가 영글었지만 실상은 빈 쭉정이와 다를바가 없었다. 젖을 먹지 못한 엄지는 구더기처럼 영양낭이 없어 호르몬 분비가 되지않아 자실장이 되기 위해선 오로지 인간의 손에서 사육되어 고영양의 푸드를 섭취하는 것 말곤 답이 존재하지 않았다.

이 엄지도 본능적으로 머릿속에 무언가가 사라져 오네챠처럼 되기까지 너무나 힘들거라고 막연히 느끼고 있지만 오히려 아직까지 살아있는 것 자체가 기적에 가깝다는 것을 모른다. 그것도 운치굴이 아닌 집 안에서.

"테햐! 힘든 테치. 이제 그만 쉬는 테치."
"오네챠 벌써 지친 테치?"
"놀이는 여기까지만 하고 한숨자고 일어나서 춤을 연습하는 테치"
"테프프. 와타시는 끄덕없어서 지금 춤을 미리 연습하는 테치."

차녀는 머리가 나쁘지만 건강한 개체였다. 장녀는 똑똑하지 않은 일반적인 지능을 지녔지만 차녀에 의해 상대적으로 똑똑하게 보이는 개체였다. 친실장도, 차녀도, 엄지도 장녀를 차녀가 밑에서 깔아주기에 똑똑한 아이로 인식하고 있었다.

"텟치! 텟치! 텟치!"

땀을 흘리며 구령을 외치며 춤을 추는 차녀를 보며 엄지도 슬그머니 일어나 몸을 작게 움직였다. 지금까지 생활로 크게 움직이거나 해서 눈에 띄이면 그리 좋은 결과는 나오지 않는 다는 것을 익히 알고있었다.

"와타치도 반드시 춤과 노래를 잘해서 인간들에게 행복을 나눠주는 레치"

행복을 나눠준다. 자신의 춤을 보며 노래를 들은 인간들에게 관심과 사랑, 애정을 아낌없이 받으며 온갖 좋은 것들을 대접받는다. 엄지의 꿈은 춤과 노래를 통해 행복을 전해주는 전도사 였다.

"우지챠, 와타치 춤이 어떤 레치?"

행복회로가 반쯤 가동되어 엄지는 운치를 먹다 잠든 구더기에게 힐끔거리며 슬며시 말을 걸었지만 잠자는 소리에 실망하며 차녀의 움직임을 눈으로 쫓으며 열심히 따라했다. 가뜩이나 먹는것도 부실한데 젖도 먹지 못해 영양낭도 없어졌다. 성장은 커녕 현상유지도 빠듯했지만 엄지는 알수가 없다.

1분간 춤을 춘 엄지는 공복과 탈력감에 구더기를 한쪽에 치우고 구더기가 먹던 운치를 레챱 거리며 먹었다. 등을 돌린채 먹던 엄지는 뒷쪽에서 오네챠들의 비웃음을 참으며 운치를 한톨도 남김없이 먹어치웠다. 그래도 여전히 배가 고프기에 구더기를 두 손으로 들어올려 총구에 입을 댄채 배를 눌렀다.

"레..? 레후웅~!"

잠을 자지만 배에 느껴지는 프니프니에 잠결에도 황홀한 소리를 내며 똥을 싸기 시작한 구더기의 소리는 엄지의 위석을 자극해 스트레스를 낮추기 시작했다. 구더기의 똥은 대단히 부드럽고 순해 운치굴 내의 엄지의 주식이였다. 구더기와 엄지는 이른바 공생관계. 그렇기에 엄지는 유일하게 자신과 구더기의 똥을 먹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덜한 편이다.

"레끄~윽!"

엄지가 트름을 할때 쯤 자실장들은 친실장이 남겨놓은 밥을 나눠먹고 있었다. 신체가 더 강한 차녀에 의해 장녀는 몇대 맞고 울면서 자신의 몫을 아주 조금 더 주었다. 지능이 낮기에 차녀는 기분이나 상황에 따라 장녀에게 주먹을 휘두르는 것에 거침이 없었다. 오히려 장녀보다 힘에 관한 역학관계에 민감하여 친실장에겐 깍듯이 대한다. 오늘도 장녀보다 조금더 먹은 것에 기뻐하며 누워서 트름을 하는 차녀. 장녀는 야속하기만 하고 속상하지만 신체적으로 차녀를 도저히 이길수가 없기에 속으로 삼킬 뿐이였다. 하지만 지금이야 장녀는 차녀를 조금 버겁게 느끼지만 시간이 지나면 마치 친실장을 보는 것 처럼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야생의 실장석 세계는 이런 사소한 , 아주 약간이라도 더 먹는 것으로도 차이가 벌어진다. 사회적인 동물이지만 협동이라는 것이 친자간이나 자매간에도 매우 희박하기에 영이한 개체보다 신체적으로 우월한 녀석이 결국은 승리하는 기이한 구조를 지닌 것이 야생 실장석의 세계.

그런 의미에서 엄지나 구더기는 최악이였다. 태어난게 잘못인것 처럼 평생을 고통을 받으며 살아간다. 도움이 안된다는 것, 쓸모가 없다는 것은 죄악이나 다름이 없다. 엄지도 자실장 이상으로 클수가 있지만 문제는 시간이다.

태어날때 자실장으로 태어나도 반년 이상을 먹이고 보살펴야 간신히 독립을 한다. 3~4개월을 지나야 중실장으로 그나마 써먹기라도 하지만 엄지는 다르다. 자실장으로 키우는데만 6개월 넘게 걸리는데 성체로 독립시키기 위해선 일년이 걸린다. 당장 내일도 보장할수 없는 삶에서 일년간 아무런 대가없이 기른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사람들은 실장석들의 외형과 인간과 소통한다는 것에서 마치 인간이라고 착각을 한다. 그래서 인간의 모습을 실장석에게 투영하여 잣대를 들이지만 실장석이 새끼를 낳아 기르는 것은 인간이 아기를 낳아 수십년간 기르는 것과 전혀 다른 영역이다.

실장석에게 최우선은 자기자신이며 자기를 기준으로 자신에게 얼마나 쓸모있는지가 판단의 기준이 된다. 보신을 위해 친자간에도 서슴없이 모함을 하거나 서로를 팔아넘기는 것은 흔한 일상이다.

"와타치도 밥 먹고싶은 레치."

역한 음식물 쓰레기 냄새도 엄지에겐 천상의 음식과 같은 냄새였다. 언젠간 자신도 밥을 먹게될 거라 여기며 엄지는 꾸욱 참고 두 눈에 밥을 단단히 새겼다.

실장석들은 부족하다고 느끼게 되면 그런 열등감을 보상받기를 원한다. 엄지에게 있어서 밥은 단순한 것이 아니였다. 자신을 성장시킬 것이자 정식으로 친실장의 아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였다. 친실장이 구해온 밥을 나눠받고 먹는 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언제 어떻게 죽을지 모르는 시한부 삶에서 힘겹게 구한 것을 나눠받는 다는 것은 실장석에게 있어서 대단한 의미이다.

"레챱...레챱..."

그런 의미에서 엄지는 최악의 실수를 하였다. 한달이 지나자 구더기는 오동통하게 살이 올랐고, 엄지는 몇mm지만 아주 희미하게 성장을 하였다. 한달간 집안에서 엄지 특유의 눈치만 키웠고 보존식 통에 새벽에 손을 댈수가 있었다. 밥은 맛있었다. 너무나 맛있어 눈물이 흐르고 똥이 새어나올 정도였다.

엄지는 처음 맛본 밥이, 그것도 친실장이 까다롭게 분류한 보존식이라는 것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게걸스럽게 먹어치웠다. 머리속에선 한편엔 걸리면 죽는다던가 혹은 이제 멈춰야 한다던가 하는 소리가 들렸지만 부족한 영양을 달고 살며 한창 성장에 목마른 엄지의 본능은 그것을 가볍게 무시하며 미친듯이 욱여넣었다.

보존식통에 담긴 보존식을 모으는데 3개월이 넘게 걸렸지만 그것들을 모조리 먹고 똥으로 채우는데엔 30분도 걸리지 않았다. 마치 탁아를 해서 봉투에 들어간 실장석처럼 비슷한 무게의 똥으로 채운 엄지는 생애 첫 만복감에 취해 똥을 흘리며 전신에 먹은 흔적을 남긴채 비틀거리며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남은 잠을 청했다.


"데...데샤아아아아아!!"

아침. 친실장의 찢어지는 듯한 고음에 자실장과 엄지는 깨어났다. 새끼들은 친실장의 소리에 더없는 분노와 증오를 느끼며 평소보다 일찍일어난 것에 감히 불만을 토할수가 없었다. 오늘의 마마는 왠지 건들면 안될것 같았다.

"어떤 분충새끼가 감히 보존식을 다 먹어치운 데스까!!"
"텟!"
"테챠!"
"......"
'크, 큰일난 레치이..!'

사색이 되어 전신을 덜덜 떨며 눈알을 이리저리 굴리는 엄지의 전신에 비오듯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자신이 한 짓을 깨달은 엄지는 갑자기 소리가 없다는 것을 깨닿고 문득 주변을 보자 털썩 다리에 힘이 풀린채 주저앉아 다리를 밀며 뒤로 움찔움찔 거렸다.

어마무시한 마마의 표정. 그 옆엔 피가 뚝 뚝 흐르는 손이 있었고 머리가 깨져 혀를 내뺀채 죽은 오네챠들이 있었다.

"레...레히, 레힛! 레햐아아아아아아아아?!!"
"오마에. 보존식은 맛있던 데스까?"

딸꾹질이 멈추지 않는다. 엄지는 과호흡으로 레헥 거리며 말을 할수가 없었다. 혀가 굳고 팔다리가 멈춘다.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해 아무것도 생각할수가 없었다. 어째서 들켰나. 왜 들킨건가. 알수가 없지만 커다란 손이 다가오자 엄지는 벗어날려도 하지만 공포로 마비된 신체는 움직이지 않았다.

"레꺄아아아아!! 레챠아아아아! 츄아아아아!"
"오마에, 쉽게 죽을 생각하지 마는 데스. 오마에가 먹은 보존식만큼 고통스럽게 죽는데스. 걱정마는 데스."

친실장은 오른손으로 엄지의 머리를 부여잡고 나머지 왼손으로 작은 돌을 들어 내리쳤다. 엄지는 반사적으로 손을 들어 얼굴을 가렸다. 돌은 엄지의 연약한 손을 잘라냈다. 공포로 마비된 신체에 손이 잘리는 고통이 가미되자 엄지는 입에 거품을 물며 발발 거렸다. 친실장은 엄지의 배를 돌로 가른뒤 휘적여 위석을 꺼냈다. 그리곤 죽은 자실장들의 시체을 씹어 먹으며 반으로 갈라진 위석 4조각을 뱉어냈다. 페트병 뚜껑에 위석조각을 입으로 부셔 뱉은뒤 물을 두방울 떨어뜨린뒤 엄지의 위석을 넣었다. 찢어진 엄지의 배가 순식간에 아문다.

"레쨔아아! 와, 와타치의 소중한 돌을 돌려주는 레치이이이!!"
"어디서 감히 보존식을 쳐먹은 더러운 주둥이를 놀리는 데스!"

한번 먹힌것은 돌아오지 않는다. 친실장은 거품을 물며 등을 활처럼 휜 엄지를 보며 들끓어 오르는 분노를 주체할수가 없었다. 친실장은 나뭇가지를 꺼내 엄지의 입에 쑤셔 꿰뚫은뒤 운치굴 중앙에 걸어두었다.

"레에에에..."

얼마쯤 흘렀을까. 추자를 말려 보존식으로 쓰는 것 처럼 엄지를 말린다. 하지만 그래도 분노가 풀리지 않았다. 친실장은 말라 비틀어져 머리만 살이 오른채 전신이 미라처럼 된 엄지의 고통스런 소리를 배경음악 삼으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하지만 치솟는 분노는 전혀 사그라들지 않았다. 편하게 죽일 방법은 없다.

친실장은 마른 엄지에게 귀중한 물을 나눠주고 배를 찢고 위석을 도로 넣은 뒤 몸을 회복시켰다. 엄지는 물을 마시며 드디어 자신이 정식으로 마마의 아이기 된다고 착각했으나 친실장의 손에 들린채 어디론가 향한다는 것을 몰랐다.

"데...오마에, 손에 들린 보존식 구더기와 바꾸는게 어떤 데스까?"
"안되는 데스. 이 분충은 보존식을 훔친 쓰레기인 데스. 학대파 인간에게 탁아시켜 영원한 고통을 받다 죽여버리는 데스."

길을 가던중 동족이 다가와 거래를 제시했지만 친실장은 단호하게 거절하였다. 동족도 사정을 듣곤 고개를 끄덕이며 순순히 물러섰다. 친실장은 거침없이 걸어 공원밖으로 나가 신중히 관찰하기 시작했다. 모든 인간들은 학대파지만 좀더 확실하고 더 잔혹한 학대파가 아니면 안됐다.

'뎃?! 저 인간은 공원에 자주오는 학대파인 데스! 확실한 데스!'

마침 편의점 봉투를 들고 공원에서 멀어져간다. 친실장은 똥을 지릴정도로 뛰어서 봉투안으로 엄지를 던져 넣었다. 봉투안에는 먹을게 들어있는지 엄지의 황홀한 소리가 울려퍼진다. 친실장은 공원으로 돌아가선 재빠르게 꼭 필요한 것만 봉투에 담아 챙긴뒤 골판지 박스를 두고 공원 안쪽으로 향했다. 행여나 인간이 자신이 한 것을 깨닿고 찾아오면 곤란하기 때문.


"레챠아아! 아마아마한 레치! 엄청난 레치! 대단한 레치! 맛나맛나 레치이!"

튀김조각을 껴앉고 미친듯이 먹어치우던 엄지는 싸늘한 느낌에 정신을 차리니 커다란 무언가가 자신을 보고있는 것에 깜짝놀라 똥을 싸며 덜덜 거렸다.

"하, 시발. 이 미친 분충새끼들이 아직도 정신을 못차렸나 구제한번 해야지......"
"레치치치~! 와티치, 이해해버린 레치. 와타치 사육실장이 된 레치?"

엄지는 인간을 보며 인간이 뭔지 모르지만 그냥 보자마자 알수가 있었다. 저것이 인간이다. 인간은 자신을 사육시키는 것에 행복을 느낀다. 고로, 인간과 단독으로 마주보고 있는 이 상황은 위험하다.

"레??"

엄지는 갑자기 머릿속에서 위험하다 라고 신호를 보내자 혼란스러움을 느꼈다. 사육실장이 될 것인데 어째서 위험하다고 느끼는 것인가. 엄지는 고개를 붕붕 돌리며 튀김을 마저 먹기 시작했다. 착한 아이는 밥을 남기지 않는다. 튀김을 2분 사이에 다 먹어치운 엄지는 수십일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한채 말려져서 변의를 느끼자 팬티를 걷어낸뒤 엉덩이를 인간을 향해 내뺀뒤 똥을 푸짐하게 쌌다.

"레프프. 거기 인간! 이런 것을 와타치에게 진상했으니 특별히 춤을 보여주는 레치!"

엄지는 앞으로 자신에게 다가올 행복함에 엄지 특유의 눈치를 전혀 쓰지 못하고 있었다. 인간은 무려 두시간을 기다렸지만 친실장이 찾아오지 않는 다는 것을 깨닿고 자신이 당했다는걸 알수가 있었다. 지쳐 잠든 엄지를 보며 인간은 배를 갈라 위석을 꺼낸뒤 활성제에 담근뒤 전화를 하였다. 정신없이 자고 있는 엄지를 보며 구제업체를 만든뒤 오랫동안 열지 않은 학대방을 열었다. 수십만마리가 죽은 학대방엔 살점과 피가 말라붙은 수십개의 도구가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엄지는 학대방에 들어오자 싸늘한지 한차례 몸을 떨더니 몸을 웅크렸다. 본능적으로 방어자세를 취한 엄지를 대충 방에 넣은뒤 전화를 들었다.

"아, s시 구청 맞죠? 오늘 s시 ss공원에서 탁아를 당했는데 혹시 구제신청할려고 하는데요. 네, 네네. 네에 감사합니다. 위석서치로 꼼꼼하게 구제 부탁드립니다."

자신을 이용해 먹은 친실장이 어떤 놈인지 모르지만 구제는 3일간 공원에 칸막이를 설치해 외부와 차단후 위석서치로 운치굴 구더기 한마리조차 용납하지 않는다. 방 안에서 엄지의 소리가 들려왔다. 한달정도 버틸려나 시덥잖은 생각을 하며 방안으로 들어간다. 엉망진창의 고통과 공포, 경악에 찬 엄지의 비명소리가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레쨔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일주일뒤.

"하, 하얀악마들이 온 데스우!!"

멀리서 울려퍼지는 소리에 친실장은 모든걸 버리고 공원 깊숙히 들어가지만 그쪽에서도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어째서 인가. 왜 하얀악마가 찾아온 것인가. 하얀악마를 피해 몰려든 동족으로 바글거리던 때, 날카로운 소리가 울려퍼졌다.

"어떤 미친 분충새끼가 탁아를 한 데스까!"

보스실장의 분노에 찬 소리가 울려퍼진다. 그제서야 자신이 엄지를 탁아한 것이 기억난 친실장은 털썩 주저앉았다. 기억이 났다. 그땐 분노로 생각하지 못한 경고가 이제서야 기억났다. 끝났다. 인간을 이용했다는 작은 승리감과 성취감이 산산히 부셔진채 넝마가 되었다.

사방에서 메아리치는 동족의 비명소리를 들으며 다들 삶에 대한 희망을 포기한채 주저앉아 실성한 듯 웃는 실장석 무리들.

"죄송한 데스우! 정말 죄송한 데스!"
"죄송할것 없고, 그냥 죽어라. 공원도 제대로 관리못하는 주제 무슨 보스야."
"아닌데스! 확실히 하는 데스! 한번만 기회를 주시는 데갸아아아아아아!!"

보스실장은 인간에게 붙잡혀 산채로 소각되기 시작했다. 그 무렵 친실장은 빠루에 머리가 목이 척추를 데롱거리며 뽑혔다. 입을 달짝이던 친실장의 두 눈이 탁하게 변하자 마대자루에 담긴뒤 어디론가 보내졌다.



이주뒤.

"어딘가 그리운 맛이 나는 레챱, 레챱..."

비루한 모습의 엄지가 독라가 된채 하얀 아크릴 수조안에서 눈물을 흘리며 실장푸드를 먹고있었다. 사방엔 피와 살점, 똥이 튀어있었고 엄지의 전신은 화상과 멍이 가득했다.

"다 먹었냐? 이제 학대시간이다."
"레에에엥...! 마마! 마마아! 구해주는 레치! 살려주는 레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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