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육실장 독립준비 공원


[주인사마 와타시는 자를 가지고 싶은데스.]

일요일 아침 철웅이 단잠에서 일어나 아침을 준비하는데 사육실장인 초록이가 다가와서 자를 가지고 싶다고 말했다.

"흠....... 초록이도 이제 독립해서 집밖에서 살고 싶은가 보구나."

[데헥! 그게 무슨 소리인데스. 와타시는 사육실장인 데스.]

철웅의 말에 충격받았는지 초록이는 입에서 침을 튕기며 자기가 사육실장이라고 어필했다.

"무슨소리야? 초록아. 네가 자를 가지면 친실장이 되어서 가장이 되는거잖아. 가장이 되면 당연히 독립되어야지. 계속 여기에 눌러살면서 나한테 기생해 살겠다는 거야? 태어날 자들한테 부끄럽지도 않아??? 아니면 나한테 자들의 교육과 솎아내기까지 전부 위탁하겠다는 거야?"

[그... 그건 아닌데스.]

"그렇다면 독립해야 겠네"

철웅의 말이 먹혔는지 초록이는 이러지러ㅣ 눈을 굴리다가 말했다.

[그런 데스. 독립하는데스. 그런데 독립하면 베란다에서 살게 되는 데스?]

"독립하면 당연히 집밖 공원에서 살아야지. 가장이 되었으니 먹을것과 마실것을 전부 스스로 구해야 하고 나한테 의지하면 안된다. 네가 독립하면 나는 새로운 자실장을 사서 키울거니까."

[그.... 그건 들실장인데스. 그리고 주인사마의 사육실장은 와타뿐인데스. 다른 실장석을 키우면 안되는데스.]

"하....... 자를 가지는 것은독립한다는 거고 독립하는 것은 나의 비호에서 벗어난다는 뜻이니 당연히 들실장이 되는거지. 그리고 니가 독립해서 비는 자리를 다른 자로 채우는 것은 당연하잖아."

초록이는 철웅의 설명에 충격받았는지 얼굴이 새하얗게 된 상태로 고민하다가 말했다.

[그렇다면 초록이는 자를 포기하는데스. 귀찮게 해서 죄송한데스.]





실장석을 기르는 사육주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이 있다.

"사육실장이 임신하더니 말을 안들어요. 분충이 되었어요."

그런데 이건 당연한거다.

사람으로 치환해서 생각해보면 당신이 가게의 점원으로 일하고 있다가 자신만의 가게(자를 가짐)를 가져서 독립(친실장이 됨)했는데 전에 일하던 가게 주인이 "내가 선배니까 지도해줄게"라고 사사건건 간섭한다면 당연히 반발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실장석이 자를 가지는 것은 독립을 뜻하고 독립했기에 실장석은 자신을 주인과 동등한 상대로 보게 된다.

그래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며 간섭을 거부하기 때문에 사육주 입장에서는 갑자기 분충화된 것으로 보일수밖에....

엄격한 훈육으로 동등한 상대가 아니라고 인식시켜도 보스실장 정도로 보기 때문에 [오마에게 시키는 일은 하는데스. 그대신 와타시의 나와바리(집과 자들)에게는 간섭하지 마는 데스]라고 생각하고 행동한다.

사육주 입장에서는 "이녀석이 먹을 것과 입을 것을 전부 나한테 의존하면서 간섭은 거부한다고?"라고 억울함을 느낄 수는 있지만 사육실장은 태어나자마자 필요한것을 사람에게 얻어왔기 때문에 [주인사마가 와타시에게 필요한 것을 주는 것은 당연한데스]라고 생각한다.

뭐...... 이건 실장석만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애완동물이나 어린아이도 마찬가지니 실장석을 탓하지는 말자........

하여튼 출산욕구와 마찬가지로 <자를 가지기 위한 독립>은 실장석의 본능의 영역이기 때문에 이것을 이용하면 실장석이 자를 가지는 걸 억누를 수 있다.

기존의 "자를 가지면 안된다"에 비해 "자를 가지면 독립해야 하니 들실장이 되어서 살아야 한다"는 실장석의 본능이 시키는 것을 적용하기 때문에 머리나쁜 개체도 쉽게 <자를 가진다 = 독립한다 = 들실장이 된다.>의 상관관계를 이해해 자를 가지는 행위의 댓가를 확실하게 알게 되기 때문이다.

물론 자를 가지는 것은 실장석의 본능중 최우선 사항이다보니 이렇게 억눌러도 머지않아 [들이 되더라도 자를 가지고 싶은데스]라고 결심하는게 이럴때 사용하는게 <사육실장 독립준비 공원>이다.





"초록아 잘지내렴. 그리고 초록이를 잘부탁드립니다."

철웅은 [들실장이 되더라도 자를 가지고 싶은 데스.]라고 말하는 초록이를 사육실장 독립준비 공원에 데려와 공원관리인에게 맏겼다.

"저희만 믿어 주십시요."




공원관리인은 초록이를 공원안쪽으로 들고가서 한 골판지 상자 앞에 내려놨다.

"이게 네가 살 집이다."

[데......... 너무 허름한데스. 와타시는 테치카 성이 아니면 잘 수 없는데스.]

초록이가 허름한 골판지상자에 놀라며 불평을 토해내자 관리인은 숨을 들이마시더니 소리를 질렀다.

"웃기지마! 너는 들실장이다. 들실장은 들에서 구할 수 있는 것으로 집을 짓는게 당연하지. 불만있으면 알아서 토굴파서 살아라"

[죄송한데스. 와타시가 잘못한데스. 그걸 가져가면 와타시는 살데가 없는데스. 제발 가져가지 말라는 데스.]

관리인이 화를 내면서 허름한 골판지상자를 들고가려하자 초록이는 색눈물을 흘리며 필사적으로 관리인의 다리를 잡고 애원했다.

"좋아. 이번만은 봐주마. 하지만 다음은 없다."

초록이가 필사적으로 애원하자 관리인은 화가 누그러졌는지 골판지 상자를 다시 내려놓았다.





[데........ 지저분한데스. 아무것도 없는데스.]

관리인이 가버린뒤 초록이는 골판지 상자안으로 들어가면서 [겉만 초라한 것인데스. 주인사마가 와타시를 위해 남겨놓은 세레브한 가구가 있는데스.]라며 행복회로를 돌리며 안을 살펴봤지만....... 운치자국이 있는 지저분하고 텅빈 골판지 상자였다.





1주일후

초록이는 그럭저럭 공원에 적응 했다.

집에 있을때처럼 늦잠자면 먹이터의 먹이가 치워지기 때문에 일찍일어났다.

집에 있을때처럼 안아서 옮겨주는 주인사마가 없기 때문에 500M떨어진 먹이터까지 스스로의 다리로 왕복하며 먹이를 가져왔다.

집에 있을때처럼 [맛없는데스]라고 투정부려봐야 달래주는 주인사마가 없기 때문에 맛업는 하급 실장푸드를 꾸역꾸억 먹었다.

초록이 이후에 들어온 다른 사육실장이 적응하지 못하고 발광하다가 관리인에게 잔혹하게 처형당하는 것을 보며 규율의 중요성을 배웠다.


그렇게 적응했기에 출산의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초록이는 출산용으로 공원에 춘비된 개울가에 누워 배에 힘을 넣었다.

[텟데레~~ 마마 와타시가 태어난 테치]

[테데레~~ 마마 점막을 제거해달라는 테치]

[텟데레~~ 세상의 주인인 와타시가 태어난 테치]

[텟데레~~ 천상천하 유아독존인 테치]

맛없는 하급 실장푸드지만 충분한 양이 공급되었기에 영양이 고르게 분배된 자들은 전부 자실장으로 태어났다.

[데~~ 드디어 와타시도 마마가 되는 데스. 앞으로도 많은 자를 낳아 세상을 와타시의 자로 채우는 데스.]

자가 태어나 점막이 마르기 전 가장 중요한 시간인데 처음 출산하는 초록이는 자로 가득찬 미래를 생각하며 행복회로를 돌리자 자실장들은 초조해서 초록이를 재촉했다.

[마마! 어서 와타시타치의 점막을 제거해 달라는 테치!]

[똥마마 뭐하는 테챠!!!!!!]

[오마에! 와타시의 점막을 제거하라는 테챠!!!!!!!!!!]

[와타시가 구더기가 되면 우주의 손해인 테챠!!! 어서빨리 와타시의 점막을 없애라는 테챠!!!]

하지만.......

[데프픗~~ 와타시의 세레브한 자들을 보면 주인사마도 "초록아 내가 잘못했다"면서 도게자하고 와타시와 자들을 데려갈 것인데스.]

초록이는 여전히 행복회로를 돌리는 중.........

[뭔일인지 모르겠지만 와타시 화나는 레후~]

[프니프니가 필요한 레후]

[와타시는 세레브한 꿈을 꾼거 같은 레후]

[레훼에에엥~ 이유는 모르지만 슬픈레후]

초록이가 정신차렸을때에는 저실장 4마리가 개울가에 기어다니고 있었다.

[왜이렇게 된 데스. 구더기로는 주인사마를 메로메로시킬 수 없는 데스. 이상태로라면 다시 사육실장이 되지 못하는데스.]






1주일후

[프니프니를 요구하는 레후~]

[마마의 프니프니는 시원찮은 레후~~]

[프니! 프니! 프니! 프니잉~]

[왜 프니프니 안해주는 레후?]

[왜 프니프니를 하루중일 요구하는 데샤!!! 와타시도 쉬고 싶은데샤!!!]

초록이는 저실장 4마리를 기르느라 육아노이로제에 시달리고 있었다.

뭐...... 객관적으로 보면 그렇게 힘든일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보살핌만 받던 (전)사육실장이 처음으로 남을 보살피는데다가 손이 많이가는 저실장 4마리니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그렇게 스트레스를 받던 초록이의 눈에 관리인이 보이자 초록이는 충동적으로 골판지 상자를 뛰쳐나가 관리인에게 달려갔다.

[마마 프니프니하다 어디가는 레후?]

[육아방기인 레후? 고소하는 레후! 콩밥먹이는 레후!]

[똥마마는 프니프니도 못하는 병신인 레후]

[프! 니! 프! 니! 프! 니! 프! 니!]



그렇게 달려간 초록이는 관리인의 바지가랑이를 잡고 말했다.

[와타시가 잘못생각한데스. 자를 가져봐야 전혀 행복하지 않는데스. 두번다시는 자를 가지지 않을테니 주인사마에게 연락해주는 데스.]

초록이가 말하는 것을 들은 관리인은 초록이에게 말했다.

"네 주인에게 연락해줄 수는 있어. 하지만 조건이있다."

[무었인데스?]

"불임 수술받는거다."

[데헥........... 그..... 그건.......]

"지금은 자를 키우기가 짜증나서 [자는 필요없는데스]라고 말하지만 주인하고 편하게 살면 다시 [자를 낳고 싶은데스]하면서 주인에게 폐를 끼칠거잖아."

[와... 와타시는 그런생각하지 않는데스.]

"웃기네. 불임수술받기 싫어하는 것만봐도 미래가 뻔히 보이는데? 불임수술 안받으면 주인에게 연락안한다. 그리고 이공원에는 1달만 있을 수 있으니 2주후면 너는 진짜 공원에가서 동족식하며 운치퍼먹는 들실장들과 살아야 하는 걸 기억해둬라."

초록이는 육아에 지쳐 [자는 필요없는데스]라고 말했지만 진심으로 자를 포기한게 아니었기에 <불임수술>받는 것에 거부감을 느꼈지만 받지 않으면 다시 사육실장이 될 수 없는데다가 2주후에는 지금처럼 교양있고 예의바른 (전)사육실장들과 지내는게 아니라 야만적이고 잔혹한 들실장들과 살아야 한다는 것에 좌절하고 현실을 받아들였다.

[불임수술을 받는데스.]

"잘 생각했다."





사육실장들은 자를 기르는 어려움을 모르기에 [자를 기르기 위해서는 뭐든지 희생할 수 있는데스]라는 말을 한다.

그래서 사육실장 독립준비 공원에서 주인의 도움없이 자를 기르게 하면서 <자를 기르는 어려움>을 몸으로 느끼게 하고 스스로의 의지로 불임수술을 받게해 예전에는 100% 처분되는 임신한 사육실장의 30%가 다시 주인과 살수 있게 되기에 애호파들이 애용하고 있다.








물론 30%가 주인에게 돌아간다는 것은 70%는 폐기된다는 뜻이다.

"사육실장 독립준비 공원인데요. 맏기셨던 사육실장이 불임수술받고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하네요."

"어?? 새로 하나 샀는데요? 이제 필요없으니 알아서 처리해주세요"

"흠... 이녀석 학대파에게 넘겨도 되나요?"

"상관없어요."

초록이는 회의모드로 방안에 울려퍼지는 전화통화에 정신이 멍해졌다.

자기가 자를 포기하겠다는 결단을 내렸는데 주인이 자기를 거부한다는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이렇게 귀엽고 세레브한 자신을 버린다는 말에 [데프픗~]하며 헛웃음이 나왔다.

학대파에게 넘겨도 상관없다는 말에 분노했다.

[무슨소리인 데샤!! 와타시같이 귀엽고 세레브한 사육실장을 버리다니 눈이 달려있는데샤!!!]

"무슨 소리야? 자실장일때면 모르겠지만 지금의 넌 역겹게 생겼어. 키우던 녀석이다보니 책임감을 가지고 키우고 있었던 것뿐인걸 몰랐구나~~ 그럼 학대파에게 가서 학대용 사육실장이 되어 잘살렴~~"


[웃기지 말라는 데샤!!!!!!!!!!!!!!!!!!!!!!!!!!!!!!!!!!!!!!!!!!!!!!!!!!!]






<사육실장 독립준비 공원>은 맏겨지는 사육실장을 속이기 위한 이름이고 진짜이름은 <사육실장 재활용 공원>이다.

폐기되는 사육실장중 갱생의 여지가 있는 사육실장에게 다시 기회를 주기 위한 공원이기에 주인에게 돌아가지 못하는 녀석들은 전부 폐기된다.

[마마!!!]

[와타시의 자에게 손대지 말라는 데샤!!!!!!!!!]

그렇기에 공원생활에 잘적응한 녀석들일 수록 죽을 수밖에 없는게 <사육실장 독립준비 공원>의 역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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