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선물

 

#. 크리스마스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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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에에에엥 싫은테챠아아! 싫은테챠아아아아!」
「시끄러운데수! 이러다간 들켜버리는데수!」
크리스마스가 다가온 겨울날. 목이 터져라 소리 지르는 장녀의 입을 억지로 틀어막은 친실장이 어느 골목길의 전봇대에 숨은채로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을 빠르게 체크해나갔다. 무서워보이는데스. 학대파로 보이는데스. 돈이 없어보이는데스. 너무 못생긴데스. 그렇게 자기 마음대로 지나가는 이의 생김새를 훝어보며 중얼거렸다. 그렇게 한참을 기다린 결과. 친실장의 노력에 대한 보상인듯 장바구니를 집어든 한 여성이 집으로 가는 발걸음을 서두르고 있었다. 지금인데스! 친실장은 찰나의 타이밍을 잡고 그대로 뛰어들어 이별하기 싫은 장녀를 바구니 속으로 집어넣었다. 성공인데수! 여성은 자신의 장바구니 속으로 어린 자실장 한마리가 탁아된 것도 눈치채지 못하고 가던 길을 계속 걸었다. 부탁하는데스…교육받은대로만 하는데수…닌겐상의 물건 건드리지말고 정중히 부탁하는데수…. 친실장은 사전에 교육한대로 장녀가 움직여주길 바라길 또 바랐다.

아무리 월동준비를 빡시게 해놨다하더라도 새끼가 딸린채로(그것도 여러마리) 겨울을 보내는 것은 어려웠다. 활동량을 줄이고 집안에서 수건 한장을 몸에 두르고 서로를 부등껴 안고 가만히 있다고 한들 잠시도 멈추지 않고 성장해가는 자들은 끝없이 배고픔을 호소했다. 그렇게 식량은 줄고 또 줄었다. 겨울이라고해서 쓰레기장이나 기타 쓰레기통에서 획득 할 수 있는 먹을 것들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었지만 최근들어 시에서 쓰레기에 대한 규제와 감시. 그리고 쓰레기봉투를 찢어놓는 실장석에 대한 대책 마련에 머리를 굴린 결과, 먹이를 구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가 되어버렸다. 결국 친실장은 탁아에 눈을 돌렸다. 

「오마에는 와타시의 자랑인데수…꼭…부탁하는데스….」
그렇게 멀어져가는 장녀를 말 없이 바라보던 친실장이 집으로 돌아가기 위한 발걸음을 돌리려던 찰나였다.





"엄마 엄마 산타할아버지가 누구야?"



"음~산타할아버지는. 크리스마스날 밤에 착한 아이가 있는 집에 선물을 가지고 오는 좋은 분이셔."
"우와~! 진짜?!"
"그럼~. 할아버지는 루돌프가 이끄는 썰매를 타고다니면서 착한 아이가 있는 집 굴뚝을 타고 들어오신단다?"
"그거 동물학대랑 가택침입 아냐 엄마?"
"……."

「뎃?!」
그렇게 모자의 대화를 엿들은 친실장의 눈은 너무나도 초롱초롱하게 반짝였다.


★☆★





「희소식이 있는데수! 빅뉴스인데수!」
성큼성큼 집으로 달려간 친실장은 남아있는 두 마리의 자실장들을 불러모았다.

「이제 곧 크리스마스란 닌겐들의 축제가 열리는 날인데수. 그리고 그 날은 산타오지이상(산타 할아버지)이 착한 닌겐들의 집에 굴뚝을 타고 내려와서 선물을 주고 가는데수!」
「테에에에?! 굉장한테치이!」
친실장이 처음 산타 얘기를 들었을때 처럼 자실장들의 눈동자 역시 너무나도 초롱초롱했다.






「데프프프프픞, 산타오지이상은 분명 열심히 살아가는 와타시타치들에게도 선물을 주고 갈 것이 틀림없는데수!」


멋대로 행복회로에 빠진 친실장은 그렇게 가슴이 벅차오르는 희망으로 부풀어오를대로 올라와 있었다.



「마마아아아아악!!!」
그리고 그런 망상을 깨버린건 바로 자실장들이었다.





「와타시타치의 집엔 굴뚝이란게 없는테치! 이래선 산타오지이상이 못들어오는테치!」
「선물…테엥…못받는테츄…?」
「덹!」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친실장은 말문이 막혀버렸다.

★☆★

다음날 공원은 좀처럼 보기 힘든 광경이 연출되고 있었다.

「텟츙~텟츙~.」
「여기 여기 맛있는 밥이 있는텟츙~.」




선물의 노예가 되어버린 친실장은 그나마 남아있던 겨울 비축식을 모조리 밖으로 꺼내 다른 들실장들에게 그냥 넘겨주고 있었다. 두 마리의 자실장들이 다른 들실장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한껏 애교를 뽐내고 있었고 그런 그들의 이해하지 못할 행동에 의문을 가지던 들실장들고 식량을 거저 준다는 말에 너도나도 할 것없이 미친듯이 달려왔다. 그리고 이윽고 자기들끼리의 살육전이 벌어졌다. 하지만 그런 모습을 보고도 친실장은

「굴뚝이 없어도 되는데스! 착하게 살면 산타오지이상이 알아서 찾아오는데수! 줘버리는데수! 줄 수 있는거 다 줘서 최고오오오오오의 선물을 받는뎃샤!」

라고만 소리치고 있었다. 눈앞에서 생전 본 적도 없는 들실장의 팔이 날아가고 허리가 끊어져 울부짖었음에도 불구하고 있었다. 이것은 선행이라는 이름의 유혈사태. 이윽고 최후의 승자가 가려졌다. 데샤아아아악!! 지금 남은 식량이랑 이 것들을 합쳐서 아끼고 아껴먹으면 올 겨울은 무사히 넘긴거나 다름없는데샤!! 승자는 기쁜 마음으로 비닐봉투에 식량을 쓸어담았다. 친실장은 그런 승자에게 축하하는데수~. 라고 박사를 쳐줬다.

툭툭.
그때, 누군가 자신의 어깨를 손으로 두드리자 뒤를 돌아본 친실장이었다. 딱봐도 굶주린 것 같은 들실장이 있었다.

「여기 식량을 나눠준다는 미친 똥벌…아니아니 아주 아주 착한실장이 있다고해서 온 데수.」
「그런데수! 그 착한실장이 바로 와타시인데수! 그런데 방금 다 가져간데수.」
그렇게 말하는 친실장의 등 뒤로 빼곡히 늘어선 배틀로얄의 흔적에 들실장은 억! 하며 실망을 감추지 못하는 듯 했다.

「…….」
그 들실장은 친실장을 빤히 바라보았다.

「오마에는 분명히 착한실장인데수.」
「그런데수!」
「…착한 실장이니 자실장 한마리 정도는 와타시에게 줄 수 있는 것 아닌데수?」
「덹?!!」
꿩대신 닭이라고 그 들실장은 자실장들중 한마리를 받아서 운치노예로 쓸 생각인 것 같았다. 그런 의도를 모를리가 없는 친실장이었지만 그 눈동자는 심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자들에 대한 애정이 있다면 반박에 거절하고 오히려 눈앞의 들실장을 찢어갈겼어했지만 이 친실장은 갈등하고 있었다. 자도 나눠주는 착한실장이 될 것이냐 말 것이냐!

「…좋은데수.」

친실장은 승낙했다.

★☆★

「죽여버리는데샤! 반드시 죽여버리는뎃샤아아아아아아아!!!!!」
독라가 되어 들실장에게 붙들려 저 멀리 사라지는. 그렇게 통한의 샤우팅을 외치는 3녀의 비명에도 차녀는 잘가란테치! 행운을비는테치! 라며 전혀 슬퍼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물론 처음엔 어떻게 이모우토랑 헤어지란 말인테치! 라며 울고불고 난리를 쳤지만 친실장이 귀에다 '3녀 선물도 오마에가 가질 수 있는데수!' 라며 속삭이자 단번에 태도를 바꿔 빨리 꺼지라고 발길질을 하고 자신의 손으로 3녀의  옷을 벗겼다. 그러자 그 모습을 본 들실장이 와타시가 해야할 일을 대신 해주니 오마에의 자는 참으로 착한데수… 라고  중얼거리자 더 신이 나 머리카락까지 자신의 손으로 뜯었다. 그렇게 저 멀리 사라지는 3녀를 향해 끝까지 손을 흔든 차녀였다.



「이제 할만큼 한데수….」
이젠 보이지 않는 3녀. 그렇게 3녀가 사라진 방향을 한참이나 바라본 친실장이 중얼거렸다. 


"워…."
등 뒤에서 인간의 목소리가 들리자 화들짝 놀라 뒤를 쳐다본 친실장과 차녀의 시선이 한참 전 부터 그들을 지켜보고 있던 관찰파 청년과 마주쳤다. 그 청년은 손에 들고 있던 린갈에는 그간 이 일가가 했었던 말들이 빼곡히 자리잡고 있었다.

"…니들 지금 이러는게 오늘이 크리스마스라서…혹시 착한일 했답시고 산타한테 선물 받으려고 이러는거야?"
「그런데수! 혹시 닌겐상이 산타오지이상인데수?!」

친실장은 기대가 가득한 눈으로 청년에게 물었다. 청년은 무덤덤하게 말했다.

"산타는 없어. 그거 뻥이야 임마. 어른들이 어린애한테 사기친거라고. 선물은 밤에 애들 잘때 부모가 몰래 놓고가는거야."
「덱?!」

순수한? 동심을 깨는 것 만큼 재미있는건 없다. 청년은 그렇게 동심?이 깨져버린 실장석의 모습이 보고싶은듯 서슴없이 다 까발렸다.


「데?」

고개를 갸웃거리곤


「뻥치지말란데수!!! 사기는 오마에가 치는데수!! 와타시의 선물을 가로챌 속셈인데수?!!! 와타시가 선물 받는게 부러워서 시셈하는데수!!!!!!!」

부정.

「그럴리가 없는데샤!!!! 절대로 그럴리가 없는데샤!!! 그럴리가 없다고 말하란데샤햐아아아아아!!!!!!!! 데에에엥!!!! 데에에에엥!!!!!!!」


그리고 절망.


그리고 그날 밤 크리스마스에 산타는 오지 않았다. 크리스마스를 알리는 캐롤이 도시 곳곳에서 흘러나왔고 즐거운 마음으로 케이크를 자르는 가족들과 샴페인을 터트리는 다정한 연인들의 모습과 정반대의 모습이 공원 외딴 곳에 있는 골판지 하우스 속에 있었다.

꼬르르르르륵….

「…….」
「…….」
적막이 흐르는 하우스 속에서 친실장과 차녀는 굶주린 배에 손을 얹고 퀭 한 눈으로 살짝 열린 하우스 문의 너머로 보이는 어두운 밤 하늘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

「오마에 때문인데샤!!!」
다음날 친실장의 분노는 엉뚱하게도 차녀를 향했다. 테벳! 손가락 없는 친실장의 철권이 차녀의 면상을 강타했고 차녀는 찍 소리도 못하고 그대로 땅바닥에 쳐박혔다. 

「오마에가 분충이니까 산타가 오지않는데샤!!! 오마에 때문인데수! 오마에! 때문!에! 선!물!을 못받은!뎃!수!!」

퉷! 뷋! 마! 풹! 아닌! 테!취! 풹! 풮!
친실장은 인정사정없이 차녀를 밟고 또 밟았다. 죽으란데수! 죽으란데수! 분충을 없애는거도 착한 일인데수! 와타시는! 선!물!을! 받!는!데!수! 분충을 죽이면 그 모습에 감격한 산타가 나타나 자신에게 선물을 준다는 망상에 빠진 친실장이었다. 형체를 이루고 있던 차녀의 몸뚱이가 뼈가 부러지고 밟히고 밟힌 나머지 결국엔 죽이 되어 머리카락. 살. 피와 운치가 함께 뒤석여 하우스 바닥에 눌러붙었다. 챡! 챡! 그렇게 죽이되어버린 차녀의 시체가 복수라도 하듯이 친실장의 신발에 들러붙었다. 그렇게 친실장은 밟고 또 밟았다. 지쳐서 더는 밟을 수 없을때까지. 

「…….」
굶주림과 절망감. 그리고 분노. 친실장은 그렇게 지쳐 쓰러졌다.

★☆★

식량을 괜히 나눠준데수. 그게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배를 곯지는 않았어도 되는 것이었던데수. 3녀를 포기하는게 아니었던데수. 차라리 할거면 차녀를 포기하는게 더 나은 선택이었던데수…. 정신이 든 친실장은 그렇게 후회?를 하기 시작했다. 특히 식량만 생각하면 속이 쓰렸다. 어디서부터 잘못된걸까? 인간이 하는 말이라 믿었다. 자신이 듣고 있었다는 것을 모르고 자기들끼리 숙덕숙덕 거리고 있었기에 진실이라 여겼다. 정말 산타는 없는 것일까? 왜 없단 말인가. 왜…그렇게 열심히 했는데…. 

「…장녀가 있었다면 산타가 왔을지도 모르는일인데수….」
자들 중에서 가장 예의가 바르고 착하고 조금의 분충기도 없었던 장녀가 있었더라면 그 장녀가 이뻐서라도 산타가 선물을 주러 오지 않았을까? 아니, 설령 없었다고한들 장녀가 지금 옆에 있었다면 없던 산타도 생겨서 단번에 달려올거라 생각했다. 자신의 잘못된 선택으로 일이 꼬이고 꼬여 결국엔 모든 것을 잃었다는 생각에 친실장은 흐느끼기 시작했다.



바스락. 
그 순간 밖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무언가를 내려놓는 소리. 주섬주섬 뭔가를 꺼내는 소리. 데?! 혹시 지금 밖에 있는게 산타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친실장의 표정은 언제 그랬냐는듯이 환하게 밝아졌다. 그리곤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리고 그곳엔 정말로 자신이 원하는 산타가 있었다! 눈물찍 콧물찍. 감격과 그간의 노력이 헛되지 않아 갚진 보상이 되어 돌아왔다는 생각에 마침내 자신이 해내고 말았다는 감동에 구멍이랑 구멍에서 기쁨의 물을 흘린 친실장이 산타에게 달려갔다. 산타오지이사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수, 쉿!"
그런 친실장의 모습에 놀란 산타가 황급히 손가락을 입에 갖다대며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왜이렇게 늦게오신데수! 정말…! 정말로 기다린데수! 간절하게 기다린데수!」
씩씩거리며 항의하는 친실장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산타는 사람좋은 미소를 지었다.

"허허허허…미안하구나…하늘에도 너같은 놈들이 얼마나 널리고 널렸는지 가는 곳마다 썰매랑 선물자루에 탁아하려고 설쳐대는 바람에 늦어버렸단다. 미안하구나~."

「서, 선물! 미안하면 가장 큰! 가장 좋은 선물을 주시는데수!!!」

가슴이 두근거리다 못해 터져버릴 것 같았다. 생애최고의 순간. 산타는 웃으며 선물을 내밀었다. 그래 그래, 자 여기. 네가 가장 필요한 선물을 가져왔단다. 그렇게 말하며 내미는 상자엔 정성을 들여 포장했다는 것이 느껴질만큼 화려했다. 실장석에게 주는 선물이라 그런지 포장지도 녹색과 적색으로 되어 있었다. 선물! 선물! 드디어 받은데샤아아아아!!!!! 

"늦었지만 메리 크리스마스란다 실장석아~호호호호호호호."
그렇게 선물을 들고 환호하는 실장석의 뒷모습을 보며 푸근한 미소를 지은 산타가 그렇게 사라졌다.


"똥닌겐-!!!!!!!! 산타가 온데수!! 사기를 친건 오마에인데수!! 장녀!!!!!! 죽었는지 살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알바아닌데수!!!  차녀!!!!!!!!!!! 역시 오마에가 원인이었던데수!!! 하늘에도 오마에 같은 분충이 널리고 널려서 선물을 늦게 받은데수!!! 3녀!!!!!!!!!!!!!!!! 오마에를 희생해서 받은 선물이니 와타시가 평생을 소중히하는데수!!! 데햐햐하하햐하햐하햐햐하하하 와타시는 선물을 받은! 행!복!한! 들실장인데수우우우우!!!!!!!!!!!"

친실장은 그렇게 뚜껑을 열었다.


「데? 」


표정은 1초만에 굳어졌다.


「데햐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지랄발작.


「산타오지사아아아아아아아앙!!!!!!!!!!!!!!!!」

친실장은 그렇게 한밤중에 미쳐날뛰며 저 멀리 산타가 날아간 방향을 쫓아달리기 시작했다. 파직. 이윽고 산타를 향한 저주와 절규의 합주 속에서 위석이 깨지는 소리가 뒤섞였지만  그것을 들은 이는 아무도 없었다.



-끝-






-진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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