便槽のヌシ
9월도 하순이 된 밤에, 나는 산정의 인공호수를 찾았다. 무슨 묘한 목적이 아니고, 극히 평범하게 밤낚시를 즐기기 위함이었다. 이곳은 단풍놀이 오는 행락객들을 위해 큰 주차장을 갖추고 그 한편에 큰 공중변소가 위치하고 있어 편리하다. 그게 "푸세식"인 것은 유감이지만.
이런 산속의 변소가 푸세식인 것은 당연하지만, 여기 것은 변기구멍 아래 인분 탱크의 모습이 역력한, 정말 구식의 푸세식이다. 요즘 푸세식은 칸 안에서만이라도 수세식의 모습을 갖추고 있는 게 많은데...그래도, 테트라포드의 틈이나 수풀에 몸을 숨기고 일을 봐야 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 전에 바다에 밤낚시 갔다가, 테트라포드의 틈새에 떨어져 죽는 줄 알았어. 동행했던 친구에게 도움을 받지 못했으면 정말 죽었을지도 모른다.
"휴...."
볼일을 마친 나는 허리를 들며 무심코 변기구멍으로 인분탱크를 들여다보았다.
섬뜩한 걸 봤다....하지만 그게 다행이었다....
여기 변기구멍은 아이라면 자칫에 떨어져 버릴 것 정도로 크고 그 덕분에 전깃불이 희미하게 인분탱크 속까지 비춘다. 어두컴컴한 불빛 속, 분뇨위에 떠올라 있는 휴지 사이로 보이는 검고 네모난 것...
황급히 바지 뒤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 없다! 지갑이 없다! 저것은...내 지갑!?
망했다...몸에서 힘이 빠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수면, 아니 분뇨면까지 2m가까이 될 것이다. 꽤나 깊다...행락시즌에 맞춰서 대용량으로 한 건가? 밤낚시에 가져온 그물 따위로는 닿지 않을 거다.
주차장엔 다른 차가 없었다, 오늘 밤 여기에 있는 것은 나 뿐이다. 누군가에게 지혜와 손을 빌리기도 뭣하다.
당장 버틸 수 있을 정도의 현금이 차에 있지만, 카드류의 사용정지에 재발급 신청, 면허증의 재교부, 등등...여러가지 뻘짓을 생각하니 머리가 아프다.
이제 낚시를 할 마음도 사라졌고... 돌아가야지..
하면서 힘없이 변소에서 나온 내가 발견한 것은 차안을 들여다보고 있는 실장석 친자였다. 이런 밤중에 왜? 내 차 소리에 깨어난 건가?
『인간씨, 안녕하신 데스?』
『안녕하신 테치? 뭐 먹을 것을 나누어 주시지 않는테치?』
『배고픈 테치, 부탁드리는 테치!』
자동차로 오는 인간=먹이 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관광객이 먹이 주는 일은 곳곳에서 문제가 되어 있고, 그것에 대해서는 우리 낚시꾼들도 잔소리를 듣고 있다.
다만 휴대폰 링갈앱에 표시된 문자를 보면, 이놈들은 친실장도 2마리의 새끼도 다 선량한 개체들이다. 밤중에 깨운 위로금으로 눈깔사탕 정도는....?!
아냐, 기다려봐..이 녀석들을 사용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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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부탁한다!"
『무서운 테치...』
『조심하는 데스..』
낚싯줄 끝에 동여맨 새끼 실장을 천천히 인분탱크 속에 넣어간다. 새끼 실장의 머리에는 머리띠처럼 발광튜브를 감고 있고, 나 자신도 헤드램프를 장착하고 있으므로 안의 모습이 꽤 잘 보인다.
깊이뿐만 아니라 넓이도 상당한 것이다. 이 변소엔 남자용만 3칸이 있다. 여자용의 것은 그 이상이 있을테니 이 크기도 당연하다.
『흔들지 마는 테치!』
『조심하는 데스!』
걱정이 된 친실장이 변기구멍을 들여다본다. 좁으니까 가라구, 겨냥이 빗나가잖아?
이 녀석들에게 선불로 사탕을 주니 쾌히 나의 제의에 응했다. 물론 성공보수도 듬뿍 약속했다. 도시락, 초콜릿에 주스, 즉 차안의 음식 전부다. 경우에 따라서는 읍내에서 더 사와도 된다.
분뇨위에 얹혀있는 휴지 위에 새끼 실장을 조용히 착지시켰다. 이 작업은 신속하고 신중하게 할 필요가 있다. 섣불리 흔들거나 하면, 지갑이 똥 속에 가라앉아 버릴 수 있다.
"새끼 실장, 너의 발밑에 검고 네모난 것이 보이나?"
『네 테치, 인간씨!』
"그것을 단단히 안아. 절대 놓지지 마! 놓치면 HHKR 이야!"
『HHKR이 뭐인 테츄?』
"독라로 공원에 릴리즈 (Hake Hataka Kouen Release)"
『테챠!?』
협박이 먹혔는지, 새끼 실장의 솜씨는 정말 굉장했다. 재빨리 지갑을 찾아 제대로 껴안는다. 이제 끌어 올리기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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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벙!
30cm도 올리지 못했는데, 듣고 싶지 않은 소리가 났다. 아니, 새끼 실장이 지갑을 떨어뜨린 것은 아니다. 완전히 내 잘못이다, 낚싯줄 끝에서 새끼 실장이 빠지고 말았던 것이다. 낚시꾼이라며, 이 중요한 때 무슨 실수를...
그래도 새끼 실장은 지갑을 놓치진 않았다. 허벅지 부위까지 똥 속에 파묻히면서도 지갑은 제대로 안고 있다. 어떡할거야?
2마리째를 내리고 지갑을 받게 한 뒤 저 녀석을 구출하는 수 밖에. 귀찮지만 어쩔 수 없다. 이렇게 열심히 뛴 새끼 실장을 인분탱크 속에 버릴 수도 없쟎아?
『텟?』
"!?"
다음 순간, 분뇨의 표면이 크게 흔들리고, 새끼 실장의 하체가 완전히 똥에 묻혔다. 황급히 인분탱크의 모습을 보니 — — —
새끼 실장으로부터 1.5미터 정도 앞에 삼각지느러미 같은 것이 튀어 나와 있다. 그것이 쓱 미끄러지듯 새끼 실장 쪽으로 간다.
…저건..도대체 뭐야?
아니,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새끼 실장!"
『테엣?』
"지갑을 놓는다!"
저 녀석의 목적은 아마 새끼 실장이다. 이대로는 내 지갑까지 끌려가 버리잖아!
『테!? 대머리는 싫은 테치! 알몸은 싫은 테치!』
그러나, 새끼 실장은 찢어질 듯이 고개를 흔들며 그것이 생명선인 듯 지갑을 뜨겁게 부둥켜안았다. 아까의 협박이 너무 먹혔다.
새끼 실장으로부터 20cm거리까지 근접한 지느러미 같은 것은 마치 상어처럼 새끼 실장의 주위를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부탁해! 지갑을 놓아.....히에엑!!"
『테, 테챠!!』
『도망치는 데스!!』
『테..
풉, 소리와 함께 새끼 실장의 모습은 분뇨 아래로 사라졌다.
그리고 다음 순간, 지갑을 끌어안은 채 새끼 실장이 분뇨면에서 힘차게 치솟았다. 하지만 그 하반신은 한 귀가 없는 실장석에 완전히 삼켜져 있었다.
『테챠! 살려주는 테치!』
『데샤! 인간씨, 저 자를 구해주는 데스우ー!』
새끼 실장의 하반신을 완전히 집어삼킨, 외귀 실장석...크다...머리밖에 보이지 않지만 아마 80cm 이상인 듯.
민폐 실장석의 한 귀를 뽑고 인분탱크에 집어 던진건가? 그것이 외적도 없고, 먹이가 풍부한 이 환경에 적응해서 이만큼이나 커진건가?
그러면?...이 녀석은...바로 이곳의 "누시" 이다!
("누시" - 산신령, 물귀신등 특정 장소에 깃든 괴기적 존재)
『멈추는 데스! 와타시의 자를 먹지 마는 데스!』
친실장의 외침도 헛되이, 누시는 조금씩 새끼 실장을 삼킨다. 단숨에 물어뜯지 않는 게 나랑 친실장의 설레발 때문인가 했더니만, 아무래도 부드러운 (!) 것만 먹다 보니 완전히 턱도 이빨도 퇴화한 것 같다.
『구해주는 테치! 먹히는 테치!』
누시의 입이 크게 열리고 새끼 실장이 가슴까지 먹혔다.
『아픈 테치이! 인간씨 구해주는 테치! 살려 주는 테치이이이!』
다시 누시의 입이 열리자 이번에는 목까지.
『죽고 싶지 않은 테치이이이이! 마마! 마마!마-
세번째 누시의 입이 열리면 새끼 실장은 그 비명마저 삼켜지고 말았다. 하필 내 지갑을 끌어안은 채...
『후후 흐흐흐』
누시는 우리를 바보 취급하듯 웃고 유유히 분뇨 속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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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까운 데스우』
큰 낚싯바늘에 걸린 생강 구이를 탐나는 듯 바라보며 친실장이 중얼거린다.
"네 자와 교환할까? 생미끼 쪽이 더 나을 것 같은데..."
『데...데데에엣!』
『테, 테에에에ー엥』
짓궂게 웃으며 새끼 실장을 가리키니 친실장은 황급히 새끼를 등뒤로 돌린다.
농담야...생각이 있었으면 문답무용으로 자를 뺏았을 거니까. 뭐, 생미끼 쪽이 더 좋을 것이라는 건 진심이지만.
어쨌든 준비는 끝났다. 양손에는 방수 가죽장갑을 꼈고, 낚싯줄을 걸어 두기 위한 장치도 마련했다. 이 한정된 공간에서는 낚싯대도 릴도 못 쓰니 어쩔 수가 없다.
독한 냄새가 충만한 어두운 인분탱크 속에서 녀석이 사냥감을 감지하려면
진동을 느끼는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소리를 내는 것도 생각해 봤지만, 앞의 새끼 실장의 비명이 꽤나 떨림을 만들었던 것 같다. 역시, 진동이 주된 역할을 한다.
늘어뜨린 줄을 위아래로 흔들고 분뇨의 표면을 미끼로 두드리기 시작했다.
…………이것으로 안 되면 정말 새끼 실장을 사용할까...
가폿.
기우였다. 몇초 후 아무 예고도 없이 먹이가 똥 속에 끌려 들어갔다.
이 녀석, 바로 밑에서 기다리고 있던 것? 고기 맛을 기억하고?
어쨌거나 상관없다. 사실 그런 편이 더 좋다. 이런 장소에서 끈기싸움 따위 사절이다.
1,2,3...아직 빠르다...10! 지금이다!
누시가 완전히 침을 삼키기를 기다렸다 세게 줄을 당겨보니, 분뇨면이 몸부림치듯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 아래로 누시가 날뛰고 있는 것이 잘 드러난다. 노림수에 낚싯바늘이 누시의 몸에 제대로 걸린 것 같다.
『데스우!』
"방해니까 여기 오지 말라구!"
흥분해 다가온 친실장을 칸밖으로 되밀어 붙였다.
이렇게 되면 내가 주공이다. 실장석의 힘으론 튼튼한 낚싯줄을 끊을 수 없으니 이제 채로 떠내는 것만 남았다! .......고 생각한 순간, 낚싯줄에서 반응이 사라졌다.
신중하게 실마리를 찾아 보니, 바늘 끝에 붙은 것은 작은 살점 뿐...너무 쉽게 생각했다.
실장석의 몸은 약하다. 이런 환경에서 살아 있는 누시의 몸은 더더욱 그럴 것이다. 비록 위벽에 바늘이 걸렸지만, 누시 자신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그 부분의 살이 터진 것이다.
『안 된 데스우?』
"아아…"
이래서는 낚시가 불가능하다. 지갑은 포기할 수밖에 없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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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실의에 좌절하면서도 차 안을 뒤지고 있었다. 실장석 친자에게 음식을 주기 위해서다. 작전은 실패였지만, 그 친자는 잘 협력해 줬고, 가족도 잃었다. 성공 보수는 아니라도, 위자료 쪼로 약간의 음식은 주고 싶다.
트렁크 안에 건빵도 있었던 것 같은데...아, 세차도구 밖에 없다. 호스에 물이 남아 있는 건 아니겠지?
...호스?
……이거다!이거면 돼!
『테에에ー엥, 테에에ー엥 』
녹색 실장옷이 인분탱크 속으로 들어 간다. 이번에는 낚싯줄이 아니라 호스 끝에서 흔들리고 있다.
『......!』
그리고 친실장은 시끄러워서 꽁꽁 묶어서 재갈을 물렸다.
『테에에에ー엥, 테에에에ー엥』
분뇨의 바다가 가까워지면서 새끼 실장의 울음소리가 더욱 커진다.
『테에에에에ーー엥, 테에에에ーー엥 』
드디어 분뇨의 바다에 내려졌다.
가폿.
역시 누시는 이번에도 바로 밑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테에에에에에ーーー엥, 테에에에에에ーーー엥 』
드디어, 실장옷이 완전히 분뇨 속에 끌려 들어가니 새끼 실장의 소리가 최고조에 달했다. 목이 터져라 울고 있다.
내 바로 옆에서.
실장옷 안에 있는 건 새끼 실장이 아니다. 4리터 크기의 비닐백을 뭉쳐서 집어 넣은 것이다. 그 구멍을 호스에 덧씌우고 철사로 묶은 뒤, 호스의 다른 한쪽은 세면대 수도꼭지에 끼고 있다.
"괴물 퇴치의 약속". "먹히면 돗캉(ドッカン)" 이란 놈이다.
...음, 폭발시키는 것은 아니지만.
『데후후후후후후후후후 』
누시가 완전히 비닐백을 집어삼킨 것을 확인하고 수도꼭지를 틀었다. 위 속에서 부풀어 오른 비닐 백이 낚싯바늘 대신 이다. 그리고, 이것이라면 바늘과 달리 빗나갈 수가 없다.
누시가 필사적으로 되어 날뛰고 있는 것이 호스 너머로 느껴진다. 분뇨의 바다도 치열하게 물결치고 있다.
하지만 소용없어. 세차용 내압 호스는 보통의 호스보다 좁지만 그 강도는 훨씬 위다. 실장석의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있을 물건이 아니다.
잠시 후, 누시의 움직이는 기미는 완전히 사라졌지만, 호스로 그 무게가 느껴진다. 신중히 누시의 거구를 끌어올린다. 본래의 무게에다 물 4리터가 더해져 있는 만큼 꽤 조심스럽게.
누시의 머리는 어떻게든 변기 구멍을 통과했지만 갈수록 굵어지는 몸통이 막혔다. 그렇지만 이것도 이미 계산된 것.
『데훗!』
등뼈에 갈쿠리를 박아 넣고, 펜치로 호스를 싹둑 잘랐다. 서서히 누시의 몸이 쪼그라 드는 것에 맞추어 변기 구멍으로 올렸다.
나는 멋지게 누시를 낚아 올린 것이다.
낚인 누시는 괴로운 듯이 데스-데스-하고 신음하고 있다. 완전히 인분탱크 생활에 적응해서 다시 공기 중에서는 살 수 없는 건가? 실제, 사지는 묘하게 길고, 납작하게 되어 있어 마치 보트의 노 같다. 이래서는 자력으로 서는 것 조차 못할 것이다.
그나저나...냄새.
이제 그만하면 이 푸세식 변소 냄새에도 익숙해질 만 한데, 매우 구리다.
『자를 돌려 주는 데스! 자의 옷을 돌려 주는 데스!』
"이봐, 이 녀석의 배에서 빨리 꺼내지 않으면 정말 옷이 망가질 걸?"
『그래도, 그래도 데스우!』
"게다가 첫 새끼가 아직 살아 있을지도 모르니까 방해하지 말고 그쪽에서 얌전하게 있어!"
더러워지는 것도 아랑곳 없이, 누시의 몸을 토닥토닥 치는 친실장을 달래서 떼어 내는 것은 고역이었다.
누시의 몸을 씻어 내고 드디어 배를 가르니 절반 이상 녹은 새끼 실장의 시체가 데구르르 굴러나온다. 죽으면서도 지갑을 놓지 않았는지 꼭 껴안고 있다.
부풀린 비닐백이 지갑을 누시의 몸 밖으로 밀어내는 것이 유일한 불안요소 였는데 이 녀석 덕분에 최악의 사태를 면한 것 같다. 하지만 그녀의 집념에도 불구하고, 머리와 옷은 거의 녹아 원형이 사라졌다.
비닐백을 부풀리면 실장옷이 들어 올려지게 해 놓았건만, 그래도 둘째 새끼 실장의 옷은 누더기가 되어 있었다. 다만, 실장옷은 소유자에 맞추어 성장하는 것 같으니, 새끼 실장의 것이라면 성체가 될 무렵엔 회복되어 있을 것이다.
....그랬으며 좋겠다고...
대충 헹군 지갑의 내용을 확인한 결과 카드류의 수는 맞는다. 지폐도 씻고 말리면 어떻게든 되겠지.
『...테에...테엣...테힛, 테힛...』
옷이 누더기가 된 새끼 실장은 큰 초콜렛을 갉아먹으면서 훌쩍거리고 있다.
아, 나도 울고 싶어지네.
『……인간씨 감사한 데스...』
묶인 걸 풀어주고 식량을 주니, 친실장은 넙죽 나에게 큰절을 했다. 이 현명한 친실장이 내가 한 짓들을 잊었을 리가 없다. 인간에 대항해 봐야 소용없음을 알고 있는 것이다.
새끼 실장들에겐 안타깝지만, 어쨌건 나는 무사히 지갑을 회수한 기쁨이 크다.
그럴 진데, 이 가슴에 도사린 답답함은 왜일까?
그래 좋아.
불편함을 몰아내게 고개를 흔들며 나는 푸세식 변소를 떠났다.
차문에 손을 얹었을 때, 답답함이 더욱 커지고 있음을 깨달았다.
역시 뭔가 다르다.
뭔가 이상하다.
뭔가 잘못된 게 아닌가?
크고 깊은 호흡을 하고 냉정하게 생각한다.
이 불편함은 무엇일까...
잠시 후 내가 저지른 큰 잘못을 알아차렸다.
저것은 괴물이 아니다. "누시" 이다.
많은 낚시 만화, 소설, 영화, 드라마에서도 "누시와의 사투" 는 "릴리즈" 로 끝나는 것이 통념으로 되어 있다.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지만, 나는 "릴리즈" 쪽이 단연 더 좋다.
급히 수세식 변소로 되돌아 간다.
『데에? 인간씨, 무슨 일인 데스우?』
『테힛, 테힛...테에...테힛?』
아직 있었네 너희들...새끼 실장도 아직 울고 있고..
아니, 이놈들을 상대 할 때가 아니다.
대답 생략하고 누시에게 달려갔다.
하지만 누시는 꿈틀거림 조차 없이, 그 두 눈은 완전히 빛깔을 잃고 있었다.
죽어 있다……
... 어쩔 수 없어!
대용품으로 뭐든지.......
『데? 데데에에에에!?』
『테힛, 테힛...테에...테에에에에?』
초코바에 매달려 있던 새끼 실장을 잡아 올려 그대로 인분탱크 속에 처넣었다.
『테...테...테, 테, 테?……테. 테, 테에에에에ー엥, 테에에에에ーーー엥』
두리번 두리번 주위를 둘러본 뒤에야 자신이 처한 상황을 이해한 새끼 실장이 큰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 훌륭한 누시가 되어라!"
『데쟈아아아아아아!!』
인분탱크의 새로운 누시가 된 자에게 필사적으로 외치는 친실장을 외면하고 이번이야말로 나는 시원한 기분으로 푸세식 변소를 떠났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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