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가고, 공원의 나무들에도 단풍이 물드는 계절
들실장석들이 공원에 인접한 빈집의 담장 아래에 모여있다.
한때 노인이 홀로 지내던 낡은 한칸집이었지만, 작년에 갑자기 사망해버린 이후로는 빈집이 되어있다. 입구는 실장석이 멋대로 들어가지 않도록 봉쇄되어있지만, 실장석들이 눈독을 들이는 것은 정원에 심긴 감나무. 담장의 밖까지 자란 가지에는 잘 익은 감이 몇개 열려있다.
작년까지는 노인이 감 열매를 모두 수확해서 집 안에서 곶감으로 만들었지만 올해는 아무도 따는 사람이 없다. 익어서 지면에 떨어진 감을 지나가던 들실장이 입을 대보고는 태어나서 처음 맛보는 그 농후한 단맛에 빠져버렸고, 공원의 동료들에게 득의만연한 얼굴로 자랑했기에 그 이야기는 순식간에 공원에 퍼지고 식탐이 강한 실장들이 모두 여기에 모여들었다.
덧붙이자면 현명한 개체는 그런 이야기는 흘려듣고 묵묵히 월동용의 먹이를 모으고있다.
「아마아마 GET데스우ー!」
어느 실장석은 감나무를 향해 주은 나뭇가지를 휘두른다. 하지만 길이가 부족하다.
그렇게 휘두르던 나뭇가지가 근처에 있던 동족의 얼굴에 클린히트했고, 멱살잡이의 싸움이 되었다.
「돌을 맞춰서 떨어뜨리는데스ー!」
어느 실장은 감 열매를 향해 돌을 던진다. 다른 동료도 그것을 흉내내어 돌을 던지고, 그 중에는 돌을 찾지못해 똥을 던지는 놈도 있다. 하지만 힘없는 실장의 투척력으로는 감의 열매가 열린 높이까지 닿을수 없었고, 포물선을 그리며 자신들에게 돌아온 돌과 똥의 샤워를 뒤집어 쓰는 꼴이 되었다.
「뎃스ー웅♪」
말없는 감열매를 향해 아첨하는 실장도 있다. 당연히 무의미.
「고기 맛있는뎃스ー응♪」
싸우다가 맞아죽은 실장과 얼굴에 돌을 맞아 쓰러진 실장을 먹는 실장도 있다.
당초의 목적은 잊어버렸지만 일단 배는 채웠으니 행복한 모양이다.
결국 실장석들에게는 상공에 열린 매혹의 단맛을 손에 넣을 수단이 없었지만, 아무것도 하지않아도 이 세상에는 만유인력이라는 것이 돌고있다.
익어서 한계에 이른 감의 열매 하나가 톡 하고 떨어져서 지면에 철퍼덕 떨어져 터졌다.
「「「「아마아마인데스우ー!!!」」」」
생각치도 않은 하늘의 선물에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실장석들이 쇄도한다.
그리고 양보따위는 모르는 실장이기에 곧이어 감을 둘러싸고 대난투로 발전했다.
「비키는데스!이건 고귀한 와타시의 것인데스우ー!」
「못생긴놈은 꺼지는데스ー!」
「꺼ー억, 디저트 입수인데수〜웅♪」「잔뜩 고기 처먹어놓고 욕심부리지마는데스!」
「「「「데샤아아아아아!!!」」」」
추악한 싸움 끝에서, 너덜너덜하게 되었지만 간신히 살아남은 실장이 감 열매 쪽으로 엉금엉금 기어가더니 엎드린채로 필사적으로 감 열매에 혀를 뻗는다.
「아…마아마…데스우…와타시의…」
혀가 닿으려고 한 그 순간.
「데보귯」
지나가던 소바가게의 오토바이에 치여서 덧없는 최후를 맞았다.
실장을 친 오토바이는 이어서 주변에 짓이겨져있는 실장들의 사체와 피를 밟고 미끄러졌고, 공원의 조경울타리를 들이받았다.
다행히 타고있던 소바가게 아저씨는 다치지 않았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공원의 실장석들은 일제구제되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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