갬블실장

 

파티용 마술도구가 벽장에서 나왔다. 작년의 송년회에서 사용했던 물건이다.
뭐어, 별로 쓸 기회가 없으니까… 잠깐.
즐길수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생각해낸 나는 서둘러 공원에 나가기로 했다.
공원에는 항상 있는 실장석. 이녀석들 상대로 이걸로 놀아보자.
잔반을 대량으로 입수해서 희희낙락하는 친자일행이 눈에 들어왔다. 저녀석들이 좋겠네. 
「이봐, 거기 실장석」
「데스? 뭐인데스 닝겐, 상대해주길 원한다면 일단 뭔가 먹을것을 내놓는데스」
「먹을거라, 줄게. 갬블에서 이기면」
「데…? 갬블이 뭐인데스?」

「이거 봐라」 그렇게 말하면서 세 개의 컵과 탁구공 크기의 빨간 공을 꺼낸다.
세 개의 컵 중 하나에 빨간 공을 넣고 컵을 덮은 후 뒤섞는다.
「어느 컵에 빨간 공이 들어있는지 맞추면 네 승리야. 이기면 이걸 주지」
그렇게 말하면서 꺼내어 보여준것은 별사탕. 모든 실장석이 본능수준에서 갈구하는 달콤한 별이다.
그것도 건빵에 들어갈듯한 큼직한 사이드라구.
「데샤아! 내놓는데스우!」「콘페이토테치이이!」
폭포처럼 침을 흘리며 먹으려드는 실장석을 촙으로 제지. 「데봇」
「빨간 공이 들어간 컵을 맞추면 준다고 했잖냐. 그리고, 틀리면 네가 가진 것을 하나 받을거야. 그렇군, 그 봉지를 받겠어」

실장이 모은 잔반을 채운 비닐봉지를 가리킨다. 뭐, 사실은 저런 쓰레기 필요없지만.

「데엣, 이것은 와타시들의 오늘 밥인데스우!」 살짝 찌그러진 머리를 쓰다듬다가 봉지를 뒤로 숨기는 실장.
「그러니까 이게 갬블이야. 맞추면 별사탕, 틀리면 가진것을 하나 잃고. 간단하지?」
「데…」 고민하는구만, 심각하게. 「콘페이토 갖고싶지 않은거냐?」 눈 앞에 큼직한 별사탕을 슬쩍 흔든다.
「꿀꺽…」 쉬익ー쉬익ー하는 시끄러운 콧김이 닿을 정도로 거리를 좁혀온다.
「이런 커다란 별사탕, 동료와 경쟁하자면 목숨을 걸어야하지. 그런것을 간단한 맞추기만으로 손에 넣을수있다구?」
「…데…데…하는…데스!」 오케이! 역시 별사탕의 유혹에는 이기지 못한모양.
「좋아, 와라! 자아 어느 컵이냐?」 잠시동안 컵을 노려보는 실장.
그리고「이거인데스!」 한가운데의 컵을 선택.

「좋ー아……오픈!」 폼을 잡으면서 컵을 치우자, 거기에는 빨간 공.
「이런ー, 맞아버렸네, 자아, 이건 네 것이다」 별사탕을 넘겨준다.
「아싸아아아데스우우우우우!」「마마 대단한테치이이이!」 대환성을 올리는 일가.
「달〜콤한데스우〜♪」「마마아! 와타치도테치이!」「와타치도!」「와타치도오!」
우물우물쪽쪽핥짝핥짝 하면서 지저분하게 먹는 어미와, 입 밖으로 흐르는 음식물찌꺼기와 단맛이 뒤섞인 침을 갈구하며 딥키스를 감행하는 자충들.
방송금지 수준의 징그러움이다.
뿌직 「히헤아아아아아아?!」 아아, 집어넣은 혀를 깨물려 잘리는 바보도 있구만.

「어쩔래? 또 하겠냐?」「하는게 당연한데스우!」 맛을 보고는 의욕이 넘치는 친실장.
「마마ー 힘내는테치ー」「와타치들 몫도 따는테치ー」
「데프프, 맡겨만두는데스. 이 바보닝겐의 콘페이토 전부를 따가는데스우」
자충들의 응원에 가슴을 두드리며 대답하는 자신만만한 친실장. 이런이런 벌써 이긴 기분입니까.
이쪽으로서는 의심없이 흥겨워하는게 좋지. 별사탕을 또 한알 꺼내어 옆에 둔다.
눈에 보이는 장소에 먹이를 두는 것이 포인트이다.
그리고 제2라운드. 「이거인데스우♪」 실장이 고른것은 또다시 가운데.
오픈. 「안됐습니다, 꽝ー」「데데에?!」
「오늘의 밥, 몰수입니ー다」 휙 하고 잔반봉지를 낚아채서 근처의 쓰레기통에 던져넣는다.

입구는 실장의 닿지 않는 높이의 튼튼한 금속제 박스이다. 이젠 찾아갈수 없다구.
「무슨짓인데스우우우!」「와타치들의 밥이이이!」
「꽝이면 받아간다고 했잖냐. 필요없으니까 버린것 뿐이야. 다시 한번 승부하면 어때?」
「무슨소리인데스! 밥은 오마에가 가져가버려서 이젠 없는데스! 갬블할수없는데스!」
「그러면 새끼를 걸어」「데에?!」
「솎아낼 예정인 한 마리 정도는 괜찮지? 여기에서 잃어도 상관없잖아」「무, 무슨 말인데스!」
「뭐긴ー 맞추면 되는거야. 그러면 음식물쓰레기였을터인 오늘의 밥이 큼직한 별사탕이 되는거라구?」
「꿀꺽…큼직한…콘페이토데스?…」「그래, 맞춘 수 만큼 콘페이토야. 콘페이토 파티야」

 콘 페 이 토 파 티
그 단어의 강렬함에 친실장의 무언가가 부서진 모양이다.
「하는데스우! 이 자를 거는데스!」 평범하지 않은 눈초리로 스윽 하고 한 마리의 새끼를 내게 내민다.
「테에! 마마?!」「괜찮은데스! 이번에야말로 이기는데스! 마마를 믿는데스우!」
「그 자신감 좋다!」 자아, 칩이 된 너는 도망치지않도록 고무밴드로 손발 묶어둘게ー
「테에에! 마마 힘내는테치이! 믿고있는테치이이이!」 눈물을 흘리며 응원하는 칩 자충.
힘이 넘치는구나. 아니, 목숨을 걸고있으니까.
「데무무무……이거인데스우우우!」 파앗 하고 이번에는 오른쪽 컵을 고르는 실장.

결과는…「꽝입니다ー」 말하자마자 칩의 머리와 몸을 두 손으로 잡는다.
그대로 쥐면서 당겨뽑는다. 뿌지지직 「치벳」 파일더 오프. 사망 확인.
죽인 후에는 쓰레기통에. 다함께 지키자 지역의 매너.
「데에에에에에!」「테챠아아아아아아!」「오네ー쨔아아아아앙!」
「자아, 어쩔래? 아직 새끼는 남아있는데」「웃기지마는데스! 오마에는 악마인데스우!」
「이대로라도 괜찮냐?」「데엣?」
「이대로라면 오늘 먹을것도 없지. 새끼도 한 마리 죽어버렸고. 최악이야」「오마에가 죽인데스우!」
「자아 들어보라구. 이대로라면 최악. 죽은 새끼도 쓸모없이되어버려」「데…데에…」
「그래도… 남은 새끼를 걸어서 이기면 오늘밤은… 콘 페 이 토 파 티 라구」「데데데…!」
 속 행 결 정

 「또 꽝입니다ー 안됐지만 이 새끼도 목뽑기 벌칙이야. 짜잔」 뿌지지직「츄보옷!」
「데샤아아아아! 다시 한번 승부하는데스우! 이번엔 이 자를 거는데스우!」
「싫은테치이이이!」「테에에엥, 마마 이젠 그만두는테치ー」
「시끄러운데스! 이번에야 말로 맞추는데스…콘페이토인데스우…」
그로부터 승부는 계속되고, 잔뜩 있던 새끼도 고작 두 마리. 하지만 친실장이 신경쓰는 기색은 없다.
빠졌네 빠졋어. 갬블이란 몸을 뺄때가 중요한건데.
초심자는 지금까지 걸었던 것을 매몰해버리는게 아까워서 그만둘수 없고, 그래서 더더욱 잃게되지, 큭큭큭…

…「자아  벌칙입니다ー」「데에에!」
…「파이널 앤서ー?」「파이널 앤서인데스우!」
…「찬스문제! 여기서 맞추면 별사탕이 두 개!」「아자자!이번에야 말로 오른쪽인데스!」
몸을 뺄 때를 놓친 실장석은 그 후에도 남은 새끼, 기어이 자신의 옷, 머리카락까지 걸었지만…
이긴 것은 처음 뿐…연패…! 정신을 차려보니 독라…! 실장사회적 죽음…!
자와…자와…하는 소리가 들리는듯한 공기 속에서, 망연자실한 독라실장.
뭐어, 컵에는 트릭이 있어서 어느 컵에도 빨간 구슬은 들어있지만 말이지.
컵을 들어올릴때 빨간 공을 컵에 담은 채로 들어올리는 구조.
처음에 이기게해준건 일부러 그런거였고. 사람 상대로는 이렇게까지 잘 되지 않겠지만. 역시 실장.

「…돌아가는데스… 돌아가서 자는데스… 눈 뜨면 전부 꿈인데스…」
미묘하게 앞뒤가 안맞는 소리를 하면서 터벅터벅 자택인 골판지하우스로 돌아가려는 실장.
아아, 꺼져버릴것같은 등이구나.
「기다려. 다시 한번 승부 어때?」「…데…?」
재미있게 해줬으니까. 마지막 정도는 사기치지 않고 승부해줄까. 난 정말 상냥해.
「이기면 가지고있는 별사탕 전부 줄게」 잘그락 하고 꺼내드는 별사탕 봉지.
「데… 하는데스우우우!」 공허하던 눈에 다시금 빛나는 희망, 이라기보다 욕망의 번뜩임.
「그 대신 지면 네 골판지하우스 뽀갤거야?」「그걸로 충분한데스! 승부하는데스우!」
「좋ー아, 어느쪽이냐ー!」「데무무무우우우우……」

몇 분 후.
찬 바람 부는 가운데, 밟아서 찌그러진 후 갈기갈기 찢어져 그냥 폐휴지로 변한 골판지하우스 앞에서 멍하니 서성이는 독라실장이 한마리 있다.
「승부인데스… 다시 한번 승부인데스… 다음에는 이기는데스… 오마에들의 몫의…콘페이토도…파티…」
중얼중얼 하면서 언제까지고 그런 말을 되뇌인다.
추적추적 흐르는 눈물과 함께, 언제까지고. 언제까지고.
「정말이지 행운에 버림받은 녀석이야… 오오, 눈이 내리나…」
공원을 등진 남자가, 그렇게 한 마디 내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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