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미가 죽고나서, 어리고 연약한 자식들만이 외로이 남겨졌다.
식어버린 몸뚱이에 말을 걸어보아도 돌아올 대답은 없음을 받아들이는 것엔 시간이 꽤 걸렸다.
마지막까지 시체에 매달리며 울부짖던 응석꾸러기 4녀는 자매의 거친 제지가 있은 후에야 겨우 어미의 옷자락에서 손을 뗐다.
묻어줄 땅을 파는 일도 할 수 없었기에 그저 조그만 혀로 굳어있는 피부를 닦아낸 뒤 , 골판지 하우스 구석에 방치해둘 뿐이었다.
허나, 자식들은 그게 죽은 어미에 대한 최고의 예우라고 생각한걸까, 그런 처사에 토다는 녀석은 하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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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들을 먹여줄 어미가 사라졌기에, 자식들은 그저 비축해둔 보존식을 먹으며 버틸 수 밖에 없었다, 버틴 끝에 희망이 오리라고
그 누구도 생각하지는 않았고, 단순히 본능에 따른 행동이었다. 떫은 맛을 내는 벌레 사체, 수풀 열매조각, 가끔씩 애호파가 뿌리고
가던 실장푸드를 나눈 일부분. 한창 먹어야 성장하는 자실장과 엄지실장에겐 턱없이 모자라는 빈약한 끼니이다. 자연스레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그러나 어찌하겠는가? 줄기만 하고 늘 일이 없는 식량을 최대한 아끼려면 그 방법 뿐인 것을...
허나 분배의 차별이 없는것은 아니었다. 먹이의 배분을 맡는 장녀는 스스로 가장 많은 먹이를 가졌고 그 뒤로 차녀, 삼녀, 사녀...
십녀에 들어서 엄지들에겐 그 작은 엄지의 손으로조차도 감싸지는 적은 먹이만을 받았고 구더기에겐 아무것도 주지 않았다.
불만의 목소리는 용납되지 않았다. 장녀의 매서운 눈초리와 핏줄 잡힌 주먹뿐만이 아니더라도, 그냥 무언가 트집 잡을만한 거리를 기다리는 듯한 이 혈기어린 분위기 자체가, 불만을 용납하지 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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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수가 11에 달하는 새끼들이 원을 둘러 앉아 조용히 식사를 한다. 실장석의 식사란 게걸스럽고 소란스럽고 불결한 것이지만
이 일가의 모습은 마치 장례식장에서 조용히 육개장을 뜨는 조문객처럼 엄숙하다.
부분의 먹이를 조각내어 조금씩 씹는다, 아주 천천히, 그럼에도 순식간에 사라진다.
어미가 살아있었을때도 그다지 배부르게 먹어본 기억은 없지만 지금은 그때보다도 빈곤하다.
가장 먼저 끼니를 마친 엄지 십일녀가 빈약한 찌꺼기가 묻은 손을 핥으며 언니들을 바라보고 있다. 십녀는 매몰되어버린 운치굴을 뭔가 아쉽다는듯이 바라보고 있다.
점점 식사를 마친 자매들의 시선을 느끼게 된 웃언니 실장들은, 허겁지겁 먹이를 먹어치웠다. 마치 빼앗기기라도 할것처럼.
구더기는 십이녀는 꼬르륵거리는 배를 차가운 바닥에 댄 채로 배고프다는 울음소리를 높였다. 허나,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다.
어미가 죽은 뒤로 막내로서 예쁨받던 구더기는 무관심, 냉대를 받고 있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구더기로선 모든게 이해되지 않았다.
자매들은 자연스레 똥을 먹기 시작했다. 거부감은 없었다, 원래부터 해오던 일이기에.
먹을게 생겼다고 생각한 구더기의 기쁜 표정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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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안 가 골판지 하우스 내에선 싸움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어미의 죽음으로 불투명해진 미래와 점점 바닥을 드러내는 먹이통의
무정함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은 자매들 사이에서 신경전이 일어난 것이다. 친실장이 살아있을때엔 모두 평화롭게 중재되었을만한 일이, 다혈질이고 미숙한 장녀에게 일가의 통제권이 쥐어지자 일어난 일이었다.
잠버릇이 고약하다는 이유, 식사할때 쩝쩝거리는 소리가 시끄럽다는 이유, 하품이 거슬린다는 이유, 괜히 눈에 띄었다는 이유로
트집을 잡으며, 언성을 높이고, 아랫동생일 경우엔 구타하는 것도 서슴치 않았다.
웃언니들의 일방적인 화풀이를 받을 수 밖에 없는 여동생들은 자신보다 아래인 자매에게 화풀이를 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었다.
장녀는 차녀와 삼녀에게 손찌검을 하고, 차녀와 삼녀는 사녀, 오녀, 육녀에게 억울함을 폭행으로 누그러뜨린다. 가장 마지막 피해자는
멍자국을 가진, 눈물과 달아오른 얼굴을 한 엄지들에게 걷어차이는 구더기, 애정과 사랑, 프니프니는 고사하고 아무것도 먹지 못한채
샌드백이 되어야 하는 구더기는 그저 몸을 둥글게 말며 서럽게 울부짖을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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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판지 상자 안에서 특별히 할 일은 없었으므로, 그저 똥을 집어먹거나 멍때리며 초점없는 응시를 하는 것이 자매들의 일상이었다.
대화라 할만한 것은 없었다. 배고프다던지, 부패가 시작된 어미의 시체를 바라보며 친실장을 그리워하는 말만이 간헐적으로 튀어나왔을뿐.
가끔 행복회로가 돌아가 기분이 좀 풀린 엄지들이 구더기를 프니프니 해주는 것 외엔, 골판지 하우스 안에서의 움직임이라곤 없었다.
상황파악을 하지 못한 구더기가 프니프니의 쾌감으로 교성을 높일때면, 숨죽이고 있던 자매들의 신경을 거슬려 무자비한 응징을 당했다.
복부를 가격당하고, 등에 발길질을 당하고, 꼬리를 짓밟히고, 구더기 관리를 똑바로 안하냐는 트집으로 엄지들도 폭행당했다.
그리고 모든 것은 원래대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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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흐르고 흘러, 점점 줄어드는 먹이를 배분받고 있던 엄지들은 장녀로부터 이제부터 먹이를 주지 않겠다는 통첩을 들었다.
각자의 똥조차도 허겁지겁 먹어치우는 판국이기에, 결국 엄지들은 사형을 선고받은 셈이었다.
미친듯이 울부짖고 아첨하고, 결국에는 위협하고 먹이통에 달려들었지만, 끝은 장녀의 무자비한 폭행이 몇분동안이나 이어진 끝에, 벽에 날아가 쳐박히는 것이었다.
여윈 채로 숨만 쉬고 있는 멍투성이 구더기는 이제 몸도 말지 않은 채로 그 광경을 그저 무심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엄지들은 겨우 몸을 추스른 뒤, 골판지 구석으로 피신했다. 자신들에게 허락받은 유일한 공간이라고는 구멍이 숭숭 뚫려
하우스 안에서 가장 모진 바람이 들어오는 그 곳이 유일했다. 악이 가득 찬 표정으로 눈물을 뚝뚝 흘리며 이를 간다.
식사중인 언니 자실장들을 죽일듯이 노려보았다. 그리고 번갈아 파리가 꼬인 채로 악취를 내뿜고 있는 어미의 유해를 원망스럽게 째려보았다.
그럼에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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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의 시간이 흐르고, 구더기는 결국 아사했다. 소중히 하던 포대기도 벗어 그걸 오물오물 씹어먹고 운치로 물든 바닥을 비참하게 핥아먹다 검은 눈물을 흘린채 무관심과 절망 속에서 죽었다.
자연의 구더기치고는 대단히 오래 생존한 편이었다. 무엇이 그 연약한 저실장에게 깃들었길래 그리 오래 살아남았을까.
자매들은 한때의 사랑스러운 막내였던 구더기를 친실장의 시체 옆에 가져다 눕혔다. 애석하게도 살아있었을때의 냉혹한 무관심이
죽고나서야 겨우 조금의 예우를 받은 채로 구더기는 이 세상에서 사라졌다. 이 구더기의 영혼은 성불하지 못하고 영원히 구천을 떠돌 것이리라..
구더기가 죽고나서, 골판지 상자 안의 분위기는 더욱 흉흉해졌다. 어미에 이어 자매들중에서도 사망자가 나오기 시작했다.
다음은 누구일지 알 수 없다,
...
아니,
아마 자매들은 알고 있었을 것이다.
ㅡ
구더기의 죽음에 하얗게 질리고, 먹이의 배분이 끊긴 엄지들은 살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허나 엄지가 생각해내는 방도라 해봐야 거기서 거기일뿐이다.
십녀 엄지는 자매들에게 끝없이 아첨하고, 빌붙었다. 귀뚜라미의 다리 한 짝이라도 얻기 위해 필사적으로 어리광을 부리고, 애교를 떨었다.
얻는 것은 없었다.
십일녀 엄지는 홀연히 사라졌다. 잠깐의 환기를 위해 열어둔 뒷문을 다시 닫을때 깨닫고 둘러보면, 십일녀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
십녀는 구더기처럼 조용히 숨지길 원하지 않았다. 자매들의 신경질과 폭행 속에서도 아첨을 멈추지 않았다. 돌아오는 것은 주먹과 발길질 뿐임에도, 배가 고프다며 마구 아첨을 해댔다.
그리고 얼마 안 가, 그 꼴을 두고보지 못한 장녀가 십녀의 면상에 니킥을 먹이는 것을 시발점으로, 분노가 폭발한 자매들이 십녀 엄지를 마구 두들겨 패기 시작했다.
몸을 웅크리며 필사적으로 비명을 지르며 도움을 구해봤지만, 그저 묵묵히 그런 광경을 바라만 보고 있는 자매들과 자신을 린치하는 자매들은 그 요청을 철저히 무시했다.
눈알이 터져나오고 갈비뼈가 부서지고 목을 가격당해 괴로운 기침 이외는 아무것도 낼 수 없게된 후에야 집단구타는 멈췄다.
장녀는 잠시 숨을 가다듬고, 엉망이 된 엄지의 머리카락을 쥐고 골판지 구석에 내동댕이쳤다.
십녀 엄지는 다시 자기가 있어야 할 자리로 돌아왔다...
ㅡ
반병신이 된 십녀 엄지는 체온을 나눌 자매가 사라진 후로 처음 맞는 밤을 넘기지 못하고, 죽어버렸다.
피가 흥건해있는 십녀 엄지의 자리엔 아무도 접근하지 않았다. 기분 나쁘다는 이유에서였다.
먹는다는 선택지는 없었다. 자매들끼리의 포식을 우려한 친실장이 일부러 거짓교육으로 동족의 고기를 먹는다면 시름시름 앓다가 끔찍하고 비참하게 죽어간다는 내용을 자식들에게 주입한 끝에, 이 자매들은 동족식을 하고 있는 동족들이 보여도 저 불쌍한 분충은 얼마 안 가 죽을것이라며 혀를 차는 것이 일상이었다.
그렇기에, 먹히지도 않고, 그저 고요히 시체인 채로 남아있을 뿐이었다... 자비라면 자비였을까?
그나마 친실장의 품에 뉘여진 구더기와는 달리, 십녀 엄지는 그렇게 외로운 구석에서 홀로 썩어갈 것이다.
ㅡ
일주일이나 지났을까, 장녀의 어깨는 조금 가벼워졌다. 먹이가 바닥나, 배분하는 일을 더이상 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파랗게 질린채로 비명을 지르고, 방방 뛰고, 울부짖는 여동생들을 바라보며 장녀는 그저 미소지었다. 허탈함과, 편안함이 담겨있는 묘한 미소였다.
...얼마 안 가 마지막 발버둥이라도 쳐 볼 심산인 행동이 시작되었다, 차녀의 선동에 오녀와 육녀, 칠녀, 팔녀가 가세해 자신들을 길러줄 인간, 아니, 최소한 자신들을 책임감 있게 끝까지 키워줄 새 마마를 찾는 여정을 떠나기로 한 것이다.
딱히 준비할 것은 없었다. 마지막 똥까지 싹싹 긁어먹고, 그나마 조금 있는 물로 목을 축이는 것이 전부였다.
그 광경을 바라보는 장녀는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나마 자매들중에서 현실감각이 있고 가장 어미로부터 가르침 받은게 많은
녀석이여서 그랬을까, 자매들을 향한 그 미소엔 바보의 기행을 지켜보는 자의 한심함이 담겨있었다.
얻어맞고, 때리는 관계였던 자매들이 갑작스럽게 이룬 화합은 묘하게도 조화로웠고, 단결되어 보였다. 생존을 위해서일까.
곧 다섯 자매는 하우스 안에 남기로 한 나머지 가족들에게 허례허식의 인사를 한 뒤, 하우스 밖으로 떠나갔다.
그에 맞춰 장녀는 마지막으로 떠난 팔녀를 배웅한 뒤, 다시 골판지 하우스의 문을 단단히 걸어잠갔다.
ㅡ
조금의 시간이 흘렀을까, 어디서부터 점점 비명소리가 들려오더니, 골판지 하우스로 소리가 다가오기 시작했다.
깜짝 놀란 자매들을 달래는 장녀는 묘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마치 이런 소리가 날 것을 예상이라도 했다는 듯이.
그 비명의 주인공은 자매들이었다. 아마 생각도 없이 다른 성체에게 길러달라고 요구했다가, 자신들을 먹잇감으로 보는 성체실장에게
쫒기기 시작했을 것이다. 그리고 염치도 자존심도 없이 다시 하우스로 도망쳐온 것이겠지.
얼마 안 가 문 밖에서는 세 마리 정도의 자매들의 헉헉 거림과 처절하게 문을 열어달라는 외침이 들려왔다.
이에 반응한 것은 사녀였다, 자매들의 위기에 도움을 주기 위해 힘없는 몸을 일으켜 다급하게 문을 향해 달려갔다.
사녀는 응석꾸러기임과 동시에 정이 많았다, 어미가 죽기 전까지 자신의 식사도 양보했을 정도로. 그 정이 다시 고개를 든 것이었다.
문의 조잡한 잠금쇠를 풀려던 사녀였으나, 이내 장녀에게 제지당했다. 사녀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장녀를 올려다보자, 장녀는 고개를 저으며 사녀를 문에서 떼어냈다. 이 문을 열어제낀다면 무슨 일이 생길지 알 수 없으리라 생각한 장녀의 결단이었다.
장녀에게 비키라고 외치며 잠금쇠를 향해 달려들었으나, 장녀의 완력엔 당해낼 도리가 없었다. 사녀는 장녀에게 거칠게 끌려가 눈물을 삼킬 수 밖에 없었다.
문이 열리지 않자 세 자매들의 외침은 점점 다급해져갔다. 그리고 이윽고 무언가 다가오는 소리가 나기 시작하자 정말 엄청난 기세로 비명을 질러대며 문을 부서져라 두들기기 시작했다.
왜 열어주지 않는 것이냐, 너희의 소중한 자매가 위기다, 빨리 우리들을 구해라, 우리들을 버릴 셈이냐.
절박한 호소는 이내 모멸적인 저주로 변했다. 자신들을 버리기로 한 골판지 상자 안 자매들의 변화를 눈치 챈 모양이다.
죽여버리겠다는 협박도 서슴치 않고, 이대로 죽어버린다 해도 죽어서라도 저주하겠다는 외침을, 결국 사녀와 자매들은 외면했다.
곧, 성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했고, 비명소리, 무언가 뜯어먹히는 소리, 기괴하게 꺽꺽대는 자매의 신음이 얼마간 들리더니,
다시 한번 정적이 찾아왔다.
모르는 목소리의 문을 열라는 협박과 함께 몇번인가 문을 강제로 열어젖히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성공하지 못하고 자매들을 잡아먹은 들실장들은 발걸음을 돌렸다.
한바탕의 소동에 겁 많은 여동생들은 가뜩이나 없는 운치의 형편에도 빵콘까지 하며 떨고 있었고, 장녀는 그런 여동생들을 어루 달래며 진정시키고 있었다. 이윽고 진정된 여동생들은 바깥의 자매가 어찌 되었는지 알아채곤 비통한 울음소리를 높였다.
자기도 그렇게 될 수 있다는 두려움에서였을까, 희미하게나마 남아있는 혈연의 정 때문이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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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지도 않은 기력을 우는 것에 낭비한 자매들은 지쳐 쓰러졌다. 그런 자매들을 지켜보는 장녀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장녀는 조금 넓게 찢어져 있는 벽의 구멍 사이로 들어오는 주황의 햇빛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마의 말에 의하면, 이것은 달님이 곧 올라올때 햇님이 발하는 마지막 색깔의 빛이라고 했다. 그렇게 가르침을 받았다.
사람의 말로는 황혼 녘.
황혼 녘마저 끝난다면 햇빛은 완벽하게 사라지고 삼라만상 모든 세상에 짙은 어둠이 깔리는 것이다.
그렇기에, 황혼이라는 단어는 어떤 일이나 인물의 거의 마지막, 끝만을 남겨둔 우울한 시기를 가리키는 말이 되었다.
...
장녀는 번갈아 바라보았다.
찌꺼기만이 남아있는 먹이 통.
바닥을 보이고 있는 페트병의 물.
문 주변에서 말라가기 시작한 바깥에서 흘러들어온 피.
거의 부패된 친실장과 구더기, 엄지의 시체.
지독하게도 굶주린 배, 여윈 얼굴을 하고 잠들어 있는 자매들.
사라져가고 있는 햇님이 마지막으로 내고 있는 애처로운 햇빛.
이들 모두, 황혼, 경각에 달해있다.
[ 와타치에게 참으로 잘 어울리는 광경이 아닌테치.. ]
장녀는 얼마 안 가 조용히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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