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모던한 색조의 멋진 공간에는 남녀노소의 여러 손님들이 있었다.
차분한 음악. 조금 떨어뜨린 블랙 라이트의 조명.
널찍한 공간에 위치한 의자, 책상에는 아담한 의상을 몸에 걸친 숙녀 등이
블루 마티니 등이 담긴 잔을 기울이며 옆의 4~50대의 남자와 담소하고 있다.
후미진 공간에 있는 책상에는 각각 휘황찬란하게 빛나는 액정 디스플레이.
그것을 보며 젊은 남녀가 희희낙낙하면서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다.
여기는 시내의 어느 곳.
평소 이 여름의 폭염도 냉난방 완비의 콘크리트 공간에는 영향이 없다,
이 쾌적한 공간에 선 손님들은 칵테일과 개인사 담소의 시간을 즐기고 있었다.
자세히 보면 그 손님의 대부분은 손에 든 팸플릿같은 물건을 펼치거나, 책상 위의
액정 디스플레이를 가리키거나, 때로는 손목 시계를 확인하는 등 어딘가 침착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그런 가운데 장내의 BGM이 그치고, 마이크의 높은 하울링 소리가 울렸다.
장내의 어수선한 공기가 한꺼번에 가라앉고, 일전하여 박수와 환성이 장내를 가득 메웠다.
그런 함성 소리, 하울링 소리가 잦아들기도 전에 장내에 방송이 울렸다.
『에 장내의 여러분, 기다리셨습니다.
오늘의 메인 이벤트 「실장 콜로세움」을 개최합니다. 』
우레와 같은 갈채 속에서 희미한 블랙 라이트가 밝은 조명으로 바뀌고,
장내 중심에 있는 지름 20m정도의 모래가 깔린 필드가 조명되었다.
함성이 더욱 고조된다. 큰소리로 필드에 외치고 있는 사람은 3층 좌석의 한 남성이다.
그 곳을 보니 이 공간, 지금까지는 블랙 라이트의 조명 때문에 모든 곳을 파악하지는 못했지만
약 2m정도의 벽으로 둘러싸인 1층에 설치된 필드를 중심으로,
2층 자리에서 5층에 좌석까지 갖춘 상당한 체적을 가지는 공간이다.
각층에서 머리를 내밀어 필드를 뚫어지게 쳐다보는 고객들.
차분한 손님들은 각자의 자리에 비치된 액정 디스플레이에 비친 필드의 영상을
잔을 기울이며 보고 있다.
그런 이상한 열기 속에서 안내 방송이 계속 흘러나온다.
『 오늘의 설정은 평온한 공원에 난입한 개와 싸우는 실장석들입니다』
큰 박수 소리가 들려온다. 그 자리에서 몇 차례 펄쩍펄쩍 뛰며 기성을 지르는 사람들은 학대파인가.
이힛!! 이힛!! 하며 입에서 몇번이나 기성을 지르며 울 듯한 표정으로 필드를 바라보고 있다.
『 오늘 실장석 수는 50마리. 투입되는 개는 이쪽 3마리입니다 』
1층의 통층 구조의 천장에는 사면의 대형 디스플레이가 설치되어 있었다.
그 영상이 바뀌자 더욱 열기와 함성이 장내를 둘러쌌다.
「도사견이닷!!」
「그래!! 도사견이닷!!」
케이지의 가운데 서서 대기중인 그 유유한 체구. 형형으로 한 눈빛. 위풍당당한 풍채.
바로 투견 중의 투견. 성체가 된지 몇달 된 젊은 도사견이었다.
「이거~ 무린데. 3분도 채 되기 전에 전멸이다! 햣하ー!!」
아까의 남자가 목소리를 높이면서 은테 안경의 안쪽을 수상하게 번득이다.
그런 어수선한 장내에서, 방송은 담담하게 이 게임의 룰의 설명에 들어갔다.
『 이 게임은 서든 데스 룰을 지킵니다.
제한 시간 30분 내에 지금 풀린 실장석이 1마리만이라도 살아남은 경우, 실장석 측의 승리와 하겠습니다.
또, 30분 이내 실장석이 전멸한 경우에는 실장석 측의 패배입니다.
그 경우에는 전멸한 때까지의 시간 내기를 거시면 됩니다.
오즈(odds)는 다음과 같습니다. 』
천장의 게시판에 오즈표가 표시되어 있었다.
여기에 초대된 손님들은 입장할 때 받은 PDA나 휴대폰으로 인터넷에 연결하여
자신의 칩을 오즈에 배팅했다.
안에는 순수하게 도박에 마음을 빼앗긴 손님도 있었다.
그러나 이 안에 모인 손님들의 대부분은 달랐다.
앞으로 벌어질 학살의 광경을 군침을 삼키며 고대하고 있는 손님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럼, 오늘의 도전자. 실장석들의 입장입니다 』
큰 함성과 함께 필드 벽의 일부분이 열렸다.
일제히 장내의 함성이 광기 어린 톤으로 달아오른다.
구석에 내려다보이는 어두운 케이지 안에서는 그 광기 어린 열기에 놀라
적록으로 반짝이는 무수한 빛이 흔들리고, 깜박이고 있음이 분명했다.
「실장!! 실장!! 실장!! 실장!!」
자연스럽게 함성이 하나의 생물처럼 너울거렸고, 실장석을 필드로 유혹하는 듯한 구호로 바뀌었다.
「뎃!! 데뎃!!」
케이지 안에서 몽둥이로 맞은 것일까.
1마리의 실장석이 튀어나와 필드 안으로 굴러들어왔다.
「우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뎃!? 데뎃!?」
1마리의 실장석을 발견하자마자 바닥에서 솟아오를 듯한 목소리.
「죽여!!」「죽어라아앗!!」하고 외치는 성난 함성도 들렸다.
「뎃!? 뎃!? 데스아!?」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언청이 입을 크게 벌리고는, 새처럼 좌우로 몇번이나 둘러보는 실장석.
「데에에!? 데데데에~!?」
그 실장석이 서 있는 모래 땅 주변은 촉촉하게 젖기 시작했다.
그녀의 속옷도 서서히 부풀어올라 녹색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햣하ー!! 빵콘한다아아아ーー!!」
무엇이 재미있는지, 학대파의 남자도 손가락을 가리키며 배를 잡으며 뒹굴었다.
그러던 도중, 케이지 속에 남아있던 나머지 실장석들도 쫓겨나듯 필드로 나오기 시작했다.
「데스우~웅♪ 데스우~웅♪」
주위를 향해 오로지 계속 아첨만 하는 실장석.
「데엣!! 데엣!!」
이를 딱딱 부딛히며 직립 부동 상태로 떨고 있는 실장석.
「데에에에에~~엥!! 데에에에에에~~엥!!」
낯선 필드와 그 이상한 분위기에 당황한 것일까.
원형의 필드 가장자리를 하늘을 바라보며 빙빙 도는 실장석.
그 중에선 어디서 구했는지, 자동차 장난감을 가지고 데프ー♪ 데프ー♪거리며 놀고 있는 큰 실장석도 있었다.
총, 성체 실장석이 50마리.
모든 실장석이 이 직경 20m의 필드 안에 입장했다.
환호성이 완전히 가라앉은 것 같을 때, 방송이 계속되었다.
『그리고 본 콜로세움의 규칙으로, 실장석들은 무기를 휴대할 수 있습니다』
안내 방송과 동시에 중앙의 입구에서 담당자가 나타난다.
손에 든 것은 골판지. 그 안에는 실장석용으로 어레인지된 떡갈나무 토막 같은 것이 총원 수만큼 있었다.
「데스아!! 데스데에ー스!!」
담당자에게 이 상황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실장석.
「데엣슷!! 데에슷!!」
무기를 땅바닥에 늘어놓고 돌아서는 담당자의 바지 자락을 잡는 실장석.
「뎃스우~웅♪ 뎃스우~웅♪」
두 손으로 치마를 들어 녹색의 속옷을 보이며 오로지 아첨만 계속하는 실장석.
그러한 노력이 보람 없이 헛수고로 끝났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 채로 담당자가 사라진 뒤, 다시 장내에 방송이 울렸다.
『이제 오즈를 마감하겠습니다. 그럼 중앙 케이지에서 도사견이 입장합니다 』
장내가 떠나가라 박수와 환성이 울린다.
실장석은 그 이상한 분위기에 혼란스러워 한다.
양손으로 귀를 막으며 떨고 있는 실장석. 데스아!! 데스아!!하면서 바닥의 모래를 파기 시작한 실장석.
남의 빵콘한 치마 속에 얼굴을 묻으며, 똑같이 빵콘하는 실장석.
「데부~♪ 데부~♪」
자동차 장난감으로 놀고 있는 실장석 외에는 모두 이상한 분위기에 몸을 웅크렸다.
「기대돼요」
「화려하게 죽어줘ー!!」
그런 장내의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한 것은 중앙 게이지가 열리면서부터였다.
(끼익!!)
「우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먼저 케이지의 우리에 갇힌 1마리의 도사견이 필드에 나타났다.
그러나 아직 우리 자체는 열지 못하고 있었다.
이 우리가 열리면, 우선 1마리의 도사견이 자유로워진다는 것이다.
「우와아~핫핫!! 저기 봐!! 저 흉한 꼴을 봐!!」
최고조에 달한 것은 장내의 분위기뿐만이 아니었다.
「데갸아아아아악!!!」
두 눈에서 눈물을 흘리고 양손을 파닥거리며 마치 거미새끼처럼 사방으로 흩어지기 시작했다.
실장석들의 열기도 최고조에 이르렀다.
「데스앗!! 데스앗!!」
기겁했는지 으르렁거리며 도사견의 방향만을 바라보며 뒷걸음치는 실장석.
한쪽 팔로는 끊임없이 앞쪽 허공을 향해 휘두르며 도사견에게 쓸데없는 저항을 하고 있었다.
「데에에에에에~~엥!! 데에에에에에에에~~엥!!」
필드 주위를 맴돌던 실장석은 열심히 벽을 찾겠다고 혈안이었다.
절벽인 벽으로 향하여 벽을 페싱페싱 치며 끊임없이 도사견을 곁눈질했다.
「데엣!! 데스아!! 데스아!!」
필사적으로 도망치려고 한다.
그때, 드르륵 소리와 함께 벽이 올라가며 열렸다.
「데스아!! 데스아!! 데에…… 데에에에엣!!」
보아하니 우리 속에서 울부짖는 도사견이 눈 앞에 바로 보였다.
「우우우우~… 바우우!!」
「데히잇!!」(파킨)
그 실장석은 거품을 물며 움직임을 멈추었다.
그것을 보던 관중들도 목소리를 높이며 박장대소한다.
다른 곳에서도 흩어져 있던 실장석들의 비명이 들린다.
총합 셋. 원형의 필드의 안에 같은 간격의 3개의 우리에 들어간 도사견이 나타나고 있었다.
「데갸아ー스!! 데갸ー스!!」
「데스아!! 데스데에ー스!!」
「데에끅!! 데에끅!!」
「데스우~웅♪ 데스우~♪」
「데프~♪ 데프~♪」
자연히, 실장석들은 여러곳에서 굳어 있었다.
실장석들이 가장 많은 곳은 필드의 중앙이다.
3군데에 나타난 도사견에 몰리게 되어 자연스럽게 모인 곳이었다.
그리고 여러 곳에서는 기겁하여 움직일 수 없게 되었을까.
원형 필드의 벽 위에 몇마리 붙어 떨고 있는 실장석.
이 상황에서 이런 교착 상태가 이어지고 있었다.
「앗핫핫!! 저거 봐!! 저 꼴사나운 모습 봐!!」
「모두 빵콘한다아!!」
「내장의 색은 어떨까. 야야 카메라에 제대로 담아」
장내가 좀 차분하게 되었을까.
게임이 개최되기 전의 상황을 냉정하게 받아들이까지 오랜 시간이 경과했다.
그리고 천장의 게시판에는 "30:00"라는 표시가 나타났고, 동시에 술렁거리는 듯한 환호성이 다시 장내를 둘러쌌다.
이 게임을 벌써 몇 번 본 손님이라면 알고 있는 것이다.
이 서든데스 방식의 게임에서 카운트다운의 표시가 나오는 건
곧 이 게임이 시작된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는 사실을.
「좋은 목소리로 울어 줘!! 분충들아!!」
『그럼 게임 시작으로……』
장내 방송이 가려질 정도의 함성과 동시에 먼저 1번 케이지가 열렸다.
(끼이이이……)
실장석들의 시선은 케이지에서 뛰쳐나온 도사견의 움직임조차 읽지 못했다.
눈에 비친 것은 케이지에서 뛰쳐나온 뭔가 검은 그림자 같은 잔상 뿐이었다.
사냥터에 해방된 개의 야생 본능은 이 자리에서 살육을 초래하기에 충분했다.
「데데데데데데데……데?」
벽 위에 붙어 떨고 있던 실장석은 신기한 광경을 목격했다.
지금까지는 검은 벽만 눈에 비치고 있었지만, 지금 눈앞에 펼쳐진 것은 밝은 빛이 지면에 닿아 초고속으로 움직이는 영화 같은 장면이었기 때문이다.
「데스우? 데스우?」
실장석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그 신기한 광경을 보며 입가에 손을 가져다 댄다.
「데스……?」
어라. 이상하다.
입가에 손을 대고 있는데 손이 움직이지 않는다. 왜일까.
실장석의 잘린 머리를 물었으면서도 초고속으로 파헤친 도사견의 입 속에서
실장석은 몇초정도 생각하고 숨이 끊어졌다.
「데갸아아아ーー!!!!」
「데스아!! 데에에에에엣!!!!」
벽 위에 있던 실장석들은 줄줄이 그 도사견의 희생양이 되어 갔다.
그 살육의 모습을 바라보는 중앙의 실장석들.
이미 몇마리는 빵콘 의자에 앉아 잇몸을 떨며 울 듯한 표정으로
그 처참한 모습을 그냥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햐핫ーー!!! 하지 않는거냐, 존!!!」
제멋대로 도사견에게 이름을 붙이며 기뻐하는 학대파.
그가 건 오즈는 전멸할 때까지 최단 시간 3분이다.
이대로라면 실질적으로 3분도 안 걸린다. 게다가 1분 뒤면 도사견 2마리의 릴리스도 있다.
그는 자신의 베팅한 쪽의 결과가 가능하다고 믿고 그냥 햣하ー만 한다.
이 장내에 있는 관중들은 거의 이 뒤에 벌어질 학살의 장을 상상하고 흥분했다.
누구나 그저 떨며 갈팡질팡할 정도의 실장석의 처참한 최후를 기대하고 박수를 보내고 있었다.
그래서 아무도 눈치 채지 못했을까.
이 중앙에서 떨고 있는 실장석 중, 떨고만 있지 않는 실장석들도 있었다는 것을.
그 수는 거의 없었다.
실장석 50마리 중 불과 10마리.
그 실장석들은 필드 중앙에서 떨면서도 필사적으로 도사견의 움직임을 읽고 있었다.
도사견이 오른쪽으로 뛰면 눈은 오른쪽으로.
도사견이 왼쪽으로 뛰면 눈은 왼쪽으로.
그들은 오로지 기회만을 엿보았던 것이다.
그 총 10마리의 그들 주변에는 그냥 빵콘만 하고 있는 실장석들 뿐.
예외로 치자면 아직 자동차 장난감으로 놀고 잇는 실장석을 제외해야겠지만.
그런 실장석들이 움직인 것은 도사견 1마리가 벽 위의 실장석을 대충 처리한 다음 중앙에서 굳어 있던 집단을 겨냥한 때였다.
중앙으로 향하여 달리기 시작한 도사견을 향한 관중들의 목소리도 한층 뜨겁게 달아올랐다.
누구나 절대적 힘에 의한 살육의 결과를 예상하던 그 때였다.
「빵콘쯔!!」
실장석 열 마리 중 한 마리.
리더십 있는 그 실장석 한 마리가 비명에 가까운 구령같은 소리를 지른 것이다.
목에는 빨간 목걸이. 가슴에는 꾀죄죄한 분홍색 헝겊.
거기에는 그녀의 이름같은 것이 희미하게 쓰여 있었다.
치열하고 어수선한 이 아수라장에서는 그 꾀죄죄한 헝겊에 쓰여진 글자는 읽어 낼 수 없었다.
그가 다시 다가오는 미친 도사견을 향해 다시 구령을 외친다.
「빵콘쯔!! (투분!!)」
그러자 그 10마리 중 뒷줄에 있던 5마리가 다가오는 미친 도사견을 향해 자신의 속옷 안의 똥을 집어던지지 않겠는가.
허를 찔린 것은 관중들도, 도사견도 마찬가지였다.
개는 인간 이상으로 후각에 예민한 생명체다.
실장석의 똥은 사람조차 코를 쥐게 만드는 특유의 냄새를 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똥이 갑자기 자신의 눈과 코를 덮친 것이다.
투견 중의 투견인 도사견에게도 이 사태에선 몸을 비틀며 공격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몇 마리의 실장석이 손에 쥔 떡갈나무를 머리 위로 들어 몸을 비틀고 있는 도사견에게 다가오기 시작했지만,
그것을 제지한 것은 리더같은 실장석이었다.
「다음이 오는 데스!!」
그 실장석의 말대로, 계산한 듯 2마리의 케이지 문이 열렸다.
「우지쨩쯔!! (방추 진형!!)」
그가 다시 구령을 외치니 실장석 10마리들은 대열을 짜기 시작했다.
5층 좌석에서 보면 그것은 마치 방추계의 진형처럼 보였다.
그리고 그것은 마치 「우지쨩」 같은 1마리의 생물처럼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달리는 2마리의 도사견.
그것을 항하여 달리는 10마리의 실장석.
「데갸아아ーー!! 데갸아아아ーー!!」
그 10마리 외의 다른 실장석들은 그저 두려움에 떨며 갈팡질팡할 뿐이었다.
그 전투에서, 붉은 목걸이를 한 실장석은 양손에 떡갈나무를 품고 굳은 표정으로 눈 앞의 공포를 향하여 달려가고 있었다.
그 닳고 닳은 헝겊에는 희미한 글씨로 「미미」 라고 적혀 있었다.
도내의 모처.
이 넓은 공간은 이상한 열기를 뿜어 대었다.
함성과 교성, 그리고 기성에 가까운 외침, 박수, 갈채, 노호.
모든 것을 포함한 거대한 짐승의 파도 소리 같은 포효가 이 공간의 중심부인 필드에 쏟아지고 있었다.
「죽여랏!!」
「실장석을 물어 죽엿!! 도살견!!」
비명에 가까운 소리가 메아리쳤다.
시시각각, 측면이 뚫려있는 1층 천장에 설치되어 있는 전광판이 시간을 조금씩 세고 있었다.
해당 필드에 쏟아지는 목소리 속에서 동요를 감추지 못하는 듯한 웅성거리는 소리가 섞여있었음을 누군가 눈치채기 시작했다.
그 전광판이 가리키는 시간. 그것은 이미 타임 리밋인 30분 중에서 이미 나머지 10분을 세고 있었던 것이다.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사태로 필드는 돌입해 있었다.
모두들 적어도 10분 이내로 실장석이 전멸한다고 예상했을 것이다.
도사견 3마리와 마주한 실장석이 20분동안 살아있으리란 것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다.
전광판에 표시된 오즈 배율에, 내기에서 진 관중도 기성을 올린다.
그 이상으로 더욱 더 환호성이 높아진다.
「우아아아아아아아아아!!!」
지금 바로 필드상의 실장석이 2마리째의 도사견을 침묵시키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데에!! 데에!! 다음!! 오는 데슷!!」
「대형 조정하는 데스!! 마마를 중심으로 원형으로 진을 치는 데스!!」
마마라고 불린 것은 붉은 목걸이의 실장석일까.
뒹구는 도사견의 얼굴에는 녹색의 두건이 둘러 싸여 있었다.
그 도사견 근처의 벽에는 초고속으로 머리를 부딪친 것일까.
나무 벽의 패인 흔적에 피로 얼룩진 도사견의 피가 아직 생생했다.
관중들은 아까의 사태를 아직 이해하지 못한 채, 동요와 노호를 교차시킬 뿐이었다.
전광판이 모니터에 바뀌자 아까의 장면이 슬로우 모션으로 비추어진다.
붉은 목걸이를 한 실장석과 몇마리 정도의 실장석들이 스크린에 뜬다.
그 실장석들을 향해서 송곳니에서 군침을 흘리며 덤벼드는 도사견.
붉은 목걸이를 한 실장석이 그 도사견에게 다가가, 다시 무언가를 외친다.
「탁아!!」
가까이서 링갈을 갖고 있던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번역되었을 것이다.
그러자 몇마리의 실장석들이 붉은 목걸이를 한 실장석 발밑에 무릎을 꿇더니
그 실장석을 떠받든 것이다.
초고속으로 마주치는 도사견과 실장석들.
그 도사견의 등을 향하여 몸을 뒤집듯이 실장석들은 오른쪽으로 피하더니,
두 손을 허공으로 올려 붉은 목걸이의 실장석을 도사견의 등 위로 올린 것이다.
그 곳부터는 등에 올라탄 실장석의 독무대였다.
교묘히 균형을 잡고는 자신의 두건을 빼어 도사견의 시야를 막기 시작한다.
도사견의 등 위에 탁아된 듯 올라탄 뒤로부터 불과 수십초 후.
그리고 그것의 결과가 지금 필드에서 벽에 부딪혀 거품을 내뿜으며 기절한 도사견의 모습인 것이다.
「모이는 데슷!! 마마를 중심으로 모이는 데슷!!」
몇 마리의 실장석들이 붉은 목걸이를 한 실장석을 중심으로 모인다.
그것을 경계하듯 살피며 멀찍이 떨어져 울부짖는 3마리째의 도사견.
도사견도 바보가 아니다. 아까의 2마리째. 그리고 필드의 오른쪽 안쪽에서 코와 입에 똥을 처박고 작은 경련을 반복하는 1마리째.
눈 앞에 있는 실장석들은 단순한 사냥감이 아니다.
경악할 정도의 전투력을 가진, 자신들과 같은 사냥꾼으로 인식한 것이다.
「뭐야, 저 놈들!! 분충 주제!!」
「죽여어!! 실장석을 얼마든지 죽이란 말이야아!!」
장내가 불가능한 사태 때문에 점점 뜨겁게 달아오른다.
3마리째의 도사견이 주저하면서 원형으로 진을 친 실장석들로부터 거리를 둔다.
도사견은 이 게임의 시간 제한 등은 이해할 수 없었다.
단지 본능으로서, 그 놈들은 위험하다고 생각한 다음의 행동이다.
그러나 이러한 지체 행위가 실장석 목숨의 연명으로 이어진 것은 아이러니다.
「서둘러!! 개새x야!!」
「실장석을 죽여!!」
필드에 살아남은 실장석은 모두 14마리.
빨간 목걸이를 한 실장석을 중심으로 모이는 것들이 10마리.
벽에서 빵콘하면서 떨고 있는 실장석이 2마리.
한 손을 먹히고는 마마아~!!마마아~!!하고 외치는 실장석이 1마리.
그리고 필드 중앙에서 아직도 자동차 장난감으로 놀고 있는 실장석이 1마리.
총 14마리가 아직도 시간 제한까지 8분 남은 시점에서도 살아남아있는 것이다.
주최자 측에서도 이런 사태는 상정해 본 적 없었다.
「뎃!!」
붉은 목걸이를 한 실장석이 가벼운 구호를 외쳤다.
그러자 주변의 원형의 진이 어째서인지 차츰차츰 도사견 쪽으로 거리를 좁혀오는 것이 아닌가.
「뎃!! 데뎃!!」
다시 호령.
실장석들은 조금씩 속도를 높인다.
「우우우우~… 바아웃!! 바웃!!」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지르며 그 실장석들에게 목소리를 높이는 도사견.
「샤아아아아아아!!」
「데샤아아아앗!!」
「데지이잇!! 샤아아아아앗!!」
이에 질세라 원형 진의 전방에 선 실장석들이 위협 소리를 되갚기 시작했다.
「우우우우우~~…」
「쟈아아아아아앗!!」
「갸아아아아ー슷!!」
「데샤아앗!! 샤아아아앗!!」
누런 송곳니를 드러내고 침을 세로로 늘어뜨리면서 위협하는 구현석.
미간에 깊은 주름을 잡고, 동공을 동그랗게 뜨며 째려보는 도사견의 눈을 떼지 않고 반대로 째려보았다.
「뎃샤아아아앗!!!!!」
회장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서서히 도사견 쪽이 뒤로 물러서고 있었던 것이다.
반대로 도사견을 몰아넣고 있는 실장석들.
「샤아아앗!! 데샤아아아아아ーーー앗!!!」
붉은 목걸이를 한 실장석이 추가로 한 발짜국 더 나가, 양손 양발을 땅에 댄 야생의 모습으로 더욱 높은 목소리로 위협했다.
「우우우~~웅!! ~~~웅!!」
분명히 도사견의 열세였다.
몸은 움츠러들었고, 귀은 뒤로 젖혀졌으며 입에서 새어나오는 위협 소리도 어딘가 허약했다.
「쟈아아아아ーー앗!! 쟈아아아아ーー앗!!」
회장 안에 탄식에 가까운 낮은 함성이 감돈다.
필드를 보면, 실장석 10마리의 위협에 떨며 낮은 자세로 몸을 둔 도사견이
그우우우~~웅 그우우우~~웅 하는 애잔한 목소리를 흘리고 있지 않는가.
관중들이 공중을 올려다보니 전광판에는 이미 1:00의 시간밖에 남지 않았다.
이 실장석들을 학살할 사냥꾼들 3마리가 그 꼴사나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나머지 수십초가 남아 있지만 이미 승패는 정해졌다.
『30분이 경과하였습니다.이 게임은 실장석 측의 승리입니다.』
게임 종료를 알리는 안내 방송과 함께 비명에 가까운 목소리로 장내는 금세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실장석 측의 생존 수는 14. 당첨자는 유감스럽게도 없습니다』
이 게임에서는 실장석 측의 승리에 걸게 되면, 그 생존 수까지 걸지 않으면 오즈의 배당을 받을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다.
별난 사람이 실장석의 승리에 걸었다고 해도 생존 수가 14라는 수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숫자였다.
『오늘의 배당금은 캐리오버 룰에 의거, 다음 데스 게임으로 넘어갑니다』
탄식에 가까운 목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리지만, 배당자가 나오지 못한 것이 그나마 다행인 것인지,
모두 쓴웃음 같은 표정을 띠면서도 이 죽을 고비를 넘어선 필드 안의 실장석들을 다시 흥미로운 눈으로 바라보는 것이었다.
「실장ー!! 다음번엔 깔끔하게 죽어!!」
「이 분충놈!! 질리지도 않고 살아남았다니!!」
「도사견도야 도사견도!! 뭐야, 한심하다!!」
그런 사람들의 욕설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지 살아남은 실장석들은 붉은 목걸이를 한 실장석 주위로 집결하기 시작한다.
「데에… 데에… 데에…」
「데에ー… 데에ー…」
모두들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다.
눈가에는 아까의 공포 때문인지 피눈물의 흔적도 생생했다.
겨우 공포를 실감하기 시작했는지, 덜덜 이빨을 부딛히는 실장석.
데에에에에ー엥!! 데에에에에ー엥!! 하고 울기 시작하는 실장석.
몸이 얼어붙을 것 같은 죽을 고비를 넘어선 실장석들의 모습이 그곳에 있었다.
「안심하긴 이른 데스. 데스는 살아남은 자들을 추스르는 데스」
「데스」
「데승은 시체에서 아직 입을 수 있는 옷을 모으는 데스.」
「데승」
「나머지는 주위를 단단히 경계하는 데스!! 개는 아직 침묵하고 있지 않은 데스!! 방심해선 안 되는 데스!!」
필드를 비추는 라이트가 조금씩 사라진다.
회장에는 원래의 블랙 라이트가 점등하면서 속시원한 BGM이 서서히 들리기 시작한다.
오늘 싸움은 끝난 것이었다.
동시에 뒤 벽에 있는 케이지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실장석들은 살아남은 동료를 메고 아직 고통 받는 도사견을 경계하면서 케이지를 향하여 조금씩 후퇴하기 시작했다.
라이트가 조금씩 사라진다.
이제 조금도 안 되어 이 필드도 원래의 어둠의 공간으로 돌아올 것이다.
붉은 목걸이의 실장석은 경계를 게을리하지 않고 뒤로 후퇴한다.
그러나 그 눈은 도사견의 방향이 아니라,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2층에서 5층까지의 객석을 끊임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뎃!! 뎃!!」
그것의 눈이 객석에서 객석.
어둠으로 녹아들어 가는 2층 자리에서 3층 자리.
무언가를 필사적으로 찾으며, 그 눈은 춤추듯 따라간다.
(오늘은 오는 데슷!? 미미는 여기 있는 데슷!!)
시선은 4층 자리에서 5층 자리로 옮겨진다.
(미미는 오늘도 살아남은 데슷!!)
그 시선은 목적의 인물을 찾지 못해 어둠 속에서 끊임없이 빛나며 꿈틀거리고 있었다.
(찾아냈으면 좋은 데슷!! 미미는 여기 있데슷!! 마맛!! 주인님!!)
◇
「무슨 실수를 했군!!」
노성과 함께 재떨이를 벽에 부딪히는 소리가 방 가득히 퍼졌다.
마호가니로 만들어진 두꺼운 책상 앞에서 어깨를 들썩이며 목소리를 높이는 남자가 있었다.
「하지만 고객들은 캐리오버제 적용 때문에 다음의 데스 게임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바보 자식!!」
다시 남자에게 질책을 받는 사람은 선글라스를 낀 남자였다.
「네놈, 이곳에서 몇 년 일했나? 손님은 여기에 뭐 하러 오는지 알고 있는가?」
격앙하는 남자의 어투에서는 아무래도 이 선글라스의 남자보다 신분이 앞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그 남자의 얼굴은 아직 푸른 젊음을 유지한 청년의 얼굴처럼 보였다.
오히려 질책을 받고 있는 선글라스의 남자 분이 연장자처럼 보인다.
「……………」
「손님은 여기에 실장석의 꼴사나운 모습을 보기 위해 오는 셈이다. 실장석의 비명 소리. 절망의 목소리.
튀는 창자. 끝까지 자신의 죽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우둔한 최후!!」
사내는 약간 진정되면서도 거친 어조로 계속한다.
「근데 오늘 결과는 어떤가!! 전멸되어야 할 실장석들이 살아남고 몰아내고, 개는 실장석에게 떨면서 전투불능!!
이런 실수를 손님에게 넌 부끄러운 줄도 모르나!!」
남자는 손톱을 까드득 씹으면서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생각 난 듯 선글라스의 남자에게 향했다.
「내일이다」
「……예?」
「내일의 메인 이벤트 실장 콜로세움에 오늘 살아남은 놈들을 다시 1번 내보내는 것이다」
「그러나 규정에서는 최저 3일의 휴가를 주게 되어 있습니다. 연속된 전투는 실장석 위석에도 상당한 스트레스를…」
「멍청한 새끼!!」
두번째 재떨이가 날아갔다.
선글라스의 남자가 피하지 않았다면, 그것은 선글라스의 남자의 이마에 맞았을 것이다.
「……난 못 참는다. 녀석들… 오늘 살아남은 놈들!! 절대로 지금쯤 우리 일을 짚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여기까지 오면 신경 쇠약에 가까운 것도 있었지만, 선글라스의 남자는 굳이 간섭을 멈추었다.
「알겠습니다. 토시아키님」
선글라스의 남자가 말한다.
「내일 데스 게임에선 확실히 실장석들을 잡을 수 있는 사냥꾼을 준비하겠습니다」
선글라스의 남자는 그러면서 이 도내 모처의 불법 실장 도박장 경영자 「후타바 토시아키」를 달랠 수밖에 없었다.
이 일은 급료도 좋다.
여하튼 실장석들을 쓸어버리고도 솟아 나오는 물건을 다루며, 돈을 낳는다는 연금술 국물을 아직 받고 싶다.
그렇다면 이 고용주의 비위를 건드리는 것은 별로 좋지 않은 일일 것이다.
선글라스의 남자는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 그 방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오늘 살아남은 실장석들을 사냥할 내일 사냥꾼들의 매입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
「한 데스우ー!!」
「오늘도 살아남은 데스우ー!!」
「이제 아리사, 빵콘할 것 같은 데스우~♪」
지름 20m 필드의 지하에는 대량의 실장석들이 보관되어 있는 대형의 케이지가 나란히 있었다.
어둡고 축축한, 쾌적하다고는 말할 수 없는 공간이었지만, 몇일이나 깔개로 삼은 이 지푸라기의 어느 우리에서는 돌아왔다는 기쁨에, 또 오늘도 무사히 살아남았다는 기쁨에 각각 환호성을 지르고 있었다.
「마마, 한 데스우!!」
「그런 데스!! 마마 덕분 데스!!」
「마마는 세계 제일 데스우~!!」
붉은 목걸이를 한 실장석을 칭송하며 살아남은 실장석들이 주위로 모여든다.
「마마~!!」
「한 데스우~!!」
나이 차이를 보면 친자 정도 차이로는 보이지 않았다.
안에는 빨간 목걸이의 실장석보다 늙은 실장석도 그를 「마마」라고 부르며 뺨을 붉히고 있었다.
그 실장석들에게 「마마」란 호칭은 특별한 것인지도 모른다.
이 죽음과 맞닿은 공간에서 자신의 무력함을 극한까지 느끼며 절망에 추적된 상태에서
사는 법을 알려주는, 매달려야 할 존재를 필연적으로 「마마」라고 부르는 것은 자연의 이치인지도 모르겠다.
「데엑!! 데엑!! 손씨 아픈 데스우~!! 집!! 돌아가는 데스우~!!」
「주인니임~!! 주인니임~!! 미란다는 여기 데스우~~!!」
「여긴 어디 데스우? 너무 더러운 장소 데스우…」
그런 환희에 흔들리는 실장석을 뒤로하면, 케이지의 구석에서는 하염없이 흐느끼는 실장석들이 있었다.
오늘 살아남은 실장석은 14마리.
붉은 목걸이의 그녀에게 인솔된 9마리 외, 운좋게 살아남은 4마리의 실장석들도 이 케이지에 넣어져 있었다.
하염없이 울고 있는 세마리와…
「데프~♪ 데프~♪」
자동차 장난감으로 놀고 있는 1마리.
「데에에에에ー엥!! 냄새 나는 데스우ー!! 돌아가서 목욕하는 데스우ー!!」
「데승… 데승… 꿈 데스우… 이건 꿈 데스우…」
「데프픗!! 오마에 어떤 데스우? 초라한 모습인 데스. 데푸풋!!」
아직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없는 신참들에게 차가운 눈을 돌리는 실장석은 어느 누구도 없었다.
불과 몇주일에서 수개월 전. 자신들도 이 신참들과 전혀 다르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데프픗!! 이놈 두건 없는 데스. 데푸풋!! 분충 데스우!!」
새로 들어온 실장석 중 1마리는 스스로 입는 프릴이 달린 실장 옷을 보란 듯이 내보이고는,
데프픗!!거리며 케이지 내의 실장석들을 보면서 모멸의 미소를 짓고 있다.
「데승… 배 고픈 데스우~ 데승… 푸딩 먹고 싶은 데스우~」
하루라도 오래 살기 위해서, 조금이라도 생존율을 올리기 위해서, 그녀들은 싸워야 한다.
이 신참들에게도 전투의 기초를 때려박는다. 진형의 가나다(イロハ) 블록 사인.
가혹한 필드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가능한 한 모든 준비를 해내지 못하면 그들은 내일은 살아남지 못한다.
「이제 좀 쉬는 데스… 내일은 이놈들도 넣어서 전술을 짜는 데스」
쉬는 것도 싸움이었다.
언제 일어나 언제 갑자기 필드로 잡혀갈지.
그 긴장감 속에서 푹 쉬어 두어야 전장에서는 치명적이지 않을 것이다.
「자, 오마에들도 쉬는 데스」
붉은 목걸이의 실장석이 신참들에게 말한다.
「뎃!? 이런 지저분한 곳에서 잔다는 데스? 오마에 미친 데스우?」
「데에에에ーー엥!! 데에에에ーー엥!! 여기서 나가길 원하는 데스우ー!!」
「데승… 데승… 주인니임… 데승」
머리가 혼란하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던 신인들이었지만,
아까 극도의 긴장감에서 해방한 탓인지 1시간도 안 되어 잠들었다.
케이지 내의 실장석들이 잠든다.
그것을 지켜보는 붉은 목걸이의 실장석도 케이지 속에 담긴 짚 위에 누웠다.
「…………………」
바스락 바스락 볏짚 안에 손을 넣었다.
그 볏짚 안에서 꺼낸 것은 1장의 너덜너덜한 사진이었다.
그 사진에는 다정한 미소를 띤 남자와 행복한 웃음을 가진 성체 실장석.
그리고 붉은 목걸이를 한, 지금이라도 날 듯이 뛰어오르는 실장석이 보였다.
붉은 목걸이를 한 실장석은 잠시 그 사진을 바라보며 뺨을 붉혔다.
「(다음에 꼭 주인님과 마마가 오시는 데스…)」
사진을 볏짚 안으로 되돌려 넣는다.
「(살아 있다면 반드시 만나는 데스. 미미를 꼭 만나러 오시는 데스)」
붉은 목걸이의 실장석, 미미도 눈을 감고 잠이 들었다.
약 1마리를 제외한 게이지 중의 총 14마리의 실장석이 잠들었다.
「데프~♪ 데푸~♪」
가혹하고도 엄청나게 긴 하루의 끝이었다.
이들 14마리에게 이후 죽기보다 힘든, 가혹한 시련이 기다리는지는 이 안에 있는 어느 누구도 상상하지 못하고 있었다.
「마마ー!! 마마ー!! 빨리 하는 테츄ー!!」
「데스. 서두르지 않아도 공원은 도망치치 않는 데스」
「하하하, 건강하네. 미미 녀석」
주말의 공원에 가는 것은 이 집에서는 관례 행사가 되어 있었다.
얼마 전, 난생 처음 미미를 공원에 데리고 온 뒤로부터는 어떻게든 공원에 데리고 달라고 떼쓰는 매일이었다.
「주인님도 느린 테치이이이이ーー!! 빨릿!! 빨리 하는 테치이이이이ーー잇!!!」
도로 끝으로 깡총깡총 뛰는 자실장이 미미였다.
앞으로 수십미터만 달려가면 나타나는 공원 입구.
그러나 돌아보면 아직도 사거리를 겨우 꺾은 주인님과 마마.
미미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귀를 쫑긋쫑긋하며 공원과 주인님을 번갈아 바라보고는 「빨리 하는 테치이이이ーー!!」하고 큰 소리로 외칠 수밖에 없었다.
「하하하, 미미. 지금 갈게」
「죄송한 데스우, 주인님」
「아냐아냐. 자실장은 저렇게 건강한 게 좋지. 메메. 너 때도 힘들었어」
「뎃!? 그렇지 않은 데스우~」
「뭐하는 테치이ーーーー잇!! 빨리 오는 테치이이이ーーーー잇!!」
「「아, 예예」데스우」
주말은 공원에서 가족끼리 보낸다.
맛있는 스테이크와 스시는 없고, 가져온 것은 바구니에 담아 가져 온 도시락.
사육실장들이 애용하는 실장랜드가 아닌 근처의 작은 낡은 공원.
예쁜 분홍색의 팔랑팔랑거리는 실장복은 없다.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던 녹색 옷.
그런 사소한 일상.
미미와 미미의 모친인 메메에게는 스테이크가 없더라도, 실장랜드가 아니더라도, 명품 실장복이 없더라도 옆에서 상냥하게 웃어 주는 주인님만 있다면 그것은 터무니없이 행복한 것이었다.
「테챠아아아아아아ーーーーッ!!!」
「거 봐. 미미. 꽉 잡고 있어!!」
「테챠아아아아아앗앗ーー앗!!! 테챠아아아아아아ーーーー앗!!!」
곰팡이가 핀 그네의 사슬을 붙잡고 눈을 가리면서 절규를 반복한다.
「테챠앗!! 테치아아아ーー앗!!」
「데스아!! 데스아아아아ーー앗!!」
미미와 메메는 주인님의 무릎 위.
그대로 공원의 오래된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온다.
「데에!? 데에에!?」
「테에에엣ーー!! 테에에엣ーー!!」
작고 작은 시소. 위 아래로 요동칠 때마다 메메의 비명과 미미의 교성이 작은 공원에 메아리친다.
「자, 너희들. 도시락이야」
「테츄우우우ーー!!」
「데스」
점심은 잔디밭 위에 신문지를 깔고 작은 바구니에서 식사.
「주인님!! 주인님!!」
「왜 그래, 미미? 네가 좋아하는 달콤한 계란부침이 들어있는데」
「여기, 꽃씨가 있었던 테츄!! 주인님, 밟고 있는 테치이이이이ーーー!!」
「어?」
「데?」
신문지를 들어내 보니 그곳에 쓰러진 한 송이의 민들레가 있었다.
「꽃씨, 괜찮은 테츄우우ーー!?」
미미가 다가가자 자력으로 돌아온 것일까, 민들레가 하늘로 향하여 천천히 일어서는 것이었다.
「다행인 테치이이!! 다행인 테치이이!!」
「데. 착한 아이 데스우」
「그렇구나… 이 자는 분명 좋은 실장석으로 자랄거야」
민들레 꽃을 부드럽게 쓰다듬고 있는 미미를 보며 메메와 주인님은 그렇게 생각한다.
「이 자는, 꼭 누구에게나 상냥하고, 누구에게도 해롭지 않아. 그런 상냥한 실장석으로 자랄 거야」
「와타시의 자랑인 자 데스우. 분명 상냥한 아이로 자랄 것인 데스우」
「테츄우우ーー!! 테츄우우우ーー!!」
노란 민들레 꽃과 비슷한 키의 미미는 바람에 흩날리는 꽃잎과 같이 뺨을 붉히며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춤을 추고 있었다.
◇
「아침이다!! 분충들 기상!!」
아침은 사육사의 구령으로 눈을 뜬다.
실장석들이 몇 마리나 처박힌 방은 창문도 아무것도 없는 폐쇄된 공간.
벗겨진 콘크리트에, 천장에 붙어 있는 석면.
실장석 특유의 똥에서 나오는 악취와 습기에 펄럭이는 불빛 하나 없는 방의 천장에 백색등의 인공 빛이 켜진다.
「뎃!? 데뎃!!」
「데스아!! 데스아!!」
「데슷!! 데스데에ー슷!!」
살풍경한 콘크리트 방에 아무렇게나 놓여진 케이지가 10여 개.
각각 지름 5m 사방의 대형 동물 등을 넣는 우리에 가까운 케이지가 보인다.
그 중 꾀죄죄한 꼴과 분명히 사육실장으로 보여지는 깔끔한 모습의 실장석들이 많게는 케이지에 40마리 정도, 적게는 10여 마리가 감금되어 있다.
천장에 걸린 인공등에 아직 열리지 않는 잠이 덜 깬 눈을 껌뻑이며, 정문에 들어선 사육사 남성에게 다가가 입 안의 누런 송곳니를 내비치며 데스아!! 데스아!! 케이지의 철장을 양손으로 파고들 듯 잡고는 침을 케이지 밖으로 튀기면서 필사적으로 외치고 있다.
「갸아ー슷!! 갸아ー슷!!」
케이지 곳곳에서 실장석들이 싸우는지 으르렁거리는 소리도 들린다.
케이지 내의 실장석들에게 살기가 있는 이유는 사육원이 들고 있는 양동이에 있다.
양동이 속에는 다진 고기같은 색의 녹색을 띠는 고깃덩어리가 담겨 있다.
사육원은 케이지 하나하나의 먹이 투입구 문을 열고 손에 든 국자로 그것을 모아, 양동이 속에서 고깃덩어리를 나누어 케이지 안으로 내던진다.
「데샤아앗!!!」
「데스아!! 데스데에ー슷!!」
「응굿!! 응굿!! 샤아아앗앗!!」
사육원이 내던지는 것은 이 케이지 안에서 사는 실장석들의 먹이였다.
아까까지 자고 있던 실장석들이 배급에 몰려드는 난민처럼 서로 그 살점에 달라붙어 먹고 있었다.
「데샤아아앗!! 데스데에ーー슷!!」
쟁탈전 끝에 상대의 팔까지 먹어버리는 실장석.
사투의 주먹다짐이 시작되는 계기.
그 틈에 거동이 수상한 눈을 데굴데굴 굴리면서 바닥에 떨어진 고깃점을 닥치는 대로 입에 집어넣고 있는 실장석.
사육원은 차례로 10여 개의 케이지에 기계적으로 고깃덩어리를 던진다.
그 발은 어제 실장 콜로세움에서 사투를 벌인 실장석이 살고 있는 「G」라고 적힌 케이지에까지 다다랐다.
그 케이지는 주위 케이지 안의 실장석들과 분명히 달랐다.
주어진 고깃덩어리가 먹이 투입구에 들어가기까지 모두들 손을 내밀고 그저 지긋이 그것을 바라보고 있던 것이었다.
어떤 다른 것들은 그 중 네 마리의 실장석.
「무냐무냐…」
「이제 먹지 않는 데스우… zzz…」
「코오ー… 코오ー・・・」
3마리의 실장석들은 이를 갈거나 경련을 하면서 아직 꿈 속에서 현실 도피를 하고 있고,
「데푸~♪ 데푸~♪」
이미 1마리는 어느새 일어났는지 당장 마음에 드는 자동차 장난감으로 놀고 있었다.
그 외, 지긋이 먹이 투입구만 쳐다보는 실장석들.
그 중에 붉은 목걸이를 한 실장석. 가슴에 희미한 글씨로 「미미」라고 적힌 마크를 달고 있는 실장석이 있었다. 미미였다.
미미도 다른 실장석들처럼 조용히 사육사의 동작을 지켜보고 있었다.
양동이 속에 국자를 넣고 벽에 붙은 고깃점을 여러 번, 하나같이 그것을 흔들며 먹이 투입구에 떨어뜨린다.
「………………」
그 사육사의 국자를 고개를 위아래로 흔들며 눈으로 쫓는 케이지 안의 실장석들.
그러나 그 중에서도 미미의 시선은 사육사에게 향한 것도 아니고, 그저 하늘의 어느 부분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또 그 꿈을 꾼 데스…)」
미미는 마음 속으로 그렇게 되새기고 있었다.
이 케이지의 실장석 수는 다행인지 어제 경기 때문에 다른 케이지보다 수가 적었다.
다른 케이지처럼 경쟁 없이 모든 실장석들을 먹일 수 있었다.
사육원이 먹이 분배를 끝내자 이어 옆 케이지로 간다.
그것을 충분히 지켜본 뒤 여러 마리의 실장석이 먹이투입구의 고깃덩어리로 향한다.
그러나 미미는 먹이투입구에 가려고도 하지 않는다.
「(주인님, 웃었던 데스…)」
어딘가 두 눈이 부어있는 미미는 멀리 사라질 듯한 기억을 필사적으로 연결하고자 하는 듯 필사적으로 뇌리에 꿈의 내용을 새겼다.
「(마마도 웃었던 데스…)」
이 꿈을 꾼 아침은 항상 이렇다.
미미는 먹이에 가까이 가지도 않고 마음 속 고향에 몸을 날리고 있었다.
◇
후타바 토시아키가 이 젊은 나이에 불법 도박장 「실장 콜로세움」을 소유해 온 것은 타고난 사업 수완과 운, 그리고 실장석에 대한 병적인 혐오감이 맞물린 결과였다.
후타바 토시아키는 학대파이다.
어린 나이 무렵부터 근처 하천 부지의 들실장을 매일 학살하였다.
고등학교를 나온 뒤에는 근처의 애완동물 가게에서 일했지만, 상품인 실장석을 학대하는 일자리를 그만두었다.
2번, 3번, 실장 관련 자리에 취업해 보았지만, 어느 곳에서도 오래 있어 본 적이 없었다.
그런 토시아키가 눈을 돌린 것은 학대파를 위한 비즈니스였다.
토시아키가 일했던 직장은 실장숍이나 실장 의류 관련, 모두 애호파용의 실장 비즈니스였다.
학대파를 위한 비즈니스는 이 시대에는 아직 없었다.
토시아키는 독자적인 학대파의 네트워크를 사용, 학대용 실장석 도매 사업을 시작했다.
예로부터 왕도인 「올렸다 떨어뜨리기」 라는 방법인데, 그 「올려짐」 상태의 실장석은 학대파가 단골로 구매한다.
이 아이디어는 성공, 매출은 최상이었다.
목돈을 딴 토시아키는 그 자금을 자본으로 학대용 영화와 학대 용품 등을 개발.
이것이 다시 히트하여 회사 경영에까지 이르렀다.
토시아키는 이에 멈추지 않고 학대파를 위한 온갖 사업에 손을 대었고, 마지막으로 찾아간 것이 이 회원제의 비밀 도박장 「실장 콜로세움」이었다.
공짜에 가까운 실장석들이 다툰다.
살아남은 실장석들은 새로운 시련을 겪고, 그 절망 속에서 죽는 모습을 술과 함께 즐기는 곳이다.
가학심이라는 것은 어떠한 착한 사람들도 갖고 있는 인간의 감정이다.
그것을 드러내는 것에 매력을 느끼는 이 대도시의 고객이 적지 않았다.
학대파 중에서 이 노름판은 구전으로 퍼지면서 지금은 매일 개최하기까지 이르렀다.
물론 불법.
이 행위는 법률 위반이었다.
그러나 토시아키에게는 그런 일은 아무래도 좋았다.
눈 앞의 살육에 시달리는 실장석들을 보면서 토시아키는 자기 일에 만족한다.
그렇다. 토시아키는 타고난 학대파인 것이다.
◇
「데!! 오른손을 들면 몸을 웅크리는 데스!!」
「어째서 안 하는 데스!! 마치루다에게 명령한 데스우!!」
지하의 살풍경한 콘크리트에 노출된 공간. 천장에는 석면.
그 공간에 아무렇게나 10개 가까이 지름 20m 정도의 케이지가 진열되어 있었다.
그 케이지의 입구에는 하나하나 「A」부터 「M」까지 알파벳이 적혀 있었다.
그 「G」라고 적힌 케이지 안.
10마리에 가까운 실장석에게 둘러싸인 세 마리의 실장석이 짜증을 내며 침을 튀기고 있었다.
「몇 번 말해야 알아듣는 데스우? 어제의 다른 놈들처럼 죽고 싶은 데스우?」
「여기도 몇 번 말해야 알아듣는 데스우!! 그건 꿈 데슷!! 저런 것은 현실에 없는 데스우!!!」
「데푸푸!! 데푸푸!! 재미있는 데스우!! 더, 더 하는 데스우!!」
「데승… 데승… 주인님 어디 데스우~」
미미는 어제 처음으로 실장 콜로세움에 나온, 그리고 살아남은 「신입」들에게 싸움의 처음부터 끝까지 알려주었다.
신입들은 자칫 이렇다.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오로지 자기 방어만 하는 것. 현실 도피를 하는 것. 사육실장의 경우에는 과거의 비호자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
이런 것들은 입으로 말해주어도 현실을 몰랐다.
「오마에 누구 데스우!! 알겠는 데슷!! 미란다의 집이 목적인 데스우!? 오마에들 사육실장을 노리는 데…게보오!!!」
데데의 무릎이 미란다라고 밝힌 신입 사육실장의 명치에 맞았다.
「데게에에에!!! 데히~… 데히~…」
데데는 이 실장석들 가운데에서도 장신의 실장석이다.
오른쪽 눈에 세로로 베인 상처가 눈에 띄는 실장석이며, 상처의 수를 보면 미미보다 고참 실장석으로 보인다.
데데가 웅크린 신입 실장석의 앞머리를 잡고 일으킨다.
「데훼!! 호게에슷!! 호게에슷!!」
호흡이 잘 되지 않는 것 같다. 나머지 2마리도 빵콘한 상태로 놀라 데데의 모습을 살피고 있다.
「오마에. 말 듣는 데스. 듣지 않으면 오마에의 가족, 죽이는 데스!!」
「데히~~!! 데히~~익!!」
「주인니임!! 주인니임!!」
「데갸아아ーー!! 데갸아아아ーー!!」
3마리는 착란 상태에 가까웠다. 말을 듣고도 알아듣지 못하면 몸으로 이 상황을 이해시킬 수밖에 없다.
쓸 수 있다면, 다음 싸움에서도 살아남을 수는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자신이 처한 상황을 이해할 것임은 틀림 없다.
「말 듣는 데스」
「히~~익!! 훼끅!! 훼끅!!」
「듣는 데스!!」
「후에에에에~엥!! 후에에에에에~엥!!」
「데스아!! 데스아!!」
「주인니임ーー!! 와타시, 여기인 데스우ーー!!」
이어 주먹을 치켜세우는 데데를 누른 것은 붉은 목걸이를 한 실장석. 미미였다.
「데데. 앞으로 2일 있는 데스. 다음까지만 맞추면 되는 데스.」
지나친 스트레스 때문에 목숨을 잃는 종자들도 몇 마리 보아 왔다.
위석이 깨지지 않고 오로지 겁만 먹어 실전에 도움이 되지 않던 종자도 있었다.
미미는 그 필드에서 전투를 끝내면 적어도 이틀은 그 필드에 오르지 않음을 경험으로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이 3마리는 좀 더 시간을 갖고 교육하기로 한 것이다.
그 때였다.
「데?」
「데뎃!!」
천장의 백색등이 일제히 밝게 빛나더니 드르륵 소리와 함께 두꺼운 문이 열리는 소리가 방 안에 울렸다.
인간이 두 사람.
드르륵 소리가 나는 도르래가 붙은 짐받이를 밀면서 다가온다.
그것이 케이지 앞에 서면, 실장석들은 강제로 이동용 케이지에 실려 그 지옥 같은 필들에 잡혀갈 것이다.
「데갸아아!! 데갸아아아!!」
뜻을 알고 있는 실장석만이 큰 소리로 외치고 있었다.
최근 끌려가본 탓에 신입은 이상한 얼굴로 그 사람의 얼굴을 보고 있었다.
그 짐받이는 무려 「G」의 알파벳이 달린 케이지.
즉, 미미가 있는 케이지 앞에 멈추었다.
「데……」
「……데스」
「데ー…」
의미도 알아채지 못하고 몇 마리 정도의 실장석이 홀린 듯 케이지 밖에 선 인간의 얼굴을 들여다본다.
짤랑짤랑 열쇠를 자물쇠에 꽂아 케이지의 문을 열고 있었다.
「데… 무슨 실수 데스우…」
미미는 가냘픈 목소리로 그렇게 중얼거린다.
우리는 어제 그 필드에서 싸우지 않았던가.
적어도 이틀간. 싸움은 없을 것이었다.
「약속과 다른 데슷!! 약속과 다른 데슷!!」
미미가 케이지 안으로 들어가 인간에게 뛰어가며 그렇게 이야기를 반복한다.
물론 그런 약속은 하지 않았다. 실장석 측에서 보면 그냥 경험 법칙 이외의 아무것도 아니었다.
「뎃!? 데뎃!?」
「데스아!? 데스아!?」
1마리. 또 1마리. 케이지 안에서 도망다니는 실장석들을 이동용 케이지에 실어 간다.
「약속과 다른 데슷!! 싸웠던 데스우!! 와타시타치, 어제 싸워서 이겼던 데스우!!」
아이러니하게도 그 승리가 오늘의 연전을 만든 것을 미미는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동용 케이지에 담긴 14마리의 실장석은 드르륵 하는 도르래의 소리와 함께 조용히 복도를 지나갔다.
「데…!! 데데…!! 어쩌면 좋은 데스!! 마맛!! 어쩌면 좋은 데슷!!」
그 답은 이쪽이 듣고 싶었다.
미미는 그 대사를 꾹 참고는, 동공이 커진 두 눈을 돌려 주위를 바라보았다.
「돌아가는 데스우!! 반드시 주인님의 품으로 돌아가는 데스우!!」
이는 신입 실장인 미란다.
「와타시타치 싸우는 데스!? 또 싸우는 데스!?」
「마마!! 어떻게 하는 데스!! 마맛!!」
「………괜찮은 데스. 평소처럼 하는 데스. 반드시 이기는 데스!! 오늘도 살아남는 데스!!」
미미는 모두의 눈을 꼭 바라보며 자신에게 타이르듯 그렇게 말했다.
복도를 지날 때마다 멀리서 땅이 울릴 듯한 함성이 들렸다.
「……뎃!!」
언제 들어도 기분 좋은 소리는 아니었다.
「데슷!? 집이 아닌 데슷!? 집이 아닌 데슷!?」
「이건 어제의 꿈인 데스!? 꿈이 계속되는 데스!?」
「데… 개 싫은 데스우!! 개는 싫은 데스우!!」
다시 고막을 찢을 정도의 함성이 얇은 나무 벽을 사이에 둔 곳에서 울리고 있었다.
신입 3마리는 그 함성으로 어제의 공포가 되살아난 것인가 하며 좁은 케이지 속에서 이미 빵콘해 있었다.
그 시끄러운 신입의 당황한 모습. 그리고 그 똥냄새.
미미를 비롯해 역전의 강자라고는 하지만, 그 공포는 전염된다.
「………뎃!! 데뎃!!」
「………스아!! ……데스아!!」
딱딱딱 이를 떠는 것. 곳곳에서 실금을 하고 있는 것.
눈 주위에 어렴풋이, 피눈물에 가까운 눈물을 글썽이고 있는 것.
「……데슷!! ………뎃!!」
그것은 미미도 마찬가지였다.
무릎은 떨고, 치아는 어금니가 부딪히고 있었다.
의식하지 않아도, 동공이 완전히 열리지 않은 눈동자는 자제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주위를 둘러보고 있었다.
「데푸~♪ 데푸~♪」
한 마리만 빼고.
그리고 눈 앞의 벽이 좌우로 천천히 열리기 시작했다.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
눈부신 빛이 벽 사이로 새어나왔고, 그 곳에는 한참 지나도 익숙하지 않은 모래로 된 원형의 필드가 미미의 시야에 들어오고 있었다.
「왔다아아아!! 어제의 분충들이다아아아!!」
「오늘이야말로 죽는구나!! 너희들의 전멸에 기대해!!」
고막을 세차게 내리치는 의미 불명의 말.
그것이 그 실장석들을 환영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만은 이해할 수 있었다.
정확히 그것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유일하게 다행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아까 말씀 드린 대로 오늘의 실장석은 어제 살아온 이 14마리들입니다』
환호와 갈채.
그 홍수 속에서 필드에 몰린 실장석들은 완전히 도망치려고 하고 있었다.
「……웃!! ……웃!!」
이제 각오를 결정하는 것 밖에 남은 길은 없었다.
미미도 희미하게 피눈물을 흘리며 이마에는 구슬땀, 속옷은 이미 끈적끈적한 것이 흠뻑 젖어 있었다.
『그럼 오늘의 사냥꾼들입니다!!』
미미의 대각선 벽의 문이 천천히 열렸다.
「……데」
「………데슷!! 데슷!!」
숨을 집어삼키며 경계하는 미미의 귀에 어느 불쾌한 금속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그것은 한 둘이 아니었다. 분명히 열 이상의 불쾌한 금속음이 벽 너머에서, 그것도 녹색과 적색의 빛이 넘치며 다가오는 것이 아닌가!
「데뎃!! 데갸아아아ーーー!! 데갸아아아아ーーー!!」
기겁을 하며 달아나는 미란다.
그리고 동시에 필드의 관중들은 박수로 오늘의 사냥꾼들을 맞았다.
『오늘 실장석을 사냥할 수 있도록 나타난 사냥꾼은, 실창석 14마리입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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