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장석의 일상 (42) 벤치
「주인님、와타시는 여기 있는 데스」
미도리는 그렇게 하늘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후타바 아동 공원에 설치된 벤치 밑엔、사육실장 미도리는 주인을 쭉 기다리고 있었다。
시간이 되면 하루 종일 벤치 다리에 기대어 주위를 둘러봤다。
상냥하고 상냥한 주인님과 떨어져、그때부터 이 실장석은 주인을 기다렸다。
예쁜 옷도 비바람에 바래 여기저기 해졌고、신발은 구멍이 뚫렸으며、두건은 찢어졌다。
미도리는 참을성 있게 기다렸지만、그만큼 당연히 배도 고파졌다。
그나마 행운인 점은、이 공원엔 애호파가 자주 와서、먹이를 준다는 것이다。
그것은 들실장으로선 살아갈 지혜도 경험도 없는 미도리가、아사하지 않고 살아남은 최대의 요인이다。
미도리도 그 점을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어느 날、많은 들실장애개 섞여 먹이를 뿌리는 곳에서、그렇게 중얼거렸던 것이다。
「닌겐상 덕분에 오늘도 살아남은 데스」
「・・・・・・바보가 바보 같은 소리를 하는 데스」
미도리가 애호파가 뿌리는 푸드를 주워 모으자、들실장 한 마리가 그렇게 비웃으면서、재빨리 먹이를 주워 모아댔다。
미도리는 본 적이 없던 들실장을 향해 말했다。
「닌겐상은 알지도 못하는 와타시타치를 도와주는 데스」
「그런 데스、먹을 걸 땅에 뿌리고、와타시타치에게 줍게 하는 걸 즐기는 데스、정말로 나쁜 놈들인 데스」
「!」
「닌겐은 와타시타치 따위 심심풀이 정도로밖에 생각하지 않는 데스。고맙게 여겨야한다니 정말로 멍청한 생각인 데스」
「들실장이 말하는 것 따윈 틀린 데스」
「버려진 실장은 바보 뿐인 데스」
「아닌 데스!! 와타시는 버려지지 않은 데스!!!」
「버려진 녀석은 모두 그렇게 말하는 데스ー」
미도리는 들실장이 말도 끝내기 전에 때려버렸다。
들실장은 그에 맞아 쓰러져 편의점봉투를 떨어뜨려、안에 있던 푸드가 이리저리 뿌려지게 했다。
「테챠아아!」
「챠녀짱、이쪽으로 오란 테치!」
맞은 들실장의 새끼인 듯한 2마리는 울면서、그 일에 휘말리지 않도록 황급히 도망쳤다。
작고、약한 자실장은、성체의 싸움에 휘말리는 것만으로도、간단히 죽어버리고 마는 일이 자주 있었기 때문이다。
「웃기지 말란 데스!!!!」
미도리는 그렇게 포효했다。화가나 몸이 떨리고 있었다。
맞은 들실장은 재빨리 일어서、미도리의 안면을 때렸다。
「데햐!」
힘껏 얻어맞은 미도리는、무참히 구르며、입에서 피를 흘렸다。
「웃기는 건 오마에 쪽인 데스、버려진 실장!!」
「그렇게 말하지 말란 데스!」
어떻게든 일어선 미도리는、들실장을 때렸다。들실장이 미도리를 반격했다。서로 계속 때리기만 했다。
성가시다는 표정으로 다른 들실장들은 2마리에게서 거리를 두며 푸드를 주워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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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엔 닌겐상이 별로 오지 않은 데스우」
어느 들실장아 한숨을 쉬면서 그렇게 말했지만、그걸로 배고픔이 가실 리는 없었다。
들실장의 천국이었던 후타바 아동 공원、무계획한 먹이주기에 의해 수가 늘어나 들실장들이 배고픔에 시달리는 일은 당연한 것이었다。
게다가 먹이를 줬던 사람들도、소란스러웠던 공원과 들실장에 질려갔다。
문득、들실장이 자신에게 다가오는 인간의 기색을 느끼며、그만 웃어버리고 말았다。
「닌겐상! 밥 주시는 데스、우리 자들이 배고파하는 데스!」
그러고 보면 언제나 받았던 건 푸드나 식빵 모서리 부분이었다。
그러나、오늘은 달랐다。
다가온 남성은 숨기고 있던 빠루 같은 걸 높이 쳐들었다。
그걸 천천히 올려보던 들실장은、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비명을 지르며 입을 열었다。
「데햐아……데뱟!!!!」
「죽어랏! 분추웅!」
빠루 같은 것이 들실장의 머리를 때리고、훌륭하게 분쇄했다。
남성은 즉사한 들실장의 시체에、더 집요하게 구타를 가했다。
「죽어! 죽엇! 주거! 죽어라! 분충은 모두 죽어버리라고!!!」
그는 이 공원에 나타난 첫 번째 학대파였다。
마치 약속을 한 듯이、학대파가 늘고、애호파는 줄어갔다。
양쪽은 서로 마찰이 일어날까봐 두려워했지만 같은 시간대엔 만나지 않았다、주로 학대파는 낮 이외 시간에 움직였다。
그러나 결국 양자의 비율이 역전해、학대파는 낮에도 활개를 치며、증오하는 들실장을 사냥했다。
「햣하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
오늘도 학대파의 우렁찬 소리가 공원에 울려 퍼졌고、이어 들실장의 비명과 유혈과 죽음이 계속됐다。
누구도 그들을 제지하지 않고、후환을 두려워했지만、그것은 학대파에게 해수구제를 대행시키려는 속셈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어찌됐건、들실장에게 있어서 이 지옥 같은 상황은 변하지 않았지만 말이다。
「마마、마마、마마。빨리 도망치란 테치、나쁜 닌겐상이 온 테치이!!!」
「빨리 함께 도망치잔 테챠아아!」
「빨리 테치! 모두 함께 도망치잔 테치이이이이이!」
자실장들이 박살난 친실장의 시체에 매달려 울어댔다。
「지이!」
「텟!」
「테벳!」
그런 자실장들도 짓밟혀 길 위의 얼룩이 돼 어미를 뒤따라갔다。
「다음은 누구냐앗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
학대파는 무기에 붙은 피를 떨어뜨리며、주위에 살의가 담긴 시선을 퍼뜨렸다。
이 상황을 견딜 수 없던 건 아직까지도 그 자리에 있던 들실장들이었다。
그리고 불운하게도 미도리 역시、그 자리에 있었다。
「데햐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도망치는 데스! 도망치는 데스우!!!」
「집으로 뛰어가는 데스! 빨리 뛰란 데ーーーーーーーー스」
일제히 도망치는 들실장들。
우선 혼자지내는 성체가 자신만을 생각하며 도망쳤다。
미도리는 아무 탈 없이 도망쳤다。
자실장밖에 없었던 쪽은、학대파에게 노려지지 않았다、목표로 삼기엔 작아 재미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문제가 생기는 쪽은、새끼들을 데리고 있던 성체였으며、마침 그런 성체가 1마리있었다。
이전、미도리와 싸운 들실장이었다。
그 들실장은 등을 쳐 날려져 땅바닥을 굴렀다。
「오마에타치、도망치란 데스! 도망가란 데스!!!」
그 친실장은 눈앞의 자실장 2마리에게 그렇게 외쳤지만、새끼들은 공포와 친실장에게 닥친 위기를 직면하고 두려움에 휩싸여 움직이지 못 했다。
학대파는 구르던 친실장을 걷어찼다。
「네놈들 실장석은 죽기 위해 태어났다고、뒈져버렷」
갑자기 맞아 죽지 않게、괴롭히듯이 걷어찼다。
「오마에타치、마마를 슬프게하지 말란 데스! 도망치는 데스!!!」
「마마아……!」
「마마」!
겁먹은 자실장이 비명을 지르고、친실장이 통곡했지만、어디에서도 도와주는 이는 아무도 오지 않았다。
광대한 세계 한 귀퉁이에서、일방적으로 폭력을 당하는 들실장 1마리가 또、의미없이 살해당하려고 있었다。
「데쟈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한 실장석이、영혼마저 쥐어짜낸 것 같은 위협을 하며、뛰쳐나가 학대파의 발에 매달렸다。
그 실장석은 미도리였다。
「뭐야 네 놈은!」
난입자가 나타나 학대파、미도리를 떨쳐내려고 발을 굴렀다。
그럼에도 미도리는 꽉 붙잡아、결코 발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도와주시란 데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스! 주인니이이이이이이임!」
미도리는 어딘가 먼 곳을 향해 한 손을 내밀었다。
「뭐라곳!」
학대파는、즉시 링갈에 보고 미도리가 주인을 부른다는 것을 알아챘다。
더러워졌지만、일단 미도리가 입고 있는 옷이 시판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기에、학대파에겐 왠지 미도리가 사육실장으로 보였다。
깜짝 놀란 학대파는 깜박 미도리가 사육실장이라고 오해해버렸다。
금방이라도 주인이 새빨간 얼굴로 달려올 것이라고 생각해버렸다。
그는 놀라 눈을 크게 떴다。
「위험해、기물파손죄로 3년 이하 징역 약 3천만 엔 이하의 벌금 아니면 만약에라도 과료형에 처해질지도 몰라! 」
학대파는 미도리를 발에서 떼어내고、공원에서 전력으로 달아나、빠르게 자취를 감췄다。
갑자기 일어난 일이라곤 하나、버려진 실장이 사육실장이 아니란 걸 깨닫지 못한 것은、그의 실장경력이 별로 되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뒹굴던 미도리가 일어서자、들실장도 일어서、울면서 자신의 새끼를 달랬다。
그대로 미도리가 떠나려고 하자 뒤에서、들실장이 말을 걸었다。
「……어째서 도와준 데스? 잘 풀리지 않았으면、함께 죽었을지도 모르는 데스」
「오마에에겐 자가 있는 데스、오마에가 없어지면 자가 쓸쓸해하는 데스」
미도리는、어릴 무렵 어미와 떨어졌었다。
키워지기 시작할 무렵엔 주인이 곧 있으면 만난다고 말했었지만 말이다。
「……………………………………………」
「……………………………………………」
「……………………………………………」
「……………일단、감사를 표해두는 데스」
고개를 한 번 끄덕이고、미도리는 거기서 떠나갔다。
미도리가 시야에서 사라지자、들실장 친자도 걸어갔다。
「마마、아까 오바상」
「몇 번이고 마마가 말했을 데스、동족이건 닌겐이건 절대 방심해서는 안 되는 데스。
방심했다간 목숨을 빼앗기는 데스。
좋은 놈인 것처럼 다가왔다가、갑자기 이빨을 드러내는 게 이 세상의 법칙인 데스。
…………그래도、예외도 있는 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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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후、벤치 밑에 있던 미도리에게 들실장이 먹이를 가지고 왔다。
그 다음 맘대로 미도리 옆에 앉아、실장 푸드가 든 봉투를 손으로 밀었다。
그리고 서로 얼굴도 보지 않은 채、먼 곳을 바라봤다。
「먹어도 되는 데스」
「받을 이유가 없는 데스」
「와타시에겐 여유분이 있으니까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닌 데스」
「오마에에겐 자가 있는 데스」
「그 자들이 오마에에게 주라고 한 데스」
「…………………………」
「…………………………」
「…………………………」
「생각하건데、아직 밥을 주는 닌겐이 조금 남아있는 것 같은 데스。주인님을 찾아달라고、부탁하는 게 어떤 데스?」
「부탁해본 데스。이 공원에서 주인님과 해어져、즉시 닌겐상을 찾아 부탁했던 데스。빌었던 데스」
미도리는 처음으로 들실장과 눈을 마주치며 말했다。
「헤에、주인님과 헤어졌니、불쌍하게도」
말을 걸었던 인간은 모두、그렇게 동정을 표했었다。
동정한다고、말은 했었지만、
「그 누구도 아무것도 해주지 않았던 데스」
「…………………………」
「…………………………」
「그렇게 됐다면」
이라고 말하며、들실장은。
「이제 오마에도 슬슬 골판지를 찾아 어딘가에 있는 수풀 속에서 살 시기인 데스。이제、알았을 터인 데스」
버려졌다、란 표현을 피했다。그러나 미도리에게 있어 들실장답게 생활하는 건 이미 한계였다는 것은 명확했다。
「와타시는 여기에서 주인님과 헤어졌던 데스、여기에 있지 않으면 주인님이 와도 알지 못할 데스」
「…………………………좋을대로 하란 데스」
이 이상 말한다면 일이 꼬일 거라 생각한、들실장은 일어서 벤치 밑에서 나갔다。
떠나가는 들실장은、등을 보인 채、아무말도 하지 않고、
「주인님이 오길 바라는 데스ー」
그저 그렇게 말하며 먹이를 남기고、조용히 돌아갔다。
먹이가 든 봉투를 보며、끊어진 목줄을 만지작거리며 미도리는 생각했다。
……와타시가 주인님에게 버려졌다는 건 이미 알고 있는 데스。결혼해서 부인님이 와、와타시가 방해가 됐던 데스。
……그래도、와타시는 잊지 않은 데스、주인님과 있었던 순간들을
처음 만나서、인사했던 때를。
이름을 받았을 때를。
장난을 쳐서 바로 혼나고、용서받았던 때를。
마마가 생각나서 울었을 때、와타시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달래줬던 때를。
여러 가지 장난감으로 함께 놀아줬던 때를。
와타시가 주워온 꽃을 보고 기뻐했을 때를。
함께 여기저기 산책했을 때를。
병에 걸린 와타시를 간호해줬던 때를。
옷을 새로 사준 때를。
와타시의 침대를 함께 조립했던 때를。
맛있는 밥을 받을 때를。
……어떻게 해도、스스로 와타시가 방해가 돼서 버려졌다고 말할 수 없었던 데스
뜨거운 것이 양 눈에서 흘러나와 뿌려져갔다。
……어떻게 해도、스스로 와타시가 방해물이 됐다는 이야기하는 건 도저히 말할 수 없는 데스
그렇게 시간이 지나자、공원의 들실장은 급증해、먹이 부족은 심각해져 굶주린 공원으로 변모하고 말았다。
근처에서 어미가 보이지 않으면、다른 성체에가 자실장을 잡아먹을 정도로 변했다。
미도리도 결국은 사육실장이었다만、가혹한 생존경쟁에 내몰려 굶주리기 시작했다。
벤치 밑에 있는 것을 고수하지 않았다면、어쩌면 다른 결과를 맞이했을지도 모르지만、미도리가 그것을 거부한 이상、이제 와서 다른 곳으로 가 먹이를 찾기 시작한다는 것은 너무나 공허한 것이었다。
그렇게 그녀는 벤치 밑에서、아무도 알지 못한 채 맥없이 허무하게 짧은 생애를 끝냈을 뿐이다。
이제 버려진 실장은、손발을 움직이지 못했고 의식도 탁해져갔다。
자신이 땅바닥에 누워있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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