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바람과 큰 비






<1부 ; 찬 바람>

귀가하던 도중에 공원을 지나면서 벤치에 자실장이 묶여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오늘은 찬 바람이 가장 많이 분다고 했던가......
자실장은 보기 좋게 홀딱 벗겨져 부들부들 조금씩 떨고 있었다.
가만히 이쪽을 응시하고 있었는데, 온 몸이 얼어서 소리도 낼 수 없는 것 같았다.
오늘은 날씨가 꽤 춥기 때문에 동족을 잡아먹는 들실장들도 돌아다니지 않는 것일까.
이대로 살아남는 것이 이 녀석에게 있어서 행복한 일일지는 모르겠다.

자실장
찬 바람 스며든다
대머리 알몸

하하하 내가 지었지만 추위가 곧 몰아닥칠 것 같은 하이쿠(일본 전통 시)다.
그럼 안녕.







<2부 ; 그날 밤은 큰 비가 내렸다>


"테치이이이이! 테치이이이이! 테챠아아아아!"
겪어본 적이 없는 극한의 세계에서 자실장은 생명의 위기를 느꼈다.
극한의 젖 먹던 힘을 다해 도와달라 울부짖는다.
"마마! 마마!! 추운 테치! 살려 테치! 귀가 아픈 테치! 발이 아픈 테치이!"
자실장의 연약한 피부는 벌써 동상을 입고 있었다.
차가움을 넘어서, 뜨거운 아픔으로 변해갔다.
흠뻑 젖어 흰 입김도 나왔고, 패닉 상태가 되어 달려 나가려고 했지만 줄이 감겨 벤치의 차가운 금속 다리에 더욱 밀착되었다.
지금은 벤치 아래에서 비를 견뎌낼 수밖에 없지만, 발 밑에도 웅덩이가 차 오르고 있다.
테챠아아아 테챠아아아아. 자실장은 목숨을 쥐어짜며 울부짖었지만 이런 한밤중, 더구나 큰 비 속에서
돌아다니는 사람이 있을 리는 없다.
울부짖음은 낮 동안에 해두어야 했던 것이다.
춥다고 해서 입을 다물고 구조를 기다리는 등의 행동은 어리석은 행위였던 것이다.
그때 만난 인간, 그때 큰 소리로 외치고 있었다면
어쩌면 도와줄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어쩌면 차라리 죽여줄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생명을 깎아내는듯한 절규는 자실장의 체력을 이제 곧 다 소진시켜버릴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가만히 참아야 했던 것이다.
이 비가 새벽이 오기 전에 그쳐서 성체실장이 우연히 이 벤치를 지나가게 될 것이라는 것을
자실장은 모르고 있다.















댓글 1개:

  1. 분충짓하다가 저 지랄난거같네 아마 운치굴로 갈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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