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상자 1~4 (완)







후타바시 어느 공원
한 무리의 들실장들이 편안하게 놀고 있었다.

「레치레치-!」

멀리서 엄지실장 한 마리가 뛰어왔다.


「왜 그러는 레치?」

「기분 좋은 레후~♪」


헐레벌떡 뛰어온 엄지실장은 먹을 것을 찾으러 나갔던 실장무리의 장녀였다.

「헥, 와타치가, 대단한 것을, 발견한- 레치!-」









「근처 닌겐상의 집에 레치, 먹을것이 엄청 모인 상자가 있었레치!」

장녀가 침을 흘리며 말했다.


「배고픈 레치-!」

「먹고싶은 레츄!」


요 근래 제대로된 음식을 먹은 기억이 별로 없는 들실장들은 배가 고픈듯 침을흘리며 레치레치하고 소리를 낸다.


「그럼 날 따라오는레치! 오늘은 배불리 먹는 하는레치!」


장녀와 자매실장들은 근처의 집으로 걸음을 옮겼다







「여기인 레치! 문이 열린틈에 빨리 들어가는 레치!」

「들어오는 레츄~」


실장자매들은 열려있는 문으로 손쉽게 집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닌겐상의 집 좋은레츄♪ 닌겐상에게 길러 달라는건 어떤 레치?」


삼녀가 기분좋은듯이 말했다.


「왜 나는 안아주지 않는레후?」

「체력을 길러야하는 레치, 안기기만 해서는 안되는레치!」








「배가 고픈레후.. 기어다닐 힘도 없는레후..」


제일 뒤처져있던 구더기실장이 침을 흘리며 말했다.


「렛..레후!」

구더기실장이 무언가 발견했다.


「콘페이토레후! 아무도 발견 못한레후~ 혼자 먹는레후~♬」







『탁!』

「레퍄아아아아아아아앗!!!!!!!!!!!」


뒤에서 들린 소리에 삼녀가 뒤를 바라봤다.


「벌레쨔아아앙-------------!」


삼녀는 몸이 반토막이 난 저실장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왜..이런 레후..? 콘페이토가 먹고싶었을 뿐인레후..」


구더기 실장은 당황스러웠다.







「그래도 콘페이토 먹는레후! 먹고죽은 귀신이 때깔도 좋은레후-!」


몸이 두 동강이 나버린 구더기가 버둥거리며 말했다.


「미안하지만레치, 그건 쓸데없는 일인레치」


삼녀가 구더기에게서 콘페이토를 뺏어서 핥는다.


「와타치가 벌레쨩의 몫까지 먹어주는 레치-」

「너무하는 레후..! 레..레후..」


『파킨』


나머지 자매들도 콘페이토 주위로 모였다.


「왜 혼자먹는레치!」

「불쌍한 레후-」


순간, 삼녀는 배에서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다.







「게에에에에에엑--------」

덫위에 놓여있던것은 콘페이토가 아닌 코로리였다.


「레챠아아아아!!!」

「독이 들은 레치-!」

「동생이 또 죽는레치!!」

「렛.. 싫은레후!!-」


삼녀의 토사물을 뒤집어쓴 저실장도 곧 위석이 깨지며 죽어버렸다.


『파킨-』






「미안한레치.. 와타치의 부주의함으로 이렇게된 레치..」

「레훼에에엥 그냥 돌아가는 레치-」


하지만, 장녀로써는 이렇게 그냥 돌아가기에는 허무했다.
자매를 셋이나 잃고서는 도저히 빈손으로 돌아가고싶은 생각은 나지않았다.


「동생들을 잃고 그냥 갈수는 없는레치.. 조금만 더 힘을내는레치!」







「오네챠.. 지금이라도 돌아가면 안되는 레치? 레에엥...」

「차녀는 조금만 더 참는레치! 이제 다 와가는 레치!」


장녀는 죽은 동생들을 뒤로한 채 자매들을 이끌고 더 걸었다.
곧 자매들은 부엌에 도달하게 되었다.


「레챠!! 하늘색 상자레치! 바로 저것이 음식이 가득 들은 보물상자인 레치!!」


장녀가 가리킨것은 하늘색 냉장고였다.








「에헴, 그럼 내가 작전을 설명하는레치!」

장녀가 목에 힘을 주고 말했다.


「닌겐이 저 상자의 문을 열러 나올것인 레치, 그러면 바로 뛰어서 들어가는레치! 그리고..」


『쿵』


장녀의 설명이 끝나기도 전에 갑자기 누군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 이런 똥닌겐레치! 너무 빨리 와버린레치!!」

「엄청 큰 레치..」


『덜컥』


이윽고 남자는 냉장고의 문을 열어젖혔다.








「어서 뛰는레치!!!」

장녀가 갑자기 뛰기 시작하고, 그 뒤를 사녀가 재빨리 쫒아갔다.


「벌레쨩, 꽉 잡는레치! 오네챠가 벌레쨩도 보물상자로 데려가는 레치!!」

「바람이 기분좋은레후~」

「레챠아아!! 똥팬티가 걸리적거리는레치!! 오네챠!! 기다리는 레치!!」


사녀와 구더기실장, 장녀가 먼저 냉장고 앞에 도달했다.


「사녀쨩 먼저 들어가는 레치! 빨리빨리레치!!」

「재밌는레후♪~ 이제 프니프니를 요구하는레후♬~」


차녀는 팬티가 다리에 걸리는지 뒤뚱뒤뚱 느리게 달리고 있었다.







「같이 가는레치!! 오네챠~~~!!!」

「서두르는레치!! 문이 닫혀버리는레치!!」


장녀가 다급하게 차녀를 불렀다.
남성은 실장들을 눈치채지못하고 냉장고 문을 닫아버렸다.







「레챠아아아아!!!!!!」

「오네챠라도 빨리 올라오는레치! 문이 닫혀버리는레치!!」

「끙, 차녀에게는 미안한레치- 어쩔 수 없는레치」


『쿵-』


냉장고의 문은 매정하게도 차녀를 뒤로하고 닫혀버렸다.

「분충레치!! 오네챠도 죽어버리는레치!!!!」

「레에에엥---- 레훼에에에에에엥----」


차녀는 문앞에서 절규하듯이 말을 내뱉었다.


"응? 뭐지, 들실장이 들어온건가.."

그제야 남성은 엄지실장의 존재를 눈치챘다.


"꼴을 보아하니 냉장고를 털 생각이었구나? 이래서 들실장은 싫다니까-"

"이 분충, 내가 교육시켜주마."







「똥닌겐!!! 이거 놓는레치!!」

「아픈레치!!! 아픈레치!!!! 레에에에엥」

「레픗.. 케- ㅇ-..」


장녀와 사녀는 숨죽인체 차녀의 비명을 들을 수 밖에 없었다.








「둘다 왜 울기만 하는레후! 빨리 프니프니를 하는레후!」

「우리라도 살았으니 된거 아닌레치?」


사녀가 안도의 한숨을 쉬며 장녀에게 물었다.


「후욱.. 후욱.. 렛..레ㅊ..」


사녀가 본 것은 두 다리가 잘린 장녀였다.


「오네챠아!!」

「와..와타치의 다리...레치..」


차녀를 기다리다 늦게 올라탄 탓에 장녀의 다리는 냉장고 문에 무참하게 찢겨졌던 것이다.







「오네챠 왜 다리가 없는레후? 오네챠도 구더기인레후-?」

「레에에엥- 미안한레치- 와타치가 더 빨라야했던레치-!!!」


장녀는 힘겹게 몸을 움직여 한 곳을 가리켰다.

「맛있는걸 먹으면 나아질것 같은레치... 저길 보는레치-」


장녀가 가리킨 곳에는 장녀의 말대로 사육실장용 콘페이토와 고기, 그 외의 음식들이 즐비하게 쌓여있었다.


「정말 보물창고였던레치..」

사녀가 말했다.






사녀가 급히 상자에서 콘페이토를 몇개 가져오고 서로 나누어 먹었다.

「콘페이토레치! 독이 든것이 아닌지 먼저 먹어보겠레치!」


다행히도 냉장고 안의 콘페이토는 주인집의 사육실장용 콘페이토였다.


「맛있는레치! 오네챠도, 벌레쨩도 어서 먹는레치-」

「콘페이토레후- 먹고 프니프니해주는 레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실장자매는 오랜만에 식사다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배는 부른데 이제 좀 추운것 같은 레치?」

사녀가 말했다.







「레후.. 너무 추운레후.. 파킨해버릴것 같은 레후..」

「오네챠, 추우니 이제 먹을 것을 챙겨 나가는 레치」


장녀는 당황스러웠다.
장녀는 보물창고가 이렇게 추울줄은 몰랐던 것이다.
장녀는 인간 몰래 보물창고에 숨어 살 생각이었다.
애초에 탈출계획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다.


「사실은레치.. 여기가 이렇게 추울지 몰랐던레치.. 닝겐이 다시 문을 열기 전에는 나갈 수 없을 것 같은레치-」


사녀는 순간 어이가 없어 화를 낼뻔했지만,
인간이 문을 열어줄 것이라 생각하는게 좋겠다고 생각하고는 흥분을 삭이고 털썩 주저앉았다.


「괜찮은레치, 먹을 것도 많으니 이걸 먹으면서 잠시 있으면 닝겐상이 문을 여는레치!」

「레후- 추운레후...」


그러나 10분이 흘러도, 20분이 흘러도, 한 시간째에도 문은 열리지 않았다.
실장들이 얼어가는 가운데 사녀가 다급하게 문을두드린다.


「복부에 감각이 없는레치!- 레챠악-」

「닝겐상!!! 닝겐사앙-!!! 문을 열어주는 레치!!! 얼어죽는 레치!!!!」


하지만 힘없는 엄지실장의 외침이 냉장고 문 밖으로 들릴리는 없었다.







사녀가 체념한듯이 말했다.

「아무리 소리쳐도 열리지 않는레치... 이대로라면 모두 죽는레치..」

「추운레후...」


비장한 표정의 사녀가 장녀와 구더기의 앞에 선다.

「어쩔수 없는레치.. 구더기쨩 이리오는레치..」

「뭘 하려는레치...?」


순간 사녀는 장녀의 앞머리를 있는힘껏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레챠아아아악!! 사녀!! 뭐하는레치이이!」

「오네챠는 다리를 다쳐 살 가망이 없는레치이! 그러니 우리를 위해 희생하는 레치!!!」

「레챠아아악!! 레쵸아아아--- 와타치의 소중한 머리인 레치이이!! 놔주는레치!!」


장녀의 비명은 몇십초간 계속되었다.







『투두두둑-』

「치아아아악!」

「다음은 뒷머리인 레치.」

사녀의 목소리는 무서우리만치 담담했다.


「치이이이이잇-!! 사녀는 분충인레챠악!! 죽여버리는레챠아아!!」

「자매를 위험에 빠트린 바보분충은 조용히 희생하는레치!!」


『뿌드드득-』

「레챠아아아!!! 와타치의 머리가!!」

「이번엔 옷을 가져갈 차례인레치.」

사녀가 장녀의 후드를 벗기고 옷을 찢기 시작했다.


『찌지익---』

「레쵸악!! 미안한레치!! 미안한레치! 사녀쨩, 와타치가 미안한레치이이! 옷만은 놔두는레치이이야아아!!!」


장녀는 순식간에 독라의 신세가 되버렸다.
탈출의 희망은 사라지고 차디 찬 냉장고 안에서 얼어죽을 운명이 되어버린 것이다.
사녀는 구더기를 장녀의 옷으로 감싸고 자신의 옷과 구더기의 포대기에 장녀의 머리카락을 촘촘히 넣고 둘러맸다.



「레챠아아아아아아--------」

「벌레쨩, 이제 괜찮아질 것인레치. 우리는 버텨내는레치!」

「하지만 장녀오네챠는 어떻게 되는레후..? 이런 일은 슬픈레후-」

「오네챠의 숭고한 희생인 레치. 장녀로서의 본분을 다 한 레치.」

「죽어버리는레챠아아아아아--!!!」


장녀가 최후의 발악을 해봤지만 다리가 없고 복부가 얼어붙어 절규하며 버둥거릴 뿐 이었다.







30분이 지나고 결국 장녀는 미동도 없게 되었다.
하지만 냉장고의 문도 묵묵부답이었다.


「왜인레치..? 왜 아무도 문을 열지 않는레치..」








사녀는 남아있던 콘페이토를 꺼내어 구더기와 함께 먹기 시작했다.

「벌레쨩, 콘페이토를 먹으며 조금만 더 기다리는레치..」


구더기에게는 기다린다고 말했지만, 이미 사녀는 나가기를 거의 포기한 상태였다.
그때, 사녀의 귀에 친실장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데에.. 혹시 여기에라도 와따시의 자가 남아있는데스우-?」

「문을 여는데스-」

「레에..? 마마..?」

「레후웅-?」


분명 우리끼리만 알고 왔을 터인데.. 마마가 어떻게 알고 왔을까, 환청이 들리는것은 아닐까 사녀의 머릿속은 복잡해졌다.


『끼익-』


한 줄기 빛이 실장자매의 얼굴에 비치었다.
기적같이 문이 열리는 순간이었다.







사녀가 친실장의 품으로 달려들었다.

「레에에에엥- 마마아-!!」

「마마!! 레히이-」

「걱정했던데스!! 다른 자는 구해내지 못했지만 사녀라도 살아서 다행인데스- 사녀는 역시 와따시를 닮아서 우수한데스」


사녀는 그 어느때보다도 더 격렬하게 친실장의 손에 얼굴을 부비며 이 순간을 만끽한다.
근 몇시간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온기, 살았다는 기쁨에 실장자매는 웃으면서도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다.


순간, 뭔지모를 으스스함이 느껴졌다.






「레에..? 마마..?」

사녀는 이해할 수 없었다.
방금까지 자신이 안고있던 친실장의 손은 간데없고, 피비린내와 구린내가 풍기는 바닥에
영락없는 독라의 행세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어- 일어났구나. 너희들 정말 위험했다고, 냄새나는 들실장시체가 음식과 같이 냉장고속에 있을뻔했으니 말이야 』

『너말야 머리와 옷을 뺏기자마자 기절하고는 마마..마마.. 중얼거리기 시작했다고 하하하하 꿈이라도 꾼거야?』

「레에에에에에에-------????!!! 마마아아아!! 와타치의 머리!! 옷이-!!」


『푸직-』


「레챠아아악!! 벌레쨔----ㅇ!!!」

『하하하하 니 동생은 먼저 가버린것같네. 재밌었는데.. 안타깝게 됬어』








『자, 이제 니 차례다. 잘 버텨보라고-』

「레치이이이이이이이------」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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