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니후~ 운치 맛있는레후~! 레챱챱"
운치굴에 있는 구더기가 방금 나왔는지 모락모락 김이 나는 따끈한 운치를 바닥을 기어다니며 먹고 있었다.
"똥노예에게 프니프니를 요구하는레후~ 흘리는 운치를 받아 먹는 레후~"
적당히 배를 채웠는지 근처의 독라 엄지에게 기어가서 배를 까 뒤집은채 프니프니를 요구한다.
"레치.."
"프...프니후~"
프니프니 받음과 동시에 배속에 분대가 작동하여 운치를 몸 밖으로 밀어낸다.
"좋은 레후~ 아마아마를 먹고 프니프니를 받고 시원한레후~"
"고생한레후~ 오마에는 완벽한 프니프니 노예인레후~ 칭찬해주는레챱~"
그렇게 말하며 혀를 내밀어 프니프니 해주고 있는 엄지의 팔을 핥아준다.
그제서야 엄지는 프니프니 하던 걸 멈추고 독라들이 모여있는 구석으로 몸을 옮긴다.
"행복한레후~"
"렛데로게~ 프니후~"
"즐거운레후~"
"렛데로게~ 레후니후~"
구더기는 즐거운지 노래를 부르며 운치굴을 구석구석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세상은 아름다운레후~ 운치굴도 넓은레후~ 닝겐상의 집보다도 넓은 레후~"
운치굴로 완결된 세상속에서 행복을 느끼고 있는 구더기는 위석이 보다 나은 삶을 원한다고 외쳐도 그저 프니프니와 운치면 만족한다.
구더기는 그런 생물이다.
그런 구더기에게 전환점이 찾아왔다.
구석을 돌아다니며 즐거움에 만끽한채 노래를 하던 도중 큰 흔들림을 느꼈다.
"렛.."
흔들림이 점점 커져가고, 주변에서는 인간의 소리도 들려오다가 이내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두려웠다.
무서웠다.
불안했다.
염려했다.
무엇보다 무력했다.
구더기는 그런 생물이다.
그저 부르던 노래를 멈췄다.
그저 움직이던 몸을 멈췄다.
그저 모든 행동을 정지했다.
구석에서 조심스레 그리고 떨면서 몸을 웅크리고 있을 뿐이다.
운치굴보다 넓은 세상을 본적은 없다.
정신차리니 어느덧 운치굴에서 운치를 먹고 지냈다.
운치굴에 모든 독라는 친절했다.
부탁하면 프니프니를 해줬고 배고플땐 운치를 먹었다.
상냥한 세계에서 처음으로 접하는 악의가 바깥에서 오는 울림과 인간의 소리였다.
어딘가 익숙한 느낌이 들었지만 그보다도 무서웠기에 구석에서 몸을 떨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떠는 와중에 몸에 힘이 빠져서 잠에 들기 시작한다.
구더기는 그런 생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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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
정신이 들었을때는 현실을 직시하지 못했다.
"구라치지말라는레후!"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다.
혼자 외치는 말에는 누구도 대꾸해주지 않는다.
하지만 생각과는 다르게 말이 똑바로 나오지 않는다.
"이건 거짓말인레후.."
눈에서 눈물이 흐르기 시작한다.
색이 다른 눈물이 구더기라는 사실을 다시금 알려준다.
배변을 하고자 해도 할 수 없다.
움직이고 싶어도 몸을 꿈틀대며 움직일 뿐이다.
자신의 기억속의 움직임과 지금의 움직임은 너무나 다르다.
"말도 안되는레후..."
가슴 속이 아파오기 시작한다.
위석이 받는 정신적 충격이 허용한계를 넘었음을 직감한다.
"왜 우지챠에게 이런...."
기억을 되집는다.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그저 자신이 인간이였다는 사실 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어째서 지금 자신이 구더기가 되었는지, 죽었다고는 생각한다.
막연하게 느껴졌다.
그렇다면 왜 환생을 했는가?
왜 하필 실장석으로 환생을 했는가?
이런건 장난이 아니다.
실장석은 무력하다.
어린 아이의 발길질에도 죽어나가고 근처 들짐승들에게도 이길 수 없다.
잠들기 전에 세상이 아름답다고 만족하다가 주변에 충격으로 떨던 구더기는 없어졌다.
지금 이곳에 남아있는건 자신이 과거 인간이였고 현재는 빌어먹을 구더기로 환생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불쌍한 구더기가 있을 뿐이였다.
위석의 통증은 증가하지만 어쩐지 죽기는 싫었다.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이번에 죽으면 끝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아니 끝밖에 없으리라.
그렇다면 실장석으로 살아남아야 한다.
어떻게?
답이 없다.
지금의 자신은 그저 구더기일 뿐이다.
하물며 움직임조차 맘대로 되지 않고 배변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다.
현실은 참담했다.
하지만 사고를 전환한다.
살아남고 싶다.
구질구질하지만 생명이 끝나는건 싫다.
"이런 슬픔씨는 원하지 않는레후"
아니다.
원하지 않는게 아니다.
오지 않도록 막는거다.
다행히도 운치굴 안에는 천적이 없다.
무슨 운치굴인지는 모르지만 구더기 저장용 운치굴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자세히는 모른다.
이 몸에서 정신이 깨어나기 전의 구더기는 세상에 만족하고 기어다니고 운치를 싸는 것에만 관심이 있어서 그런건 궁금해 하지도 알아보려 하지도 않았다.
이제부터 알아 가야 한다.
인간이였던 실장석으로서.
일단은 배고프니 운치가 쌓여있는 곳으로 몸을 옮겼다.
꾸물 꾸물 느릿느릿 기어가며 운치를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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