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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장마을의 진실

 

말하길, 실장석은 사악한 욕망의 집대성이라 한다.
말하길, 실장석은 인류가 가진 추악한 부분을 비추는 거울이라 한다.
말하길, 실장석은 그 자체가 지구에 허락되지 않는 존재라 한다——

그런 실장석들이 제세상인양 마음대로 살아가는 지역이 있다.
실장석이 법률에 의해 합법적으로 과잉보호되고 있는 장소——말하자면 『실장석이 많은 마을』이라는 것이다.
마을의 일부, 마을 전체, 가끔은 도시 전체 등으로, 규모는 제각각이지만, 그곳은 실장석에 있어서의 천국이며,
또한 주민들의 지옥이 되어있다는 점은 공통이다.

그 지역에서는 실장석의 행동을 방해하는 것도 벌금과 투옥이라는 형태로 처벌된다.
실장석들에게 집과 재산을 파괴당하고, 애완동물과 작물을 먹어치우고, 심지어 갓난아기와 노인을 공격해도 손쓰지 못한다는 것이다.
물론, 학대 따위는 논외. 몸을 지키기 위해 조금 밀어내는것 만으로도, 직원이라는 이름의 경찰들에게 잡혀 처벌받는다.
세금도 몹시 높고, 그 돈은 모두 실장석에게 주어지는 먹이와 보호를 위해 유의미하게 쓰여진다고 한다.
마치 에도시대의 악법『살생금지령生類哀れみの令』이 현대에 부활한듯한——아니, 오히려 상황은 악화되어있다고 할수 있으리라.
적어도 보호받는 견묘는 집단으로 인간의 집을 습격해서 모든것을 빼앗은 후에 사람을 잡아먹으려 들지는 않을테니까.

너무나도 당연하지만, 그런 실장석 특별보호구는 인간이 사는 마을로서는 제대로 기능하지 못한다.
주민의 태반은 이사가고 번화가는 모든 가게가 셔터를 닫은 고스트타운으로 변하고——실장석의 슬럼가로 변해있다.
전답은 모두 먹어치워지고, 산과 들도 벌거벗게된다.
기본적으로 헤엄치지 못하는 실장석이 바다를 황폐하게 하지는 않지만, 어부가 잡은 물고기를 실장석이 죄다 빼앗아가기 때문에, 어업도 불가능한 상태이다.
말하자면, 지자체로서 완전히 붕괴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의문이 생긴다.
어떻게 그런 지자체가 존속할수 있는것인가?
요즘 세상에 주민이 들고일어나면 시장과 의원의 목을 갈아치우는 것은 간단하다. 시대착오적인 폭군이 압정을 펼치는 것도 아니다.
애초에 그렇게까지 지자체의 기능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놓고, 실장석의 과잉보호라는 악법이 지속될수 있을리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국에는 의외로 많은 실장석 보호지구가 존재하고 있다.
그 수는 전국각지에 최소 3개소. 실장석의 서식수가 많은 마을이라면 10을 넘어도 이상하지 않다.
어째서, 이러한 이상사태가 지속되는걸까?

흥미가 생긴 나는 이러한 『실장마을』을 조사하는 도중에, 운좋게도 현장에서 일하고있는 직원과 접촉하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일단, 이 이야기는 오프더레코드——절대로 누설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 주십시오」
온후해보이지만 빼빼마른 인상의 남자는, 주글주글한 담배를 꺼내들어 한입 물고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지쳐보이는 외견도 어쩔수 없다. 저런 생물을 돌보느라 분주한 일상이라니, 나라면 며칠도 견디지 못하리라.
「어째서, 실장석을 과도하게 보호하는 조례가 시행되는 지자체가 존재하는가……였지요?」
「네」
「실장석보호를 어필하는 지자체, 거기에는 권력을 쥔 애호파의 암약이 있다——자주 나오는 이야기입니다만, 그건 틀렸습니다」
「예?」
그는 놀란 나에게 이야기를 계속하기를——오히려 반대로, 학대파의 사람이 그러한 지자체의 직원으로 임명되는 케이스가 대부분이라 한다.
「우리들이 보호하는 실장석은, 애호파의 사람들이 귀여워하는 실장석——머리좋고, 품위있고, 귀엽고, 주인에게 충실하고, 애정넘치는 실장석이 아닙니다.
 그러한 애호파가 가장 혐오할만한, 어리석고, 천박하고, 추하고, 욕망만으로 살아가는 비열한 실장석이니까요」
이야기를 듣고보니 그러했다. 실장석 중에서도 적게나마 존재하는 그러한 귀여운 실장석은, 그 희소함도 있기에 대부분이 애완동물로 키워지고있다.
『실장마을』에서 제세상인양 설치는 실장석은, 모두 추하고 천박한 들실장 뿐인 것이다.
애호파라면 오히려 그런 곳에서 떠나가서 지내리라.
연약한 사육실장석은 들실장 가운데에서 몇 시간도 살지 못할테니까.
「말하자면, 실장석 보호지구는 실장석을 애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렇습니다. 반대입니다. 그러한 장소는 실장석을 한 군데에 모아서 격리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입니다」
뜨거운 커피를 소리내어 홀짝이며, 그는 힘있게 끄덕였다.

실장석은 야생에서 사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 성질상 끊임없이 아첨해서 어리광부리고, 의존하는 것을 최대의 기쁨으로 삼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실장석은 인간이 많은 조시에서 사는 개체가 대부분이지만, 대부분의 인간은 노골적으로 싫어하는데다 학대파에게 죽임당하는 일도 많다.
그 숫자에 비해서 좁다는 점도 있기에, 도시는 절대로 살기 좋은 환경이라고는 할 수 없다.
그런 상황에서 『실장마을』이 등장한다.
무슨 일이 있어도 화를 사거나 내쫓기거나 학대당하는 일 없이, 마음대로 살아간다.
먹을것도 직원이 무진장으로 제공하고, 지금까지 안색을 살펴야했던 인간들에게 역습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야말로 실장석에 있어서의 천국이다.
자연스럽게 주위의 실장석들도 그 마을에 모인다.
결과적으로 실장석 인구비율은 주변에는 거의 없어지고 『실장마을』에만 극단적으로 집중되게 된다.
「겉보기로는 알수 없지만, 그러한 곳은 버튼 하나만 누르면 높은 벽과 바리케이트가 솟아올라서, 외부와 완전히 차단되게 되어있습니다.
 그렇게되면, 실장석들은 더이상 도망칠수 없지요」
「……말하자면, 전국의 실장석을 『실장마을』에 격리하는 목적은——」
「물론, 구제입니다」
식은 땀을 닦는 나와는 대조적으로, 그 직원은 후련해보였다.
미묘하게 공허해보이는 후련함이었지만.

그가 말하길——실장석은 사악한 욕망의 집대성이라 한다.
말하길, 실장석은 인류가 가진 추악한 부분을 비추는 거울이라 한다.
말하길, 실장석은 그 자체가 지구에 허락되지 않는 존재라 한다——
「그리고, 실장석은 인류의 위협이 됩니다」
어째서 그런 거창한 조치가 필요한가 하는 당연한 의문에, 그것도 당연하다는 듯이 직원이 대답했다.
위석을 파괴하지 않는 한, 물리적으로는 불사신이라 할만한 생명력.
썩은 쓰레기는 물론 동족조차 아무렇지 않게 먹는 궁극의 잡식성.
여기저기 떠도는 꽃가루만으로도 수정할수 있는 번식력.
어리석음을 감출수는 없지만, 야생동물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명확한 지성.
혹시 실장석이 신체적능력이 빈약하지 않았다면, 그리고 실장석에게 자신의 욕망을 억누를 억제력이 있었다면,
지상은 간단히 실장석에게 지배되게 될지도 모른다.
아니, 이미 그러한 개체도 출현하고 있다고 한다.
속칭 『실장씨』라 불리는 육체적으로 비정상적으로 강건한 개체를 예로 들것도 없이,
마라실장 따위는 어린 아동이라면 압도되지 않는다고 말할수 없는 힘을 가지고있다.
지성면으로도 애호파가 키우는 실장석 따위는 인간에 필적하는 지능을 보유하고있고,
귀염성 없는 들실장 중에서도 다른 바보같은 실장석을 속이면서 왕처럼 군림하는 개체도 있다.
가게를 열고 인간 상대로 장사하는 실장석도 있다는 소문이다.
그렇군, 확실히 그런 실장석이 늘어나면 인류가 언제까지나 『만물의 영장』이라고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구제가 필요한겁니다. 너무 늦기 전에」

그러한 두려움에서 이 실장석 격리근절 프로젝트가 국가를 주체로 탄생했다고 한다.
다만, 이 계획은 어디까지나 비밀리에 실행되지 않으면 안된다. 앞서 말한 머리좋은 실장석이 냄새를 맡으면 곤란하다.
그렇기에 겉보기에는 과도한 실장석애호정책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실장마을』은 그렇게 탄생한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휘말려버린 지역주민이지만, 이것은 불가피한 피해라고 감수하지 않을수 없으리라.
물론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보상과 보조는 만전이라고 한다
「예정으로는 며칠 후, 진짜 의미로 실장석 구제가 개시됩니다」
전문 업자와 경찰과 자위대, 자원봉사로 모인 학대파와 복수에 불타는 과거 주민들에 의한,
『구제』라는 이름의 대학살이, 드디어 시작된다고 한다.
나에게 이러한 정보를 알려주는 것도, 이젠 아무도 막지 못하는 시점까지 왔기 때문이리라.
「당신도 참가하지 않겠습니까!? 저 더럽고 비열한 짐승들을 절멸시켜버립시다!!」
내가 정중히 사양한 것은, 실장석을 상처입히는 것을 주저해서가 아니라, 그 직원의 이상할 정도의 열의 때문이었다.


취재를 마치면서, 나는 가까이에 있는 『실장마을』에 발길을 옮겼다.
마치 폭격을 받은것처럼 어질러진 마을 안에는, 발디딜틈 없을 정도로 많은 실장석이 넘쳐흐르고 있었다.
인기척이 전혀 없는 것은 며칠 후의 『구제』에 맞추어 주민의 피난이 완료되었기 때문이리라.
뭐, 이런 참상이어서야 주민들도 진작에 떠나버렸겠지만.
「데스우!」「데스데스웃!」「데엣스ー웅!!」
문득 정신이 들어보니, 나는 실장석에 둘러싸여 있었다. 먹이를 달라고 아첨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바로 알수있었다.
『들고있는것을 내려놓아라. 가진것을 다 내놔라. 배가 고프다. 너를 먹게해라』
그것이 당연하다는 듯이 요구——아니, 명령하는 실장석의 무리.
그렇군, 이런 오물은 1초라도 빨리 절멸시키는 쪽이 좋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느끼는 것은 일종의 동족혐오일지도 모르지만.
내가 거칠게 실장석을 몰아내자, 바로 검은 옷을 입은 남자들이 나타나서는 나에게 실장석을 학대하지 말라고 주의——아니, 주의를 주는 시늉을 한다.
나는 결코 적지않은 벌금을 얌전히 넘겨준다.
이러한 벌금은 『구제』가 끝나면 바로 반환된다는 것을 방금의 취재에서 들었기 때문이다.
「데스우!」「데스데스웃!」「데엣스ー웅!!」
『꼴좋다. 우리들에게 대들면 그런 꼴이 되는거다. 너희들은 그저 가축이다』
그런 욕지거리를 퍼붓는듯한 실장석들은, 자신들이 며칠 후에 『절멸』된다는 것을 알게되면 어떤 표정을 짓게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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