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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End of jissou (동네코알라)


방역복을 입고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인원들이 수십이 넘는 실장석의 시체를 치우고 있었다.
큼직한 크레인은 한곳에 쌓인 수백이 넘는 실장석의 시체를 한움큼씩 퍼서 소각장에 던져넣고 있었다.
그리고 그러한 광경을 공포에 찬 눈으로 지켜보는 한 자실장이 있었다.

"마마.... 오네챠.... 이모토챠.... 어째서인 테치.....?"

본래 자실장은 일가와 함께 풍족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적어도 부족함이 없는 나름 행복한 삶을 살고있었다.
가까운곳에 음식물쓰레기 수거장이 있는 덕분에 식량 수급도 쉬운 편이었고 마마나 자매들도 모두 상냥했기에 부족함 없이 살아오고 있었다.
문제가 시작된것은 그해 XX월 쿠데타로 말미암아 자실장이 살던 나라에 군사정권이 들어서면서 시작되었다.
군국주의 이념 아래에 군부가 정권을 잡은 나라는 대대적인 '숙청'과 '불순분자 정리', 국가에 대한 대대적인 통제에 들어갔다.
물론 초기에는 오히려 실장석들에게 긍정적이었다.
군부는 민간인들이 일정한 수 이상 뭉치거나 무기로 사용될 수 있는 위협적인 도구 등을 들고다니거나 길거리에서 위협적인 행동 및 거리를 더럽히는 행위를 하는것을 용납하지 않았고 당연히 학대파와 학살파들은 길거리에서 함부로 '학대'를 할 수 없게되었다.
그러나 문제는 그덕에 불어난 실장석들이 문제를 일으키면서 시작되었다.
가장 결정적인것은 막 공원앞을 지나던 군인들에게 '투분'을 하며 '똥노예'라느니 '똥닝겐'따위의 말을 한것이었다.
하지만 이 타이밍에 존재하는 '링갈'의 성능은 솔직하게 말해서 그렇게 우수한 성능이라고 말하기 힘든게 현실이었다.
기본적으로 실장석의 말을 단어별로 따로 번역해 약간의 보정을 거친 후 조합하는 식이었는데 군인들을 인솔하던 장교가 가진 링갈으로 이들의 말을 번역할때 문제가 발생했다.
실장석들은 그저 닝겐들이 공원에 잘 찾아오지 않아 아마아마한 콘페이토며 고급 실장푸드, 초콜렛 등을 먹을수 없게되자 때마침 지나가는 인간들에게가서 소리를 지르고 애교를 부리며 언제나 그들이 하던 말을 했을 뿐이었지만 링갈은 이들이 하는 말을 어떻게 조합했는지는 몰라도 당시 장교는 이들이 한 말을 현 정권에 대한 욕과 비난으로 이해해 버렸다.
실제로 실장석이 한 말은 멍청하고 기분나쁜 똥닝겐들이 자신들에게 아마아마를 주지도 않는것은 책임을 방조하는 행위임으로 독라달마가 되어 도게자를 해야한다는 얘기였으나 장교가 가진 링갈의 번역에 따르면 마치 현재 제대로 된 식량배급조차 하지 못하는 현 정권에 대한 모욕 비슷한 내용이 튀어나왔고 장교는 당연히 '이 멍청하고 더러운 실장석이 이런 말을 할리 없다. 분명 저항세력이 실장석을 이용해 무언가를 하고 있다!'라고 생각하고 이러한 뇌피셜을 기반으로 소설을 하나 써서 상부에 보고서랍시고 보내버린것이었다.
장교의 뇌피셜이 듬뿍 들어간 보고서에는 마치 현 독재정권의 전복을 바라는 어떤 저항세력이 실장석을 훈련시켜 현 정권에 대한 비판메세지나 저항세력간의 소통에 써먹고 있다는 내용이 적혀있었고 실상을 잘 모르는 상부의 입장에서는 이걸 꽤 심각하게보고 즉각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그것이 바로 '실장석 말살'이었다.
곧장 대대적인 행동이 시작되었다.
각 지역의 공무원 뿐 아니라 군인과 경찰까지 동원된 대대적인 '작전'이 개시되었고 곧바로 어마어마한 숫자의 실장석들이 때몰살 당하기 시작했다.
아무리 번식력과 재생력이 어마무시하다던 실장석들일지라도 '국가'가 그들이 가진 역량을 동원에 사냥에 나서자 속절없이 쓸려나갔다.
여기에서 튀어나간 불똥에 맞은건 다름이 아니라 '애호파'나 '애오파'들 이었다.
이 과정에서 국가는 '실장석을 사육 및 보유하고 있는 행위'가 불법임을 선포했고 학대파나 학살파, 관찰파 등은 애초 학대나 학살용 실장석 양식, 관찰 및 실험용으로 실장석을 데리고 있던지라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가지고 있던 실장석들을 모두 '처리'할 수 있었지만 애호파와 애오파들은 많은 숫자가 자신이 기르던 실장석을 차마 처리하지 못했다.
차라리 이 과정에서 자신이 기르던 실장석을 산이나 인적이 드문곳에 몰래 풀어준 경우는 양호했다.
그렇게 풀려난 사육실장들이 결국 발각되어 사살당했더라도 그들을 데리고 있던 사육주에겐 아무런 피해가 없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결국 자신의 사육실장을 차마 버리지 못하고 몰래 사육하던 인원들은 달랐다.
어느날 불시에 들이닥친 경찰과 군인들에게 사육실장은 끔찍하게 살해당하고 사육주 본인도 어디론가 끌려간 체 소식조차 들리지 않게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러한 와중 이 자실장의 어미와 자매의 희생으로 겨우 목숨을 건진 상태였다.

"어째서인 테치? 왜 닝겐들은 와타시타치들을 괴롭히는 테치? 어째.... 테끕!"

낮은 목소리로 불만을 말하던 자실장은 이내 가까운 곳에서 들리는 묵직한 발소리에 입을 다물고 몸을 웅크렸다.
자실장이 입은 녹색의 실장복은 아이러니하게도 녹빛의 풀숲에서 상당한 위장효과를 보여주고 있었다.
작게 뜬 자실장의 시선에 들어오는건 막 풀숲 앞을 지나는 방역복을 입은 인원들이었다.
그들이 등에 맨 자루에는 동족의 피와 운치냄새가 풍겨왔다.
끝부분이 더러워진 금속 빠루들과 자루를 든 인원들이 모두 지나갔다.
만약 탐지견이나 위석 서쳐를 가지고 왔다면 자실장도 위험했을 터였다.
자실장은 숨을 죽인체 주변을 한참이나 더 둘러보다가 슬금슬금 기어나왔다.
그리고 나름 빠르게 뛰어 강가로 향했다.
자실장의 기억 속에 언젠가 마마가 위험한 일이 생기면 강가로 가면 마마가 몰래 숨겨둔 하우스가 있다고 들었던 기억이 있었다.
하지만 얼마 가지도 못해서 급하게 바닥을 굴러 주차된 자동차 밑으로 기어들어가야했다.
사방에 방역복을 입은 인원이나 방독면 등을 쓴 군인들이 한가득이었다.
이들은 하나같이 빠루며 진압봉을 들고 동족의 피와 운치냄새가 역겨울 정도로 진하게 풍기는 자루를 하나씩 들고있었다.
그때 맞은편 자동차 아래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적록의 눈동자와 시선이 마주쳤다.
다름이 아니라 성체실장이었다.
노예출신인지 독라 상태의 성체는 자신을 미묘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잠시 후 주변이 어느정도 잠잠해지자 성체는 자동차 밑에서 나와 자신이 있는 곳으로 오고 있었다.
독라의 눈빛에서 심상치 않은 빛을 감지한 자실장은 곧바로 독라가 오는 방향의 반대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성체와 자실장의 차이는 컸다.
어느세 독라에게 잡힐 위험에 처했을때 필사적으로 몸을 던져 돌더미 사이로 몸을 구겨넣을 수 있었다.

"데에.... 귀여운 자실장쨩? 나오는 데스? 혼자서는 위험한 데스웅? 나오면 오바상이 지켜주겠는 데스우~"

독라는 나름 최대한 부드러운 목소리로 자실장에게 말을 전했다.
하지만 자실장에게 있어서 눈이 반쯤 풀어진 체 입맛을 조금씩 다시며 필사적으로 자신이 숨을 돌무더기의 틈으로 파고들려는 독라의 모습은 그 어딜봐도 신용할수가 없었다.

"저리가는 테치! 오바상은 카와이한 와타시타치를 잡아먹으려는게 분명한 테챠아!!!"

"데에.... 똥분충이...! 오마에타치는 마마한테서 가정교육도 못받은 데샤아아!!!! 오바상이 말하면 당장 쳐 나와야 할것 아닌 데샤아앗!!!!!"

"웃기지 마라는 테챠아!!! 독라노예따위의 말은 듣는게 아닌 테츄!"

"또오오옹부우우운추우우웅!!!! 누가 누구에게 노예라는 데....! 데갸아아아악!!!!"

순간 우지직 하는 소리와 함께 돌무더기의 좁은 틈에 머리통을 쳐박고 눈을 부라리던 독라가 하늘에 잠시 떴다가 바닥에 패대기치며 피눈물이며 운치를 쏟아냈다.

"데갸아아악!!! 데샤아아아앗! 존나게 아픈데샤아아아아!!!! 데에에? 또오옹노오오오예에에에!!! 이게 무슨 짓거리인 데샤아아!!! 데갸앗! 데스우웃!!!"

독라를 걷아찬것은 방역목을 입은 공무원이었다.

"엿같은 참피새끼.... 뭐라고 지껄이는거냐!!!"

그렇게 소리친 공무원은 다시금 장홧발로 독라를 걷어찼다.
한번 더 공중에 떴다가 바닥에 내동댕이쳐진 독라의 꼴은 말이 아니었다.
머리의 한쪽은 함몰되었고 하반신은 으스러진 듯 엉망이었다.
투실투실하던 뱃살은 한쪽이 찢어져 내장이 튀어나왔고 왼쪽 팔은 꺾어서는 안되는 방향으로 꺾여있었다.

"데에에... 데에에...."

이미 제정신이 아닌 독라를 공무원은 빠루로 찍어올려 자루에 던져넣었다.
그 후 주변을 둘러보다가 이내 어디론가 사라졌다.
그 광경을 제대로 보지는 못했으나 소리로 들은 자실장 역시 머리를 바닥에 쳐박고 피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이내 숨을 고른 자실장은 실장복으로 눈물을 대충 닦아낸 후 돌무더기의 틈으로 기어나왔다.
어느세 빵콘이라도 했는지 팬티는 운치로 가득차 있었다.
주변을 황급히 둘러본 자실장은 팬티 안의 운치를 대강 털어낸 후 그대로 달려 공원으로 향했다.
물론 지금 공원으로 가는건 결코 좋은 선택이 아니었으나 자실장의 단순한 사고로는 '집'으로 돌아간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애초에 친실장이 사냥을 가르친다며 일가를 끌고 나왔다가 일이 터진 시점에서 하우스가 있는 공원이 어떻게 됬는지는 자실장이 파악할 길이 없었고 그런 상황에서 자실장이 떠올릴 수 있는 가장 안전한 장소는 '공원의 하우스'와 마마가 말한 '강가의 비밀 하우스'정도였다.
하지만 방금전의 사건으로 정신적으로 몰려버린 자실장은 그 위치가 불분명한 '강가의 비밀 하우스'보다 당장 어제까지만 해도 일가를 안전하게 지켜주던 '공원의 골판지 하우스'가 우선시 될 수 밖에 없었다.
다급히 뛰어 도착한 공원의 모습은 지옥도가 따로 없었다.
이미 방역복이나 군복을 입은 닝겐들은 보이지 않았으나 동시에 공원 그 어디에서도 동족이 보이지 않았다.
급하게 달려 하우스로 갔으나 그 곳에 하우스는 이미 없었다.

"테에에? 4녀 엄지챠....? 막내 구더기챠....?"

본래라면 4녀 엄지가 막내 구더기를 프니프니해주며 하루동안 고생한 마마와 자매들을 맞이해주는 장소여야 했을 하우스가 사라졌다.
아연실색한 체 하우스가 있던 자리에 주저앉은 자실장의 눈에 보이는것은 몸이 두동강 난 체 얕게 판 운치굴에 아무렇게나 방치되어있는 막내 구더기의 시체였다.
한참을 주저앉아있던 자실장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지금까지 본 끔찍한 광경들이 떠오르며 자실장은 쫒기듯 공원을 벗어나려했다.
그렇게 지옥도가 된 공원을 막 나서는 순간 들려오는 닝겐의 목소리에 다급하게 공원 입구에서 멀어져 자동차 아래로 기어들어간 자실장의 눈에 보이는것은 방역복을 입은 다수의 인원들이 다시금 공원으로 돌아오는 모습이었다.
잠시 후 닝겐들이 모두 공원으로 들어간 뒤 '강가의 비밀 하우스'의 존재를 다시 떠올린 자실장은 강가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다행히 도시의 '실장석 말살 작업'은 막바지에 달했는지 보이는 인원이 부쩍 줄어있었다.
그 덕에 닝겐에게 들키지 않고 어떻게 해서든 강가에 도달할 수 있었다.

"마마가 말한테치... 가장 크고 든든한 돌씨를 찾으라고 한 테치! 마마의 비밀 하우스에 가면 아마아마한 콘페이토가 가득 있을게 분명한 테츄!"

자실장은 '마마'가 한 말을 떠올리며 강가에서 가장 커 보이는 돌을 찾았다.
그때 자실장의 눈에 띄는 큼직한 돌덩이가 보였다.
그 돌덩이는 주변에서도 특출나게 큼직한 돌로써 마마가 말한 '가장 크고 든든한 돌씨'에 가장 부합하는 이미지였다.

"저기인 테치! 도착인 테츄우~!!"

테치테치거리며 기쁘게 커다란 돌덩이로 달려간 자실장은 돌덩이 주변을 돌며 비밀 하우스를 찾았다.
그러나 그 어디에도 없었다.
돌 주변에는 하우스 비슷한 것은 둘째치고 운치굴조차 없었다.
혹시나 돌덩이 밑에 비밀 통로라도 있는가 싶어 바닥에 엎드려 기어다니며 구멍을 찾았지만 그 어디에도 구멍은 없었다.
그제서야 자실장은 깨달았다.
결국 '비밀 하우스'는 거짓말이었다.
언제나 위험해지면 어떻게 하냐며 불안에 떨며 엄지가 물어오면 그걸 무마하기위해 했던 '콘페이토가 가득한 세레브한 비밀 하우스'는 결국 거짓말이었던 것이었다.
결국 진실을 깨달은 자실장은 지금까지의 고생과 두려움이 헛되었다는 생각이 들자 끝내 피눈물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테에에에엥! 테에에에에에엥~!!! 이제 어떻게 하는 테치! 테에에엥! 똥마마는 거짓말쟁이인 테챠아아!!! 똥닝겐들은 왜 불쌍하고 세레브한 와타시타치를 괴롭히는 테챠아아아아!! 테에에엥!!! 와타시는 너무나 불행한 테에에엥!!!!"

그때 자실장은 드리우는 커다란 그림자에 온 몸을 훑은 소름을 느끼며 우는것을 멈추고 더러워진 실장복으로 천천히 눈물을 닦으며 고개를 들었다.
그 곳에는 군복을 입고 방독면을 쓴 체 진압봉과 자루를 든 군인이 서 있었다.

"테... 테에에?"

"더러운 참피새끼가.... 여기에 숨어있었구만....? 응?"

"테... 테츙~ 똥닝겐씨는 세레브하고 카와이한 와타시타치에게 매로매로되는 테찌야아아아!!!!"

자실장이 덜덜 떨리는 손을 들어올려 애교를 부리는 그 순간 군인은 그대로 군홧발로 자실장의 하반신을 짓밟았다.

"찌이이이이!!! 테챠아아아아!!!! 아픈테치!!! 똥닝겐은 그만두는 테챠아아아!!!!"

"뭐라는거야 더러운 참피가..... 응? 니네들은 말야... 도움이 안되는 새끼들이말야... 알아? 그런 주제에 반란분자들에게 붙어서 개짓거리를 해? 그래 그자식들이 콘페이토라도 하나씩 주던?"

그렇게 말하며 군인은 군홧발로 자실장의 복부를 지그시 밟았다.

"테찌아아아아!!!! 안되는 테치! 와타시의 아가방이 있는 곳인 테챠아아아아!!!!! 그만두라는 테찌이이이이이!!!!! 찌야아아아아!!!!!"

하지만 군인은 그대로 힘을 줘 배를 짓밟았다.
입으로 피와 운치를 토해내며 자실장은 그대로 축 늘어져 버렸다.
아이러니하게도 머리에 있는 위석이 파괴되지 않은 덕분에 숨이 붙어있는 자실장은 그대로 자루 속으로 던져졌다.
잠시후 수백의 동족의 시체더미 위에 내던져진 자실장은 사방에서 풍겨오는 동족의 피와 운치.... 그리고 고통과 죽음의 냄새를 맡으며 생각했다.

'어째서.... 어째서 와타시가 이렇게 아파야 하는 테치....? 너무한 테치..... 만약.... 만약 와타시가 더 강하다면.... 더....'

그때 자실장의 코에서 실이 나와 서서히 몸을 휘감기 시작했다.
요컨에 '우화'라는 녀석이었다.
실장석이 극한의 상황에 특별한 조건이 충족되었을때 극악의 확률로 이루어 진다는 '우화'.....
하지만 고치가 막 만들어지는 그 순간 크레인은 자실장을 다른 동족의 시체들과 함께 퍼서 소각장으로 던져넣었다.
자실장은 미완성된 고치째로 불타올랐다.
그 안에 무엇이 있었는지는 몰랐다.
그저 어중간한 성체실장이 튀어나올수도 있고 그 유명한 '실장인'이나 '실장씨'가 나올수도 있었다.
하지만 뭐가 되었든 결과는 같을터였다.
'실장인'이던 '실장씨'이던 죄다 수용소나 소각로 행인 마당에 자실장의 우화는 아무런 의미조차 가지지 못했다.
자실장의 시체는 불타올랐다.
온 몸에서 느껴지는 살을 찢고 짖이기는 감각..... 머릿속이 하얘지고 시선이 주홍빛으로 물드는 순간 하얀 공간에 일단의 이미지가 스친다.
하우스..... 낡고 좁지만 너무나도 아늑하고 행복하던 공간.... 마마가 특별식이라며 식량상자에서 콘페이토를 꺼낸다.
자매들은 기뻐 실장댄스를 추고 노래를 부른다.
그걸 흐뭇하게 지켜보는 마마....
그리고 점점 지워져간다.
그것은 자실장의 마지막 행복회로였다.
한편 강가의 한쪽에서 도시를 돌며 도로리 용액을 뿌리던 공무원은 문득 발에 체이는 돌에 발 아래를 내려다본다.
무심코 툭 찬 돌이 저리 굴러가며 돌 아래의 공간이 드러난다.

"뭐야....? 참피굴?"

당황한 공무원은 그대로 그 주변을 파헤쳤다.
잠시 후 들어나는것은 그리 넓지는 않지만 성체 실장석 대여섯은 충분히 들어갈만한 공간과 한 구석의 더러운 종이곽에 들어가 있는 포장조차 뜯지 않은 유통기한이 지난 별사탕 봉지였다.
하지만 아무리 주변을 뒤져도 실장석이 나오지 않았기에 공무원은 더러운 종이곽과 유통기한이 지난 별사탕을 꺼내고 그대로 굴을 묻어버렸다.
그랬다... 실제로 자실장의 친실장이 말한 비밀 하우스는 존재했다.
하지만 그 비밀 하우스의 '정확한 위치'를 아는 친실장 죽은 시점에서 자실장이 하우스를 찾을 가능성은 한없이 0에 수렴했다.
'강가'가 의미하는 범위는 너무 넓었다.
그리고 그 '강가'의 어느 지점을 가던지 그 위치 한정으로 눈에 띄거나 특출나게 큰 돌은 한두개쯤은 있기 마련이었고 자실장으로써는 비밀 하우스의 '정확한 위치'를 모르는 이상 막연하게 '강'이 있는 곳 주변을 제 나름대로 뒤지고 자실장의 시야 내에서 가장 큰 돌을 기준으로 비밀 하우스를 찾는게 당연했다.
결국은 그게 끝이었다.
공원의 '실장석 말살'은 막바지에 접어들었고 이제 특정 구역에 도로리를 뿌리고 도시를 청소하는 일만 남았다.
과연 이러한 '시간'은 얼마나 지속될까?
어딘가에 실장석이 숨어있을수도 있었다.
하지만 적어도 오랜 시간동안 모습조차 들어낼 수 없을 것이다.
그게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그 '언제'가 오더라도 과연 실장석들은 '과거의 삶'을 되찾을 수 있을지 알 길이 없지만 말이다.
결국 한무리의 실장석들이 분충성에 벌인 행동과 그 행동을 저급한 링갈로 번역한 장교의 뇌피셜로 시작된 일의 결말으로써는 너무나 거대해져 있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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