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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심


[오마에따윈 마마가 온다면 한방인테칫! 독라노예로 만들어주는테치!]

지금 내 눈앞에 있는 편의점 봉투안에서 자실장이 자신만만한 목소리로 선언을 하고있었다.

탁아를 당했다는거다. 봉투안에 있던것들이 싸그리 날아간것도 문제지만 들실장이 탁아를 시도할만큼 내가 만만해 보였다는게 더 충격이다.

거기에더해 지금 실시간으로 들자실장에게 얕봐지고 있는중이다.

이런데도 화가 나지 않는다면 그사람은 성인군자의 반열에 오를것이라 확신할수있다만....

너무 화가나면 오히려 냉정해진다고 했던가?

당장 저 들자실장을 쳐 죽여버리고 싶다는 충동에 휩싸여있으면서도 한가지 이해가 가지 않는부분이 있어 부들부들 떨리는 손을 억누를수있었다.

뜸들이는건 별로 좋아하지 않으니 어디에 의문이 생긴지를 말하자면, 실장석들은 어째서 인간을 우습게 보냐는것이다. 딱히 비유같은건 아니고 말 그대로 실장석들은 인간을 자신들의 아래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것같다는말이다.

사육실장이라면 이해할수있다. 주인이 먹여주고 키워주니까 그 모자란 지능으로는 자신이 우월해서 대접받는거라 생각하겠지...

그러나 들실장은 아니다. 들개나 들고양이에게도 처참하게 찢겨나가는 주제에 몸 크기만 봐도 압도적인 인간에게는 유독 세게 나온다.

인간을 본적이 없어 잘 모르는것도 아니다. 아니 오히려 공원이야말로 인간을 자주 접할수있는곳이니 그럴리는 없다.

인간에 대한 공포또한 공원에 방문하는 학대파들이 들실장들의 뇌에 각인시켜줄테니 마찬가지. 아! 이건 여기 봉투안에 있는 자실장으로도 증명이 가능한것같다. 센척하면서도 팬티는 두툼하게 부풀려 빵콘하고있으니까.

도대체 무엇일까?

들짐승에겐 잔뜩 쫄아대면서 유독 인간을 상대로는 세게 나오는 이유가 뭘까? 인간과 짐승의 차이를 생각해보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모르겠다.






'쿵!쿵!'

현관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들렸다.

[탁아를 당한지 대충 5시간정도 지났나? 생각보다 늦게왔네....]

문옆에 멀쩡한 초인종을 놔두고 굳이 노크를하는건 초인종에 손이 닿지않는다는 뜻이고, 오늘 어린아이가 우리집에 올 예정도 없으니 100% 친실장이라는것을 확신할수있다.

다만 예상한것보다 훨씬 늦게온탓에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기다리던 내가 기다리다 지쳤다는것 말고는 완벽하다.

뻣뻣해진 목을 뿌득뿌득 꺾으며 현관문을 열었다.

[오마에가 와타시의 장녀의 노예닝겐인데스네? 장녀의 마마인 와타시와 와타시의 자들을 모시는걸 허락하는데스!]

탁아따위를 저지른 시점에서 예상은 했지만 친실장은 훌륭한 분충이였다.

[그러냐? 니가 탁아를 했다 그거지?]

대답을 들을 생각은 없으니 친실장과, 그 뒤에서 웃고있는 자실장 세마리를 모조리 잡아 욕실로 옮겼다. 집안에 더러운 들실장을 두는건 싫으니까 물청소하기 용이한곳을 골랐다.

탁아 자실잘은 미리 봉투에서 빼내어 욕조 안에다 넣어놨으니 감격스러운 가족상봉의 시간이다.

[어서 스시와 스테이크를 가져오는데스!]
[후식인 콘페이토도 잊지마는테치!]
[뭐하는테치 똥노예? 어서 움직이란테치!]

탁아 자실장을 독라로 만들어놨다던가, 위석을 빼놨다던가 하지 않았으므로 일가상봉즉시 내가 학대파가 아니란것을 확신했는지 내쪽으로 삿대질을하며 큰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이쪽은 만반의 준비가 되어있다. 거기다 고작해야 분충일가의 아우성이다 이쪽이 굽힐 이유가 없는것이다.

[스시랑 스테이크? 그런게 너희처럼 더러운 들실장들에게 어울린다고 생각하냐?]

[당연한데스! 와타시들은 세레브한데스! 그것도 몰라보는 오마에는 눈에 운치가 들어있는데스?]

가볍게 한마디를 던져보았으나 예상대로 반발이 거세다.

굳이 말싸움을 할 필요는 없으니 집근처 마트에서 사온 손거울을 들실장들이 자신들의 모습을 잘 볼수있도록 비춰주었다.

[잘보고 생각해봐. 정말로 너희가 세레브해?]

거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더러움이 구체화된것같은 자신들의 모습에 친실장의 말문이 막혔다.

[너희가 세레브하다면 이녀석은 뭘까?]

추가타로 지인에게 빌려와 방안에 대기시켜두고 있었던 깨끗한 모습의 실장석을 들실장들과 대면시켰다.

원래라면 사육실장을 증오하는 들실장들인지라 곧장 공격해왔겠지만 거울을 통해 충격을 준뒤이기에 깨끗한 사육실장의 모습에 주눅이 들어 달려들기는 커녕 뒤로 몇발짝 물러나 거리를 벌리고있었다.

[이 머릿결을 잘봐봐. 찰랑찰랑거리지? 그에비해 너희는 어때?]

등뒤로 치렁치렁 늘어진 자신의 뒷머리를 당겨와 만지작거리는 들실장들. 떡지고 엉클어진 머리털은 밧줄이 아닐까 싶을정도로 단단해서 린스를 통으로 들이 부어야 해결될듯하며, 윤기라고는 찾아볼수도 없어 개털같은 머리털은 둔한 손으로도 그 차이를 확실히 느낄수있을것이다.

[데이....]
[테에.....]

들실장들의 기세가 눈에띄게 사그라들었다. 그러면 추가타를 넣어볼까?

[여기 이 실장복좀 봐라. 깨끗하지? 거기다가 이렇게 쓰다듬으면 엄청 부드럽지.]

실제로 빌려온 사육실장의 실장복은 새옷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어디 흠잡을데 하나없이 잘 관리되어있었다.

[데에엥....]
[테힝....]

이번에도 들실장들은 자신의 옷을 돌아보더니 힘없는 소리를 내었다.

군데군데 찢어져 옷인지 걸레인지 모를정도에, 찌든때로 오염되어 본래의 색은 찾기 어렵다. 결정적으로 똥인지 모를 뭔가가 달라붙은게 딱딱하게 굳어 실장복이 아니라 실장갑주라 불러도 상관없을지경이였다.

[이래도 너희가 세레브한걸까?]

빈정거리며 물어보았지만 들실장들은 아무런 대답도 없다. 이렇게 들실장의 자존심을 철저하게 꺾어놓는데 성공했다.




나는 실장석들이 인간을 만만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분구에 맞지않은 자존심을 갖고있기 때문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힌트는 탁아 자실장에게 받았다.

생각에 잠긴채 편의점 봉투안의 자실장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을때였다.

[치프프프! 세레브한 아타치에게 반한테치? 스테이크를 가져오면 흑발의 자를 허락할수도 있는테치!]

순간 격정에 휩싸여 자실장을 단박에 뭉개버릴뻔 했었지만 덕분에 들실장들이 오만한 이유는 쓸데없이 높은 자존심이란것을 깨달았다.

그놈의 세레브타령은 들실장의 흔한 레퍼토리건만 알아차리는게 오히려 너무 늦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늦던 빠르던 알았다는게 중요하다. 대처법을 금방 생각해내서 필요한것을 준비하고, 가장 중요한 비교용 사육실장은 지인에게서 빌려왔다.

들실장과 비교해서 너무 추켜세우면 이번엔 사육실장의 콧대가 높아질수도 있지만 사육실장을 잘 키우면서도 훈육은 엄하게한다고 들었기에 이정도는 괜찮을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결과는 대성공!

자신만만하던 들실장들은 어느새 욕조 한구석에 처박혀 눈물을 흘리며 한탄하고 있었고, 최후의 일격으로 냉동실에 처박혀있던 고기를 몇점구워서 사육실장에게 먹였다.

그것으로 들실장들은 툭툭 건드려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기에 곧장 공원에 방생하는걸로 마무리지었다.

실장석의 근간이라고도 할수있는 자존감을 철저하게 부숴주었으니 그녀석들도 정신을 차렸을거라 생각한다.

뭐, 그렇게 맥이빠진 상태로 공원에 돌려보냈으니 다른 들실장들의 습격을받아 죽었을지도 모르지만 그것은 나랑 상관없는일이다.

[나중에 공원에가서 한번 해볼까?]

들실장들을 모아놓고 사육실장과 비교를 해준다면 과연 다함께 무너져내릴지 아니면 단체로 반발해 덤벼들었다가 몰살을 당할지 궁금해졌다.

빌려온 사육실장을 돌려주고 집에 돌아오는길에 마주친 들실장의 모습에 문득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오늘은 시간이 늦은관계로 얌전히 귀가길을 서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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