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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아 (붉은실)


바스락


남자가 들고 있는 편의점봉투가 꿈틀거렸다.
단지 바람에 흔들거린 것이 아닌 봉투 속 에 생물체가 있다는 느낌에 남자는 조금 소름 돋았기에
남자는 가던 길을 멈추고 봉투를 열어보았다.

“테..테츄아.....”

자실장이다.
바닥이 안정되어 있지 않은 편의점봉투다.
내용물과 함께 자실장은 봉투 속에서 중심을 못잡고 야식들과 함께 뒤섞여 있었다. 
내용물들과 뒤섞여 쓰러져있던 자실장은 봉투 위로 인간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걸
깨닫자 겁에질린 듯이 몸을 웅크리고 부들부들 떨고있었다.
말로만 듣던 탁아구나. 남자는 간단히 이해했다.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왼손을 뻗어 자실장을 잡아 봉투 밖으로 뻬내려고 했지만
들 자실장은 시궁창 쥐만큼이나 불결한 생물인 것을 기억해냈다.
맨손으로 만지기는 것은 찝찝하다는 느낌에,
일단 집으로 가져가서 처리하자. 남자는 결심하고
자실장이 들어있는 편의점 봉투를 들고 집으로 향했다.
봉투를 들고있는 손으로
자실장이 “테치아....” 라는 조그만 소리와 함께 덜덜 떨고있다는 느낌이 전해져왔지만 
남자는 일단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
............
.....
..
.

"테츄아아아아아악!”

남자의 집안 목욕탕에서
자실 장은 겁에 질린 상태로 비명을 지르고 있다.
남자는 조심스런 태도로 고무장갑을 낀 손으로 자실장이 반항하지 못하게 손으로 잡은 다음
이내 더러운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손 만해도 자신의 덩치보다 큰 거인이 급작스럽게 자신의 소중한 옷을 벗긴다는 사실에
자실장은 큰 공포에 빠졌다. 자실장은 알고 있다. 인간은 힘들이지도 않고 간단히
자신들의 목숨을 뺏을 수 있다는 사실을.
그녀의 자매들 중에서는 인간에 대해 막연한 동경을 품거나,
인간을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가진 자실장들도 있었지만
이 자실장은 인간이란 거인에 대해서 매우 큰 공포를 가지고 있는 실장석 이었다.

그녀를 탁아 시킨 친실장은 들실장이지만 과거 버려지기 전까지는 인간에 의해 길러진
소위 말하는 원 사육실장이었다. 그렇기에 친실장은 자신의 자를 탁아시킴에 있어
매우 현명한 판단을 했다.

“인간을 두려워하지 않은 자는 분충이 되기 쉬운데스. 인간들은 아무리 애호파라고하더라도 분충에 대해서는 용서가 없는데스“

그렇기에 친실장은 자신의 자들 중에서도 가장 인간을 무서워하는 막내 자실장을 탁아시키기로 결심한 것이다.
물론 막내자실장은 무섭다고, 마마랑 같이 있겠다고 울고불고 난리였지만 친실장은 결국 막내를
편의점에서 나오는 인간의 봉투 속에 넣었다. 제발 친절한 인간이기를 바라며.
친실장은 멀어져가는 자신의 막내를 보며 발걸음을 옮겼다.






“겁먹지마. 씻겨주는거니까”

“테...테츄아아아악!!!”

 연약한 자실장이 다칠까봐 옷을 조심스럽게 벗긴 남자는 자실장의 더러운 녹색팬티를 보고 혀를 찼다.
자실장은 편의점봉투에 있을 때 부터 이미 겁을 잔뜩 집어먹고 잔뜩 빵콘했었기때문이었다.
남자는 더럽다는 표정으로 샤워기 물로 자실장을 씻기기시작했다.

“테치! 테치!! 테츄악!!”

물까지 뒤집어 쓴 자실장은 제정신이 아니다. 자신이 씻겨지고 있다는 사실도, 그것이 평소
자신들이 동경하는 거품 목욕이란 것이란 것도 혼란한 그녀는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바둥바둥되는 자실장을 붙잡고 남자는 바디워시를 짜내어 거품을낸 후 씻기기 시작했다.
좋은 냄세가 풍겨왔다.

매일 음식물 쓰레기 냄새만 맡아온 자실장은 향기로운 꽃향기를 맡은 순간 본능적으로
무언가 좋은 방향으로 일이 진행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테츄......”

자실장의 저항이 덜해지자 남자는 한결 편하게 자실장의 몸을 씻겼다.
한번 두 번 세 번 반복해서 자실장의 몸을 씻겼고, 더러운 옷은 물에 대충 행군다음
세탁기 에 던져 넣었다. 자실장의 기름으로 떡져 있고 먼지가 잔뜩 낀 머리카락에 대해서는
검지와 엄지손가락에 샴푸를 짜서 머리카락을 집은 다음 비벼서 씻겼다.

애초에 이 동물은 맨손으로 만지기에는 소름 돋을 정도로 불결한 동물이다.
남자는 씻기지 않고는 이 생물을 도저히 집에 들여 보넬 수는 없다는 생각에
집에 오자마자 고무장갑을 끼고 편의점봉투에서 자실장을 꺼넨 후 바로 목욕탕으로 온 것이다.

처음에는 겁을 잔뜩집어먹은 자실장은 험난한 공원생활에서는
느껴본 적 없는 따뜻한 느낌(물이 따듯하니까)에 이내
“테츄아.......” 라고 기분 좋다는 듯이 울었다.


 자실장을 완벽히 깨끗하게 씻긴 남자는 그제야 안심한 듯 고무장갑을 벗었다.
수건으로 조심스레 물기를 제거한 후 자실장을 집어서 거실의 테이블로 자리를 옮겼다.

 “네 옷도 너무 더러워 세탁기 돌릴 때 같이 돌렸으니 빨고 나서 줄게.”

 “테츄우....테치”

 많이 얌전해졌다. 아직도 조금 경계하는 기색은 있지만 문제 될 건 없어 보인다.
남자는 한숨을 쉬며 아까 가져온 편의점 봉투를 열면서 이야기했다.
     
 “네 녀석이 이곳에 똥을 싸놔서 먹지도 못하겠네.”

“테츄!”

 긴장해서 예민한 상태의 자실장은 남자의 불편한 기색을 바로 눈치 채고 깜짝 놀랐다.
봉투 속 내용물은 각각의 포장으로 밀봉 되어있기 때문에 사실 더럽혀지진 않았지만
시궁창 쥐 같은 더러운 동물이 이 비닐봉투 안에서 뒹굴고, 똥을 쌌다고 생각하니 남자는
야식을 먹을 생각이 싹 사라졌다.

 “뭐... 이건 버리기로 하고... 그럼 앉아서 기다려나 보자”

 “테...테츄?”

 “네 부모가 올 때까지.”




남자는 실장석의 탁아란 풍습에 대해서 이미 알고 있다.
실장석이란 개체는 사회적으로 너무나도 유명한 동물이다.
일단 사람과 대화가 된다는 점에서 일단 실장석은 다른 동물과 차별화된 관심을 받게 된다.
그런 동물이니만큼 실장석을 사육해본 적이 없더라도
뉴스나 인터넷, 타인과의 회화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실장석에 대해
여러가지를 알수 있는 것이 실장석의 생태이다.
그렇기에 남자는 이제 탁아된 자실장을 따라
친실장 본인도 사육실장이 되기 위해 따라 오고 있을 거란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친실장이 오면 자실장을 그대로 돌려줄 생각이었다.
그것이 탁아에 대한 올바른 대처방법.

몇 시간이나 지났을까 tv를 보던 남자는 문뜩 시계를 보고는
거실 테이블 위 수건위에서 몸을 웅크리고 졸고 있는 자실장을 바라보았다.

“속편하게 잘도 자고 있구만.”

수건은 알몸인 자실장이 추울까봐 남자가 깔아놓은 것이다.
곧 이어 남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현관문을 열어 집밖을 둘러보았지만 어디에도 친실장은 보이지 않는다.
남자는 친실장이 오지 않는다는 사실에 낭패감을 느꼈다.
설마 중간에 날 놓친 건가? 보통은 탁아이후에는 대부분 친 실장이 따라온다던데.

남자는 실장석을 키워 본적이 없다.
그렇기에 애초에 애호파니 학대파 어느 속성에도 그는 해당하지 않는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동물에 대해서라도 생명은 존중할 줄은 안다.
그건 사람으로써의 기본이다. 더군다나 사람 말을 이해할줄아는 높은 지성의 생물인데.
그렇기에 실장석을 발견한 당시,
그는 자그마한 실장석을 추운 겨울의 길거리 한복판에 버리지 않고
집까지 대려 온 것이다. 비록 더러워서 집에 오자마자 씻기긴 했지만.
추운 밖에서 어미를 기다리는 것 보다는 따뜻한 집안에서 기다리다가 어미에게 되돌아가는게
좋겠지. 그것이 남자가 자실장을 대려오며 했던 생각이다.

 하지만 친실장은 오지않는다. 이렇게 되면 직접 공원에 대려다 주기도 난감하다.
인간으로부터 공원으로 버려진 실장석은 들실장 들로부터의 공격대상이 된다.
 남자는 혀를 차며 다시 테이블 위의 잠자는 자실장을 바라보았다. 
일단 내일까지 기다려보고 판단해보자.
남자는 그렇게 생각하고 본인도 잠자리에 들기로 했다.







-






 “테츄아아아아아아아악!!!”

 알몸의 자실장은 자신의 걸레가 된 옷을 보고 비명을 질렀다.
실장석들에게 있어 목숨과 머리카락 다음으로 소중한게 옷이다. 그런 옷이 걸레가 ?으니
저럴만도하지. 남자는 속으로 생각했다.

 남자는 자실장의 옷을 걸레로 만들 생각이 없었다. 단지 깨끗 하게 하기 위해 어제 밤에
세탁기에 넣었을 뿐인데 알아서 걸레가 되어서 나왔을 뿐이었다.
 그런 남자의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자실장은 눈물을 질질 흘리며 대변을 싸 버렸다.

 “으왓!”

 자실장이 앉아있던 수건은 이미 똥 범벅이 되버렸다.
남자는 악취도 악취이거니와 저 작은 몸에서 어떻게 저렇게 많은 대변이 나오는지에
대해 깜짝 놀랐다.
그리고 실장석이란 동물은 기본적으로 분충이라는 사실을 다시 깨달았다.
 아 젠장 다시 씻겨야 겠네
남자가 자실장을 잡아 씻기기 위해 손을 뻗자 자실장은 기겁하며 소리를지르면서 도망갔다.

“테차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이 인간은 마마가 말한 학대파인 테치! 내 옷을 찢어버린 테치!
이젠 내 머리를 뽑아서 공원의 노예처럼 만들려고 하는 테치!
  
어린 자실장은 인간이 장난삼아 실장석들을 독라로 만든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걸래가된 자신의 옷을 보자, 자실장은 남자를 극도로 두려워하게?다.

커진 공포심때문에
어제 밤에 남자가 따뜻하게 대해줬다는 사실은 그 작은 머리 속에서 이미 잊혀졌다.

 “어 잠깐!”

남자의 손이 자실장을 놓친순간,
자실장은 이미 대변을 질질 흘리며 테이블 이곳저곳으로 도망쳐 다니면서 테이블을 똥으로 뒤 덮었다.

“테챠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마마가 보고싶은테치! 여기서 나가고싶은 테치!
 소리를 지르며 도망다니는 자실장을 보고 남자는 순간 아차 싶었으나
이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재빨리 도망치는 자실장을 양손으로 잡았다.

 “테챠!!! 테치아아아아아!!”

 마마! 마마! 마마! 마마! 살려주는 테치!

겁먹은 자 실장은 남자의 손안에서 날뛰었다. 온몸으로 반항하며 입으로는 남자의 손을 어뜯었다. 

 “아야야 젠장”

남자는 자신의 손을 물어뜯는 자실장보다도, 지금 자실장을 잡고있는 자기의 손 아래로
자실장이 흘리고있는 똥이 뚝뚝 떨어진다는 사실에 대해 더 걱정했다.
남자는 재빨리 목욕탕으로 뛰어 들어가서 세면대에 실장석을 올려놓고 물을 틀었다.

 “테챠아아아아아아아!”

실장석은 자신의 머리위로 어제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강한 수압의 물이 쏟아져 내린다는
 사실에 더욱더 패닉에 빠졌다. 더군다나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차가운 물.
남자는 울부짖는 자실장을 마땅찮은 표정으로 씻기기 시작했다.
그런 그의 손에는 어제와 같은 부드러움은 당연히 없었다.

실장석을 씻기면서 남자는 이 자실장에 대해서 생각했다. 그는 어제 이 자실장을
탁아 받은 이후로 막연히 기다리면 친실장이 올것이고, 그러면 돌려주면 모든일이 해결될것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다음 날 아침이 되도 친실장은 오지 않았다.
그 와중에 일단 옷부터 돌려줘야겠다는 생각으로
밤새 세탁을 돌린 세탁기를 열어보니 갈갈이 찢긴 자실장의 옷이 나온 것이었다.
찢어진 옷을 들고 헛웃음을 지으며
드라이클리닝을 해야했던 옷이었던가... 라고
태평스럽게 생각하던 남자는 결국 지금 상황에 봉착한 것이다. 


결국 남자는 다시 자실 장을 깨끗하게 씻겼다.
그리고 더러워진 테이블 까지 전부 깨끗하게 ?았다.
자실장도 지쳤는지 더 이상 테챠! 거리면서 울부짖진 않았지만,
대신 구석에서 조용히 테에에에에에엥 테에에에에에엥 거리며 울고 있었다.

모든 정리를 마친 남자는 한숨을쉬며 조용히 울고있는 자실장을 바라봤다.

아직 생후 몇일밖에 되지 않은 작은 동물.
변을 못 가리는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 되서인지 화가 나지는 않았다.
다만 똥을 싸며 날뛰는 것은 정말이지 번거롭다.
개나 고양이를 주워 와서 키운다고 한들, 저렇게 번거롭진 않을 것이다.
애완동물로써 실장석 사육이 어째서 고난이도인지를 남자는 조금 알 것 같았다.

 “테츄우우우우우우우...”

힘없는 자실장의 울음소리를 듣고 남자는 문득
어제 밤부터 자실장에게 먹을 것을 준적이 없다는 걸 생각해냈다.
들 실장은 매일 배고픔에 굶주려 식탐이강하다고 들었는데.
저 자실장은 어젯밤부터 겁에 질려선지
먹을 것에 대한 요구를 전혀 하지 않고 있었다.
지금 구석에 찌그러져 울고 있는 모습은 딱 봐도 공포심에 제정신이 아니다.
어제 밤에도 겁먹었었지만, 오늘 아침에 더욱 미쳐 날뛰는건
자신의 망가진 옷을 발견한 이후다.
즉 요점은 옷이란 거군.
남자는 구석에서 덜덜 떨고 있는 자실장에게 다가갔다.
자실장은 겁에 질려 도망가려고 했지만 남자는 쉽게 양손으로 잡아 올렸다.

“외출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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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시대에 실장을 키우는 사람들은 많기 때문에 실장석 옷 따위는

가까운 할인마트만가도 판매한다. 하지만 마트에는 실장석(애완동물)을 대리고는

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기에 남자는 집에서는 조금 멀지만 굳이 실장 전문 숍을 찾아왔다.




[따랑 따랑]




알몸의 엄지실장을 들고있는 한 손님이 가게에 들어왔다.

“어서오세요” 여성 점원은 친절하게 하게 맞이했다.

남자는 점원이 있는 카운터로 다가가 들고 있던 알몸의 자실장을 올려놓았다.

자실장은 남자의 손에 안겨 자신이 겪어보지 못한 높이에서

실장 숍까지 오는 도중 볼수 있었던 다양한 풍경들에 놀라 많이 얌전해진 상태였다.  


“이 녀석이 입을만한 옷을 찾으러왔는데요”


남자는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고있는 자실장의 머리위를 톡톡 건드리며 말했다.

애초에 가게에 들어설 때부터 손님이 알몸의 자실장을 들고 있었던 것을 본 점원은 이미 손님이 무엇을 원하는지 대충 짐작하고 있었다.

가게 점원은 자실장을 자연스럽게 건네받아 카운터 뒤의 임시수조에 넣은 후 남자를 실장석 전용 의류코너로 안내했다.

남자는 실장석 의류 코너 으로 가서 엄지실장용 옷을 살펴봤다.

프릴이 달린 귀여운 옷, 겨울용 코트, 수영복, 드레스 등등....

과연 사람 옷 못지않게 종류와 가격이 다양하구나.

그렇게 생각한 남자는 무심코 눈에 띈 엄지실장용 화려한 노란색의 옷을 집어 들자   

점원은 그것은 외출용 우의라서 방수효과는 좋지만 가격은 제법 비싸다고 설명했다.


 “자실장을 비오는 날 외출시키는 사람도 있나 봐요?”


 “뭐 어떻게든 필요한분은 있는 법이니까요. 아님 그냥 꾸미려고 사는 경우도 있구요”


남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제자리에 원 위치 시키고

엄지실장용 기본 녹색 옷을 찾아 들었다.

뒤집어서 가격을 확인해보니 확실히다른 것에 비해 저렴한 가격.

‘이정도면 되겠지’ 라고 생각한 남자는 점원에게 이걸로 하겠습니다. 라고 말했다.


“그럼 이걸로 하나랑 좀 더 큰 사이즈 사이즈로 2개 드릴까요?”


점원은 웃으며 물었다.


 “예?” 예상 밖의 질문에 남자는 고개를 저었다. “아뇨 이거하나면 충분합니다.”


 “하지만 손님. 엄지실장은 금세 자실장 크기로 성장하기 때문에 엄지실장의 옷을 살 때 자실장사이즈 옷도 같이 사는게 좋을텐데요?“


 실장석이 날 때부터 입고나온 옷과 달리 인간이 손으로 만든 사제 옷은 실장석의 성장과 함께 성장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사육 실장석은 성장할 때마다 옷을 큰 사이즈로 바꿔줘야 한다.

남자는 어째서 점원이 두벌을 권했는지 이해했다. 

하지만 남자는 자실장을 키울 생각이 없다.

애초에 옷 한 벌만 사 입힌 후 공원의 부모에게 직접 가서 돌려 줄 생각이었다.


 “아뇨 전 키우는게 아니라 한 벌이면 충분합니다.”


 그런 남자의 대답에 점원은 “그러시군요.”  라고 웃으며 대답하며

남자가 고른 옷을 받아 들고 카운터로 향했다.

남자는 자실장용 사이즈의 단벌옷을 계산했다.

점원으로부터 손님용 임시수조에서 알몸의 자실장을 꺼네어 능숙한 손놀림으로

계산된 옷을 자실장에게 입혔다.


 “테히”


 자실장은 따뜻한 새 옷에 기뻐했다.

저렴한 가격의 옷이라고 해도 그 품질은 실장석들이 날 때 부터 입고 다니는

옷에 비해 월등하다. 기본 옷감두께부터가 다르며 튼튼함에 있어서는 말할 가치가 없다.

 이제까지 알몸이었기 때문일까 자실장은 새옷을 입고 몸이 따뜻해짐을 느끼며 다시

기분 좋은 듯이 테히- 하고 울었다.

 그 광경에 남자도 만족한 듯이 자실장을 바라봤다.

 “그럼 가볼까”

 남자는 자실 장을 다시 안아 들고 실장숍을 나섰다.


 -테츄

가을의 찬바람이 불자 자실장은 남자에게 꼭 붙었다.

실장석은 오묘한 생물이다. 인간과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높은 지성을 가지고 있기에

실장석은 인간의 생활에 뿌리 깊이 관여되고 있다.

 작고 연약하며 모성애까지 가진 그들은 인간들에게 많은 동정을 받는다.

다른 개나 고양이와는 달리 비를 맞으며 자기 자식만이라도 대려가 키워달라는 말하는

친실장의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안 흔들릴 사람은 별로 없다.

그렇기에 이 사회에서 애완 동물 중 실장석 사육비율은 다른 동물들에 비해 월등히 높다.

아니 이미 사육실장은 포화상태다.

 이미 실장석을 키울 여력이 있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벌써 각자의 실장석을 사육하고 있다.

 누군가는 들실장들의 부탁을 받아, 누군가는 탁아를 받아, 혹은 들실장들이 가여워서. 

 어떠한 이유에서라도 이미 수많은 실장석 들은 인간들에게 동정을 받아, 진즉부터 인간과 함께 지내고 있다.

 의자는 많았으니 이미 의자들은 가득 찼다.

 그렇기에 들실장들이 새롭게 인간에게 받아들여지기란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들 실장석이 인간에게 받아 들여 지고 싶으면 그것은 실장석을

키우고 있지 않은 사람들의 마음을 바꾸는 것 뿐이다.

하지만 고작 마음 좀 흔들린다고 실장석을 키울 사람이었으면 이미 옛날 옛적부터 실장석을

키웠을 것이다.


 동물을 기르지않는 사람들이 실장석 뿐만 아니라 다른 애완동물을 키우지 않는 이유 따위야

수십 가지가 넘을 것이다.

 싫어서. 귀찮아서. 알레르기가 있어서. 여건이 안되서. 아이가 있어서. 배우자가 싫어해서 등

 남자도 이러한 부류이다.

단지 동정심 때문에 들 실장을 거둘거면 이미 진즉에 실장석을 키우고 있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남자는 이 탁아 받은 자실장을 집에서 키우지 않고

 부모에게 대려다 주기위해 마을 공원으로 온 것이다.


 “자 도착했다.”


 남자가 자실장을 들고 있는 손을 살짝 흔들자 남자의 외투에 몸을 품고있던 자실장은주위를 둘러 봤다.


  “테치이이이이”


 자실장은 여기가 자기가 살던 공원임을 깨닫자 곧 마마를 만날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 기분 좋게 울기시작했다.


 “너희 집이 어디냐?”


 “테치테치”


 남자는 자실장이 가르키는 방향으로 갔다.

 그런 남자를 공원의 몇몇의 들실장들은 숨어서 시선을 보네 왔지만 다가가지는 않았다.

  
인간이 있다고 멋모르고 인간에게 다가가는 멍청한 들실장 따위는 진즉에

숨은 학대파(공공연한 학대파 따윈 없다. 동물을 재미삼아 죽이는 사람이 가지는 사회적 입지 따윈 넌센스다.)

에게 끌려갔거나, 공원 위생&실장 개체 관리 차원에서 관리자들에게 잡혀 처분되었기 때문이다.

 들실장들의 방해 없이 남자는 자실장의 안내를 받아 공원에 깊숙한 곳으로 걸어갔다.

그런 남자의 앞에 한 친실 장이 수풀에서 튀어나왔다.


“데스--뎃!”


“테치야!”


 딱 봐도 어제 나에게 탁아 시킨 그 어미다.

라고 생각한 남자는 손에 들고있는 자실장을 땅에 내려놓자 자실장은 엄마에게 도도도 달려가서 그 품에 안겼다.


친실장은 자신의 자를 들고 온 인간 남자를 경계의 눈빛으로 바라봤다.

 어제 아이를 인간에게 탁아 시킨 이 친실장은 실로 매우 영리한 개채다. 아니 애초에

이 공원에 사는 들 실장 들 중에서는 완전히 [멍청한] 개체 따윈 이미 없었다.

공원 관리 차원에서 공원관리자들 손에 의해 수많은 실장들이 꾸준히 구제되었왔다.

인간에게 대드는 멍청한 분충 따위는 가장 눈에 띄기에 가장 먼저 구제 된다.

그렇기에 이 마을 공원 내에서 살고 있는 들 실장들은 제법 스스로의 분수도 알고, 인간도

경계할줄도 안다.


 그렇기에 이 영리한 친실장은 다가오는 겨울과 식량난에 대비하여 자신의 자들 중

하나를 어쩔 수없이 어젯밤에 탁아 시키긴 했지만 본인은 인간을 찾아가지 않은 것이다.


 “정말... 니가 어제 밤에 찾아오지 않아서 피곤했는지 아냐?”


 “텟!”


 남자의 첫말에 친실장은 움찔했다.

사실 친실장은 멀리서부터 한 인간이 탁아된 자를 대려오는 것을 보며,

이미 최악의 수까지 생각했었다. 어쩌면 저 인간이 자 실장을 꼬셔서 탁아 시킨 그 어미에게

가혹한 복수를 하러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했었다.    

그렇기에 인간이 친실장과 남아있는 자매들이 있는 집에 도달하기전에

친실장은 이렇게 남자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다.

 그런 친 실장의 걱정을 알고나있는지 자실장은 다시 만나게 된 마마의 품에 고개를 묻고


“테츄~ 테츄~ 테츄~” 거리며 기뻐하고 있었다.


 “다시는 사람에게 탁아하지마라. 그거 민폐라고.”


 사실 친실장도 [어쩌면] 탁아시킨 자실장이 인간을 메로메로해서 자신과 다른 자매들도

키워주러 왔을지도 모른다- 라는 허튼 망상을 내심-(아주 조금이지만) 하고 있었다.

하지만 남자의 말을 들은 친실장은 안색이 나빠지며 사과인지 변명인지 모를 말을 더듬거리며 말했다.


 “뎃... 데스우 데...!”



 “아 ?으니까 이거나 받아라”


 남자는 주머니에서 실장 푸드 봉투와 두터운 이불을 꺼넸다.



“데...?”



 친실장은 당황하며 급히 남자에게서 물건들을 받았다.



“일단 그 정도면 얘를 대리고 겨울나는데 문제는 없겠지?”



친실장의 손에 받은 이것은 말로만 듣던 사육실장용 실장 푸드. 그리고 들고있기만해도 따뜻함이 느껴지는 이불.

안좋은 일을 당할거라고 긴장한 친실장은 순간 의외의 인간의 친절에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였다.


“아차 이것도 있었지.”


남자는 다시 주머니에 손을 넣어 작은 콘페이토 봉투도 꺼넸다.

이것과 실장푸드, 그리고 이불은 모두 아까 전 실장숍에서 옷과 함께 산 것이었다.

남자는 콘페이토 봉투를 찢어서 하나를 꺼넨후 엄마 품에 안겨있는 자실장에게 건네줬다.


“테츄! 테츄!”


자실장은 남자가 주는 그것을 덥석 받아 입에 넣었다.


“테치!!!!”


머리가 찌릿 할 정도로 단맛! 이것이 말로만 듣던 콘페이토!

어린 자실장은 순식간에 콘페이토에 정신을 빼앗겨 혓바닥을 낼름 거렸다.


순식간에 받은 인간의 엄청난 친절에 넋 나간 친실장도 그 모습에 입에 침이 고임을 느꼈다.

데스우... 거리며 손에 실장푸드와 이불을 든 체

콘페이토를 핥는 자실장을 멍하니 바라보는 친실장 에게도 남자는 콘페이토 몇 개를

손에 쥐어 주며 “돌아가서 다른 자식들에게도 줘” 라고 말했다.


“데...데스우! 데스데스우!”


그것은 감사의 말일까 친실장은 허둥대며 뭔가 말했지만 남자는

“니가 그렇게 말해봤자 난 못알아들어” 라고 대답하며

이제 볼일을 다 봤다는 듯이 허리를 펴고 일어났다.


“테치이~”


정신 없이 콘페이토 를 핥던 자실장도 잠시 핥는걸 멈추고


고맙다는 듯이 남자를 향해 말했다.



남자의 얼굴엔 만족의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그럼 이제 갈 테니까.”


“테츄~”


“데수”


남자는 뒤돌아 보지도 않고 “가끔 올게” 라고 말하며 공원 밖을 향해 자신의 집으로 갔다.


 ‘주말 시간 때우기는 ?군’


남자는 속으로 웃으며 공원 밖으로 걸어갔다. 





 남자는 공원을 나가다 말고 멈춰서서 방금전 뜯었던 콘페이토 봉투를 땅바닥에 내려놨다.

남자는 콘페이토 위로 발을 살포시 얹고는 들 실장들을 향해 남자는 휘파람을 불었다.

그 남자가 실장모녀에게 하는 행동을 보고 이 인간은 [안전]하다고 생각한

공원의 들 실장들은 남자의 행동을 보고 콘페이토를 취하기 위해 와르르 몰려나왔다.


 “데스데!”


 “뎃!”


하지만 남자 발 때문에 콘페이토를 가져가지 못하게 되자 들 실장들은 낙담하며 남자에게 불만의 의사 표시를 했다.

한 겁 없는 들실장은 콘페이토를 밟고있는 남자의 발에 달려들어 토닥토닥 때리기까지 했다.

 남자는 조용히 발을 옮겨서 그 들실장을 밟았다.

“뎃!! 뎃!!! 뎃!!!”

 밟힌 들실장은 깜짝 놀라 발버둥쳤지만 인간의 힘을 이길 수 없다.

그 모습에 다른 흥분한 들실장들도 깜짝 놀라며, 잊었던 인간의 공포를 다시 느끼고 순간 조용해졌다.


 “너희들도 봤었겠지만” 남자는 발에 조금씩 힘을주며 말했다. “아까 내가 대려온 자실장 말이야” 


“뎃!!! 데스!!! 데스우!!뎃!!!!” 발 아래에 깔린 들실장은 점점 강하게 압력에 소리를 질렀다.


“내가 이 공원에서 키우는 애들이니까. 괴롭히면 안된다.”


“데스!!! ㅔ니!!!! 뎃!!!!”


“그런 녀석은 가만히 안둔다.”


발에깔린 들실장의 고통스러워하는 모습과, 남자의 조용한 엄포에 들실장들은 숨을 삼켰다.

그 후 남자는 밟고 있던 실장석으로 부터 발을 땠다.

해방된 들실장은 테에에에에 울며 도망갔고. 남자는 볼일 다 봤다는 듯이 다시 갈 길을 걸어갔다.

들실장들은 조심히 남자가 떠나가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땅바닥에 떨어진 콘페이토에게 달려들었다.






남자가 공원에서 실장석을 키운다는 말은 거짓말이었다.

남자의 행동은 일종의 보험이었다.

다만 잠시라도 인간의 손을 탄 실장석은 다른 들실장들의 질투의 타겟이 된다.

그런 원 사육실장에 대해 들 실장들은 혹독한 린치를 한 후 동족을 잡아먹는다는 것은

너무나도 유명한 이야기라서 남자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이런 [쇼]를 통해 탁아실장가족의 목숨에 보험을 걸어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보험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이 쇼가 통할지는 남자도 모른다. 남자의 엄포에 불구하고 그날 밤 바로 탁아가족은

린치당해 남자로부터 받은 모든걸 뺏기고 죽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리스크에 대한 책임은 애초에 탁아 시킨 어미에게 있다고 남자는 생각했다.

 애초에 그 자실장은 남자가 키우던 사육실장도 아니었다.

 처음부터 탁아를 하지 않았으면, 이런 일도 없었을 것 아닌가.

 남자는 스스로 자신이 최선의 노력을 해주었다고 생각했다. 단지 잠시 뿐의 인연이기에

해준 행동. 그 행동이 어떤 결말을 가져올지는 더 이상 아무도 모른다.

 남자의 어설픈 도움이. 그 실장가족에게 파멸을 가져와도 남자는 무덤덤하게 있을 것이다.

들실장 들에게 한 협박처럼 찾아가서 복수해줄 생각도 사실 없었다.

 어쩔 수 없는 일은 어쩔 수 없는 일인 것이다. 아무리 자실장이 걱정된다고 한들

자신의 키워줄 수도, 키울 생각도 없었다.


 다만... 하룻밤 동안의 짧은 인연. 가급적이면 자실장이 살아줬으면 좋겠다고 남자는 생각했다.








겨울이 왔다.

추운날씨에도 오늘도 남자는 공원 벤치에 앉아 있었다.

공원에는 공으로 놀고 있는 들 실장석 가족이 있었다.

한 마리의 자실장은 옷이 좀 작아서인지 움직임이 어설펐지만 테츄 테치 거리며 활발하게

뛰어다녔다.

남자는 이젠 추워서 더 이상 못 봐주겠다는 듯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 남자의 주머니에는 실장푸드 한 봉투와,

비교적 조금 큰 사이즈의 자실장용 옷이 있었다.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있다.

그리고 거기에 수많은 실장석들이 살아가고있다.

그리고 그 숫자만큼 다양한 형태로 인간과 실장석은 살아가고 있다.

남들이 보기엔 비록 어설프고 반쪽짜리인 것 같은 관계 같지만

그것도 하나의 실장석과 인간이 공존해 살아나가는 형태중 하나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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