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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선별 (화형집행)


해가 진다.
오늘도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를 태워죽일 기세로 타오르던 태양은 목적을 이루지 못한 채 지평선 넘어로 사라지고,
밤이 되었다.

목이 말랐다.
창문 너머로 비추는 만월의 달빛을 감상하며 정수기에서 물을 따라 연거푸 들이켰다.
낮부터 8시간을 내리 틀던 에어컨을 끄고 문을 열었다. 밖의 공기는 신선했지만 아직도 뜨겁다.

폭염이 지상을 구워버리기 시작한 지 한 달.
이대로라면 올해는 굳이 구제같은 걸 할 필요도 없으리라.


낮에 사정없이 내리쬐었던 햇빛과 반대로, 밤에는 죽음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운다.
정해진 산책로를 따라 후레쉬를 여기저기 비추면 그 흔적이 눈에 들어온다.
앞뒤로 사지를 길게 뻗은 채, 더이상 움직이지 않는 비쩍 마른 고양이의 시체.
나무토막처럼 바람에 나뒹구는, 반쯤 먹힌 비둘기의 시체.
거의 말라버린 개천바닥에서 천천히 썩어가는 이름모를 물고기의 시체.
하지만 그중에서도 8할이 넘는 비중을 차지하는 희생자는 역시 실장석이다.



[베에... 에... 에에......]

개천가에 후레쉬를 비추자 약하게 갈라진 목소리로 울부짖는 듯한 성체실장.
본래의 통통한 몸은 이미 삼분의 일 정도로 줄어들어 있다.
그런데도 분대가 위치한 복부만은 터질듯 부풀어 있는 것을 보니 심한 변비에 시달린 모양이다.
아마 극도의 수분부족이 원인일 것이다.
A자형 입 밖으로 볼품없이 늘어진 혀는 검게 변색되어 있다. 혀조차도 움직일 수 없는건가...?
두 눈에서 난 피눈물 자국은 이미 말라붙었고, 몸을 전혀 움직일 수 없는지 눈만 깜빡거린다.
몇번을 더 깜빡거리자 붉은색 쪽 안구가 데구르르 굴러떨어진다.


[베브우... 비에... 에브에...]

링갈에는 이미 해독할 수 없다는 메시지만이 뜨고 있다.
혀가 제 기능을 못하니 말하는게 부정확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설령 어린애라고 할지라도 실장석이 절실히 구조를 요청하고 있음을 눈치채리라.
나는 실장석의 몇 미터 앞까지 접근해서, 스마트폰으로 촬영을 계속한다.
서서히 썩은 냄새가 코끝으로 침투한다. 윙윙거리는 벌레들이 거슬린다.
비위가 약한 나로서는 더이상 접근하기 싫었다.


[베뱌아...! 베브우...!]

혼신의 힘을 쥐어짜 뭐라뭐라 외치는 듯 하나 여전히 링갈은 먹통이다.
거의 10분 간 한쪽 눈으로 나를 노려보던 실장석은 끝내 베벳! 하는 단말마와 함께 움직임을 멈췄다.
총배설구를 조이던 근육이 풀렸는지 운치가 새어나오는 것을 본 나는 황급히 자리를 떴다.
오늘도 역시 훌륭한 구경거리를 제공해준 고 들실장의 명복을 액션빔.


몇 개의 다리 밑으로 쭉 이어진 산책로를 계속 걷는다.
세번째인가 네번째 다리 밑을 막 지났을 때 실장석이 우는 소리가 들려온다.
몹시 가늘고 약한 것을 보니 자실장, 그것도 생명이 거의 다해가는 놈 같다.



[찌이이.... 찌이... 이이...]

이미 쓰러져 죽은 성체의 배 밑에 자실장의 하반신이 깔려 있다.
더위로부터 자실장을 감싸다가 그대로 기력이 다해 죽은 것 같다.
좀 더 가까이 가서 후레쉬를 비춰본 나는 헛구역질이 나는 것을 간신히 참았다.
깔린 채로 친의 시체를 뜯어먹은 자실장의 얼굴은 말라붙은 핏자국으로 가득했다.


[찌잇...! 찌이익...!!]

내가 접근한 것을 알아챘는지, 필사적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자실장.
바로 링갈어플을 비활성화시켰다. 어차피 분충일게 뻔하니 들을 가치조차 없다.
심한 악취 때문에 마스크를 꺼내 쓴 나는 자실장에게 접근했다.
접근할수록 자실장의 울음소리는 조금씩 커졌다. 내가 도와주리라고 생각하나 보다.
나는 가방에서 30cm정도 되는 휴대용 고무망치를 꺼냈다.


[찌이... 찟! 찌익!? 찌벳]

두세번 내려치자 단말마와 함께 대가리가 말 그대로 달갈껍질처럼 잘게 부스러졌다.
이놈도 심각한 수분부족이었는지 뇌수도 피도 물엿처럼 찐득하게 흘러내렸다.
더러워진 고무망치에 알코올 스프레이를 뿌려 휴지로 잘 닦아서 다시 가방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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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번째 다리 밑까지 가서 돌아오는 것이 정상코스지만 더위 때문인지 너무나 지친다.
다섯 번째인가 여섯 번째 다리에서 나는 발걸음을 돌려 집으로 향했다.
가방에서 500ml 페트병을 꺼내 물을 반 정도 마셨다.
몸은 땀투성이였지만, 이렇게 해서라도 몸을 풀어줘야 잘 때 편하다.


두 번째 다리와 첫 번째 다리 사이의 산책로에는 앉기 편한 벤치가 여럿 있다.
휴식을 취하기 그곳에 앉아 있으려니, 옆의 벤치 밑에서 뭔가 다가온다.
후레쉬를 비춘 곳에는 실장석 친자가 있다.
볼은 홀쭉하고 사지는 빼빼 말랐는데, 배만 불룩 나와 몹시 징그럽다.
내 앞 1미터 근처까지 와서 그대로 주저앉아, 베즈베즈 갈라진 목소리로 말을 걸어온다.
나는 비활성화 된 링갈을 다시 켰다.



[닝겐사마... 이 자들을 제발 길러주시는데스.... 부탁드리는데즈...]

뭔가 했더니 역시 탁아였나.
하긴 이런 극한상황에서는 오히려 탁아를 하는게 정답이긴 하다.
자실장 두 마리는 어미 뒤에 숨어 눈만 내놓은 채 나를 보고 있다.
흐음 어디보자... 옷차림은 그럭저럭 깨끗하다. 외관상으로는 합격인가.
테스트롤 좀 해보실까. 일단 겁을 준다.


"나 학대파야. 그것도 너희 동족 수천을 죽인 하얀 악마야. 그러니 죽고싶지 않으면 빨리 도망쳐라"

깜짝 놀랐는지, 데뎃 하는 얼빠진 소리와 함께 자실장들을 양 팔로 감싸는 친실장.
자실장들도 금방 울상이 되어 친실장의 뒤로 숨어버린다.
하지만 도망치는 기색은 없고, 다시 말을 걸어온다.


[...그래도 좋은데스. 어차피 이대로라면 죽을 뿐인데스우...]
"내가 데려가도 죽는건 마찬가지인데?"
[가끔 학대파도 좋은 닝겐사마로 바뀔때가 있는데스]
[드문일이지만 이 아이들이라면 가능성이 있는데스... 그쪽에 거는데스우]



꽤 머리가 돌아가는 놈이다. 백점 만점에 80점 정도는 줄 수 있는 답안이다.

"너, 원사육실장인가?"
[마마가 길러진 적이 있는... 데스. 지금은 죽고 없지만 많은것을 가르쳐 준 데즈우...]


무언가 서러운지 두 눈에서 피눈물이 찔끔 떨어진다.
이 놈들도 수분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것 같다.
나는 페트병의 뚜껑을 열어 친실장 앞에 놓는다. 어차피 버릴것이니 아까울 것도 없다.



"일단 마셔라."
[가, 감사한데스우~]




친실장은 자 둘과 물을 나누어 마신다.
갈증이 좀 해소됐는지, 친실장은 입에 물을 머금고 자들을 여러번 핥았다.





"왜 그런 짓을 하지? 마시기에도 모자란 물 아닌가?"
[자들의 몸이 뜨겁뜨겁게 되면 금방 죽어버리는데스... 이렇게라도 해야 살릴 수 있는데스]






이녀석은 보통내기가 아닌걸. 열사병의 증상과 대처법에 대해 몸으로 이해하고 있다.
하긴 그러니 들실장이 거의 전멸에 이른 지금까지 살 수 있었을 것이다.







"왜 굳이 나한테 탁아하려고 하지? 기다렸다가 애호파에게 탁아하는게 좋지않나?"
[데에에... 요즘에는 닝겐사마 보기가 너무 힘든데스 기다리기만 하면 일가실각인데스]
[애호파는 드문데스 그리고 와타시들의 눈으로는 애호파와 학대파 구분이 어려운데스]








확실히 실장석 입장에서는 인간들의 속내를 구분하기 어렵겠지.
기르다가도 질렸다며 갑자기 처분하는가 하면, 학대하다가도 싫증내고 풀어준다.
달콤한 말로 꾀어 높이 올렸다가도, 끔찍하게 고문해서 지옥 밑바닥에 쳐박는다.
인간은 변덕스러운 생물이며, 동시에 거짓말의 달인이다.
자 그럼... 파이널 테스트를 해 보실까.









"나한테 자들을 넘기면 너는 어쩔셈이지? 나중에 쫒아와 길러달라고 할건가?"
[데푸푸...]










뜻밖에도 실실 웃는 친실장.
들실장 특유의 천박함은 숨길 수 없지만, 그 눈은 전혀 웃고있지 않다.











[이미 와타시는 틀린데스. 소중소중한 돌이 가끔 아파오는데스]
[그리고 탁아한 뒤 그 집에 찾아가는 것은 멍청한 짓인 데스 그런짓을 했다간 일가실각데스]
[그런짓을 했다가 편하게 죽지도 못하는 멍청이들은 질릴만큼 본데스]












행복회로조차도 작동할 수 없을 정도로 지친 것일까?
아니면 의외로 행복회로에 취하지 않은 것일지도 모른다.
조악한 테스트지만 그래도 통과했으니, 마지막 선물이라도 줄까.













"자, 이거라도 받아"
[별사탕? 설마... 코로리인데스?]
"응 맞워요~ 하지만 고통은 덜하지. 편하게 죽을 수 있다"














내가 건넨 것은 흔히 코로리M(Mercyful), 혹은 코로엠, 로엠 등으로 알려진 상품이다.
코로리에 약간의 마취성분을 더한 물건으로, 단가는 일반 코로리의 2배 정도.
극심한 고통과 출혈을 동반하는 코로리와는 달리, 이걸 먹은 실장석은 자는 듯이 죽는다.
안락사 시설이 없는 보호소에서 실장석들을 죽일 때 쓴다.
학대파들에게는 그닥 인기가 없는 물건이라, 어디서나 쉽게 재고를 구할 수 있다.















[데... 일단은 받아가는 데스]
"아니, 지금 바로 먹어라"
[뒈엣...!]
















역시나 동요의 기색을 보이는 친실장.

[왜, 지금인데스?]
"니가 내 집까지 쫓아올수도 있잖아"
[그런짓 안하는 데즈우...]
"절대, 라고 말할 수 있나? 니가 쫓아와서 민폐를 끼치면 나로서는 큰 손해야"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저 두마리는 끔찍한 꼴을 겪겠지"
[데에에...]


오옷... 이거 생각보다 재미있는걸. 상황 자체가 드라마틱하다.
당장의 갈증도 덜었다. 자들은 인간이 맡아준다.
모든 것이 해결됐지만, 댓가는 자신의 목숨으로 지불해야 하는 비극의 주인공.



놈의 두 눈은 쉴새없이 움직인다
코로리. 첫째 자실장. 둘째. 인간. 높게 점프한 맛있는 벌레. 벤치의 다리. 그리고 다시 코로리.
그리고 나는 조그마한 눈 안쪽에 몰아치는 감정의 폭풍을 본다.
체념. 집착. 갈구. 고통. 슬픔. 분노. 욕망. 증오.
죽음의 냄새를 맡았는지, 태풍의 눈으로부터 검은 반점이 튀어나와 안구 전체는 검게 침착된다.




[...자들과의 이별을 할 수 있게 잠시 기다려 주시는데스]
"그러지"





첫째 자실장의 눈에서는 피눈물이 조금씩 안구 밖으로 새어나온다.
이놈은 친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둘째는 첫째에 비해 아직 꽤 작고 미숙해서 상황판단이 잘 안되는 것 같다.
같이 태어난 피붙이들이 전부 죽어서 저 둘만 남은 것이리라.






[오마에들은 잘 듣는데스. 이제... 더이상 마마하고는 만날 수 없는데스]
[테에엥... 마마...]






[마마아...]

자실장 둘은 말할 힘도, 울 힘조차도 없는 것 같다.
그저 다리가 풀려 친에게 안긴 채 말을 듣고만 있다.
친실장은 그런 둘을 양 팔로 껴안아 소중히 볼을 비빈다.


[여태까지 가르친 것을 다 기억하기는 어렵겠지만 그래도 힘내는데스]
[닝겐사마는 상냥한 분은 아닌데스... 그러니 절대 닝겐사마를 거스르면 안되는데스]
[와타시의 몫까지 꼭 행복해지는데즈우... 사랑스러운 와타시의 자들...]
[배부르게 먹여주지 못해 미안한데스, 무능한 마마라 미안한데스우... 데쿳... 데쿳...]



내쪽을 두어 번 힐끔거리긴 했지만, 내가 째려보자 더 이상은 하지 않는다.
아직은 아슬아슬하게 합격이다.




"빨리 먹어라. 내 마음이 바뀌기 전에"
[...알겠는데스]
"그리고 거기 두 마리는 이리로 와"





희망의 끈을 확실하게 잘라버린 나는 가지고 온 투명한 플라스틱 통의 잠금쇠를 열었다.
그리고 자실장 두마리를 안에 집어넣어, 벤치 위에 가져다 놓는다.
낳아준 어미의 죽음을 관람하기 위한 특등석이다.






[데에엣... 데에... 꿀꺽]
"물도 다 마셔. 확실하게 가라"







몇 분 정도 더 머뭇거리던 친실장은 마침내 약을 삼키고, 물을 마셨다.
물로 인해 완전히 녹은 코로리M은 훨씬 빨리 흡수된다.
친실장의 동공은 급격히 빛을 잃어가며 수축된다. 약효는 잘 듣는 모양이군.
사각 플라스틱 통 안의 자실장들이 벽을 콩콩 치면서 뭐라뭐라 칭얼거리지만 잘 안들린다.
자... 이제 슬슬 너의 진짜 모습을 보여줘.








[게에... 죽고싶지 않은데즈우]
[한번도 배부르게 먹어본 적 없는데즈]
[하루도 편하게 자본적 없는데스우]
[왜 똑똑한 와타시를... 아무도 기르지 않는데스...?]









반쯤 정신이 나간 친실장에게, 나는 아무렇게나 지껄였다.

"그거야, 기를 가치가 없기 때문이지"
[와타시는 똑똑한데스우... 마마도 이모토챠들도 항상 칭찬해 준 데스우]
"네가 아무리 잘나봤자 실장석이야"


별거 아닌 내 독설에 뭔가 경악했는지, 눈을 크게 뜨는 친실장.

[와타시가 실장석이기 때문에...?]
"그래. 실장석으로 태어난 것 자체가 가장 큰 실수다. 똑똑하건 잘났건 뭐건 아무짝에도 쓸모없지"
[그런... 말도안되는 데스우! 그럴리가...]


거의 통증이 없을텐데도, 두 눈에서 흘리는 피눈물이 점차 검어진다.
앞으로 그대로 꼬꾸라지더니, 왈칵 피를 토하고는 더이상은 움직이지 않게 됐다.
인간 입장에서는 당연한 진리도 실장석에게는 잘 통용되지 않는데, 이놈은 드물게 뭔가 깨달은 모양이다.
보통은 데아아~ 저 똥벌레들을 대신해 나를 키워주는데수~ 라고 난동을 부리다 꼴사납게 죽기 마련이건만,
이놈은 좋은 의미로 내 기대를 몇번이나 배신해줬다.



누군가 옆에서 모든것을 봤다면 나보고 피도 눈물도 없는 지독한 학대파라고 욕할지도 모른다.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타인과 나의 기준은 다르니까.
하지만 적어도 내 기준에서는 결코 학대가 아니다.
친실장은 어차피 해가 뜨면 수분 부족으로 고통속에 미쳐서 죽을 것이다. 그래서 일부러 죽였다.
이 공개처형 '쇼'는 자실장의 교육도 겸한다. 너희도 저렇게 죽을 수 있다는 사실을 각인시킨다.
실장석과 부대끼며 살아온 지 벌써 20년. 진정 실장석을 위한 행동이 무엇인지, 싫어도 알게 되어버린다.




모든 과정을 마치고, 친실장의 시체는 수거봉투에 담아 묶어서 수거함에 버렸다.
이놈만큼은 내가 죽인 것이니 책임을 지지 않으면 안되겠지.
그리고 자실장들은 네무리를 뿌려 재운다. 너무 오래 울면 쇼크사할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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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이어지는 찜통같은 날씨.
그저 숨만 붙어 살아가기에 급급한 나날.
그나마 유일한 오락거리는, 더위에 희생된 실장석들을 관찰하는 것 뿐이다.
오늘처럼 뜻밖의 수확이 생길수도 있으니 일석이조다.


나날이 규모가 줄어만 가는 실장석 업계의 현실과는 달리, 사람들의 눈은 높아져만 간다.
브리더의 가혹한 훈육에 의해 '교육받은' 사육실장은, 아무도 원하지 않는다.
수많은 사례에 의해, 이르건 늦건 반드시 분충화 되는 것을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몇몇 선구자들은 '교육받은' 사육실장이 아닌, 스스로(自) 그러한(然) 개체,
태어날때부터 사육실장의 적성을 가진 개체를 찾아다녔다.



당연히 그 과정은 10년이 넘는 긴 시간과 많은 투자를 필요로 하는 것이었다.
천문학적 단위의 실장석들이 희생되고 아주 소수의 개체들만이 선택됐다.
사육실장의 본가인 로젠사(社)는 더이상 실장석의 교육방식에 투자하지 않는다.
그들은 선택받은 실장석의 유전자를 조합하고, 복제하여 시험관 안에서 생산한다.



사육실장의 패러다임은 <교육>에서 <선별>로 완전히 넘어갔다.
가혹한 자연환경은 훌륭한 선별방식이기도 하다.
인간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인간으로부터 떨어져 사는, 지능이 높은 실장석들이 있다.
물론 지능이 높다고 해서 꼭 사육실장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가능성은 일반적인 들실장에 비해 훨씬 높다.

평소에 이것들을 찾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교묘하게 숨어있기도 하고, 잡힐 것 같으면 위석을 깨서 자살하기도 한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극한상황에 이르면 스스로 인간을 의지해온다.
자신의 힘으로는 더이상 아무것도 못하고 개죽음당할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나같은 2류의 브리더 입장에서는 호박이 넝쿨째 굴러들어온 것이나 다름없다.


이 두마리는 얼마에 팔릴까? 나는 즐거운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집으로 향한다.



<사족>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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