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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더 우지챠




공원의 어두운 밤 하늘, 천둥번개가 쉴새없이 치며 비바람이 몰아치고 있는 때였다.

들실장들은 색눈물과 운치를 지리며 골판지 집으로, 골판지가 없는 떠돌이 실장석은 벤치 밑이나 풀숲 등에 웅크리고 앉아 숨으며 벌벌 떨고 있었다.

평소에는 가진 건 쥐뿔도 없는 주제에 만만해보이는 닝겐과 동족에게 패악질을 부리다, 날씨가 험악해지니 바로 겁쟁이가 되어 부리나케 안전한 곳으로 도망치는 한심한 족속들이었다.



방금도 하늘이 꺼질듯이 천둥 소리가 크게 울리자, 운치굴에 있던 대부분의 저실장들은 청각을 버티지 못 하고 파킨해버렸고, 자실장이나 성체실장들도 운치를 지리며 색눈물을 흘렸다.



"오로롱... 번개가 너무 심하게 치는 데스우."

"테에에에엥!! 똥하늘은 그만 심술 부리는 테챠아앗!!!"



공원의 실장석들이 이렇게 고통받는 와중, 공원의 외곽에 위치한 어느 작은 운치굴.

좁디좁은 운치굴 안에서는 혼자 남은 우지챠가 찢어질듯한 천둥 소리에도 불구하고 하늘을 바라보며 원통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하늘씨는 어째서 우지챠를 낳은 레후?"



이 우지챠는 그저 운치만 먹다가 겨울이 다가오면 보존식으로 실생을 마감할 운명을 지녔지만, 드물게도 자신이 이렇게 비참하게 사는 것이 억울하다는 걸 깨달은 특별한 우지챠였다.

태어나자마자 제대로 된 햇빛도 보지 못 하고, 차갑고 축축한 흙바닥을 기어다니기만 하는 삶은 이제 그만두고 싶었지만 이런 몸으로는 탈출은 꿈도 꿀 수 없었다.



"이럴거냐면 왜 우지챠는 태어난 것인 레후!! 뭐라도 강한 능력을 주는 게 아니면, 차라리 태어나지 않는 게 더 좋았을 것인 레-"



하늘을 올라다보며 버럭 소릴 지르는 우지챠.

그리고 그와 동시에, 이변이 일어났다.

번개가 그대로 우지챠가 있던 운치굴에 내리꽂은 것이었다.



"레삐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갑작스럽게 전기찜질을 당한 우지챠는 온 몸이 튀겨지며 뒤틀리는 고통을 맛보면서 그대로 쓰러졌다.

그대로 죽어도 이상하지 않았지만, 기이하게도 우지챠의 몸에 있던 위석은 깨지지 않고 서서히 변화하기 시작했다.

초록빛깔의 돌이 파란 번개모양으로 변하더니 영롱하게 빛나며 우지챠의 몸 구석구석까지 전기를 내뿜었고, 우지챠의 너덜너덜했던 포대기는 없어지고 대신 번개 마크가 새겨진 파란 포대기가 생겨났다.



자신의 연약함을 한탄하며 강해지길 원했던 우지챠는 죽음을 이겨냈고, 다시 눈을 뜬 우지챠는 몸에서 감당하지 못 하는 힘이 흘러넘친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이, 이게 무슨 힘인 뢰후...? 룃, 우지챠 말투도 이상해진 뢰후우??"



힘도 얻고 모습도 바뀌고 말투도 변했지만, 우지챠는 더 이상 약한 우지챠가 아니었다.

우지챠는 번개 그 자체가 되었다.

본능적으로 꼬리에 힘을 주자, 운치굴을 박차고 공중으로 날아오르며 천둥번개보다 더 큰 목소리로 쩌렁쩌렁 외쳤다.




"썬더 우지챠의 등장인 뢰후!!!"



그리고 자신을 운치굴에 가두어둔 똥마마와 그런 자신을 비웃던 똥오네챠에게 복수하기 위해 쏜살같은 속도로 날아갔다.






"마마, 방금 천둥소리말고 웬 우지챠의 목소리가 들렸던 것 같은 테치. 와타시만 들은 테치?"

"뎃? 그거 환청 아니었던 데스?"



한편, 곧 자기들에게 닥칠 운명을 모른 채 골판지 안에 있었던 실장 일가는 우지챠의 목소리에 어리둥절해 하고 있었다.

이런 날씨에 밖에서 우지챠의 소리가 들린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일이었으니까.



"뭐, 어쩌다 밖에 나온 우지챠가 살려달라고 울부짖는 소리같으니 무시해도 좋을 것인 데스우."

"근데 와타시가 들었을때 분명 썬더인지 싼다인지 뭔지..."



자실장이 말을 흐리던 그 순간, 순식간에 골판지의 벽이 뚫리고는 파랗게 빛나는 전기 잔상이 일렁이며 썬더 우지챠가 비장한 표정으로 서있었다.

그 모습을 본 친실장과 자실장은 뜨악하는 얼굴로 사색이 되어 운치를 지렸다.



"데에엑!!! 오, 오마에! 운치굴에 있었던 똥우지 아니었던 데스우?!!"

"무, 무슨 우지챠 주제에 번개를 두르는 것인 테챠!!!"



경악찬 목소리로 벌벌 떨며 말하는 실장 일가를 바라보며 씨익 웃은 썬더 우지챠는 고개를 거들먹거리며 내뱉었다.



"뢰프프! 오마에들은 여기서 전기통구이나 될 준비를 하는 뢰후!"



그리고 말이 끝나자마자 짧은 두 손으로 친실장과 자실장을 가리키더니, 찌릿찌릿한 전기 광선이 발사되었다.

피할 틈도 없이 전기를 맞아버린 실장 일가는 바닥에 드러누워 발버둥쳤으나, 이미 속까지 전기로 지져지고 있어 피할 수 없는 죽음을 맞이하고 있었다.



"데끼야아아아악!!! 똥우지가 어째서어어어어!!!!"

"가로쉬가 되버리는 테챠아아아아아악!!!!"



그렇게 단발마를 내지르며 파킨해버린 친과 자실장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그 자리에는 맛 좋은 전기구이가 놓여져 있었다.

썬더 우지챠는 따끈따끈한 전기구이를 무려 두 개나 혼자서 독식하며 즐거운 식사를 보낸 후, 이 기회에 공원의 지배자가 되겠다고 마음먹고 밖에 나가 전기의 힘을 마음껏 휘두르기 시작했다.






"데에에에에엥!!! 저, 저게 뭐인 데스우!?"

"미친 똥우지가 번개를 쏘면서 날라다니는 데스!"

"오로롱! 얼른 역돌격을 실시하는 데샤앗!!"



아수라장이 된 공원은 차마 눈 뜨고 못 볼 수준으로 대참사가 벌어졌다.

슈퍼 히어로마냥 하늘을 가로지르며 보이는 족족 골판지 둥지나 동족에게 사정없이 번개 광선을 쏘았고, 난데없는 습격에 실장석들은 괴성을 지르며 도망치기 바빴다.

썬더 우지챠는 자신을 보고 두려워하며 운치를 지리는 꼴을 구경하면서 희희낙락한 표정으로 학살에 더욱 열을 올렸다.



"이 공윈은 썬더 우지님의 것인 뢰후!! 번개 빔! 번개 파워어어어어어어어!!!"

"오로로로롱!!!!!"



실장석들이 저항하지도 못 하고 살기위해 썬더 우지챠에게 멀리 달아나던 그때였다.



"거기까지인 데스우! 똥우지!"

"룃?"



썬더 우지는 감히 자신에게 건방진 소리를 친 곳을 바라보니, 공원의 보스 실장이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썬더 우지에게 도발하고 있었다.

보스 실장은 나름 머리를 썼던지, 쓰레기장에서 주운 고무장갑을 갑옷으로 개조시켜 착용하고는 플라스틱 포크 끝에 나무 이쑤시개 여러개를 꽂은 삼지창을 무기삼아 등장했다.



"전기가 통하지 않는 소재라면 두렵지 않은 데스우! 각오하는 데샤아아아아앗!!!"



우렁찬 소리와 함께 썬더 우지에게 달려든 보스 실장은 이내 삼지창으로 찌르려고 하자, 썬더 우지챠는 팔에 힘을 집중시켜 번개 방패를 두르고는 가볍게 튕겨냈다.

허나 보스 실장은 기죽지 않고 젖먹던 힘을 짜내 삼지창으로 썬더 우지의 방패를 다시 찌르자, 전기 방패는 산산히 조각나버렸고 이 순간을 노린 보스 실장은 썬더 우지의 머리를 노렸다.

당황한 썬더 우지챠는 꼬리를 박차고 공중으로 뛰어올라 피했으나, 보스 실장은 자세를 고쳐 잡더니 창던지기 자세를 취하고는 삼지창을 힘껏 투척했다.



"와타시는 왕년에 탁아 좀 해본 실력이 있는 데스! 이 몸의 장팔사모를 맛 보는 데샤악!!"



설마 공중을 노릴 것이라고 생각치 못 했던 썬더 우지는, 피하기도 전에 꼬리 뭉탱이가 잘려 나가버렸다.



"뢰삐야아아아아아앗!!!"



썬더 우지챠는 비록 힘이 강해졌어도 빈약한 몸뚱이는 그대로였기에, 꼬리를 잃고 피를 흘리며 공중에서 이리저리 날뛰었다.

쾌재를 부른 보스 실장은 땅에 떨어진 삼지창을 줍고 다시 던지려고 했으나, 악에 받친 썬더 우지는 이를 갈며 보스 실장에게 번개 광선을 난사했다.

고무 소재로 된 갑옷 덕분에 감전되진 않았지만, 광선을 맞을때마다 뒤로 조금씩 밀리자 삼지창을 줍지 못해 난감해진 보스 실장을 머리를 굴리다 이내 주변에 있던 돌맹이를 줍고는 투척했다.

썬더 우지챠는 이번엔 회피했지만, 그새 삼지창에 달려들어 줍는데 성공한 보스 실장이 다시 창던지는 자세를 취하자 기겁해하며 뒤로 돌아 후퇴하기 시작했다.



"뎃, 번개를 다루는 똥벌레 주제에 도망치는 것인 데스? 거기 서는 데샤!"

"뢰훼엥! 전략적 후퇴인 뢰후우!!"



썬더 우지챠는 잠시 안전한 곳으로 피할 생각이었으나, 다친 몸뚱이를 이끌고 강제로 이동하니 힘이 부치는 상황이었다.

공중에서 서서히 속도가 떨어지자, 기회를 놓치지 않은 보스 실장은 끝장을 볼 기세로 삼지창을 투척했다.

썬더 우지챠는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삼지창을 발견하곤 간신히 힘을 짜내 번개 방패를 둘렀으나, 전보다 힘이 약해져 미미한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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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지창은 그대로 번개 방패를 뚫고 우지챠의 가슴을 꿰뚫었다.



"뢰... 뢰삐이..."



그리고 썬더 우지챠는 힘을 제대로 쓰지도 못 하고 땅으로 추락했다.






"오로롱! 보스 상, 보스 상은 최고인 데스우!"

"5252, 해낼 줄 알았다고 데스!"

"여윾시 킹갓엠페러제네시스 보스 상인 데스!"

"뎃데로게~ 공원 수호자의 탄생인 데스우~"



지옥같았던 상황을 끝내고 당당하게 썬더 우지챠의 시체를 든 채로 복귀하자, 공원의 실장석들은 환호하며 보스 실장을 맞이했다.

자부심이 철철 흘러넘치는 보스 실장은 어깨를 으쓱하며 별 거 아니라는 목소리로 말했다.



"데프프, 이 정도야 와타시에게는 식은 스테이크나 먹기 다름없는 데스. 탁아로 다져진 와타시의 실력인 데스."

"우오오옷! 믿고 있었다고 보스 사..."

"...뢰삐."



보스를 칭송하기 바빴던 실장석들은 이내 의식을 차린 썬더 우지챠를 눈치채곤 흠칫 떨다가, 보스 실장이 재빨리 썬더 우지 코앞에 삼지창을 들이밀었다.

안 그래도 보스 실장의 손에 붙들려 있는데다 힘도 약해진 썬더 우지는 벌벌 떨며 목숨을 구걸했다.



"사, 살려주시는 뢰후... 우지챠가 잘못한 뢰훼엥..."



보스 실장은 기가 찬 표정으로 노려보자, 썬더 우지는 색눈물도 흘리고 운치도 흘리며 애원했지만 주변에 있던 동족들은 화를 내며 일갈했다.



"당장 쳐죽이는 데스우!"

"감히 똥우지 주제에! 얼른 목을 따버리는 데샤앗!"



하지만 보스 실장은 곰곰히 생각해보더니, 이내 썩쏘를 짓고는 썬더 우지챠에게 한 가지 제안을 건냈다.



"어이 똥우지, 혹시 살고 싶은 데스우?"

"...룃?"









"뢰삐야아아아아아아아아악!!! 이젠 싫은 뢰후!!! 차라리 죽여주는 뢰후!!!"



다음 날, 썬더 우지챠는 보스 실장의 손에 직접 쓸모있는 존재로 재탄생하게 되었다.

바로 보스 실장의 거처에 쓰레기장에서 주워 온 전기 난로를 갖고 와 전력을 담당하는 생체 발전기가 된 것이었다.

썬더 우지가 파킨하지 않도록 위석을 빼내 깨끗한 물에 담궜고, 전기 난로의 어댑터를 썬더 우지의 총구에 강제로 쑤셔박고 220V가 될때까지 플라스틱 삼지창으로 조교시킨 결과였다.



"이런 건 사는 게 아닌 뢰후!!! 소중한 돌씨는 어서 파킨하라는 뢰삐야아아아아아아아아앗!!!"

"데프프프! 오마에는 훌륭한 전력 공급원인 데스! 여기서 평생 전기나 생산하며 사는 데스우!"

"뢰훼에에에에에엥!!!"



한낱 우지챠에서 능력자가 된 썬더 우지챠는 그렇게 오랜 시간동안 보스 실장의 거처에 전력을 생산하며 고통받았다.

훗날, 공원의 구제로 인해 발견되었을때 어느 연구원에 의해 학대를 빙자한 연구 끝에 전기를 머금은 우지챠들이 대량 복제되어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떠올랐다고 한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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