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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안실장들이여

 

요즘은 희한한 것도 나오는구먼, 하고 생각하면서 어쩌다가 퇴근길에 들른 편의점에서 손에 들고는 계산대로 가져가버렸다.

무려, 실장석 상자 피규어라는 물건이다. 한상자 500엔.




거리에서 적당히 돌아다니고 있노라면 길고양이 한마리 보기 전에 실장석을 백마리는 보게 된다.

게다가 펫숍에 가면 500엔도 안하는 저렴한 가격의 개체도 손에 넣을수 있다(처분품이나 분충일터이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아무리 실장석 붐이 온다고 해도 이런 물건은 팔리지 않을텐데.


확실히, 지금 내가 살아온 20여년 중에서도 가장 크다고 단언할 수 있는 엄청난 실장석 애호 열풍이 불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런 건 팔릴리가 없다.

살아있지도 않은 셈이니까.

나는 왠지 모르게 그것으로 자기 결말이 나버려서, 상자를 열지도 않고 방 구석에 집어던졌다. 아ー아, 아까운 돈을 써버렸네, 등의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금방 잊어버리게 되었고, 나는 새삼스레 빠져 있던 건담무쌍을 조금 가지고 놀다가 얼른 잠자리에 들고 말았다.



다음날, 오늘은 아침 일찍부터 들실장에의 피임 처치에 쫓기고 있다. 애초에 난 의사도 아닌데 말이지.

관청의 장해과(실장피해과)에 근무하고 있는 나의 일은, 뭐 여러가지 있긴 하지만, 널리 알려져 있듯이 사람한테 피해를 주는(또는 그럴 우려가 있는) 실장석의 구제다.

하지만 요즘 들어서는 입장이 많이 달라져있다. 아까도 말했듯이, 최근들어 실장석의 애호 열풍이 불고 있다.

실제로, 최근 반년은 구제다운 구제도 실시하지 않았다. 평소 같으면 구제 의뢰가 와도 이상하지 않을 사건이 일어나도, 지금은 애호파가 한층 발언권을 늘리고 있어 대부분의 경우 『인간쪽에도 반성할 점이 있는거에요!』라는 의견에 눌려 있다.

그 결과로, 유기되는 실장의 증가와 학대파의 쇠퇴에 의해, 실장석의 수는 엄청나게 증가했고, 공원은 도대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어 있는 형국이다.

그래서, 지금은 애호파의…… 아니, 애오파의 대두에 의해 거의 개점휴업상태가 된 우리 장해과에 지령이 내려온 것이다. 『실장석에게 피임처치를 실시할것』이라고, 시장에게서 직접.

은신학대파의 동료는 일찌감치 화장실에서 『햐아아아아앗하아아ーーー!!』하고 절규하며 기뻐했지만, 아직 뒷 이야기가 남아있다.

지금까지 실장석에게서 생식능력을 뺏는것은 총배설구를 태운다든가, 오른쪽 눈을 뺀다든가 하는 방법밖에 없었지만(게다가 양쪽 모두 피임처치로서는 불완전하다), 이래서야 당연히 애호파의 반발이 크다. 하지만 이 이상으로 실장석이 늘어나도 곤란하다.

그런 수요에 부응해서, 로젠사가 개발한것이 『실장 의안』이다. 어떤 기능이 있는지는 알수없지만, 유리구슬을 오른눈 대용으로 박아넣어도 왼눈에 색을 칠하면 임신해버린다고 하는 실장석에게서 완전히 임신능력을 빼앗는 물건이다.

문제는 성체실장에밖에 사용할수 없다는 것이지만, 중간 사이즈 이하의 실장석이 출산한다는것 자체가 실장사회에서는 이상한 일이니, 아마도 성과는 낼 수 있을 것이다.

일단 시력도 점차 회복되므로 한달정도 있으면 완전히 보이게 된다는 홍보가 있었던 덕분에, 애호파도 떨떠름하게라도 일단은 실장의안의 사용을 인정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시장을 칭찬하고싶다. 시장의 부인은 뼛속까지 애오파인데 말이지.

나중에 이혼이라도 하게된다면, 최대한의 동정을 해주고 싶다고 생각한다.

「데ー…… 데ー…… 데ー…… 데ー즈즈즈즈…… 데ー즈즈즈즈즈즈으……」

내 손 안에는 성체실장이 실장네무리 스프레이를 맞고는 드러누워 자고있다. 옆의 숲에는 이 성체의 새끼인지, 중실장을 포함한 일곱마리 정도의 실장석들이 불안한 눈초리로 이쪽을 보고있다. 언뜻 봐도 분충스러운 개체도 안보이는, 꽤나 잘 되어있는 일가로 보였다.

나는 재빠르게 성체실장의 오른눈을 뽑아내고, 손에 든 가위로 신경절 째로 잘라낸다.

실장네무리에는 말하지않아도 알려져있듯이 마취작용도 있으니 이 성체실장은 아픔을 느끼지않을 터이다.

「쟈아아아아아아!! 마마아!! 마마아아아!! 닝겐! 닝겐! 마마에게 무슨짓을하는테챠아아아아아!!!」
「그, 그만두는테스 엄지챠…… 참는테스……」

맏언니일까. 중실장이 이쪽으로 뛰쳐나오려는 엄지실장을 부둥켜 안으면서 피눈물을 흘린다. 보기처럼 좋은 가족인 모양이다.

(이정도라면 괜찮겠지)

잘라낸 안구를 재빠르게 병에 담고, 대신 가방에서 유리구슬과 똑같이 생긴 빨간 구슬, 실장의안을 꺼내어 끼워넣는다.

처음에는 『의안을 넣은 개체의 식별이 어려운것 아닌가?』하는 의심도 있었지만, 실제로 실장의안을 넣어보고는 생각이 바뀌었다. 

의안에는 크게 로젠사의 엠블렘이 새겨져 있는 것이다. 이 정도라면 두 번 손 댈 일은 없다.

(새끼를 낳지도 못하고, 고통받을 일도 없다)

희한하게도 실장의안은 처음부터 거기에 있었다는 것처럼 스르륵 하고 성체실장의 눈구멍에 틀어박히고, 금방 신경의 뿌리가 내린다.

무사히 살아남을수 있다면 제대로 시력도 회복된다.

나는 실장의안과 함께 로젠사에서 납품된 실장 키켓(깨우는 약품)을 성체실장의 얼굴에 뿌렸다.

「데? 데? ……데?」

나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는 성체실장을 등지고 얼른 걸어나와 다음 타겟을 찾는다.

뒤쪽에서는 친자가 무사한 감동의 재회를 기뻐하는 모양으로, 중실장의 큰 울음소리와 새끼들의 작은 울음소리가 아직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성체실장의 주위에서 합창을 이루고 있다.

그로부터 저녁시간이 되도록 나는 공원에서 불임처치를 계속했다.

고통이 없다고는 해도 실장의 눈을 뽑아내는 작업이니, 되도록 사람 눈은 피하지 않으면 안된다.

지금은 실장석을 상처 입히는 자에게 무슨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시기이다.

「그래도, 피곤한건 그것만이 원인은 아니겠지ー」

일을 끝마치고 퇴근한 나는 자택의 천정을 바라보고 있다.

나는 별로 자신이 애호파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어느쪽이냐고 하면 무관심인 쪽일 것이다. 과거에 가택침입을 당해서 험한 꼴을 당하긴 했지만 실장석이 그렇게까지 싫다거나 하지도 않다.

싱겁구만, 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부추긴다고 미움이 늘어날 정도로 심플하지도 않으니까 어쩔수 없다.

(아마도, 적성에 안맞는거겠지. 이 조치)

싫은거다.

이쪽의 사정으로 제멋대로 실장석에서 미래를 빼앗는것 같아서.

개나 고양이라면 거세하는 것도 상식이라고 알고있지만,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가진(물론 모두 그런것은 아니다. 씻기 어려운 오점이 있다는것도 알고있다) 저런…… 인간같은 반응을 하면, 정말로 괴롭게 느껴진다.

학대파의 동료는 재미없다고 하면서도 슬그머니 실장네무리를 쓰지않고 처치를 행한다든가 하면서 즐기는 모양이지만, 나는 그저 참고있을 뿐이다.



그리고 다음날.

「오, 왔구만. 평소보다 빨리 왔네?」
「그렇습니까」

의외라는듯이 손목시계를 보는 시늉을 하면서 나는 상사의 말에 답했다.

하야미 켄유. 이 부서, 장해과의 부장을 맡고있는 사람으로, 내 직속의 상사이기도 하다.

술마시러 가는데에 자주 데려가주는 사람으로, 만성적으로 생계가 빠듯한 나에게 있어서는 꽤나 고마운 사람이다. 월말이라든가 할때에 특히.

「차라도 마시면서 쉬고있게나. 오늘은 좀 이상한 일거리가 있어」
「……하아」

장해과가 전원 모이자, 하야미 부장은 보통은 안하던 조회를 하겠다고 한다.

호쾌한 성격으로, 언제나 『말할 틈이 있으면 움직여라』 라고 말하는 사람인데 꽤나 신기한 일이다. 

게다가 탁자 위에는 왠지, 엊그저께 산 실장석 피규어 상자가 놓여있다.

「오늘은 근처의 세븐에서 일한다」
「……음? 세븐이라니, 그 편의점이요?」
「그래. 거기의ー 그, 니카이도씨의 세븐일레븐이다. 너희중에도 자주 다니는 녀석 있지?」

저라든가 그런사람 있지요. 네.

「어째서 편의점을?」

내가 아니라 숨은 학대파의 동료가 당연한 의문을 말한다.

「음, 나도 고민했는데 말이지」

하야미 부장은 탁자 위에 놓인 피규어 상자를 집어서 모두에게 보였다.

순간 애호파 여자애가 목소리를 높인다.

「그거, 요즘 인기있는 거 맞죠?」
「응, 어디 가도 재고 없는데가 많은데」

정말로? 흐음, 그러고보니 별로 남아있지 않았던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아니, 어땠더라?

「오호, 잘 아는 녀석도 있는 모양이군. 이게말이지, 문제는」

뭐 좋아, 일단 이야기를 듣자.

「방금 요네무라와 카네이가 말한것처럼, 이 로젠사 발매의 실장석 피규어 『똥같은 녀석들糞い奴ら』은 인기가 좋다. 꽤나 팔리고있지」
「바리에이션은 별거 아니지만, 굉장히 잘 만들어져있어요. 특히 엄마의 조형이 좋고, 마치 실물의 엄지쨩 같아서……」
「음…… 그래서인지몰라도, 실장석을 사육하는 가정을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팔리고 있다. 특히 피임처치를 받은 사육실장이 갖고싶어하는 모양이야」

그렇군, 새끼 대신의 위안이라는 것인가.

「그런데 문제는 여기부터야. 한동안 니카이도씨의 편의점에도 인기로 수량이 없어서 입하가 없었다가, 마침 엊그저께 대량으로 입하되었다는데…… 그것의 대부분이, 가게 안에 침입해온 들실장에게 탈취당했다고 한다… 50마리는 되었다고 하던데」
「「「네에?」」」

여기에는 나도 소리를 낼수밖에 없었다.

있을수 없는 일이다. 대체 어떻게 들어간거야.

「들실장이, 말인가요?」
「그래. 침입해온 들실장은 모두 성체. 그것도…… 모두 피임처치를 받은 개체인 모양이다」
「아ー……」

이야기의 맥락이 보이는구만.

「안에 있는 콘페이토를 노린거 아닐까요?」

숨은 학대파의 동료가 발언한다. 

그런것도 들어있었냐?

「나도 잠시 생각해봤지만 그건 아닌듯하다. 상자를 들고갈 수 없다고 판단하고 상자를 부수고 안의 피규어만 가져간 녀석도 여럿 있는 모양이다. 나중에 공원에서 피규어가 든 비닐을 잡아 뜯고 있는 개체도 확인되고 있다.」

새끼의 대용품이라는 건가……。

「뭐, 그러니까 오늘은 우리 전원이 나가서 니카이도씨의 편의점을 경비하게 되었다는 거다」
「경찰이 해야할 일이라는 느낌도 듭니다만……」
「사람이 상대라면 말이지」

휴우, 하면서 하야미 부장이 짧게 한숨을 토한다.

「우리들은 장해과니까」

하면서 쓴웃음을 짓는다.

그리고 우리는 업무 시각과 동시에 대실장석용 장비를 대량으로 가지고 나와서 니카이도씨의 편의점으로 향했다.



니카이도씨는, 자세히 보니 언제나 저녁타임에 손님을 맞는 사람으로, 그쪽에서는 어쨌든 나에게는 꽤 낯익은 얼굴이었다.

듣자하니, 오늘도 꽤 많은 수의 『똥같은 녀석들』이 입하되는 모양이다.

10시에 트럭이 온다고하니 이제 금방이다.

우리들은 니카이도씨에게 건네 받은 막대 과자와 주스를 손에 들고 그 시간을 기다렸다.



어느새 시간이 되어 트럭이 도착했다. 납품이 시작되자 우리들은 일제히 몸을 추스렸다.

50마리의 성체실장, 어쩌면 이미 입수할 수 있었던 녀석들이 오지않아서 수가 줄어들지도 모르지만, 이쪽은 나와 전력이 될듯한 숨은 학대파의 동료를 포함해서 9명.

납품과 동시에 덮쳐왔다는 보고는 없었다고 하지만, 녀석들이 학습하고있었는지 일이 터진것은 『경계를 늦추지마라』라고 하야미 부장이 말한 다음 순간이었다. 맞은편 공원에서 초록동산이 움직였다.

「뭐, 뭐야?」

이것이 누구의 발언인지는 나도 잘 알아들을 수 없었다.

「데스ーーーーーーーー!!! 데에에에스ーーーーー!!!!」
「데ー스! 데ー스! 데ーーー스!!」
「데에에에에ーーー!!! 가는데에에에에ーーーーーー스!!!!!」
「알파소대는 나를 따르는데스! 베타, 블러드 대는 조안나와 펫시몬드를 따르는데스ーーー!!!」
「모두의 목숨, 내가 맡아두는데스!!」

100…… 아니, 200은 넘잖아!? 전부 성체실장으로!!

「너희들! 링갈 꺼라! 소리 들으면서는 대응할수 없다!」
「납품 서둘러요! 안에 들어가서 자동문 전원을 꺼버리세요! 저런건…… 막을 수가 없어요!!」

최악이다! 이녀석들, 학습했어! 이 트럭에 『똥같은 녀석들』이 실려있는가 하는건 도박이었겠지만. 없었다면 개죽음이었겠지만 그것조차 각오하고 녀석들은 돌격해왔다!

「요네무라와 카네이는 납품을 도와! 안에 들어가라고!」

부장이 적절한 지시를 날린다. 애호파의 여자 두명으로는 어차피 전력이 되지않겠지. 옳은 판단이다.

「온다ーーーーーーーー!!!!」
「닝겐상…… 와타시들을…… 지나가게 해주는데스ーーーーー!!!!」

그럴수는, 없다ーーーーー!!!

「햣……이 아니지, 우오오오오옷ーーーーーーー!!!」

학대파의 동료가 실장네무리 스프레이를 양손에 들고 가장 앞서서 달려나간다.

하지만 순식간에 성체실장에 둘러싸여 얼굴에 똥을 뒤집어썼다. 우와ー 저건 좀 심한데.

「나카이ー! 물러나ーーーーー!!!」
「내, 내가ーーーー! 분충따위에게 질수는 없단말이다아아아ーーー!!」

그러더니 이제는 사람눈을 신경쓰지않고 최종병기를 끄집어낸다. 적과 은의 대조를 그리는 대실장용 필살무기, 빠루(이하생략)가 휘둘러진다.

「히……히……히……햐아아아아아ーーー앗하ーーーー!!!!」

아아아아, 저녀석 인생 끝난건지도 몰라. 

적과 은의 대조를 적록의 얼룩으로 물들이면서 숨은 학대파 동료인 나카이가 대군의 중심에서 날뛰기 시작했다.

「데갸아아아아아!!! 이, 이녀석 학대파인데스ーーー! 데보아!」
「물러나지마는데스! 와타시들의 자가…… 눈앞에 있는데스!」
「데ー데ー데ー! 알파소대 전멸인데스, 우리들은 분투한데스, 우리들은 잘 싸운데스」
「블랙시그마대, 알파 녀석들의 원수를 갚는데스ーーー!」
「데보오오오오!! 이 닝겐 강한데보오오오오ーーー!!」

지금 뭔가 흘려들을수 없는 대사를 들은 기분이 들지만…… 큭, 숫자가……

「나도 갑니다. 나카이 무리하지마ー!(지금이라도 늦지않았으니까 그거 집어넣어ー!)」
「젠장, 멍청한 놈들!」

계속해서 나와 부장이 나카이를 지원하기위해 뛰어든다.

「햐하하하하하!!! 햐ー하하하하하하!! 햐아아아아ーー앗하하하ーー!!」
「네무리 스프레이가ーーー!! 보, 보급을ーーー」
「안돼, 봉투가 부족해! 잠든 녀석들을 후방으로 옮기는 녀석들이 있어. 그녀석들부터……
  으어어억ーーー!!?」
「부, 부장ー!? 어, 으어어어억」

부장이 성체실장에 밀려 넘어진다.

부장을 도우려고 했던 나도 넘어진다.

「이히햐하하하! 햐아ー앗하하하ーーー하하ーーー!!!」



결국 성체실장들을 완전히 구제한것은 두시간이나 걸리게 되었다. 

물론 이름이 나오지 않았던 네사람도 필사적으로 싸웠다. 하지만 역시 수가 너무 많았다.

가게주인인 니카이도씨가 구제를 끝내고 드러누워 퍼져있는 우리들 전원에게 쭈뼛쭈뼛 편의점 도시락을 내밀었지만, 적녹색의 피와 똥냄새로 엉망이 된 채라, 어쩔수없이 그 호의를 사양할수밖에 없었다.

나카이는 스포츠드링크를 받아들고는 머리위로 부어서 똥을 씻어내려고 필사적이지만……

아ー아, 결국 마지막까지 빠루 숨기지 않았네 저녀석.

이미 주변에는 인파가 모여들어있다. 잘못하면 우리 전원이 질책을 받을지도 모르겠다.

우리들은 시민들의 눈도 있고하니, 어떻게든 포획한 성체실장들은 「두번다시 그런것 하지마라」하고 타일러서 공원에 풀어주고 관청으로 돌아와서부터는…… 별로 생각나는게 없다.



「후우……」

어쨌거나 면직은 피했다. 

삼개월의 감봉과 일개월의 자택근신을 받았을 뿐. 나카이만은 둘다 일개월씩 더 길게 받았다.

이럴때에는 식구들에게는 관대한 공무원 신분이 고맙다.

험한 꼴을 당하기는 했지만 마침 휴가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터였다. 좋은 휴식이 되겠지.

나는 다시 자택의 천정을 올려다보았다. 근신은 아직 30초도 지나지 않았으니 시간은 얼마든지 있다. 

이미 건담무쌍도 완전히 클리어해버렸기에 할 일이 없다. 무사건담 쎄네ー

멍하니 있다보니 어느새 저녁시간이었다.

「아직도 냄새가 나는거같아……」

킁킁 하면서 소매를 냄새 맡아보고는 불쾌한 똥냄새에 얼굴을 찡그렸다. 

보통이라면 쓰지도않는 향수도 사용해보았고, 나중에는 짜증이나서 감귤 종류 과일의 껍질을 피부에 직접 붙여보기도 했지만(왠지 염증이 생겼다) 아직도 냄새는 가시지않는다.

「후우……」

왠지 한숨만 쉬는것같군.

나는 몸을 일으켜 방을 둘러보았다. 

방 구석에는 꽤 전에 던져두었던 편의점봉투가 그대로 굴러다니고있다. 한번 의식에서 멀어진 물건은 이렇게 되는 것이다.

나는 던져두었을때처럼 무심코, 『똥같은 녀석들』이 들어있는 편의점봉투를 집어들었다. 

모르는 사이에 밟아버렸는지, 자연열화인지, 상자의 옆면이 약간 움푹 패여 있다.

상부에는 셀로판테이프로 비교적 엄중하게 봉해져있다. 나는 귀찮기도 해서 옆면에 손톱을 대고 상자를 뜯어서 열었다.

(친실장, 인가?)

아무것도 가지지않고, 오른손을 이쪽으로 흔들고있는 조금은 큰 피규어. 비닐 안에는 받침대도 들어있다.

확실히 조형이 잘 되어있다. 사랑스러움만을 뿌리는 이 피규어는 확실히 웃겼지만 좋아보였다.

(어째서 이걸 녀석들이 원하는걸까?)

새끼의 대신, 인가? 하지만 그렇다고해도……

실장석의 무리에 있어서, 유모같이 다른 실장석의 새끼를 보육하는 개체가 존재하는 것도 확인되어있다.

그리고 그런 개체는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 새끼를 낳는 능력이 없는 개체가 많다.

유모가 되면 되는거 아닌가?

「알수없구만…… 아니, 알 턱이 없나」

그 때, 문득 어딘가에서 개의 짖는 소리와 실장석의 목소리가 들린 기분이 들었다.

『데스으으으』하는 비명. 작은 목소리. 이건 실내에서 나는게 아니라 밖에서 들리는 것이다.

나는 창문을 통해 마당을 보았다. 

옆집의 개가 짖어서 놀랐는지, 그 둔중한 몸으로 억지로 벽돌담의 틈새를 지나면서 옷이 약간 찢어진 성체실장이 내 집의 정원에서 울면서 도망쳐 와 있었다.

「저녀석, 피임완료……인가」

한눈에 알아볼수 있는 로젠사의 각인이 새겨진 붉은 의안.

먹이를 찾아서 배회하다가 온것으로 보기에는 이상하다. 이 집은 쓰레기장에서 꽤나 떨어져있다. 길을 잃은것인가, 그렇지않으면……

나는 손에 든 친실장의 피규어를 보았다.

설마.

뜰에 침입해온 성체실장은 『데승데승』하고 울면서 마당을 지나 밖으로 나가려고 하고있다. 

이대로 처마밑에 들어오거나 하면 두들겨서 쫓아내겠지만, 나가는거라면 문제없다.

나는 발길을 돌려 방 안으로 돌아가려고 했다.

하지만 잠시 생각한 후에 다시 창문으로 밖을 보았다. 정말로 나가려고 한다. 그렇다면……

벌컥…… 하는 소리를 내며 창문을 연다.

마침 나가려고 하고있던 성체실장은 흠칫 하면서 돌아보았다. 

아첨인가? 하고 생각했지만 성체실장은 아첨을 하지않았다. 

그리고는 후딱 나가버리면 좋을것을, 그 자리에 머물러서 떨고 있다.

「하아」

정말로 한숨이 많다.

나는 손에 들고있던 친실장의 피규어를 아무말 없이 성체실장에게 내밀었다.

「데……?」

이상하다는듯이, 성체실장은 한순간 나를 보았지만, 그 시선은 금방 피규어를 향했다.

「너 줄게」

이녀석을 피임처치한 것이 나인지 어떤지는 알수없다.

「데……데에……」

움찔움찔하면서 종종걸음으로 성체실장이 다가온다. 

꽤 경계하고 있는 모양이지만, 이 피규어의 매력에는 이기지 못하는 모양이다.

2분은 족히 걸려서 오더니, 내 손에서 피규어를 낚아채듯이 집어들고, 날쌔게 뛰어가다가 문 옆에서 한번 인사를 한 후에 그대로 달려나간다.

「딱히 속죄한다든가 그런 건 아니고. 그냥 주고싶어졌어.」

그리고 나는 창문을 닫고, 방 한가운데에서 다시 드러누웠다.

이 직업을 그만두는 일은 아마 없겠지. 애호붐도 그렇게 길게 지속되지는 않는다. 아마도 조금만 참으면 된다.

그렇게 되면 의안같은 물건도 장사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때까지일 뿐이다. 그때까지의 사업 말이다.

그러면서 나는, 석양속에서 친실장 피규어를 안고 달려가는 성체실장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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