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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리와의 나날들 1~25

 

미도리와의 나날들 1

분발하여 오늘은 컵 야키소바.
하지만 습관 때문에 깜빡하고 분말스프를 함께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버렸다.
완성된 것은 역시나 맛이 없다.
이거 어떻게 하지?
문득 테이블 너머로 푸드를 갉는 미도리와 눈이 마주쳤다.
황급히 눈을 피하는 미도리에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을 건다.
"미도리, 좋은 거 줄게"
"거절하는 데스웃. 필요없는 데스웃"

즉답하다니.

"주인님이 상냥하게 말을 걸어오면 언제나 제대로 된 일이 없는 데스우. 그리고 보통 와타시는 큰코 다치는 데스우"

그런가, 녀석도 학습하고 있구만.

"애초에 보는 것 만으로도 맛이 없.. 부휅"

화가 난 나는 미도리의 입에 실패작을 쑤셔박았던 것이다.

"웁우우우웁! 우걱우걱? 우걱.. 맛있는 데스우!!"

다 먹었는걸.
왠지 열 받아서 그로부터 3일 동안 먹이를 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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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리와의 나날들 2

밤중에 잠에서 깨어나 화장실로 간다.
하지만, 문이 열리지 않는다.

"미도리냐?"
"데스우"
"나와"
"아직 데스우"
"빨리 나왓"
"싫은 데스우"
"저기? 미도리씨?"
"싫은 데스우♪"
"새꺄 빨리 쳐나오라고옷"
"싫은 데스우♪ 좁은 똥간에서는 부모도 형제도 없는 데스우♪"

나는 급히 어떤 것을 가져와 화장실로 돌아와 말을 걸었다.

"어라라~ 이런 곳에 콘페이토가... (국어책 읽기)"

미도리가 뛰쳐나오더니 내 손과 함께 그것에 달라 붙는다.

아팠기 때문에 미도리의 면상에 펀치를 먹여주고 화장실로 뛰어 들어간다.

"뎃스우~웅♪ 뎃스우... 데뎃? 데에에에엣!"

저압도돈파의 위력이나 맛봐라.
화장실 문을 콩콩 두드리는 미도리.

"좁은 똥간에서는 부모도 형제도 없단다~♪"
"데스우우우오오오오옷"

화장실 이외의 장소에서 똥을 싸면 엄중한 벌이 기다리니까, 즐겁겠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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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리와의 나날들 3

끈질기게 졸라대는 미도리와 함께 목욕탕에 들어갔다.

"뎃스우~웅♪ 뎃스우~웅♪"

기분이 좋아보이는 미도리였지만, 갑자기 시선을 떨어뜨리더니 '데프픗'하고 웃는다.
시선을 쫓아가자 내 그것을 보고 있다.
그대로 욕조 가장자리에서 다리를 벌리고 총배설구를 보이며 오른손으로 '쿠이쿠이'하고 있다.

"뎃스우우웅♪"

나는 일어서서 오른발로 돌려차기를 먹였다.
벽에 부딫혀 몸 오른쪽 절반이 대부분 짜부러진 미도리를 뜨거운 물을 1/3으로 줄인 욕조에 쳐박았다.
놈의 신장으로 나오지 못하는 것은 확실.
목욕 후의 맥주를 마시며 TV의 일기예보를 보자 내일 아침은 상당히 추운 모양이다.
모포를 1장 추가하자.
라며, 그 전에 목욕탕 창문을 전부 열어두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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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리와의 나날들 4

집에 있는 세탁기는 낡아서 세탁과 탈수하는 부분이 분리되어 있는데다 각각의 시간을 다이얼로 조정하는 기종이다.
그 날 내 점심 나폴리탄을 꾸역꾸역 다 쳐먹고, 앞치마나 입 주변을 토마토 소스 투성이로 해놓고

"모르는 데스우"

라고 시치미를 떼는 관계로 그대로 세탁통에 쳐넣고 물을 넣은 다음 30분 정도 돌려버렸다.
30분 후, 미도리는 똥과 토사물 범벅의 물 속에 눈을 빙빙 돌리며 빠져 있었다.

그 이후,

"뎃스우~~~~웅♪ 이 물줄기가 쾌감 데스우♪"

세탁통에 머리가 나올 만큼의 물과 세제를 넣고 바닥의 날개에 몸이 닿지 않는 포즈로 서서 몸을 씻는 것이 버릇이 된 것 같다.
어쩐지 짜증나고 위험해서 그만하라고 말해도 듣지 않는다.
나는 눈치채지 못하도록 수도꼭지를 열어 헹굼 모드를 돌렸다.
점차 불어나는 물.

"데푸앗 데봇"

역시 빠졌다.
며칠 후, 전자동 세탁기가 우리집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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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리와의 나날들 5

미도리가 훔쳐먹은 관계로 오늘 점심은 편의점에서 산 컵라면이다.
바람이 차가워진 이 시기, 공원에서 먹는 뜨거운 컵라면도 풍미가 있는 것이다.
그런 기분을 잡치는 무리들이 모여든다.

"그런거 오마에한테는 아까운 데슷. 와타시에게 바치는 데스"
"무슨 소리하는 데스. 화려한 와타시야 말로 저것에 어울리는 데슷"

여전히 열받는 대사들의 대행진이다.
제일 앞에 있던 녀석의 이미에 나루토를 붙이자 뜨거워서 데굴데굴 뒹굴었다.
일어서서 이마를 문지르다가 문득 손에서 나는 냄새로부터 먹을 것이라고 깨닫고 지면을 찾아 해맨다.
그것을 보고 다른 녀석들도 일제히 바닥에 납작 업드린다.
마치 먹이를 쪼아먹는 비둘기 같은 모양이다.
함께 찾던 한마리가 발견하고 자랑스럽게 나루토를 들어올린다.

"뎃스우웅♪"
"데주아아아아앗"
"데슷 데스웃"
"데쟈아앙앗!"

금새 쟁탈전이 시작됐다.

"테챠아아아앗"
"레뺘아아앗"

휘말려 짓밟히는 자실장과 구더기들.
맛없어진 컵라면을 단숨에 싹싹 긁어먹고 아비규환의 지옥도를 슬쩍 바라보며, 오늘밤 미도리의 벌은 뭘로 할까를 생각하며 나는 공원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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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리와의 나날들 6

여름의 더운 날, 볼일이 있어서 나랑 미도리는 차로 외출했다.
돌아오는 길, GS에서 연료를 넣고 그 김에 세차하기로 했다.
앞에 1대.
그 차가 기계의 정위치에 도착하자 옆에서 녹색의 물체가.

들실장들이다.
알몸인 녀석도 있다.
이상하구나 하고 생각했지만 금방 납득했다.
놈들은 기계에서 떨어지는 물로 더위를 식히고 몸을 씻고 있었던 것이다.
가끔 브러쉬에 쳐맞거니 작동부에 끼이거나 하긴 하지만.
기분 좋게 차 옆에서 물을 받거나, 차에서 떨어진 흙탕물 섞인 세제를 맛있다는 듯이 마시는 녀석도 있다.

"비참한 녀석들 데스우"

하고 미도리가 웃었다.

앞차가 끝나고 우리들의 차례.
정지 위치에서 차를 세우고 엔진을 끈다.
미도리가 다가온 녀석들을 창문 너머로 비웃고 있었다.

그리고 세차기는 땡볕이 내리쬐는 오후, 엔진을 끄고 가만히 있는 우리들의 차를 씻기 시작했다.

세차 후 땀을 폭포처럼 흘리며 창문을 모두 열고, 에어컨을 최대로 틀며 GS를 떠났다.

알몸의 실장 한마리가 그런 우리들을 보고 웃고 있었던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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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리와의 나날들 7

"헤에~ 이 아이가 미도리쨩? 잘 부탁해"

발랄하게 인사하는 여자친구에게 미도리가 한숨을 토하면서 중얼거린다.

"주인님, 이번에는 인간 암컷 데스카? 정말 이상한 것을 주워오는 건 그만두는 편이.. 뎃데데?"
"그 으뜸가는게, 너.라.고.미.도.리"

얼굴 옆을 주먹의 인지 부분으로 툭툭.

"아, 아픈 데스우. 진짜 아픈 데스우"
"아무튼 오늘부터 같이 살테니까"
"뎃? 데, 데스웅"
"뭔가 힘 없어졌어. 싫어하는 건가? 역시.."
"아냐, 이놈은 이제부터 배터지게 못먹으니까 싫어하는 거라고"
"오늘도 좋은 날씨 데스우"

창문에서 밤하늘에 가득한 별을 바라보는 미도리는 우리들의 결혼자금 저축을 위해 간식비가 삭감된다는 것을 통보받았던 것이다.

"납득가지 않는 데스우~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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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리와의 나날들 8

여자친구와 미도리, 그리고 친구들과 그 사육실장과 캠핑을 떠났다.

"오마에 마음에 들지 않는 데스우. 뭐가 폴리안나 데스우? 데프프픗"
"무슨 소리 데슷. 그쪽이야말로 카트린 따위 웃긴 데스우"

싸움을 벌이는 두마리를 본체 만체하고 카레용 양파껍질을 벗기면서

"저질스러운 녀석들인 데스우"

하고 중얼거리는 미도리.

하지만 그 후 카레를 훔쳐먹어 밧줄로 나뭇가지에 매달린 미도리였다.
그것을 보고 폴리안나와 카트린가 성대하게 웃는다.

"엣! 뎃즈우우웃"

너무나도 분해서 피눈물을 흘리는 미도리.
힘내 미도리.
복수할 기회는... 아마 없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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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리와의 나날들 9

최근 미도리의 취미는 발레다.
그래, 그 흰 타이즈 입고 춤추는거.
기회나 틈만 생기면 비디오를 보고 있다.

어느 날, 내 앞에 와서 배운 춤을 보여준다고 한다.
백조의 호수에 맞춰서 춤추는 미도리.

그러나 솔직히 말하자면 꼴볼견이다.

횡이동은 안짱다리로 바로 옆에 발을 뻗을 뿐이고,
예의 백조 포즈는 밸런스를 잃고 얼굴부터 얼굴에 쳐박으면서,
평가를 묻길래 대답했다.

"엥 그거 완전 백조의 호수가 아니라 돼지 여물통 하니냐?"

낡은 농담이었지만 미도리는 몸을 똘며 잠자리로 틀어박힌다.

'뎃승 뎃승... 오로로로~옹"

우는 미도리.
귀찮아서 때려서 조용히 시켰다.
적어도 옷이라도 입었으면 평가도 달라졌겠지만.
하지만 알몸으로 춤췄기 때문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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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리와의 나날들 10

"보쿠우 우후후후훗"
"뎃, 뎃, 데.. 데갸아아아아앗"

벌떡 일어나는 미도리.
아무래도 자고 있었던 모양이다.

"뎃.. 데에~ 꿈데스카? 재수 없는 데스우"
"보쿠우 우후후훗"
"뎃? 뎃! 데.. 데갸아아앗!"
"아, 일어난 모양이네"
"그러고보니 자실창 맡았다고 미도리한테 말했었나?"
"에? 당신 말 안했어"
"....뭐.. 괜찮겠지? 가위 맡아 놨으니까"

하지만 우리들은 몰랐다.
맡은 자실창이 격투기가 특기라고 하는 것을.

"보쿠우우웃"
"데갸앗 데갸앗 데기이이잇 데보오앗"

눈치챘을 때 미도리는 입에서 피거품을 물고 성대하게 빵콘하여 가사상태에 빠져 있었다.
그런 미도리의 배 위에서 자랑스러운듯 고고하게 오른손을 치켜들고 있는 자실창.
그 후 자실창은 미도리가 지린 똥의 뒷처리에 시달렸고, 이후에는 죽지 않을 정도로 힘조절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오늘도 미도리의 비명이 울리는 것이었다.

"보지말고 도와주는 데스우"
"싫어. 넘넘 재밌는뎅"
"뎃? 데에~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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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리와의 나날들 11

어느 날 직장에서 돌아가자 미도리가 알몸으로 원예할 때 사용하는 막대에 묶인 자그마한 양동이를 들고 서 있었다.
양쪽에는 물이 들어 있어 무거워 보인다.
손에 든 양동이는 하나를 놓으려고 하면 목이 죄이도록 연결되어 있다.

"헤에에~ 헤에에~"

살펴보자 혀에 화상을 입고 있다.
여자친구가 울어서 퉁퉁 부운 눈에다 의기소침하게 편의점 도시락을 내민다.

미도리가 여자친구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훔쳐먹은 모양이다.
냄비에 스푼을 넣고 반나절 동안 삶아 만든 비프 스튜를 입에 쓸어담은 것 같다.
그릇이 깨지는 소리와 뭔가가 뒤집히는 듯한 소리에 여자친구가 주방에 돌아오자, 거기에는 흩어지고 깨진 식기류와 엎어진 냄비.
그리고 비프 스튜를 잔득 뒤집어쓰고 신음하는 미도리가 있었다.
바로 옷을 벗기고 욕조에 넣어 물을 뿌린 것으로 전신화상은 면했지만 혀에 화상을 입고 말았다.

"내일 아침까지 반성해라"
"헤에~ 헤후에~"
"덴 혀는 잘라내면 재생하니까, 그것보다 내일부터 일주일간 하루에 한끼다"
"헤하아아! 헤히아아아~ 호호호오~옹 호호호~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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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리와의 나날들 12

"뎃데로게~♪ 뎃데로게~♪ 뎃데로..데갸앗!"

발에 차여 만세 포즈로 벽에 착 달라붙은 미도리.

"새꺄! 다른 사람 아이한테 섬뜩한 태교 하지마라고 임마!"

여자친구의 배가 커졌다.
내 눈을 피해 여자친구의 커다란 배를 쓰다듬으며 예의 노래를 부르는 미도리.
자신이 불임이기 때문에 부러운 거겠지.
얼굴이 평면이 되어 코피를 흘리는 미도리가 부럽다는 듯이 여자친구를 바라본다.

"그러고보니 왜 미도리쨩은 불임증이에요? 태어나서부터?"

미도리가 살짝 눈을 피한다.

여자친구가 '아차'하고 말하는듯한 얼굴을 한다.

그래서 나는 가르쳐 주었다.
옛날에 똑딱이 라이터로 자위에 열중하다가 무심코 스위치를 눌러버려 그 이후 총배설구에 뭔가 닿는 것을 무서워하게 된 것이다.
자위 버릇은 고쳐졌지만, 대신에 훔쳐먹는게 심해졌다.

"뭐~야. 순간 동정할 뻔 했잖아."

여자친구가 미도리를 노려본다.

"오늘의 닛케이 평균 주가는... 데뎃! 경기가 회복세 데슷!"

여자친구의 육아 잡지를 넘기면서 무마하는 미도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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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리와의 나날들 13

"텟츄우~웅♪ 텟츄우~웅♪"
"꺄꺄~"

아들을 어르는 자실장.

무사히 아들이 태어난 것과 동시에 미도리를 새끼를 낳았다.
아무래도 졸라대는 통에 한마리 뿐이라고 약속하고, 고생 끝에 출산했다.

꽃가루를 사용하는데 손을 빌려줬는데, 솔직히 떠올리고 싶지 않다.

한마리 무사히 태어났고, 나머지는 사산했다.

하지만 태어난 새끼는 어미 이상으로 현명하고 우수했다.
훈육도 단번에 기억하고 때때로 가끔 훔쳐먹는 미도리를 주의할 정도다.

"똑똑한 아이를 낳은 데스우"

라며 미도리는 기뻐했다.

"이봐 미도리. 저거 보이니? 네 새끼도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고"
"아 그래.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고 지켜봐주렴"
"제대로 키울테니까 안심하고 잠들렴"

엄숙한 우리들에게,

"뎃 데뎃. 와타시는 아직 죽지 않은 데스웃!"

입 주변이 먹다 남은 찌꺼기 투성이가 되어 나타난 미도리가 항의한다.

"또 훔쳐먹었구나? 미도리쨩"
"안심해라. 오늘을 네 제삿날로 해줄테니까"
"뎃! 데갸아아아아아앗..."
"야레야레테치. 마마도 질리지 않는 테치. 하지만 주인사마도 마마도 뭔가 즐거워 보이는 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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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리와의 나날들 14

여러분은 저것을 알고 있는가?
껌 장난감을.
그렇다, 뽑으려고 하면 철컥! 하고 손가락이 끼는 것을.
테이블 위에 부자연스럽게 놓아 둔 것이 이렇게까지 확실하게 낚여들 줄이야, 미도리.

"뎃갸아아 데갸앗 데갸앗 데갸아아아아아아!"

비명을 지르며 오른손을 휘두르며 뒹구는 미도리.
30분 정도 그러더니 "데에.. 데에.."하며 움직이지 않게 되어서 떼주었다.

"이게 서운하다면 훔쳐먹지 마라"

라고 말하는 나에게 고개를 끄덕거리며

"데에~엥 데에~엥 데엣쿠 데엣크 알겠는 데스웅 데엣크"

하고 대답하면서 끊어질 뻔한 오른손을 햝는 미도리.
이것은 효과가 있었던 모양이다.
당분간은 훔쳐먹지 않게 되었다.
일주일 후 다시 걸려들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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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리와의 나날들 15

아침부터 비가 눈으로 바뀐 날의 오후, 나는 미도리의 새끼 미도리코와 마당에 나왔다.

"텟츄우!! 새하얀 테치! 차가운 테치!"

처음 보는 눈에 미도리코는 크게 떠들어 댄다.
첫눈을 조심조심 만져서 감촉을 확인하거나, 발자국을 만들거나.
나도 함께 손가락으로 내린 눈을 뿌리거나, 눈사람을 함께 만들었다.
그러던 사이에 손이 차가워진 모양이다.
자꾸 손에 입김을 불고 있다.
나는 손을 비비고 미도리코의 손을 감쌌다.

'텟츄우우! 따뜻한 테츄"

손을 비비면 마찰로 따뜻해진다는 사실을 알고 이번에는 나의 손을 녹여주려고 한다.

"추워졌으니까 안에 들어가자"
"알겠는 테츄우"

안에 들어가면서 난로에 손을 대고 있던 미도리코가 문득 눈치챘다.

'마마는 어떻게 된 테츄?"
"...아!!"

완전히 잊어 버렸어.
예의 식탐 때문에 벌을 주고 있었던 걸.
급히 현관을 나온다.
거기에는 술집에 놓인 너구리 장식물처럼 아첨하는 자세 그대로 눈을 뒤집어 쓰고 얼어붙은 미도리가 있었다.
이래도 동사하지 않는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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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리와의 나날들 번외편

우리집 미도리는 이제 이빨이 자랐기 때문에 고형물을 줄 시기가 되었다.
하지만 아무리 가르쳐도 우유병으로만 마시려고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웃에게 폐를 끼치는 자실장 특유의 날카로운 울음소리로 울부짖는다.
거기서 나는 우유에 몰래 저압도돈파를 섞어봣다.

"텟츄~웅♪ 텟츄~웅♪ 텟츄... 텟? 테텟!"

그 자리에서 똥을 지린 미도리.
나는 불호령을 지르며 똥 더미에 미도리의 얼굴을 쳐박은 다음, 자로 엉덩이를 기절할 때까지 후려쳤다.
덕분이 젖병은 졸업했지만, 당분간 똥은 두려워하게 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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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리와의 나날들 16

조금 이르지만 집에서도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기로 했다.
문득 보자 미도리가 전구 장식을 몸에 감고 미도리코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나는 플러그에 콘센트를 꽂아봤다.
켜지는 전구 장식.
미도리코가

"텟츄~!! 마마 아름다운 테츄~!"

하고 크게 기뻐한다.
미도리도

"데, 뎃스우 당연한 일을 말하면서 어미를 놀리지 마는 데스우"

하며 수줍어하고 있었다.
아내가 된 여자친구도 아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이제 괜찮겠지하고 플러그를 빼던 때 '빠직'하고 소리가 났다.

"데뱌뱌뱌뱌뱌뱟...."

감전당해 픽 쓰러지는 미도리.

그러고보니 이거 일부 전선 껍질이 벗겨져서 누전되어 있었지.
경련하는 미도리로부터 전구 장식을 벗겨낸다.
장식을 다는 곳에서 멋졌다고 말하는 아내.
나는 옛날에 본 만화처럼 뼈가 환하게 비치지는 않는구나.. 하고 생각하면서 전구 장식을 고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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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리와의 나날들 17

"텟츄우우~~웃! 주인사마, 마마가 위험한 테츄우~웃!"

미도리코가 울부짖고 있다.
방 저편에서 미도리가 오로롱오로롱거리면서 저편을 바라보고 있다.
미도리코를 따라가자 실장용 화장실.
안을 가리키며 미도리카가 울고 있다.

"마마가 노란 운치 싼 테츄! 병이 든 테츄!"

분명히 노란색 색의 똥이 있다.
소동을 듣고 아내도 와서 들여다 보앗다.

"아아, 확실히 병이네"
"그러게, 큰일이네"

나의 국어책 읽기 대사에 미도리코의 얼굴이 더욱 파래진다.

아내에게 짓눌려 엉덩이를 노출된 미도리에게 나는 왠지 굵은 침이 달린 커다란 주사기를 들어 엉덩이에 바늘을 찔러 내용물을 주입한다.

"뎃갸아아아아앗아아앗아아아아아아아아!!"

이웃에게 폐를 끼치는 비명을 질러대며 정신을 잃은 미도리.
내용물은 그냥 희석시킨 영양제인데.

"어제 한박스 사왔는데 벌써 절반이나 없어졌어어..."

라고 아내가 말하면서 아직 떨고 있는 미도리코에게 깐 귤을 건네준다.

벌거벗은 엉덩이를 치겨든 채 거품을 물고 기절해 있는 미도리를 흘겨본 나는, 미도리는 옛날부터 감귤계의 소화능력이 약해 감귤을 너무 많이 먹으면 이렇게 된다고 가르쳐 주었다.
덧붙여 작년까지 매년 미도리 자신이 소란피우고 있었다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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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리와의 나날들 18

본가에서 몇종류의 감을 대량으로 보내줬다.
바로 하나 껍질을 벗기고 미도리 친자에게 주자,

"텟츄우! 아마아마하고 맛있는 테츄!"
"뎃스우~웅! 가을의 진미 데스우!"

라며 기뻐한다.
일단 그대로 먹을 수 있는 것은 자물쇠를 잠궈 방안에 두고 거실로 돌아오자 희극.. 아니 비극이.

미도리가 입을 막고 괴로워하며 뒹굴고 있었다.
옆에서 미도리코가 우왕좌왕하고 있다.

아아, 잊어 버렸네.

곶감 만드는 종류의 감은 그대로 먹으면 떫다.. 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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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리와의 나날들 19

미도리가 결벽증을 가진 부분이 있다.
똥을 눈 후, 종이에 냄새가 나지 않을 때까지 닦는다.
덕분이 종이의 사용량이 예사롭지 않다.
하루에 롤이 하나씩 없어진다.
당연히 가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나나 아내와 주의해도 듣지 않는다.
거기서 한가지 계책.

언제나처럼 일을 마친 미도리.

"오늘도 쾌변 뎃스우♪ 데~ 뎃? 데뎃! 휴지가 없는 데스우~웃!"

소리를 질러봐도 대답이 없다.
아무래도 거실에 있는 누구도 들리지 않는 모양이다.

"데~ 게다가 옷은 포기할 수 없는 데스우!"

잠시 후, 벅벅 씻어서 피부가 벗겨진 손을 숨기고 미도리가 돌아왔다.
웃음을 참으며 자신을 바라보는 우리들을 눈치챈 미도리는 뒤늦게 깨달은 모양이다.
그리고 그대로 잠자리에 기어들어가고 말았다.
미도리코가 멍하니 한마디.

"이것이 '불행'의 인과응보 테츄"

클리셰.. 듣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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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리와의 나날들 20

"좋아! 완성"

두번째의 수제 케이크는 스스로도 회심의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어머니상사마, 이 사람은 왜 이런 꼴을 하고 있는 테치?"

하고 십자가 장식을 가리키며, 거실에서 준비를 도와주고 있었던 미도리코가 찾아온다.

"그건요, 옛날에 나쁜 짓을 한 사람은 이런 식으로 처벌 받았던 거란다"
"테에... 그래서 그런 테츄카"

힐끔하고 거실 쪽을 바라보고 납득한 미도리코.
거실에는 첫번째 케이크를 훔쳐먹으려고 하다가 손을 삐끗하여 열굴을 쳐박아 망쳐버려, 얼굴은 크림으로 새햐얗게, 혀는 빨래집게로 찝힌 미도리가 십자가 모양으로 매달려 있었다.

당연히 며칠동안 먹이도 주지 않았고, 이후 요리중에는 현관에 사슬로 매달아 놓기로 했다.




미도리와의 나날들 21

"자, 여깄어."

"텟! 아이스크림 테츄우!"

마당으로 통하는 유리문 앞에 있는 미도리코에게 아이스크림을 내민다.
따뜻한 방에서 먹는 아이스크림 또한 별미다.

"따뜻한 데서 먹으니까 맛있지~?"

"텟츄ㅡ웅! 맛있는 테츄우!"

"그런데 아무리 맛있어 보여도 고드름은 안 돼."

"텟, 고드름이라고 하는 테치까?"

"그래, 게다가 오늘은 추워서 녹아도 금방 얼어버린다고. 저렇게."

미도리코가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마당을 바라본다.
그곳에는 양손과 혀에 고드름이 달라붙어 굴러다니는 미도리가 있었다.





미도리와의 나날들 22

명작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읽은 사람은 많을 것이다.
그중 한 구절로 고양이가 떡 때문에 혼쭐이 나는 장면이 있다.

그것과 똑같은 상황이 바로 지금 눈앞에 있었다.
양손에는 늘어난 떡이, 얼굴에도 달라붙어 오른쪽 눈을 막았다.
입에 있는 떡을 어떻게든 이빨로 끊으려고 하지만 탄력이 있어서 불가능하다.
삼키려고 해도 이빨에 달라붙어서 무리.
이리하여 구경꾼들을 즐겁게 해준 떡 춤은 미도리가 힘이 다해 쓰러질 때까지 계속되었고, 그 뒤 떡이 말라서 단단해질 때까지 방치되었다.

"데에~ 다들 매정한 데스우."

"함부로 집어 먹는 쪽이 잘못한 테츄. 반성하는 테치!"

딸에게 혼나는 미도리였다.





미도리와의 나날들 23

뭉친 눈이 내렸길래 마당 처마 밑의 눈을 이용해 눈 집을 만들었다.
그런데 눈의 양이 적어서 실장 친자용으로 했다. 의외로 안이 따뜻해서 친자가 매우 좋아한다.
아내가 귤과 핫 밀크와 과자를 갖다 주었다. 미도리는 정신없이 과자를 깨물고 있다.




눈보라가 쳐서 친자를 집안에 들인다.
미도리가 안에 두고 온 귤을 미련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다음 날, 아침부터 미도리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식사 시간이 되어도 마찬가지.
문득 마당으로 나가는 유리문이 열려있는 것을 깨달았다.
처마 밑에는 지붕에서 떨어진 눈에 무너진 눈 집이.
혹시나 해서 파내보니 아니나 다를까.
미도리가 귤에 손을 얹은 상태로 묻혀있었다.
어쩐지 '알 도둑'이라는 제목의 공룡 화석 그림이 떠올랐다.
못 본 것으로 하고 싶었지만 아직도 살아있고 자빠졌다.





미도리와의 나날들 24

요즘 미도리의 상태가 이상하다. 먹이를 잘 안 먹는 것이다.
그 식탐 실장 미도리가!
물어보아도 "아무것도 아닌 데스우." 라고 말하기만 한다.
아내가 걱정해서 의사에게 데려가려 했는데 힘껏 저항했다.
촉이 온 나는 미도리를 억누르고 턱을 찔러봤다.

"데갸아아아아ㅡㅡㅡ앗."

커다란 비명.
오른쪽 턱을 누르며 나뒹구는 미도리. 충치다.
이빨은 재생하지 않는다. 그래서 턱째로 잘라내 재생시킨다.
그동안 입원해서 링거 주사만. 양팔과 양다리를 고정하고 수술대에 올라,

"미도리는 4번째니까 마취 없어."

그 말을 듣자 창백해져 울부짖는 미도리의 소리를 들으며 나는 비용에 대한 생각에 우울해졌다.



미도리와의 나날들 25

"데에엥~ 잘못한 데스우. 다신 안 하는 데스우."

벌거벗은 미도리가 달려와서 내 다리에 매달린다.
그런 미도리를 안아 올려 스로잉으로 눈 속에 처넣는다.
푹.

"데풉, 데쟛. 차, 차가운 데스우. 아픈 데스우."

피눈물을 흘리며 눈을 헤치고 오는 미도리를 다시 휙.
방안에서는 미도리코가 아들을 달래며 우유를 주고 있다.
이것이 하필이면 아들의 우유병을 다 비워버렸다.
다행히도 예비가 있었지만 그래도 이젠 아예 신물이 난다.
미도리를 벌거벗은 채로 꽁꽁 묶고, 우유병에다 타바스코, 겨자, 와사비를 뜨거운 물에 녹여 입에 물려줬다.

기절하는 미도리.
도대체 어떡해야 식탐이 고쳐질는지.
요즘은 남편처럼 포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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