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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장가족의 겨울나기-살아남는것은 착한 실장석인가 분충인가

 

겨울————그것은 공원에서 사는 실장석들에 있어, 무척이나 혹독한 계절이다.

가을 동안 모아둔 나무열매 따위의 식량을 조금씩 소비하면서, 마른잎과 누더기천에 싸여, 친자끼리 몸을 맞대면서 죽기살기로 굶주림과 추위를 견디며 봄을 기다리는 것이다.
그러한 준비를 하지못한 요령없는 개체, 물자를 비축한다는 발상 자체가 불가능한 어리석은 개체는, 자연의 냉엄함 앞에 용서없이 그 목숨을 빼앗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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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공원에, 한 가족의 실장석이 있다.
친실장을 비롯하여, 한 마리의 자실장과 세 마리의 저실장인 가족이다.

친실장은 딱히 똑똑한 개체였던건 아니었지만, 자신의 어미에게서 겨울을 넘기기 위한 기본적인 교육을 받아두었기에, 제대로 식량과 그 밖의 준비를 빠뜨리지 않고 마쳐두었다.



「데에ー……오늘도 추운데스」

골판지하우스에서 친실장이 기어나오더니, 주위를 둘러보며 중얼거렸다.

분명히 눈은 쌓여있지 않았지만, 어제 부슬부슬 내린 비때문에 생긴 물웅덩이에는, 얇은 살얼음이 끼어있다.
이래서는 물을 길으러 간다해도, 물이 있는 분수까지 얼어있을지도 모른다.
혹시 그렇다면 물을 길으러 간다는것 자체가 뻘짓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다행히 어제 비가 내리기 전에 길어둔 물은 아직 남아있다.
친실장은 외출하는 것을 포기하고, 오늘은 하루종일 골판지하우스 안에서 딸들과 몸을 맞대고 지내기로 정했다.

「마마, 오늘은 어디 안 가는테치?」

골판지하우스 안에 돌아온 친실장에게, 잠을 깬 장녀가 묻는다.

「오늘은 닝겐상이 쓰레기를 버리는 날이 아니니까, 밥을 찾으러 가도 헛수고인데스. 괜히 움직여서 체력을 소모하는것 보다, 보존해둔 것을 먹으며 가만히 있는게 현명한 선택인데스」

친실장은 그렇게 말하면서, 장녀들이 멋대로 뒤지지 않도록 골판지를 깔아 숨겨둔, 식량 보관고인 구멍을 훔쳐본다.

괜찮아, 아직 몇 주 동안의 식량은 남아있어.

그렇다고는 해도, 아직 봄은 멀다.
어미에게 들은 겨울의 길이를 생각하면, 먹이를 얻지못하는 날이 이 이상 계속되는 경우, 장녀를 먹여살리는 것이 곤란할지도 모른다.

「데에……」

친실장은 고민하고있었다.
식량을 절약하기 위해, 이미 며칠간 별로 먹이지 않고있었다.

저실장에게는 자신들과 구더기 자신의 똥을 먹이고있기에 문제는 없지만, 한창 클 때인 장녀에게는 약간 고달플지도 모른다.

하루 정도는 양껏 먹여서, 영양을 듬뿍 보충하도록 해야하는걸까?

실장석의 허섭한 두뇌와 지식을 총동원해서, 친실장은 식량의 변통을 계산한다.

「데슷!」

이윽고, 친실장은 무언가를 결심한것 처럼 기합을 지르며 일어났다.



골판지하우스에서 2미터 떨어진 곳에, 친실장은 멈춰서있다.
통통하게 살진 저실장이 한 마리, 그 두 팔에 안겨있다.

「레? 마마, 어째서 우지쨩만 외출인레후?」

저실장은 팔 안에서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묻지만, 친실장은 대답하지 않는다.

친실장은 아무 말도 없이 저실장을 지면에 눕히고, 구더기가 입고있는 『포대기』라 불리는 옷을 홀딱 벗겨내었다.

「레엣? 마마, 뭐하는레후? 우지쨩 추운레후. 옷 돌려주는레후」

「통〜통한〜우지〜쨩은〜♪ 맛〜있〜는♪ 맛〜있〜는♪ 고〜기인〜데스〜♪ 모〜두〜의♪ 모〜두〜의♪ 고〜기인〜데스〜♪」

친실장이 저실장을 달래는 것처럼, 음정도 안 맞는 소리로 노래를 부른다.

하지만 그 가사는, 저실장에 있어 마음이 놓이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명백하게 자신의 목숨에 위기가 닥쳐왔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었다.

저실장은 이 노래를 알고있다.
자신이 어미의 뱃속에 있을 때, 몇 번이나 들려주던 노래이다.

쭉 잊고있었지만, 어미는 자신을 비상식으로 쓰기위해 낳은 것이었다!
어미가 지금까지 자신을 키워온 것은, 자신을 먹기 위함이었다!

「레, 레에에……」

저실장이 떨리는 목소리로 뭔가를 말하려고 하지만, 공포와 슬픔이 뒤섞인 감정이 가슴에 북바쳐 올라, 말이 나오질 않는다.

「마ㅁ————」

저실장이 간신히 「마마」라고 말하려고 하던 때, 친실장은 저실장의 꼬리를 쥐고, 그 몸을 공원의 덤불과 모래밭의 경계에 있는 경계석을 향해 힘껏 휘둘렀다.

 ———— 빠각! ————

「레뿟!」

경계석 모서리에 코가 부딛히자, 저실장의 얼굴이 『V』글자 모양으로 파인다.
친실장은 다시 저실장의 몸을 들어올리더니, 한번 더 경계석을 향해 휘둘렀다.

 ———— 퍼억! ————

「푸겟……」

이번에는 뒤통수가 부딛혔고, 저실장의 두개골은 산산히 부서졌다.

이 저실장은 처음부터 비상식으로 쓰려고 키워왔기에 친실장은 모유도 주지않았고, 자실장으로 성장하기에 필요한 영양낭을 가지고있지 않았기 때문에 머리통은 거의 비어있었고 위석이 미숙한 뇌의 기능을 일부 대행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머리통이 엉망진창으로 박살났음에도 불구하고, 문자 그대로 벌레같은 숨소리를 내면서 아직도 살아있었다.

「레……레삐……」

「데프프 ㅋㅋㅋ 오늘밤의 밥은 오랜만에 우지쨩의 고기로 하는데스. 장녀도 분명히 기뻐하는데스♪」

친실장은 자신의 새끼를 죽이는 것에 아무런 감흥도 가지지 않았고, 진심으로 오늘밤의 만찬을 생각하며 즐거워한다.

친실장은 죽기 직전인 저실장의 몸을 그대로 물어뜯어, 그 머리통을 으적 하고 씹어 삼켰다.

머리를 없앤것은, 그렇게하면 장녀가 눈 앞의 물체를 『바로 오늘아침까지 자신의 여동생이었던 우지쨩』이 아니라, 그냥 『고기』라고밖에 인식하지 않게되기 때문이다.
자신은 처음부터 세 마리의 저실장들을 비상식으로밖에 보지않았기에 문제 없지만, 상냥한 성격인 장녀가 충격을 받지않게 하기위한 배려였다.

그 날 저녁밥은 오랜만에 호화판이었다.

장녀는 처음에는 모습이 보이지않게된 여동생의 행방을 신경썼지만, 결국은 단순한 자실장이다.
오랜만에 고기를 맛보자 바로 그것으로 머리가 가득차게 되었고, 사라진 여동생 따위는 홀딱 잊어버리고 까불었다.



그로부터 며칠 후.

그 날은 오랜만에 좋은 날씨였고, 마치 봄이 한발 앞까지 와있는것 같은 따쓰한 날이었다.

「마마! 마마! 오늘은 무척 따뜻한테치! 오랜만에 밖에서 놀아도 되는테치?」

분명히 요 한 달 정도, 장녀는 거의 밖에 나오질 못했다.

「밖! 밖에 나가고 싶은테치!」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정도로 귀여워하는 장녀의 염원에, 결국 친실장도 굽히지 않을수 없었다.

「그렇게 나가고싶으면 괜찮은데스. 그래도 너무 멀리 가면 안되는데스」

「알겠는테치. 작은 우지쨩도 같이 데려가도 되는테치?」

「제대로 돌볼 수 있는데스?」

「괜찮은테치!」

그렇게 말하고, 장녀는 막내 저실장을 안고 밖에 놀러 나갔다.



그리고 그 날 저녁.

「데에에…… 늦는데스. 그 자, 대체 어디까지 놀러간데스?」

언제까지고 돌아오지 않는 장녀가 걱정이 된 친실장은 장녀를 찾아나서기로 했지만, 골판지 집에서 나와 겨우 몇 미터 되지않아, 금방 장녀를 발견했다.

「데엣!? 장녀! 어떻게된데스!?」

장녀의 옷은 너덜너덜했고, 여기저기에 상처를 입고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팔에 안고있는 저실장이 그 이상으로 너덜너덜했고, 두 눈이 뿌옇게 흐려진 채 입에서 혀를 축 늘어뜨린 모습으로, 이미 숨져있다.

「테에………마, 마마………마마ーーー!!! 우지쨩이! 우지쨩이이이이ーーー!」



몇 시간 후, 간신히 울음을 그친 장녀가 이야기한 전말은 이러했다.

장녀와 구더기가 공원의 모래밭에서 사이좋게 놀고있었는데, 인간의 어린이가 와서 갑자기 자신을 지분거리면서 장난치기 시작했다.

장녀는 어떻게든 여동생인 저실장을 지키겠다고 그 몸으로 덮어 보호하려고 했지만, 그게 인간의 어린아이에게는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이다.
인간의 어린아이는 타겟을 저실장으로 변경해서, 집요하게 장난을 쳤다.

장난친다고 해도, 육체가 연약한 실장석, 그것도 저실장에 있어서는, 힘조절을 모르는 어린이에게 장난을 당한다는 것은 폭력적인 린치를 받는 것이나 다름없다.
저실장은 실컷 장난을 당하고, 굴려지고, 휘둘러진 끝에, 모래밭의 지면에 내동댕이 쳐지면서 위석이 부서져 죽었다.

다음은 자신의 차례————
자실장은 죽음을 각오했지만, 그때 인간의 어린이의 모친이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저실장을 죽인 것에 만족한것인지, 인간의 어린이는 장녀를 방치하고 모친의 목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장녀는 시체가 된 구더기를 안고, 목숨을 건져 집으로 돌아온 것이었다.



「………테에에엑………마마……미안한테치……와타치때문에 우지쨩이………테에에엥………테에에에엥………」

흐느껴 우는 장녀의 얼굴을 쓰다듬으면서, 친실장은 말했다.

「데에에………고생한데스. 우지쨩은 안되었지만, 오마에 만이라도 무사해서 다행인데스」

실제로는 막내딸인 저실장은 식량으로 쓰기에도 애매한 사이즈였기에, 친실장은 그 죽음에 신경도 쓰지 않고있었다.

친실장에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장녀이다.
처음 하는 출산에서, 유일하게 제대로된 자실장으로 태어난 내새끼.
다른 새끼는 모두, 비상시의 식량으로밖에 쓸모가 없는, 덜떨어진 저실장이었다.

이 장녀만 무사하다면, 다른 구더기따위는 아무래도 상관없는 것이다.
친실장에 있어서, 구더기가 죽은것 따위는 『어차피 오늘도 구더기가 죽어서 고기가 되었을거라면, 며칠 전에 구더기를 잡을 필요는 없었던걸까? 아깝네』정도의 인식이었다.



그 날 밤, 친실장은 장녀에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죽은 저실장의 머리를 씹어삼키고, 그 고기를 잘게 찢어 장녀의 앞에 늘어놓았다.

「오늘의 밥은 또 고기로 하는데스. 이걸 먹고 기운내는데스」

「테츄〜웅♪ 맛있는 고기인테치♪ ……슬픈 일이 되어버린 우지쨩에게도 먹여주고 싶었던테치……」

자신이 지금 입에 넣고있는 것이 그 구더기의 고기라는 것을, 장녀는 전혀 눈치채지 못한다.

「데에에……정말로 오마에는 상냥한 자로 자라준데스」

친실장은 자랑스러운 장녀의 성장에, 무심코 눈물을 흘리며 기뻐했다.



그리고 그로부터 또다시 2개월 후의 어느 아침.

봄은 차근차근 다가오고있다.

자실장이었던 장녀는 이미 중실장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성장했고, 앞으로 조금만————봄을 맞을 즈음에는 성체실장이 될 것이다.

하지만 봄을 맞기 위해서는, 지금 한 번의 시련을 넘어서지 않으면 안된다.
모아둔 식량이 바닥을 드러내려고 하고있는 것이다.

친실장은 생각했다.
이렇게 되면, 마지막으로 남겨둔 저실장도 잡아서 식량으로 쓸수밖에 없다.

생각을 했으니 바로 실행에 옮긴다.
친실장은 마지막으로 남은 저실장을 안아올리고, 잠들어있는 장녀를 깨우지 않도록 살며시 골판지하우스를 나섰다.

전에도 했던것처럼, 저실장의 옷을 벗겨서 꼬리쪽을 잡고 휘두르기 좋게 만든다.
저실장도 아직 자고있어서 떠들지 않으니 다행이다.



장녀는 추위에 잠을 깼다.

주위를 둘러보지만, 모친도, 마지막으로 남은 여동생도 없다.
대체 어디로 가버린걸까?

걱정이 된 장녀는, 서둘러 골판지하우스에서 뛰쳐나왔다.



모친은 금방 찾을수 있었다.

골판지하우스 바로 코앞에 있었다.
그것도 여동생인 저실장도 함께였다.

하지만 어미의 상태가 왠지 이상하다.
게다가 여동생인 우지쨩은, 옷이 벗겨져 알몸이 되어있다.

「마마, 무엇을————」

장녀가 말을 걸려고 한 순간, 어미가 저실장의 꼬리를 잡고 휘두르고————

 ———— 빠각! ————

「레퓨악!」

저실장의 얼굴이 경계석에 부딛혀, 편평하게 뭉개져 납작하게 되었다.

「레……아………」

아직 숨이 붙어있는 저실장의 머리를 씹어 삼키기 위해, 친실장이 입을 쩌억 벌린다.
장녀는 벌벌 떨면서 그것을 보고있다.

『마마, 우지쨩에게 무엇을 하는테스? 그만두는테스!』
『와타시의 소중한 이모토챠에게 슬픈일을 하지마는테스!』

하고 싶은 말은 무엇 하나도 입에서 나오지 않았고————

 ———— 으적 ————

저실장의 머리통은, 어미에 의해 흔적도 없이 씹어삼켜졌다.

「데프프 ㅋㅋㅋ 이것으로 또 한동안은 밥 걱정이 없는데스. 이제 곧 봄이니까 그 자도 제 몫을 하는데스……기대되는데스♪」

그 순간, 장녀는 알게되었다.
자신이 지금까지 무엇을 먹으며 살았는가, 자신이 지금까지 무엇을 희생시키며 성장해왔는가를.

그리고, 모친이 말하길 상냥하다는 장녀는————

「테……………텟스아아아아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파킨!)

너무 큰 충격에 위석을 자괴시켜 죽었다.

「데엣!? 자, 장녀? 무슨일인데스우우!?」

모친이 새끼의 모습을 알아챘을 때, 장녀는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라고 해도 뺨까지밖에 손이 닿지않았지만) 두 눈에서 검은 눈물을 흘리며 선 채로 죽어있었다.

「데……데에에…………데샤아아아아앗!!! 장녀어어어어!!!!!?」

방금의 장녀의 비명소리에 뒤지지 않는, 친실장의 비통한 외침이 공원에 메아리친다.



꽃가루로 임신하는게 가능한 실장석은 봄에 새끼를 낳는 일이 많지만, 초가을에 출산하는 경우도 그와 비슷하게 많다.

봄에 낳는 새끼는 순수하게 자신의 유전자를 다음 대에 전하기 위해 키우는 새끼이지만, 초가을에 낳는 새끼라는 것은 처음부터 월동용 비상식으로 쓴다는 의미가 강하다.
그것을 생각하면, 덜떨어진 저실장을 비상식으로밖에 취급하지 않은것도, 그리고 그 고기를 먹여 자실장을 키운것도, 모두가 들실장으로써는 당연한 것이었고 무엇 하나 틀리지 않았다.
친실장이 딱히 분충인 것은 아닌 것이다.

친실장이 범한 치명적인 실수, 그것은 그저 한 가지 뿐.

장녀를 상냥한 실장석으로 키워버린 것.
다른 실장석따위, 모두가 고귀하고 귀여운 자신의 실장생의 초석일 뿐이라고, 당연하다는 듯이 생각해버리는 분충으로 키우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혹시 애호파에게 주워져 사육실장이 된다고 한다면, 그쪽이 옳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저 들실장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라면, 분충인 쪽이 생존율이 높은 경우도 있는 것이다.

「………오로로ー롱………오로로ー롱………」

선 채로 굳어 오브제로 변한 장녀의 시신 앞에서, 친실장은 언제까지나 흐느껴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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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공원에, 한 가족의 실장석이 있다.
친실장을 비롯하여, 두 마리의 자실장과 한 마리의 엄지실장, 그리고 무수한 저실장인 가족이다.

이 가족의 친실장은 골판지하우스 뒤에 자신도 간신히 빠져나올 정도로 깊은 구멍을 파서, 버려진 함석판으로 뚜껑을 덮은 후, 그곳을 화장실 겸 똥구덩이로 삼았다.

친실장이 그런 것을 만든 것은, 물론 깔끔떠는 개체라서는 아니다.
이 친실장은 무척 머리가 잘 도는 개체였기에 초가을에 낳은 새끼 중에서 저실장과 엄지실장은 깔끔하게 포기했고, 처음부터 겨울나기를 위한 비상식으로 쓸 생각으로 똥구덩이에 던져넣고 똥을 먹여 키우고있었다.

엄지실장의 키로는 구덩이를 기어오르는 것은 불가능하고, 똥이 내는 열 덕분에 안에 있는 구더기와 엄지가 얼어죽을 일도 없다.

실제로 저실장들은 그곳에서의 생활이 마음에 들어하는지, 친실장과 자실장들이 함석판을 치우고 똥을 쌀 때에도,

「밥 맛있는레후ー」

「운치 너무좋은렛훙♪」

「여기는 천국인레후?」

하는 교성이 들려왔다.

하지만 엄지실장은 그렇지 않았다.

「레챠아아아! 마마! 오네챠! 여기에서 꺼내주는레치이이이!!! 여기는 냄새나는레치! 더러운레치! 더 이상 운치먹는건 싫은레챠아아아!!!」

함석판이 치워져 모친과 언니의 모습이 보일때마다, 엄지실장은 소리높여 도움을 구한다.

하지만 친실장은 절대로 엄지실장을 끌어올려주거나 하지는 않는다.
엄지를 구덩이에 던져넣은것은 구더기들을 돌보게(주로 프니프니) 하기 위함이기 때문이다.

친실장에게 있어 엄지실장은 그것만을 위해 살려두고 있는 존재이기에, 구덩이에 떨구기 전 단계에서 일찌감치 독라로 만들어둘 정도였다.

언니 자실장들도, 똥투성이가 되어있는 여동생의 모습을 보고 가차없는 비웃음을 날린다.

「치프프 ㅋㅋㅋ 오늘도 고귀하고 귀여운 와타치의 운치나 처먹는테치♪」

「레챠아아아!」

「꼴사나운테치♪ 와타치 같으면 안 사는테치♪」

「……레에에엥! ……레에에ー엥!」

언제나 이런 식이다.

두 마리의 자실장은 자신들만이 특별한 존재라고 믿어버린, 전형적인 분충이었다.



그로부터 2개월 후.

지능이 높은 친실장이 확실하게 겨울나기 준비를 한 덕택에, 이 일가는 딱히 수가 줄어드는 일도 없이, 조금만 더 있으면 겨울을 넘길 수 있게 되었다.
모아둔 식량도 충분했기에 비상식으로 똥구덩이 안에서 양식하고있던 저실장들도, 결국은 한 마리도 소비하지 않았다.

그렇다기 보다, 친실장과 자실장들은 자신들이 매일 똥을 싸지르는 똥구덩이 안에 저실장들이 있다는것 자체를 거의 잊어버리고 있었다.
최근에는 똥구덩이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도 확연히 조용해졌기 때문이다.

어느 날, 이미 중실장이라고 불러도 될 크기가 된 차녀는, 똥을 싸기 위해 골판지 하우스 밖에 나왔다.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함석판을 치우고, 속옷을 내리고 뒤로 돌아 엉덩이를 구멍쪽으로 향한다.
그러자 구덩이 안에서 중저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뎃스우우아아…………………………」

「테에?」

차녀가 무슨일인가 구덩이 안을 엿보려고 한 순간, 갑자기 그 얼굴이 좌우로, 누군가의 손에 의해 쥐어졌다.

「테샤아아아앗!?」

차녀는 그대로 구덩이 안에 끌려들어갔다.

「테에에엣!? 테샤아아아앗!? 테……그, 그만두는테샤………그만……………」

구덩이 안에서는 뒤이어 비명과, 빠직빠직, 우드득 하는, 뼈가 부러지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지만, 이윽고 조용해졌다.



그 날 저녁.

「데에……차녀는 어디 간데스?」

먹이찾기에서 돌아온 친실장이 골판지하우스 안을 둘러보며 중얼거린다.

「차녀쨩은 방금 운치하러 밖에 나간테스」

「??? 돌아오면서 집의 뒤쪽도 보였던데스가, 차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던데스. 대체 어디로 가버린데스?」

친실장은 황급히 골판지하우스를 뛰쳐나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둘러보았지만, 어디에도 차녀의 모습은 없다.

「데에에…… 무슨 일이 생긴것인데스……호, 혹시 굶주린 독라에 공격당한데스? 아니면 학-대-파-의 닝겐에게 붙잡혀버린데스우우!?」

친실장의 초조함은 평범한 것이 아니다.

「데스웃! 장녀, 와타시는 차녀를 찾으러 다녀오는데스! 오마에는 절대로 여기에서 나가면 안되는데스! 알겠는데스?」

「아, 알겠는테스」

친실장은 장녀에게 그렇게 말하고는, 차녀를 찾기위해 골판지하우스를 나섰다.



그로부터 2시간이 경과했지만, 친실장은 아직도 돌아오지 않고있다.

장녀는 분부대로 골판지하우스 안에서 가만히 있었지만, 슬슬 변의를 느끼게되었다.

「테에에……배, 배가 괴로운테스. 그래도 마마한테 집에서 나가면 안된다고 이야기들은테스……그, 그래도……배가 아픈테스우우……!」

장녀는 배를 움켜잡고 어떻게든 견뎌보려고 하지만, 아무래도 몇 시간이나 견디고 있었기에 인내에 한계가 있다.

「이, 이젠 못참겠는테스우우………화장실에 가는 것은 집에서 떨어지지 않으니까 괜찮을……노카운트인테스!」

드디어 장녀는 제멋대로인 독자 규칙을 만들면서, 골판지하우스에서 뛰쳐나갔다.
그리고 즉시 집의 뒷편으로 돌아간다.

거기에서 장녀는 이상한 점을 알아챘다.

「테에? 뚜껑이 열려있는 채인테스……차녀쨩, 제대로 덮어두지 않았던테스?」

장녀는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그러고 있을 형편이 아니다.

속옷을 무릎까지 내리고, 구멍 쪽으로 엉덩이를 향하면서 쭈그려앉는다.

다음 순간————누군가에게 허리를 잡힌 장녀는 똥을 흘리면서 구덩이 안으로 끌려들어갔다.

「테햐아아아ーーー앗!!!!!」

그리고 그것을 목격한 자가 있었다.
마침 차녀를 찾다가 돌아온 친실장이었다.

「데에에에엣!? 자, 장녀어어어!?」

친실장은 「데엣스, 데엣스」하고 숨을 몰아쉬면서 필사적으로 달렸지만, 구덩까지는 20미터 가까운 거리가 있다.
눈으로 보이는 거리라고는 하지만, 발이 느린 실장석에 있어서는 인간의 200미터에 맞먹는다.

「테아아아ーーーー! 마마! 마마ー! 테……테햐………테히이이이ーーーー!!!!!」

구덩이에서 장녀의 비명과, 와득와득, 우득우득 하는 뼈를 씹고 부러뜨리는듯한 소리가 들려온다.

하지만 친실장이 구덩이에 도달했을 때에는, 이제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게 되었다.

「데, 데에에……」

친실장이 쭈뼛이며 구덩이에 다가간다.

이미 주변은 어두워져있었고, 구덩이 안은 완전한 칠흑의 어둠이 되어있어 아무것도 보이지않는다.

그리고 친실장이 구덩이의 바로 옆까지 다가간 순간, 안에서 실장석의 것처럼 생긴 녹색의 손이, 철퍽 하는 소리와 함께 나왔다.

「데햐아아아앗!?」

녹색의 손이 함석판 뚜껑을 치우고, 구덩이 안에서 거대한 무언가가 기어나온다.

그것은 온몸이 녹색의 똥투성이인 실장석이었다.

「데스우우우우우우……………」

성체실장인 친실장보다도 한참 크고, 똥투성이라 잘 알수는 없지만, 머리털도 옷도 없는 독라처럼 보인다.

그런 이상한 모습에, 친실장은 허리가 빠져 주저앉으면서 빵콘했다.

「데에에에엣!? 이, 이쪽으로 오지마는데스우우웃!」

친실장은 속옷 안에 싸버린 똥을 손에 쥐고 상대에게 던졌지만, 이미 똥투성이인 몸에 얼마간의 똥이 묻는다 해도 아무런 효과도 없다.

똥투성이 실장석은, 천천히 친실장에게 다가간다.
그리고 허리가 빠진 친실장 앞에 서더니, 똥투성이 얼굴에서 적색과 녹색의 눈을 번들거리며 입을 열었다.

「마마……」

「데, 데에엣!?」

「마마……어째서인데스? 어째서 와타시의 머리털과 옷을 가져간데스? ………어째서………어째서 와타시를 화장실에 떨어뜨린뎃스아아아아!!!!!?」

「데히이이ーーー!?」

그렇다. 구덩이 안에서 나온 이 실장석은, 과거에 친실장이 저실장을 돌보라고 똥구덩이 바닥에 던져버린 엄지실장이었던 것이다.



실장석이라는 생물은 자신과 동족의 똥을 먹으면서도 살 수 있다.

토끼나 친칠라 따위의, 일부 설치류도 똥을 먹는다고 알려져있지만, 그것은 내장의 소화력과 흡수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배설한 것을 다시 한번 섭취하여 영양을 낭비하지 않고 흡수하기 위한 행동이다.
그에 반해 실장석은 섭취한 음식을 거의 지체없이 똥으로 소화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똥을 먹는 것으로 몇 번이고 간에 그 영양을 로테이션할 수 있다.

보통이라면 똥은 소화할 때마다 그 영양소와 칼로리를 잃어가고, 결국 입에 넣어도 아무런 의미도 없는, 그냥 흙으로 변할테지만
실장석이라는 생물은 아무런 영양소도 없게 되어버린, 거의 무기질로 변한 똥을 먹어도 살아갈 수 있는데다, 심지어 성장하는 것 조차 가능하다.

그뿐 아니라 왠지 먹은것의 질량 이상의 똥을 싸지른다는, 질량보존의 법칙조차 무시하는 특성도 갖고있다.
그렇기에 사육할때 먹이를 하나도 주지 않아도 된다고 하는, 영구기관생물, 그것이 실장석인 것이다.



엄지실장은 똥구덩이 바닥에 떨어졌기에 계속해서 자신과 가족의 똥을 먹으며 살아왔다.

똥을 먹고, 먹은것 이상의 똥을 싸고, 또다시 그 똥을 먹는다.

그러는 동안에 친실장와 언니실장이 저실장을 가지러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주변에 있던 저실장들을 전부 먹어치웠다.

그렇게해서 영양이 농축된 저실장과 똥을 계속해서 먹으며, 영양이 부족한 나무열매와 건조된 식물만 먹고있던 언니실장들보다도 빠르게 성장했고, 친실장보다도 커다란 성체실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되었기에, 이제와선 똥구덩이에서 탈출하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원・엄지실장인 삼녀는, 탈출하기 전에 복수를 하겠다고 생각했다

자신을 독라로 만들어 똥구덩이에 던진 친실장, 그리고 도움을 구하는 자신을 비웃고, 똥을 뒤집어씌운 언니실장들.
엄지실장은 어두운 구덩이 바닥에서, 계속해서 그 원한을 갚는것을 생각해왔다.

「와타시는 이미 마마보다도 커다란데스……그러니까 마마보다도 강한데스. 마마도 오네쨩들도 똑같이, 와타시에게 먹혀 운치가 되어버리는데스우우우아!!!!!」

「데, 데데……데에아아아ーーー!!! 요, 용서해주는데스우우우!!!」

몇 초 후, 밤의 공원에 친실장의 단말마의 비명이 울려퍼졌다.



원・엄지실장인 삼녀는 친실장을 뼈까지 먹어치우고, 방금까지 자신이 갇혀있던 구덩이에, 한때 언니와 모친이었던 것을 푸드득 하고 쏟아낸 후, 그 구덩이에 함석판 뚜껑을 덮었다.

「데프……데프프프프 ㅋㅋㅋ 이제부터는 마마들이 운치 안에서 지내보는데스. 이것으로 와타시는 자유인데스! 세상은 와타시를 위해 존재하는뎃샤아아아!!!!!」

똥이 묻은 독라는 하늘을 위해 외치고, 저벅저벅, 힘있는 발걸음으로 어딘가로 떠나갔다.



삼녀에게 먹힌 친실장은, 딱히 어리석은 실장석인 것은 아니었다.

초가을에 낳은 새끼에서, 덜떨어진 엄지실장과 저실장을 비상식으로 똥구덩이 안에서 양식한다는 것은, 실장석의 세계에 있어 그리 드문 것이 아니다.
그러기 위한 설비를 제대로 갖출 지능을 가지고있었다는 점에서, 이 친실장은 어리석은 개체라기보다는 오히려 똑똑한 개체로 분류할 수 있을 정도였다.

친실장이 범한 치명적인 실수, 그것은 세 가지.

첫째는 엄지실장을 일찌감치 버려서 독라로 만들어버린 것.

둘째는 장녀와 차녀를, 여동생을 비웃으면서 원한을 사는 분충으로 키워버린 것.

그리고 결과적으로는 필요없었다고는 해도, 식량으로 준비했던 저실장들을 제대로 처분하기는 커녕 엄지실장의 상태를 살펴보지도 않고 그 존재를 완전히 잊어버린 것이었다.

혹시 친실장이 엄지실장의 머리털과 옷을 빼앗지 않았다면, 언니실장들의 욕설과 음험한 행동을 제지했다면, 그리고 가끔씩이라도 구덩이의 상태를 살펴보았다면, 결과는 바뀌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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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장석이라는 생물이 혹독한 겨울을 넘기는 것은 고생스러운 일이다.

현명한 개체이든, 어리석은 개체이든, 그리고 가족을 생각하는 개체이든, 가족을 생각도 하지않는 분충이든, 운명은 가차없이 실장석을 우롱한다.

살아남는 것은, 행운이 있었던 극히 일부의 개체 뿐.



여기는 어느 공원.

「데에에…… 자들이 모두 슬픈일이 되어버린데스………그래도 와타시는 좌절하지 않는데스! 다행히 금방 꽃이 피는데스! 그러면 또다시 새로운 자를 만드는데스!」

고개를 숙이고 터벅터벅 걸어오는가 싶더니, 갑자기 가슴을 펴고 하늘에 주먹을 들어올리는 성체실장이 있다.

「데햐햐햐햐! 자유인데스! 와타시의 삶에 봄이 찾아온데스우우!」

스케이트 선수처럼 빙글빙글 스핀을 하면서 나타난, 높은 텐션으로 까부는 더러운 독라 성체실장이 있다.

거기에————

「오? 벌써부터 분충 발〜견」

모히칸 머리에 가시가 박힌 어께패드라는, 세기말적인 패션을 걸친 한 명의 사내가 나타났다.

「데히이잇!?」

「오호, 좋아좋아, 역시 겨울나기를 마치고 희망에 차있는 분충이 가장 죽이는 보람이 있으니………까!」

남자는 들고있던 빠루같은 것을 독라의 머리에 내리쳤다.

「데페퓨아!」


「데햐아아아ー앗!!! 하, 학-대-파-의 닝겐인데스우우ー웃!?」

또 한 마리의 성체실장이 황급히 도망친다.

하지만 실장석의 둔중한 움직임으로는 인간의 걸음으로부터도 도망치지 못한다.

「놓칠까보냐!」

사내가 빠ー(생략) 을 골프클럽처럼 아래에서 퍼올리는 것처럼 스윙한다.

「페게아!」

성체실장이 총알같은 궤도로 공원의 나무를 향해 날아간다.

「데가앗……!」

「햣하ー! 역시 실장석 죽이는건 최에에에고야아아!!!」

모히칸 사내의 진심으로 기뻐하는 외침이 울려퍼지고, 겨울을 살아남은 실장석들의 새로운 지옥이 막을 열었다.



한 가지만 정정하도록 하자.

겨울의 굶주림과 추위에서 살아남은 개체가, 반드시 행운이 있었다고 단언할수는 없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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