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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님 가게



목을 파고드는 찬바람에 절로 두건을 고쳐매게 되는 어느 늦가을. 
후타바 공원 근처에 작은 가게가 생겼다. 
가게라고는 하지만 간판 같은 건 없다. 
다만 건물 벽면 위쪽에 설치된 스피커에서 낮시간마다 
<사육실장이 될 수 있는 가게입니다~ 누구나 환영합니다~ 콘페이토~ 스시~ 스테이크~ 푸드~ 
세레브~ 아와아와~> 
라는 전자합성음이 끊임없이 흘러나올 뿐이었다. 
학대파들이 휩쓸고 간지 얼마 지나지 않은 탓에 어느 하나 선뜻 나서려 하지 않았지만, 며칠 
씩 계속해서 들려오는 달콤한 말에 굴복한 건지 한 마리의 친실장이 자들을 데리고 조심스럽 
게 문 앞으로 향했다. 
친실장이 뭉뚝한 손을 문 앞으로 가져다대자 미처 노크를 하기도 전에 문이 스르륵 옆으로 미 
끄러져 열린다. 
"데스우?" 
의아해하며 발을 내딛는 친실장을 따라 자실장들도 가게 안으로 들어섰다. 가게 안은 바람만 
없을 뿐 온도 자체는 바깥과 다를 것 없이 제법 싸늘했다. 
마지막 한 마리가 문을 통과하자 문이 자동으로 닫혔다.
"마마, 와타치타치 이제부터 사육실장인 테치?" 
"그, 그런 것 같은 데스." 
"근데 왜 주인님이 안 보이는 테치?" 
"마마도 모르는 데스..." 
가게 안은 아무것도 없는 초라한 공간이었다. 천장에는 형광등과 스피커만이 덩그러니 붙어있 
고 방금 전 들어온 자동문과 마주보는 벽에 다른 문 하나가 있을 뿐이었다. 
<주인님 가게에 오신 여러분, 환영합니다. 부디 여기서 사육실장의 꿈을 이루고 나가시길 바 
랍니다.> 
"테챠아앗!" 
천장에 설치된 스피커에서 예고없이 전자합성음이 흘러나오자 겁많은 6녀가 빵콘하고 말았다. 
무미건조한 음성은 아랑곳하지 않고 설정된 문장을 읊어나갔다. 
<여러분은 이곳에서 원하는 주인님을 고를 수 있습니다. 앞으로 가면 갈수록 더 좋은 주인님 
을 만날 수 있습니다. 둘 이상의 실장석이 같은 주인님을 고르는 건 가능하지만 한 실장석이 
두 명 이상의 주인님을 한 번에 고를 수는 없습니다. 또한, 한번 앞으로 가면 다시 뒤로 돌아 
올 수 없습니다.> 
실장석을 배려한 건지 느릿느릿한 말투로 설명이 이어졌다. 
<그럼, 즐거운 쇼핑 되십시오.> 
그 말을 마지막으로 스피커 특유의 지직거리는 대기음이 끊기고 안쪽 벽에 달려있던 문이 스 
르륵 옆으로 열렸다.
"데에..." 
조심조심 문가로 향한 실장석 일가의 눈에 방 하나가 보였다. 구조는 지금의 방과 별 다를 바 
없었지만 한쪽 벽에는 불꺼진 액정화면이 붙어있고 그 옆에 모서리가 둥근 상자 비슷한 것이 
놓여있었다. 건너편 벽에는 또다른 문이 있었다. 
"여기서 주인님을 만나는 데스우?" 
스피커를 향해 묻지만 대답은 없었다. 
"데이..." 
친실장이 자실장들과 같이 아장아장 문턱을 넘자 다시 문이 닫히고 이번엔 벽에 붙은 스피커 
에서 음성이 흘러나왔다. 
<첫번째 방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데스우?" 
<여기서는 우마우마한 밥을 주고 아와아와한 목욕을 시켜주는 주인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스피커가 말을 멈추고 벽에 붙어있던 화면에 불이 들어왔다. 
화면에서는 사육실장이 녹색 실장푸드를 볼이 미어져라 먹고 있는 모습과 세면대에서 몸을 씻 
는 모습이 흘러갔다. 주인으로 추정되는 남자가 화면 한구석에서 그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 
고 있었다. 
"테에에! 와타치도 우마우마 원하는 테치! 아와아와 해주는 테치!"
한 자실장이 화면을 향해 달려들었다가 강화유리에 부딪혀 바닥을 뒹굴었다. 
"테챠아앗! 누구인 테치! 왜 막는 테치!" 
"삼녀, 이건 티비라고 하는 물건인 데스. 저 너머로는 닝겐상이라도 해도 갈 수 없다고 들은 
데스." 
분에 차서 울부짖는 자실장을 친실장이 조곤조곤 달랬다. 
<이 주인님에게 길러지시겠습니까?> 
모서리가 둥근 상자에 붙어있던 격자형 뚜껑이 덜컹 열렸다. 상자의 정체는 실장석 운반용 케 
이지였다. 
"테에에! 들어가는 테치! 길러줘도 좋은 테치!" 
"와타치가 먼저인 테치!" 
"잡아당기지 마는 테치!" 
<아니면 앞으로 가시겠습니까?> 
그 말과 함께 벽에 붙어있는 다른쪽 문이 열렸다. 
"오마에타치, 잘 생각하는 데스. 이 앞으로 가면 더 좋은 주인님이 있는 데스." 
"테치이?" 
"다른 주인님은 분명 방금 전보다 더 우마우마한 걸 주고 더 아와아와 해주는 데스." 
케이지 입구 앞에서 아웅다웅대던 자실장들이 급선회하더니 이번엔 문을 향해 달렸다. 친실장 
도 종종걸음으로 뒤를 따라갔다.
친실장이 마지막으로 들어서자 두번째 방의 문이 닫혔다. 이번에도 벽의 스피커에서 음성이 
나왔다. 
<두번째 방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여기에서는 좀 더 우마우마한 밥을 주고 아와아와한 목욕을 시켜주며 핑크색 실장옷을 사주 
는 주인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벽에 붙은 화면에서 핑크색 옷을 입은 사육실장이 알록달록한 푸드를 먹는 모습, 욕조 안에 
얕게 채워진 물에서 거품목욕을 하는 모습이 지나갔다. 
"테에엣!" 
<이 주인님에게 길러지시겠습니까?> 
케이지 문이 열렸지만 이번엔 아무도 앞으로 향하지 않는다. 
<아니면 앞으로 가시겠습니까?> 
덜컹, 하고 문이 열렸다. 
"데스!" 
"테치!" 
실장석들이 문을 향해 뛰어갔다. 세번째 방에 들어선 일가의 뒤에서 자동문이 닫혔다. 
<세번째 방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여기에서는 매우 우마우마한 밥을 주고 아와아와한 목욕을 시켜주며 더욱 아름다운 핑크색 
실장옷을 사주는데다 매일 놀아주는 주인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번 영상은 아까보다 조금 길었다. 프릴이 달린 핑크색 옷을 입은 사육실장이 콘페이토가 섞 
인 푸드를 집어먹는 모습, 주인과 같은 욕조에서 거품 목욕을 하는 모습, 방에서 주인과 공을 
주고받으며 놀고 있는 모습이 지나갔다. 
<이 주인님에게 길러지시겠습니까?> 
화면이 꺼지고 케이지 뚜껑이 열렸지만 들실장 일가는 다음 문장이 흘러나오기도 전에 네번째 
방의 문을 향해 달렸다. 
문이 닫히고 다시 전자음이 흘러나왔다. 
<네번째 방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여기에서는 가장 우마우마한 밥을 주고 아와아와한 목욕을 시켜주며 화려한 실장옷을 사주는 
데다 매일 놀아주는 건 물론, 밤에는 듬뿍 사랑해주는 주인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실장드레스를 갖춰입은 실장석이 전용 탁자 위에 놓인 스테이크를 집어먹는 모습, 실장석 사 
이즈의 도자기 욕조에서 몸을 씻는 모습, 짓소카를 타고 넓은 방 안을 빙글빙글 도는 모습, 
불꺼진 침대 위에서 주인과 입을 맞추는 실루엣, 검은 머리카락의 자실장에게 자장가를 불러 
주는 모습이 지나갔다. 
"데에에에엣!" 
잔뜩 흥분한 친실장이 콧김을 뿜으며 케이지를 지나쳐 다음번 문을 향해 뛰어갔다. 
"마마 치사한 테치!"
"같이 가는 테치!" 
"마마가 발정난 테챠앗!" 
마지막 자까지 헐레벌떡 따라들어오자 문이 저절로 닫혔다. 전력질주한 탓에 모두들 헐떡이고 
있었다. 잠시 숨을 고른 실장석들이 화면 앞에 옹기종기 모여들었다. 하지만 영상도 음성도 
흘러나오지 않았다. 
"왜 티비가 안 나오는 데스우?" 
"여긴 어떤 주인님이 있는 테치?" 
"다른 문이 없는 테츄우..." 
벽에 붙은 스피커를 향해 말을 걸지만 대답은 돌아오지 않는다. 
시무룩해진채 화면을 바라보고 있는데 갑자기 화면이 깜빡거리더니 이내 불이 들어왔다. 
"테에! 나오는 테치!" 
흥분한 실장석들이 화면에 가까이 달라붙었다. 어떤 굉장한 우마우마와 아와아와가 있을지 눈 
을 빛내면서. 
하지만 적록색 눈에 비친 건 기대와는 다른 광경이었다. 
화면 안에서 들실장으로 추정되는 지저분한 실장석 일가가 작은 방 안을 어지러이 뛰어다니고 
있었다. 아홉 마리 모두 부풀어오른 초록색 팬티를 질질 끌고 있었다. 
잠시 후 방의 문이 열리더니 한 남자가 들어왔다. 남자는 다리 사이로 빠져나가려던 자실장을 
짓밟은 것을 시작으로 방 안의 실장석들을 한 마리씩 잡아죽이기 시작했다.
화면 앞의 실장석 일가는 넋이 나간 모습으로 학살의 현장을 지켜보고 있었다. 
화면 곳곳에서 실장석들이 빠루와 토치에 파괴당하고 죽어갔다. 무음 영상임에도 불구하고 화 
면 너머로 비명소리가 들려오는 것만 같았다.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자실장의 머리가 터져나가 
는 것과 동시에 영상이 일시정지됐다. 
그제서야 일가 전원이 빵콘했다. 
"테챠아아아앗!!" 
"왜 이런 걸 보여주는 테챠아앗!" 
"주인님은 어디인 테치! 푸드! 스테이크! 스시! 내놓는 테챠아아앗!" 
방금 지나간 학살 영상에 실장석들의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모두들 혼란에 빠져 우왕좌왕하는 
가운데, 영리한 장녀가 친실장의 옷깃을 꾹꾹 잡아당기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마마... 티비에 나온 여기... 지금 와타치타치가 있는 방... 아닌 테치...?" 
"뎃" 
한순간, 일가 전원이 제자리에서 얼어붙었다. 
"데에에에에?!!" 
"테에에에에?!!" 
부륏부뤼륏 하는 소리와 함께 모두의 팬티가 한층 더 부풀어올랐다. 
"나가는 테치! 도망가야 하는 테치!"
"문이 열리지 않는 테치! 어쩌면 좋은 테치!" 
"테츄웅~ 어서 열리는 테츄웅~ 와타치를 내보내는 테츄웅~" 
"뎃! 오마에타치도 어서 애교하는 데스! 뎃스웅! 뎃스웅! 뎃스으우우우우우우우웅!!!" 
"테츙!테츙!테츙!테츙!" 
실장석들이 미친듯이 손을 턱에 붙였다 떼며 머리를 까딱이지만 몇십번, 몇백번을 반복해도 
문은 꿈쩍하지 않는다. 
<치지지지- 끼이이이잉-> 
줄곧 침묵하던 스피커에서 갑자기 전자음이 울렸다. 
"테챠아아앗!" 
"데샤아아악!" 
아첨에 여념이 없던 일가 전원이 날카로운 소음에 귀를 붙잡으며 빵콘했다. 
<마지막 방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전자음은 여전히 차분한 어조로 말을 잇는다. 
<이 방은 실장석의 욕심엔 끝이 없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서 만들어졌습니다. 여기까지 온 분 
충들은 모두 지옥으로 가시길.> 
그 말을 끝으로 닫혀 있던 자동문이 열리고 손에 빠루를 든 남자가 걸어들어왔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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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을 파는 가게>라는 유머 패러디인 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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