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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날에

 

공원에서 자실장 한 마리가 자기 키만한 꽃 한 송이를 안고 달리고 있었다.

"마마, 마마! 엄청 이쁜 꽃 찾은 테치~!"

좋아하는 마마에게 주려고 한눈팔지도 않고 하우스를 향해 달리는 자실장.
머릿속에는 꽃을 보고 기뻐하는 마마의 얼굴.
그리고 마마에게 안겨 머리를 쓰다듬어지는 자신의 모습이 있었다.

"마마~! 마...마? ...테에?"

수풀에서 꺾어 마침내 하우스가 보이자 자실장의 다리가 멈췄다.
10미터 정도 앞에 있는 자신들의 하우스.
그 하우스를 향해 커다란 닝겐이 몇 번이나 굵은 나무막대기를 내려찍고 있다.

"분충이! 네놈의 새끼 때문에 저녁에 디저트 못 먹었다고!"

닝겐은 고함을 지르며 막대기로 하우스를 마구 두들기고 있다.
실장석에게는 튼튼한 골판지 하우스도 닝겐에게 걸리자 여지없이 자실장의 눈앞에서 순식간에 찌부러지고 무너져간다.
적색과 녹색으로 조금씩 물들어가는 와중에, 안쪽에서 흐릿한 신음이 새어 나온다.


눈앞의 참사를 이해하지 못하고 넋 나간 듯 멀거니 서 있는 자실장.
닝겐이 문득 돌아보자 눈이 마주쳤다.
쳇하고 혀를 찬 닝겐은 자실장이 든 꽃에 눈길을 준다.
그리고 자실장과 하우스를 번갈아 보고 씨익 웃더니 들고 있던 막대기를 힘차게 하우스에 찔러넣었다.

"데갸앗."

희미한 소리지만 뚜렷하게 들렸다.
닝겐은 그대로 자실장에게 다가가 태연하게 그 옆을 지나쳐 떠나간다.

"............"

자실장은 닝겐을 보고 있지 않았다.
그 시선은 변해버린 하우스에 줄곧 머물러 있었다.

".........마, 마?"

잠시 후 자실장이 간신히 목소리를 낸다. 그 손에서 꽃이 툭 떨어졌다.
한 번 말문이 트이자 목소리는 그치지 않았다.

"챠아아아아아!!! 마마아ㅡㅡㅡㅡㅡ앗!!!"

자실장은 미친 듯이 외치며 하우스로 뛰어간다.


"마마!! 마마아ㅡㅡ!! 괜찮은 테치이이!!?"

원형이 남지 않을 정도로 엉망이 된 하우스를, 눈물을 흘리며 토닥토닥 때리는 자실장.
너무나 불길하고 기분 나쁜 냄새, 그렇지만 좋아하는 마마와 비슷한 냄새가 감돌고 있다.
게다가 어쩐지 오네챠의 냄새도 섞여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그럴 리가 없다. 오네챠는 지금쯤 행복한 사육실장이 되었을 것이다.
몇 번이나 마마에게 닝겐한테 탁아를 해달라고 졸라 어제 간신히 받아들여져 그토록 기뻐했으니까.
그런 것보다 마마다. 좋아하는 마마는 틀림없이 이 안에 있다.

"테에에엥! 마마! 마마아! 마마아아ㅡㅡ!!"

자실장은 울부짖으며 하우스 주위를 뛰어다닌다.
그러나 하우스는 완전히 무너져서 안에 들어갈 수 없고, 몇 번을 불러도 마마의 대답은 없다.

ㅡㅡ그리고 자실장은 보고 말았다.
하우스 아래에서 새어 나오는 마마의 냄새가 섞인 불길한 적록색의 액체를.

"............테에에에."

어린 자실장이지만 본능적으로 이해해버렸다.
이 안에 있는 마마와 이제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다는 것을.


"마마...마아마아아......테에에에에~~~~~엥!!!"

자실장은 그 자리에 무릎을 꿇고 오열하기 시작했다.
좋아했던 마마는 아마도 이제 없다.
더는 웃어주지 않는다. 기뻐해주지 않는다. 껴안고 쓰다듬어주지 않는다.

"마마아아아아아아아!!!!!"

태어난 지 한 달도 안 된 자실장에게 그 충격은 너무나도 컸다.

(어째서 테치. 어째서 테치? 와타치는 마마가 기뻐했으면 해서 이쁜 꽃을...)

잠시 흐느끼던 자실장은 문득 자신이 꺾어 온 꽃을 떠올렸다.

ㅡㅡㅡ그 꽃은 마마를 위한 꽃ㅡㅡㅡ

자실장은 피눈물을 흘리면서도 천천히 일어서서 물기 띈 눈으로 주위를 둘러본다.
꽃은 떨어졌을 때 그대로 땅 위에 덩그러니 있었다.

(마마... 이쁜 꽃 찾은 테치이... 마마한테... 주는 테츄...)

멎지 않는 눈물을 닦으며 자실장은 꽃을 향해 걸어간다.
그 머릿속에서는 작별인사도 못한 다정한 마마와의 추억이 떠올랐다가 사라졌다.


1미터를 남기고 걸어왔을 때 갑자기 옆에서 나타난 작은 닝겐이 꽃을 주워 올렸다.

"...테에?"

꽃을 손에 든 어린 소녀는 어안이 벙벙한 자실장에게 눈길 한번 안 주고 저쪽으로 뛰어간다.





"...테챠아아아아!!? 그건 와타치의 꽃 테치이이! 돌려줘, 돌려줘 테치이이이!!"

꽃을 빼앗긴 것을 깨달은 자실장은 울부짖으며 소녀를 뒤쫓았다.
그러나 아무리 어린 소녀지만 자실장의 다리로 따라잡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돌려줘 테챠아아아!!!! 그건 마마한테 줄 소중한 보물..."

쿵!!!

"찌이."

"분충일가 구제 완료."

남자는 신발 바닥을 땅에 비비고 그대로 콧노래를 부르며 떠나간다.
그 너머에는 조금 전의 소녀가 어머니에게 꽃 한 송이를 내밀고 있었다.

"엄마ㅡ! 이거 어머니의 날 선물! 이쁘지ㅡ!"

그렇다. 공교롭게도 그 날은 인간들이 기리는 '어머니의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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