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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장 복지원

 

20XX년, S시는 공원에 실장 복지원을 열겠다는 발표를 하였다. 실장 복지를 통해 관리가능한 개체의 수를 늘림으로써 공원에서 발생하는 말썽을 줄여보겠다는 계획이었다. 똥벌레에게 세금을 낭비한다는 여론이 있었으나 실제로 실장석의 투분이나 탁아문제가 줄어들며 성공적인 정책으로 평가받아 많은 공원에 실장 복지원이 확대되게 되었다.

S시 D공원. 공원 내 실장 모두는 팔찌를 차고 있다. 팔찌는 이 실장석이 복지원에 등록한 실장임을 나타내는 표식으로 이들을 유인하는 행위는 벌금에 처한다. 푸드로 유인하려고 해도 복지원 실장석은 육류섞인 푸드를 지급받기 때문에 어지간한 제품으로는 쉽게 유인되지 않았고 오히려 관리자에게 신고하는 경우도 있었다. 간식을 뿌려도 뭔가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이기도 하고, 몇번의 신고와 벌금 끝에 지금은 애호파던 학대파던 팔찌를 찬 실장석을 거의 건드리지 않는다.

물론 정책 초기에 인간은 신뢰할 수 없다면서 복지원에 등록하지 않은 녀석들이 있었지만 이들 다수는 학대파들의 타깃이 되어 사라졌다. 인간을 믿을 수 없다는 판단은 일견 현명해보였으나 그만큼 보호받지 못해 자신의 목을 조를수도 있다는것은 실장석으로서는 생각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나마 학대파의 눈에 띄지않고 살아남은 녀셕들도 있었으나 어느날 복지원에서 팔찌를 차지 않은 실장석들을 보거든 신고하라는 영상을 틀어주고 나서 공원에는 팔찌를 찬 실장석만 남게 되었다.

복지원에 등록한 실장석은 기본적으로 식량과 거주할 방을 배정받을 수 있다. 먹을것과 잘곳이 해결되어 할일이 없어진 실장석들은 대개 공원을 배회하거나 꽃밭 근처에서 뒹굴대곤 하였다. 종종 공원 밖으로 나가는 녀석들도 있지만 다신 돌아오는법이 없었으므로 지금은 다들 공원 내에서 시간을 보낸다. 제멋대로 말썽을 일으켰다가 추방되어 자들을 모조리 잡아먹고 길에서 비참하게 아사하는 영상을 간간히 틀어주기에 지나가는 인간에게 콘페이토를 요구하긴 하지만 들어주지 않는다고 해서 투분을 하거나 하는일은 적다.

생각이 있는 일부는 땅에 떨어진 쓰레기를 주워 쓰레기통 근처에 모아두곤 한다. 실장석들 사이에서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일을 하면 '당첨'확률이 높아진다는 소문이 돌았는데 이를 들은 실장석 몇몇이 모여 할일도 없으니 이거라도 하자면서 시작한 일이었다. 한녀석은 자신은 자도 따로 키우지 않고 쓰레기도 열심히 주웠으니 이번엔 당첨이라며 호언장담한다.

쓰레기를 줍던 중 한 친실장이 산기를 느낀듯 급히 어디론가 뛰어간다. 친실장이 향한곳은 화장실이 아닌 출산소라고 불리는 건물이다. 이제는 공원 변기가 전부 신식변기로 교체되어 사용하기도 힘들거니와 출산소는 실장석이 접해왔던 차가운 변기와는 차원이 다르다. 미약한 온기가 있는 물은 태어나는 자들은 물론 친실장에게도 부담없는 출산을 가능하게 하고 조명과 음악은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불편한점은 복지원 실장석들은 정해진 숫자 이상의 자를 키울 수 없기 때문에 이번에 낳을 자들은 자신과 함께 할 수 없다는 것 뿐이었다.

원하지 않는 자나 정해진 숫자 이상일 경우 그대로 구멍으로 흘려보내면 된다. 출산방에 설치된 모니터에서는 자실장이 구멍에 들어가 워터슬라이드를 즐긴 끝에 애호파 인간을 맞아 사육실장으로 변모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홈쇼핑 광고처럼 연속해서 재생된다. 덕분에 다른 자매를 핥기를 기다리는동안 영상을 시청한 자실장이 친실장이 말릴틈도 없이 구멍 안으로 뛰어드는 경우도 있고 자신이 기르는 자 없이 낳는대로 흘려보내는 친실장도 있다.

친실장은 어차피 흘려보낼 아이들이지만 우지챠 상태로 닌겐노예를 맞으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정성스레 점막을 핥아준다. 점막이 제거된 우지챠들은 모두 건강한 자실장이 되었고 친실장은 작별을 고하며 하나하나 안아주었다. 갑작스런 이별이었지만 친실장이 동생들을 핥는동안 영상을 시청했던 자실장들은 오히려 반기는 눈치다. 친실장도 자는 '당첨'된 이후에 가득가득 낳으면 된다는 생각이므로 부담없이 버튼을 눌러 자실장들을 구멍안으로 흘려보냈다.

아이들을 구멍 안으로 내려보낸 친실장이 방 밖으로 나오자 자실장들과 함께 출산소 밖으로 나가는 일가가 보인다. 첫 출산의 자식을 데려가는가 싶지만 이미 팔찌를 찬 자실장이 섞여있고 보통 허가되는 숫자보다 많다 싶은것이 뭔가 불안하게 하는 뒷모습이다. 아니나다를까 친실장이 출산소 바깥으로 나오니 관리인에게 조사받는 방금의 일가가 보인다. 정책 초기에는 자를 많이 가진 채 등록한 일가의 수가 많아 검문이 번거로웠지만, 정책이 어느정도 정착된 지금은 정해진 숫자 이상의 자를 데리고다니는 친실장을 검문하면 바로 걸리는 수준이다. 다수의 자실장을 기를 수 있게 허락된 일가는 공원마다 단 세 일가뿐이라는것은 관리인들만의 비밀이다.

관리인은 일가의 친실장에게 추방을 통보한 다음 팔찌를 압류하고 오른쪽 귀 끄트머리를 잘라낸다음 지졌다. 일가에 대한 연좌제를 묻지 않는것이 원칙이고 친실장의 몰락을 본 자실장들은 복지원 정책에 순응하는 경우가 많기에 이미 팔찌를 가진 자실장은 내버려둔다. 닫혀버린 미래에 대한 절망과 귀의 고통때문에 일가가 울부짖기 시작하자 주변의 실장석들이 자리를 피하기 시작한다.

추방된 실장석의 평균 생존기간은 1주에 수렴한다. 보호받지 못하는 실장석들이 사냥당하는 판에 복지원에서 쫓겨난 실장석은 그간 편히 살아왔기에 반응하는 맛이 좋아 학대파의 고가치 표적이다. 특히 겨울에 쫓겨난 실장석은 학대파 커뮤니티 안에서 고가의 경매끝에 거래된다고 한다. 이를 증명하듯 직원의 다음 순찰시간 때 녀석이 있던 자리에는 친실장이 울부짖으며 흘렸던 운치와 울고있는 팔찌 자실장 이외에 어떠한 흔적도 찾아볼 수 없었다. 직원은 어두워지기전에 복지원에 돌아오지 않으면 너희들도 그리될 수 있다는 말만 남기고 순찰을 계속하였다.

출산소에 다녀온 실장석이 복지원에 돌아오니 좋은일이 기다리고 있었다. 관리인이 방금 개인실이 비었으니 일가를 이동시키라고 통보한 것이었다. 복지원 규칙을 이해하고 자제하는 성체들과는 달리 자실장들은 사소한 시비로 싸우기 일쑤였고 자실장들의 싸움이 성체간의 싸움으로 번지면서 추방된 일가가 한둘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제껏 단체실에 살았던 친실장으로써는 가슴을 쓸어내릴수밖에 없었다. 도착한 개인실은 약간 좁긴 하지만 '당첨'되면 넓디넓은 방안에서 수많은 자들과 함께 살 수 있기때문에 친실장은 괘념치 않았다.

다음날이 되니 복지원 전광판 앞은 흥분한 실장석으로 가득하다. 오늘은 실장석들이 기다리는 '당첨'의 날이다. 전광판에 뜬 숫자와 자신의 팔찌에 써있는 숫자를 비교하며 일희일비한다. 당첨된 실장석 일가는 이제까지 착하게 지낸 보상으로 부자닝겐의 집에서 사육된다는 것이다. 당첨된 친자실장들은 관리인의 안내에 따라 다른 방으로 안내된다. 이번엔 쓰레기를 주우며 자신의 당첨을 호언장담하였던 녀석도 있다.

당첨자들이 도착한 방엔 김이 모락모락 나는 물이 준비된 목욕탕이 있었다. 사육주를 맞기 전 몸을 깨끗이 해야한다는 방송에 모여있는 녀석들은 모두 옷을 벗고 몸을 씻기 시작한다. 목욕탕에도 모니터가 설치되어 있고 화면에서는 해변에 누워 느긋하게 햇살을 즐기는 실장석 등 앞으로 살아갈 사육실장의 삶이 끊임없이 송출되고 있다. 목욕이 끝나는 대로 문앞에 서라는 방송에 다들 줄을 서기 시작한다.

자신의 차례가 된 호언실장이 문앞에 섰다. 옷은 사육주가 이미 세레브한것으로 마련해놓았다고 하였기 때문에 앞선 녀석들이 한것처럼 문 옆의 구멍으로 주저없이 버린다. 문이 열리자 컨베이어 벨트 위로 올라간다. 벨트에서 이동하는동안에도 방송에서는 앞으로 어떤 세레브한 생활을 할지에 대한 설명이 흘러나오고 한껏 도취된 실장석이 행복회로에 빠질 때쯤 녀석은 강렬한 전기충격에 의식을 잃었다.

처리장에 컨베이어 끝에 도달한 실장석들이 떨어진다. 인간직원은 능숙하게 성체실장은 해부하여 뼈와 기타 장기들을 들어내어 버리고 고기만 분쇄기로 던져넣고 자실장 이하는 그대로 넣는다. 행복회로에 다다랐을때 전살시키는것은 먼길떠나는 실장석을 위한 마지막 배려다. 잘게 분쇄된 고기는 기타 음식물 쓰레기와 뒤섞여 푸드가 되어 복지원 실장석들에게 공급된다.

성체의 고기가 갈려들어가는 와중 반대편 라인에서 독라의 자실장, 엄지실장, 구더기 등이 분쇄기로 떨어진다. 최근엔 송홧가루가 날리는만큼 임신하는 녀석들도 많고 당연히 출산소에서 이곳으로 떨어지는 새끼들도 많다. 알러지가 있는 직원은 지긋지긋하다는듯이 재채기를 한번 하고는 다음 실장석을 해체하기 시작하였다.

출산소에서 내려온 새끼들을 독라로 만드는 작업은 마찬가지로 독라인 성체들이 진행중이다. 보건소에 버려져 폐기직전인 사육실장들을 데려와 죽음 또는 봉사중 선택하게 해여 일꾼으로 써먹는것이다. 반항하거나 태업하는 자는 직원에게 산채로 분해되는, 복지원 실장석만도 못한 최후를 맞게되기에 다들 묵묵히 작업을 수행하며 유일한 오락거리인 자실장, 엄지실장들이 지르는 비명, 탄원 및 목숨구걸을 즐긴다.

따로 모인 모발과 옷가지는 별도의 세척 후 압착하여 착화제로 만드는데 불이 어찌나 잘붙는지 캠핑용품으로 인기다. 직원이 압착기에 모발과 옷들을 집어넣는동안 다른 직원이 착화제 봉투를 가져가기 위해 처리소로 들어오며 분해담당 직원에게 인사한다. 당첨되지 못해 시무룩해진 복지원 실장석들을 위해 야외에서 바베큐를 구워준다는 모양인데, 이말을 들은 노동석들은 작게 떨며 우는소리를 낸다. 실장석들이 좋아하는 부드러운 바베큐 고기는 누구의 고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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