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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멸의 힘 (마루카지리 マルカジリ)

 

사육실장 보호법 제4조
【어떠한 자이든, 사육실장석을 이유없이 파손 또는 사망시키는 경우.
 금고 3년 미만 또는 벌금300만엔 이하의 형에 처한다…】

그야말로 별 것 아닌, 단순한 문자의 나열.
이런 읽기 힘든 농담 같은 소리를 하고 있다니 그야말로 어떻게 된 것이다.
그러나 아무것도 아닌 이 문자들의 나열이 법의 끄트머리에 덧붙여지고 나서부터 
이 세상은 왠지 이상해져 버렸다…

시간은 거슬러 올라가 20XX년. 그것은, 들실장구제법이 생겼을 때의 일이다.
가결된 순간, 국민 대부분이 그것을 쌍수를 들어 환영했다.
그 시끄럽고 지저분한 생물의 모습이 전국의 공원에서 사라지는 것이 결정되었기 때문이다.
그 생물들은 수가 너무 늘었다. 텟츙데츙 하면서 아첨하는 것 뿐이라면 웃어 넘길 수 있다.
편의점 등에서 탁아되어도 그건 운이 나빴다고 포기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만이 아니었던 것이다.
얌전히 공원이나 골목 사이에서 몸을 숨기고 조용히 지냈다면, 더불어 살아가는 게 용납되었을 텐데… 

아무튼 그 생물들은 너무 지나쳤다.
한여름이면 어지러움과 구토의 원인이 되는 냄새 지독한 똥을 뿌려 댄다.
공원에 가까이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 주변의 주택은 집세가 1만에서 2만은 떨어질 정도로 열악한 환경이 되어버린다.
도대체 키워지고 싶은것인지, 아니면 냉장고나 뒤져서 배를 채우고 싶은 것 뿐인 것인지?
유리창을 깨고 인가를 침입할 정도면 웃어 넘길 종류의 장난은 아니다.
어중간한 지능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있으면
인간에게 똥을 던지는 일도 잦았다.
주의라는 말을 모르는 것일까? 공원에서 도로로 뛰쳐나오는 일도 있다.
그대로 치어버리는 건 그나마 낫고, 어린이라고 착각한 운전자가 운전을 잘못해 마주오는 차량과 충돌.
그 들실장 대신 목숨을 잃는 일이 몇 번이나 일어났다.

자신이 원인이 되어 일어난 교통사고.
그 근처에서 엉망진창으로 박살난 자동차를 향해서 뎃츙 하면서 천연덕스러운 표정으로 아첨하는 들실장.

아무것도 모르기에 할 수 있는 순박하게 아양 떠는 모습을 담은 사진.
웃음 띤 얼굴로 웃는 들실장. 그 웃는 얼굴이 오히려 속을 뒤집어 놨다.
사람 한 목숨이 너의 바보 같은 행동으로 사라졌다는 혐오감이 담긴 소감을, 그 사진을 본 사람은 누구나 가졌을 것이다.
그런 사진이 전국구 신문의 일면을 장식했을 때, 세상은 드디어 그 생물을 처벌하기 시작했다.
그 생물이 존재하는 것만으로 눈에 보이는 형태로 경제적인 타격을 입히는 것 뿐만 아니라, 비록 간접적이라고는 해도 인명을 위협하는 존재가 그 생활권에 동거하고 있다는 위협.
들실장석구제법이 제정된 것은 오히려 늦었다고 할 정도였다.
정부는 들실장구제의 예산을 편성하고, 정기적으로 공원을 "청소"한다.
매스컴은 들실장의 생태를 흥미 위주로 연일 방송.
대부분의 사람이 TV를 통하여 들실장석이 어떤 생물인지를 학습, 아니, 말이 적절치 못하구나 세뇌되어 갔다.

대의명분이 생긴 것으로 인하여 그때까지 부동층에 있었던 사람도 모조리 안티-들실장석의 사고를 가지게 되어버렸다.

길거리에서 때려죽여도, 밟아뭉개도, 그것을 제지하려는 사람이 없어진다.
들실장을 죽여도 쓰레기를 청소하다니 훌륭하다는 듯한 느낌으로 주변이 바라본다.
그것도 그거대로 이상한 세상이었다고 지금 와서는 생각한다.
하지만 당시에는 그것이 보통이었다.
당시의 가치관을 지금의 가치관으로 재단하려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다.

어쨌거나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런 세상 속에서 들실장의 수는 순조롭게 줄어들어 갔다는 것이다.

들실장구제법 성립으로부터 8년의 세월이 지날 즈음…
새로운 문제가 떠올랐다.
〝실장석 따위는 해충 이외의 아무것도 아니다. 박살내서 죽이는게 당연하다〟
오랜 세월에 걸쳐 머리 속에 깊숙히 박힌 그 가치관이 새로운 문제를 발생시켰다.

들실장구제법 성립으로부터 8년이나 지났기 때문에, 길거리에서 들실장을 만나는 일은 복권에서 1000만엔대에 당첨되는 것보다도 어려웠다.
그런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으면서, 그럼에도 그들, 그녀들은 알면서도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시기의 인간은 실장석을 보면 마음대로 해치웠다.
사육실장이라고 알아도 죽인다.
눈 앞에 사육주가 있어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은 옳은 일을 하고 있다는 착각으로, 일방적이고 독선적인 정의를 휘둘렀다.
후반기에 이르면 정의를 핑계 삼은 그저 학살과 학대 행위로 변질되기 시작한다.
말하자면, 단지 쾌락을 위한 행위, 그 반사회적인 쾌락을 위해 사육실장이 살해 당한 사육주는 눈물을 흘리며 분노에 떨었다.

「들실장석이 해충이라는 것은 동의한다
 하지만 훈육을 받아 사회성이 풍부한 사육실장을 들실장과 똑같이 보지는 않았으면 한다.
 닮은 것은 외형 뿐이고, 사육실장은 이제 들실장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생물이다」 

실장석을 애완동물로 기르고 있는 사람 한 명이 그렇게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그 목소리는 작고 미미했지만, 그 생각에 찬성하는 사람들이 속속 나타나게 되었다.
사육실장보호법이 성립된 것은 그로부터 5년의 세월이 경과했을 무렵의 일이다.

이제 사육실장의 권리는 지금까지 전례가 없을 정도로 강력하게 보호하게 되었다.
그것도 어쩔 수 없는 것이, 오랜 세월에 걸쳐 뇌 속 깊은 곳에 새겨진,
실장석 따위는 죽이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을 봉쇄하기 위해서는,
엄격하게, 무겁게, 엄중하게, 강력하게 제재하지 않으면 억제의 효과를 내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애완동물 가게에 진열되어있는 자실장들은 아직 등록번호를 받지 못했다.
따라서 법적으로 보면 아직 들실장.
해당 들실장을 구입할 때 등록번호 교부의 수속을 각 사육주가 진행한다.
구입된 자실장은 곧바로 목 뒤에 전기기구를 눌러 소인이 찍힌다.
낙인 찍힘과 동시에 지르는 테갸아아아 하는 우는 소리와 함께, 사육실장이 탄생하는 것이다.

그 등록번호야말로 사육실장의 증표.
목 뒤에 각인된 번호를 가진 실장석은 생명의 존속이 보장된다.
전문가에게 훈육받고, 본능을 철저하게 억누른 생물.
그것은 주인에게 있어서 편리하고 귀여운 인형이기도 했다.

일단 등록번호를 받아 버리면 이젠 누구도 손을 댈 수 없다.
다시 조교한다는 것도 안 된다. 심지어 울음을 터뜨리게 만드는 행위조차 학대행위로 간주된다.
그런 사랑스러운 인형인 사육실장을 들실장이라고 착각하여 폭력이라도 행사한다면, 즉시 포박 당해서 잡혀가 버리는, 그런 세상.

사육실장보호법이 통과된 지 벌써 2년.
보호받는 사육실장들이 각자의 사육주 아래에서 안전하고 행복하게 생활하며
들실장 따위는 진작에 절멸했기에 들실장구제법이 이미 그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되었을 즈음,
그런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그 날, 회사원인 그 남자는 몹시 당황하고 있었다.
잠시 생각을 해보자. 진정하기 위해 오늘 자신이 한 행동을 돌이켜본다.
오늘은 휴일이다. 그것도 무척이나 좋은 날씨.
햇살은 흠잡을 데가 없다. 하지만 기온은 낮다.
때문에 겉옷을 꺼내 걸쳐 입은 것까지는 좋았는데, 목적지는 공조 설비가 갖춰진 건물이었기때문에 너무 더웠고, 「실수했네」라고 말한 기억이 난다.
그런 상태이긴 했지만, 전부터 사고 싶었던 오락용품을 구하려고 아침부터 나름대로 쇼핑을 즐기고 있었다.

쇼핑을 마치고 귀가길에 오른다.
붐비는 인파에 시달렸기 때문에 「피곤하네」라고 말하면서 역에서 집까지 걷고 있었다.
그 중간에 항상 가던 공원이 있었기에 그곳 벤치에 앉아 자판기에서 구입한 따끈한 음료수를 마시며 목을 축인다.
쓸쓸해진 나뭇가지를 보면서 「이제 곧 겨울이구나」라는 말을 했던 것 같다.

역시 몇 번을 생각해봐도 잘못이 떠오르질 않는다. 이런 상황이 된 이유를 알 수가 없다.
어째서 나는 파출소에 끌려와서, 무서운 얼굴을 한 경찰관이 노려보고,
데에에엥 데에에에엥 하고 속 뒤집어지는 실장석의 소리를 들으며,
그 사육주에게 매도를 당해야 하는 거지?

남자는 자신이 모르는 사이에, 저기서 울고 있는 사육실장을 때려서 상처를 입혔다고 되어있었다.
자신이 잘못한 것이 없는 남자는 당연히 자신의 결백을 주장한다.
「아무 짓도 안 했다. 아무 것도 하지 않았고, 벤치에서 따뜻한 음료수를 마시고 있었을 뿐이다.」
하지만 그 대답에 경찰관은 지겹다는 얼굴로 응대한다.
「다들 그런 식으로 말하지. 꼭 한 놈들이 그런 것 밖에 말 안 해. 안했다 안했다 반복만 할 뿐이지.」
지겹다는 표정에서 어이없다는 얼굴로 바뀐 경찰관이 한숨을 내쉰다.
아무래도 남자의 변명을 전혀 믿지 않는 것 같았다.

실장석 따위는 때려 죽이는 게 당연하다.
그런 생각은 사육실장보호법이 생겼다고 사라진 것이 아니었다.
정신병적이라고 할만한 일부 사람들이 아직까지도 실장석 사냥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기에 더욱 과민반응하게 된다. 세상도, 그 주인도…
「미미쨩이 이렇게 아프다고 울고 있는데, 그 태도는 대체 뭔데!」
사육주인 여성이 적의를 담은 눈으로 남자를 노려보며  언성을 높인다.
「당신 같은 사람이 있으니까 아무리 시간이 지나더라도 잔혹한 사건이 벌어지는 거야.」
이제는 완전히 범죄자 취급이다.
게다가 이렇게까지 막말을 하는 걸 보면, 객관적으로 범죄를 입증할 수 있는 물적 증거, 혹은 현장을 목격한 자가 있는가 싶지만, 증언 밖에 없다.
그것도 거기에서 데에엥 하고 울고있는 사육실장 미미의 입에서 나온 증언 뿐이다.
(저 닝겐상이 때린데스ー아픈데스ー데에엥 데에에엥)
그런 말 한마디만으로 남자는 범죄자 취급을 받고 있는 것이다.

터무니없다. 제대로 조사도 하지 않고 헛소리를 믿어버리다니.
하지만 이래저래, 애완실장이 귀여운 인형이라고 세간에서 인식되고 있는 것이 원인이었다.
품종 개량을 거듭한 결과, 나름대로의 지능을 획득해 온 애완용 실장석.
올바르고 상냥한 성격으로 언제나 귀엽고, 항상 인간을 따른다.
라는 긍정적인 이미지가 되어 있었다.
마치 다른 나라 사람들이 일본인은 모두 부지런하고 인내심이 강하며 여행을 가면 뻐드렁니를 드러내고 주변을 사진기로 찰칵찰칵하기 바쁘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사육실장 또한 모두 올바르고 상냥하다고 맹목적으로 믿어 버리고 있는 세상인 것이다.
그것은 제대로 된 조사도 없이 피해를 입었다는 증언을 믿어버리게 되었고,
그 결과 대량의 누명을 만들어내는 치한 사건 따위와 하등 다름없는 대응.
피해자가 울면서 슬퍼하고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도 강력한 증거가 되어 진행되는 사후처리.
약자의 편인 척 하면서 정치적 계산기를 두들기며 갈등을 더 부추기는 정치권과,
그런 광기를 막기 위한 합리적인 법적 판단은커녕 뭘 배웠는지 궁금할 정도로 떼법에 휘둘리는 사법부.
그로 인한 무고한 피해자가 늘어만 가는, 그런 비정상적인 세계.
너무나 막강한 세상의 여론이라는 괴물에게 싸움을 거는 것은 어리석은 행위였다.

자신의 잘못이 일체 없는 남자는 단호하게 사과를 거부한다.
뭔가 오해라고 경찰관에게 외친다. 하지만 그 목소리는 파출소 내에서 공허하게 울릴 뿐이었다.
「뭐야? 그 태도는!」
전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남자에게 사육주가 화를 낸다.
남자는 모르고 있다.
자신은 아무 잘못이 없으니 설령 경찰서에 끌려간다 해도 자신의 결백을 호소하면 억울한 오해가 판명될 것이라는 희망적인 관측을 하고 있다.
순진하게 파출소에 발을 들인 시점에서 이미 막다른 길이라는 것도 모르고…

남자는 이제 유치장에 끌려간다.
거기서 기다리는 것은 했느냐 안 했느냐의 문답이 아니라,
죄를 자백시키려고 기를 쓰는 경찰관과의 기나긴 싸움.
정신적으로 피폐해져 「제가 했습니다」라고 말해버리면 끝장이다. 결국 돼지우리에 처박히게 된다.
문자 그대로 인생이 망가지는 것이다. 

정작 그런 붕괴의 계기를 만든 사육실장 미미는,
지금은 완전히 울음을 뚝 그치고, 눈동자를 초승달 모양으로 변화시킨 채, 허둥대는 남자를 보며 데프프하고 웃고 있다.
미미는 알고 있다. 자신들, 사육실장석에 주어진 권한의 강대함을.
어째서 그렇게 되었는지에 대한 메커니즘까지는 모르겠지만, 품종이 개량되어 나름대로의 머리를 갖고 있는, 이 미미와 같은 사육실장은 알고 있다.
결국은 약자를 가장하면 인간을 학대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진상은 이렇다.
터벅터벅 걷고 있다가 걸려 넘어졌다. 얼굴부터 부딪혀서 그 충격으로 얼굴과 무릎에서 피가 났다.
그때 한가롭게 벤치에 앉아 따끈한 음료수를 마시고 있는 남자가 눈에 들어왔다.
나는 이렇게나 아프고 험한 꼴을 당했는데, 왜 저 녀석은 즐거운 얼굴을 하고 있는거지?
열 받네. 저 녀석을 괴롭혀줄까…
그야말로 하찮은 이유. 엉뚱한 화풀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 웃기지도 않은 이유로 남자의 인생은 망가졌고, 단순 화풀이를 사법당국은 믿어버렸다… 

서서히 늘기 시작한 사육실장의 광언.
애당초 사육실장의 성격이 좋다는 것은 어린 시절에 가해진 압도적인 폭력에 의해 형성된 것이다.
폭력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니까 착한 아이가 되기 위해 사육실장들은 노력한다.
하지만 그 그림자가 희미해지면 물론, 모두가 그렇다고는 할 수 없지만, 본래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미미와 같은 개체가 나오기 시작해 버린다.
옛날 같은 바보라면 나았겠지만, 하필이면 머리가 좋아진 것이 지금의 사육실장들이다.
기회만 생기면 웃어 넘길 수 없는 고도의 장난질을 시작해 버린다.
그 뒤틀린 성격을 재조교라도 해서 바로잡아 보고 싶지만 그 웃기는 법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럴 수도 없다.

〝밖에 나가면 사육실장석에 가까이 가면 안 된다〟
누군가가 슬쩍 그런 말을 하기 시작했다.
그 무렵이 되어서야 겨우 깨닫는다.
우리는 우리의 목을 조르는 파멸의 힘을 사육실장석에게 줘버린게 아닐까? 라고… 

그 날 사육실장석 미미는, 눈물을 흘리며 그 길을 달리고 있었다.
접근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어떤 의미로는 재앙 같은 사육실장석에게 다가가는 바보는 없다.
그런 재앙이 달려간 곳은 경찰서였다.
도착하자마자 목소리를 높여 데에엣스 데에에엣스하고 울부짖기 시작한다.
무슨 일인가 싶었던 경찰관이 링갈을 들고 와서 그 울음소리를 번역하기 시작한다.
(주인 사마에게 학대 당한데스. 와타시를 많이 때린데스!)
링갈에는 그렇게 표시되어 있었다.

그날 아침의 일이다. 미미는 주인에게 귀엽게 부탁을 해보았다.
항상 먹는 실장푸드는 질려버렸다.
앞으로는 매번 고기를 먹게 해 달라고 뎃츙 하고 아첨을 섞어 부탁해 보았다.
물론 그럴 수는 없다고 사육주는 거절한다. 그 대답에 미미는 충격을 받는다.
내 부탁을 들어주지 않다니, 이것은 명백한 학대행위라고 인식한다.

그렇게 인식해 버리면 끝.
자신이 가진 힘의 막강함을 알고 있는 사육실장은 바로 행동으로 들어갔다.
나를 거스르면 이렇게 될 거라는 본때 효과를 기대하며,
있는 일 없는 일, 우스꽝스럽게 과장을 섞어가며 얼마나 심한 짓을 당했는 지를 제복 입은 경찰관에게 고자질해 버린다.


그 뒤로는 언젠가 이 경찰서에서 벌어진 촌극이 되풀이되고,
하지 않았다, 그런 짓을 할 리가 없다, 라고 반복하는 경찰서로 끌려온 사육주와
여전히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학대하는 인간은 맨날 똑같은 소리를 하지」라고 말하는 경찰관.
무죄를 증명하려고 언성을 높이며 초조해 하는 주인을 보며,
꼴 좋다, 내 말을 고분고분하게 듣지 않으니까 그런 꼴을 당하는 거다. 하면서
눈을 초승달 모양으로 뜨면서 기쁨에 젖는 미미.
「자세한 이야기는 서에서…」
경찰차에 태워져 호송된 사육주는 그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깨닫는다.
자신이 폭탄을 기르고 있었다는 것을… 

후회하기엔 너무 늦었다.
더 빨리 그 사실을 알았더라면 이렇게 되진 않았을텐데, 하고
머리를 감싸쥐며 생각하게 된다…

사육주를 들이받아 버린 미미. 경찰서 안에서 데프프 하며 계속 비웃고 있다.
기분이 후련하고 상쾌해진 느낌이다.
그런 미미가 생각한다. 집에 사육주가 돌아오면 이렇게 말해준다고.
나를 거스르면 너는 모두에게 괴롭힘을 당하게 된다.
그때 울면서 납작 엎드릴 사육주를 상상하며 다시 한 번 데프프 하고 웃는다.
앞으로 기다릴 운명은 모른 채 그저 웃고만 있었다.

어떠한 사람이라도 사육실장석을 학대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만약 그 사육주가 학대를 한 경우에는, 사육주의 자격이 없는 것으로 판명되어, 그 사육실장석은 국가가 맡게 된다.

임시로 그 신병을 인수한 국가는 사육실장의 입양처를 모집한다.
학대 받은 것으로 된 불쌍한 사육실장석을 구제하는 시스템이 확실히 존재하는 것이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파멸의 힘을 행사한 전과가 있다는 꼬리표가 붙은 사육실장을 키우려고 드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그 근처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주변을 파멸시키는 재앙을, 기르려고 하는 인간이 있을까?
답은 어린애도 알 수 있을 정도로 NO이다.
그렇다면 받아줄 사람을 찾지 못한 사육실장석은 어떻게 되는 건가?
답은 단순명쾌하게 합법적으로 처분된다.

미미와 같은 사육실장은 알지 못한다.
자신이 절대 권력자인 왕이나 비슷한 뭔가라고 착각하고 있으니까…

사육실장석이란 어디까지나 부차적인 재산으로 취급된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사육실장석을 보호하는 법은 사육주가 존재하기 때문에 효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주인이 없다면 그 녀석은 들실장과 다름없다.
이렇게 좁은 곳에 밀어넣어져 절대로 용서못하는데스ー하고 울부짖고 있는 미미는 그런 사실을 모른다.
모르는 사이에 사육실장에서 들실장으로 지위가 떨어져 버렸다는 사실도 알 길이 없다.

결국, 임시보호기간이 지나도록 입양자가 나타나지 않았던 미미는, 영문도 모르고 갑자기 불구덩이에 그 몸을 던져지게 된다.

(주인사마아아아 뜨거운데갸아아아아아 손씨가아아아 발씨가아아아
 살려, 살려줘어어어, 주인사마아아아!!)

비명을 지르며 불구덩이 속에서 사라져가는 미미.
설령 그 자리에 원주인이 있더라도 절대로 구원의 손길을 내밀지 않을 것임을 미미는 모른다.
어째서 도와주지 않는지 이해할 수도 없을 것이다.
그런 미미를 보면서 사육주는 생각할 것이다.
혼란과 절망에 빠져 사라져가는 모습이, 그 배은망덕한 녀석에게는 어울린다고… 

오늘, 사육실장관리 데이터베이스에서 등록번호 하나가 소거되었다.
가장 많았을 때에는 500만 마리 이상의 사육실장이 등록되어 있었지만, 지금은 100만 마리도 안 될 정도이다.
사육실장에게 들이받힌 그 사육주 같은 사람은 두 번 다시 사육실장을 키우지 않는다.
사육실장에게 들이받힌 그 남자 같은 사람도 사육실장을 기르는 일은 없다.
그 이야기를 들은 친구, 지인, 가족도 마찬가지.
지금은 아무 문제없이 사육하고 있는 사람도 
언제 이빨을 들어내어 물어 뜯길지 알 수 없는 사육실장을 두려워하여, 경제적인 문제로 키울수 없게 되었다든가 등 어떻게든 이유를 붙여 그 임시보호소에 사육실장을 데려가는 경우도 드문 일이 아니게 되었다.

사육실장석을 보호하기 위한 취지로 제정된 법이었지만,
아무래도 그들에게 과도하게 권력을 부여시켰던 그 법은 오히려 사육실장석들을 옥죄는 파멸의 법이 되어버린 모양이다.
이대로 간다면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이 나라에서 실장석이라는 생물은 소멸해버리게 될 것이다.
자신을 지킨다는 명목으로 만들어진 파멸의 힘이 사라지지 않는 한, 절멸로 향하는 길은 닫히지 않는다.
하지만 없어지게 된다해도, 인간들로부터 보복이 있을것이라는 것도 불을 보듯 뻔하다.
실장석에게 당해온 사람들이 울분을 풀기위해 날뛰겠지・・・
어느쪽이든 간에, 실장석들에게 밝은 미래는 있을 것 같지 않다.



( …끝 )


















댓글 2개:

  1. 일본에도 페미년때문에 힘들었던데스까? 무고문제인데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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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조선의 페미년들과 한치도 다름이 없는데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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