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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르던 애완실장이 아프다

 


 아침에 일어났더니 자실장 둘이 야단이다.

 "마마가 아픈테치!"
 "마마가 아파테츄!! 얼른 도와주시는테치이이!!"
 "어서어서 가는테기이이!!"

 무슨 일인가 싶어 미도리의 집으로 가본다.
 조심스럽게 실장석 하우스(골판지재질, ¥999)를 열어보니 미도리가 쓰러져있다.
 서둘러 미도리를 꺼내보니 땀에 흠뻑 젖어있다. 얼굴이 빨갛고 연신 기침을 콜록콜록 해대는 것이 아무리봐도 감기다.

 "데... 주인님........ 아픈....데...스...우....."

 미도리는 나라는 것을 알았는지 희미한 웃음을 짓는다.
 내가 이렇게 안아줄때면 항상 내 손을 꼭 잡았지만 오늘은 그럴 힘도 없는 것 같다.

 "마마!! 마마아아아!!!"
 "마마 아픈거 싫은테츄!! 얼른 일어나는테치이이!!"

 발밑에서는 미도리의 아이인 테치쨩과 짓소쨩이 눈물을 펑펑 흘리고 있다.
 미도리는 그런 아이들을 힘겹게 내려다보며 말한다.

 "데에... 걱정하지마는데스... 주인님이 와주셨으니... 이제 곧 다 나을 것인데스우..."



 일단 나는 병원에 데려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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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장열이군요. 왁찐 주사 한 대만 맞으면 금새 나을 겁니다. 가격은 2만 5천엔입니다."

 한달음에 달려간 실장병원에서는 지금 미도리가 앓고 있는 병은 인간으로 치면 독감에 해당하는 실장열이라고 했다.
 치사율은 50%로 정도로 꽤 높지만, 특제 왁찐이 몇년 전에 개발되어 치료는 쉽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안도의 한숨을 쉬는 것도 잠깐뿐이었다.
 주사의 가격이 2만 5천엔이나 된다는 것이다.

 사실 돈은 있었다.
 저축을 제외하고서라도 통장에는 생활비와 비상금으로 10만엔 정도는 늘 있었으니까.
 2만 5천엔이라고 해도 그렇게 큰 돈은 아니다.

 '2만 5천엔이면 내일쯤 사기로 한 무왕목걸이를 못 사잖아...'

 무왕목걸이란 남자가 최근 한껏 빠져있는 인터넷게임의 아이템이었다.
 상당한 고가의 아이템이어서 남자도 몇날 며칠을 고민하다 어제서야 겨우 결정을 내리고, 오늘 오후에 게임상에서 서로 만나 거래를 하기로 약속을 했었다. 그러나 만약 오늘 여기서 2만 5천엔을 써버린다면 거래는 날아가는 것이다.

 "..........아뇨... 저, 진찰만 받는 걸로... 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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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미도리와 테치, 짓소를 공원 한켠의 공중화장실 바깥에 내려놓았다.
 집이라도 있으면 좋겠지만, 서둘러 병원을 간다고 아무 것도 챙겨오지 않아서 줄게 아무것도 없다.
 몸을 벌벌 떨면서 식은땀을 흘리는 미도리를 공중화장실 벽에 기대게 해주었다.






 "미도리쨩..... 여기서 쉬고 있으렴."

 "데... 데... 주인님... 어디가시는데스... 가지마세요데스...."

 "테치쨩. 짓소쨩. 마마를 잘 돌봐주렴."

 "테.... 주인님 어디가시는테치?"

 "가지마시는테츄..."

 ".......곧 올테니까. 자, 이거라도 먹으면서 기다리렴."

 나는 주머니에 들어있던 실장사료 샘플을 짓소쨩에게 건넨다.
 병원을 나오면서 받은 것이다.
 양은 터무니 없이 적어서 아직 어린 짓소쨩이 세입만 먹으면 사라질 분량이다.

 "테츄........"

 간식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던 짓소쨩이 왠지 시무룩하다.
 이상한 공기를 눈치챈 것일까.

 "그럼.... 잘 있어."

 나는 뒤돌아서 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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