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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참피 삼형제 (ㅇㅇ(lej020122))


한 친실장이 자신의 자 셋을 독립시켰습니다.

"오마에타치도 이제 독립인데스...

장녀는 게으른 데스. 계속 낮잠이나 자고 정작 밤에는 자지 못하는 것은 나쁜 버릇인 데스. 이를 꼭 고쳐야 하는 데스.
차녀는 무난하게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 데스.
삼녀 와타시의 보배는 마마만큼 똑똑하니 자로 공원을 채울 수 있을 것인 데스요.

다들 꼭 무사하는 데스. 바이바이 데스."

"..."
"마마!"
"고마웠던 데스!"

곧 세 자들은 공원에 하우스를 만들었습니다. 게으른 장녀는 덤불과 짚을 이용해서 하우스를 만들었고, 무던한 차녀는 골판지 상자를 가지고 하우스를 만들었습니다. 똑똑한 삼녀는 버려진 사물함을 하우스로 삼았습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이후, 세 자매들에게 학대파가 찾아왔습니다.

"이모토챠아아아아-!!!! 제발 살려주는 테챠아아아아아아악-!!!"

피투성이의 차녀가 반독라 상태로 삼녀에게 달려왔습니다.

"오네챠 무슨 일인 데스?"
"학대파 닝겐이 찾아온 데스! 와타시의 하우스를 잃어버린 데스! 제발 살려주는 데스!"
"장녀 오네챠는 어떻게 된 데스?"
"모르는 데스. 와타시만 도망쳐 온 데스."
"데프프픗...이쪽으로 오는 데스요.

삼녀는 차녀를 자신의 하우스로 안내하면서 생각했습니다.

'평소에도 차녀년이 먼저 텟테레했다고 나대는 꼴이 한심했던 데스. 적당히 방심하고 있을 때 독라달마 자판기로 만드는 데스.'

얼마 지나지 않아 튼튼한 사물함 하우스가 나타났습니다.

"여기로 들어가는 데스. 분충들이 습격해도 여긴 안전 데스."

삼녀는 차녀를 데리고 사물함 하우스에 들어간 후 문을 닫았습니다.

바로 그 때,

덜컹!

갑자기 하우스의 문이 어렵지 않게 열렸습니다.

"뎃...뎃..."

"데샤아아아아아아아-!!!"

차녀와 삼녀는 패닉에 빠져 비명을 질렀습니다.

"흐흐흐...도망치면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냐? 너희들은 이제 나랑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될 거다."

.
.
.

덤불과 짚으로 만든 하우스 밑에서, 장녀는 차녀와 삼녀가 학대파에게 잡혀가는 것을 보며 한숨을 지었습니다.

"똥마마도 그렇고 분충 이모토챠도 그렇고 살아남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닝겐이나 분충에게 눈에 띄지 않는거라는 것을 모르는 데스우."

처음에 학대파는 장녀를 찾아왔으나, 장녀가 자신의 하우스인 덤불 안에 웅크려 있는 것을 보고 불평하며 장녀를 잡는 것을 포기했습니다. 바지가 덤불 가시로 엉망이 되는 것을 감수하느니 차라리 널려있는 다른 분충들을 잡으면 되니깐요.

"일단 밤씨가 되기 전까지 푹 자두는 데스. 밤씨가 되면 닝겐들도 분충들도 다들 자러 갈 테니 말인 데스."

그리고 장녀는 눈을 붙였습니다.








엄지의 탈출기 (빵콘장인)


9월
장마가 끝나고 찾아온 무더위에 도로에 챰피들이 자동으로 보존식이 되는 계절

공원 외곽 어느 한 운치굴

여느 들실장 일가의 운치굴과 같이 이곳엔 수많은 구더기와 푸니푸니 백치 노예가 한 마리 있었다.

"레후"

"푸니 푸니후"

"운치 우마우마"


평범한 운치굴인 이곳엔 한 가지 특별한 점이 있었다. 
구더기 사이엔 옷과 머리가 온전한 엄지 한마리가 운치를 주워 먹고 있었다.

 분충 짓을 해서 솎아진 걸까?

그렇다기엔 옷과 머리가 온전했다


그럼, 운치를 누다 발을 헛딛어 빠진 걸까?


그렇다기엔 누군가 운치를 누기와도 어둠을 숨을 뿐이지 살려달라는 소리는 일절 없었다.



그렇다면 왜 이 엄지는 여기 있을까

이 의문을 풀기 위해선 한 달 전 장마가 시작하기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아무리 버린 자식들이 있는 운치굴이라도 장마로 인한 침수는 일가에게 있어 큰 손실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입구 주변에 흙을 쌓아 빗물이 흘러 들어가는 것을 막고 자들에게 운치를 누는 동안 입구를 최소한으로 열라고 당부한다. 
이 때문에 장마 시에는 내부 확인이 사실상 불가하다. 
이때 구더기 한 마리가 고치를 틀었다. 
원래라면 우화하기 전에 보양식이 되어야 할 운명이었으나 일찍 시작한 장마에 기적적으로 안전하게 고치를 틀고 장마 막바지에 무사히 우화해 엄지로 성장한 것이다.


"마마 와타치 손발 긴긴씨인 레치"
"오네챠 손발 긴긴씨인 레후? 부러운 레후. 세레브한 레후"
"렛? 여긴 운치굴인 레후?"
엄지는 총명했다. 
우화를 마친후 바로 자신의 상황을 인지했다.
"여길 나가야 하는 레치. 하지만…."

엄지는 생각했다.

자신의 자매들이 밖으로 끌려가는 것이 과연 마마가 말한 밖으로 나가 세레브한 삶을 누리는 것인가.
처음엔 그렇다고 믿었으나 백치 노예와 독라 구더기들을 보곤 그런 생각이 싹 사라졌다.
'여긴 지옥인 레치. 도망가야 하는 레치'


그렇게 엄지는 탈출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였다.


처음 시도는 입구로 나가는 것이었다.

엄지의 짧은 다리로는 불가했다.


 다음은 땅굴을 파는 것이었다.


다행히 기나긴 장마로 수분을 머금어 부드러워진 땅은 유약한 엄지의 팔로도 충분히 파낼 수 있었다. 
하지만 조금만 파내어도 부드러워진 흙은 무너져 내렸다. 

이러한 방법 말고도 정말 다양한 방법을 시도 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그렇다면 남은 방법은 하나, 성장이다. 
영양이 가득한 운치를 먹어 성장해 탈출하는 것이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확실한 방법이다. 
이 계획을 위해 엄지는 배가 터질 때까지 운치를 먹었다. 
자란 몸을 숨기기 위해 흙으로 흙 무더기를 만들어 낮엔 그뒤에선 잠을 청했다. 

그렇게 몇 주가 지났다. 
엄지는 몇 주 전에 비해 눈에 띄게 자랐다. 
이제 며칠이면 탈출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거의 다 온 레치" 
"오네챠 많이 큰 레후!" 
"축하하는 레후. 와타치가 푸니푸니 해주는 레후" 
구더기 한마리가 엄지의 품으로 푸고들어 열심히 꿈틀거렸다.
"고마운 레치. 헤헤 푸니푸니는 와타치가 해주는 레치" 
구더기들도 크게 자란 엄지를 축하해주었다. 
기분이 좋아진 엄지는 밤새 구더기들을 푸니푸니해주었고 오랜만에 구더기들 사이에서 잠들었다. 

"운치를 똥벌레들에게 선물하는 테치" 
"잠시 기다리는 데스. 비상식들을 먼저 확인하는 데스"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엄지는 잠에서 깼다. 
친실장과 자실장이 운치를 누기 위해 온 것이다. 
'핀치인 레치.' 
엄지는 빠르게 흙 무더기에 몸을 숨겼으나, 어제의 격력한 푸니푸니에 흙무더기 일부가 무너져 몸이 완전히 가려지지 않았다. 
'여기까지인 레치. 하지만 마지막엔 즐거웠던 레치' 
 운치굴을 막고 있던 플라스틱이 열리고 친실장의 눈이 보였다. 
'레치...' 
털썩 
그때 갑자기 앉아 있던 백치 자판기가 넘어졌다. 
엄지는 재빠르게 그 뒤로 숨을 수 있었다. 

"흠 문제없는 데스. 슬슬 몸보신할 겸 한두 마리 꺼내 먹어도 될 거 같은 데스. 자는 기대하는 데스" 
"테치테치" 

 플라스틱이 닫히고 엄지는 백치를 보고 말했다. 
"덕분에 살아남은 레치 고마운레치" 
감사 인사 후 자판기를 다시 세워 앉혔다. 

 그리고 며칠 후 밤
오늘도 운치를 배터지게 먹고 구더기들과 놀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플라스틱이 열리더니
자실장의 얼굴이 보였다. 

자실장인 밤중 돌아다니지 말라는 말을 까먹고 밤에 운치를 누러온것이다.
"텟? 엄지? 마마에게 말하는 테치" 
엄지를 보자 자실장은 마마에게 달려갔다. 
필히 자신에 대해 말할 것이다. 

"계획보다 이르지만 탈출하는 레치" 
 엄지는 열린 입구로 나가기 위해 점프했으나 약간 부족했다. 
"아... 역시인 레치" 

 "손발 긴긴 엄지챠를 돕는 레후" 
"레후~~" 
그때 구더기들이 발 아래로 모이더니 엄지를 들어 올리는 것이었다. 
 "거의 닿은 레치" 
손을 뻗은 엄지는 입구를 잡는 데 성공했다. 
"이제 올라가는 레치. 레!!!!!" 
힘겹게 조금씩 올라가는 도중 밖에서 부스럭 소리가 들렸다. 
친실장이 나오는 소리였다. 
"조금만 더 레치!!!" 
이 속도라면 들키고 말 것이다. 
운치먹던 힘까지 냈으나 느리다.
엄지는 걷는 것도 힘들어 한다. 
그런 엄지가 빠르게 절벽은 타는 건 불가능하다. 
"레에엥! 최선을 다했지만, 엄지 따위로 탈출은 불가했던 레치. 아니 와타치가 조금더 조심했더라면" 

포기하기 직전 갑자기 몸이 날아오르듯 올라갔다. 
그렇게 기적적으로 탈출한 엄지는 뒤를 보았다. 
그곳엔 백치 자판기가 손을 흔들고 있었다. 
"오마에가 도와준 레치?" 
"빠...ㄹ...가....는...ㄷ....ㅔ....ㅅ" 
백치가 말하는 것에 놀란 것도 잠시 친실장의 그림자가 보여 엄지는 풀숲으로 몸을 숨겼다. 

"뭐인 레치. 이해가 안 되는 레치. 그래도 탈출한 레치" 
엄지는 무사히 탈출했지만, 긴장이 풀리는지 풀숲 안에서 곤히 잠들었다. 
이제부터 더 큰 고난이 있다는 것을 모른 채 곤히 
 그 시각 운치굴 
"아무리 봐도 없는 데스. 자판기 위치가 바뀌였지만 아마 넘어진 것인 데스. 문제없는 데스" 
"하무라뾰 메빠소" 
안에는 자판기가 특유의 울음소리를 낼뿐이었다 
"분명 엄지였던 테치" 
"거짓말은 나쁜 데스. 그것보다 이 한밤중에 나온 데스까?. 마마가 절대 밤에 나오지 말라고 하지 않은 데스까?"
테츄우웅
테븟 
친실장은 아첨하는 자실장의 머리를 내려쳤다 
"테에에엥" 

 "행.....ㅂ...ㅗ..ㄱ..하....ㄱ...ㅔ...사....ㄴ...ㅡ..ㄴ...데....ㅅ...장....ㄴ...ㅕ"








자를 낳지 않겠다는 약속 (기릿(218.153))


"....그러니 주인사마도 약속을 지켜줬으면 하는 데스..."

"야...미도리...아니...하.....하......."


말문이 막힌 듯 연신 마른세수를 하는 남자와

그 앞에서 자신의 소신을 떳떳히 밝히는, 한치의 물러섬도 보이지 않는 어느 한 성체실장


그들은 '자를 낳지 않겠다' 는 약속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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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리

아마 인간에게 키워지는 실장석의 80퍼센트는 그 이름일 것이다

학대파에게 키워지는 실장석의 95퍼센트는 그 이름일 것이다

애호파들에게 키워지는 실장석은...차라리 미도리가 낫지, 엘리자베스, 까트린느 등의 고급지고싶어하는 촌스러움이 한가득 들어간 이름들이 대다수이다, 신기할정도로 애호파들의 미적감각은 실장석들과 닮아간다


남자의 집에서 함께 살고있는 사육실장 미도리는 긴 설명이 필요 없는 극히 평범한 사육 성체실장이다

이름은 미도리
나이는 1살 하고 6개월
어미는 공장식 출산석
분양처는 동네 실장샵
가격은 당시 기준 8만원
떨이실장들에 비해 비싸지만
고급실장들에 비해 상당한 싸구려

그저 가격에 맞는 지능수준

태어나자마자 영리함과 양충끼를 보이며 프리랜서 전문브리더와의 1대1 수업 후 출하되는 수십만원 S급들과는 다르게

쓰레기, 멍청이, 울보, 병신들이 한대 모여 대충 자격증만 딴 실장샵 소속 브리더에게 훈육을 받은 뒤 매대로 보내지는 그런 녀석들 중 하나

교육의 내용은 정말 기초적인것이 전부, 손으로 밥먹기, 화장실 가리기, 주제를 알기, 아첨하지 않기 등등

종종 초보브리더의 실수로 똥먹지 말기, 동족 먹지 말기, 새끼 까지 말기 등등의 교육을 누락하여 진행할때도 있지만 딱히 중요한게 아니니 패스

아무튼, 뭐 그리 낮지 않은 생존률 40퍼센트의 확률로 교육을 수료받은 녀석

실장샵 훈육 후 판매되는 기초교육 완료 자실장들은 기본가격 5만원으로 시작, 이후 성향에 따라 가격이 낮아지기도 높아지기도.

녀석은 나름 조용한 성격과 모든걸 이해하진 못하지만 인간의 말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는 녀석이였기에 5만원보다는 비싼, 10만원보다는 저렴한 8만원의 가격표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참고로 그녀의 언니는 교육 첫날 브리더의 실수로 옆에 있던 분충 대신 죽게되었다, 생존했을시 그녀의 예상 가격은 12만원이였다

그녀의 동생은 모든 교육 후 생존하였지만 두드러지는 특징 없이 5만원으로 전시되다가 말차라떼를 마시는 샵 사장의 모습을 보고 자신의 똥을 쉐이크처럼 만들어 찍어먹다가 가격표 수정을 당했다

최종 가격은 2천원이였다

참고로 출산석인 그녀의 어미는 한때 40만원의 가격표를 가진 S급으로 지방의 작은 실장샵 내 가장 비싼 몸값을 자랑했었다. 그리고 공장에 팔리는 순간 최종 가격은 2만원이였다

모든 자매가 사육실장의 기회가 있었다는 것은 그녀의 어미가 충분히 영리한 양충이였다는 증거가 되어주기도 하였다

하지만 그 어미는 여느 실장석들과 다를 것 없이 자를 낳고싶다는 욕심을 버리지 못하여 스스로의 가치를 수직하락 시켜버렸고

최초이자 마지막으로 태어난 사육시절 어미의 새끼들, 미도리의 한참 언니가 되었을 녀석들은 아주 착실하게 분충이 되어주어 한마리를 제외한 모두 분쇄기에서 멍청한 삶을 마무리 짓게 되었다

살아남은 한마리는 아마 아직도 공원 어딘가에서 자판기 노릇을 하며 제 어미의 가업을 이어주듯, 운치굴의 출산석으로 살아가고 있다


구구절절하게 기나긴 설명이 있었지만 결론은 하나다

남자가 키우는 미도리라는 성체 실장석

이녀석은 남들이 들으면 "굳이 왜 키워?" 라는 소리를 들을 수준 정도, 딱 그정도 레벨의 실장석이다

키우는 이유는 단순하다. 정.

사실 그거 말곤 없다

조용한 성격인지라 딱히 애교도 없고
(덕분에 미도리의 생존기간이 길어진 것도 있을것이다)

지능이 높진 않지만 나름 머리를 써보려 노력하고
(실장석에게 애매한 지능은 천천히 찾아올 죽음의 저주이다)

그리고....그리고...

그냥 정 때문이다


함께 했단 이유 하나로 몸 안에 들어있는거라곤 솜 밖에 없는 인형 따위도 쉽게 버리지 못하는 것이 인간이고, 그것을 도와주는 것이 실장석 따위에겐 없는 '정' 이라는 것이니

당장 버려도, 키워도 별 다를 것 없는 남자의 상황 속, 남자는 인간임을 택했을 뿐이다

매체에서 비춰지는 모습과는 다르게 학대파는 100명 중 1명 있을까 말까 할 정도로 아주 극소수에 불과하고, 남자는 그저 평범한 99명의 사람이였다

평범한 주인과 평범한 실장석. 그들의 사이가 갈라질 계기 또한 너무나도 평범한 이유에서이다


임신과 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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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리...난 너와 좀 더 얘기를 나눠보고싶어, 그러니까 니 말은...지금 이게 너에게 불공평하게 느껴진다는거야?"

"하이데스...와타시는 불공평하다 느끼는데스...주인사마는...와타시와의 약속을 어기고 제멋대로 행동한데스..."


실장언어번역어플, 링갈어플에 적혀있는 문장을 볼때마다 남자는 어이가 없어 '허 참-' 하는 탄식에 가까운 한숨이 나올 뿐이였다

차라리 이 내용이 잘못 번역된거였으면 하는 마음, 하지만 이 어플은 애호파들을 위한 어플스토어 공식버전, 엉터리 링갈어플이 아닌 100퍼센트 정확도가 인증된 비공식 링갈어플이다, 미도리의 말을 하나도 빠짐없이 100퍼센트 정확하게 번역 중이였다
(엉터리 링갈어플 번역이였다면 '나는 너무 슬퍼요 나는 주인님을 사랑해요 따위로 번역되고 있었을 것 이다)


"미도리, 솔직히 말해서 나는 지금 굉장히 화가났단다, 네가 하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알고서...그렇게 말하는거야?"

남자는 정당한 분노를 인간의 마음으로 억지로 눌러앉히고 있었다

사육실장이 말대답을 했다
사육실장이 말대답을 두번이상 했다
사육실장이, 주인을 가르치려는 듯한 발언을 내뱉었다

이것만으로 공원 버려질 이유, 분쇄기에 갈릴 이유, 보건소에서 태워질 이유, 나아가 누군가에겐 후천적 학대파가 될 이유로 충분했다

실장석들에게 한번의 행동이란 없다

실수는 고쳐질수있다, 하지만 그들의 진심 어린 행동은 절대로 고쳐지지 않는다

"주인사마에게 사과를 받고싶은데스, 그리고 주인사마가 저지른 일은 주인사마가 해결해줬으면 하는데스, 와타시가 그랬던 것 처럼 주인사마도 꼭 약속을 지켜줬으면 하는데스."

미도리는 자신의 말에 확신을 가진 두 눈으로 남자를 바라보았다


임신에 대해, 그녀는 확고한 생각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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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평범했던 하루였다

너무나도 평범했던 하루에

기적이 찾아왔을 뿐

솔직히 말하자면 의도했던 기적은 아니였다

하지만 다짐했었다, 혹여 그런 일이 생긴다면, 생각지도 못한 기적이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다면 받아드리자, 그리고 그 기적을 축복하며 노래하자, 세상에 태어날 가장 소중한 보물을 위해, 온 우주에 자랑을 하자- 라고

하지만 어떻게 얘기를 해야하지?

너무 행복에 겨운 모습을 보이기엔 어른스럽지 않아 보일 것 같고

무심한 척 하기엔 행복해서 미칠 것 만 같다

가장 가까운 이에게 먼저 알려주고싶다, 하지만 너무 놀랄까봐 좀 걱정이다

과연 어떤 반응일까? 사실 혼나는건 어느정도 각오하고 있다,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였으니 조금은 혼날 수 밖에 없겠지

그래도 분명 나를 닮아 귀여운 아이를 본다면 무조건 화가 풀릴것이다

그리고 함께 예뻐하고 아껴줄것이 분명하다

나의 부모가 그러했을것이고

나 역시도 그럴것이니

행복하다. 진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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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리 여기 앉아보렴, 할 얘기가 있단다"

사뭇 긴장된 분위기

퇴근을 하고 돌아온 남자가 평소와는 조금 다른 분위기, 다른 표정을 지은채 자신을 부르기에 그저 다가갔다

남자는 조금 상기된 표정으로 제 입을 우물거리고 있었고 사람의 표정을 읽는것 까지는 할 줄 모르는 평범한 사육실장 미도리는 연신 작은 목소리로 '데에? 데에?' 하며 남자의 말을 기다리고있었다


"미도리. 지금부터 내가 하는 얘기 잘 들으렴"

"하이데스"


.....


....


...



"미도리!! 나 아빠가 된다!!!!"

갑작스러운 남자의 외침과 기상에 깜짝 놀래 "드에엣!" 소리를 내며 뒤로 발랑 자빠져버리는 미도리

남자는 이내 "아차차 미안미안~" 이라는 말과 함께 그녀를 들어올려 높이높이, 안아안아를 해주며 행복에 겨운 목소리로 말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미도리!!! 내가!!! 아빠가 된다니까!!! 이야아!!!!"

아마 이웃들이 들었다면 주의를 줄 법할 정도의 큰 목소리, 하지만 그 내용까지 함께 들렸다면 훈훈하게 웃을 수 밖에 없는 그런 상황

"으아아~ 사실 뭐지...음 미도리에게 어떻게 설명해야될지 모르겠지만 원래 사람은 임신이랑 그 출산 전까지 위험한것도 많고~ 또 어떻게 될지 모르는거라서 괜찮은 시기가 올때까지는 얘기를 잘 안할때도 있고 또 음.....어 그래 원래 임신을 하고 안전해질때까지는 잘 얘기를 안하거든~ 그래서 우리 부모님께도 아직 말씀 못드렸는데 정말 참을수가 없어서 너한테는 얘기하게됐다 미도리! 놀라게해서 미안해 흐흐...."

두서없이 내뱉는 남자의 말들

평소엔 미도리가 알아듣기 좋게 조용하고 낮은 목소리로 천천히 말을 하는 그였지만 행복한 감정을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듯 그는 환호를 내지르며 보통 사람이 알아듣기도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격양된 상태로 말을 하고 있었다


"올때마다 너한테 바삭바삭한 초콜릿을 줬던 긴머리 여자 기억해? 그 사람이 엄마고 내가 아빠야!

미도리에게는 여자친구 라는 개념을 가르쳐주는게 쉽지 않았기에 굳이 길게 설명을 한 적이 없었다, 그나마 항상 같은 간식을 챙겨주게 하면서 기억할 수 있도록 했지 실장석의 지능에 기대조차 하지 않았던 남자이다

미도리는 '아내는 아닌데 아내처럼 행동하는 낯선 인간' 이라는 개념을 당연히 이해하지 못하였다

아내면 아내고 아니면 아닌거지 그 중간에 무엇인가 있다 라는걸 도저히 이해할 지능이 되지 않았기에 뇌에 과부화가 걸리는 듯 한 녀석을 위해 그냥 바삭바삭 초콜릿을 주러 가끔 오는 긴머리 사람이라고 기억을 시켜줬을 뿐

남자와 여자의 잠자리는 무조건 여자의 자취방에서 진행되었었다


남자는 여자친구의 임신소식에 너무 신이나서 부모님께 먼저 연락을 드리려했지만 임신초기에는 유산이 너무나도 쉽게 되기도 하기에, 혹시모를 상황을 대비해서 안정기에 돌입할 때 까지 아무에게도 얘기하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두분은 분명 처음엔 화를 낼 것 같아서 조금 무섭기도 했다

하지만 자신이 아빠가 된다는 자랑을 도저히 참을수가 없던 그는 그의 애완동물, 사육실장 미도리에게 먼저 자랑을 하게 된것이다
(물론 가장 먼저 그가 아빠가 된다는 이야기를 들은 이는 회사 건물 1층 주차장에서 살고있는 길고양이였지만, 남자는 불편한 표정을 한 길고양이의 두손을 잡고 마구 자랑을 하다가 아주 살짝 깨물렸다)


"아무튼~~~.....으음 큼큼 흠흠흠!...아무튼 미도리, 후우, 너에게도 동생 같은 존재가 태어나는거란다, 그리고 더 많은 가족이 생기는거고 우린 다 함께 살게될거야! 집도 더 좋은 곳으로 갈거고!"


이제서야 진정이 된 남자는 다시 한번 짧고 간결하게 미도리에게 이야기를 건넨다


1. 나는 아빠가 될것이다
2. 더 좋은 집으로 갈것이다
3. 나와 아내, 나의 아이, 그리고 미도리, 넷이서 함께 살것이다
4. 우린 행복한 가족이 될것이다


미도리가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이 좋은 소식을 알리고 함께 기뻐해주길 바랬다

미도리에게 있어서도 더 넓은 집, 자신을 잘 챙겨주는 예쁜 인간, 그리고 어쩌면 평생을 함께 할 친구가 생길수도 있다는 사실은 그녀에게도 기쁨일것이라 확신하였다

만약 미도리가 아주아주 똑똑한 개체였다면, 그녀는 수명이 다해 죽을때까지 사육실장으로서 최고의 환경과 안정 속, 가족들의 정을 함께 느끼며 살아갈 수 있었다

적어도 남자는 그녀를 남들보다 인간에 가깝게 대접해주었고 그녀의 아내 될 사람도 마찬가지였으니

제 아무리 세레브한 실장석이라 한들 감히 누리기 힘든, 인간과 대등한 관계에서의 가족생활.







미도리는 평범한 실장석이였고

남자의 말을 이해하지도, 동의하지도 못하였다


"하지만 주인사마, 약속한 것과 다른데스"

불쾌한듯한 말투로 데스데스 하는 미도리의 말에 남자의 얼굴에 웃음기가 사라진다

"주인사마, 와타시타치는 자를 낳지 않기로 약속한게 아니였던데스?"


미도리는 애매하게 영리한 지능을 지닌 평범한 실장석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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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도 높고 인간에 대한 우호도도 높은 녀석들은 가장 비싼 가격에 팔린다


지능은 높되 분충끼가 심한 녀석들은 학대파들에게 나쁘지 않은 가격에 팔린다


그저그런 지능에 인간 우호도가 높아도...뭐 나쁘지는 않다


지능도 낮고 분충끼가 심한 녀석들은...구하고싶다면 대충 공원에 가서 아무거나 주워오면 된다



미도리는 애매한 지능에 인간 우호도 역시 애매한, 대표적인 실장샵 상품이였다

그런 그녀를 남자는 나름 인간대 인간처럼 대우해주었고

실제로 간단한 집안일 정도를 부탁하며 때때로 그에 걸맞는 보상을 해주기도 하였지만...사실 집안일은 정말 하나마나 한 수준이였다

미도리가 하루종일에 걸려 겨우겨우 끝낸 청소의 퀄리티는 남자가 10분이면 더 말끔히 할 수 있을 정도

빈말이라도 도움이 정말 하나도 되지 않는 레벨이였지만 그럼에도 그 모습이 대견하여 칭찬해주고 쓰다듬어주었다

하루종일 홀로 심심해있을 미도리가 걱정되었지만 스스로 청소도 하고 시간을 보내는 것을 보면 오히려 정서적으로 이 편이 그녀에게 더 도움이 되어보이기도하였다

남자는 미도리를 신뢰하였고 그렇기에 더 깊은 관계의 가족이 될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도무지 남자가 이해할 수 없는 말들만 연신 내뱉고 있었다


"와타시도 자를 가지고싶었던데스. 하지만 주인사마와 약속을 했기에 와타시는 지킨데스, 외로워도 참은데스, 그런데 어째서 주인사마는 와타시와의 약속을 어기고 자를 가진 데스? 너무한데스"


미도리는 정말로 억울한듯 두 주먹(같이 생긴 손을)을 불끈 쥐며 얘기를 이어나갔다


"그리고 어째서 모두가 같이 살아야하는데스? 그럼 와타시가 집안일을 더 많이 해야하는거 아닌데스? 주인사마의 자도 와타시가 키워야하는거 아닌데스? 주인사마는 청소도 빨래도 아무것도 돕지 않는데스, 그런데도 자를 가졌다는건 그걸 전부 와타시에게 시키려고 그런거아닌데스까?"


미도리는 정말로 억울한듯...목소리까지 떨리고있었다


그녀는 진심으로 믿고있었다

자신이 하루종일 남자를 위해 집안일을 하는 것이라고.

그녀가 작은 빗자루를 쓸며 지나간 자리에는 뭉친 먼지가 여전히 한가득이였고

지저분한 걸레로 닦은 테이블은 종종 냄새까지 났었다

빨래랍시고 시키는건 하루에 한두번, 그녀의 옷과 팬티를 직접 손빨래 하라고 한 것 밖에 없지만 그마저도 영 신통치않아 남자는 샤워를 하며 그녀의 옷을 다시 한번 빨아주곤했다


행복회로라는건 극단적인 상황일때만 발동하는 초능력 따위가 아니였다

미도리는 자신이 청소해놓은 바닥이 진심으로 거울처럼 반짝거린다 믿고있었고

자신이 걸레질을 한 곳은 신기할정도로 좋은 향기가 난다 믿고있었고

남자의 모든 빨래를 자신이 전부 손빨래 해주고있다고 믿고있었다

이런것들 또한 행복회로였다



미도리가 세시간을 넘게 닦아봤자 남자의 물티슈질 한번에 깨끗해질 곳들이였지만

그 모습을 보고 미도리는 '정말 도움되지 않는 남자인데스....' 라고 생각하기까지 했었다

이것이 그들의 지능적 한계이다





"주인사마를 위해 모든것을 한 데스...그런데 주인사마는 왜 먼저 와타시에게 아침인사를 오지 않는데스?...왜 밥먹을때 와타시에게 감사인사를 하지 않는데스?...왜 이불정리를 하지않는데스?...와타시는...주인사마를 위해 노력하는데 왜 주인사마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데스??....."



".........."


미도리는 조용한 녀석이였지만 자신의 불만을 꾹꾹 참고 말하지 않았을 뿐, 속에서 그 불만들을 상당히 삭히며 괴로워하였다

세상에서 가장 세레브한 존재인 이몸이- 이런 뉘앙스는 절대로 아니였다

미도리는 단순히 남자와 평등한 관계이길 바랬을 뿐이였다

미도리의 눈에 남자는, 주인이라는 이유로 제 할일도 제대로 하지 않는 건방진 녀석이였다

그렇게 아무것도 하지않고, 할 줄 모르는듯한 주인이라는 녀석이 멋대로 자를 가지겠다고 통보를 한 셈이다

공평해야 할 우리 둘의 관계를 주인인 남자가 깨뜨려버렸다고 느꼈다


미도리는 자신이 먹는 밥과 간식, 안전한 공간이 누구 덕에 나온다는 생각 자체를 해본적이 없다. 아쉽게도 지능이 거기까지 미치지 못한다

아니, 애초에 그 모든 것들이 인간에 의해 만들어지고 인간에 의해 움직인다는 사실 조차 알지 못한다. 남자는 그냥 나가서 하루종일 놀다가 들어와서 '그 공간'에 있는 푸드와 간식들을 꺼내주는 것 뿐이면서 뭘 그렇게 생색을 내는지

일주일에 한두번은 꼭 함께 나갔던 산책은 자신을 위한게 아닌 남자를 위한 것 취급이였다, 자신이 그토록 가고싶어했던 궁전같은 집(실장석 출입금지 백화점)은 한번도 데려가주지 않고 남자가 가고싶은 곳만 갔다. 재미있긴 했지만 그래도 남자를 위해 간게 아닌가



미도리는 말 그대로 진심으로 억울하였다


"주인사마...이번에는 와타시도 용서못하는데스....그러니 주인사마도 약속을 지켜줬으면 하는 데스"

"야...미도리...아니...하.....하......."

"다른건 약속이라고 말한 적 없는데스...와타시도 참는데스...하지만 '자를 낳지 않겠다' 라고 약속한데스...함께 얘기했으니 지켜주는데스"


실제로 남자가 기본교육은 완료되어있는 미도리에게 신신당부한 규칙은 오로지 하나...자를 낳지 않는 것 뿐이였다

남자는 샵에서 교육받은 것과 이것 하나만 지킨다면 미도리를 가족처럼 대우해줄 수 있었고 실제로 그는 그녀를 단순 애완동물 취급하여 방치하거나 하지 않았다

보상의 개념을 알게해주고 노동을 통해 인간과 가까워질 수 있도록 만들어주었다

실장석들의 입장에선 단순히 자신들을 부려먹는다 라고 생각했을지언정....남자는 그들을 조금이라도 더 인간과 가깝게 취급해주기 위해 노력하고 이해하려 한 것이다

하지만

결국 애매한 지능은 실장석 뿐만 아니라, 사육주에게도 적지 않은 데미지의 저주가 되었다


"주인사마"

"그만....미도리 그만...."







"자를 없애는 데스. 명령인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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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미도리 기준에서의 평등, 공평이였다

인간과 온전히 똑같을 것, 모든 것을 공평하게 할 것

그리고 이것이 미도리 기준에서의 양보와 배려였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주인이지만 내가 참자, 철없는 저이를 내가 용서하자

또한 이것이 함께 살아가는 인간과 실장석에게 저주였다

인간은 온전히 사육실장을 위해준다

사육실장은 절대로 그것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오히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육실장인 본인들이 더 희생하는 것이라 여기기나 하지



사육실장 미도리가 주인인 남자에게 말대답을 했다, 그것도 두번 이상

화를 냈고 자신의 불만을 얘기했다, 세번 이상

만약 그녀가 브리더에게 교육을 받는 중에 이런 행동을 했더라면 그녀는 굳이 분쇄기로 가기 전에 모두가 보는 앞에서 온몸이 갈기갈기 찢겼을것이다


마지막으로

어쩌면 그 어떤 실장석도 감히 해본 적 없을 문장을 자신의 주인에게 내뱉었다

'너의 자를 지워라, 내가 명령한다.'

타고난 분충성이 깨어난것이 아니다, 위석이 시킨 말도 아니다

미도리는 오로지 평등한 관계를 위해, 억울했던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었으면 하는 마음에 조금 더 강하게 말한 것도 있다

주인과 자신을 대등한 관계로 명령을 했다

참 우스운 사실은, 만약 그들의 대화를 어느 학대파가 듣고있었다면 당장 그들에게 달려와 미도리를 팔아달라며 돈뭉치를 내밀었을 것이다

색다른 바리에이션을 가진 분충은 언제나 없어서 못 팔 정도로 귀한 녀석이니 말이다



미도리의 마지막 말에 상당히 분노한 남자였지만 그는 평범한 사람이다

길고양이가 제 손을 물어 피가 나게 했다고 냅다 밟아 죽이는 미친 사람은 세상에 그리 많지 않다

교육에 실패하여 입질을 심하게 하는 애완견을 자비 없이 주먹으로 때릴 수 있는 사람 또한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얼마든지 정은 떨어질 수 있다


어쩌면 그 저주라는 놈은 생각보다 오래된 것들인지도 모른다

이미 인간과 실장석이 소통이 가능할때부터, 까마득한 옛날부터 저주였을지도 모른다

소통이라는 저주 덕에, 단 10분도 되지 않아 남자는 1년 6개월이라는 짧지 않은 미도리와의 정이 거의 대부분 사라졌다





성체실장인 녀석은 그리 작은 크기가 아니다. 당연히 갓 태어난 아기보다 거대하고 영리하다

그리고 그들이 자신의 배변을 이용하여 공격을 하기도 하고 필요하다면 동족을 잡아먹는 일도 서슴치 않다는건 이미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그런 위험한 동물을, 주인의 아기를 죽이라고 말하는 짐승 따위를 어떻게든 어르고 타일러 함께 산다는건 말도 안된다


길고양이도, 입질하는 애완견도 죽일듯이 패는건 인간으로서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저 멀리 가져다 버리는건 너무나도 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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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폭력적인 사람이 아니였다

그저 조용히 묵묵히 큰 골판지 상자를 가져와 미도리의 모든 물건들을 담기 시작했다

널부러져있던 장난감, 간식, 남아있는 푸드, 아끼는 드레스 두벌


장난감을 상자에 담을때 까지만 해도 미도리는 그 모습을 보며 '이제야 정신차리고 청소를 하는데스, 에휴데스' 라며 이럴 줄 알았으면 진즉 얘기할걸 이라는 생각만을 가졌다

그 모든것들을 한 상자에 다 넣는 것을 보았을땐 머리가 따라가지를 못했다

'저걸 왜 저기 다같이 넣는거지?' 라는 생각만 했을 뿐


모든것을 상자에 넣고 포장을 한 남자는 잠시 멍하게 눈을 감더니 이내 주섬주섬 옷을 벗어 샤워를 하러 갔다

자신을 쳐다보고있는 미도리를 애써 무시하며, 어째서인지 코를 훌쩍이는 소리를 내며 화장실로 들어갔다



'이럴 줄 알았으면 얘기하지 말걸...아니 그러지 않았다면 나중에 무슨 일이 생겼을지 몰라...'

어느 방향으로나 약속된 헤어짐의 길

애석하게도 미도리를 향한 정이 99퍼센트 사라졌다

하지만 가장 깊고 진하게 묻은 단 1퍼센트의 정이 남자를 괴롭게 하였고

너무나도 행복한 소식을 들은 그 날, 남자는 반대되는 괴로운 결정을 하며 홀로 눈물을 흘렸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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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아침, 외곽으로 나가는 도로는 한산하다




"주인사마, 어디가는거인데스?"

"........"

"데에...날씨가 좋은데스...멀리멀리 산책데스?"


"........"


"처음보는 길인데스, 기대되는데스"



"........"



"주인사마, 할 말이 있는데스"




"........"




"사실.....와타시 바삭바삭초콜릿을 가져온데스"





"......."






"핑크가방에 넣어놓은데스, 아껴먹고있던데스"






"........"







"주인사마랑 나눠먹는데스, 어제는 죄송했던데스"




".............."






"하지만 와타시의 말을 들어줘서 감사한데스"






"................."






"와타시도 힘들지만, 약속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데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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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도로, 반대 방향

남자는 여전히 말이 없다

중간중간 차오르는 눈물이 심하게 앞을 가려 잠시 갓길에 차를 멈춰 세워 한참을 흐느끼다 다시 출발할 뿐

자신의 행동에 정당화 하고싶지는 않아 죄책감은 거대하게 남자를 씹어댔고

짧은 시간, 수백번은 더 다시 돌아갈까 고민을 했지만 어쩌면 지금 헤어지는게 옳다는 것을 알기에 묵묵시 자신의 집으로, 홀로 돌아갈 뿐이다

오로지 나의 인간 가족을 위해서.






미도리는 도로 갓길 가드레일 안쪽, 수풀 깊숙한 곳에 남자가 만들어준 커다란 골판지 하우스와 그 안에 담긴 제 물건들을 멍하게 바라만 보고있다

무슨 생각이 있기에 그러는 것이 아니다

단지 지금 상황이 뇌에서 제대로 돌아가지 않기에 순수하게 멍만 때리고 있을 뿐

버려졌다 라는 생각 따위도 나지 않고, 남자가 사라지는건 뭐 매일 아침 그러하니 딱히 중요하지 않고

오랜만에 맡는 풀내음이 썩 기분이 좋아, 따뜻한 햇살 아래에서 눈을 감아보니 나쁘지 않아

그저 조용히 나뭇잎 바람에 부딫히는 소리를 들으며 "데에...." 소리만을 내고있었지만




"뎃!.........."


아차

주인님이 가기 전에 초콜릿 같이 먹기로 했는데

방금 갔으니 늦은 저녁에야 돌아올 주인을 생각하며 뒤늦게 함께 먹지 못한 초콜릿을 꺼내어 쳐다보는 미도리


달콤한 향기가 너무 좋아 당장이라도 먹고싶지만 스스로 주인님과 함께 먹기 위해 약속한 것이니, 미도리는 주인님과의 약속을 잘 지키는 실장석이기에 그것을 다시 가방에 넣는 그녀

다시 골판지 상자 안, 햇살이 살짝 들어오는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 홀로 "데에데에~데스데스~" 노래를 부르며

마치 아무 일도 없는 것 마냥, 평소처럼 혼자 시간을 보내며

돌아오지 않을 주인을 마냥 기다린다


저 멀리에는 집에선 보기 힘든 예쁜 꽃들이 한가득 피어있지만

약속을 잘 지키는 미도리는 그것들에서 관심을 주지 않기 위해 최대한 눈을 돌려 노래에 집중을 한다


결국에는

평범한 인간과 평범한 실장석의 가장 평범한 결말일 뿐이다








출산 후 (고갤막내)


-텟테레~
-텟테레이~

늦은 저녁. 인적이 끊긴 공원의 한 화장실서 이제는 익숙한 실장석의 탄생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변기에 고인 물속엔 옅은 녹색 점막에 쌓인 새끼들이 7마리나 있었다. 친실장은 서둘러 한마리씩 혀로 햝아주지만 4마리째 햝자 거기엔 자실장이 아닌 엄지실장이 웃으며 재잘거리고 있었다. 

“반가운 레치! 마마도 오네챠들도 반가운 레치! 와타찌 마마의 자로써 우지챠 확실하게 돌보는 레치!”

친실장의 표정이 썩어들어가는걸 인지하지 못한 엄지실장은 땅에 발이 닿기 무섭게 튀어나가 자신보다 큰 자실장들에게 다가갔다. 자실장들은 이미 나름대로 말을 나누며 일종의 무리를 형성하고 처음보는 세상인 화장실 내부를 신기한듯 구경하고 있었다. 

“오네챠! 와타찌 막내인 레치!”

하지만 자실장들은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그도 그럴것이 막 태어났다고 하지만 본능적으로 자신과 다르다는걸 알기에 큰 관심이 없기 때문이였다. 

“저건 뭐인 테치?“
”신기한 테치...“
”반짝이는 테치“

엄지는 아무리 말을 걸고 눈 앞에서 껑충껑충 뛰어도 관심하나 주지 않자 슬슬 조바심을 느끼기 시작했다. 엄지실장 특유의 좀더 본능에 충실한 무의식이 보호, 즉 무리에 끼지 못하면 죽는다는걸 알기에 자실장 무리에 인정을 받지 못하면 큰일 난다는걸 감지한 것이다. 

친실장은 덤덤한 눈으로 엄지실장을 보고선 물 위에서 점막에 쌓인채 꿈틀거리며 필사적으로 친실장에게 어필하며 점막을 벗겨주기를 바라는 3마리의 새끼들을 보았다. 엄지가 태어난 이상 저것들은 어차피 잘 나와야 엄지이기에 더이상 엄지를 늘리기 싫은 친실장은 구더기가 되는걸 기다리고 있었다. 

들리지 않지만 들린다. 점막이 굳어가며 구더기로 형태가 고정되는 공포와 절망에 휩싸인 새끼들의 비명과 표정이. 자실장보다 못한 미성숙 개체가 엄지. 그런 엄지보다 못한 것이 바로 구더기다. 실장석 계급의 최하위이자 가축이나 다름없는 구더기. 

점막이 굳어갈수록 이지가 퇴화하고 생각이 뚝뚝 끊긴다. 내가 더이상 내가 아니게 되는 공포에 미쳐서 웃거나 정신을 놓지만 구더기로 완전 퇴화가 되면 정신도 같이 그 수준으로 떨어지며 회복하기에 친실장은 점막에 갇힌 새끼들을 보며 가학적이면서 쾌감이 섞인 표정을 지으며 비웃을 뿐이였다. 

한편, 엄지는 자신을 완전히 무시하는 자실장들을 뒤로하고 다시금 친실장에게 다가가 알짱거리며 관심을 요구하지만 친실장은 묘한 웃음을 지으며 점막에 쌓인 이모토챠들만 보고 있었다. 엄지는 생존본능이 극에 다달았고 변기의 가장자리에서 미끄러져 안으로 들어갔다. 

“마마 와타찌 이런것도 할수 있는 레치!”

그리곤 근처 가장 가까운 점막에 달라붙어 혀로 햝기 시작했다. 그 순간 미쳐가던 점막안에 있는 새끼의 얼굴이 환하게 변하며 눈물을 흘리며 단 1의 도움도 안되는 엄지를 간절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엄지의 혀론 20시간이 넘게 햝아야 가까스로 80%정도 벗기지만 그것을 알리가 없는 실장석이기에 친실장은 감히 허락도 없이 까부는 엄지의 행동이 불쾌할 따름이였다. 엄지 딴에는 나름의 필요성과 쓸모, 착한 아이를 염두해둔 행동이지만 애초에 실장석에게 있어서 엄지는 자신의 새끼로 받아들여지지 않기에 엄지의 모든 행동은 고려의 대상조차 되지 않았다. 

친실장은 이 불쾌한 엄지를 죽일까 생각했지만 곰곰히 지켜보니 변기의 벽은 엄지에게 절대로 탈출이 불가능한 높이라는걸 깨달았다. 지금까지 출산을 하면서 엄지를 한두번 낳아본게 아니기에 평소대로 살려두면 귀찮게 계속 앵겨붙는걸 알기에 오히려 함정에 스스로 뛰어든 엄지를 보면 유쾌할 따름이였다. 

엄지의 헛된 수고는 2분만에 끝났다. 혀가 쓸려 피가 나고 고통이 일어나자 행위를 곧바로 멈춘 엄지는 기대에 찬 눈으로 위를 보자 벌떡 일어나 주변 정리를 하는 친실장의 모습이 보였다. 기이함을 느꼈으나 자신의 모습을 자랑스럽게 여기기에 가만히 기다렸다. 

3분이 더 흐르자 점막이 완전히 굳어 3마리의 구더기가 멍청한 얼굴로 엄지에게 다가갔다. 구더기의 입장에선 유일하게 자신과 가장 근접한 생명체는 엄지였으며 서로 상부상조 하는 공생의 관계이기에 본능적인 이끌림이 있는 것이였다. 

“레후?”
“엄지 오네챠 반가운 레후!”
”레? 후?“

엄지는 자신에게 관심을 주며 꾸물거리며 다가오는 구더기를 환한 미소로 반기며 두 팔을 벌렸다. 그리곤 마마인 친실장의 애정어린 칭찬을 상상하며 살짝 눈을 감았다. 

”....레치?“

하지만 엄지는 아무리 기다려도 자신이 상상한 것이 이뤄지지 않자 서둘러 눈을 떴을땐 커다란 마마의 손에 붙잡혀 변기 위로 붕 뜨는 구더기들의 모습이였다. 그토록 원했건만 자신에게는 단 한번의 손길도 없던 마마의 관심. 자기가 아닌 자기보다 못한 구더기가 관심을 받는 이해를 벗어난 사태에 이해를 거부한 엄지의 뇌가 현실을 받아들이기 까지 1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레, 레쨔아아아—!!“

엄지는 괴성을 지르며 팔다리를 마구 휘두르며 물장구를 치며 울었다. 구더기보다 모든 면에서 우월한 자신이 아닌 저급한 되다만 녀석들에게 어째서 마마의 관심이 가는지 분노가 차올랐다. 엄지의 괴성에 호기심이 일어난 자실장들은 물속에서 첨벙거리며 꼴사납게 발광하는 엄지를 위에서 내려다보며 비웃었다. 이 얼마나 추잡해 보이는가. 

“테뿌뿌뿌!”
“치프프픕!!”
“테퍄퍄퍄!!”

엄지의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다. 위에서 들리는 비웃음소리. 거기다가 아래에서 위를 본다는 굴욕적인 구도. 태어난지 15분도 흐르지 않은 엄지의 프라이드는 산산조각나 흩어졌다. 

“내려오는 레치! 당장 내려오는 레치! 와타찌를 내려다보지 말라는 레찌이-!!”

엄지의 고함에 웃음소리를 커져갔고 엄지는 결국 변기 위에서 파닥이는 자실장들의 다리가 보였다. 

”자들은 일어나는 데스! 집까지 갈 길이 먼 데스. 마마를 제대로 따라오는 데스.“

친실장의 말에 웃던 자실장들은 웃음기가 가시지 않는 억양으로 대답을 하며 시야 밖으로 사라졌다.

”레...? 마마?? 마마?? 마마?! 마마! 와타찌 여기 있는 레치! 와타찌 아직 못올라간 레치! 마마, 와타찌 두고가지 마는 레치! 여기 너무 높은 레치! 올려주는 레치! 마마-! 와타찌 버리지 마는 레치! 마마-! 마마-! 마마!!!!“

엄지는 그제서야 자신이 버림받았으며 여기에 내려온게 스스로 죽으러 온 것임을 깨달았다. 

”마마-! 와티찌 아직 여기에 있는 레치-! 와타찌 착한아이 되는 레치! 밥도 잘 먹고 운치도 잘 누는 레치! 그러니 버리지 마는 레치! 그러니 살려주는 레치!!“

엄지는 다급하게 자신이 미끌어져 내려온 변기의 벽을 기어오르기 위해 벽을 탈려고 했지만 세라믹 변기에 물때로 인해 지나치게 미끄러워 단 한 발자국도 오를수 없었다. 필사적으로 점프를 해도 1cm 깊이의 물의 저항도 엄지에겐 커다란 장애물이였다. 미끄러져도 물로 인해 다치지 않지만 문제는 체력이였다.  막 태어나 먹은 것도 없기에 탈출하기 위해 몸을 쓸수록 점점 야위어가는 엄지. 

”돌아와주는 레치! 마마-! 마마-! 와타찌도 마마의 아이인 레치—!!“

엄지의 최후의 기력을 짜낸 필사의 목소리.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절망에 빠진 엄지는 무의식적으로 위석에서 굶주림과 고독에 죽는 자신을 상상했다. 안색이 창백해진 엄지는 문득 물에 비친 자신의 뒤로 커다란 무언가를 보았다. 서둘러 몸을 돌려 위를 보자 거기엔 그토록 애타게 부르짖던 마마의 모습이 보였다. 

”믿었던 레치...믿고 있던 레치! 와타찌 마마가 돌아올거라 믿고 기다린 레치!“

희망찬 얼굴로 두 팔을 벌린 엄지의 콧구멍이 벌렁였다. 역시 자신의 마마다. 역시 마마는 자신을 버릴리없다. 

”레프픕..! 마마 부끄러워 하는 레치? 하지만 와타찌 마마를 용서한 레치! 그러니 와타찌를 들어올려도 괜찮은 레치! 와타찌가 허락하는 레치!“

”와타찌 힘이 없으니 마마의 품에서 포근하고 따뜻하게 집으로 가는 레치! 집에 도착하면 와타찌를 위한 특별한 밥과 잠자리를 받는 레치. 밤에 배고플수 있으니 마마의 젖도 듬뿍 먹어야하니 마마의 품에서 자는 것도 좋은 레치. 그리고 일어나 우지챠들 프니프니도 하는 레치. 하지만 우지챠가 3마리면 힘들수 있으니 마마에게 특별히 한마리 프니프니 하게 허락해주는 레치!”

엄지는 쉴새없이 쫑알거리며 친에게 요구를 늘어놓았다. 밝은 표정과 달리 엄지의 몸은 부들부들 떨고있었다. 아무리 말을 해도 친실장의 반응은 없었고 4분간 쉴새없이 말하던 엄지는 결국 입을 닫았다. 

“.....마마, 이것만 알려주는 레치.”

엄지는 알고 있었다. 

“....마마에게 와타찌는 좋은 아이인 레치?”

소중한 돌이 말한다. 

-엄지는 자가 아닌 데스. 

버림받았다는건 진작에 알았다. 

하지만.
혹시나.
어쩌면. 
행여나. 

진짜진짜 혹시몰라 해본 말이였다. 안될건 알지만 그래도 천운이 닿으면 자로써 받아주지 않을까 싶어서. 

”와타찌 버림받으면 죽는 레치.“
”잔뜩 굶어서 죽는 레치“
”밥도 못먹고 운치도 못 누고 죽는 레치“
”혼자 외롭고 쓸쓸하게 죽는 레치?“
”마마의 품에 안겨보지도 못한 레치“
”우지챠 프니프니 한번 해보지도 못한 레치“
”....레끕, 레끅..! 레에에엥-! 레에에에엔—!! 이런거 싫은 레치! 죽기싫은 레치!“
”...데흠, 역시 좀 아까운 데스.“
”레?“

엄지는 자신의 몸통을 감싸안는 따스한 손길을 느꼈다. 점막에 벗겨질때를 제외한 처음으로 받아보는 따스한 손길. 영원히 넘어갈수 없던 거대한 벽이 너무나 쉽게 자신의 시야 아래로 내려간다. 

”역시 버리긴 아까운 데스“

엄지는 친의 중얼거림을 들었다. 똑똑히 들었다. 엄지는 죽음의 순간 구원이 내려오는 것을 느끼며 자신이 틀리지 않았다는걸 깨달았다. 역시 마마는 자신을 필요로 한다. 그러니 밥도, 운치도, 프니프니도, 젖도 잔뜩 먹을 것이다. 아낌없이 잔뜩 먹고 무럭무럭 커서 오네챠들 처럼 성장하면 마마에게 따끔하게 말하며 혼내줄 것이다. 

이것보아라! 
이렇게 자신이 성장했다!
나를 그때 버렸다면 얼마나 후회했는가!

흥분에 쌓인 엄지가 정신을 차린것은 깨질듯한 두통을 느꼈을때였다. 

“레?? 레쨔아아-!”

눈앞엔 커다란 마마의 입안이 보였다. 흉물스럽게 꿀렁이는 혀와 그 너머에 시커먼 목구멍은 너무나 무서웠다. 엄지는 자신의 머리가 쪼개는 고통에 두 팔을 위아래로 벌리며 손 끝에서 단단한 친실장의 치아를 느낄수가 있었다. 

“무슨짓인레챠아-!”

살아남을 것이다. 어떻게 해서든 살아남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서 벗어나 어떻게든 살아 성장해서 자신을 잡아먹을려는 친실장에게 복수를 다짐했다. 팔이 끊어질듯이 아팠지만 머리에서 느껴지는 고통이 한풀 꺾이자 엄지는 할수있음을 느꼈다. 

생각보다 버틸만하다. 아니, 자신의 이 놀랍고 두려운 힘을 조금만 더 쓴다면 능히 마마의 이빨을 부수고 탈출하리라. 

”레챠아아압-!! 레쨔아아아-! 츄아아아-!“

엄지의 기합찬 소리와 함께 우직거리는 마마의 이빨이 부서지는 소리가 들리자 엄지의 눈이 희번뜩 번들거렸다.

”?“

-빠직

친실장은 이 사이에 낀 엄지의 대가리를 한번더 아주 살짝 다물었다. 이 사에서 들리는 빠개지는 소리와 함께 입 밖으로 튀어나온 뻣뻣하게 일자로 쭉 핀 엄지의 몸통이 삽시간에 축 늘어지는걸 보았다. 

”뎃?! 실수한데스...살짝 누른다는게 생각보다 더 약해서 우그러진 뎃스....“

친실장은 실망한 표정으로 입안에 넣은 엄지를 뺐다. 관자놀이 부근이 일자로 푹 파여 눈알이 데롱거리는 엄지는 두 팔이 없었다. 

친실장은 엄지를 버릴려고 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아까웠다. 저대로 버리면 다른 놈이 와서 맛있게 먹을터. 그럴바엔 차라리.

”와타시가 먹는게 나은 데스~. 어차피 와타시의 총구에서 나온거니 와타시가 먹는게 제일 나은 데스.”

친실장은 데롱거리는 엄지의 눈알를 똑 떼고 변기로 버린뒤 축 늘어진 엄지의 등을 크게 깨물었다. 피부가 찢지고 근육이 떨어지며 이쑤시개 같은 척추가 들어났다. 그럼에도 엄지가 정신을 차리는것 같지 않자 두어번 허공에 흔들다 실망한 표정으로 한입에 털어넣었다. 

“엄지도 먹어서 배좀 찼으니 슬슬 자들을....데??“

친실장은 느긋하게 배를 두드리며 화장실 밖으로 나왔을땐 어딘가 익숙한 모습의 자실장 3마리가 성체실장 한마리에게 뒷머리카락이 붙잡힌채 거친 바닥에 다리를 갈리며 질질 끌려가고 있었다. 

”마마-! 어디있는 테치! 발씨 점점 없어지는 테챠아-!”
“아픈 테치! 아픈 테치이! 그만하는 테치!”
“마마가 오마에 따윈 한방에 죽여버리는 테치! 그러니 놔주는 테치!”

울부짖으며 자신을 찾는 자실장들이 자신의 자 임을 알았으나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그저 조용히 자신을 눈치채지 못하게 화장실 계단 옆에 숨어서 손에 들린 검은 봉투를 보았다. 그 안에는 잠을 자는 구더기 3마리. 친실장은 한숨을 내쉬며 봉투안에 손을 집어넣어 빼냈다. 

“데, 이번 출산은 실패인 데스. 이거라도 마저 먹고 다시 힘내는 데스. 자는 또 낳으면 되는 데스웅~!”

그리곤 손에 쥔 것들을 입안에 넣고선 씹어먹었다. 








기생석 (코하루키)


주말 쉬는 동안 미도리가 조심스레 다가와 떨면서 말을 건다



"주인사마.. 와타시 자를 가지고 싶은 데스..

주인사마 요새 많이 바쁘지 않은데스..?
와타시 너무 외로운 데스..
와타시가 훈육 잘 시키겠는 데스.."

야근때문에 집에 자주 없던 탓일까. 당연한 결과였다.
집에 미도리를 혼자 두는 시간이 많아졌으니.
정이 살짝 떨어졌지만 그렇다고 버리기엔 너무 오랜 세월을 지냈다. 어쩔수 없나








"좋아. 대신 딱 한마리야. 한마리를 낳던 여러마리를 낳아서 한마리를 고르던, 딱 한마리야. 훈육도 잘시켜야하고. 나머지는 공원에 방생할거야 알겠지?"

"뎃! 감사한데스! 한마리여도 좋은 데스!!"

자를 버리겠다는데도 그만큼 외로웠던걸까. 어깨를 으쓱한다

다음날 퇴근길에 꽃 한송이 꺾어온다.
꽃을 받자마자 미도리는 화장실에 들어가 임신을 위한 행위를 한다.
씻어야하는데..

10분뒤 들어가보니 미도리가 태교를 하고있다

"텟테로게~ 주인사마와 마마의 말을 잘듣는 자들만 나오는 데스~ 마마와 주인사마를 행복하게 해줄 자들만 나오는 데스 ~"

많이 낳고 하나 고를려 하나? 상관없겠지








"끝나면 불러"

이윽고 출산날, 화장실에 따뜻한 물이 담긴 대야를 둔다. 동물은  출산시 남이 근처에있으면 스트레스를 받는다길래 배려해주는 마음으로 화장실 문을 거의 닫고 잠시  거실에 있기로 한다

"데..데갸아악 나오는 데스!"

"텟테레~ 장녀인 테치~"
"텟테레~ 차녀인 테치~"
"텟테레~ 삼녀인 테츄웅~"
"텟챠앗~ 어째서 와타시가 장녀가 아닌 테챠앗! 똥마마는 와타치를 장녀처럼 대하는 테샤앗!
"렛테레~ 엄지인 레츙~"
"레츄웅! 귀여운 엄지에게 아마아마한걸 주고 세레브한 집을 주는 레츄웅! 그리고 또 마마 품에서 재우는 레츙~
"렛후레~ 우지챠인 레후~"

"오로롱~~ 와타시도 드디어 마마인 데스~~!"

분충들이 껴있는거 같지만 모두 건강하게 나와주었다. 하지만 미도리는 단 한마리만 선택해야한다.
당연히 장녀를 고를거라 생각했지만 막상 태어난 첫 새끼들을 보니 미도리는 가능한 많이 키우고 싶었다.
그때 미도리에겐 묘수가 떠올랐다








"장녀,차녀,삼녀. 저 변기 뒤에 숨어 조용히 있는데스. 마마가 괜찮다 할때까지 반드시 조용히 있는데스. 닝겐은 주인사마인 데스. 걸리면 안되는데스
그래야 여기서 살수있는 데스. 알겠는 데스까?"

"알겠는 테치~
알았테츄~
낙승인 테츄~"

셋은 쫄래쫄래 변기 뒤 구석으로 숨는다 따라가려는 사녀를 미도리가 붙잡는다

"사녀는 마마랑 있는데스~"

"주인사마~! 다 끝난 데스!"

이윽고 주인이 와서 문을 연다

"어떻게 됬어?"

"데에.. 첫 출산이라 그런지 엄지와 구더기가 많이 나온 데스.."

"어차피 자실장만 키울거 아니야? 나머진 뭐 상관없지. 고생했어"

"아닌데스.. 와타치는 저기 우지챠를 돌보는 엄지를 기를거인 데스 사ㄴ.. 아니 저 자실장은 분충인 데스.. 와타시는 분충은 키울수 없는 데스"








"그래? 그래 그럼. 저 엄지로 정한거지? 엄지는 데려가서 내가 잘때까지 교육하며 돌볼게. 화장실 대충 정리하고 나머지는 내일 아침 출근길에 데려갈거니깐 같이 있어줘. 먹이라도 잘 먹여주든가"


"뎃? 그래도 되는 데스? 감사한 데스!"

주인은 방에 들어와서 엄지를 데리고 논다.
속으론 잘됬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실장석이 자를 낳게할 키울정도의 애정이면 분충이든 양충이든, 엄지든 자실장이든 귀여우면 되기 때문. 엄지는 자실장에 비해 작기에 더욱 귀여운게 당연했다








그 틈을 타 미도리는 변기뒤에 숨어있는 자실장들 안아들며 말한다

"빨리 화장실을 나가서 저 베란다로 나가는 데스. 거기는 너저분해서 닝겐사마도 못찾을 거인데스! 절대 소리내면 안되는데스!"

도도도도

자실장들을 조용히 베란다로 데려가 수많은 물건들 속 빈 박스를 찾아들어간다

"테에.. 좀 좁은 테치.."
"추운 테치.."
"셋이 같이 있으면 따뜻해지는 테치.. "

미도리는 같이 들고온 휴지 여러장을  자들에게 덮어준다.

"잘 숨은 데스. 운치도 안보이는곳에 싸는 데스. 이따가 마마가 와서 치우는 데스. "

"하이테치!" x3

말 잘듣는 착한 자실장 3마리의 머리를 쓰다듬어준뒤 미도리는 이제 비참한 운명을 맞이할 자들에게 최후의 행복을 느끼게 해주러 간다








"이리오는 데스요.. 사녀.. 엄지.. 우지챠..
마마가 푸드와 콘페이토를 주는 데스~"

"테프픗! 맛있는 테츙~ 이거만 먹으면서 살고싶은 테치! 똥마마는 더 가져오는 테치~!"
"레후! 맛난 레후! 다 우지챠 꺼인 레후!!"

"맛있는 레츙! 하지만 와타치는 마마의 젖이 먹고 싶은 레치! 먹고 빨리 크고 싶은 레치!"

모유는 명실상부 아기들에게 가장 좋은 영양 덩어리인 것.
남은 자들에게 먹이기도 적은 모유를 버려질 자들에게 줄 여유는 없다. 라는게 미도리의 결론이다.

"그건 안되는데스.
대신 콘페이토를 먹는데스. 많이 먹어도 되는 데스"

단호함에 떼쓰던 엄지는 눈물이 나온다

"레..레에에.."
미도리는 복잡한 심정으로 엄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거짓말한다

"미안한 데스.. 오늘은 몸이 안좋은 데스.. 내일은 오늘 몫까지 먹여주는 데스. 오마에가 1등으로 먹는 데스. 오늘만 참는데스"

"레엥.. 알겠는 레츄.. 대신 콘페이토 산더미로 먹을거인 레츄.."

"그러는 데스. 다 먹고 노는 데스. 마마가 놀아주는 데스.."

미도리는 주인이 준 네무리가 들어간 콘페이토 먹는 자들에게 처음이자 마지막 교육을 한다

"자들.. 밖에서는 투정 부리지말고 조용히 해야하는 데스. 모든 닝겐도, 동족도 마마처럼 착하지 않는 데스."


"내일은 산책 나가는 테치? 좋은 테치~"
"와타치는 마마한테 업혀서 다니는 레치.."
"산책 좋은 레후.. 우지챠 졸린 레.."

몸이 작은 우지부터 시작해 3마리 전부 잠에든다. 이불이라도 덮어주려는 순간 주인이 손바닥위에서 자는 엄지를 건내며 말한다

"걔들은 박스에 넣어둘거야. 넌 이제 이 엄지를 돌봐. 나도 나름 교육 시켰으니 너도 훈육 잘 시켜야돼. 엄지 이름은 모모야."

"데에.. 알겠는 데스.."
주인은 박스안에 세마리를 조심히 넣어둔뒤 두리번 거리다가 휴지 두장을 뽑아 뿌려준뒤 미도리의 밥그릇에서 푸드를 3개 꺼내 박스 구석에 둔다.
모든 실장석을 아끼는게 아닌, 자신의 실장석만 아끼는 주인으로선, 버릴 실장석에 이 이상의 투자를 하고싶진 않다

내일 출근을 위해 주인은 방에 자러 들어간다. 미도리는 주인이 들어간지 30분뒤 휴지 여러장과 푸드를 들고 베란다로 나간다








"마마가 온데스. 다들 일어나는 데스"

"테에.. 마마 추운 테치.."
"와타치는 배고픈 테치.."
테에엥! 왜 이제 온 테치!"

"미안한데스요.
장녀 차녀부터 마마의 젖을 먹는데스. 삼녀는 푸드 먹으면서 차례를 기다리는데스웅~"

젖과 푸드를 먹인 미도리는 자들이 싼 운치를 휴지로 닦아낸다.
남는 휴지들 일부는 자들이 있는 틈새 바닥에 깔아주고
나머지는 자들에게 덮으라고 준다

"날이 춥진 않은 데스. 셋이 붙어서 휴지를 덮고 자면 괜찮을 거인데스. 내일은 마마가 안에서 지낼만한곳을 찾아보는 데스. 오늘만 참는 데스요~"

"하이!테치 x3"

밥을 먹고 따뜻해진 자들은 테치테치 조잘댄다.

미도리는 그런 자들을 보며 흐뭇하게 웃는다.

잠깐 옛날이야기를 해주고 미도리는 베란다에서 돌아와 자고있는 모모를 옆에 누워 껴안고 중얼거린다


"이거면 된 데스.. 4녀한테는 미안하지만 분충은 나머지 자를 위험에 빠트릴것인 데스.. 이게 최선인 데스.."








다음날 아침 방생을 위해 주인은 평소보다 일찍 일어난다

그래도 미도리의 새끼니깐, 애호공원에 데려다 주려했지만

거리가 멀기에 일찍일어났고, 그점이 주인을 짜증나게했다.

결국 빨리 출근해서 쉬고싶은 주인은 바로 앞 공원에 대충 박스를 내버려둔다

"이공원도  애호파가 가끔은 오니깐 알아서 잘 살겠지.. 가을인데도 춥네.. 목도리라도 해야하나.."
"테츄우우.. 테츄우우..."
"음냐.. 밀크 맛나맛나..레츄.."
"렛휴우우, 렛휴우우.."
새근새근 잠꼬대하며 자는 자들을 잠깐 보더니 별 생각없이 떠난다
그렇게 어제 태어난 갓난 새끼들과 그녀들의 보호자와의 작별은 허망하게 끝이난다

다음날
미도리가 일어났을땐 주인과 박스속 자들은 이미 떠났다.
일찍일어나서 마지막 애원을 해볼걸, 아니면 작별인사라도 할걸 이라 생각했지만 이내 베란다에서 떨고있을 자들을 위해 엄지에게 이불을 덮어준뒤 자들이 지낼만한 곳을 찾기 시작한다

"주인사마의 방은 안되는데스.. 운치라도 지려버리면 바로 걸리는 데스.. 아마아마한게 나오는 곳에 주인사마가 잘 안열어보는 서랍이 있는 데스.. 거기라면 괜찮겠지만.. 너무 어두워 어린 자들이 무서워 할것인 데스.."

이곳 저곳 돌아보지만 결국 괜찮은 곳은 없다.

결국 실장석 다운 결론에 이른다
"어쩔수없는데스. 주인사마는 어차피 집에 늦게 오는데스. 겨울 전까진 평소엔 집에서 지내게하다 주인사마가 올때쯤엔 베란다에서 몰래 재우는데스. 겨울이 시작되기 전에 세레브하게 키워서 주인사마께 보여드리면 주인사마도 기뻐하며 안에서 키우는걸 허락할것인데스!"

미도리는 생각을 마치고 베란다로 나가 뭉쳐 자고 있는 자들을 깨운다

"자들은 일어나는 데스~ 주인사마가 나갔으니 안에 들어오는 데스~

"테에에함.. 졸린 테츄.."
"드디어 집에 들어가는 테치?!"
"마마.. 배고픈 테치.."

"들어와서 밥도 먹고 자고싶은 자는 더 자는 데스~ 놀고싶은 자는 노는데스~"

미도리는 자들을 들여보내 밥과 젖을 먹인뒤 놀거나 자게 냅두곤 주인의 방으로 향한다








"데에.. 주인사마는 옷이 많으니 그중 작은 옷들을 빌려서 자들을 따뜻하게 해야겠는 데스.."

저실장 시절 주인의 방에서 지낸 미도리는 어느 서랍에 옷이 있는지 잘 안다. 미도리는 맨 아래 서랍을 연다.
그곳에는 겨울용 장갑, 목도리, 털모자 같은 옷들이 있다.
당연히 겨울이 아니었기에 잘 열지 않았을 뿐 이지만 미도리 입장에선 잘 안쓰니 없어져도 모를거라 생각했다.

미도리는 목도리와 장갑을 3짝만 챙긴다

"긴 수건은 바닥에 깔고 이건 자들이 잘때 들어가서 자면 될거 같은데스!"

미도리는 자들이 덮고 잔 휴지로 자들이싼 운치들을 닦아내고 바닥에 목도리를 깔고 앉아본다

"데에.. 따뜻한 데스.. 와타시가 있어도 괜찮은거같은 데스! 데프픗.."

미도리는 만족한뒤 자들을 부른다. 거실에서 놀던 자실장들은 자신들의 은신처가 따뜻해진것을 보고 기뻐한다

"자들 이제 따뜻하니깐 안심하는데스. 겨울씨가 오기전에 자들을 교육시켜 안에서 살게 해주는 데스. 그전까진 주인사마에게 걸리면 안되는 데스! 그러면 마마가 지켜주지 못하는데스!"

"하이테츄~!" x3

미도리는 자신이 들었던 사육실장 교육을 자들에게 알려준다.
주인이 돌아올 시간이 되자 자들을 베란다에 두고 푸드 몇조각을 두고 주인을 맞이한다








"오신데스 주인사마"
"안녕한 레치! 쥬인사마!"

"어어 안추웠어? 가을인데도 날씨가 좀 춥네"

"하이데스. 주인사마 덕에 와타시타치는 따뜻한 데스"
"쥬인사마! 오네차타치가 추워.. 렛?"

미도리는 서둘러 입을 막았다. 다행히 신발을 벗느라 별 신경을 안쓴다

미도리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생각한다
엄지를 교육하는걸 잊은 데스.. 엄지가 와타시의 자들을 위험하게 할수있는 데스..



주인은 씻고 저녁을 먹은후 잠깐의 휴식을 가진뒤 방의 서랍을 연다.
내일부터는 목도리를 메고 가기 위해서다
"어라? 분명 여기다 뒀는데? 장갑도 한짝만 있고.. 미도리~ 혹시 서랍에 있던것들 꺼내서 가지고 놀았니??"

"데..뎃? 와타시는 잘 모르겠는 데스.. 서랍에 뭐가 있던 데스?"
데샤앗! 어째서인 데스.. 평소엔 찾지도 않으면서 어째서 하필 오늘!!

그리 비싼 장갑은 아니었지만 목도리는 주인의 어머니가 손수 제작해준 선물이었다. 잃어버렸나? 주말에 제대로 찾아봐야겠네 하고 주인은 넘어간다



밤이되자 미도리는 모모를 교육한다
"엄지. 오네챠타치들의 존재는 마마가 허락할때까지 주인사마에게 비밀인 데스. 알겠는데스?"
"레에.. 알겠는 레치.. 죄송한레치.. 근데 아타치는 이제 엄지가 아니라 모모인 레치.."

"...엄지는 엄지인 데스. 마마의 자가 아니라 모모가 하고싶은 데스까?"

"레에.. 잘못한 레치.. 엄지 하는 레치.."

자실장들을 발각되게 할뻔한 엄지.
애정이 살짝 떨어졌지만 그래도 자신의 자식이다
미도리는 모모를 껴안고 잠에든다.

다음날은 거실까지 한기가 들어온다
한기에 미도리는 평소보다 일찍일어나 주인사마가 출근 준비를 하는것까지 지켜보게된다
주인사마가 출근하길 기다리며 밖의 자들은 안추울까 걱정한다. 주인이 출근하자 후다닥 베란다로 향한다

"자들! 괜찮은데스?!"
걱정과 달리 자들은 목도리위에서 장갑 한짝에 한마리씩 들어가  자고 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쉰 미도리는 웃으며 자들을 깨운다

"일어나는 데스요 잠꾸러기들~ 안에 들어가서 있는 데스~

"테에.. 너무 일찍 깨운 테치.."

졸린 눈을 비비며 자들이 거실로 들어온다.

미도리는 휴지로 자들이 싼 운치를 닦은뒤
따라 들어간다








자들이 뛰어놀며 아무데나 운치 지리는것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미도리

자실장들끼리는 베란다에서 지내며 친분이 형성됬기에 미도리와 지낸 모모는 소외된다
모모가 와서 미도리에게 말을 건다
"레엥.. 오네챠들이 안놀아주는 레치.. 마마가 놀아주는 레치.."
"오마에 혼자도 놀수있어야하는 데스요. 마마는 자들이 다치지 않을까 지켜봐야되는 데스."
"레에엥! 와타치도 자인 레치!"

한숨을 쉬며 모모와 대충 놀아주기 시작한 미도리
같은 자라도 엄지와 자실장은 다른 존재이다.
실장석에게 엄지는 여유가 되는 경우에만 자취급 받는 실장석이다. 그렇기에 애정에도 차별이 있는게 당연하다.

대충 놀아주다보니 지쳐 잠든 모모. 미도리는 자실장들을 불러 간단한 예절 교육을 한뒤 밥을 먹이고 베란다로 보낸뒤 자실장들이 싼 운치를 닦은 후 주인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

"다녀오신 데스"
"어휴 똥 냄새. 모모가 아무데나 많이 싸니?"
"데.. 그런데스.. 아직 교육이 덜된 데스.. 죄송한데스.."
"아냐, 아직 새끼니깐 초반엔 감수해야지.. 꾸준히 교육시켜"

미도리는 문득 아침의 한기가 떠올라 주인에게 부탁한다

"그나저나 주인사마 와타시 좀 추운데스. 집씨를 좀만 더 따뜻하게 해줄순 없는 데스?"

"음.. 좀 춥긴한데 보일러 비용이 장난 아닐텐데.. 담요 하나 내일 사다줄게. 난로 꺼낼테니깐 나랑 있을때는 난로 쬐면서 지내"

주인은 베란다로 나가 난로를 찾아 꺼내려한다

"아.. 아닌 데스! 주인사마. 와타시 안추운 데스! 어서 들어오시는 데스!"

"걱정해주는거야? 괜찮아. 견딜만해. 어우 난로 무겁긴 하네. 더러우니 한번 닦아야겠구 어어!"









"짓!!!!"
"테엡!!!"
"끕!!!!"

아주 작게. 난로가 떨어지는 소리 외에도 하나의 비명소리와 둘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미도리는 식은땀을 흘렸으나 주인이 눈치채지못했음을 알아챈다

"주..주인사마 와타시가 베란다 닫겠는데스. 가서 난로씨를 닦는 데스"

"그래줄래? 부탁할게~"

주인이 난로를 들고 욕실로 가자 후다닥 미도리는 자들이 있는 틈새로 간다.

다행이도 3마리 모두 무사하다.

하지만 삼녀의 한쪽 팔이 일부가 짤려있었다. 난로에 깔린것이다

미도리는 삼녀를 달래며 상처를 핥아준다

"잘 참은 데스 삼녀~ 소리 안내서 잘한데스~ 착한 아이인 데스~ 금방 낫는데스~"

이후 바닥에 있는 휴지로 상처를 대충 감싸 피를 멈추게 한다.

푸드를 잘먹으면 낫긴 하겠지만.. 너무 오래걸릴 것인 데스.. 약씨가 필요한데스.. 주인사마가 약씨를 줘야 할텐데 와타시가 팔을 다쳐야 하는데스까..? 뎃!!

"삼녀 오늘만 버티는 데스. 마마가 내일 약씨를 가져와 낫게 해주는 데스."








그날 밤 모모를 안고 잠이 드는 순간까지 미도리는 아무 행동을 하지않는다. 아침이 되자. 미도리는 일어나 삼각형 블록을 든채 자고있는 모모를 바라본다.

"렛츙... 렛츄웅.. 마마.. 좋아 레츙..."

사랑스럽게 잠꼬대를 하며 자고있는 모모를 보며 잠시 흔들렸지만 미도리는 삼녀를 생각하며 이내 결심한다

"오마에는 와타시의 자들을 위험에 빠트릴 뻔한데스. 이걸로 그빚을 갚는데스"








그리곤 모모의 팔을 블록으로 내리쳐 절단 시킨다

"렛?"

모모가 움찔하며 눈을 뜬다. 눈 앞에는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마마가 장난감을 들고 자신을 바라본다








놀아주려는건가? 좋다

애교부리고 싶어진다

"레츄...렛?"








손이 없다. 이러면 애교를 부릴수 없는데? 그보다 아프다!
왜이리 아프지? 왜 손에서 피가 나지? 왜 저 장난감엔 피가 묻어있지?!?!

모모의 팔에서 점점 더많은 피가 흘러나오며 고통이 찾아와 현실을 자각한 모모가 소리지른다

"레챠야아아아앗!!!! 마마아아아아아아아아!!! 어째서인 레챠!!!!"

비명을 지르는 모모를 안은채 미도리는 출근 준비중인 주인에게 간다

"주인사마!! 자가!! 자가 놀다가 팔이 잘린데스!! 치료해주는 데스!!"

"뭐야! 어쩌다가 그런거야?!"

주인은 재빠르게 구급 상자를 꺼내 약을 바르고 붕대를 감싸준다

약과 붕대를 유심히 지켜보던 미도리가 말한다

"감사한데스 주인사마! 그치만 늦지 않겠는데스? 와타시가 마무리하고 정리하겠는데스!"

"그래줄래? 고맙다. 부탁할게"

주인은 마무리를 부탁한채 서둘러 출근한다








미도리는 아파하며 울고있는 모모를 무시하고 구급상자에서 주인이 쓴 약과 붕대를 꺼내 베란다로 달려간다

"마마? 와타치 아픈레챠아앗! 안아주는 레치! 달래주는 레치!!"

미도리가 달려가던 도중 뒤돌아 말한다

"닥치는 데샤앗!! 오마에보다 삼녀가 중요한데스!"

"레..레에..?"

충격에 휩싸인 모모를 둔채 미도리는 삼녀를 찾아간다
삼녀의 팔에 감싸인 휴지를 벗기고 약을 바르고 붕대를 감싼다

"이제 금방 나을거인 데스~ 푸드씨도 마마가 많이 가져오는 데스요 ~"

삼녀가 훌쩍이고 장녀와 차녀가 달래주며 3마리는 거실로 들어간다.

"오늘은 목욕을 시켜주는 데스~ 장녀와 차녀는 미안하지만 직접 씻는 데스~ 삼녀를 씻겨줘야하는 데스~"

"하이테츄!" x2








물을 서로에게 뿌리며 노는 장녀와 차녀. 아픈 팔을 조심한채 삼녀를 씻기는 미도리 그 옆에는 혼자 옷을 제대로 벗지 못한채 서있는 눈치따윈 없는듯한 모모가 있었다

"마..마마.. 와타치도 다음에 씻겨주는 레치.."

미도리는 거들떠도 안보며 삼녀 씻기는데 집중한다

엄지는 울먹이며 소리친다

"레.. 마마!! 와타치도!!! 씻... 렛챠!!!!"

엄지가 날라간다

"오마에는 분충인 데스. 죽이지 않는것으로도 감사히 여기는데스. 살고싶으면 눈치보면서 사는데스."

"레챠아앗! 이럴거면 와타치를 왜 키운다고 쮸인사마에게 말한테치!! 왜 나머지 오네챠와 엄지챠, 우지쨔를 버린레치!!"

"알고있던데스? 그건 오마에가 양충인줄 알았기 때문인데스. 이렇게 어리광 부리고 오네챠들을 위험에 빠트리려 할줄 알았으면 안키웠던 데스. 오마에가 양충이면 돌봐주는거도 감사히 여기는 데스 아니면 속아내져야할 분충인 데스까?"

미도리의 기세에 눌린 엄지가 울먹이며 자실장들을 둘러본다

차녀는 비웃고 장녀와 삼녀는 시선을 피한다

서러움에 울기 시작하지만, 미도리가 두려워 끕끕 대며 운다








그시각 모모의 일도 있겠다 간호해줄겸 주인은 반차를 내고 돌아오기 시작한다. 이유가 어떻든 반차내고 돌아오는길은 기쁘다. 약간 들뜬 주인은 미도리의 자들을 버린 공원을 통해 돌아온다

그때였다
"똥닝겐!! 똥닌겐 맞는 테치!! 와타치를 다시 데려가는 테챠아아!"

무슨 개소린가 싶어 보니 독라에 양쪽눈이 초록이 된 자실장이었다

"죽고싶은거니? 난 내 실장석 아니면 죽여도 별 느낌없단다"

"와타치와 엄지, 우지를 버렸던 테챠아아! 어째서인 테챳! 장녀 차녀 삼녀와 엄지는 키우면서 어째서인 테챳!"

"아~ 너구나? 미안하지만 미도리가 엄지를 키운다고.. 방금 뭐랬어? 장녀 차녀 삼녀라니?"

"귓구멍이 막힌 테샤아앗? 와타시의 오네챠 타치들도 키울거면 와타시도 키우는 테샤아앗!"

장녀 차녀 삼녀라니. 분명히 얘는 분충이라 못키워서 엄지를 키운다 했는데? 그럼 얘가 사녀인건가?

문득 불길함이 떠오른다
사라진 장갑 3짝과 어머니가 해주신 목도리. 설마..

"이 똥벌레 새끼가 설마.."

"너 나랑 가자. 네 언니들을 찾으면 너가 살아가는데 필요한것들을 주마"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그대로 집어 주머니에 넣은뒤 집에 데려간다


목욕을 마치고 거실에서 놀던 자실장과 미도리는
도어락 소리가 들리자 크게 놀란다.
"자들! 어서 베란다로 가는 데스!! 빨리!"

미도리는 시간을 벌기위해 정신이 나간듯한 모모를 안아든채 현관문으로 향한다








"다녀오신 데스! 오늘은 빨리 온데스. 와타시의 자가 걱정되서 오신 데스? 와타시의 자는 괜찮은 데스! 그래도 한번 보겠는 데스? 주인사마도 참 상냥한 데스웅~"

성체실장이 되더니 하지도 않는 아첨까지.. 숨기는게 있구나

"미도리. 숨기는게 있으면 빨리 말해라. 마지막 기회야"

"데..데?? 와..와타시는 아무것도 숨기는게 없는 데스.."

"그러냐.."

주인은 주머니에서 독라 자실장을 꺼낸다

"너의 언니들을 찾아라. 그녀들이 네 머리카락을 다시 나게 해줄거다."

"텟? 정말인 테치?? 냄새로 빠르게 찾는 테치!!"

데갸아아앗! 버린 자인데스! 그래도 씻겼으니 냄새는 안날거라 찾기 힘들 것인데스. 제발데스..


다행이도 독라는 냄새를 맡지 못한다.

하지만 주인의 눈은 살짝 열려있는 베란다로 향한다.

저문은 미도리가 겨우 열수있는문. 자실장들이 숨었다면 문은 못닫을 것이다

베란다에 널부러진 물건들을 보며 말한다

"그래~ 정리할때긴 하지"








몇분이나 지났을까 순식간에 자실장들이 숨은 박스를 주인이 뒤집어 흔든다

그러자 장갑에 들어가있는 차녀 떨어져 울고있는 장녀 떨어지며 턱을 다친 삼녀

그리고 주인의 어머니가 만든 목도리가 운치와 푸드 가루 범벅인채 심지어 헐었는지 구멍까지 난채로 떨어진다

주인은 조심스레 수건과 장갑을 되찾아 세면대에 둔뒤 베란다로 돌아와 구석에 박혀있던 야구방망이를 꺼낸다

미도리는 상황을 파악한듯 새끼들을 지키려 뒤로 숨긴뒤 뭐라 말을 하기시작한다.

모성애를 유발하는 모습이지만, 도둑질이나 하고 사람에게 들러붙어 사는 기생충이 그런다고 감동적일까?


주인은 그리 생각하며 미도리를 키우며 늘 켜둔 링갈을 처음으로 끈뒤 말한다









"이 역겨운 기생충 새끼들"









약속 (운치싸는남자(175.213))


실장석이 버려지는 케이스는 아주 흔하다.
주인의 지겨움, 경제적사정, 집안문제, 실장석의 분충화 등..

미도리는 그런 사정으로 버려진 실장석이다.

[미도리. 나는 분명히 말했었다. 너 하나 기르는 것만으로도 벅차다고.]
[데에에...하지만 와타시의 아가 실장들이 귀엽지 않은 데스?]
[...아가라, 짐승의 새끼는 새끼라고 부를 뿐이다. 방금 넌 날 굉장히 화나게 만들었어]
[데갸아아악!!!!]

미도리는 주인을 화나게 만들었다.
본능을 이기지 못하고 새끼를 가졌기 때문이다.

한두 마리면 뭐, 주인도 용서했을지 모른다.
하나 녀석은 무려 11마리나 되는 대가족을 만들어서 집안을 개좆판을 만들었다.

게다가 인간들이 가장 싫어하는 [아가 실장]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녀석은 죽기 직전까지 두들겨 맞고 새끼들과 같이 공원에 버려졌다.

그러나 주인은 마냥 매정한 사람은 아니었다.
그는 미도리를 공원에 버리면서 한 가지 목표를 주었다.

[딱 반 년. 반 년만 살아남아라. 나는 네가 죽도록 밉지만, 반 년 동안 이곳에서 살아남는다면 다시 길러줄 거다.]
[데히이...다시...다시 길러주는 데샤...]
[미도리. 나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 아니야. 사실 너 하나 기르기도 벅차지만 그간의 정으로 길렀던 것뿐이다. 그러니까.]

주인은 숨을 골랐다.

[마지막 기회다. 반 년. 딱 반 년 동안 살아남아. 제발, 이번에는 날 실망시키지 말아줘.]
"주인사마.."

미도리는 주인의 말을 되새겼다.
벌써 한 달도 전의 일이지만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떠오른다.

"마마! 먹을 거, 먹을 거 내놔테챠아아아!!!"
"배고파테치 배고파테치 배고파테치 배고파테치이이이!!!!!!"

미도리의 새끼들은 배고픔을 호소했다.
풍족한 인간의 집에서 아무 걱정 없이 지내다가 갑자기 험난한 야생에 버려지자 좀체 적응하지 못했다.

미도리는 그런 새끼들을 먹여 살리려고 열심히 움직였다.
매일 새벽에 일어나 쓰레기통을 뒤지고, 벤치나 돌의자에 버려진 음식물을 잽싸게 주워다 골판지상자로 가져왔다.

하지만 새끼들은 그런 미도리의 노력을 알아주지 않았다.

"정말 무능한 똥마마인 테치!"
"...데에."

장녀의 말이 미도리의 가슴을 후벼팠다.
미도리는 더 이상 새끼들이 귀여워보이지 않았다.

그날 밤, 미도리는 새끼들을 버리고 도망쳤다.

***

미도리가 떠난 이후 골판지의 사정은 뻔했다.

"테쨔아아아아아!!! 팔 먹지 마는 테챠아아아!!!"
"데프프. 살코기가 아주 야들야들한데스."
"멍청한 자실장들인테치. 마마, 다리는 와타시가 먹어도 되는 테치요?"
"물론인 데스. 많이 먹고 무럭무럭 자라는 데승!"
"테쨔아아아!!!"
"찌이이이이--- 치이이이이이!!!!"

미도리가 떠나고 단 하루만에 전멸해버린 새끼들.
힘을 모아 덤볐다면 3마리의 들실장들을 물리칠 수 있었겠지만, 무리였다.

애초에 그게 가능했다면 이 자실장들은 어미와 같이 버려질 일도 없었다.

"데승. 주인사마는 아직도 멀은 데스까?"

미도리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주인이 오기를 애타게 기다렸다.
하지만 아직도 반 년이 오려면 한참이나 남았다.

<2달차>

버려진 날로부터 두 달이 지났다.
그동안 미도리는 새끼를 버리고, 또 새끼를 가졌다.

뭔 씨발 짐승새끼도 아니고 힘들다고 버려놓고 또 새끼를 가지는 게 이해되지 않지만..
실장석은 원래 그런 녀석들이니 넘어가자.

"마마..와타시 꼬륵꼬륵테츄..."
"여기 푸드를 가져온 데스. 조금밖에 없으니 아껴먹는데스요?"
"테에..배고픈 테치..하지만 마마 먼저 먹는 테치!"
"오로롱...정말 착한 자인 데스.."

미도리는 실패로부터 교훈을 얻었다.
자의 숫자가 늘어날수록 키우는 게 불가능해짐을 깨닫고 숫자를 제한시켰다.

이번에 미도리가 낳은 새끼의 숫자는 모두 여섯.
하지만 미도리는 단 둘만을 남기고 전부 먹어치웠다.

"세상의 보물인 와타찌가테어난테쨔아아아아!!! 무슨짓인 테찌이이이!!!"
"보물 이지랄하는 분충은 필요없는데스."
"치프프! 와타시처럼 고귀하지않으니 그렇게되는테챠아아아!! 뭐인테치! 와타시는 왜 깨무는 테챠아아아!!!"
"실장석이 무슨 고귀 데스, 병신인데스까?"

...그런 사정으로 양충 두 마리를 제외하고 전부 뱃속행이 되었다.
미도리는 사육실장 출신답지 않게 공원에 잘 적응했다.

"쓰레기장을 뒤지는 건 위험한데스. 먹을 것도 별로 없고, 차라리 의자와 긴 의자를 노리는 게 나은데스."
"이 열매는 아무 맛도 없는 데스..하지만 먹을 수 있는 데스."
"최대한 깔끔하게 씻고 다니는데스. 인간사마들은 더러운 분충을 굉장히 싫어하는데스."
"...와타시는 분충이었던 데스. 주인사마가 싫어할 만 했던 데스."

미도리는 점점 자신의 분수를 깨달아갔다.
새끼를 키우고, 실패하고, 다시 새끼를 키우면서 주인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공감되어 눈물을 흘렸다.

<4달차>
시간은 유수처럼 흐른다.
미도리가 새로 낳은 새끼들은 어느새 중실장으로 거듭났다.

"테스. 마마, 주인사마는 어떤 분인 테스?"
"데프프. 주인사마데스까...좋은데스. 오늘은 주인사마에 대해서 얘기해주는데스요."
"테승! 빨리, 빨리 얘기해주는테스 마마!"

장녀와 차녀의 보챔에 미도리는 웃으면서 입을 조잘거렸다.
벌써 몇십번이나 반복된 이야기지만 중실장들은 눈을 빛내면서 그것을 들었다.

미도리는 주인이 대단하다고 하지는 않았다.
그저 평범한 집에서 평범한 삶을, 때론 약간의 불만도 있는 그런 생활을 했다고 언급했다.

"..자들은 듣는데스. 평범한 삶은 거저 주어지는 게 아닌 데스. 아니, 평범한 삶이야말로 가장 어려운 데스."

미도리는 이젠 까마득한 과거를 회상하면서 입술을 움직였다.
자실장이었던 시절에 왜 그리도 세상에 불만이 많았을까.

주인의 따스한 손가락일 밀쳐내고 게걸스럽게 음식을 탐했던 자신이 이해되지 않았다.
스테이크와 콘페이토는 먹으면 잠깐 기분은 좋지만 고작 그것뿐.

'주인사마...'

주인과의 별거 아닌 생활이 그리웠다.
티-비라고 부르는 상자를 보면서 잡담을 나누던 그때로 돌아가고 싶었다.

'이제 얼마 안 남은 데스.'

미도리는 숫자를 셌다.
실장석의 기준으로 반 년은 정말 멀고 먼 기간.

하나 녀석은 계절이 바뀌는 것으로 그것을 계산했다.

<6달차>

반 년.
미도리는 공원에서 반 년을 버텼다.

그간 중실장이었던 새끼들은 성체로 성장했다.

"마마. 또 공원 입구를 보는 데스까?"
"데프프. 와타시의 취미인데스요."
"장녀챠, 내버려두는데스! 와타시는 마마랑 이렇게 있는 시간이 좋은데스!"
"차녀가 참 기특한데스. 이리오는데스, 오랜만에 마마가 안아주는데스!"
"데에...부끄러운데스."
"치사한데스! 와타시도 같이 안아주는데스!"

장녀와 차녀는 독립하지 않았다.
새끼를 가지는 것은 실장석의 본능인지라 성체가 되면 자연스럽게 독립하여 자기만의 가족을 가지는 것을 생각하면 이상한 일이었다.

하나 이는 미도리의 따스한 사랑으로 이루어진 결과물이었다.
장녀와 차녀는 미도리가 살아온 인생얘기와 부지런한 노동을 보고 새끼 키우기가 쉽지 않음을 깨달았다.

"이렇게 마마와 평생 같이 살고 싶은 데스."
"와타시도데스."

미도리의 눈에서 색눈물이 흐른다.
녀석은 비로소 진정한 행복을 찾았다.

'주인사마, 죄송한데스. 그리고 고마운데스. 와타시, 행복한데스.'

주인은 자신을 죽일 수도 있었다.
공원에 버려지는 무수한 실장석이 바로 그러했다.

자신이 버림받았음을 모르고, 아무런 희망도 없이 방황하다가 그렇게 죽었다.
그러나 주인은 미도리에게 살아갈 수 있는 희망을 주었다.

[반 년이다.]

반 년.
주인은 반 년 뒤에 온다는 약속으로 미도리에게 목표라는 것을 부여해주었다.

덕분에 미도리는 아무리 힘들고 포기하고 싶은 상황에서도 끝끝내 포기하지 않았다.

"미도리!"
"..주인사마??!"

주인이다. 주인이 찾아왔다.
미도리는 깜짝 놀라 익숙한 체향과 생김새를 지닌 주인에게 달려갔다.

그러다 멈칫,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와타시를 알아보겠는데스까??"

자신은 이제 더는 귀엽지 않다.
버려졌을 때와 비교하면 너무도, 너무도 많은 일들이 있었다.

험난한 공원생활에 찌들 대로 찌든 모습.
생김새가 완전히 다른데 대체 어찌 알아보는지 그게 궁금했다.

"말했잖아 미도리, 반 년 뒤에 찾아온다고. 나는 네 몸에 IC칩을 심어뒀어."
"데? 그게 뭐인 데스?"
"네가 내 사육실장이라는 증표."
"데에에...!"

주인은 미도리를 버렸지만 녀석을 잊지 않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실장석의 생명을 매우 가볍게 여기지만, 그는 대화가 통하는 생물을 도저히 가볍게 볼 수 없었다.

그래서 미도리가 집에 왔을 때 심어둔 IC칩을 회수하지 않았다.
아주 희박한 확률이지만 녀석이 반 년 동안 살아남는다면 다시 데려올 생각이 있었다.

'새끼를 낳아서 끝인 줄 알았는데...'

주인은 반 년 전의 일을 떠올렸다.
그는 IC칩을 통해 미도리의 위치를 파악할 수가 있다.

그래서 녀석의 눈이 닿지 않는 곳에서 관찰을 했다.
처음 한 달은 녀석이 꼴도 보기 싫어 공원 근처도 오지 않았다.

이후에는 녀석을 보자 새끼를 버린 것을 보고 실망했다.

그러나, 미도리는 달라졌다.
새로 낳은 새끼를 기르기 위해 밤낮으로 노력했다.

미도리는 실패에서 교훈을 얻었다.
사람도 하기 힘든 것을 고작해야 실장석이 해낸 거다.

남자는 간간히 미도리의 생활을 살펴봤다.
녀석은 어떻게든 살아남고자 발버둥을 치면서도 밑바닥까지 타락하지 않았다.

으레 실장석들이 저지르는 동족식을 하지 않았다.
쓰레기를 멋대로 뒤져 어지럽히지도, 사람을 보고 노예라며 운치를 던지지도 않았다.

"와, 와타시, 노력한데스 주인사마. 와타시, 노력한데스..."
"알고 있다. 몰랐으면 이렇게 찾아오지도 않았어."
"..."
"....미도리, 약속을 지켰으니 다시 우리집으로-"
"와, 와타시. 새끼를 가진 데스. 죄송한데스, 주인사마. 와타시는 주인사마와 같이 살지 못할 것 같은 데스..."
"마마! 그게 무슨 소리인데스까!"
"이날만을 기다리지않았던데수?? 와타시타치는 상관없으니 주인사마께 가는데스요!"
"오마에! 가족을 버리고 어딜 가란말인데스!!!"

남자는 할 말을 잃었다.
알고는 있었지만, 미도리는 이제 그 싹퉁바가지 없던 자실장이 아니다.

어엿한 가정을 거느린 마마.
자식들도 이미 다 커서 성체가 됐지만 얼마나 잘 가르쳤는지 길러달라는 말조차 하지 않는다.

남자는 잠시 고민했다.
과거 녀석이 새끼를 낳았을 때 남자는 11마리나 되는 자실장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11마리에 비하면 확연히 적지만 성체 3마리도 비슷하게 돈이 들 거다.
하지만...

"셋 다 우리집으로 와라."
"데에에에???"
"데에에에!!!!
"그, 그, 그, 그게 무슨 말인데스까 주인사마???!"
"미도리. 약속은 약속이야. 넌 반 년을 버텼고, 그리고...아 씨발 됐으니까 빨리 따라와. 네 하우스에 든 거 이제 필요없으니까 바로 가자고."

미도리는 약속을 지켰다.
남자도 약속을 지켰다.

더는 귀엽지 않게 된 미도리와 새끼들이지만, 상관없었다.
남자는 미도리가 늙어서 죽을 때까지 함께하겠다고 다짐했다.

살기 팍팍한 삶이지만 실장석 하나..아니 셋조차 기르지 못해서야 무얼 하겠다고!

"미도리."
"데스. 주인사마."
"돌아가면, 네 자식들 이름도 고민해보자."
"...좋은데스요."

주인사마.
미도리.







엄지와 구더기를 키우는 친실장은 양충이 아니다 (우뭇가)



들실장들중에서 엄지와 구더기, 즉 저실장까지 자로 받아들이고 키우는 친실장들이 간간히 있는데 보통 이를 모성애가 뛰어나다는걸로 포장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들실장을 야생동물로 가정하고 봤을시 이는 절대로 올바른 행동이 아니다.

엄지와 구더기는 말 그대로 미숙아다, 야생동물로 치자면 장애를 안고 태어난거나 다름없다.
그리고 이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새끼는 보통 부모에게 없는자식으로 취급받아서 버려지거나 아니면 기력회복을 위해서 잡아먹는경우가 많다.
잔혹해보이지만 험난한 야생속에서 다른 멀쩡한 새끼들을 지키면서 자신역시 살아남기위해서는 이는 어쩔수없는 선택을 넘어서 필수나 다름없는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애초에 멀쩡한 새끼들에게 온 신경을 쏟는다해도 온전히 성체까지 자랄수있다는 보장조차 없는데 장애가 있는 새끼에게 까지 신경을 쓴다는것은 멀쩡한 새끼까지 재대로 성장하지 못할수도 있는 매우 큰 위험을 가지게 된다.
이는 단신으로 매우 강한 개체인 식육목 최강인 사자나 호랑이조차 예외는 아니다, 상처를 입은 새끼를 눈물을 머금고 버리는것이 바로 야생이다.

이는 실장석또한 결코 예외가 아니다.

실장석 특유의 분충성을 제쳐놓는다고 봐도 미숙한 엄지나 구더기를 낳자마자 잡아먹거나 버리거나, 운치굴에 넣고 키우는것은 결코 해당 개체가 사악해서 행하는것이 아니다.
멀쩡한 자실장과 미숙한 엄지, 구더기가 있다면 멀쩡한 자실장을 키우지 굳이 엄지와 구더기에게 신경을 쓸 이유가 없는것이다.
그 자리에서 죽이지 않고 버리기만 해도 자기 새끼에 대한 일말의 정이 있는 양충이라고 봐도 될 정도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모성애가 강해서 엄지와 구더기까지 자로 받아들인 개체의 경우는 어떤가?

그녀들에게 미안한말이지만 이런 케이스의 개체는 모성애가 강한 양충이 아니라 뭐가 맞고 틀린지조차 구별하지못하는 멍청한 개체라고 해야한다.








기본적으로 들실장들의 삶은 비참하다, 사방의 모두가 적이고 먹이는 부족한데다가 본인의 힘은 그다지 강하지도 않다.
극단적으로 말해서 자기 몸보신조차 재대로 하기 힘든데 새끼들을 키울 먹이와 겨울을 대비한 보존식까지 전부 다 구해야하는것이 바로 친실장들이다.








그렇기때문에 노련한 친실장들은 보통 자실장들이 어느정도 성장하면 슬슬 밖으로 나와서 먹이를 구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손을 조금씩 조금씩 늘려나가곤 한다.
즉, 자실장들은 자신의 자식임과 동시에 매우 유용한 노동자라는것이다. 이는 추자가 아닌 춘자들도 예외가 아니다, 차이점이 있다면 추자들만큼 죽어가 굴리지는 않는정도일뿐 자실장들은 성장해나가며 친실장과 함께 생존하는법을 배우고 이를 실천하는것으로 노동력에 보템이 되어주는것이다.

반면에 엄지와 구더기는 어떤가?
이들은 지나치게 약해서 자실장들이 밖으로 나가도 될정도의 성장할 시기가 와도 여전히 작고 약하고 느려터쳤다.
엄지가 자실장까지 크려면 대충 가을까지는 와야한다, 구더기는 더더욱 가망이없다, 겨울이 와야 겨우 고치를 틀 정도이다.
아무리 노련한 친실장이라해도 기껏해야 자실장 3~4마리 넉넉히 먹일정도밖에 사냥을 할 수 있다, 모든 가족을 넉넉하게 키우기 위해서는 성장한 자실장들의 도움이 필수다.








즉, 엄지와 구더기는 노동에 조금도 되어주지않은주제에 그저 드러누워서 먹는것밖에 하지 못하는 말 그대로 식충이에 불과한것이다.
그런주제에 머리는 심각하게 나쁘고 목소리는 더럽게 크다, 집에만 얌전히 있기는커녕 시끄럽게 울어대어 적에게 발각되어버리는 없느니만도 못한 존재이다.
즉, 가뜩이나 험난한 생존경쟁에 스스로 패널티를 줘버리는 행동에 지나지 않는것이다.


흔히 이렇게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차피 크기도 작아서 먹는양도 많지않을텐데 죽여버리거나 운치굴에 넣어두는건 너무 가혹한것 아닌가 하고.

그러나 이는 작으면 적게먹는다는 편견으로인한 오해에 불과하다.

나비를 예로 들어보자.
나비는 하루 꽃 하나분량의 꿀을 빨아먹으면 그만이다, 그에비해 나비의 유충인 애벌레는 묘목하나분량의 나뭇잎을 전부 먹어치워야할정도로 식욕이 어머어머하다.

그렇다, 어린 개체일수록 많이 먹어야하는법이다.
이는 다른이유가 아닌 성장을 위해서 대량의 에너지를 몸에 비축해야하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물론 당연히 큰 성체가 한끼분량으로는 더 많이먹는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신체 비율에 맞게 먹는것일뿐, 엄지와 구더기의 크기와 먹어대는 분량이랑 비교하면 좁쌀만큼 먹는거나 다름없을 정도다.
엄지와 구더기는 성장에대한 열망이 무척이나 강하다, 엄지는 조금이라도 빨리 커서 자매들과 어깨를 나란히하고싶은 욕망에 여건만 갖춰진다면 어떻게든 입안에 먹이를 쑤셔넣기에 혈안이 된다.








이는 어느 한 저명한 실장석 연구가가 밝힌대로 성장을 위해서는 대량의 신진대사가 필요하며, 이로인해 많은 열량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저실장들은 더더욱 심각하다.
단순히 덩치만 불리는 엄지와는 다르게 저실장들은 아예 고치를 틀고 그 속에서 완전히 새로운 형태로 변태를 하는것이다.
이를위한 열량소모는 엄지의 성장과는 격이 다를정도로 어머어머하다. 구더기만 들어있는 운치굴이 넘쳐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심지어 이들은 절제조차 없다.
그저 성장하는것에만 눈이 멀어서 눈앞에 먹을수있는게 있으면 바로 달려들어 먹어치우려드는 가족의 안위따위는 일절 관심없는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심덩어리가 바로 이 미숙아들이다.

안그래도 부족한 먹이인데 먹이를 구하는것에는 일절 도움도 안되는주제에 먹는양은 자실장을 능가하는이들을 친실장입장에서는 키워야할 이유가 조금도 없는것이다.
이 미숙아들을 키운다는것은 자실장들에게 돌아가는 먹이의 양까지 줄어버려서 자실장들의 성장에 불리함을 주는데다가 보존식마저 탐내어 겨울날 결국 일가실각까지 이어지는 생존에 있어서 무척이나 어리석은 선택이기 떄문이다.


백번 양보해서, 엄청난 기적이 일어나서 엄지와 구더기를 자로 키우는 친실장이 무사히 월동을 끝마쳤다 한들, 이들의 말로는 결코 행복하지 않다.
혹독한 겨울까지 중실장으로 성장한 자실장들은 점점 아무것도 하지않고 집에 눌러앉아 밥만 먹어대는 엄지와 구더기들을 경멸하기 시작한다, 자신들은 어미를 도와 목숨을 걸고 먹이를 구해오는데 이것들은 아무것도 하지않는주제에 자신들이 구해온 먹이를 탐내는 모습을 보면 정이 떨어질수밖에 없다.








그런주제에 엄지와 구더기는 자기들끼리의 유대감이 강하다. 
약자인 자신들에게 위협이 될수있는 자실장들을 상대로 자기들끼리 뭉치는건 생물로서는 당연한 행동이기때문에 이를 탓할수는 없다, 그러나 자실장들의 입장에서는 약하고 도움도 안되는것들이 자기들끼리만 뭉치는 아니꼬운 모습으로만 바춰지는것이다.
특히 엄지가 숨겨둔 먹이를 구더기에게 주는모습을 보면 복장이 뒤집힐것이다.

이 모든걸 조절해야하는것이 바로 친실장의 역할이지만, 애초에 엄지와 구더기를 자로 받아들인 유유부단한 친실장이다, 당연히 단호하게 결정하지도 못하고 엄하게 행동하지도 못한다.
모든 자들을 평등하게 대해주는것으로 엄지와 구더기에게도 부족한 먹이가 돌아가고 이로인해 자실장들의 먹이가 줄어든다. 이렇게 조금씩 조금씩 불만이 쌓여가는와중에 월동을 하면 그 불만이 폭발하기까지 한다.

실제로 엄지와 구더기를 키우는 일가가 월동실패에 이르는 3대원인이 1. 먹이부족, 2. 엄지나 구더기의 보존식 탈취, 그리고 자식들간의 갈등으로인한 가정붕괴이다.
이러는와중에도 친실장은 정신을 못차린다. 분충이된 엄지나 구더기, 혹은 자실장들을 솎아내지도 못한다.
분명 시간을 두고 타이르면 정신을 차릴거다, 이런 안이한 생각이나 하거나 차마 자를 솎아내지못한 유약한 모습만 보인다.

결국 이 모든 불만은 친실장에게 향하게 된다.
자실장들의 친실장에 대한 불만은 점점 커져가고 이는 불신으로 이어지게 되고 머잖아 가족으로서의 정이 사라져버린다.








죽을 고비를 간신히 넘어서 월동이 무사히 끝나 봄이 찾아와 성체가까이 성장한 자실장들은 날이 풀리기 무섭게 집을 떠나버린다.
독립할수있다는것이 판단될정도로 성장하면 뒤도 돌아보지않고 어미에대한 덕담이나 인사한마디없이 떠나버린다.








경우에 따라서는 친실장을 바로 죽여버리고 골판지를 차지하는 자도 있을 정도이다, 물론 이 경우에 같이 살아남은 엄지와 구더기가 겪게될 고통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아무리 이기적인 실장석이라 하더라도 가족간의 정은 어느정도 남아있는법이다, 실제로 평범하게 독립한 모녀는 평소에는 남남으로 지내지만 일정 시기마다 찾아오거나 도움이 필요할경우 도와주는등 가족이라는 인식은 여전히 남아있다.
하지만 이렇게 감정의 골이 깊게된 상태에서 독립한 개체는 더이상 친실장을 자신의 친으로 여기지않고 앞으로있을 먹이경쟁의 경쟁자로만 보게된다. 
당연히 한번도 찾아오지않고, 오히려 적대하며 경우에따라서는 골판지를 습격해서 독라달마로 만들어버리기까지 한다.

그나마 다행인건 이렇게 독립한 개체는 엄지와 구더기 솎아내기에 매우 철저하다는점이다.

그러면 남은 엄지와 구더기는 어떻게될까?
사실 여기가 가장 심각하다. 무사히 겨울을 난 시점에서 이들은 자실장으로 성장해있을거다.
보통 친실장은 봄이되면 자를 낳게된다. 겨울을 난 자들이 독립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은 겨울이 지나봤자 자실장이다. 여기서 친실장이 새로 춘자를 낳는다한들 기존의 이들은 아직 독립을 할수 없기때문에 자동으로 장녀들이 된다.
결국 봄이되어 낳은 자들의 장녀는 절대로 장녀라고 불릴수없이 태어나자마자 서열로인한 불리함이 생기는것이다.
심지어 구더기는 고치를 틀어도 고작 엄지다, 장녀로 태어난 춘자가 엄지따위에게 오네챠라고 머리를 숙여야하는 어이없는 상황이 벌어지는것이다.

계속 언급하지만 이런 상황에 친실장은 약한모습만 보여준다.
서열이 완전히 꼬여버렸는데도 확실하게 자리잡아주지도 못하고 그저 자들끼리 친하게 지내야지 이러는 반응만 보이고있다.

심지어 이와중에 엄지와 구더기가 성장해주었으니 이제 먹이탐색에 도움이 되어주겠지 라고 행복회로나 돌려대는데 이는 최악의 배신으로 돌아온다.
엄지와 구더기는 작년 그저 집에만 눌러앉아 어미와 자실장들이 가져와주는 먹이만 받아먹는 삶을 보냈다.
밖으로 나가기에는 너무 작고 어리다는 변명이라도 할수있지만, 겨울즈음되면 충분히 어미를 도울만큼 성장할수있다.
문제는 겨울에는 월동을위해 밖으로 나가는것이 불가능하다, 즉 어미에게 교육을 받을수있는 시기를 완전히 놓쳐버리는거다.








그렇게 1년전체를 노는것밖에 하지않은 엄지와 구더기는 자실장으로 성장한들 먹이수집에대한 지식이나 경험따위 하나도없는 그저 몸만성장한 초 니트가 되어버린다.
어미가 먹이를 구하는걸 도와달라한들 이미 노는데 익숙해진 이들은 일하는것을 싫어한다, 그저 누워있기만해도 어미와 자매들이 알아서 밥을 가져와주는데 왜 일을 해야하는가? 이렇게 생각한다.
그런주제에 춘자로 태어난 자들에게는 장녀취급을 받고싶어한다, 결국 생산성은 하나도없는주제에 먹는양만 더 늘어나고 그와중에 장녀로서의 혜택은 혜택대로 누리려고하는 도저히 어디에 쓸수가없는 초특급 잉여분충이 탄생해버리는 것이다.


이 모든것을 종합해본 결과, 결국 엄지와 구더기는 자로 받아들여서 키우는데 조금의 도움도 안된다.
아니 오히려 일가실각의 단초를 제공하는 해악만 끼치는 존재자체만으로 분충이나 다름없는 존재이다.

그렇기떄문에 친실장들은 엄지와 구더기를 운치굴에넣고 키워서 잡아먹는 비상식내지 그냥 버리는 쓰레기로만 취급하는것은 당연하다.
자로 받아들이는것이 자기 생명에 직결하는 선택이 되어버릴수도 있으니까.

그렇기 때문에 그놈의 모성애라는 저주떄문에 이들을 자로 받아들여버리는 개체는 결코 양충이라고 할 수 없다. 
어리석은 선택으로 인해서 멀쩡한 자들까지 죽음의 길로 몰아놓고 자기자신마저 자멸해버리는것을 어떻게 양충이라고 부를 수 있는가? 
그건 그저 멍청이에 지나지않다.








진정한 모성애가 있는 개체는 자연에는 도태될수밖에없는 미숙아인 엄지와 구더기는 바로 포기하거나, 보존식으로 만들거나 가축으로 키우고 모든 애정을 자실장에게만 쏟아넣는 친실장을 말해야 하는것이다.
엄지와 구더기는 태어나는것만으로도 죄이며, 반드시 없애버려야 하는 존재인것이다.


너무 잔인하다고?
그렇다, 이건 매우 잔인하다. 아무리 냉정하게 바라본다해도 매정하고 잔인하다는 사실은 변함이없다.









하지만 어쩌겠는가...그것이 자연이다.
자연은 잔인한 법이다, 그리고 그런 잔인한 자연에서 현명한 친실장들은 적응해서 살아가는것이다.








애호파의 이름 부여 (ㅇㅇ(45.112))


애호파 청년은 고민이 많았다.

끊임없는 학대 여론속에 몇몇 애호파들이 뭉쳐

실장 봉사 활동도 다녀 봤지만 외로운 싸움이었다.

겨울이면 실장석을 위해 건물 현관문을 열어주자고 벽보도 붙이고 다녔으나

인터넷에서 조롱거리로 쓰이는 본인의 포스터를 보고 한없는 좌절감도 느꼈다.


애호파 청년은 생각했다.

왜 실장석은 인간에게 폐를 끼치는가.

이는 인간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왜 인간에게 의존 하려 하는가.

약하기 때문이다.

인류문명의 찌꺼기를 얻어서 살아야 그나마 편하게 사는 실장석들이다.

그렇다면 쓰레기를 뒤지고 화장실을 쓰는 종류의 민폐는

본인도 어찌할 도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럼 문제의 인격을 고치면 되지 않을까?


실장석들의 꿈은 사육실장이 되어 편하고 풍족하며 안전하게 사는것이다.

그러나 사실 들실장들은 실제 사육실장의 풍족함을 모른다. 막연한 것이다,

초가을이 되면 이들은 그럭저럭 살만해지기 때문에 집과 비상식을 보며

"사육실장이 부럽지 않은뎃승!" 이라며 행복해 한다.

그리고 이들이 인간에게 바라는건 또 있다.

바로 본인의 수발을 들게 하는것. 여기서 온갖 민폐행동들이 나온다.


하지만 애호파 청년은 이 인격만 고치면 실장석과 인간이 함께 공존이 가능하리라고 믿었다.

"실장석을 기르는 사람들이 하는 행동이 뭐가 있지...." 곰곰히 생각하던 청년은

기르는 사육실장인 큐리에게 물어봤다.


"큐리쨩, 들실장들은 사육실장이 가진것중 뭘 제일 부러워 할까?


한가롭게 미니카를 가지고 놀던 큐리는 질문에 잠시 생각을 하더니 대답했다.


"이름인 데스. 이름은 오직 닝겐상들에 의해서만 지어지는데스"

닝겐들이 지어주는 이름은 실장들을 위한 것인뎃승. 정말 소중한 것인 데스"


이 말에 청년을 무릎을 쳤다

사육실장은 이름이 주어진다. 이는 실장석들의 꿈이자, 특별한 개체로의 승격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름의 부여는 오직 인간만이 가능한것.

그렇기에 다른 실장들과 사육실장이 다른것이다.

(이는 오직 실장석의 기준이다)

"와타시의 이름은 큐리데스!" 라고 당당히 말할수 있는 자신감이

사육실장으로 하여금 들실장 앞에서 당당함을 어필한다.

나라는 실장석이 누구인가를 말할수있는 그 당당함.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애호파청년은 실장석들 스스로가 특별하며

자립심강한 존재로 만들려면 이름이 있으면 된다는 결론에 이른다.

이름이 생긴다 -> 인간이 지어준 이름에 대한 동경이 해소된다 ->

사육실장에 대한 갈망이 조금은 줄어든다-> 이에따른 민폐도 줄어들 것이다.


라고 애호청년은 생각했다.

인간이 붙여준 이름. 그것이면 충분하다.





"나가자 큐리쨩! 네 친구들을 잔뜩 만나는거야"

"데에? 주인사마 들실장들은 위험 하다고 하지 않은데스?

"오늘은 걱정마 내 옆에만 꼭 붙어있으면 돼"


애호파 청년은 20kg 쌀가마 두개에 별사탕을 잔뜩 넣고 구루마를 끌며 공원으로 향했다.

본인의 큐리를 높은 벤치에 안전하게 놓은뒤

별사탕을 한줌씩 뿌리자. 데스데스 하며 튀어나오는 실장석들.


"데스앗!!! 달콤한 뎃스! 독이 아닌뎃스!"

"존나 맛있는 텟츄웅!!!"

"하하하 맛있니? 니 친구들과 가족들을 불러오면 더더욱 많이 뿌려줄게!"

"데뎃!!! 진짜인 데스카??? 데프프픗 이 닝겐은 뭘 아는 닝겐인 데스"

"드디어 우리를 위한 똥노예가 생겨난 데스!! 어서 자를 데려오는 데샷!"

한무리가 우루루 빠지더니 그의 배는 되는 실장석이 뒤이어 몰려온다.


별사탕을 뿌리며 애호파 청년은 또 말한다.

"아직도 적은거 같은데? 집 지키고 있는 엄지와 구더기들도

전부 데리고 오렴 별사탕은 얼마든지 있단다!"

별사탕을 작은 바가지로 뿌리자 하늘엔 별사탕으로 은하수가 그려진다.

말그대로, 행복회로속에서나 볼수있던 광경이 펼쳐지자 실장석들은 감격의 눈물을 흘린다


"테에엥 치에에엥ㅠㅠ 마마 이런세상이 정말 올줄은 몰랐던 테치ㅠㅠ"

"그동안 고생한데스 데에엥 이제 행복한 나날만이 있는 뎃승 오로로롱 ㅠㅠ"

"울고만 있을때가 아닌 데샤앗! 빨리 집에서 엄지노예와 비상식을 가져오는 데샤!"


뒤이어 친과 자들이 헐레벌떡 손에 엄지와 구더기를 안고 모이자

정말 공원의 실장석은 다 모인것 마냥 녹색과 붉은 색으로 버글버글 댔다.

일반인의 시선에선 정말 극혐인 광경이었으나 애호파 청년은 감격에 겨운 표정이었다.

'드디어 한번에 실장석들을 갱생시킬수 있게 되었어!"

속으로 생각했다.


"큐리쨩, 친구들을 많이 보니 기쁘지?"

"너무 즐거운데스!!! 게다가 모두 행복해 보이는 데스!!!"

"이제 이 친구들은 덜 힘든 삶을 살아갈거야"

"주인사마 너무 대단한뎃승 뎃데로이 뎃데로제~ 노래가 절로 나오는뎃승!"


곧이어 청년은 확성기능이 가능한 고급 링갈을 켜고는 말하기 시작했다.


"자자 얘들아 잘 들으렴, 내가 너희들을 모이게 한 이유는 특별한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서 란다"

"데에? 닝겐상 무슨 말인 데스?? 설마 스시라도 가져운 데스카?"

"아닌데스! 저 말은 스테이크인 데샤앗! 와타시의 감은 적중인 데스!"


왁자지껄 저마다 시끄럽게 웅성대는 녹색무리에게 청년이 말한다.


"너희들에게 중요한 사실을 알려주려고 해!

사실 너희들 모두는 이름이 있단다! 그것도 인간이 지어준 이름이!"


일순간 고요해지는 무리였다. 급작스럽게 조용해지자

마치 세상이 음소거라도 된듯 평화로워 보일정도였다.



"니...닝겐상...? 그게 무슨 말인 테치..?"

"와..와타시에게도 이름이 있다...그런말인 데스...?"

"닝겐상들이...언제 지어준 데스...?"

"와타시의 이름은 뭐인데스...?"



믿기지 않는 다는 표정속에, 희망이 가득한 눈빛이 사방에서 초롱초롱하게 빛이난다.

그 표정은 큐리도 마찬가지였다. 난생 처음 들어보는 소리 수준이 아닌

뇌가 흔들릴 정도의 엄청난 말이었기 때문이다.


"주인...사마...? 무슨 말을 하는 데스...?"

"너희들은 언제부터 실장석으로 불렸니?"

"데에...모르는 데스...와타시의 마마도 마마의 마마도 그 이전의 마마도 실장석으로 불린데스"

"모두 실장석으로 불리는 데스....하지만 언제부터 와타시들이 실장석인지는....."


굉장히 근원적인 질문에 대부분의 실장석은 생각을 멈춰버린듯 듣기만 했고

몇몇 실장들만 띄엄띄엄 대답을 하였다.

애호청년은 기쁘게 웃으며 말했다.


"그 실장석이란 이름 인간이 지어준거란다!

너희 모두는 실장석이란 이름을 부여받은거야! 인간으로 부터 말이지!"


들실장들의 동공이 떨리고 있었다.

몸도 버들버들 떠는 개체들도 많았다.

하나같이 생각이 많아진 표정으로 사고회로를 가동시키는 듯한 모습이었다.


"니...닝겐상....그..그렇다면....와타시타치들은...모두 실장석이란 이름인 데스..?"

"그렇단다! 너희는 모두 인간에게 이름은 부여받은 존재들이야

작은 저실장 부터 큰 친실장 까지 모두 실장석이라고 인간이 이름을 붙인거지


너희 뿐만이 아니라 모든 것엔 이름이 붙여져 있단다!

바닥의 풀도 나무도 꽃도 동물도 전부 인간이 이름을 붙여 줬어!

그러니 너희는 전부 이름을 부여받은 특별...."







파킨!



맨 앞에 서있던 실장석 하나가 청명한 소리를 내며 쓰러졌다.

유독 청명하기로 소문난 위석 깨지는 소리.

죽음의 소리라고는 믿기지 않기로 유명하다.



파킨!



파킨!



파킨!



파킨!



파킨!



파킨!





파챠챠챠챠챠챠챠챠챠챠챷챠아아아아앙---!





어디서도 들어볼수 없던 흡사 건물 유리창들 여러개가 동시에 박살나는 듯한 소리



"....특별한 존재이니 자부심을 갖고...."



청년이 말을 다 마치기도 전에 벌어진 상황에 애호청년은 패닉에 빠졌다.


'이게 아닌데, 내 뜻은 이게 아닌데..? 어째서?'


청년이 의도한 바와 다르게 들실장들은 정신적 스트레스를

이겨내지 못하고 단체로 위석이 깨져가며 죽어갔다.

마치 넓은 녹색 도미노 처럼 청년 앞부터 시작하며 뒤로 넘어지는 실장석들



파챠챠챠챠챠챠챠챠챠챠챷챠아아아아앙---!



청명하디 청명한 소리는 하나둘 소리가 모여 시끄러운 소음이 될 뿐이었다.



실장석들은 생각해왔다. 이름은 특별한 것이다.

남들과 다른 존재가 된다. 나는 실장석이 아닌 다른 이름이 있다.

허나 그 실장석이란 것이 '나' 혼자가 아닌 다른 모두와 이름을 공유한다는 것.

게다가 그 이름을 인간으로 부터 '부여' 받은 것으로 이름을 없앨수도 없다는것.

항상 들실장과는 다르다, 독라와는 다르다, 엄지와는 다르다, 구더기와는 다르다.

본인은 특별하다는 생각속에서만 살아오던 실장석들에게

'너희 모두는 전부 다 같은 실장석이란다' 라는 애호청년의 메세지는

그 어느 학대의 메세지 보다도 강렬한 절망의 메세지였다.

(특히나 구더기와 같다는 말은 분충들의 자존심을 박살내는데 큰 위협을 가했다)


게다가 다른 사물에도 인간이 이름을 붙인디.

개미 고양이 바퀴벌레 등등 실장석들도 부르긴 했으나

그것이 인간이 붙였을거라고는 아무도 생각치 못했다.

그냥 그렇게 불리니 부르던 것이었고

인간은 오직 본인들, '실장석' 들에게만 이름을 지어주는 줄 알았다.

하지만...그 모든게 착각이었다.

모두 다 같은 실장석. 특별할것 없는 그 이름이

본인들의 이름이라고 자각되는 순간

그리고 그 이름 조차 대단한 이유에서 지어진것도 아닌

그저 부르기 위해 다른 것들과 다를바 없이 지어진것을 깨닫자

실장석의 그 자존감이 바닥을 쳐버리며 위석이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한 것이다.

애호청년은 본인 앞에서 장풍이라도 맞은듯 단체로 쓰러지며 죽어가는 실장석의 모습과

시끄럽게 위석이 파킹하는 소리 가운데에 옆에 세워 뒀던 큐리를 쳐다봤다.

큐리는 앞에서 우수수 죽어가는 동족들을 보여 몸을 바들바들 떨고있었다

청년의 시선을 느꼈는지 큐리는 온몸에 식은땀을 흘리며 청년을 올려다 봤다.



"주..주인사마...? 방금 그 말들이 진짜인데스...?"

"큐리쨩 들어봐 그게 아니야 그러니까....!"

"와타시도...저 '천한 것'들과 이름이 같은데스...?

큐리가 아닌데스...? 그냥 실장석인데스...?"

"큐리쨩 그러니까 그게 뭐냐면...!"


다금해진 애호청년은 할말이 정리조차 되지 않는다 그 와중에



파킨!



큐리의 위석이 깨지며 균형을 잃은 몸뚱이가 벤치 아래로 떨어진다.

졸지에 공원의 실장석 9할 이상을 전멸시킨 애호청년은

멍한 표정으로 죽어버린 큐리를 바라볼 뿐이었다.

옆에는 아직 뿌리다만 별사탕 쌀가마가 처량하게 놓여있었다.










"개씨발 쩐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새끼 뭐냨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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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이를 지켜보던 또 다른 두 청년

심심할때 공원에 와서 실장석들을 줘패던 학대파들이다

오늘도 줘팸이나 하려고 비비탄총을 들고 공원에 왔는데

웬 애호놈이 바가지로 별사탕을 뿌리고 있었다.



"에라 씨발 오늘은 글렀네, 애호도 저런 애호파가 있는데 뭔수로 줘패냐"

"와 근데 난 저래 별사탕 뿌리는 새끼는 또 처음보네, 은하수를 뿌리는 수준이잖어"

"야 저거 폰으로 영상이나 찍어보자 저 새끼가 뭔 짓을 할라나"

"저거 혹시 참피 모아서 돌림빵이라도 할려는건 아니겠지?"

"미친새끼 생각수준하고는....."


그리고 이어지는 애호 청년의 연설



"아 저 병신 새끼 진짜 뭐라는거야?"

"아 존나 인간이지만 줘패고 싶다 연설내용 극혐이다 진짜"




그리고 연이어 이어지는 녹색 도미노와 위석파킨의 하모니에

두 학대파는 입을 벌리고 멍하니 지켜볼수 밖에 없었다.....

.

.

.


"개씨발 쩐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새끼 뭐냨ㅋㅋㅋㅋㅋㅋㅋㅋ"

"저거 애호파가 아니었나 본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저건 학대가 아니라 광역 마법 아니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옆에 있던 지 사육실장도 죽였어 미친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옷태를 보아하니 존나 애지중지 키운거 같은데

이날을 위해 여태 저만큼 올린건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크으 명연설 인정합니다. 인류로서 자부심이 느껴지는 연설이었습니닼ㅋㅋㅋㅋ"



이 영상은 학대파들의 사이트 두루마리웹에 올라갔고

인기 학대영상 월간 1위를 찍는 기염을 토해냈다.

애호청년의 부푼 꿈은 그렇게 다른 의미로 한 획을 그으며 사그라들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