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지렁이인 데스. 여름엔 지렁이가 잔뜩-, 잔뜩 나오는 데스. 지렁이는 그냥 먹어도 최고의 고기인 데스. 지렁이는 말리면 죽을때까지 거뜬하게 썩지않는 최고의 보존식인 데스! 그리고.....]
작년 봄에 독립한 이 성체실장은 처음 맞이하는 겨울을 보며 두려움과 호승심을 느꼈다. 마마의 말을 착실히 기억해 보존식 한 통을 말린 지렁이로 채워넣었다.
고기 고기 맛좋은 고기
매일 매일 먹어도 좋아
쫀득 쫀득 지렁이 고기
겨울 따윈 고기와 함께
너무 너무 행복한 고기
성체실장은 노래를 부르며 지렁이를 먹는 것을 꾸욱 참고 열정적으로 말렸다. 남의 집을 약탈해서라도 고기인 지렁이를 말리고 모았다. 행여나 아이들이 손을 델까 두려워 춘자, 여름아이, 추자할것 없이 모두 말려서 보존식으로 만들정도였다. 날은 점점 추워진다. 이제 시작이다.
"데갸아아아! 데챠아아아아!!"
고기가 있다. 너무나 맛있고 영양만점에 보기만 해도 행복한 고기가 있다.
"어째서 씹히지 않는 데스까! 고기님 부탁인 데스! 제발 먹혀주시는 데스! 이렇게 비는 데스!!"
말린 지렁이는 너무나 딱딱해 성체의 치악력으로는 있는 힘껏 씹어도 흔적은 커녕 오히려 치아가 잇몸을 찢는다. 과거 친실장이 명심하라고 당부하던, 말린 지렁이 고기는 많은 물에 충분히 넣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해내지 못했다. 보존식으로 만든 아이들은 이미 진작에 먹어치웠다. 보존식통 한가득 있는 말린 고기는 먹지도 못하는 쓰레기보다 못한 것이 되었다.
"제발...부탁인 데스우..배가 너무 고픈 데스. 제발 먹혀주시는 데스..."
성체실장은 아이러니하게도 보존식통 가득 쌓아 놓고도 말라 죽어갔다. 머리카락, 옷, 운치를 먹고 최후엔 손과 발을 먹었다. 재생은 안되고 먹을것은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바닥에 깐 낙엽도 몇장없다. 밖에서 날샌 바람소리가 들리면 영양실조로 이빨이 모조리 빠진 잇몸을 따닥이며 덜덜 떨어야했다.
"마마는 거짓말쟁인 데스우...마마는 거짓말쟁이..."
[그리고 제일 중요한 데스. 말린 지렁이 고기는 너무 딱딱해서 엄청난 양의 물에 넣고 충분히 기다려야 하는 데스. 지렁이 고기는 물이 많이 필요하기에 지렁이 고기만으로 보존식을 채우면 죽는데스. 물이 부족하거나 고기를 못먹거나 둘중 하나인 데스. 기억하는 데스. 와타시의 자랑스런 장녀, 기억하는 데스!]
"데에에엑?!"
성체실장은 불연듯 친실장의 당부를, 뒷 내용을 떠올렸지만 이미 끝났다. 독라달마 상태에 물은 이미 얼어붙었다.
"마마아-! 마마아아아아! 구해주는 데스우! 살려주는 데스!"
성체실장은 자신의 바보스러움에 울부짖었지만 추운 겨울, 그것도 인간도 두껍게 입어도 몸을 움츠러드는 날씨에 돌아다니는 정신나간 실장석은 존재하지 않았다. 공복감과 죽음에 대한 공포로 정신을 반쯤 놓은 성체는 몸부림을 치지만 의미가 없었다.
"마마아아아아아아아--!!"
[데에...독라는 마마의 아이가 아닌 데스우]
-파킨.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며 집털이를 하던 한 성체실장은 기쁨에 대변을 지렸다. 보존식통 한가득 쌓인 고기. 그것도 지렁이가 분명했다. 보존식의 왕이자 공원에서 구할수 있는 최고의 고기인 고기중의 왕 지렁이 고기.
"데챠아아! 이, 이건 꿈인 데스까?!"
그것도 모자라 말린 성체고기도 있었다. 이런 행운이 어디있을까. 평생에 한번 올까말까한 행운이 까무러치게 놀란 집털이 실장은 약간 얼어붙은 말린 성체고기를 먹었다.
"데챱..데챱...데에-? 왠지 그리운 맛인 데스우..."
어쩐지 독립한 장녀가 불연듯 생각났지만 곧 신경을 끄고 먹는것에 집중을 했다. 지금 충분히 체력을 되돌리지 않는 다면 지금 먹고있는 성체고기처럼 자신이 먹히니까.
"진짜 장녀가 자꾸 생각나는 데스. 데에...어째서 장녀가 보고싶은 데스까. 벌써 와타시도 늙은 데스...?"
집털이 실장의 눈가에 알수없는 눈물 한방울이 흘러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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