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

숨바꼭질따위 하지 않는다! (ㅇㅇ(125.180))



"알았냐? 네녀석이 자를 가지면말야, 나는 행복할거야.

왜냐하면 너라는 똥분충을 공원에 던져버리고 귀여운 네년의 자를 키울테니까!!"


"데갸아앗!! 그게 무슨소리인데스우!!"


"왜? 니가 말 한 대로 네년이 세레브한 자들을 가졌을 때의 이야기다. 만약 자들이 수준 미달이면 자들을 갖다 버리고 너를 키우긴 하겠다."


"데에에에...!! 데에에에에에!!!"

미도리는 닭똥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아직 싱싱한 꽃을 손에서 툭 떨어뜨렸다.

"자를 낳으면 와타시... 더이상 사육이 아니게 되는데스... 하지만...데에에..."


그렇다고 자를 포기하면 실장석이 아니다. 미도리는 재빠르게 띨빵한 머리로 고민을 시작한다.


" 와타시의 자는 분명 세레브한데스. 낳으면 분명 주인님도 기뻐하는데스. 주인님도 와타시가 자를 낳으면 기쁠거라고 말한데스... 그 이유는...

'너라는 똥분충을 버리고 세레브한 자들을'...데기이익!!  그건 안되는데스.. 소중한 돌 상...제발 도와주는데스우... 번식은 모든 생물의 목적 아닌데스카아..."

행복회로가 돌다가도 멈추는것은 미도리가 그래도 완전 멍청한 개체는 아니라는 것을 의미했다. 애초에 양충이 아니라면 사육실장이 될 수 있었겠는가.

그러나 본능, 생명의 본능은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것이었다.


".........숨겨서 키우는데스...."


꼴깍... 미도리가 침을 삼키며 결심했다. 그러나 말이 쉽지 어디 숨기며 자를 키우는게 쉽겠는가?

그러나 미도리에게는 필승의 계획이 있었다. 자들이 테치 소리만 작게 낸다면 소리도 냄새도 차단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이 이 집에는 있었기 때문이다!!


.......아니, 있다고 생각했다.


"데프프... 반드시 해내는데스... 해내는 데스우!"


위험한 생각에 젖은 미도리는 곧바로 생각을 실천에 옮겼다.


"정상 출산은 불가능한데스... 주인놈은 출근하면 어두울 때에나 오는데스.  그 전까지 뱃속에 품다가 강제출산 하는데스... 그리고... 싱크대 밑에 숨기는데스!!"

과연, 혼자사는 남자인 미도리의 주인이 결코 열어보지 않는 장소중 하나이긴 했다. 게다가 꽤 넓고, 안전하기까지 하다.

미도리는 승리를 확신하며 잠을 청했다.


다음날...


"출근한다."

"다녀오시는뎃승~"

"하이텐션이네? 사고치면 죽는다~"

"데뎃...알겠는데스우.."

살벌한 출근시간이 지나고, 미도리는 곧바로 계획을 실행했다.


"조금 더럽지만... 운치를 눈에 바르는데샷!!"

철퍽!!

"데갸아아앗!! 와타시의 눈이..!!!!!"

순식간에 배가 불러오는것을 느낀 미도리는 허겁지겁 눈을 닦아낸다.

"데...데프프... 성공인데스...와타시...사랑스런 자들을 가진데스..!

이제 짧은 시간동안 불타는 태교인데스우!!"


뎃데로게~ 뎃데로게~

미도리의 태교 소리가 집 안을 가득 채운다.

"자들은 듣는데스! 닝겐에게 들키면 마마가 큰일나는데스! 세레브한 마마는 닝겐을 피해 숨는데스! 속좁은 닝겐이라 마라되는데스우우!! 들키지만 않으면 모두 함께 길러실장인데스우!!"


뭔가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내용이지만, 미도리가 알 턱이 없다.
그냥 되는대로 시끄럽게 불러재끼는 태교의 노래는 어쨌든 뱃속의 자들에게 전해졌다.

"자실장!! 자실장 제발 하나만 나오는 데스!! 아니 둘도 좋은데스!! 최대한 자실장으로 나오는데스!! 우지챠는 잡아먹는데샤으읏!! 와타시의 생존을 위해서인...모두의 생존을 위해서인 데샤아앗!!"


그리고 마침내 출산을 해야 할 시간이 다가왔다.

"순풍순풍 싸재껴야 하는데스.. 시간이 없는데샷!!"

미도리는 격하게 자신의 손을 물어뜯고는, 눈에 비벼버린다.

"데갸아아악!! 나오는데샤아아앗!!"

텟테레~

탄생을 알리는 목소리가 연달아 열 두번,

"마마! 아타치가 장녀인 테치!"

"레에...차녀인레츙♡"

장녀 아래로는 전부 엄지로 태어났다.

"데에... 나쁘지 않은데스."

미도리는 저실장이 없음에 감탄하고는, 자들을 싱크대 아래로 데려갔다.

"이제부터 세레브한 자들은 이 세레브한 별장에서 사는데스. 세레브한 자는 목소리도 작게 내고, 똥닝겐에게 들키면 절대 안되는데스. 운치는 항상 구석에 싸는데스. 알겠는데스?"

"알은테치!"

"레칫!"

자들은 일단 대답은 잘 했다. 그러나 잘 쳐줘 봐야 미숙아인 강제출산의 산물들은 보는이로 하여금 영 불안한 느낌을 받게 했다.

"데에... 진짜...진짜인데스우.. 걸리면 그 누구도 사육실장이 될 수 없는데스우웃...!!"


"테치테치!"

"레츄웅!"

미도리는 한번 더 자들에게 경고하고 문을 닫았다.

이제 곧 주인의 퇴근이다.

미도리는 식은땀을 닦아내며 자들이 조용하길 빌고 또 빌었다.


"나 왔다. 사고 안쳤지?"

"데뎃.. 오신데스?"

주인은 오자마자 미도리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미도리는 숨이 멎을것 같았지만 꾹 참고 입을 열었다.

"왜...왜....왜그러시는데스우...?"

"흐음.....아니다. 좀 씻자."


그날은 그렇게 잘 넘어갔다.

애초에 밥도 거의 시켜먹기 때문에 주인은 거의 주방에 가지 않았다.

정말로, 냄새와 소리만 잡을 수 있다면 아이들을 끝까지 키울 수 있을거라고, 미도리는 믿고 있었다.


다음날, 또다시 남자가 출근했다.


"자들, 밥먹는데스우! 운치는 이리 주는데스!"

"테치! 마마, 맛있는테츄!"

"언젠가 더 맛있는걸 주는 데스."

"아타치도 레치! 맛난거 주는레츄!"

"데프픗..."

눈에 넣어도 안아플것 같은 자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미도리는 거의 말라버린 자들의 운치조각들을 수거해 간다. 냄새가 나지 않게 하기 위함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데챱...데챱...데흑...구린데스... 데챱..."


...먹기 위해서 말이다.

이것은 미도리의 치밀한 계획 중 하나였다.

어차피 미도리에게 하루 제공되는 밥은 고정되어 있다.

그정도 양이라면 자들을 먹일 수는 있겠지만, 정작 미도리가 먹을 밥은 없다.

하지만 만약 배가 고프다고 밥을 더 먹는다면, 주인에게 금세 들키고 말 것이다.

그러므로 쑥쑥 자라야 할 자들에게 밥을 먹이고,

미도리 스스로는 자들의 운치를 먹는다...

그렇게 운치가 쌓여 냄새가 나는것도 방지하고, 푸드의 갑작스런 소모량 증가도 막는다.

실장석 치고는, 정말로 엄청난 고민 끝에 얻어낸 방법인 것이다!


"데프프... 어쩔 수 없는데스...어쩔 수 없는 데샤아아앗!! 데챱...데챱..."


...그렇게 들키지 않고 며칠이 지났다.

"데뎃...? 주인ㅅ...님....오늘은 출근 안하시는 데스?"


"엉. 휴가다. 왜? 꼽냐?"

"데뎃...아닌데스..."


미도리는 안절부절 못하며 방안을 빙빙 돌았다. 주인의 휴가는 생각도 못한 변수였다. 자들에게 밥을 줄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때였다.

"마마 배고픈레찌이이!! 렙...?!?!"

"엥? 방금 무슨소리지?"

배고픈 나머지 엄지 하나가 빼액 소리를 지른 모양이었다. 미도리는 순간 온몸이 굳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버...버려지는데스...?'

"어? 미도리 너였냐? 뭔데 갑자기 소리를 질러?"

그때 미도리에게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주인을 속여 넘길 기회가 말이다.


"바...바퀴벌레...데스우.."

그러나 긴장한 미도리는 되는대로 지껄였다.

"그래? 하... 약좀 쳐야겠네... 어디갔어?"

"싱...냉장고 밑...데스우"

순간 싱크대 밑이라고 말할 뻔 한 미도리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주인은 잠시 후 스프레이식 살충제를 냉장고 아래에 충분히 뿌렸다.
만약 그걸 자들이 마셨더라면, 아마 자들의 전멸을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다음날, 주인이 출근하자 미도리는 소리를 지른 엄지를 추궁하기 시작했다.

"누구인데스! 대답하는데스!"

그러자 한 엄지가 바닥에 똥을 철퍽 내던지며 미도리 앞으로 걸어 나왔다.

"아타치레치!! 똥마마는 뭘하는데 밥도 안가져온레치!! 굶어 죽는줄 알았던 레챠앗!! 아타치의 길러실생은 어디있는레치!! 똥마마만 밖에서 맛있는거 먹는거 아닌레치? 혼자 똥닝겐 부려먹으며 사는건 아닌레치?!"

엄지는 하도 쌓인게 많았는지 미도리에게 불만을 주르르 늘어놓기 시작했다.

"어두운레치!! 냄새나는레치!! 배고픈레치!! 길러실생은 어디있는레챠아앗!! 똥마마 무능한레치!! 똥닝겐은 노예 아닌레치? 분명 약속했던레치!! 길러길장은 언제 되는레치이잇!! 마마는 세상에서 가장 무능"

그러나 엄지가 말을 채 마치기 전...

"...분충은 자가 아닌데샷!!"

미도리는 그 엄지를 밟아 쥐포로 만들어 버렸다.

깜짝 놀란 자들은 슬금슬금 뒷걸음질 치고 있었다. 미도리는 잠시 목소리를 가다듬고는, 겁에질린 자들에게 말했다.

"오마에타치... 분충은 이렇게 되는 데스... 그래도 좋은 소식이 있는데스! 오늘은 밥과 함께 고기를 먹는데스우! 분충은 스테이크가 되는게 맞는데스!! 자들도 기억하는 데스우~"


"테...테치..."

"레...레치.."


미도리의 자들은 미도리의 말에 슬금슬금 다시 다가와 방금 쥐포가 된 자매를 맛보기 시작했다.

"테에..? 맛있는테치이....!"

"오네챠!! 정말인레치?"

"아타치도 먹는레치!!"

자실장을 시작으로, 자매들은 모두 함께 자매였던 것을 뜯어먹기 시작했다.

"데에...이렇게 하면...최소한 시체를 치우지 못해 들키는 일은 없을것인 데스.."

미도리는 그 장면을 차마 보지 못하고 싱크대 문을 닫아버렸다.



그렇게 한달이 지났다.


"마마! 오늘은 아타치가 분충을 잡은 테치! 함께 맛있게 먹어버린 테치!"


첫 동족식 이후로, 혼자 자실장인 장녀는 떠드는 엄지가 없나 눈에 불을 켜고 찾기 시작했다. 혹시라도 조금이라도 시끄러운 엄지가 나오면 장녀는 가차없이 고기파티를 시작했다.

미도리는 그것을 알고 있었다. 운치에서 꽤 자주 고기맛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어느새 열 두 마리였던 자들은 여섯마리로 줄어 있었다.


더이상 주인에게 들킬 일은 없을거라고, 미도리는 확신했다.

장녀의 통제 덕에 그 누구도 떠들지 않는다.

냄새나는 운치는 미도리가 모두 먹는다.

주인은 싱크대 근처에 거의 가지 않는다.


이렇게, 몇달만 더 버티면 분명 자실장은 독립할 수 있을것이다.


"그렇다면...독립시킬 방법을 생각해보아야겠는데스.."


미도리는 이제 더 멀리 내다 보기 시작했다.

주인 몰래 자를 키우고, 독립까지.

그 어떤 사육실장도 이루지 못했던 꿈에, 미도리는 누구보다 가까이 있었다.



그리고 반년이 더 흘렀다.

"엄지는...데프픗... 분충인데스..데프프.."

"레챠아앗!! 오네챠!! 마지막인레치이... 이제 아타치랑 오네챠 뿐인레치!! 아타치 죽으면 오네챠는 분명 외로울것인레챠아앗!!"


"이 날을 위해 아껴둔 것 뿐인데스. 오마에는 특식인데스...데프프.."


"레챠아아앗!!"

으드득.. 까드득...

"레끼익.. 레겍.."

성체가 된 장녀는 마지막 자매를 맛있게 씹어 먹었다. 빛이라곤 문 틈에서 새어나오는 빛 밖에 보지 못하고 자란 장녀. 그러나 장녀는 미도리의 푸드와 자매들의 고기 덕분에 꽤나 훌륭하게 자라 있었다. 운치만 먹어 점점 쇠약해져가는 미도리와는 다르게 말이다.


"자..장녀.. 뭐 상관 없는데스. 이제 독립의 때 인 데스."

그 순간 미도리가 싱크대 문을 열고 자매를 먹는 장녀를 발견한다.

독립의 때... 미도리는 차라리 동족식의 경험이 들에서의 생존에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며 자신을 납득시켰다.

"독립 데스?"

장녀가 미도리에게 물었다. 미도리는 싱긋 웃으며 장녀에게 말했다.

"그런데스. 이제 독립인데스. 오마에는 밖으로 나가 더 넓은 세상에서 살게 되는 데스!"

"데프프...데프프프프프..."

"데에? 장녀?"

그러나 어쩐지 장녀의 웃음이 불길했다. 미도리는 직감했다. 장녀는 전혀 독립을 원치 않는다고.

"데뎃... 장녀!와타시는 오마에를 독립시키기 위해 이렇게 열심히 오마에를 키웠던데스! 훌륭하게 독립해 주는데스. 제발 부탁인데스!!"


그러나 장녀는 그런 미도리를 비웃으며 말했다.

"데프. 태교는 모두 거짓이었던 데스? 길러실장은 장난이었던데스? 웃기는데스. 똥마마!!"

쿠궁. 장녀의 똥마마 발언에 미도리의 머릿속에 번개가 내리쳤다.
장녀는 계속해서 미도리에게 말했다.

" 똥마마... 와타시...아니 와타시타치 모두 이미 알고 있었던데스우..
길러실장은 언제나 오마에, 똥마마 뿐이었단걸 말인데스. 와타시타치가...바보인줄 아는데스?"

"데에에..장녀...그런게 아닌데스! 들어보는데스... 와타시의 주인상이 그랬던 데스... 그러니까..!"

"닥치는데스! 와타시타치는 결심한데스. 이제 와타시타치가 마마 대신 길러실장이 되는 데스!! 똥마마따위 필요 없는데샤아앗!"

장녀는 괴성을 지르며 미도리에게 달려 들었다.

"장녀어엇!! 들어보는데스우우우!! 주인상이...!! 자를 가지면!! 들키면 와타시 대신...!! 와타시를...!!"

그러나 장녀는 미도리의 말에는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필요 없는데샷!! 와타시타치는 똥마마 대신 길러실장이 되는 데샤아앗!!"


마치 열 두 자들이 하나가 된 듯 외치는 장녀의 기세에, 미도리는 밀리기 시작했다. 상대는 고기도 먹고 밥도 잘 먹고 자란 젊은 성체 실장. 그러나 미도리는 그 운치나 먹고 살아왔으니, 승부는 이미 결정된 것이나 다름 없었다.

마침내 장녀의 이빨이 미도리의 목덜미에 닿으려는 순간이었다. 미도리는 눈을 질끈 감았다. 그리고는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장녀...챠...오마에가 행복하게...살 수 있다면...와타시도...기쁜....데스...우...."



그때였다.


"으악 시발 이거 뭐야?! 미도리한테서 떨어져 이 망할새끼야!!"

퍼억! 하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미도리는 순식간에 자신을 짓누르고 있 던 모든게 사라지는 느낌을 받았다. 미도리가 눈을 뜨자, 초록색 운치의 궤적과 그 끝에 있는 장녀가 보였다.

"뎃...데뎃...."

'사실을 말하면 분명 쫓겨나는데스. 감성팔이에도 안통하는 저딴 분충 때문에 길러실생을 포기할 수는 없는데스'


미도리는 고민 끝에 연기를 선택했다.

"쥬...주인님!! 덕분에 살았던데스! 저...저 분충이 어떻게 들어온 데스우?!"

"그러게 말이다. 깜빡 잊고있던 새에 뒤지게 컸네? 마지막에 봤을땐 분명 자실장 이었는데.."

"아무튼 감사한 데스 주인....데뎃?!"


미도리는 고개를 들어 주인을 바라보았다. 주인은 방긋 웃는 표정으로 미도리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그리고 머리보다 더 높은 곳에는... 방금 장녀를 때렸던 야구방망이가...






댓글 없음:

댓글 쓰기

무분별한 악플과 찐따 댓글은 삭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