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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 돌봄 서비스

 

"치치!! 나 동남아여행권 당첨됐어!!"
"텟!! 정말인 테스?! 너무 기쁜 테스우~"

독신인 A씨와 소중한 사육실장 치치.
생각지도 못하게 얻은 해외여행 기회에 한껏 들떴다.
하지만 설렘도 잠시.

"실장석은 동반 금지라니..."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아보던 A의 얼굴이 금세 굳어진다.

실장석은 어느 나라에서건 반입 절대 금지이다. 위생 문제도 있을 뿐더러 여행지에서 버려져 애생화하면 뒷일은 뻔하기 때문이다.


치치를 여행 기간 동안 어떻게 할 것인가도 골치다. 주변에 애호파 친구가 있다면 간단한 거 아니냐 생각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다른 사람의 실장석을 가장 귀찮아하는 게 애호파란 사람들. 서로 다른 사육 환경에서 자란 실장석이 섞이는 것만으로 무수한 문제가 일어난다. 이쪽에서도 달갑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

다음 선택은 치치를 집안에 홀로 남겨두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지능이 높다한들 실장석은 실장석. 어린이 수준의 지능으로 혼자 얌전히 집을 지킬 수 있을 리 없다. 어린이를 집에 열흘 이상씩 방치한다면 아동학대 확정이듯이, 실장석을 내버려두는 것도 실장 학대다. 더구나 치치는 곧 성체가 될 중실장이다. 외로움을 못 견뎌 스스로 임신하기라도 한다면... 큰일이다.

마지막이 이런 경우 실장석을 맡아주는 전문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인데, 최하급은 닭장 이하의 환경이고 최고급은 분충 양성소라고 알려져 있다. 애당초 다른데서 온 실장석이 섞이는 것만해도 최악의 조건이다. A씨는 검색을 하면 할 수록 암담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러다가 눈에 들어온 한 곳...

"여기라면 혹시..."


몇주 후.

얼굴이 한껏 그을린 A씨가 '실장 안심 돌봄센터'의 입구에 나타났다. 치치의 이름을 대자 잠시 후 몸크기에 딱 맞는 케이스 속에 잠든 치치와 위석 케이스, 그리고 조그만 알약이 A씨의 손에 들어온다. 비용을 지불하고 주의사항을 듣는 A씨.

"짜주신 기억대로 심어드렸습니다. 이 약으로 깨우시고 다시 잠들면 저희가 보내드릴 음성파일을 이어폰으로 들려주시면 끝입니다."
"감사합니다. 근데 그 음성파일이란 게.."
"아, 그냥 노래에요. 하하."

집에 도착한 A씨는 알약을 치치의 입에 넣고 약이 녹아 치치가 깨어나길 기다렸다. 잠시 후 눈꺼풀이 들리며 천천히 눈을 꿈뻑거리는 치치.

"텟?! 주인님? 여기는 어디인 테스우? 집인 테스?"

A씨는 웃음을 꾹 참고 연기한다.

"그래 인석아. 아무리 피곤해도 집에 올때까지 세상모르게 코를 골아? 우리 치치는 정말 잠꾸러기라니깐."
"테에... 부끄러운 테스우.. 비행기씨 의자가 너무 포근해서 그만 자버린 테스."

일단 기억 주입이 잘 된 듯하다고 생각한 A씨는 치치에게 실장푸드를 먹이고 식곤증으로 잠들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이메일로 받은 음성파일을 잠든 치치의 귀에 들려주었다.

자신이 먼저 들어보았지만, 링갈로도 번역이 완전하지 않은 실장석의 태교노래라 알아듣기 힘들다. 대충 여행도 즐거웠지만 가장 행복한 건 주인님과 함께 있는 집에서의 생활이라고 하는 것 같다.


실장 안심 돌봄 서비스의 원리는 간단하다. 장기 출장이나 해외여행 등으로 주인과 떨어져 있어야 하는 사육실장을 수면 상태로 만들고, 미리 세팅된 노래를 계속 들려주어 가짜 기억을 심어주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실제론 가지 않았지만 사육실장은 주인과 쭉 함께 있었다고 착각하게 되어 외로움도, 배신감도 느끼지 않는다. 나중에 세부적인 기억이 달라져도 그것은 실장석의 기억력이 떨어지는 탓이라고 하면 간단하다. 위석에는 최소한의 생명 유지에 필요한 영양을 공급하여 그상태에서 성장하지 않도록 한다.

이 서비스는 자기 사육실장이 버릇없어졌다고 느끼지만 직접 손을 대기는 싫은 애호파에게도 유용한데, 반대로 학대파에게 끌려가 심한 짓을 당했다는 기억을 심어주면 저절로 말잘듣는 착한 아이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이사를 해서 새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어린 자실장에게도 쓸 수 있다. 주인도 연기를 해야 하는 약간의 번거로움만 감수한다면 나무랄 데 없는 방법이다.


다시 깨어나 완전히 컨디션을 회복한 치치, A씨와 즐겁게 여행의 추억을 공유한다.

"코끼리씨 정말 컸던 테스! 악어씨 무서웠던 테스. 하지만 두리안은 너무 맛없었던 테스.. 역시 와타시의 입맛엔 주인님이 주시는 푸드가 제일인 테스."
"하하하, 그래. 그럼 나중에 다시 가볼까?"
"물론인 테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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