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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칵

 

#.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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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산 카메라를 들고 어디 뭐 찍을 거 없나…하고 돌아다니던 중. 공원 한쪽 구석에서 테츄 테츄 거리는 자실장 특유의 목소리와 함께 데스우~ 하고 뒤따라오는 친실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새끼들을 골판지 하우스 속에 두고 홀로 먹이를 찾아다니는 들실장의 특성상 사육실장이 아닌 들실장이 새끼와 함께 돌아다니는 것은 의외로 보기 힘든 모습이었다. 자실장이 친실장과 함께 야외에서 활동하는 경우는 대게 함께 먹이를 찾으며 앞으로 살아가는데 필요한 교육을 시키기 위해서. 또는 탁아를 하거나 새로운 살 곳을 찾아 이주를 떠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들키기 않게 조용히 관찰한 결과 아무래도 이 녀석들은 전자의 경우인 것 같았다. 들실장 치곤 살이 제법 토실토실하게 오른 것으로 보아하니 친실장이 꽤나 능력이 있어 먹이를 꼬박꼬박 나르고 나름 배부르게 먹이면서 키운 모양이었다. 

「데스우. 데스. 데스.」
쓰레기장 앞에다 자실장을 세워놓은 친실장은 직접 비닐봉투를 푸는 시범을 보인다. 뒷정리하는 방법까지 가르치는 것으로 보아 나름 개념이 박혀있는 들실장이다.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테치 테치 거리는 자실장도 그간의 교육을 착실하게 받아온 모양이었다. 분충으로써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슬쩍 카메라를 들이댄다. 사이좋은 들실장 가족의 현장 교육 모습을 찍으려던 찰나. 아…이건 별로야 별로. 셔터를 누르려다 그냥 포기. 그냥 쭉 지켜보기로 결정했다. 여태까지 보아온 다른 들실장들과는 다른 개념 박힌 실장을 만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린갈이 없으니 뭐라 지껄이는지 알아들을 수가 없다. 휴대폰을 꺼내들어 어플을 다운받으려다 역시나 포기. 그냥 지켜본다. 그새 돌아가는 모녀. 쓰레기장을 뒤지다 발견한 빵에 기뻐한다. 노을 지는 태양 아래 즐거운 귀갓길. 소리 없이 최대한 은밀하게 추격. 보람찬 하루를 보낸 것에 대한 만족한 것 같다. 골판지 하우스는 공원에서도 가장 깊숙한 곳에 있었다. 

「데스우~.」
「테치 테치~.」
「텟츙~♪」
어라? 새끼가 한 마리가 아니네? 하우스의 문을 열자 안에서 자실장들의 목소리가 여럿 들린다. 친실장이 왔다는 것에 기쁜듯 밖으로 나와 친실장의 품에 안겨드는 모습. 아무래도 오늘 하루 쭉 데리고 다니면서 교육시킨 자실장(아마 장녀로 추정됨.) 은 한참 전에 낳은. 이제 곧 있으면 중실장으로 성장해 서서히 독립의 준비를 해야 하는 새끼이며 집에 있던 나머지 자실장들은 아직 어려 교육할 필요를 느끼지 못해 남겨둔 것이리라. 

「텟츄!」
친실장이 자랑스럽게 내보이는 빵에 눈망울 초롱초롱한 모습으로 군침을 흘리는 새끼들. 그런 새끼들의 모습이 사랑스러운 듯, 일일이 머리를 쓰다듬어준 친실장은 자들과 함께 안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흠…. 충동적으로 가슴에서 뭔가가 터져 나왔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여 피곤하게 살아가는 사회에서 잠시 벗어나 일탈을 하고 싶은 그런 마음. 황급히 근처 실장샵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다시 컴백. 손에 든 비닐봉투에서 수면 스프레이를 꺼내 힘차게 힘든다. 읏샤 읏샤~. 그리곤 살며시 다가가 문틈으로 살포. 피쉬이이이익~. 튜브 바람 빠지는 소리와 함께 하우스 안을 가득 매운 수면 스프레이에 빵을 처먹다 말고 데에? 테에? 하며 온 가족이 해롱해롱 대가리를 흔들다 그대로 나자빠졌다. 굿 잡. 문을 열고 안을 확인. 가만 보자 가만보자~ 어느 놈이 장녀일까요. 알아맞혀 봅시다. 딩. 동. 댕. 동~.

…빌어먹을. 죄다 똑같이 생겼으니 구별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곧 있으면 중실장으로 성장할 몸인 만큼 다른 자실장들에 비해 몸집은 쬐끔 더 크다. 아니면 말고. 어쨌든 최대한의 감으로 아까 그 교육받은 장녀를 찾아냈다. 오호홍홍~ 좋아요~. 테~휴~ 테~휴~.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그 콩알만 한 콧구멍과 아가리로 귀여운 숨소리. 앙~♡ 너무너무 귀여워서 콱 쥐어짜고 싶지만 참는다. 비닐봉투에서 송곳을 꺼내 하우스 천장에 구멍 하나를 뿅. 그 구멍에 들어갈 끈을 꺼낸다. 그리곤 장녀의 목에 메고 그대로 교수형 땅땅 땅! 나 혼자 생쇼 하는 실장 재판. 변호사? 증거? 그딴 거 필요 없음. 그냥 닥치고 사형집행.



「데…. 데?」
몇 시간이 지난 후. 잠에서 깨어난 친실장이 비몽사몽 한 눈으로 일어난다. 손가락 없는 손으로 눈을 긁적긁적. 밝아지는 시야. 자신의 바로 앞에 낯익은 무언가가 붕 떠 있다. 데? 굳어버린 몸뚱이. 교수형 당한 장녀의 몸뚱이가 친실장의 눈높이에 맞춰 천장에 매달려 있다.

「데에에에에에에에에에!!!」

나오길 기다렸다. 그 비명. 축 늘어진 장녀의 몸뚱이를 붙잡자마자 툭 하고 분해되는 대가리와 몸뚱이. 1차 충격에 이은 2차 충격. 충격에 부릅 뜨여졌던 친실장의 눈이 더 부풀어 올라 터질랑 말랑. 

「데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아아 우렁차다 그 목소리. 마치 어느 영화 속. 사랑하던 이를 지키지 못한 어느 젊은 기사의 처절한 절규와 흡사하다. 잠에서 깨어난 다른 자실장들이 조금 전의 친실장과 마찬가지로 비몽사몽 한 표정으로 하나둘 일어났다. 그리고 이내 경악. 테에에에에에엑!!! 에 이은 테에엥…테에엥…. 화목했던 집이 순식간에 초상집이다. 수면 스프레이 뿌리기 직전까지 가족들이 둥글게 모여 앉아 적은 양이나마 사이좋게 나누어 처먹던 빵이 졸지에 장녀 제삿밥이 되어버렸다. 카메라를 준비해서 사진을 찍으려다 또 멈춘다. 아냐. 이것도 별로다.

★☆★

이틀 뒤 다시 가정방문. 어찌어찌 살고 있을까? 그때 그 장소에 도착하자마자 골판지 하우스의 문이 열린다. 스으윽 하고 나오는 가분수 친실장의 대가리. 데스우 데스우. 슬픔은 어느 정도 이겨낸듯싶은 것 같은데 목소리는 축 처지는 게 아직도 슬픔은 현재 진행형인 듯. 그렇겠죠…힘드시겠죠…얼마나 슬프시겠습니까…그리 쳐먹이고 재우고 씻기고 가르쳤는데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어버렸으니…. 쯧쯧쯧. 친실장을 미행한다. 터벅터벅 걸어가는 발걸음. 축 처진 어깨. 아…나. 저 뒷모습을 보니 밤늦게 퇴근하는 내 꼬락서니가 생각난다. 이내 쓰레기장에 도착. 동족들은 부지런하게 착착 일용할 양식을 뽑아내고 있다. 그 모습을 빤히 바라보는 친실장. 이내 또다시 훌쩍이기 시작한다. 데에엥…데에엥…. 엊그제 데려와서 가르쳤던 장녀 생각이 난 듯. 쓰레기장 앞에서 절규. 쓰레기를 뽑아내다 말고 울음소리에 고개를 돌리는 동족들의 시선은 그저 저건 왠 또라이? 라는 느낌. 그중에서 한 마리가 친실장에게 다가온다. 데스우? 고개를 갸웃거리며 살펴본다. 그리곤 이내 자신이 얻은 음식물 쓰레기 중에서 하나를 꺼내 친실장의 앞에 툭 던져준다. 아무래도 저 들실장은 친실장이 먹을 것을 구하지 못해 우는 것이라 생각한 모양. 저놈도 좀 특이한 놈일세. 그렇게 생각하는 와중에도 친실장은 계속 운다. 자신의 앞에 던져진 먹이엔 손도 안 댄다. 데스우! 모처럼 베푼 호의가 무시당했다는 생각에 화가 난 들실장은 자신이 던져준 쓰레기를 회수. 그리곤 친실장의 면상에 강 스파이크를 날린다. 데스우! 데스우! 고귀한 와타시가 모처럼 자비를 베풀었는데 무시한뎃샤? 라는 느낌. 그리고 발길질. 친실장은 그저 맞고만 있다.

찰칵. 사진을 찍었다. 하지만 이내 삭제. 역시 이것도 아니야! 

사진을 지우고 발걸음을 돌렸다. 그냥 집에 갈래. 성큼성큼 발걸음을 움직인다. 친실장이 왔던 길을 거슬러 올라가자 이내 그 골판지 하우스다. 참고로 난 집에 간다고 했지 내 집에 간다고 한 적 없다. 또 수면 스프레이를 꺼내 흔든다. 바텐더의 혼이 깃든 예압. 쉐키 쉐키! 그리고 피쉬이이이이익─.

다음날 아침. 골판지 하우스 뒤쪽에서 들리는 매미 울음소리. 매미는 나무에 들러붙어 열심히 운다. 친실장은 그 밑에 홀로 주저앉아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두 번째 새끼의 죽음. 보이지 않는 범인. 쾡 한 눈. 다크서클이 한가득. 밤새 두 눈 부릅뜨고 새끼들을 지켜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린 듯. 먹이 구하러 나갈 힘도 없는 듯 그저 멍하니 있다. 살짝 열린 골판지 하우스의 틈 사이로 보이는 새끼들의 모습. 자매들의 죽음에 충격을 받은 듯, 그저 친실장처럼 벽에 나란히 기대어 앉아 멍 하니 있다. 살며시 나무 뒤쪽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또 소리 없이 수면 스프레이 살포. 자라 이 새끼야. 네~ 하듯 축 늘어지는 대가리. 오구 오구 잘했쪄욤. 어제 들실장에게 실컷 두들겨 맞은 그 뒤통수 곱게 한번 쓰다듬어줬다. 그리고 또 골판지 하우스에 스프레이 살포. 피쉬이이이익.

★☆★

「뎃수! 뎃수! 뎃수!」
또 다음날. 슬퍼하고 있을 줄 알았는데 입에선 울음소리 대신 힘찬 구령 소리가 나오고 있었다. 삵. 삵. 삵. 삵. 삵. 마땅한 장비도 없이 맨 손으로 땅을 파고 있다. 데샤아아아아아악!! 데샤아아아악!! 땅 파다 말고 서러움에 복받친 듯 벌떡 일어나 하늘을 올려다보며 고레고레 소리를 지른다. 그리고 씩씩거린다. 삵. 삵. 삵. 삵. 삵. 다시 땅을 판다. 그러길 얼마 안 가 또 주저앉았다. 데에에엥 데에에엥. 흙과 상처로 가득한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리면서 또 땅바닥에 고개를 처박고 운다. 그렇게 땅 파다 울고. 또 땅 파다 소리 지른다. 하루 종일을 구덩이 파는 것에 온 힘을 다 했다. 왜 구덩이를 파는 걸까? 그 의문은 얼마 안 가 풀렸다. 살아있는 새끼들을 모조리 그곳으로 집어넣었다. 죽은 새끼들 묻어주려고 만든 무덤이 아니라 그냥 일종의 지하 벙커. 완성되자마자 또 통한의 샤우팅.

「데샤아아아아악!!」
링갈이 없음에도 이해할 수 있었다. 더는 새끼들을 잃지 않으려는 어미의 강한 의지. 새끼들을 숨겨놓아 더 이상은 희생자가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는……지금 살고 있는 곳을 떠나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 한 듯. 텟치! 텟치! 텟치! 남은 자실장들은 그런 땅 구덩이 속으로 들어가기 싫은 듯 어미에게 항의한다. 친실장의 뜻도 모른 채 그저 자신들을 운치 구덩이로 처박으려 한다고 생각한 자실장들에게 어미는 설명할 기운도 없는 듯 다짜고짜 데샤아악!! 하고 윽박질렀다. 말문이 막혀버린 자실장들을 쓸어내듯 거칠게 구덩이 속으로 밀어 넣곤 그 위에 골판지를 얹고 흙으로 위장했다. 

「테챠! 테챠아아아!」
제발 이러지말아달라고 애원하는 듯한 자실장들의 애원이 친실장을 괴롭히지만 이러지 않고선 방법이 없다는 듯. 그런 새끼들을 바라보는 친실장의 서글픈 눈동자가 제발 자신을 이해해달라는 듯이 반짝였다. 두 눈 부릅 뜨고 있어도 새끼들이 죽는 걸 막을 수 없었던 것에 대한 충격인지 구덩이 속에 숨겨두면 안전할 거라 생각한 모양. 그렇게 새끼들이 숨어든 구덩이의 흔적을 지운 친실장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럼에도 살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또다시 터벅터벅 쓰레기장으로 향했다.

어미의 마음이란…애절하구나. 다른 들실장에 비해서 유독 가족에 대한 집념이 강한 개체로써의 서글픈 상처. 그걸 보고 있으니 가슴 한 곳에 울컥하고 솟아나는 감정. 그에 대한 보답으로 쓰레기장으로 달려갔다. 데샤악! 데샤아악!! 그 곳에 있는 다른 들실장들을 잡아왔다. 그리곤 흙으로 위장한 골판지 덮개를 활짝 열었다. 굿모닝 선라이즈! 어둠 속에 있다 난데없이 햇빛이 들어오자 눈을 찡그린 새끼들이 위를 쳐다본다. 테치! 테치! 테치! 인간은 위험한 존재라고 배워서 그런걸까. 심하게 발광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데려온 들실장들에게 일일이 도돈파를 먹였다. 자신을 풀어달라는 듯 위협하고 지랄발광을 하던 것들이 콘페이토인줄 알고 덥석 물어재낀다. 그리고 아 삘이 왔어요.

「데, 덱!」
꾸르륵하는 소리와 함께 총배설구가 뒤틀리는 고통. 이마엔 금세 식은땀이 삐질삐질 흘러나오기 시작한다. 꾸르륵. 듣기 싫은 소리와 함께 본능적으로 꾸워어어억 하는 소리와 입에서 튀어나온다. 급하게 두리번 주변을 두리번 거리던 녀석들의 눈에 들어온 것은……이윽고 구덩이 안에 있던 자실장들의 놀람과 비명이 울린다. 테챠! 테챠아아악!! 어릴 때 괴짜가족 한 번씩 다 보지 않았나? 거기 나오는 캐릭터 하나 있잖아. 국회의원이라고. 



털썩.
오후 늦게 다녀온 친실장의 손에 들려져 있던 편의점 봉투가 스르륵하고 빠져나가 바닥 위로 쓰러졌다. 안에 담겨 있던 냄새나는 음식물 쓰레기가 흘러나왔지만 그것을 다시 주울 생각은 없는 듯. 헐레벌떡 새끼들이 있는 구덩이로 달려갔다. 새끼들을 지키기 위해 만든 지하 벙커에서는 더 이상 새끼들의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새끼들의 모습이 보여 있어야 할 자리엔 녹색의 운치만이 가득히 채워져있었다. 지독한 냄새가 친실장의 코를 찌른다.

「데수! 데수!」
자신이 돌아왔음을 알리는 다급한 외침. 하지만 대답은 없다. 침묵. 이윽고 해가 저문다. 여름이라 하도 전기 사용량이 급증해서 그런지 공원의 가로등은 켜지지 않았다. 해가 완전히 모습을 감춘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데스우우 하는 서글픈 울음소리만이 짤막하게 울리다 말고 사라졌다. 그리고 얼마 후. 첨벙하는 소리. 그리고 진흙 같은 것을 파내는 소리만이 울렸다. 

사갉. 사갉. 사갉. 사갉. 사갉. 사갉.


★☆★

추적추적 비가 내린다. 공원으로 갔다. 골판지 하우스는 다른 동족들에 의해 한창 털리는 중이었다. 새끼들이 없는 하우스는 의미가 없었는지 친실장은 그저 보고만 있다. 사그락. 일부러 발소리를 울리며 다가가자 흠칫 한 들실장들은 허겁지겁 달아났다. 그러거나 말거나. 고개를 돌려 친실장을 바라보았다. 지독한 운치 냄새와 밤새 신나게 파낸 것 같은 흙더미가 눈에 들어왔다. 마지막으로 눈에 들어온 것은 친실장의 품에 안겨 있는 썩어버린 새끼들의 시체. 

「데스우.」
친실장은 눈앞에 인간이 있음에도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통 운치로 범벅이다. 데스우~♪ 데스우~♪ 알 수 없는 흥얼거림. 죽은 새끼들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었다. 데스우~데스우~♪ 행복한 표정이다. 파킨하는 것을 막기 위해 발동한 행복회로 속에서 친실장은 이번엔 새끼들을 잃지 않고 지켜냈다는 승리감에 빠져있었다. 미동조차 하지 않는 새끼들이 그저 깊이 잠든 것이라. 자장가를 부르면서 데스우~ 데스우~. 토닥 토닥거리며 자신의 흥얼거림에 몸을 흔들거렸다. 데스우 데스우~. 추적 추적 내리는 비가 친실장의 머리를 때리고 밑으로 흐른다. 코를 막은 다음 최대한 가까이 다가가 카메라를 들이댔다. 데스우~? 흥얼거리다 말고 카메라를 들이대자 친실장은 빤히 쳐다본다. 자신이 안고 있던 새끼들을 쓱 내밀었다. 귀여운 자신의 새끼들을 자랑하고 싶어서일까? 데프프프~ 얼굴엔 웃음이 가득하다. 셔터를 눌렀다.


찰칵.


셔터를 누른 후 확인한 친실장의 얼굴에 웃음이란 없었다. 이마에서 턱까지 흘러내린 빗물을 따라서 적녹의 눈물이 내리고 있었다.

한이 맺힌 그 눈망울이 너무나도 보기 좋아 한번 더 셔터를 눌렀다.


찰칵.


이윽고 놈의 얼굴에 광기가 가득찬다. 일그러지는 얼굴. 입에선 데샤아아아아아!! 하는 분노가 터져 나왔다.



그래서 한번 더 찍었다.





찰칵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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