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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크리스마스



12월.
연말에 가까워지면서 거리는 활기에 넘치기 시작했다.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
거리는 조명되고 어디나 온통 크리스마스 트리가 장식되어 있다.
세계에서는 크리스마스 전야를 즐기는 가운데 그 생물들도 24일을 맞고 있었다.

그런 거리가 빛나기 전.
한 가정에서 사육되는 실장석이 있었다.
겨울의 추운 기후와 달리 하루 종일 쾌적한 온도의 실내에서 그 실장석은 자라고 있다.
먹이도 싸구려라는 음식물 쓰레기와 비교하면 별미의 실장 푸드가 있고 화장실과 침대까지 준비되어 있었다.
들과 비교해 보면 하늘과 땅의 차이가 있는 만큼의 삶이다.

이 일가는 애호 단체도 학대파도 아니었다.
 관심이 많아 키워 보자는 흔한 이유로 기르기 시작한 것이다.
아버지는 대단한 지식도 없이 애완 동물 가게에서 보통으로 판매되던 자실장을 사왔다.
인터넷이나 전문 잡지에서 본 가격보다 싼 것에 망설이지 않고 이 처분 대상의 자실장을 구입한 것이다.

"생각보다 싸구나"

아버지는 지갑에 부담없는 가격의 자실장이 든 상자를 가지고 가면서 콧노래를 부르고 퇴근했다.

"다녀왔습니다"

"어서 오세요!"

딸이 미소로 반겼다.
낮의 업무에 지친 몸이 치유된다.

"이봐요, 선물이야"

"어, 무엇일까?"

아버지에게서 받은 상자를 열어 보자.
거기에는 작은 생물, 자실장이 동글게 몸을 말고 자고 있었다.
갑자기 상자 안이 밝아져서 눈을 뜨는 자실장.
 일어나자마자 눈에 보이는 인간의 아이가 이쪽을 보는 것이 보였다.

"테치..."

눈이 부시는지 작은 짧은 울음 소리를 올리고 발돋움을 한다.
그 보통 사람이 보면 귀여운 행동에 딸은 홀렸다.

"귀여워!"

갑자기 목소리를 높이는 인간에 자실장은 깜짝 놀라 뒤로 넘어져 버린다.
이날부터 자실장은 사육 실장으로서 이 집에서 사는 일이 정해진 것이었다.



자실장이 자란지 반년이 되고 있었다.
반년도 지나면 성체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 자실장은 애완 동물 가게의 손에 의해 성장이 멈춰져 있었다.
그래서 실장석의 나이로 말하면 고연령이지만 몸도 정신도 자실장 그대로였다.

밖의 기후는 겨울이 되고 들의 실장석들은 추위에 떨며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자실장은 난방의 효과가 있는 따뜻한 방에서 지낸다.
밖의 추운 날씨를 창너머로 바라보며 융단 위에 앉아 있었다.

"리코, 밥~"

리코라는 이름은 주인이기도 한 딸한테 받은 이름이다.
밥이라는 말을 듣고 주인이 있는 부엌으로 걸었다.

"텟츄? ♪"

 반갑게 울면서 부엌으로 도착한다.
실장석 전용 탁자 위에 놓아둔 그곳에 한줌의 실장 푸드가 담겨 있고 옆에는 별사탕이 2알 붙어 있었다.

"텟치텟치?!"

별사탕을 보고 반색하는 리코.
하지만 갑자기 손을 대지 않는다.
이건 디저트라고 주인 딸에게 배워 왔기 때문이다.

"텟치?"

두 손을 모으고 푸드에 인사를 한다.
이것도 딸이 가르친 먹기 전 인사이다.
인사가 끝나자 한알씩 손에 잡고 먹는다.

"정말 리코는 버릇이 좋네"

리코를 보고 어머니가 말했다.
이 자실장은 현명한 개체였다.
세일 품목으로 판매되던 것은 그다지 어필을 하지 않고 남아 버렸기 때문이었다.
이제 끝났다며 살 기력을 포기하던 중에 아버지가 나타났다.
행운이었다.

우연히 손에 들린 것이 그녀 자신이었던 것에 놀랐다.
 다른 떠드는 자실장들을 힐끗 보고는 계산대로 옮겨진다.
세일 품목의 상자에서는 질투와 노호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왜 그 녀석을 고르는 테치!"
"와타치가 귀여운 테치!"
"인간!! 와타치도 데려가는 테치!"
"테에에에?엥! 처분되는 것은 이야테치?!"

하지만 링갈를 가지고 있지 않는 아버지는 그저 동료에게 이별을 고하는 흐뭇한 광경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더 행운이던 것은 리코가 똑똑한것 개체인 것이다.
영리하고 브리더의 훈육을 잘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집에 와서도 무례하지 않았다.
버릇이 좋은 새끼라고 말하는 것으로 일가로부터 대우는 좋은 것들이었다.

그런 리코는 요즘 조바심을 느끼고 있었다.
12월 중반 들어 주인이기도 한 딸이 상대해 주지 못할 때가 많아졌다.
이유는 간단하다.
12월의 주요 행사이기도 한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선물을 무엇으로 할까 시간이 많아져서 리코의 상대하는 시간을 깎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리코도 침착하지 못 했다.
원래 실장석이 크리스마스라는 습관이 있다는 것을 알 턱이 없다.
그래서 주인이 자신에게 흥미를 잃어 오고 있다고 믿어 버렸다.

그 뒤부터 말하지만 리코는 주인의 흥미를 끌려고 어필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낮에는 어머니는 집안 일을 하고 아버지는 일
딸은 학교라서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리코에 있어서는 이 시간이 제일 고통이다.
단지 혼자 노는 수 밖에 없어 공을 벽에 부딪히면서 놀거나 읽을 수 없는 그림책을 보는척 하며 시간을 때웠다.
외로움이 마음을 지배한다.
그런 외로움을 지워 주는 것이 딸의 귀가였다.
기르기 시작한 때는 돌아와서 바로 자신이 있는 바구니까지 와 줬다.
지금까지 한마리이던 리코에 있어서는 마냥 즐거운 시간이다.
그런 시간이 최근들어 없어지기 시작했다.

연말이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이브까지 뒤 2일.
학교도 오전 수업이 되어 와 딸의 귀가는 빨라지고 있었다.
리코는 빨리돌아온 딸에게 놀아달라 조르지만 딸은 빨리 돌아갔던 만큼 친구들과 놀러 나간다.

"태퓨우! 텟츄?!"

딸의 발에 매달려 나가지 않게 하지만 힘의 차이는 확연하다.
바로 떼고 바닥에 내린다.

"미안해 리코. 나 지금부터 외출이야"

"텟치?!텟챠?!"

 데려가라고 하지만 링갈을 가지고 있지 않는 딸에는 무엇을 말하는지 이해 불능이었다.
딸이 현관에서 나온다고 해서 서둘러 잡으려고 달리지만 실장석의 느린 발로는 따라잡을리 없다.
닫혀진 철문을 양손으로 두드리고 딸을 부른다.

"텟챠아?!"

그러나 대답은 없고 그냥 조용히 현관에 서 있었다.
 추운 공기가 몸에 걸려와 진저리를 친다.
여기에 있어 봤자 별수 없다고 생각한 리코는 거실로 무거운 발걸음을 돌렸다.
현관과는 달리 따뜻한 공기의 거실은 약간 리코의 마음도 데워 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TV에서 소리가 들려 온다.

"메리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 시기에 흐르는 CM이었다.
이 시기라면 그다지 드물게 없는 CM했지만 리코는 그 영상에 시선이 쏠렸다.
반짝 반짝 빛나는 나무들과 쏟아지는 눈의 영상이 눈에 띄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눈에 반한 것은 빨간 옷을 입고 흰 수염을 기른 인간이었다.
그것은 산타 클로스.
인간의 아이들의 인기다.
하지만 리코에는 얼굴이 흰 더부룩하게 뒤덮인 이상한 인간밖에 보이지 않았다.

"치프프프프"

그 이상한 인간이 재밌는지 웃음 소리가 샌다.
이 CM은 어린이용 완구 업체의 CM이다.
산타 복장을 한 인간이 장난감을 소개한다는 내용이다.
그런 보통의 CM에 리코는 경악할 만한 영상을 보여 준다.
거기에는 산타에 모이는 아이들이 펼쳐지고 있다.
인간이 보면 보통의 그림이지만 리코에 있어서는 충격적이었다.
왜냐하면 그 아이들이 마치 주인의 딸과 같은 또래만 모였기 때문이다.
버릇이 좋은 자실장이지만 인간사회의 일은 알 턱이 없다.
이때 리코의 머리 속에서는 어떤 결론이 나오고 있었다.

"테지이?..."

그 산타를 섭섭한 듯이 보는 리코.
리코는 이 산타가 주인의 딸을 직접 상대한다고 착각하기 시작해 버린 것이다.
이 녀석이 있으니 이 녀석 탓으로 머리에 차례로 결론화되는 생각.
어느덧 리코에게 산타는 미워할 상대로 변해 버렸다.

"테챠아?! 테쟈아?!"

화면에서 미소 짓는 산타에게 위협 행동을 한다.
하지만 TV에 비친 산타는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날부터 리코의 행동에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크리스마스 특유의 것에 대해 과잉반응하게 되어 버렸던 것이다.
특히 산타 클로스에 대해서는 미움을 담은 표정과 위협을 하게 되고 말았다.
주인은 이 리코의 변화에 알아차리는 것이 없었다.


크리스마스 이브 전날.
거리는 형형색색에 반짝이는 일루미네이션으로 장식되면서 가게는 어디도 크리스마스 치장이 되어 있었다.
주인의 딸도 방학 아침부터 리코와 논다.
리코는 아침부터 놀아 주는 주인에게 기쁘게 정을 붙였다.

"텟츄?♪"

고무 공의 캐치볼을 하다가 딸이 어머니에게 불렸다.
딸이 방에서 나가 혼자 된 리코는 딸의 방을 한 장소를 본다.
왜냐하면 그것이 있기 때문이다.
침대 옆에 있는 산타 인형에 증오에 찬 시선을 보낸다.
이른바 인간이 다진 고기를 업고있는 상태이다.
빨리 나가라고 하는 이념을 담고 산타 인형을 본다.
그러나 인형이 반응할 수 없고 미소를 잃지도 않았다.
그것이 리코의 짜증에 박차를 가한다.

"치지이?.테지이?..."

이를 빠듯이 울리고 얄밉게 본다.
거기에 발소리가 들려 왔다.
바로 언제나의 사육실장의 얼굴로 돌아간다.

"리코, 외출할게"

나간다고 하자 산책이라고 생각한 리코는 기뻐하는 목소리를 낸다.

"텟츄?웅"

딸이 끌어안고 밖에 나온다.
차에 올라탄 뒤 자리 앞에 앉아 있는 딸의 팔 속에서 리코는 처음 보는 차내에 흥미 진진이었다.
창에 비치는 풍경이 빠른 속도로 흐르는 꼴에 리코는 빠져들었다.
목적지에 도착해서 차내에서 내린 일가.
리코는 창문의 풍경이 멈춘 것에 조금 불만스러운 표정이었다.
하지만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놀랐다.
그곳은 시내에 있는 쇼핑몰.
몰내 모두 크리스마스 사양으로 찬란하게 장식되어 있었다.

"텟츄! 텟츄!"

반짝 반짝 빛나는 광경에 리코는 정신 없이 기뻐한다.
딸도 그런 자실장을 보고 웃었다.
쇼핑을 끝내고 시간이 남은 그 가족은 몰 내를 걷고 있었다.
거기서 산타 분장을 한 종업원이 아이에게 풍선을 쓴다.
딸도 당연히 산타에서 풍선을 받으러 산타가 있는 쪽으로 걸었다.
하지만 리코는 달랐다.
눈 앞에 그것이 있다.
그것에 주인의 딸이 다가오고 있었다.
가만히 있는 것이 무리다.

"테챠아?!"

팔 속에서 갑자기 난동을 부리는 리코에 놀란다.

"어라, 무슨 일이야?"

딸의 물음에 답하지 않고 그냥 팔을 휘두르고 날뛴다.
 어떻게 할까 망설이고 있는 곳에 부모가 달려왔다.

"왜 그래?"

"모르겠어. 리코가 갑자기 날뛰고..."

팔로 날뛰는 리코를 아버지가 잡는다.

"리코는 여기에 잡고 있을테니 갔다 오너라"

"응"

리코를 부친에게 맡긴 딸은 산타로 다시 걸었다.

"테지이! 테치이!"

가지 말라고 하지만 링갈 없는 일가는 그냥 울음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았다.
산타에서 풍선을 받고 딸은 웃는 얼굴로 이쪽으로 돌아온다.

"저걸 봐 리코. 풍선을 받아 왔구나"

리코에 풍선을 보인다.
하지만 리코는 기뻐하기는커녕 딸의 손을 두드렸다.

"테치이!"

실장석의 힘은 약하다.
그러나 지금까지 착했던 실장에 얻어맞는 충격으로 딸은 손의 힘을 약화시켜 버렸다.

"아!"

자연스럽게 딸의 손을 빠져서 풍선은 하늘로 날아간다.

"테이프 테푸푸"

하하, 저 녀석의 물건이 없어졌다는 듯이 웃는 리코.
다음 순간 머리에 충격이 전해졌다.

"이놈! 무엇을 하는 거야!"

자신을 얼싸안고 있던 아버지에게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이다.
리코는 왜 자기가 맞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테에에..."

"좀 케이지에 리코를 넣는다"

어머니한테 짐을 맡기고 주차장에 가는 아버지.
그런 리코에 딸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주차장에 오자 아버지는 차내에 놓아둔 케이지를 꺼낸다.
리코는 들어가고 싶지 않다고 울지만 아버지는 무시했다.
상자에 넣을 때 아버지는 리코에 데코핀을 한다.

"테히이!?"

갑자기 날카로운 통증에 울음소리를 냈다.
2발 3발과 데코핀을 넣고 바구니에 집어 넣었다.
상자에 갇힌 리코는 이해불능이다.
왜 자신이 담긴것? 이라고 울지만 아버지는 말 없이 케이지를 닫았다.

"테에에에에엥!"

내보내 달라고 케이지의 문을 두드리지만 그 외침은 아무도 받지 않았다.



그때부터 울고 지쳐 잠들어 버린 것 같다.
정신을 차려 보니 일가의 집에 도착했다.
발소리가 들렸는가 싶더니 케이지의 문이 열린다.

"리코, 나와 있어"

딸의 목소리에 리코는 기뻐했다.

"텟츄?"

딸의 손에 끌어안고 끌려간 것은 목욕탕이었다.
리코에 있어서는 목욕은 기쁜 일이었다.
 따뜻한 물에 잠기는 것이다.
옷을 벗고 욕실로 들어간다.
몸을 씻고 아기 실장용 욕조에 쳐진 물에 들어간다.

"테츄우?"

 더운 물이 몸을 녹인다.
리코는 이 감각을 좋아했다.
1분 정도 후 리코는 욕조에서 나와 자실장용 수건으로 몸을 닦아 간다.
거기에 주인의 딸이 왔다.

"오늘은 리코에 선물이 있어"

선물로 들어 리코는 기뻐했다.

"가만히 있어"

 그렇게 말하고 딸은 리코의 몸에 뭔가를 입혀 갔다.
리코는 설레면서도 가만히 있는다.

"좋아, 완성!"

리코의 몸에는 옷이 입혀 있었다.
 사육 실장용 옷을 딸은 사 왔던 것이다.
하지만 리코는 그 옷을 보고 몸을 떨기 시작했다.
그것은 새빨간 옷, 산타 클로스와 같은 옷이었다.
현기증이 났다.
지금까지 증오의 대상인 빨간 옷을 자신이 입고 있다.
리코의 사고는 거기서 그쳤다.

"테챠아아아아아아아아?!"

탈의실에 울리는 자실장의 비명.
딸은 갑자기 소리를 지르는 자실장에 놀랐다.

"어디, 무슨 일이야?"

"테기이이이이이이!"

필사적으로 옷을 벗으려고 몸을 비비 꼰다.
그러나 그것은 헛된 몸부림. 이였다.
이 옷은 인간이 기르는 실장에 입히기 위한 옷이라 인간이 입히고 벗기도록 설계되었었다.
그래서 실장석 자신이 벗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리코는 그런 일에 상관 없이 날뛰어 갔다.

"테기이이이이!!
테쟈아아아아아?!"

여의 변모에 바라보는 수밖에 없는 딸.
자실장의 비명을 들은 아버지가 탈의실로 뛰어 들어왔다.

"왜 그래?"

그 광경에 아버지가 아연실색했다.
 빨간 옷을 입은 리코가 탈의실에서 뒹굴게 날뛰고 있었다.

"뭐야 이건!?"

"아버지! 도와줘!"

딸은 이제 어쩌면 좋을지 몰랐다.
아버지는 어쨌든 리코를 포획하려 리코에 다가가다.

고키...

 둔한 소리가 탈의실에 울렸다.
그것은 리코의 어깨뼈가 탈구한 소리였다.
 다른 곳으로도 뼈에 금이 가는 소리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려 왔다.
하지만 그래도 리코가 옷을 벗으려고 날뛰는 것을 막을 수 없다.
점차 피부도 찢어지고 피가 뿜어져 왔다.
속옷도 탈분을 하고 녹색으로 불기 시작했다.
소동을 들은 어머니도 왔다.

아버지는 딸을 엄마에게 맡기고 여기서 떠나라고 전한다.
어머니가 딸을 데려가는 것을 확인하자 아버지는 가까이 있던 비닐 봉지에 리코를 던져 넣었다.
주머니 속에서도 리코는 날뛰고 있었지만 아버지가 봉투를 몇번 바닥에 내동댕이쳐 기절시킨다.
 움직이지 못하게 된 리코를 자루 너머로 보고 아버지는 생각했다.

"이 녀석은 이제 안 되겠어..."



그리고 가족끼리 회의에서 리코의 처우가 결정했다.
보건소 행.
더 이상 사육 실장으로서 기능하지 않다고 판단을 내린 아버지는 
딸이 반대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도 이 판단을 내린 것이다.

 하지만 딸은 반대하지는 않았다.
반년 가까이 친하게 지내 온 동물에게 배신당했던 충격이 컸던 모양이다.
하지만 그 대가로 딸은 우울하게 되어 버렸다.
내일은 크리스마스 이브라는 것이지만 가족은 어두운 공기로 싸여 있었다.


크리스마스 이브 날
아버지는 아침 일찍부터 나가고 있었다.
12시 전에는 돌아간다고 어머니에게 알리고 혼자 나갔던 것이다.
그리고 예정대로 오전에 오자 왠지 상자를 옆구리에 끼고 있었다.

"왜 그래? 그 상자"

적당히 얼버무리고 딸이 있는 거실에 온다.
거기에 완전히 얼이빠져 있는 딸은 그저 멍하게 TV를 계속 보고 있었다.
아버지가 딸 앞에 상자를 둔다.

"?"

딸은 모른다는 표정으로 아버지를 보았다.
아버지는 말 없이 열도록 재촉한다.
포장된 리본을 풀어 상자 뚜껑을 열었다.

"보쿠?"

상자에서 들려 온 울음 소리에 놀라는 딸.
거기에는 1마리의 실창석이 있었다.
상자가 열리고 갑자기 빛이 들어왔는지 눈이 부신 듯 얼굴을 누르고 일어선다.

"보쿠?"

고개를 갸웃하고 딸에게 무언가를 듣는다.
딸도 무엇을 하는지 알지 못하고 어찌하면 좋을지 망설이고 있었다.
거기에 아버지가 뭔가 작은 계산기 같은 기계를 건넸다.
 받은 기계를 보면 다시 실창석이 묻는다.

"당신이 나의 주인님?"

거기에는 실창석의 말이 표시되고 있었다.
이 실창석은 아버지가 딸의 선물로 샀던 것이다.

"좀 이르긴 하지만 크리스마스 선물이야"

사실 가격은 훨씬 높았다.
하지만 딸이 원래의 기운을 되찾으라고 무리해서 샀던 것이다.

"아, 고마워요!아버지!"

"그것보다 실창석에 대답해줘"

생각 난 듯 실창석을 본다.
답장을 기다리고 있는지 고개를 갸웃거리며 서 있었다.

"오늘부터 내가 당신의 주인이야"

"보쿠!"

 알게 됬다는 듯 기운차게 대답을 하다 실창석.
이날부터 다시 한 사람과 한마리의 생활이 새로 시작됐다.



며칠 후, 보건소에서는.
 어두운 방에서 회수되어 온 실장석들이 떠들고 있었다.

"데-"
"데갸아?!"
"테치!"
"테쟈아아아?!"

아마도 나를 키워라 도와달라 따위의 것이다.
그러나 인간이 나타나는 것은 없었다.
벨트 컨베이어에 실린 회수용 철제 바구니가 조금씩 나아가고 그치다 다시 나아가고 그치는 것으로 반복하고 있었다.
이 벨트 컨베이어의 행선지는 소각로였다.
바구니가 소각로 앞에 도착하자 좌우에 있는 손잡이에 철의 훅이 
바구니를 회전시켜 소각로로 실장석들을 떨어뜨려간다.
소각로에서는 실장석들의 비명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1개의 바구니에 그 실장석이 있었다.
 빨간 옷을 입고 손발이 묶인 자실장.

그러나 이미 눈은 어둡고 탁한 피눈물의 흔적이 볼을 타고 있었다.
그리고 자기 차례가 왔다.
바구니 안에 있던 다른 개체는 떠들고 헛된 몸부림을 했다.
바구니가 반등하는 화구처럼 붉게 빛나고 소각로에 떨어진다.

"테..."

마지막 목소리를 내고 붉은 옷의 자실장은 다 타버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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